목차
1. 들어가며
2. Web3, 매스 어돕션을 이루기 위해서는 킬러 앱이 필요
2.1 Web2 대기업의 Web3 애플리케이션 출시에 주목할 필요 있을 것
3. Web3 Adoption Checkmate: 최대 IP를 활용한 NEXPACE의 도전
3.1 기업 개요
3.2 혜안과 혁신으로 인해 지속되고 있는 넥슨의 성장
3.3 Web3를 가르키는 넥슨의 혁신 DNA
3.4 2024년 NEXPACE가 걸어온 길과 향후 로드맵
4. SK플래닛, UPTN으로 Web3 어돕션의 미래를 열다
4.1 기업개요
4.2 범용성을 통해 성장했지만, 산업 구조 상 장기적인 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필요
4.3 SK플래닛, UPTN을 통해 성장 동력을 재확보하고자 시도
4.4 2024년 UPTN이 걸어온 길과 향후 로드맵
5. 맺으며
1. 들어가며
7월 8~9일 일본에서, 7월 11~12일 한국에서 <Xangle Adoption 2024> 컨퍼런스가 개최된다. 2022년에 시작해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쟁글 컨퍼런스는 Web3 어돕션을 주제로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Layer 1에 대해 다룬다. <Xangle Adoption 2024>에는 게임, 엔터테이먼트, 금융 등 다양한 산업의 주요 기업들이 참석하여 Web3 어돕션에 대한 인사이트와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 글에서는 쟁글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주요 기업을 소개한다. 특히 Web3 매스 어돕션을 목표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주요 기업인 NEXPACE와 SK플래닛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쟁글 컨퍼런스에 참여하기 전에 이 글을 읽어보길 권하며, 컨퍼런스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국내 대기업들의 Web3 전환 시도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2. Web3, 매스 어돕션을 이루기 위해서는 킬러 앱이 필요
IT 산업의 역사를 돌아보면, 인프라의 발전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은 상호작용하며 발전해 왔다. 1970년대 초 이메일의 등장은 이더넷과 TCP/IP 같은 인터넷 프로토콜의 발전을 촉진했고, 이는 아마존과 이베이 같은 온라인 서비스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온라인 서비스의 성공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출현을 이끌었고, 이는 페이스북, 우버, 인스타그램 같은 혁신적인 웹과 모바일 서비스들의 등장을 촉진했다. 블록체인 기술도 마찬가지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초기 인프라의 등장은 크립토키티 같은 탈중앙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을 이끌었고, 이들의 확장성 문제는 솔라나와 아발란체 같은 더 빠르고 저렴한 블록체인 인프라의 등장을 촉진했다.
그러나 2024년 현재 그 상호작용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2021년 DeFi와 NFT 붐이 사그라들었고,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Web3는 '디젠'으로 불리는 소수 얼리어답터들의 놀이터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인프라 발전은 계속되고 있으며,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마치 고가도로와 지하터널이 완비된 8차선 도로에 차량이 거의 없는 것과 비슷하다. Web3 업계도 다시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2.1 Web2 대기업의 Web3 애플리케이션 출시에 주목할 필요 있을 것
Web3 어돕션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크게 1) 대기업을 위주로 한 어돕션과 2) Web3 Native 스타트업을 위주로 한 어돕션으로 구분 가능하다. 필자는 이 중 대기업을 위주로 한 어돕션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로, Web3의 높은 진입장벽은 매스 어돕션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Web2에서는 토큰에 투자하기 위해 거래소에 회원가입을 하고 신원 인증을 한 후 토큰을 매수하면 된다. 하지만 Web3에서는 기존의 이용 순서를 전부 거친 후 추가적으로 1) 지갑을 생성하고 2) 거래소에서 지갑 주소로 토큰을 전송하고 3) DEX에 지갑을 연결하고 4) 토큰 스왑을 진행해야 한다. 이 순서도 지갑 등록, 트랜잭션 서명과 같은 과정을 간소화하여 표현한 것이며, ‘AMM DEX’, ‘토큰 스왑’과 같은 생소한 용어들은 Web3 활동이 처음인 유저의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 이에 Web3 네이티브한 애플리케이션은 매스 어돕션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으며, 소위 디젠이라 불리는 Web3 활동을 즐기는 일부 유저들의 전유물로 전향하고 있다.
