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S 2026 참관기

1. 들어가며
2. 금융 인프라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준 기관 행사
2-1. 전통 금융기관의 참여 확대와 전략 전환
2-2. 규제 공백과 한국 시장의 구조적 제약
2-3. 금융 인프라 전환과 체인별 접근 - 이더리움과 솔라나
2-4. 콘텐츠 플랫폼과 리테일 확산으로의 연결
3. 체험과 교육 중심으로 설계된 리테일 행사
3-1. 체험형 부스 기반 리테일 온보딩
3-2. 글로벌 인프라 변화에 대한 논의
3-3. 투자 관점 중심으로 이동한 리테일 세션
4. 마치며
1. 들어가며
블록체인 산업은 지난 몇 년간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다. 초기에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 속에서 이를 대체하려는 탈중앙화 기술로서의 기대와 가능성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산 보유 구조는 점차 기관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미국과 같이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전략적 비축자산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해킹 사고와 보안 이슈가 반복되면서 탈중앙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에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자체보다는, 해당 기술이 기존 금융 시스템과 어떻게 결합되고 확장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은 더 이상 특정 커뮤니티나 일명 ‘디젠’ 중심의 영역이 아니라, 기관 투자자와 금융기관이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RWA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온체인 금융 인프라가 있다. STO(Security Token Offering)를 포함한 다양한 자산 토큰화 시도는 기존 금융상품의 구조를 디지털 환경으로 옮기는 것을 넘어, 거래 방식과 유동성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동시에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 글로벌 결제 및 가치 이동 인프라로 자리 잡으며,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접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가상자산은 더 이상 기존 금융의 대안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내부로 편입되는 흐름에 있다.
이러한 거대한 금융 시스템의 흐름 속에서 향후 가상자산 시장의 방향성을 구체화하기 위해 쟁글에서는 CIS 2026을 기획했다. 행사는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총 3일간 진행되었다. 1일차는 기관 투자자, 금융기관, 글로벌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포럼 형태로 구성되었으며, 약 300명 규모의 참가자가 참여했다. 해당 세션에서는 규제, 자산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금융 인프라 등 구조적 주제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반면 2일차와 3일차는 리테일 투자자 중심의 오픈형 행사로 구성되었다. 약 1,500명 규모의 참가자가 방문했으며, 컨퍼런스뿐 아니라 체험형 부스가 결합된 형태로 운영되었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사용자들이 가상자산을 이해하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온보딩 과정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이처럼 CIS는 최근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관들과, 가상자산 시장의 확산을 이끌 리테일 참여자들을 각각 별도의 세션으로 구성해 운영했다. 기관 중심 논의와 리테일 중심 참여를 분리하되, 두 영역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관이 구축한 금융 인프라 위에 실제 사용자 기반이 더해지는 과정이 필수적이며, 이번 행사는 이러한 전환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2. 금융 인프라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준 기관 행사
2-1. 전통 금융기관의 참여 확대와 전략 전환
한화투자증권, 손종민 CSO
기관 행사는 금융기관이 가상자산 시장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한화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토스뱅크 등 주요 금융기관이 참여하며, 가상자산을 금융 비즈니스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한화투자증권 손종민 CSO의 발표는 이러한 흐름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그는 ‘TraDeFi’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전통 금융(TradFi)과 탈중앙 금융(DeFi)의 결합을 설명하며, 기존 금융기관의 신뢰 구조와 온체인 인프라의 효율성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TradFi의 규제 기반과 자본 네트워크, DeFi의 자동화·24/7 운영 구조가 결합되는 구조를 통해, 가상자산이 기존 금융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 손종민 CSO
