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RWA Series] 솔라나 RWA : 주요 플레이어 살펴보기

목차
1. RWA시장과 솔라나
1-1. 토큰화의 확산
1-2. 인터넷 자본시장을 향하는 솔라나
2. 발행 플레이어
2-1. 국채·MMF
2-2. 주식
2-3. 사모·구조화 신용
2-4. 대체자산(금, 수집품)
3. 오라클·데이터 플레이어
4. 활용 플레이어
4-1. 담보 대출 시장
4-2. 거래 및 유동성
5. 마무리
1. RWA 시장 현황과 솔라나
1-1. 토큰화의 확산
실물자산 토큰화(RWA)는 빠르게 제도권 금융의 일부가 되고 있다. 블랙록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BUIDL, 아폴로의 사모신용 펀드, 야누스 헨더슨의 투자등급 신용 펀드가 이미 블록체인 위에서 운용되고,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온체인 RWA 시장은 310억 달러를 넘어선다. 제도 정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SEC는 2025년 7월 디지털 자산 규제를 현대화하는 'Project Crypto'를 출범시켰다. 이어 2026년 3월 SEC와 CFTC는 공동 해석 지침으로 토큰을 분류해 토큰화 증권만 SEC 관할로 남겼고,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도 토큰화 주식 거래를 승인했다. 발행사, 자산, 규제가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 모든 흐름은 결국 블록체인이라는 발행·결제 레일 위를 지나가게 된다.
다만 블록체인은 하나가 아니다. 토큰화 자산은 여러 퍼블릭 블록체인에 나뉘어 발행돼 있고, 투자자 지갑에 분산된 RWA 가치로 보면 이더리움이 약 166억 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그 뒤를 BNB 체인(약 36억 달러)과 솔라나(약 25억 달러)가 잇는다. 온체인에 발행된 규모만 놓고 보면 솔라나는 3위이고, 1위 이더리움과는 여섯 배 넘게 차이가 난다.
그러나 한 체인이 RWA에서 갖는 의미가 발행 규모만으로 정해지지는 않는다. 토큰화 자산, 특히 국채와 펀드는 발행된 뒤 발행사나 수탁사가 관리하는 지갑에 그대로 머무는 경우가 많다. 장부상으로는 온체인에 존재하지만, 거래되지도 다른 금융 활동에 쓰이지도 않은 채 잠겨 있는 가치다. 한 체인을 RWA의 무대로 평가하려면, 발행 규모만큼이나 발행된 자산이 그 위에서 실제로 보유되고 거래되고 담보로 쓰이는지를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기준에서 솔라나의 자리는 달라진다. 솔라나는 높은 처리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앞세운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자산을 쌓아두기보다 활발히 거래하는 쪽에 강점이 있다. 실제로 솔라나는 온체인에서 자산이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체인 가운데 하나다. 디파이에 예치된 총자산(TVL)은 약 80억 달러로 이더리움(약 556억 달러)의 7분의 1 수준이지만, DEX(탈중앙화 거래소) 거래량에서는 이더리움과 선두를 다툰다. 2026년 1분기에는 온체인 현물 거래량의 41%를 차지해, 이더리움과 그 위의 레이어2 네트워크를 합한 것보다 많았다. 이런 활동성의 바탕에는 0.4초 수준의 빠른 블록 생성과 1센트 미만의 수수료가 있다. 이더리움에서는 수수료나 블록 타임에 비효율적이었던 소액·고빈도 거래가 솔라나에서는 경제성을 갖는 것이다. 이더리움이 자본이 예치되는 장부라면, 솔라나는 그 자본이 거래되는 곳이다.
이러한 블록체인 간 사용 격차가 RWA로도 옮겨 가고 있다. 솔라나에서 RWA를 보유한 지갑 수는 2026년 3월 처음으로 이더리움을 앞섰고, 6월 현재 27만 개를 넘어 이더리움(약 19만 개)과의 차이를 벌리고 있다. 평균 보유 규모는 작지만 그만큼 참여자 저변이 넓다는 뜻이다. 가장 분명한 신호는 거래에 있다. 온체인에서 거래된 토큰화 주식의 누적 현물 거래량 가운데 97%가 솔라나에서 발생했다. 발행 가치는 이더리움보다 작지만, 실제로 거래되는 무대는 솔라나라는 뜻이다. 최근 30일간 30억 달러가 넘는 RWA가 솔라나 위에서 이전됐다는 사실도, 이 자산들이 장부에 쌓여만 있지 않고 손바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2. 인터넷 자본시장을 향하는 솔라나
솔라나에서 토큰화 자산이 이렇게 활발히 쓰이는 데에는 비용과 속도에 더해 또 하나의 바탕이 있다. 리테일 거래로 두텁게 쌓인 디파이 유동성이다. 발행된 자산은 별도의 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이미 두꺼운 대출·거래 시장과 곧바로 맞물린다. 토큰이 발행되는 순간 담보로 잡히고 거래되고 수익 전략에 들어갈 자리가 마련돼 있다는 것이, 솔라나에서 RWA가 장부에 머물지 않고 움직이는 이유다.
이 방향은 솔라나 재단이 2025년부터 제시해 온 구상과도 맞물린다. 재단 대표 릴리 류(Lily Liu)는 솔라나를 '인터넷 자본시장(Internet Capital Markets)', 곧 모든 자산을 온체인에서 발행·거래하고 인터넷에 연결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자본시장으로 규정해 왔다. 자산을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위에서 거래되고 활용되게 한다는 이 구상은, 2026년 들어 RWA와 함께 기관과 금융을 중심으로 한층 뚜렷해졌다.
자산이 발행에 그치지 않고 그 위에서 활용된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솔라나에서 RWA를 다룬다는 것이 여러 기능 단계의 플레이어를 골라 엮는 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자산으로 토큰으로 발행하는 발행사, 그 자산의 가격을 온체인에 공급하는 오라클, 그리고 발행된 자산을 거래하고 담보와 대출에 활용할 수 있는 디파이까지, 자산 하나가 토큰화되어 온체인에서 충분히 활용되려면 이 단계들이 모두 채워져야 한다.

위 지도는 솔라나에서 RWA가 발행부터 거래, 담보로 쓰이는 과정에 관여하는 플레이어들을, 그중에서도 솔라나에서 의미 있는 규모나 영향력을 갖춘 곳을 골라 기능별로 배치한 것이다. 솔라나에서 RWA를 발행하려는 기관이라면, 단계마다 자신의 자산에 맞는 플레이어를 골라 이 전체를 하나의 구조로 설계할 수 있다.
다만 이 지도가 RWA의 모든 단계를 담은 것은 아니다. 실물자산을 토큰화해 발행하려면 발행, 오라클, 디파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커스터디, 컴플라이언스(KYC/AML), 발행 내역을 검증하는 감사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 단계의 플레이어들은 여러 체인에 걸쳐 있어 솔라나에 한정되지 않으므로, 별도의 리서치에서 다뤄볼 예정이다. 이번 리서치는 솔라나에 자리 잡은 발행, 오라클, 활용 세 단계에 집중하며, 자산이 거쳐 가는 순서대로 각 단계의 플레이어를 살펴본다.
2. 발행 플레이어
발행은 기초자산이 토큰이 되는 단계다. 어떤 자산을, 누가, 어떤 구조로 토큰으로 만들어 사용자에게 닿게 하느냐가 솔라나 RWA의 출발점이다. 다루는 자산은 크게 둘로 나뉜다. 국채·주식 같은 전통 자산군과, 사모신용·원자재·수집품 같은 대체 자산군이다. 자산군마다 토큰화가 진행된 정도는 크게 다르다. 대형 기관이 진입한 자산이 있는 반면, 이제 막 첫 발행이 시작된 자산도 있다. 그중 규모가 크고 토큰화가 가장 앞선 국채·MMF부터 알아본다.
2-1. 국채·MMF
토큰화가 가장 먼저, 가장 깊이 진행된 자산군이다. 단기 미 국채에서 나오는 이자를 토큰에 담는다는 목적은 같지만, 누가 어떤 구조로 발행하느냐는 다르다. 솔라나에서 이 두 갈래를 대표하는 Securitize는 기관 운용사의 펀드를 그대로 토큰으로 발행해 수백만 달러 단위의 기관에 닿게 하고, Ondo Finance는 그렇게 발행된 토큰화 펀드들을 다시 담아 더 작은 단위로 쪼개 일반 투자자도 접근하게 한다. 발행 구조에 따라 그 토큰에 닿는 투자자가 달라진다.
