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eN : AI 시대의 검증된 인간 데이터 네트워크
1. AI는 더 이상 데이터로 배부르지 않다
2. KGeN, 검증된 인간 네트워크
3. 검증된 인간, AI의 데이터가 되다
4. KGeN 2.0 : Revenue becomes Tokenomics
5. 결론 : AI는 다시 인간 중심으로 이동할 것
1. AI는 더 이상 데이터로 배부르지 않다
지난 몇 년간 인공지능의 발전을 이끈 공식은 의외로 단순했다. 더 큰 모델에,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많은 연산을 쏟아붓는 것. 모델과 데이터의 규모를 키울수록 성능은 거의 예외 없이 좋아졌고, 다섯 해 남짓한 시간 동안 더듬거리던 초기 모델은 사람과 대화하는 오늘날의 모델로 진화했다. 그래서 업계는 모두 같은 길을 달렸다. 더 모으고, 더 키운다. 한동안 그 길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듯했다.
그런데 그 공식이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이 소비하는 데이터의 속도가, 인류가 인터넷에 쌓아 온 데이터의 총량을 따라잡고 있기 때문이다.

Source : EPOCH AI - Will we run out of data? Limits of LLM scaling based on human-generated data
연구기관 에포크 AI(Epoch AI)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고품질 인간 생성 텍스트를 약 300조 토큰으로 추산하면서, 현재의 학습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6년에서 2032년 사이(중앙값 2028년)에 이 자원이 사실상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산 능력은 하드웨어와 알고리즘의 발전으로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그에 투입할 데이터가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데이터는 무한한 자원이 아니라, 쓸수록 줄어드는 유한한 자원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 한계는 인공지능 경쟁의 방향을 조용히, 그러나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관건은 더 이상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모으느냐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모으느냐다. 2026년 2월 발표된 제2차 국제 인공지능 안전 보고서(International AI Safety Report)는 이 문제를 데이터로 보여준다. 학습 데이터 대부분이 서구권에서 나온 탓에 모델의 성능은 영어와 서구 문화에 크게 쏠려 있는데, 한 평가에서 인공지능 모델은 미국의 일상 문화에 관한 질문은 79%를 맞힌 반면 에티오피아 문화에 관한 질문은 12%만 맞혔다. 83개 언어를 대상으로 한 다른 평가에서도, 비라틴 문자를 쓰거나 디지털 자료가 적은 언어에서 성능이 뚜렷이 떨어졌다. 부족한 것은 데이터의 총량이 아니라, 세계의 실제 폭을 담은 적합한 데이터다.
그렇다면 모자란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스스로 만들어 내면 되지 않을까. 실제로 합성 데이터는 이 문제의 유력한 해법으로 거론되지만, 여기에는 잘 알려진 함정이 있다. 모델이 만들어 낸 데이터로 다시 모델을 학습시키면, 세대를 거듭할수록 출력의 다양성이 무너지고 편향이 증폭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른바 모델 붕괴(model collapse)다. 인공지능이 자신의 출력만으로 학습을 반복하면 결국 성능이 퇴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결론이 따라 나온다. 봇과 합성 데이터가 인터넷을 채워 갈수록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기는 어려워지고, 출처가 분명한 실제 사람의 데이터는 그만큼 희소해진다. 흔해서 값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드물어서 값이 오르는 자원이 되는 것이다.
더구나 텍스트가 고갈된 자리를 메울 다음 후보, 곧 이미지와 영상과 동작 데이터는 사람의 손을 더 깊이 요구한다. 이런 데이터는 웹에 흩어진 것을 수집하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잘 설계된 환경에서 실제 사람이 직접 기록하고 다듬어야 비로소 쓸모를 갖는다. 결국 인공지능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다양하고, 실재하며, 검증된 인간이 만들어 내는 데이터다.