반면, Web2 대기업은 기존 애플리케이션에 블록체인을 결합하여 원활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2022년 스타벅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리워드 프로그램인 ‘스타벅스 오디세이’를 출시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리워드 시스템과 유사하지만, NFT와 같은 블록체인 요소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였다. 또한 스타벅스 오디세이는 지갑이 필요 없고, 달러로 NFT 거래가 가능하며, 애플리케이션 내 블록체인 용어 사용을 최소화하였다. 스타벅스 오디세이는 22년 베타 버전으로 출시되어 24년 3월 운영이 종료되었다. 일부 제한된 사용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했기에 사용자 확보나 매출 증대에서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원활한 Web3 애플리케이션 경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출처: Nifty Gteway
두 번째는 애플리케이션의 검증된 서비스 퀄리티이다. Web3 네이티브한 애플리케이션은 검증된 서비스와 유저 베이스가 없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출시 초기에 유저를 확보하기 힘들다. 이에 토큰 인센티브를 활용해 신규 유저를 확보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충분한 서비스 퀄리티가 따라주지 않는 경우 인센티브 지급 후 급격한 유저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Web2 대기업의 애플리케이션은 시장에서 선택을 받은 서비스를 기반해서 만들기 때문에 초기 유저 확보에 용이하며, 인센티브 지급 후에도 유저 이탈률이 낮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니어프로토콜의 디앱인 카이카이(KAIKAI)가 있다. 카이카이는 Web2 기반의 싱가포르의 쇼핑 앱이었으나 과감하게 Web3 전환을 시도했고, 6월 21일 디앱레이더 기준 30일 UAW(User Active Wallet)이 11.34M으로 전체 dApp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카이카이는 검증된 서비스 퀄리티를 가진 기존 쇼핑 앱을 그대로 블록체인과 접목시켜 성공적으로 Web3로 전환했다.
출처: KAIKAI
위와 같은 이유로 Web2 기업의 Web3 전환 시도는 Web3 매스 어돕션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한국에서도 Web3 어돕션을 위한 유의미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시도로는 넥슨의 자회사인 NEXPACE, SK 그룹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이 있다. 이제 두 기업이 Web3 매스 어돕션을 위해 어떤 시도를 하고 있으며,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3. Web3 Adoption Checkmate: 최대 IP를 활용한 NEXPACE의 도전
3.1 기업 개요
NEXPACE는 넥슨(Nexon)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에 설립한 법인이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서든 어택, 던전앤파이터 등 다양한 인기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게임사다. 1994년에 설립된 넥슨은 우수한 IP와 탄탄한 개발력을 바탕으로 20년 넘는 기간 동안 성장 궤도에 있다.
현재 NEXPACE는 넥슨의 첫 번째 블록체인 서비스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준비 중이다. NEXPACE가 왜 메이플스토리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지, 어떤 비전을 꿈꾸고 있는 것인지 알아보자.
3.2 혜안과 혁신으로 인해 지속되고 있는 넥슨의 성장
넥슨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게임사다. 넥슨의 매출액은 2012년 9,400억 원에서 2023년 3조 7천억 원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 13.19%를 기록하며 10년 넘게 성장하고 있다. 아래 차트에 나와 있는 11년 동안 전년 대비 매출액이 떨어진 연도는 단 3회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2023년 타 게임사의 매출액은 넷마블 2조 5천억 원, 크래프톤 1조 9천억 원, 엔씨소프트 1조 8천억 원이다. 넥슨의 2023년 매출액은 넷마블 보다 약 50% 높으며, 엔씨소프트보다는 약 100% 높은 수준이다.