1) Securitize
Securitize는 토큰화된 증권을 발행하고 그 보유 내역을 법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미국 SEC에 등록된 명부관리자(transfer agent), 곧 누가 그 증권을 얼마나 보유하는지를 기록하는 공식 주체다. 덕분에 Securitize가 발행한 토큰은 단순한 디지털 기록이 아니라 법적으로 인정되는 증권 소유 기록이 된다. 솔라나에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BUIDL(BlackRock USD Institutional Digital Liquidity Fund)을 발행하는데, BUIDL은 단기 미 국채와 환매조건부채권 등 현금성 자산에 투자해 원금을 지키면서 이자 수익을 내는 펀드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실제 펀드가 먼저 있고, 그 펀드의 지분 하나하나를 솔라나 위의 토큰으로 대응시킨다. 투자자가 Securitize에서 계정을 생성하고 신원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 심사를 통과한 뒤 펀드에 달러를 청약하면, 그 달러는 블랙록 펀드로 들어가 국채에 투자되고, 들어온 금액만큼의 BUIDL 토큰이 새로 발행(mint)되어 투자자의 승인된 지갑으로 들어온다. 펀드에 1달러가 들어올 때마다 1 BUIDL이 생기는 셈이라, 발행된 토큰의 총량은 펀드가 보유한 자산 가치와 항상 일치한다. 반대로 환매할 때는 투자자가 토큰을 Securitize의 환매 지갑으로 돌려보내고, 그만큼의 토큰이 소각(burn)되면서 펀드에서 달러가 인출되어 투자자에게 지급된다. 이 발행·소각과 보유자 명부 갱신을 명부관리자인 Securitize가 맡는다.
이 구조에서 운용·발행·수탁은 서로 다른 기관이 나눠 맡는다. 펀드 자산의 운용은 블랙록이, 토큰 발행과 주주명부 관리는 Securitize가, 기초자산인 국채의 보관은 BNY Mellon이 담당한다. 규제 대상 증권이 공개 블록체인 위에 있으면서도 허가받지 않은 지갑으로는 전송되지 않게 하는 장치다. 토큰은 솔라나의 토큰 표준 가운데 전송 제한·신원 확인 기능을 토큰 자체에 내장할 수 있는 Token-2022 규격으로 발행되어, Securitize의 심사를 거쳐 허가받은 지갑 사이에서만 전송이 가능하다.
BUIDL의 전체 발행 규모는 약 25억 달러이고, 이 가운데 솔라나에서 발행된 몫은 약 5.6억 달러로 Securitize가 솔라나에서 발행한 자산 중 가장 크다. 단순히 국채를 온체인에서 발행한 토큰이 아니라, 운용·발행·수탁이 서로 다른 기관에 분리돼 있고 그 발행을 SEC 등록 명부관리자인 Securitize가 법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이 다른 국채형 상품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Securitize가 솔라나에서 발행하는 것은 BUIDL만이 아니다. 같은 발행·명부 구조로 아폴로의 사모신용 펀드 ACRED, 그리고 투자등급 CLO 펀드 STAC도 솔라나에 발행돼 있다. Securitize가 솔라나에서 하는 일은 특정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산 종류와 무관하게 어떤 자산이든 토큰으로 발행하고 그 보유 내역을 관리하는 것이다.
2) Ondo Finance
Ondo Finance는 미 국채와 머니마켓펀드부터 주식·ETF까지, 전통 금융의 여러 자산을 토큰으로 만들어 온체인에 공급하는 RWA 플랫폼이다. 솔라나에서 국채·MMF에 해당하는 상품은 OUSG와 USDY 두 가지다. 둘 다 단기 미 국채에서 나오는 이자를 토큰 보유자에게 돌려준다는 점은 같지만, 토큰이 만들어지는 법적 구조가 다르다. OUSG는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의 지분을 토큰화한 것이고, USDY는 국채와 은행 예금을 담보로 발행한 채권(note)을 토큰화한 것이다.
OUSG가 토큰이 되는 방식에는 솔라나 RWA의 한 단면이 드러난다. OUSG가 투자하는 대상이 전통적인 국채만이 아니라, 앞서 본 BUIDL을 비롯해 블랙록, 프랭클린 템플턴, 피델리티 등이 운용하는 이미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들, 그리고 즉시 현금화할 USDC와 은행 예금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OUSG는 국채를 직접 매수하기만 하는 펀드가 아니라, 이미 토큰화돼 있는 여러 국채 펀드를 한데 담아 운용하는 상위 펀드다.
이 구조 덕분에 OUSG는 전통 펀드라면 며칠씩 걸리는 환매를 즉시 처리한다. 투자자가 USDC로 청약하면 스마트 컨트랙트가 받은 금액만큼의 OUSG를 즉시 발행해 투자자의 지갑으로 전송하고, 환매할 때는 투자자가 OUSG를 돌려보내는 바로 그 거래 안에서 USDC가 동시에 지급된다. 전통 국채 펀드가 자산을 매도한 뒤 대금 정산까지 통상 며칠(T+2)을 기다려야 하는 것과 달리, OUSG는 기초자산이 이미 토큰화돼 즉시 상환 가능한 펀드와 현금성 자산으로 채워져 있어 24시간 즉시 발행·환매가 가능하다. 다만 누구나, 아무 지갑에서나 되는 것은 아니어서, 투자자는 신원확인(KYC)과 적격투자자 심사를 통과한 뒤에야 참여할 수 있고 검증된 지갑들 사이에서만 토큰을 전송할 수 있다.
이자를 토큰에 반영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토큰 수량은 그대로 두고 이자가 쌓이는 만큼 토큰 가격이 오르게 하는 방식(OUSG)이고, 다른 하나는 가격을 1달러에 고정한 채 이자만큼 토큰 개수를 늘려 주는 방식(rOUSG)이다. 회계·세무 처리나 디파이에서의 활용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발행자가 두 형태를 함께 제공하고, 보유자는 둘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USDY 역시 같은 두 방식(USDY, rUSDY)을 두되, 미국 내 적격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OUSG와 달리 미국 외 개인·기관이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이 다르다.
Ondo의 OUSG와 USDY를 합한 전체 발행액은 약 13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솔라나에서는 약 2.5억 달러가 발행되어 있다. Ondo의 특징은 둘이다. 하나는 국채 수익 상품(OUSG·USDY)과 토큰화 주식(Ondo Global Markets, 주식 절에서 다룸)을 한 플랫폼에서 함께 공급하는 멀티자산 발행자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발행 모델이다. Securitize가 BUIDL이라는 기관용 펀드를 직접 발행한다면, Ondo는 그렇게 발행된 토큰화 펀드들을 담아 더 작은 단위로 즉시 사고팔 수 있는 형태로 재포장해 내놓는다. 수백만 달러 단위의 기관 전용인 BUIDL과 달리 이를 편입한 OUSG는 훨씬 낮은 문턱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같은 국채형이라도 두 발행자가 맡는 역할이 다름을 보여준다.

2-2. 주식
주식은 솔라나가 가장 앞서 있는 자산군이다. 온체인 토큰화 주식의 누적 현물 거래량 가운데 97%가 솔라나에서 일어났다. 토큰을 발행할 곳을 고를 때 그 자산이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무대만큼 중요한 기준도 없다. 다만, 주식은 RWA 가운데 토큰화 구조가 가장 복잡한 자산군이다. 미국 SEC는 토큰화 증권을 발행사 주도형 토큰화 증권(Issuer-Sponsored), 연계 증권(Linked Security), 증권 기반 스왑(Security-Based Swap), 토큰화된 증권 권리(Tokenized Security Entitlement) 네 가지로 구분한다. 이 글에서는 이 규제상 분류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발행 주체를 기준으로 직접 발행형과 간접 발행형 둘로 나누어 본다.
직접 발행형은 기업이 명부관리자를 통해 자기 주식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구조다. 토큰의 이전이 곧 공식 주주명부의 갱신이 되므로, 보유자의 토큰은 가격 추종 상품이 아니라 실제 주식 그 자체다. 보유자는 명부에 오른 법적 주주로서 의결권을 포함한 권리를 갖는다. SEC 분류의 발행사 주도형이 여기 해당한다. 반면 간접 발행형은 제3자가 실제 주식이나 ETF를 매입·수탁하거나 참조해 토큰을 발행하는 구조다. 보유자는 그 주식의 주주명부에 오르지 않으며, 토큰이 주는 것은 주식 자체가 아니라 그 주식의 가격 익스포저이거나 수탁된 주식에 대한 권리다. 발행 주체가 기업 자신이냐 제3자냐, 그래서 보유자가 법적 주주가 되느냐 아니냐가 둘을 가른다. 솔라나에는 두 유형이 모두 나와 있다.