그런데 그런 데이터는 가장 모으기 어렵다. 전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남기는 흔적을, 그것도 그 사람이 진짜임을 확인한 형태로 모으는 일은 양을 늘리는 일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세 가지가 동시에 있어야 한다. 세계의 폭만큼 넓게 펼쳐진 사람들의 규모, 그들이 진짜 사람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검증, 그리고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다양성이다. 셋은 따로 떼어 놓으면 반쪽짜리다. 검증되지 않은 거대한 사용자 풀은 그 안에 봇과 가짜가 얼마나 섞였는지 알 수 없어 신뢰를 담보하지 못하고, 깐깐하게 검증된 소수의 집단은 세계의 다양성을 담아내기에 너무 좁다. 규모와 검증과 다양성을 한꺼번에 충족하는 인간 네트워크. 인공지능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공급원의 조건이 여기에 있다.
2. KGeN, 검증된 인간 네트워크
이 세 조건, 곧 충분한 규모와 검증 가능성, 그리고 세계의 폭을 담은 다양성을 한 몸에 갖춘 인간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프로젝트가 KGeN이다. KGeN은 스스로를 검증된 인간 인프라(Verified Human Infrastructure)로 규정하며, 60여 개국에 걸쳐 6,190만 명의 사용자를 모았고, 그들이 실재하는 고유한 개인임을 검증하는 체계를 함께 갖췄다.
2-1. VeriFi와 Verified Reputation Engine : 사람을 검증하는 엔진
KGeN은 검증된 분배 레이어로 출발했다. 디파이와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이 공통으로 마주한 숙제, 곧 진짜 사용자를 가려내고 그들에게 가닿는 문제를 풀기 위한 인프라였다. 신규 사용자를 모으려는 서비스는 늘 같은 벽에 부딪힌다. 보상을 내걸면 사람이 몰리지만, 그중 상당수는 보상만 챙기고 사라지는 중복 계정이거나 봇이다. 누가 실제 사람이고, 누가 중복이며, 누가 봇인지 가려내는 일이 KGeN이 처음부터 다뤄 온 과제였다. 사용자 한 명 한 명의 진위와 활동을 검증하는 이 체계를 KGeN은 검증된 분배 프로토콜(Verified Distribution Protocol), 곧 VeriFi라 부른다.
VeriFi의 핵심에는 Verified Reputation Engine이라 불리는 평판 점수 체계가 있다. 이 엔진은 한 사람을 다섯 요소로 측정한다. 신원이 확인된 고유한 실제 인물인지(실재성, Proof of Human), KGeN 플랫폼과 얼마나 자주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참여, Proof of Participation), 특정 분야에서 어떤 실력을 쌓아 왔는지(기술, Proof of Skill),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하고 기여한 이력이 있는지(상거래, Proof of Commerce), 커뮤니티 안에서 어떤 역할과 영향력을 갖는지(관계, Proof of Social Network)다. 각 요소는 다시 사용자 한 명당 100개가 넘는 속성 세트로 이루어지고, 네트워크 전체로는 이렇게 쌓아 온 속성이 20억 개를 넘는다.

한 사용자의 최종 평판은 이 다섯 요소의 점수에 서로 다른 가중치를 곱한 뒤 모두 더하는 가중합(weighted sum)으로 산출된다. 가중합을 쓰는 이유는 검증 목적상 더 중요한 요소에 더 큰 가중치를 싣기 위해서다. 참여나 상거래 수치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봇 계정이라도 실재성(Proof of Human) 점수가 바닥이면 거기 걸린 큰 가중치 탓에 전체 점수가 오르지 못한다. 이 계산은 체인 밖에서 이루어진 뒤, 점수와 근거 데이터가 함께 온체인에 기록된다.
이 평판 점수는 사용자의 신원을 담은 동적 NFT의 메타데이터로 온체인에 존재한다. 행적이 쌓여 점수가 갱신되면 메타데이터도 함께 갱신된다. 사용자는 이 평판을 직접 소유하고 다른 서비스로 가져갈 수 있다. KGeN은 그 바탕이 되는 데이터를 수탁자의 위치에서 다루며, 사용자가 만들거나 추론된 신상 정보, 플랫폼 활동 기록, 분석으로 생성되는 파생 데이터를 구분해 보관한다. 무엇을 외부에 보일지, 무엇을 공개하고 무엇을 체인 밖에 둘지, 데이터를 지울지는 사용자가 정한다.