출처: 넥슨
넥슨의 지속적인 성장은 산업의 흐름을 읽는 혜안에서 출발한다. 넥슨은 국내에 게임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넥슨은 1996년 국내 최초로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 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출시했다. 1996년 이전 국내 게임 시장은 아케이드 게임, 콘솔 게임, CD 게임이 주를 이루었다. 바람의 나라는 솔로 플레이, 2인 플레이가 대부분이던 과거 게임 시장에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 경험을 선사했다.
넥슨의 혜안은 부분 유료화(F2P, Free to Play) 정책 도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바람의 나라는 유료화 정액제 게임이었다. 이에 바람의 나라 유저들은 정액제 요금을 결제해서 집에서 플레이하거나, PC방에서 시간 요금을 내고 플레이했다. 그러나 유료화 정액제 모델은 Q(판매량)를 늘리기 힘들고, P(가격)의 상승은 제한적이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에 넥슨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근간이 되는 수익 모델인 부분 유료화 정책을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이후 ‘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등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적용한 다양한 게임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고, 넥슨은 다시 한번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넥슨의 성장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스마트폰의 보급, 인터넷이 발전하자 과감하게 IP를 확보하며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했다. 넥슨은 현재 ‘FC온라인 모바일’, 메이플스토리M’, ‘HIT2’, ‘던전앤파이터M’, ‘블루 아카이브’, ‘바람의 나라:연’ 등의 모바일 게임을 보유 중이며, 2023년 기준 매출액의 28%가 모바일 게임에서 발생하고 있다. 시대를 앞서 보는 넥슨의 혜안과 혁신이 넥슨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3.3 Web3를 가르키는 넥슨의 혁신 DNA
넥슨의 성장과 혜안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유는 1) 컨텐츠 개발 속도가 소비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며 2) 장기 유저의 소비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며 3)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유저 경험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컨텐츠가 소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유저는 게임에 흥미를 잃고 떠나게 된다. 또한 게임 수명과 유저의 생애 주기는 함께 흘러가기 때문에, 게임 수명이 20~30년 지속되면 유저의 소비력이 꺽이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꾸준히 컨텐츠를 공급하여 신규 유저를 확보하고 기존 유저의 이탈을 방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조작과 같은 불투명한 운영은 게임과 유저 간의 신뢰를 낮아지게 하며, 이는 유저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넥슨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고자 한다. 넥슨은 명실상부한 최대 IP인 메이플스토리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준비 중이다. Web3를 통해 넥슨이 얻고자 하는 이점은 다음과 같다.
- 무한한 컨텐츠 공급이 가능한 파생 생태계 구축: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누구나 기존 IP를 활용해 컨텐츠를 만들 수 있게 개방한다. 누구나 저작권 걱정 없이 IP를 활용해 컨텐츠를 제작하고, 수익을 공평하게 배분받을 수 있다. 넥슨조차 커뮤니티와 동등한 관계로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분배받을 예정이다. 이는 무한한 컨텐츠 공급을 가능하게 하여 유저들의 컨텐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 데이터 투명성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유저 경험을 향상: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내의 재화 및 아이템은 블록체인 기반의 FT, NFT를 통해 발행된다. 이에 모든 유저는 인게임 거래 정보부터 아이템 분배 현황 및 분포도, 창작자별 수익 분배 현황 등과 관련된 각종 온체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게임의 확률 조작 논란을 해결하고, 신뢰를 확보해 더욱 향상된 유저 경험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블록체인 토큰 시스템을 통해 RX(Reward Experience)를 대폭 강화하고 게임 내 재화의 인플레이션 조절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What is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구성요소가 존재한다.
- 메이플스토리 N: 원작 IP 기반 블록체인 PC MMORPG로, 서비스 출시 초기에는 유저들의 메인 스테이지가 될 콘텐츠다. 향후 시간이 지나 UGC(User-Generated Content) 및 MOD 수가 증가하면, 메이플스토리 N이 차지하는 역할과 기여도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 메이플스토리 N 모바일: <메이플스토리 N>의 모바일 버전이다.