토큰이 곧 실제 주식인 직접 발행형은 주식 토큰화의 원형이다. 보유자가 명부에 오른 법적 주주가 되는 가장 완전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발행사가 SEC 등록 명부관리자를 통해 주주명부를 온체인과 연결하고 기업마다 개별로 발행 구조를 갖춰야 해서, 당장 넓게 사용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현재 솔라나에 발행된 토큰화 주식은 대부분 간접 발행형이다. 제3자가 실제 주식을 확보해 그 가격이나 권리만 토큰으로 옮기는 방식이라 발행 부담이 작고, 그만큼 종목을 빠르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1) Superstate — Opening Bell (직접 토큰화)
Superstate Opening Bell은 공개기업이 직접 자사 주식을 토큰화하도록 구축한 발행 플랫폼이다. Superstate가 주식을 매입해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토큰을 발행하는 주체는 Forward Industries나 Galaxy 같은 상장사 본인이고, Superstate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명부·규제 인프라를 제공한다.
결과물의 성격은 간접 발행형과 정반대다. 간접 발행형이 제3자가 확보한 주식에 대한 청구권이나 익스포저를 토큰에 담는다면, Opening Bell은 주식 그 자체를 발행한다. 보유자가 갖는 것이 수탁된 주식을 따라가는 권리가 아니라 회사의 실제 등록 주식이라는 뜻이다. 파생상품도 래퍼도 아니라, 권리까지 그대로 딸린 보통주 그 자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명부관리자라는 위치다. 공개기업이 SEC 등록 명부관리자인 Superstate에 주식의 기록과 토큰화를 맡기면, Superstate가 주주명부를 온체인과 잇는다. 이미 상장된 기업이라면 기존 명부관리자와 나란히 연결하고, 주주는 보유 주식을 증권계좌에서 Superstate로 옮긴 뒤 원하는 지갑으로 토큰화한다. 토큰이 온체인에서 이전될 때마다 그 변동이 공식 주주명부에 실시간으로 기록되므로, 토큰을 보유한 사람이 명부에 등재된 법적 주주가 된다. 보유자가 명부에 오르지 않는 간접 발행형과 달리, 의결권을 포함한 실제 주주의 권리를 갖는다. 나아가 공개기업이 기존 주식을 옮겨오는 데 그치지 않고 새 주식을 온체인에서 곧장 발행해 자본을 조달하는 길도 같은 플랫폼 위에 열려 있다.
대신 내주는 것이 유통의 자유다. 전송이 자유로운 개방형 토큰과 달리, Opening Bell의 토큰은 실제 등록 증권인 만큼 명부관리자가 보유자를 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전송은 KYC를 거쳐 허가 목록에 오른 지갑 사이에서만 이뤄지고, 규제 준수 조건이 모든 거래에 토큰 단위로 적용된다. 자유로운 유통과 법적 주주 지위를 한 토큰에 동시에 담을 수는 없고, Opening Bell은 유통의 자유를 내주는 대신 법적 주주 지위를 택한 구조다.
규모는 작지만 무게는 다른 데 있다. 플랫폼에 발행된 것이 이름뿐인 사례가 아니라 실제 상장사의 주식이고, 그 무대가 솔라나이기 때문이다. Opening Bell은 발행 가치의 대부분이 솔라나에 있으며, 그 규모는 약 2,300만 달러다. Galaxy(GLXY)와 SharpLink(SBET)가 이 플랫폼으로 자사 주식을 토큰화했고, 솔라나 최대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기업 Forward Industries(FWDI)도 SEC 등록 주식을 같은 플랫폼으로 발행했다. 특히 FWDI 토큰화 주식은 미국 외 보유자가 주주 지위와 주가 익스포저를 유지한 채 온체인 대출 프로토콜 Kamino에 담보로 맡기고 스테이블코인을 빌릴 수 있어, 규제받는 공개기업의 주식이 실제 디파이에서 담보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2) Backed Finance — xStocks (간접 토큰화)
Backed Finance는 미국 주식·ETF를 토큰화한 xStocks를 발행하는 스위스 기반 발행사다. 앞의 Superstate가 기업이 자기 주식을 직접 발행하는 구조였다면, xStocks는 제3자가 주식을 확보해 발행하는 간접 발행형의 대표적인 방식이다. 토큰을 보유한 사람이 갖는 것은 해당 주식의 가격 움직임에 대한 익스포저이지 주식 자체가 아니다. 정확히는 실제 주식을 담보로 둔, 발행사에 대한 청구권이다. Backed도 xStocks를 법적으로 '트래커 증서(tracker certificate)'로 분류한다. 토큰이 무엇을 보장하느냐가 트래커 방식의 핵심이고, 그렇다면 그 담보가 어디에 어떻게 있느냐가 다음 질문이 된다.
담보 주식은 발행과 분리된 자리에 보관된다. 사용자가 자금을 넣으면 Backed가 브로커를 통해 실제 주식이나 ETF를 사들이고, 그 주식은 규제받는 수탁기관의 분리 계좌에 들어간다. 이 보관에는 발행사와 수탁기관 외에 독립된 담보대리인(Security Agent)이 묶여 있어, 발행사가 파산하더라도 담보 주식이 보유자 몫으로 보전된다. 주식이 확보된 뒤에야 그 수량에 1:1로 맞춰 토큰이 발행되므로, 시중에 발행된 토큰의 총량은 언제나 수탁된 주식 수와 같다. 청구권이 실제 주식에 묶여 있다는 뜻이다.
보유자가 받는 것과 받지 못하는 것도 분명하다. 가격과 배당은 따라가되 의결권이나 주주로서의 지위는 없다. 배당이 나오면 발행사가 보유자에게 USDC로 지급하고, 주식 분할이 생기면 그만큼 토큰 수량을 조정한다. 토큰 가격이 실제 주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은, 인가받은 참여자가 언제든 기초자산 가격에 맞춰 토큰을 새로 발행하거나 상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큰이 주가보다 비싸지면 새로 발행해 팔고, 싸지면 사들여 상환하는 차익거래가 일어나 토큰 가격이 실제 주가에 다시 수렴한다. 다만 미국 장이 닫힌 시간에는 기준 가격이 없어 간격이 잠시 벌어지기도 한다.
발행과 상환은 아무에게나 열려 있지 않다. KYC·AML을 마치고 화이트리스트에 오른 지갑만 토큰을 새로 발행하거나 상환할 수 있고, 상환에는 최소 금액 조건이 붙어 실제로는 대체로 기관이 이용한다. 그러나 일단 발행돼 나온 토큰은 그 입구를 벗어나는 순간 자유로워진다. 허가받지 않은 지갑을 포함해 어디로든 옮길 수 있고, 누구나 거래할 수 있다. 전송 자체를 허가받은 지갑으로 제한하는 토큰과 달리, xStocks는 발행 입구에만 규제를 두고 그 뒤의 유통은 열어둔 셈이다. 이 개방성이 xStocks의 쓰임새를 가른다. 규제 대상 주식을 담은 토큰이면서도 일반 토큰처럼 DEX에서 거래되고, 대출 담보로 잡히고, 유동성 풀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개방성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솔라나에 발행된 xStocks는 약 2.9억 달러로(멀티체인 합산 약 4.2억) 솔라나에서 가장 큰 토큰화 주식이지만, 눈여겨볼 것은 발행액이 아니라 그것이 얼마나 움직였느냐다. 온체인 DEX 누적 거래량은 16억 달러를 넘었고, 5월 둘째 주에는 주간 거래량이 1억 달러를 웃돌며 직전 주보다 60% 가까이 늘었다. 담보로서의 쓰임도 커져서, 솔라나 최대 대출 시장 Kamino에 잡힌 xStocks는 2025년 12월 약 440만 달러에서 2026년 4월 약 2,800만 달러로 넉 달 만에 여섯 배가 됐다. 발행 규모에 견주면 아직 일부지만, 토큰화된 주식이 솔라나 위에서 실제로 거래되고 담보로 쓰이고 있다.
3) Ondo Finance — Global Markets (간접 토큰화)
Ondo Global Markets(GM)는 국채 절에서 본 Ondo가 운영하는 토큰화 주식 플랫폼으로, 발행 구조는 앞의 xStocks와 같다. 미국 등록 브로커-딜러에 실제 주식·ETF를 보관하고 그 수량에 1:1로 맞춰 토큰을 발행하며, 토큰은 소유권이 아니라 배당을 포함한 가격 익스포저를 준다. 발행된 토큰이 솔라나 DEX에서 24시간 거래되는 것도 xStocks와 다르지 않다. 둘을 가르는 것은 하나, 토큰의 유동성을 어디서 끌어오느냐다.