검증의 진짜 가치는 데이터의 양보다 그것이 증명하는 사실에 있다. 캡차(CAPTCHA)나 클라우드플레어의 봇 차단 같은 장치가 지금 이 접속이 사람의 것인지를 한 번 확인하고 끝난다면, Verified Reputation Engine은 같은 사람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일관된 행적을 쌓아 왔음을 증명한다. 한 장의 신분증과 평생의 행적은 다르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사람을 흉내 내는 데 능숙해질수록, 흉내 낼 수 없는 지속성의 가치는 오히려 올라간다. 그리고 이 지속성이 뒤에서 볼 KGeN 데이터의 핵심 차별점이 된다.
2-2. 오라클 네트워크 : 점수를 신뢰할 수 있게 검증하는 법
Verified Reputation Engine 점수는 체인 밖에서 계산되고, 그 값이 KGeN 내부에만 있으면 외부 고객은 KGeN이 스스로 매긴 점수를 신뢰해야 한다. 검증을 제공하는 사업자가 그 검증의 근거를 자체 주장으로만 뒷받침하는 구조이며, 이는 신뢰를 파는 사업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이다. 오라클 네트워크는 이 문제를 해소한다. KGeN이 산출한 점수를 독립된 검증자 집단이 다시 계산하고 합의해 온체인에 기록하면서, 점수의 신뢰가 KGeN이라는 주체에서 분리된다. 외부 고객이 이 데이터에 대가를 지불하는 이유가 이 분리에 있다.
오라클 네트워크는 검증자인 오라클과 Keyholder로 구성된다. $KGEN 토큰 보유자는 Genesis Key라는 NFT를 확보할 수 있고, 이 키를 200개 넘게 보유한 Keyholder가 오라클 노드를 운영할 자격을 얻는다. 검증 권한을 토큰과 키에 연동한 설계는 검증자가 네트워크의 정직성에 경제적으로 묶이도록 만든다.

각 오라클은 사용자의 활동 데이터로 평판 점수를 독립적으로 산출해 서명·제출한다. 전체의 67% 이상이 제출한 값이 하나로 모이면 그 합의값이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어긋난 값이나 반복해서 벗어난 값은 배제되고, 악의가 확인된 오라클은 예치한 자산이 삭감된다. 조작으로 얻을 이득보다 삭감되는 예치 자산이 더 크기 때문에, 조작을 시도할 유인이 사라진다. 현재는 KGeN이 운영자를 선별하는 PoA(Proof of Authority) 구조이며, 약 3년 뒤 누구나 토큰을 스테이킹해 참여할 수 있는 PoS(Proof of Stake) 구조로 전환될 예정이다. 실제로 코스모스테이션(Cosmostation), 비하베스트(b-harvest), 코다(KODA), 마블엑스(MarbleX) 등 국내 주요 검증자와 기관이 KGeN 오라클로 공개적으로 합류했다.
이 구조를 통해 평판 점수는 KGeN 내부 지표를 넘어 외부가 검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된다. AI 기업은 데이터 작업자의 실재와 자격을, 레이어1은 신원과 거버넌스의 근거이자 실사용자 여부를 이 점수로 평가할 수 있다. 사용자에게도 이 평판은 특정 플랫폼에 묶이지 않는 자산이라, 자신이 소유한 점수로 여러 서비스에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다.