또한 그는 이러한 방향성을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 플랫폼(DAP)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양한 자산을 온체인 환경에서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DAP는 단순히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넘어, 주식·채권·실물자산 등 다양한 자산을 온체인 기반에서 발행하고 유통하며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 인프라를 지향한다. 이는 자산별로 분절된 투자 환경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구조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히 가상자산 상품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자산 발행, 유통, 투자 경험 전반을 재구성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특히 온체인 환경에서는 거래 속도, 비용, 접근성 측면에서 기존 금융 시스템 대비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향후 글로벌 자산과의 연결까지 고려할 경우 자본시장의 구조 자체를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2-2. 규제 공백과 한국 시장의 구조적 제약

다음으로 이어진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에 대한 이해와 기관들의 준비 방향’ 세션에서는 한화자산운용,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토스뱅크, 한화투자증권, 파인트리증권의 주요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패널로 참여해 논의를 이어갔다. 해당 세션에서 가장 공통적으로 제기된 문제는 규제 환경이었다. 다만 이는 규제가 과도하다는 문제라기보다, 가상자산을 제도권 내에서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재하다는 점에 가까웠다.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정의가 없는 상태에서 기관들은 사업 방향을 설정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준비는 진행되지만 실행은 지연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각 금융기관의 발언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한화자산운용 최영진 부사장은 자산운용사 관점에서 기관 수요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서 현물 ETF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을 언급하며, 이는 단순한 리테일 수요가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제도권 투자 수단이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관들은 거래소를 통한 직접 투자보다 ETF나 상장사 treasury 전략과 같은 구조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역시 수요 자체는 충분하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나증권 강기범 실장은 보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현재 접근 가능한 영역과 한계를 짚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진입 지점으로 STO를 제시하면서도, 투자계약증권과 같은 비정형 자산의 법적 정의와 유통 체계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주요 제약으로 언급했다. 특히 상품 구조를 설계하는 단계는 가능하지만, 이를 실제 투자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발행·유통·보관 전반에 걸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며, 이 부분이 현재 가장 부족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강병하 상무는 규제 문제와 함께 내부 실행 단계에서의 현실적인 과제를 짚었다. 그는 규제 공백이 가장 큰 제약이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실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내부 IT,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관리 조직을 설득하고 정렬하는 과정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거래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 다른 리스크를 동반하기 때문에 이를 내부 기준에 맞춰 설명하고 통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다만 이러한 제약 속에서도 준비는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그는 당장 가까운 시기에는 비정형 증권과 조각투자 시장이 먼저 열릴 것으로 예상하며, 메리츠증권 역시 관련 컨소시엄 참여와 함께 선박, 항공기, 부동산 등 금융적으로 구조화가 용이한 실물자산 중심으로 토큰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박준하 CTO는 기술과 인프라 관점에서의 제약을 짚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이미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적용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법인 계좌, 커스터디, 거래 구조 등 기본 인프라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금융기관이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는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기존 금융과는 다른 리스크와 책임 구조를 요구하며, 이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기관 참여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ETF, 토큰화 펀드, 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 기반 자산 운용 등 다양한 형태의 진입 경로가 이미 형성되어 있으며, 이는 기관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법인 계좌 제한, 커스터디 규제, 토큰증권 제도 정비 지연 등으로 인해 기관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인 상태다.