GM은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전통 주식시장에서 실제 주식을 사고팔아 토큰을 실시간으로 발행하고 상환한다. xStocks가 미리 발행한 토큰을 온체인 유동성 풀에 공급해 그 안에서 거래되게 한다면, GM은 사용자가 사고팔 때 그 자리에서 뉴욕증권거래소·나스닥의 실제 주식 거래로 연결한다.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으로 토큰을 매수하면 GM이 즉시 대응 주식을 매입해 토큰을 발행하고, 토큰을 상환하면 그 주식을 매도해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한다. 이 매매가 해당 주식거래소에서 이뤄지므로 토큰 가격은 온체인 수급이 아니라 기초 주식시장 가격을 따르고, 그 시장의 깊은 유동성을 그대로 쓴다. 온체인 풀이 얕아 큰 주문을 소화하기 어려운 다른 토큰화 주식과 달리, GM이 거래소에 준하는 체결을 내세우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다만 이 구조는 거래소가 열려 있는 동안 가장 잘 작동하며, 미국 장이 닫힌 주말과 휴일에는 토큰 가격이 실제 주가와 벌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보유 권리에서도 한 가지가 다르다. 가격·배당 익스포저가 중심인 것은 같지만, GM은 미국의 의결권 대행 기업 Broadridge와 연계해 토큰 보유자가 주주총회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초 증권의 공시 자료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트래커가 통상 생략하는 주주 권리의 일부를 들인 것이다.
규모로 보면 GM은 토큰화 주식 가운데 가장 크다. 모든 멀티체인을 합한 발행 규모가 약 10억 달러로 발행자 점유율 70%를 넘고, 누적 거래량은 180억 달러를 넘었다. 솔라나에서 GM은 가짓수로 두드러진다. 200종이 넘는 주식·ETF를 발행한, 가짓수 기준 솔라나 최대 발행자이고, 솔라나 단독 발행 가치는 약 2,200만 달러다. 앞의 xStocks가 솔라나에 발행 가치가 모인 경우라면 GM은 그 반대로, 발행 가치는 이더리움·BNB에 더 많지만 솔라나에서는 가장 폭넓은 목록을 갖췄다. 전통시장의 유동성을 활용하는 구조라 종목마다 두꺼운 온체인 풀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고, 그만큼 많은 종목을 솔라나에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PreStocks (간접 토큰화)
PreStocks는 아직 상장하지 않은 기업의 지분에 대한 익스포저를 토큰화하는 솔라나 기반 플레이어다. OpenAI, Anthropic, xAI, Neuralink처럼 공개시장에서 살 수 없는 비상장 기업을 토큰으로 거래할 수 있게 한다. 공개시장에서 누구나 사고파는 주식을 온체인으로 옮긴 앞의 셋과 달리, PreStocks는 원래 기관과 적격투자자에게만 열려 있던 비상장 지분을 소액으로 24시간 거래되는 토큰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자산 자체가 다르다.
구조는 SPV(특수목적회사)를 매개로 한다. PreStocks가 비상장 기업에 직간접으로 투자한 보유 법인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고, 그 가치에 1:1로 맞춰 토큰을 발행한다. 토큰은 그 법인이 가진 지분에 대한 경제적 익스포저일 뿐, 기업의 주주명부에 오르지 않고 의결권이나 배당도 없다. 거래 방식은 트래커와 닮아서, 발행된 토큰을 솔라나 DEX에서 사고파는 2차 거래에는 KYC가 필요 없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토큰을 새로 발행하거나 상환하려면 KYC를 거쳐야 한다. 여기서 앞의 셋과 갈리는 지점이 분명해진다. xStocks는 브로커로 실제 주식을 사들이고, GM도 실제 주식을 매입하며, Superstate는 기업 본인이 발행한다. 모두 대상 주식이나 기업이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는 구조다. 반면 PreStocks의 방식은 대상 기업의 관여 없이 지분을 확보해 토큰을 만든다. 비상장 기업에 닿는 길을 여는 것이 이 구조이지만, 동시에 토큰이 실제 지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가 대상 기업의 정책에 달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솔라나에서 일어나는 거래 자체는 실재하고 규모도 작지 않다. 온체인 집계 기준 PreStocks 토큰의 보유 지갑은 2만 5천 개를 넘고, 누적 거래량은 13억 달러를 웃돌며, 누적 거래 건수는 400만 건을 넘는다. 보유자 수는 2026년 초 8천 명대에서 반년이 안 돼 세 배 넘게 늘었고, 거래는 Meteora를 비롯한 솔라나 DEX에서 이뤄진다. 온체인에 기록된 공급량이 그만큼의 실제 지분을 증명하지는 않지만, 원래 기관에만 열려 있던 비상장 익스포저가 솔라나 위에서 소액으로, 24시간, 누구나 사고파는 리테일 2차 시장으로 실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PreStocks가 솔라나에서 갖는 의미도 결국 여기에 있다. 발행 그 자체보다, 그 토큰이 솔라나에서 활발히 거래된다는 사실이다.
5) Republic (간접 토큰화)
PreStocks가 대상 기업의 관여 없이 지분 익스포저를 토큰화한다면, Republic은 정반대에 있다. 같은 비상장 지분을 다루되, 실제 발행 주식을 규제된 증권 인프라 위에서 토큰화한다. 중심에 있는 것은 Web3 투자사 Animoca Brands의 지분이다. 600개가 넘는 Web3 프로젝트에 투자한 Animoca는 공개시장에 상장되지 않아 그동안 장외에서만 지분이 거래됐는데, Republic이 이 지분을 솔라나에서 토큰화해 거래 가능하게 했다.
구조를 보면 Republic이 PreStocks와 갈리는 지점이 분명해진다. 기존 Animoca 주주가 보유 주식을 Republic을 통해 토큰화하면 그 토큰이 솔라나에 발행되어 거래되는데, 여기서 기초가 되는 실제 보통주는 OCC 인가 수탁은행인 BitGo Bank & Trust가 보관하고, 토큰의 2차 거래는 SEC에 등록된 대체거래시스템(ATS)인 INX Securities를 통해 이뤄진다. 블록체인 발행 단계로만 두는 것이 아니라 규제된 증권시장 인프라를 그대로 쓴다는 뜻이다. PreStocks의 토큰이 SPV가 보유한 지분에 대한 경제적 익스포저였다면, Republic의 토큰은 수탁기관에 보관된 실제 보통주에 대한 권리다. 실제 주식이 1:1로 수탁된다는 점에서 PreStocks의 경제적 익스포저와는 다르지만, 토큰 보유자가 Animoca 주주명부에 법적 주주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 명부에 오르지 않고 수탁된 주식에 대한 권리를 거래한다는 점에서, Republic 역시 간접 발행형에 속한다. 거래에는 관할권 자격과 KYC·AML 조건이 붙어, PreStocks의 개방형 2차 거래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규모로 보면 Republic을 통해 발행된 토큰화 주식은 솔라나에 약 1.6억 달러에 달하며, 발행 가치의 대부분이 솔라나에 있다. 출시 후 한 달 새 20% 넘게 늘며 빠르게 자리 잡았고, Animoca 지분만으로도 약 4,900만 달러에 이른다. PreStocks가 누구나 참여하는 개방형 2차 시장으로 비상장 익스포저를 푼 경우라면, Republic은 실제 발행 주식을 규제된 증권 인프라 위에서 토큰화했다. 비상장주식이라는 같은 자산을 두고 한쪽은 접근성을, 다른 쪽은 규제 정합성을 택한 셈이다.

2-3. 사모·구조화 신용
전통자산이 국채와 주식이었다면, 대체자산은 공개시장 밖의 자산을 구조화해 토큰에 담는다. 이 절이 다루는 신용·보험은 기초자산부터 폭이 넓다. 여러 기업에 나간 대출을 묶은 기업 신용, 운용사가 직접 발굴한 사모 대출, 재보험이 떠안은 재해 위험, 가계의 주택담보대출까지 전통 금융이 기관의 영역에 두었던 자산들이고, 무엇을 기초로 삼느냐에 따라 토큰이 안는 위험과 수익의 성격이 저마다 다르다.
발행 구조도 한 갈래가 아니다. 운용사의 펀드를 받아 대신 토큰으로 발행하는 인프라(Centrifuge, Securitize)가 있고, 직접 상품을 설계해 자기 이름으로 내놓는 경우(Securitize - STAC)도 있으며, 재보험·주택담보대출처럼 발행사가 자산을 직접 운용해 수익 자체를 만들어내는 경우(OnRe, Hastra)도 있다. 나아가 자산 종류를 가리지 않고 구조화해 발행을 대행하는 B2B 인프라(Ctrl Alt)까지, 같은 신용 자산을 두고도 누가 어떻게 발행하느냐가 갈린다. 솔라나에는 이 발행사들이 기초자산과 발행 구조를 달리하며 두루 들어와 있다.