2-3. 클랜 네트워크 : 규모와 다양성으로 확장하는 방식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해 커진다. 이용자가 두 배로 늘면 그들 사이에 오갈 수 있는 연결의 수는 네 배 가까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전화망이든 SNS든, 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한 사람이 누리는 가치가 함께 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트칼프의 법칙이다. 초기 참여자를 모으기는 어렵지만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가치가 스스로 증폭되는 구간에 들어서고, 그때부터 네트워크는 폭발적으로 커진다. KGeN은 이 법칙을 시장 진입 전략으로 적극 활용한다. 사용자를 한 명씩 광고로 모으는 대신, 이미 형성된 공동체를 통째로 네트워크에 들이는 방식이다. KGeN이 글로벌 클랜 프로토콜(Global Clan Protocol)이라 부르는 이 구조에서, 하나의 공동체는 클랜이라는 단위로 합류한다.

대학 동아리나 직장 모임과 같은 오프라인 커뮤니티부터, 온라인의 디스코드, 텔레그램 등의 커뮤니티를 이끄는 클랜장(Clan Chief)이 자신의 공동체를 하나의 클랜으로 합류시킨다. 각 클랜은 하나의 DAO처럼 운영되어, 클랜장이 구성원을 모으고 활동을 조직하며 보상을 나눈다. 한 사람씩 설득할 필요 없이 이미 묶여 있는 수백, 수천 명이 한번에 확장되므로, 네트워크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이렇게 모인 클랜이 60여 개국에 걸쳐 3만 개를 넘고, 그 합이 6,190만 명의 사용자 기반이 되었다.
이 방식은 규모와 함께 다양성도 만든다. 클랜 하나하나가 브라질의 한 커뮤니티, 한국의 한 대학, 중동의 한 모임처럼 실제 지역과 문화에 뿌리내린 집단이라, 네트워크는 균질한 가입 경로로는 담을 수 없는 다양성을 자연히 담아낼 수 있다. 한 나라에서 모은 사용자를 다른 나라로 복제하는 방식으로는 담아내지 못할 부분들이, 각지의 공동체를 그대로 들여오는 구조로 담아낼 수 있는 것이다. 규모와 다양성을 동시에 만드는 이 구조가 KGeN의 네트워크를 단순한 사용자 풀과 구별 짓는 지점이다.
3. 검증된 인간, AI의 데이터가 되다
앞 장에서 본 검증된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값으로 환산되는 곳이 바로 인공지능 데이터 시장이다. 1장에서 짚은 데이터 고갈과 품질 전환이 이 시장을 빠르게 키우는 중이다.
Verified Reputation Engine으로 검증된 6,190만 명 가운데 특정 분야의 자격과 실력이 확인된 사용자들이 약 100만 명 규모의 AI 전문가 네트워크를 이룬다. 이들은 네트워크가 걸친 60여 개국과 30여 개 언어, 10여 개 도메인에 분포한다. 넓은 검증 기반에서 과제에 맞는 자격을 갖춘 사람만 평판으로 추려 낸 집단이다. 이 사업은 데이터가 필요한 AI 기업과 검증된 전문가를 잇는 양면 마켓플레이스로 작동한다. 한 기업이 데이터를 의뢰하면, KGeN은 평판을 근거로 그 일에 맞는 자격과 이력을 갖춘 사용자를 선별해 과제를 맡기고, 결과물을 기업이 쓸 수 있는 데이터로 가공해 전달한 뒤 수수료를 받는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에 특화된 모델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본다면, 이런 기업에는 관련 지식을 갖춘 진짜 사람이 만든 데이터가 필요한데, 익명의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에서는 작업자가 사람이 맞기는 한지조차 보장하기 어렵다. 이럴 때 KGeN의 구조가 쓰일 수 있다. 검증된 사용자는 평판 점수에 의해 코호트로 분류되어 있고, 기업이 과제를 의뢰하면 그 과제는 가장 적합한 코호트로 전달된다. 이 기여자들이 온체인 평판으로 검증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기업은 그 작업을 익명 계정이 아니라 검증된 진짜 사람이 수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데이터 작업은 모델의 답변을 사람이 평가하고 다듬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익명의 사용자에게 작업을 맡기는 기존의 기계적 크라우드소싱과 갈리는 지점은 이 기여자들이 검증된 진짜 사람이라는 데 있다.