이로 인해 국내 금융기관들은 해외 법인이나 글로벌 파트너를 활용한 간접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는 구조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전반적으로 이 세션을 통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준비를 상당 부분 진행하고 있음에도, 제도적 기반 부족으로 인해 실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2-3. 금융 인프라 전환과 체인별 접근 - 이더리움과 솔라나
Shaplink CEO/Founder, Joseph Chalom
기관 세션에서는 가상자산이 단순 투자 대상이 아니라 금융 인프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으며, 이더리움과 솔라나는 금융 인프라 내에서 서로 다른 역할로 분화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신뢰와 정산 중심의 인프라로, 솔라나는 거래와 실행 중심의 네트워크로 기능하며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더리움 관련 세션에서는 Sharplink, Optimism, ETHGas의 발표가 이어졌으며, 특히 기관 관점에서의 요구 조건이 인상적으로 전달됐다. 발표에서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도입할 때 기술적 혁신보다 안정성, 보안성, 그리고 실제 운용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Sharplink는 실제 자산운용 관점에서 가상자산을 바라보며, 기관이 요구하는 핵심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기존 금융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이 이미 제도권 금융 상품과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더리움이 이러한 흐름의 중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Optimism은 이러한 구조 위에서 확장성과 실행 환경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발표에서는 기관과 기업이 퍼블릭 블록체인의 개방성을 활용하면서도 규제 준수와 데이터 통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상황에서, Layer 2가 단순 확장 솔루션을 넘어 실제 금융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실행 레이어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ETHGas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자체의 성능과 블록스페이스 관점에서 접근하며, 향후 금융 인프라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설명했다. 특히 온체인 거래량 증가와 네트워크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수익 구조 역시 함께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더리움이 단순 인프라를 넘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네트워크로 발전하고 있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DoubleZero Co-Founder, Austin Federa
솔라나 관련 세션에서는 DoubleZero, Jito, Sanctum, Metaplex 등의 발표가 이어졌으며, 이더리움과는 다른 방식으로 온체인 금융이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전달됐다. 전반적으로 기술적 성능을 넘어 실제 사용성과 수익 구조를 중심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접근이 강조됐다.
DoubleZero는 블록체인 성능을 결정짓는 요소가 단순한 체인 구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하단의 네트워크 인프라에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기존 인터넷 인프라는 고성능 금융 시스템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며, 밀리초 단위의 지연 시간 차이가 실제 거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용 네트워크 레이어를 구축하는 접근이 소개되었으며, 블록체인 인프라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적 네트워크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Jito는 솔라나 생태계 내에서 스테이킹과 MEV 구조를 결합한 수익 모델을 중심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단순히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참여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는 온체인 자산이 기존 금융 자산 대비 더 높은 자본 효율성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Sanctum은 솔라나를 하나의 경제 시스템으로 보고, 그 안에서 자본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발표에서는 스테이킹, 유동성, 담보 활용을 하나의 구조로 통합해 자산이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이는 단순 거래 중심의 네트워크를 넘어, 실제 자본이 운용되는 금융 환경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Metaplex는 토큰화와 온체인 자산 레이어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특히 최근 AI 에이전트와 결합된 자산 구조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향후에는 가치 창출 주체 자체가 온체인에서 생성되고, 이를 토큰으로 자본화하는 구조가 확대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블록체인이 단순 금융 인프라를 넘어 새로운 형태의 경제 활동을 담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솔라나는 단순히 빠른 체인이 아니라, 실제 거래와 유동성이 발생하고 자본이 순환하는 실행 환경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결제, 거래, 수익 창출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구조를 통해 온체인 경제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전달됐다.
2-4. 콘텐츠 플랫폼과 리테일 확산으로의 연결
3PROTV, 김동환 의장
기관 세션에서는 국내 대표 경제 콘텐츠 플랫폼인 3PROTV의 참여도 인상적이었다. 3PROTV는 이번 CIS의 호스팅 파트너로 참여했으며, 김동환 대표는 세션을 통해 가상자산 시장을 바라보는 기존 금융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와 콘텐츠의 역할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발표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3PROTV가 기존 주식·채권 중심의 콘텐츠에서 가상자산 영역으로 확장하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이었다. 김동환 대표는 과거에는 기관과 개인 간 정보 비대칭이 주요 문제였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과 국내 투자자 간 정보 격차가 더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 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정보를 보다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해졌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콘텐츠 영역을 가상자산까지 확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생성되는 정보가 국내 투자자에게 전달되는 속도와 방식이 투자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콘텐츠 플랫폼의 핵심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 인식 역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김동환 대표는 가상자산이 특정 투자자층의 영역을 넘어, 기존 금융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산군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3PROTV에서 가상자산 콘텐츠를 확대한 이후 높은 관심과 참여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국내 리테일 투자자들의 수요가 이미 충분히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됐다.