1) Centrifuge
Centrifuge는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온체인 상품으로 발행하고 관리하는 RWA 토큰화 인프라다. 2017년부터 실물자산을 온체인으로 가져오는 일을 해온 가장 오래된 프로토콜 가운데 하나로, 국채부터 신용·구조화 상품까지 다뤄왔고 온체인에 발행된 자산이 약 16억 달러에 이른다.
운용사가 펀드 전략을 가져오면, Centrifuge는 그 펀드를 법적으로 구조화된 투자기구로 구성하고 토큰을 발행해 보유 내역과 상환을 관리한다. 운용은 자산운용사가, 발행과 명부 관리는 Centrifuge가 맡는 식으로 역할이 나뉘어, 운용사는 토큰화에 필요한 법적·기술적 작업을 직접 갖추지 않고도 자기 전략을 온체인에 올릴 수 있다. 발행된 토큰은 deRWA라는 방식을 통해 솔라나를 비롯한 여러 체인의 디파이에서 곧바로 거래되거나 담보로 쓰일 수 있다. 솔라나에서 Centrifuge가 발행하는 대표 상품이 JAAA다.
JAAA는 세계 최대 AAA CLO 운용사인 Janus Henderson의 CLO 전략을 토큰화한 상품이다. 기존 금융시장에서 이 전략으로 운용하는 자산은 약 210억 달러에 이르며, 동일한 전략이 온체인으로 이전됐다. CLO는 여러 기업에 실행된 대출 수백 건을 묶어 만든 구조화 상품이고, JAAA가 담는 것은 그중 위험이 가장 낮은 AAA 트랜치다. 기업 신용에 투자하되 가장 보수적인 구간이다.
AAA가 가장 안전한 이유는 CLO가 손익을 배분하는 순서에 있다. 기초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원금은 상위 트랜치부터 순서대로 배분되고, 채무불이행으로 발생하는 손실은 최하위 트랜치부터 차감된다. AAA는 최상위에 위치해 이자를 가장 먼저 수취하며, 하위 트랜치가 손실을 모두 흡수해 소진된 뒤에야 손실이 미친다. 동일한 기업 대출을 기초로 삼더라도 AAA 트랜치의 변동성이 가장 낮고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이유다.
발행 방식에도 특징이 있다. 토큰화 펀드는 대개 기존에 오프체인에서 운용되던 펀드나 ETF를 토큰화해 온체인에서 발행한다. 앞서 살펴본 블랙록의 BUIDL이 그 예로, 기존 머니마켓펀드를 토큰화한 것이다. 반면 JAAA는 이와 달리, 같은 CLO 전략을 처음부터 온체인 펀드로 설계했다. 기존에 기관이 오프체인에서 운용하던 펀드를 단순히 토큰화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온체인에서 운용되는 펀드로 만들었다는 점이 다르다. 이는 JAAA만의 방식이 아니라 Centrifuge가 펀드를 발행하는 기본 구조로, 같은 방식으로 주식 지수 펀드나 국채 펀드도 온체인에서 발행한다.
펀드가 실제 AAA 트랜치를 보유하고 그 지분이 토큰으로 발행되므로, 토큰 가치는 펀드가 보유한 AAA CLO의 성과에 연동된다. 발생한 이자는 별도로 분배되지 않고 펀드 순자산에 적립되어 토큰 가격에 반영된다. 이자를 매월 분배하는 PRIME과 달리, JAAA는 토큰 가격 상승의 형태로 수익이 누적된다. 참여는 미국 외 전문투자자로 제한되며, Centrifuge에서 신원확인을 거친 지갑이 USDC로 청약해 토큰을 발행받고 환매는 매일 처리된다. 전체 펀드 규모는 약 6.9억 달러이고, 이 가운데 솔라나 발행분은 약 2억 달러다.
2) Securitize - STAC
STAC는 JAAA와 같은 AAA CLO를 담지만, 발행 구조가 다르다. JAAA가 Janus Henderson의 전략을 Centrifuge가 토큰화한 것이라면, STAC는 Securitize가 직접 만들고 발행하는 자체 상품이다. 정식 명칭부터 Securitize Tokenized AAA CLO Fund로, 운용 전략과 토큰 발행을 모두 Securitize가 맡는다. 앞서 국채 절에서 본 BUIDL이 블랙록의 펀드를 Securitize가 발행한 것이었다면, STAC는 그 발행 플랫폼이 자기 이름으로 내놓은 신용 상품이다.
담는 자산은 JAAA와 같다. 레버리지 없이 1차·2차 시장에서 사들인 미 달러 표시 AAA CLO 트랜치에 자산 대부분을 투자해, 기업 신용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구간에서 변동금리 수익을 추구한다. 두 상품이 같은 AAA CLO 시장을 향하면서도 발행 주체가 다르다는 것은, 같은 자산을 토큰화하는 길이 하나가 아님을 보여준다. 운용사가 자기 전략을 외부 인프라로 토큰화할 수도(JAAA), 발행 플랫폼이 직접 상품을 설계해 발행할 수도(STAC) 있다.
STAC의 구조에서 눈에 띄는 것은 BNY가 들어온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수탁은행 BNY가 기초자산을 보관하는 동시에 펀드의 운용 자문도 맡는다. 적격투자자는 Securitize의 규제 플랫폼에서 청약하고, 토큰은 KYC·AML·적격투자자 심사를 거친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된다.
STAC는 이더리움에서 먼저 출시된 뒤 6월 솔라나로 확장했다. 솔라나 확장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USDe를 발행하는 Ethena가 약 2.5억 달러를 STAC에 배분했고, 이 자금이 솔라나에서 발행되면서 솔라나 발행분은 약 2.5억 달러로 전체(약 3.5억 달러)의 70%를 넘는다. 솔라나에 발행된 토큰화 구조화 신용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3) Securitize - ACRED
ACRED는 STAC와 같은 Securitize 발행이지만, 운용은 글로벌 사모신용 운용사 아폴로(Apollo)가 맡는다. 정식 명칭은 Securitize Tokenized Apollo Diversified Credit Fund로, 아폴로의 다변화 신용 펀드를 토큰화한 상품이다. 운용 전략은 아폴로가, 토큰 발행과 명부 관리는 Securitize가 맡는 구조로, 블랙록의 BUIDL을 발행한 방식과 같다. STAC가 Securitize의 자체 상품이라면, ACRED는 외부 운용사의 펀드를 Securitize가 발행한 경우다.
ACRED가 담는 것은 아폴로가 운용하는 사모신용이다. 기업에 직접 실행하는 대출을 중심으로 공모·사모 채권을 아우르는 다변화 신용 전략에 투자하며, 투자자는 ACRED 토큰을 통해 이 펀드에 노출되고 펀드 성과에 따라 토큰 가치가 움직인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구조화 상품인 AAA CLO와 달리, 운용사가 직접 발굴하고 실행하는 대출이 기초라는 점에서 신용의 성격이 다르다.
ACRED의 전체 펀드 규모는 약 1.1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솔라나 발행분은 아직 작다. 다만 솔라나에서는 ACRED가 대출 시장 Kamino와 Loopscale에서 담보로 쓰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보유자는 ACRED를 담보로 맡겨 스테이블코인을 빌리고, 빌린 자금으로 다시 ACRED를 매수해 담보로 더하며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운용사가 발굴한 사모신용이 토큰을 거쳐 솔라나 위에서 한 번 더 활용되는 구조다.
4) Ctrl Alt
Ctrl Alt는 자산을 직접 운용하거나 신용을 만들어내는 곳이 아니라, 금융기관이 자기 대체자산을 토큰으로 발행하도록 지원하는 B2B 인프라다. 사모신용, 부동산, 사모펀드, 인프라, 원자재 등 공개시장 밖의 자산을 다루며, 구조화와 발행에 더해 투자자 심사, 컴플라이언스 점검, 발행 후 운영·보고까지 토큰화의 전 과정을 API와 대시보드로 제공한다. 영국 영란은행의 디지털증권 샌드박스에 참여할 만큼 규제 체계 안에서 운영되는 사업자이며, 솔라나에는 최근 첫 토큰화 구조화 상품을 발행하며 진입했다.
발행 과정은 다음과 같다. 자산을 보유한 금융기관이 그 자산을 온체인으로 이전하려 하면, Ctrl Alt가 자산을 전용 특수목적기구(SPV)에 담아 구조화하고 그에 대응하는 토큰을 솔라나에서 발행한다. 투자자 온보딩과 신원확인, 컴플라이언스, 발행 후 분배·보고는 Ctrl Alt의 시스템이 처리한다. 솔라나 첫 사례도 이 구조를 따랐다. 영국의 한 규제 금융사가 보유한 수익형 자산을 구조화 상품으로 묶어 적격투자자를 대상으로 토큰을 발행했고, 이를 통해 보유 자산을 바탕으로 온체인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이 구조화 상품으로 솔라나에 발행된 규모는 약 5억 달러다. 솔라나에서 토큰화 자산 한 건당 평균 발행액이 수백만 달러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같은 영역에서 가장 큰 규모다.