텍스트 모델이 인터넷의 언어를 거의 다 삼킨 지금, 다음 전선은 물리적 세계다. 로봇이 물건을 집고, 기기가 상황을 판단하고, 에이전트가 현실의 작업을 대신 수행하려면, 모델은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고 행동하는지를 배워야 한다. 그런데 이런 행동 데이터는 인터넷 어디에도 충분히 쌓여 있지 않다. 사람이 요리하고 청소하고 도구를 다루는 에고센트릭(egocentric) 기록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것도 다양한 환경에서 직접 만들어야만 얻어지기 때문이다. 피지컬 AI의 병목이 연산이나 알고리즘이 아니라 데이터에 있다고 말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GeN이 가장 공을 들이는 영역이 바로 이 지점이다. KGeN은 자신의 인공지능 데이터를 텍스트와 음성, 이미지와 영상, 나아가 동작까지 아우르는 멀티모달로 규정하고, 그 무게중심을 물리적 세계에서 작동하는 로봇과 인공지능에 둔다. 그 방향은 사업 로드맵에 그대로 드러난다. 2026년 1분기에는 33개 언어에 걸쳐 단일·다중 화자 음성 데이터 2만 2,000시간을 수집, 검증, 주석, 품질 관리하는 워크플로우를 가동하고, 2분기에는 피지컬 AI를 위한 에고센트릭 영상으로 넘어가 라틴아메리카의 주거 환경과 남아시아의 제조 현장에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세운다.
이 사업에서 KGeN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독점 파트너인 휴민 랩스(Humyn Labs)가 그 데이터를 가공해 프론티어 AI 연구소에 공급한다. KGeN이 인간 인프라(Human Infrastructure)를, 휴민 랩스가 인간 지능(Human Intelligence)을 맡는 구조다. 실제로 KGeN은 휴민 랩스와 함께 3개월 만에 2만 시간이 넘는 에고센트릭 영상을 수집한 바 있다. 사람이 직접 요리하고 청소하고 물건을 다루는 일상의 동작을 담은 이 영상은 로봇이 인간의 행동을 학습하는 데 쓰인다.

Source : X(@KGeN_IO)
바로 여기서 이 네트워크의 다양성이 값으로 환산된다. 같은 작업을 시켜도 인도와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용자가 그것을 수행하는 방식은 다르다.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 쓰는 방언과 표현, 손동작과 몸짓, 기기를 다루는 습관, 그 모든 것을 둘러싼 문화적 맥락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영어권과 선진국에 편중되기 쉬운 기존 데이터셋이 구조적으로 닿지 못하는 이 행동적 다양성이야말로, 물리적 세계를 배워야 하는 모델에게 가장 귀한 재료다. 그리고 이런 데이터는 웹에 흩어진 것을 모으는 방식으로도, 스튜디오에서 연출하는 방식으로도 얻을 수 없다. 실제 사람이 자신의 일상에서 직접 기록해야만 얻어지며, 바로 그 점에서 지역과 문화에 뿌리내린 검증된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가진 KGeN의 자산이 가장 잘 들어맞는다. 공개 데이터가 고갈되며 프론티어 연구소들이 특화된 멀티모달 데이터셋 하나에 수천만 달러를 투입하기 시작한 지금, 검증된 인간이 만드는 데이터를 확보한 쪽의 자리는 그만큼 분명해진다. 그리고 이 데이터 사업에서 나오는 실제 매출이, KGeN이 토큰 모델을 새로 설계한 토대가 된다.