- 메이플스토리 N 월드: 블록체인 기반 UGC 게임 플랫폼으로, 유저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월드를 이용할 경우 콘텐츠(NFT 및 디앱)를 제작하기 비교적 쉬워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으나, 제공되는 툴 및 개발 자유도가 제한되어 있는 만큼 SDK 대비 활용성은 낮다.
- 메이플스토리 N SDK: API단에서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개발 셋이다. SDK를 사용하는 창작자들은 월드 대비 다양하고 창의적인 형태의 디앱과 커뮤니티 액티비티를 구축할 수 있다.
넥슨은 최근 과거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의 주요 게임을 운영했으며, 현재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담당하며 넥슨의 핵심 사업 전반을 이끈 강대현 전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승진시켰다. 또한 넥슨은 유상증자를 통해 NEXPACE에 1,250억 원의 자금 조달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자사의 최대 IP 활용과 전폭적인 지원은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3.4 2024년 NEXPACE가 걸어온 길과 향후 로드맵
높은 네트워크 성능과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유연성을 가진 아발란체 서브넷을 통해 이를 구현
23년 3월 NEXPACE는 폴리곤의 슈퍼넷을 활용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NEXPACE는 폴리곤으로부터 기술적인 서포트를 제대로 받지 못해 개발 속도가 지지부진했다. 이에 NEXPACE는 폴리곤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후 24년 3월 NEXPACE는 아발란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아발란체 서브넷을 통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아발란체 서브넷은 높은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커스터마이징 가능하며, 스노우맨 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높은 확정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서브넷은 전용 벨리데이터 셋을 가지고 있어 네트워크 리소스를 경쟁 없이 100% 사용 가능하다. 이러한 네트워크의 성능 및 특징은 대규모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 NEXPACE에게 최적의 선택지를 제공했다.
아발란체 서브넷은 네트워크 성능 외에도 네이티브 토큰($AVAX)이 아닌 자체 토큰으로 가스비 대납이 가능하며, 유연한 개발 환경으로 기존 Web2 애플리케이션과 호환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이에 아발란체 서브넷은 금융, 게임 산업의 Enterprise 고객에게 적합하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아발란체 서브넷을 통해 짧은 레이턴시를 제공하며, 많은 사용자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발란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쟁글의 “아발란체의 비전을 그리다 - 1편"를 참고하길 바란다.
심리스한 유저 경험을 바탕으로 Web3 게임 시장을 혁신 할 수 있을 것
지난 2월 NEXPACE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공식 X 계정을 통해 메이플스토리N의 인게임 영상을 공개했다. 사냥, 퀘스트 등 인게임 활동은 기존 메이플스토리와 비슷하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아이템이 NFT로 발행되기 때문에, 몬스터가 드랍한 아이템을 획득한 후 사용하기 위해서는 민팅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이템을 민팅하는 과정도 단순하게 구현되었으며, 링크 내 영상에서 확인 가능하다. 글 초반에 언급했다시피 Web3의 높은 진입 장벽은 유저 유입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심리스한 유저 경험은 Web App 어돕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NEXPACE는 이 지점에서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X(@MaplestoryU)
‘기여와 보상’이라는 핵심 원칙을 바탕으로 초기 생태계를 구축
NEXPACE는 ‘기여와 보상’이라는 핵심 원칙을 바탕으로 초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생태계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시스템을 도입했다.
2024년 6월 17일, NEXPACE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공식 디스코드를 오픈하고, 디스코드 롤을 보상으로 주는 간단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어 6월 24일에는 최신 뉴스, 콘텐츠, 이벤트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제네시스’를 오픈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제네시스에서는 현재 초기 생태계 기여자를 위해 두 가지 주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MSU 퀘스트와 MSU 드레스룸.
- MSU 퀘스트: 사용자는 2주마다 갱신되는 퀘스트를 완료하여 커뮤니티 구축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적극적으로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다.
- MSU 드레스룸: 게임 공식 출시 전에 메이플스토리 아이템으로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다양한 아이템으로 캐릭터를 맞춤 설정하며 게임의 재미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
NEXPACE는 넥슨으로부터 많은 자금을 조달한 만큼, 초기 생태계 기여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초기 유저 확보와 생태계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현재 한국은 서비스 제한 지역 국가로 지정되어 있어 이용할 수 없다.