특징은 발행 대상이 아니라 발행 방식에 있다. 결과물은 디파이에서 거래되는 토큰이 아니라 적격투자자가 보유하는 기관용 상품이며, 발행 이후 온체인에서 별도로 거래되지 않는다. JAAA나 ACRED가 특정 신용 상품을 온체인으로 가져온 것과 달리, Ctrl Alt가 제공하는 것은 자산 종류를 가리지 않고 구조화해 발행하는 역량이다. 사모신용을 넘어 부동산·원자재 등 다른 대체자산도 같은 방식으로 토큰화할 수 있다.
5) OnRe
OnRe는 버뮤다 통화감독청의 디지털자산업법(DABA) 아래 운영되는 재보험사로, 재보험 인수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토큰화한 ONyc를 솔라나에 발행한다. 재보험은 보험회사가 인수한 위험의 일부를 다른 회사에 넘겨 분산하는 시장으로, 그 대가로 받는 보험료가 수익의 원천이다. 전 세계 재보험 시장은 7,500억 달러를 넘지만 그동안 대형 기관 투자자의 영역이었고, ONyc는 이 시장의 수익을 온체인으로 가져온다.
ONyc가 수익을 내는 구조는 일반적인 토큰화 자산과 반대다. 국채나 신용 상품이 이미 존재하는 자산을 토큰으로 옮겨 담는 것이라면, ONyc는 토큰으로 모은 자금을 재보험 인수의 담보로 투입해 수익을 만든다. 투자자가 USDC로 ONyc를 매수하면 그 자금은 OnRe가 인수하는 재보험 계약의 지급 능력을 뒷받침하는 담보가 되고, 그 대가로 받는 보험료가 수익이 된다. 자연재해가 적어 보험금 지급이 적으면 보험료가 수익으로 쌓이고, 대형 재해로 보험금이 지급되면 그만큼 펀드 순자산이 줄어 보유자의 손실로 이어진다. 수익이 시장 금리가 아니라 실제 재해 발생률에 연동되는 이유다. 담보로 들어온 자산은 스마트컨트랙트가 아니라 법적으로 분리된 계정에 보관되고, 인출은 다중 서명으로만 이뤄진다.
수익은 토큰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적립된다. 보험료는 별도로 분배되지 않고 펀드 순자산에 반영되어 토큰 가격에 누적된다. 최근 수익률은 11%대로, 국채나 신용 상품을 웃도는 이 수익률은 재해 위험을 인수하는 데 대한 보상이다. 신규 발행과 상환은 적격·기관 투자자로 제한되고, USDC로 즉시 청약할 수 있으나 환매는 분기마다 한 차례 열린다. 분기 초 30일의 통지 기간에 환매를 신청하면 분기 말에 처리되는 구조로, 재보험 계약이 분기 단위로 묶여 있어 자금을 즉시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이렇게 발행된 토큰은 누구나 2차 시장에서 매수해 수익에 노출될 수 있고, 디파이에서도 자유롭게 쓰인다.
ONyc의 솔라나 발행 규모는 약 1.8억 달러로, 발행 가치 전부가 솔라나에 있다. 발행에 그치지 않고 거래도 활발해, 월간 거래 규모가 발행액을 웃도는 2.8억 달러에 이르고 거래는 주로 DEX인 Raydium에서 이뤄진다. 가장 활발히 쓰이는 곳은 솔라나 최대 대출 시장 Kamino로, 보유자는 ONyc를 담보로 USDC를 빌리고 그 USDC로 다시 ONyc를 매수해 담보로 더하는 루핑(looping)으로 수익을 키운다. 이 담보 수요로 Kamino에 예치된 ONyc는 최근 직전 30일간 80% 증가해 약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6) Hastra — PRIME(소비자 신용)
Hastra는 Figure가 실행한 미국 주택담보대출을 기초로 한 수익형 토큰 PRIME을 솔라나에 발행한다. Figure는 나스닥 상장사이자 온체인 대출에서 가장 큰 사업자로, 매달 10억 달러가 넘는 대출을 새로 취급하며 누적 220억 달러를 넘겼다. PRIME이 담는 것은 그중 HELOC이다. 집을 구매할 때 이용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아니라, 이미 집을 가진 사람이 모기지를 상환해 생긴 자기 지분만큼을 한도로 추가로 빌리는 대출이다.
PRIME이 수익을 내는 방식은 Figure의 대출 사업을 따라가 보면 드러난다. Figure는 집주인에게 HELOC을 실행하지만, 그 대출을 끝까지 보유하지 않는다. 대출 수백 건을 묶어 연기금·자산운용사 같은 기관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다시 새 대출을 실행하기를 반복한다. 문제는 대출을 실행하는 시점과 기관에 매각하는 시점 사이에 평균 한 달 남짓(약 42일)의 공백이 있다는 점이다. Figure는 대출일에 집주인에게 대출금을 곧바로 지급하지만, 그 자금을 회수해 줄 기관 매각은 한 달 남짓 뒤다. 그 사이를 메울 자금이 필요하다.
PRIME 보유자의 자금이 바로 그 역할을 한다. 투자자가 Figure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Hastra에 예치하면 그 대가로 PRIME을 받고, 예치된 자금은 기관에 매각되기 직전의 정상 HELOC 묶음에 단기로 공급된다. 그동안 집주인이 상환하는 이자가 보유자의 수익이 된다. 대출이 기관에 매각되면 자금이 회수되고, 다시 다음 묶음으로 넘어가기를 반복한다. 완성된 대출이 매각되기 전 잠시 머무는 재고에 자금을 대는 셈이라, 이런 구조를 창고 대출(warehouse)이라 부른다.
규모는 최근 솔라나에서 약 2.3억 달러로, 2025년 12월 출시 이후 약 6개월 만에 빠르게 성장했다. 보유자가 얻는 수익은 코인 보상 같은 인위적 수익이 아니라 집주인이 실제로 상환하는 연 8% 안팎의 주택담보대출 이자, 곧 실물 신용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다. 이 이자는 따로 분배되지 않고 토큰의 순자산에 반영되어 가격에 누적되므로, 보유한 토큰 수는 그대로지만 PRIME 한 개의 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오른다. 수익률 자체는 매시간 열리는 더치 옥션(Dutch auction)에서 마켓플레이스 전체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온체인에서 PRIME은 발행에 그치지 않고 거래·활용된다. 2차거래는 DEX인 Raydium의 PRIME/USDC 풀에서 가능하며, 전송이나 보유에 별도 자격 제한이 없어 100달러 단위의 소액 사용자도 보유하고 거래할 수 있다. 대출 쪽에서는 Kamino를 통해 PRIME을 USDC로 직접 매수하거나 담보로 맡겨 다른 자산을 차입할 수 있다.

2-4. 대체자산(금, 수집품)
신용과 보험에 이어, 대체자산의 나머지 자리에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금이고, 다른 하나는 트레이딩 카드 같은 수집품이다. 오래된 가치 저장 수단인 금과 개인이 취미로 모으던 수집품은 멀어 보이지만, 실물을 보관소에 수탁하고 그에 대응하는 토큰을 1:1로 발행한다는 구조는 닮아 있다. 앞의 금융형 자산이 수익을 좇는 상품이었다면, 이쪽은 실물 자체를 토큰화해 그 소유권과 거래를 온체인으로 옮긴다. 다만 토큰이 된 뒤의 쓰임은 갈린다. 금은 보관에 그치지 않고 대여해 수익을 만드는 데까지 나아가고, 수집품은 발행과 거래가 한 플랫폼에서 맞물리는 소비자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트레이딩 카드는 실물을 수탁한 뒤 디지털 팩으로 개봉하는 뽑기 방식이 더해지며, 솔라나 소비자 RWA 가운데 거래가 가장 활발한 부문이 됐다. 누적 거래액이 10억 달러를 넘는 플랫폼이 나왔을 만큼 실제 거래도 두텁다. 실물 토큰화라는 같은 구조에서 출발해 금은 자산의 활용으로, 수집품은 거래 시장으로 뻗은 셈이다.
1) Oro (금)
금 토큰화 자체는 새롭지 않다. 이미 Tether의 XAUT나 Paxos의 PAXG 같은 대형 금 토큰이 수십억 달러 규모로 존재하고, 이들도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솔라나 등 여러 체인에서 거래된다. 다만 이들은 다른 체인에서 발행돼 솔라나에 옮겨진 토큰이고, 솔라나를 기반으로 설계된 금 프로젝트는 Oro다. Oro는 실물 금을 토큰화한 GOLD를 솔라나에 발행하며, GOLD는 실물 금에 1:1로 대응하는 토큰으로 1토큰이 금 1온스를 나타낸다. 금은 Brink's 같은 전문 수탁 금고에 보관되고 회계법인 RSM이 분기마다 실물을 검증하며, 플랫폼이 파산하더라도 금은 보유자 몫으로 분리돼 보호되는 법적 구조를 둔다.