4. KGeN 2.0 : Revenue becomes Tokenomics
대부분의 토크노믹스에서 토큰 가격은 그 프로젝트의 실제 사업 성과와 잘 연결되지 않는다. 사업이 잘되어도 토큰은 오르지 않고, 토큰이 올라도 사업과는 무관한 경우가 흔하다. 최근 발표된 KGeN 2.0은 이 단절을 끊는 것을 목표로, 사업에서 나온 실제 매출로 토큰을 바이백·소각해 토큰 홀더의 가치를 제고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KGeN 2.0의 출발점은 제네시스 번(Genesis Burn)이라 불리는 일회성 대규모 소각이다. 2,200만 개의 $KGEN을 소각했으며, 이는 유통 물량의 약 10%에 달한다. 더불어 매출을 토큰 바이백·소각으로 잇는 메커니즘을 작동시켰는데, 이는 네 단계로 이어진다. AI 데이터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그 매출에서 변동비를 뺀 이익인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의 일부가 소각 재원으로 배정되며, 이 자금이 공개 시장에서 $KGEN을 매수하는 데 쓰이고, 매수한 토큰을 소각해 토큰 홀더의 가치를 제고한다. AI 매출이 늘수록 소각 재원도 함께 커지도록 맞물려 있다.
KGeN은 여러 사업을 운영하며, 2026년 3월 기준 약 8,580만 달러의 ARR(연간 반복 매출)을 발표했다. ARR은 구독료처럼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매출을 연 단위로 집계한 지표다. AI 데이터 사업은 그 여러 매출원 가운데 하나로, 검증된 사용자가 AI 기업의 학습 데이터 과제를 수행해 발생하는 매출이다.
KGeN 2.0의 핵심은 소각이며, 그 출발점은 AI 사업의 공헌이익이다. 소각에 쓰이는 자금이 투자자의 자본이나 재단의 보유고가 아니라 AI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을 기반으로 하기에, KGeN이 성장할수록 토큰 홀더에게 돌아가는 이익도 함께 커지면서 토큰 가치와 구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 구조가 신뢰를 얻으려면 매출 자체가 검증 가능해야 한다. 매출 연동 토큰 모델은 그 매출을 외부가 확인할 수 있을 때만 성립하기 때문이다. KGeN은 이를 위해 매출을 독립적인 감사를 거쳐 온체인에 공개하고, 매수와 토큰 바이백·소각 내역도 온체인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이 구조가 힘을 발휘하려면 몇 가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소각의 기반인 AI 매출은 아직 전체 ARR의 10% 안팎으로 비중이 작고, 웹에 있던 데이터를 넘어 KGeN이 강조하는 다양한 행동 데이터가 필요해지는 국면이 이제 막 시작된 단계다. 결국 이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며, 그 흐름은 지켜볼 부분이다.
5. 결론 : AI는 다시 인간 중심으로 이동할 것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지금의 병목 논의는 주로 메모리와 전력 같은 하드웨어 인프라에 쏠려 있다. 그러나 이 병목은 하드웨어에서 데이터로 이동한다. 연산과 전력이 아무리 커져도 모델을 더 낫게 만들 새로운 데이터가 없으면 성능은 벽에 부딪힌다. 텍스트가 고갈되고 합성 데이터가 인터넷을 채울수록, 검증된 사람이 만드는 데이터의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프론티어가 멀티모달과 피지컬 AI로 넘어가면 이 흐름은 더 뚜렷해진다. 로봇처럼 현실에서 행동하는 피지컬 AI는 실제 환경에서 사람이 움직이고 판단한 기록을 학습해야 한다. 그런 데이터는 진짜 사람이 직접 만들어야 한다. 검증된 인간이 만드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여기서 한 단계 더 커진다.
KGeN이 쌓아 온 것이 바로 그 자원이다. 60여 개국에 걸친 검증된 사람들의 네트워크, 그들의 실재와 자격을 온체인에 새기는 검증 체계, 그 사람들이 만드는 데이터를 AI와 잇는 마켓플레이스, 그리고 그 매출로 토큰을 바이백·소각해 홀더에게 되돌리는 구조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AI 데이터 사업은 이제 막 규모를 키우기 시작한 단계이고, 그 성장 속도가 KGeN의 그림을 실제로 완성할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몫이다. 다만 검증된 인간이 AI 시대의 핵심 데이터 공급원이 된다는 방향은 분명해지고 있으며, 그 데이터를 가장 넓게 확보한 네트워크의 하나로서 KGeN이 제시하는 비전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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