외에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와 관련한 더욱 자세한 내용을 알고싶은 독자는 쟁글의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넥슨의 혁신 DNA를 다시 한번 일깨우다”을 참고하길 바란다.
4. SK플래닛, UPTN으로 Web3 어돕션의 미래를 열다
4.1 기업개요
SK플래닛은 SK그룹의 IT 서비스 및 디지털 플랫폼 전문 기업이다. 2011년 10월 SK텔레콤에서 플랫폼 사업 부문이 분사하며 설립되었다. SK플래닛은 현재 IoT, Media, AI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적인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Business Solution 사업부, OK캐쉬백 및 시럽(Syrup) 월렛 등 마케팅 서비스를 운영하는 Marketing Platform 사업부, 블록체인 플랫폼 UPTN을 운영하는 Blockchain Platform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본 리포트에서는 Blockchain Platform 사업부의 UPTN을 중심으로 다룬다.
4.2 범용성을 통해 성장했지만, 산업 구조상 장기적인 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필요
SK플래닛이 UPTN을 출시하게 된 배경과 비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Marketing Platform 사업부의 OK캐쉬백과 시럽 월렛 서비스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OK캐쉬백은 사용자들이 이벤트 참여 및 서비스 결제를 통해 포인트를 적립하고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일리지 기반 마케팅 솔루션이다. OK캐쉬백은 식음료, 화장품, 패션, 문구, 영화, 문화 등을 아우르는 9만 3천여 곳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OK캐쉬백 총 이용자 수는 2천100만 명이며, 그 중 월간 이용자 수는 약 700만 명으로 집계된다. 시럽은 체크카드와 각종 멤버십 카드, 쿠폰, 교통카드 등을 관리/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로, 총 이용자 수는 1,500만 명, MAU 600만 명이다. SK플래닛은 성공적으로 OK 캐쉬백과 시럽 월렛 서비스를 확장했으며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최근 성장에 한계를 마주했으며, 미래 성장 동력을 재확보하고자 하고 있다. 관련한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용자 확보를 위해 범용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포인트 산업 구조상 한계는 존재
‘범용성’은 포인트 서비스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가게, 쇼핑몰 등에서 포인트를 소비하여 효용을 얻기를 원한다. OK캐쉬백은 지난 25년 동안 포인트 범용성을 바탕으로 업계 1위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OK캐쉬백은 서비스 출시 초기에 파편화되어 있던 포인트들을 9만 개 이상의 가맹점 제휴를 통해 하나의 범용성 있는 포인트로 통합해 주는 전략으로 고객 수를 2천만 명까지 확보했다.
범용성의 확보는 기업 재무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이다. 사용자에게 지급된 포인트는 해당 포인트 서비스 기업의 부채(이연수익)로 회계처리가 된다. 이는 미사용 포인트가 쌓일수록 부채가 늘어 기업의 재무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보이게 한다. 이에 포인트 서비스 기업은 부채를 매출로 전환하는 것을 주목표로 삼고 있다. 부채를 매출로 전환하는 방법은 크게 1) 포인트가 사용되거나 2) 사용 기간이 지나 포인트가 소멸되어야 한다. 2번은 사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은 포인트가 소비되도록 범용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포인트의 범용성 확보에는 한계 지점이 존재한다. 포인트 서비스 기업의 주목표는 계열사, 제휴사에 소비자를 락인시키고 재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에 국내 포인트 서비스 기업은 주로 대기업의 자회사로 존재하며 각 기업의 계열사, 제휴사에 포인트 범용성을 한정한다. 범용성 확보가 중요하지만, 포인트 산업 특성상 한계 지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시로 CJ 올리브 네트웍스의 제휴사 52개, OK 멤버십 제휴사 24개, 롯데 멤버스 제휴사 153개 중 중복되는 제휴사는 10개 미만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SK플래닛은 기존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도입해 <범용성 확보 → 신규 고객 유입 및 기존 고객의 사용도 증가 → 가맹점 유입> 선순환 사이클을 형성하고자 한다.