이러한 발표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의 확산 과정에서 콘텐츠 레이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시장 간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이를 연결하는 정보 채널이 확대되면서 투자자 저변 역시 자연스럽게 넓어지고 있다는 흐름이다. 이는 이후 이어진 리테일 행사와도 맞물리며, 기관 중심 논의에서 실제 사용자 참여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3. 체험과 교육 중심으로 설계된 리테일 행사
3-1. 체험형 부스 기반 리테일 온보딩

2–3일차 리테일 행사는 약 1,500명 규모의 참여자가 방문하며, 단순 강연 중심이 아닌 체험형 구조로 운영했다. 강연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을 통해 가상자산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이는 기존 전통 금융 상품에 투자하던 리테일 투자자와 가상자산에 익숙하지 않았던 투자자층까지 시장에 유입되며, 가상자산 시장이 보다 폭넓은 대중을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 설계다.
행사장에는 솔라나, 메타플렉스, 휴머니티, GRVT, 한화투자증권, 쟁글 등 다양한 프로젝트와 기업이 부스를 운영했으며, 방문객들이 각 부스를 직접 방문해 설명을 듣고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단순한 홍보 공간이 아니라, 각 프로젝트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이는 가상자산에 익숙하지 않은 리테일 투자자도 부담 없이 생태계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스탬프 미션과 경품 이벤트를 통해 방문객들이 여러 부스를 순차적으로 경험하도록 동선을 구성함으로써, 다양한 프로젝트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입구에 배치한 ‘교육존’ 역시 이러한 흐름을 고려해 설계된 핵심 공간이었다. 거래소 가입 및 입출금 방법, 트레이딩뷰와 지표 활용법, 개인 지갑 사용법 등 기초적인 온보딩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가상자산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도 실제 사용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단순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지갑을 생성하고 자산을 이동해보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3-2. 글로벌 인프라 변화에 대한 논의
리테일 행사 첫 날, 컨퍼런스 홀에서 진행된 세션에서는 가상자산 규제 흐름과 제도권 편입, 스테이블코인과 체인 간 상호운용성, 그리고 글로벌 금융 인프라 변화와 관련된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가상자산이 단순 투자 자산을 넘어 금융 시스템 전반과 연결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주요 논의로 다뤄졌다.

이날 오전에는 한화투자증권 최윤영 디지털자산리서치팀장이 ‘제도권에서 보는 가상자산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세션 시작 전부터 좌석이 대부분 채워질 정도로 높은 관심이 이어졌으며,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이 노트로 내용을 기록하거나 자료를 촬영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최 팀장은 글로벌 규제 흐름을 시장 억제가 아닌 확장의 기반으로 해석하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역시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를 통해 라이선스 체계, 스테이블코인 발행, 법인 투자 기반 등이 점차 정비되고 있으며,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시장 성장 기반 자체는 이미 충분히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전달됐다.

이어진 ‘a16z 투자사들의 APAC 시장 공략’ 세션에서는 a16z, LayerZero, Solana Foundation 등 글로벌 프로젝트들이 아시아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공유됐다.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체인 간 상호운용성이 현재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는 유스케이스로 강조됐으며, 이는 단순 거래를 넘어 국가 간 가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LayerZero 측은 이미 상당한 규모의 자산 이동이 온체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흐름이 향후 외환 시장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한 AI와 블록체인의 결합 역시 주요 화두로 등장하며, 단순 데이터 처리 기술을 넘어 신뢰 가능한 실행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어진 카이아 재단 서상민 의장의 발표는 스테이블코인을 정책적·구조적 관점에서 설명한 세션이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투자 자산이 아닌 ‘실제 사용되는 돈’으로 정의하며,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가 지급결제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결제와 거래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디지털 환경에서의 달러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각국 금융 시스템에도 구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카이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발행이 아닌 실제 사용 가능한 인프라로 구축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준비자산 관리, 상환 안정성, 발행 구조 등 기본적인 요건과 함께, 기업 간 결제나 해외 결제와 같은 실사용 사례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특히 카이아는 이러한 구조를 구체화하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 및 운영 방안을 담은 아키텍처 제안서까지 작성하며, 단순 논의를 넘어 실제 구현을 전제로 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 한국 금융 인프라의 한 축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논의는 가상자산 시장이 단순 투자 대상이 아니라 제도, 인프라, 글로벌 자본 흐름과 긴밀하게 연결된 구조 속에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3. 투자 관점 중심으로 이동한 리테일 세션
리테일 행사 둘째 날로 넘어가면서 행사 중심은 보다 명확하게 리테일 투자자의 관점으로 이동했다. 이날은 다양한 유튜버, 트레이더,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해 시장 사이클, 자산 배분, 투자 타이밍 등 실전 투자 관점을 중심으로 한 세션이 이어졌다.