Oro가 다른 금 토큰과 구분되는 지점은 금을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XAUT나 PAXG가 금고에 든 금을 토큰으로 표현하는 보관형이라면, Oro는 그 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구조를 더했다. 보유자가 GOLD를 스테이킹해 stGOLD로 전환하면 그 금은 정해진 기간 동안 기관 차입자에게 대여되고, 보유자는 그 대가로 이자를 금으로 받는다. 금 가격에 대한 노출은 유지하면서, 보관만 하던 금에서 연 3~4%의 이자를 얻어 보유한 금 자체수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금을 보관 대상이 아니라 대여·담보 자산으로 다룬다는 점이 Oro의 차별점이다. GOLD는 Oro 앱에서 KYC를 거쳐 직접 발행하거나, Jupiter나 Meteora 같은 솔라나 DEX에서 구매해 보유할 수 있다.
규모로 보면 Oro는 아직 초기 단계다. 온체인 발행 규모는 약 250만 달러로, 국채나 신용 같은 다른 자산군과는 다르게 성장 중에 있으며, 토큰화 금 시장 자체가 XAUT·PAXG에 집중돼 있어, 솔라나 기반 금은 규모 면에서도 출발 단계에 있다. 다만 금을 솔라나 위에서 발행·거래·수익·담보까지 아우르는 자산으로 다루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솔라나에서의 RWA가 원자재로 확장되는 방향을 보여준다.
2) Collector Crypt (수집품)
수집품으로 넘어오면 자산의 성격이 다시 달라진다. 트레이딩 카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억 달러 규모의 수집품 시장이지만, 그동안 거래는 느리고 진위 확인은 번거로우며 수수료는 높았다. 이 시장을 온체인으로 옮겨 카드를 토큰처럼 즉시 거래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 수집품 RWA이고, 솔라나에서 그 중심에 있는 것이 Collector Crypt다.
Collector Crypt는 실물 트레이딩 카드를 토큰화해 거래하는 솔라나 기반 플랫폼이다. 주로 등급이 매겨진 포켓몬·스포츠 카드를 다루며, 실물 카드를 보관소에 맡기고 그에 대응하는 NFT를 발행해 온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한다. 카드 한 장이 토큰 하나에 1:1로 대응하고, 토큰 보유자는 언제든 실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국채나 주식은 발행하는 곳과 거래되는 곳이 나뉘지만, Collector Crypt는 토큰을 발행하는 일과 2차 거래를 한 플랫폼에서 함께 제공한다. 발행자이면서 동시에 마켓플레이스다. 여기서는 발행을 중심으로 보고자 한다.
카드 한 장이 토큰이 되기까지는 세 주체가 나눠 맡는다. 먼저 PSA, BGS, CGC 같은 전문 등급기관이 카드의 진위와 상태를 감정해 1부터 10까지 등급을 매긴다. 이 등급이 있어야 카드가 진짜이며 어떤 상태인지가 공인되어 발행될 토큰의 가치가 뒷받침된다. 등급이 매겨진 카드는 PWCC나 ALT가 운영하는 보험에 든 항온항습 보관소에 맡겨지고, 보관된 카드에 1:1로 대응하는 NFT가 솔라나에서 발행된다. 감정은 등급기관이, 실물 수탁은 전문 보관소가, 토큰 발행은 Collector Crypt가 맡는 구조다. 전문기관의 등급과 보험 수탁이 토큰의 백킹을 보증한다는 점이, 실물 없이 이미지만 가리키는 일반 NFT와 카드 RWA를 가르는 부분이다.
발행된 NFT는 보관된 카드의 소유권 증서이자, 카드를 옮기지 않고도 거래할 수 있는 수단이다. 소유권이 바뀔 때 실물은 보관소에 그대로 있고 NFT만 이전되므로, 매번 배송하거나 진위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없다. 실물이 필요해지면 NFT를 소각해 카드를 배송받는다. 실제로 이용자의 30% 이상이 토큰을 실물 카드로 인출하기도 했다.
규모는 솔라나 수집품 RWA 가운데 가장 크다. 최근 누적 거래액은 1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2026년 5월 한 달 매출만 900만 달러에 이른다는 점이 보여주듯, 카드 RWA는 솔라나 소비자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부문으로 자리 잡았다.
3) Phygitals (수집품)
Phygitals 역시 실물 트레이딩 카드를 토큰화해 발행하고, 같은 플랫폼에서 2차 거래까지 지원하는 솔라나 플랫폼이다. 포켓몬에서 시작해 원피스, 스포츠 카드, 피규어까지 다룬다. 카드 한 장이 토큰이 되는 과정은 Collector Crypt와 같이 감정과 수탁을 거친다. PSA, CGC, Beckett 같은 전문 등급기관이 카드의 진위와 상태를 감정해 등급을 매기고, 그 실물은 PSA·Fanatics·Alt가 운영하는 보험에 든 보관소에 맡겨지며, 보관된 카드에 1:1로 대응하는 NFT가 솔라나에서 발행된다. 누적 플랫폼 거래액은 2.5억 달러를 넘었고, 카드 10만 장이 넘게 토큰화됐으며, 2026년 5월 한 달 매출은 약 290만 달러에 이른다.
Phygitals를 구분 짓는 것은 이렇게 발행한 토큰이 전통 수집품 업계와 직접 이어진다는 점이다. 보관을 맡은 세 곳 가운데 Fanatics는 MLB, NBA, NFL의 독점 라이선스를 가진 대형 수집품 플랫폼인데, 최근 Phygitals가 이 Fanatics와 직접 연동했다. 그 결과 사용자는 토큰화한 카드를 솔라나와 Fanatics 양쪽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토큰을 한 번 발행하면 온체인과 기존 수집품 시장 어디서든 거래되는 통로가 열리는 셈이다. 토큰 발행이 솔라나 안에서 끝나지 않고 거대 수집품 업계로 이어진다는 점이 Collector Crypt와 다른 지점이다.

3. 오라클·데이터 플레이어
발행된 토큰이 솔라나 위에서 거래되고 담보로 쓰이려면, 그 자산에 관한 데이터가 온체인에 있어야 한다. 블록체인은 외부 세계를 스스로 읽지 못해서, 주식 가격이든 펀드의 순자산이든 바깥에서 일어나는 가격과 사건을 온체인으로 전달하는 별도의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 일을 맡는 것이 오라클이다. RWA에서 오라클의 무게는 특히 무거운데, 블록체인은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시장은 하루 여섯 시간 반 열리지만 그 주식을 토큰화한 자산은 24시간 거래되고, 그 자산을 담보로 잡은 대출에서는 언제든 청산이 일어날 수 있다. 거래소가 닫힌 시간에 가격이 갱신되지 않으면 정상 담보가 잘못된 가격에 청산되므로, 기존 시장의 영업시간과 온체인의 24시간 사이를 메우는 것까지가 오라클의 일이다.
오라클이 다루는 데이터는 처음엔 가격이 전부였지만, RWA가 다양해지면서 함께 넓어졌다. 주식·원자재처럼 시장에서 실시간으로 형성되는 가격, 국채 펀드나 사모신용처럼 운용사가 하루 한 번 산출하는 순자산가치(NAV)도 있고, 배당이나 주식 분할 같은 기업행위(corporate action)도 온체인으로 들어와야 한다. 자산마다 필요한 데이터가 다른 만큼, 발행하려는 자산이 무엇이냐에 따라 어떤 오라클이 적합한지도 갈린다. 시세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주식·원자재에는 실시간 가격에 강한 Pyth와 기업행위까지 다루는 Chainlink가, NAV로 가치가 매겨지는 국채 펀드·사모신용에는 기관 펀드 데이터에 강한 RedStone이, 기존 오라클에 피드가 없는 자산이라면 데이터 출처와 갱신 방식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Switchboard가 강점을 갖는다.
1) Pyth
Pyth는 솔라나에서 출발한 오라클 네트워크로, 거래소와 마켓메이커가 자신의 가격 데이터를 직접 온체인에 올리는 1차 데이터(first-party) 모델을 쓴다. 다른 오라클이 중간 노드를 거쳐 데이터를 모아오는 것과 달리, 가격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기관이 곧 데이터 제공자다. 바이낸스 같은 거래소부터 시카고옵션거래소 같은 전통 거래소까지 100곳이 넘는 기관이 데이터를 올리고, 암호화폐부터 테슬라 주식, 금·유가까지 2,000개가 넘는 가격 피드를 운영한다.