4.3 SK플래닛, UPTN을 통해 성장 동력을 재확보하고자 시도
What is UPTN?
UPTN 프로젝트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서 이해할 수 있다.
- UPTN체인 (인프라): UPTN 체인은 UPTN 프로젝트의 기초 인프가 될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아발란체 서브넷을 활용해 구축되었다. 아발란체 서브넷은 1) 높은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커스터마이징 가능하며, 스노우맨 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높은 확정을 제공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발란체 서브넷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쟁글의 “아발란체의 비전을 그리다 - 1편"을 참고하길 바란다.
- UPTN 스테이션 (지갑): UPTN 스테이션은 UPTN 프로젝트에 사용될 사용자 지갑 서비스이다. 사용자들은 OK캐쉬백 서비스를 통해 획득하는 NFT와 토큰을 UP 스테이션에서 관리할 수 있다. 현재 UPTN 스테이션은 KYC 인증을 통해 발급 가능하다.
- 로드 투 리치 NFT (콘텐츠): 로드 투 리치는 OK 캐쉬백에서 출시한 NFT 기반의 다이나믹 멤버십 서비스이다. 로드 투 리치는 캐릭터 NFT인 래키와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개별 혜택을 담은 TEM(템) NFT로 구성되어 있다. 사용자는 래키와 TEM NFT를 조합하여 니즈에 맞는 맞춤형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Web3를 통해 포인트 사용을 유연하게 만들고 벨류 체인 확장을 시도
SK플래닛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포인트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토큰화된 데이터인 NFT(Non-Fungible Token)의 등장으로 데이터를 소유하고 거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OK캐쉬백은 이를 활용해 단순히 앱 내에서 포인트, 쿠폰, 티켓, 멤버십을 적립하고 사용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취향에 맞춰 혜택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지원한다. 사용하지 않는 혜택이나 포인트를 원하는 것으로 손쉽게 교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 효용의 증가는 기존의 소비자들의 락인을 유도하고, 신규 사용자 유입으로 이뤄질 것이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범용성 확보 → 신규 고객 유입 및 기존 고객의 사용도 증가 → 가맹점 유입> 선순환 사이클을 형성한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서비스는 벨류 체인 확장에도 유리하다. Web3 기반의 포인트 애플리케이션은 크게 인프라, 솔루션, 서비스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솔루션은 데이터 활용/관리, 인증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할 수 있으며, 서비스는 지갑, 커뮤니티, 마켓플레이스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이에 SK플래닛은 세분화한 역할들로 벨류체인 확장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UPTN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외에도 지갑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마켓 플레이스 수수료 등을 수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4 2024년 UPTN이 걸어온 길과 향후 로드맵
2023년 5월, SK플래닛은 UPTN 체인과 UPTN Station을 출시하면서 Web3 여정을 시작했다. 이후 OK캐쉬백 NFT와 T1 프리퀀시 NFT의 출시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사용자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왔다. 2024년에도 SK플래닛은 여러 성과를 이루고 있다. 특히 2월에는 UPTN Station 이용자들을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오픈했다. 커뮤니티는 두 가지 주요 섹션인 라운지와 프로젝트 커뮤니티로 구성되어 있다. 라운지는 에드작, 코린이 공부방, 업퀴즈온더블록 등 UPTN 사용자 및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며, 프로젝트 커뮤니티는 프로젝트 관련 정보와 프로젝트에 대한 사용자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프로젝트 커뮤니티에는 아발란체와 밀크가 온보딩되어있다. 6월 18일 기준 아발란체 커뮤니티에는 22,707 명의 멤버가 존재하며, 밀크 커뮤니티에는 9,647 명의 멤버가 존재한다.