‘지금은 이른가 늦었는가? 데이터와 유동성으로 해석하는 비트코인 사이클’, ‘KOL들이 말하는 시장 트렌드’ 등의 세션은 현재 시장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향후 어떤 흐름을 예상해야 하는지에 대해 직접적인 해석을 제공했다. 이는 기술이나 인프라 중심 논의와 달리, 투자자의 실제 의사결정에 가까운 콘텐츠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또한 XRP, 서클 등 특정 프로젝트와 기업을 사례로 시장을 분석하는 세션도 포함되며, 리테일 투자자가 보다 구체적인 투자 관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전반적으로 리테일 세션은 기술적 설명보다 시장 내러티브, 유동성 흐름, 투자 전략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점차 전통 금융 투자 시장과 유사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3일차 행사는 교육, 체험, 투자 콘텐츠를 통해 리테일 참여를 구조적으로 유도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기관 중심의 구조 위에 사용자 레이어가 결합되며 확장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 구성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두드러진 점은 참여자 구성에서 확인됐다. 기존 가상자산 행사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업계 관계자나 이른바 ‘디젠’ 투자자보다, 40~50대 일반 개인 투자자가 다수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우연한 현상이라기보다, 애초에 해당 투자자층을 주요 타겟으로 기획된 행사 구조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들이 주로 참고하는 경제·투자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이 다수 초청되었으며, 콘텐츠 역시 시장 해석과 투자 관점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러한 구성은 가상자산 시장이 특정 커뮤니티 중심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대중 투자자층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존 금융 투자 경험을 보유한 리테일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단순 투기적 참여를 넘어 보다 성숙한 투자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매스 어돕션이 초기 단계를 넘어 실제 사용자 기반 확산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4. 마치며
CIS 2026은 가상자산 시장의 현재 상태를 보여준 행사였다. 기관 대상 포럼과 리테일 대상 행사를 분리해 구성했으며, 기관은 인프라와 제도, 자산 구조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고, 리테일은 체험형 콘텐츠와 투자 관점 중심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기관 세션에서는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는 흐름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금융기관들은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금융 인프라를 중심으로 사업화 전략을 검토하고 있었으나, 한국 시장은 법인 계좌, 커스터디, 토큰증권 제도 등 핵심 영역에서 규제 공백이 존재해 실행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글로벌 흐름 역시 함께 확인됐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은 결제와 자산운용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역할에 따라 분화되는 모습이었다. 이더리움은 신뢰와 정산 중심의 인프라로, 솔라나는 거래와 실행 중심의 네트워크로 기능하며, 시장은 단일 체인이 아닌 다층 구조로 전개되고 있었다.
리테일 행사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실제 사용자 관점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나타났다. 체험형 부스와 교육존을 중심으로 한 온보딩 구조와 투자 콘텐츠는 가상자산이 실사용 가능한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존 금융 투자 경험을 가진 리테일 투자자들이 다수 참여하면서 시장 참여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CIS 2026은 기관의 준비와 리테일 참여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과정을 보여준 행사였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제한된 참여자와 유동성, 기술 중심 논의에 머물러 있던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 금융 인프라와 사용자 기반이 결합되며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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