아직 커뮤니티 멤버 수가 눈에 띄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향후 다양한 혜택을 담은 TEM NFT가 출시되고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2차 거래가 가능해진다면 UPTN Station 사용자 수와 더불어 커뮤니티 멤버 수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3년 10월 첫 TEM nft 출시 당시 활성 유저 수가 5만 명 가까이 유지되었다. 당시 1) 부스터 (OK캐쉬백에서 받는 혜택을 키울 수 있는 NFT) 2) 혜택 (무료 티켓, 이벤트, 할인 쿠폰 등) 3) 꾸미기 (래키 스킨) 총 3종류의 TEM NFT 중 부스터와 꾸미기 TEM만 매우 제한적으로 출시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를 유치한 것으로 보아, 혜택을 담은 TEM NFT와 마켓플레이스가 정식 출시하게 되면 활성 유저 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템 NFT 출시 이후 급증한 활성 유저 수>
출처: Avalanche Subnet Explorer
SK플래닛은 커뮤니티 구축 외에도 포인트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4년 3월, UPTN Station에 포인트 시스템 'UP'을 출시했다. 사용자는 출석체크와 이벤트를 통해 UP 포인트를 모을 수 있으며, 이는 향후 UPTN Station 내 다양한 서비스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UP 포인트를 사용해 상품 응모에 참여할 수 있는 Lucky Days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UPTN Station의 사용자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꾸준한 이벤트와 업데이트 덕분에 UPTN Station의 사용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6월 17일 기준, 총 가입 유저 수는 약 26만 명으로, 2024년도에만 약 19.3%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일 트랜잭션 수 또한 2024년 들어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UPTN Station에서 진행한 아발란체($AVAX) 에어드랍, UP 포인트 출석체크 등이 반영된 결과다.
<총 가입 유저 수>
<일일 트랜잭션 수>
출처: Avalanche Subnet Explorer
2024년 SK플래닛이 이뤄갈 로드맵은 다음과 같다. UPTN 커뮤니티 출시는 2월에 진행되었으며, 남은 기간 UPTN 마켓플레이스 출시, Wallet Connect, 써드파티 NFT 프로젝트 온보딩, 멀티체인 생태계 확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성과들은 SK플래닛이 Web3 생태계에서의 선도적인 위치를 확립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향후 더욱 확장된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플래닛은 앞으로도 사용자 친화적인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Web3 어돕션을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UPTN이 탄생하게 된 배경, SK 플래닛이 UPTN을 통해 그리는 비전 등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알고 싶은 독자는 추가적으로 쟁글의 “SK가 걸어가는 Web3 길, Road to Rich”와 “UPTN 프로젝트: SK플래닛의 아크 리액터”를 참고하길 권한다.
5. 맺으며
본 글을 통해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의 Web3 전환 시도에 대해 알아보았다. 현재 Web3 생태계는 매스 어돕션을 위한 킬러 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인프라의 발전은 지속되고 있지만 대중을 사로잡을 애플리케이션이 부재해 <인프라 → 애플리케이션> 발전 사이클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NEXPACE와 SK플래닛처럼 시장에서 서비스 퀄리티를 증명받은 애플리케이션에 심리스하게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NEXPACE는 자사의 강력한 IP인 메이플스토리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여 무한한 콘텐츠 공급이 가능한 파생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창작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게임 내 아이템과 재화를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으로 관리하여 게임 내 투명성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NEXPACE는 사용자들에게 더욱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게임 경험을 제공하며, 넥슨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확보하고자 한다.
SK플래닛은 포인트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UPTN 플랫폼을 통해 포인트와 혜택을 FT 및 NFT로 변환하고, 이를 마켓플레이스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함으로써 포인트의 범용성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러한 혁신은 새로운 고객 유입을 유도하고 기존 고객의 활동을 촉진하는 동시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하여 지속 가능한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두 기업은 아직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이기 때문에, Web3 매스 어돕션을 이끌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마일스톤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으며, 꾸준히 성장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필자는 두 기업이 나아가고 있는 Web3 여정을 기대해보아도 좋다고 전망한다. 향후 두 기업이 Web3 매스 어돕션의 주요 이정표로써 평가받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