가격 전달 방식은 풀(pull) 모델이다. 오라클이 일정 주기로 가격 데이터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한 순간 최신 가격을 끌어온다. 갱신 주기는 1초 미만으로, 장중 내내 가격이 움직이는 주식이나 청산이 초 단위로 일어나는 파생상품 거래에 맞춰져 있다. RWA에서 Pyth의 자리가 여기다. xStocks을 통해 발행된 토큰화 주식의 실시간 가격을 공급하고, 미국 주식·금·유가의 24시간 연속 가격 지수를 운영해 기존 거래소가 닫혀있는 시간의 가격 데이터까지 공급한다.
솔라나에서 Pyth는 사실상 기본 가격 인프라다. 오라클의 규모는 확보 자산 가치(TVS, Total Value Secured)로 재는데, 예치금이 아니라 그 오라클의 가격을 기준으로 운영되는 자산의 총액, 곧 가격이 틀리면 영향을 받는 자금의 크기다. 이 기준으로 Pyth는 약 15억 달러를 확보해 솔라나 내에서 1위이며, 100개가 넘는 대출 시장을 운영하는 Loopscale이 Pyth를 가격 인프라로 쓴다. 솔라나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100개가 넘는 체인에 데이터를 전달하고, 미국 상무부의 경제 지표를 온체인에 올리는 작업처럼 정부 데이터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2) RedStone
RedStone은 RWA에 특화된 오라클로, 2025년 솔라나에 진출하면서 Securitize와 손잡고 토큰화 펀드의 가격 데이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블랙록 BUIDL, 아폴로 ACRED, 반에크 VBILL, 해밀턴레인의 토큰화 펀드가 RedStone을 공식 오라클로 쓴다. 발행 장에서 다룬 기관형 자산들의 가격이 솔라나 디파이로 들어올 때 거치는 통로가 RedStone이다.
RedStone이 다루는 데이터는 Pyth와 성격이 다르다. 시장에서 초 단위로 형성되는 가격이 아니라, 펀드 운용사가 산출하는 순자산가치다. BUIDL이나 ACRED 같은 펀드형 토큰은 거래소 시세가 아니라 NAV로 가치가 매겨지므로, 그 수치를 검증해 온체인에 올리는 일이 오라클의 역할이 된다. 속도 경쟁이 아니라 기관 데이터의 정합성을 다루는 영역이다. 펀드형 RWA가 담보로 쓰이려면 NAV가 온체인에 정확히 반영되는 것이 전제이므로, ACRED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리는 대출 시장이 성립한 것도 이 데이터가 공급되기에 가능했다.
규모는 역할의 성격에 맞춰 읽어야 한다. RedStone은 전체 체인 기준 약 35억 달러의 자산 가치를 확보하고 있지만, 솔라나에서는 시장 전체가 아니라 Kamino의 RWA 담보 시장처럼 펀드형 자산의 가격이 필요한 구간을 맡는다. 총량보다는 어떤 자산의 가격을 책임지느냐로 자리가 드러나는 오라클이다. 2025년에는 기관 신용평가 플랫폼 Credora를 인수해, 펀드의 NAV에서 차입자의 신용등급까지 기관 금융의 데이터를 온체인에 올리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다.
3) Chainlink
Chainlink는 멀티체인 환경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오라클로, 솔라나에서는 토큰화 주식의 가격과 기업행위 데이터를 공급한다. 주식은 단순히 가격만 변하는 자산이 아니라 배당이 지급되고 주식이 분할되며, 이런 기업행위가 제때 반영되지 않으면 토큰 가치가 실제 주식과 어긋난다. Pyth가 실시간 시세를 맡는다면, Chainlink는 시세에 더해 이 기업행위를 온체인에 전달하는 데 자리를 잡았다.
Chainlink가 RWA에서 맡는 역할은 xStocks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Chainlink는 xStocks 진영에 공식 오라클로 합류해 전용 데이터 피드를 운영하는데, 가격뿐 아니라 배당과 분할 같은 기업행위를 실시간으로 검증해 공급한다. 예컨대 토큰화 주식에서 배당이 발생하면 그 내역이 토큰 잔액에 자동으로 반영되고, 주식 분할이 일어나면 보유 수량이 그에 맞춰 조정되는데, 이 조정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Chainlink가 전달한다. 여기에 더해 Chainlink는 xStocks의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도 맡아, 발행된 토큰을 뒷받침하는 실제 주식이 수탁기관에 실재하는지를 온체인에서 검증한다. 솔라나 최대 대출 시장 Kamino가 xStocks를 담보로 받을 때 쓰는 가격도 Chainlink의 데이터 표준을 따른다.
Chainlink의 또 다른 장점은 체인과 체인을 잇는 데 있다. 같은 토큰화 주식이 이더리움과 솔라나 양쪽에 존재할 때, Chainlink의 크로스체인 프로토콜(CCIP)은 한 체인에서 다른 체인으로 토큰이 이동해도 배당·분할 같은 기업행위가 끊기지 않고 따라가도록 한다. 토큰화 주식이 발행된 체인에 갇히지 않고 여러 체인을 오가면서도 실제 주식과 같은 권리·가치를 유지하게 하는 인프라다.
4) Kamino Scope
Scope는 솔라나 최대 대출 시장 Kamino가 운영하는 오라클 집계(에그리게이터) 인프라다. 독립된 오라클 회사가 아니라, Pyth·Switchboard·RedStone 등 여러 오라클의 가격을 모아 검증한 뒤 Kamino의 시장에 공급하는 소비 측 장치다. 외부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올라온 데이터를 교차 확인해 쓰는 방식이다.
대출 시장에서 가격은 청산의 기준이므로, 하나의 오라클이 잘못된 가격을 올리면 멀쩡한 담보가 청산되는 사고로 이어진다. Scope는 여러 출처의 가격을 비교해 이상값을 거르고, 자산별로 적합한 오라클을 골라 쓰는 방식으로 이 위험을 줄인다. 약 15억 달러가 예치된 Kamino의 대출 시장 전체가 이 장치 위에서 운영되고, 발행 장에서 다룬 ONyc나 PRIME 같은 RWA 담보의 가격도 Scope를 거쳐 들어온다.
오라클이 데이터를 올리는 쪽의 인프라라면, Scope는 그 데이터를 받아 쓰는 쪽이 자체적으로 안전장치를 두는 사례다. RWA 담보가 늘어날수록 가격 검증의 무게도 커지므로, 발행자 입장에서는 자기 자산이 어떤 오라클을 거쳐 어떤 검증을 받는지가 대출 시장 진입의 실무적 조건이 된다.
5) Switchboard
Switchboard는 솔라나 기반 오라클로, 누구나 필요한 데이터 피드를 직접 설계해 올릴 수 있는 비허가형 모델이 특징이다. 다른 오라클이 정해진 자산의 표준 가격을 공급한다면, Switchboard에서는 발행자나 프로토콜이 데이터 출처와 집계 방식, 갱신 주기까지 스스로 정의해 자신에게 필요한 피드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어떤 데이터를, 어디서 가져와, 어떻게 갱신할지를 쓰는 쪽이 직접 설계하는 구조다.
RWA에서 이 유연함이 쓰이는 곳은 기존 오라클이 닿지 않는 자산이다. 토큰화된 지 얼마 안 됐거나 가격이 한 곳에서 형성되지 않는 자산은 기존 오라클에 맞는 피드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Switchboard에서는 그 자산에 맞는 피드를 직접 설계해 쓸 수 있다. 표준 시세를 넘어 준비금 증명(proof-of-reserve)처럼 자산마다 다른 데이터를 온체인에 올리는 작업도 같은 방식으로 가능해, 토큰의 기초자산이 실재하는지 검증하는 용도로도 확장되고 있다.

4. 활용 플레이어
4-1. 담보 대출 시장
발행된 토큰이 가격까지 갖추면, 그 자산은 비로소 솔라나 위에서 쓰인다. RWA의 활용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자산을 담보로 맡기고 다른 자금을 빌리는 대출이고, 다른 하나는 자산을 사고파는 거래다.
담보 활용이 RWA에서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토큰화의 가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국채나 펀드를 토큰으로 만드는 일 자체는 종이 증서를 디지털로 옮긴 것과 비슷하다. 그 토큰을 담보로 맡겨 즉시 다른 자금을 빌릴 수 있을 때, 비로소 토큰화는 기존 금융이 하지 못하던 일을 한다. 증권사에 주식을 맡기고 대출받으려면 며칠이 걸리지만, 토큰화된 자산은 즉시 담보로 잡히고 스테이블코인이 즉시 지갑에 들어온다. 발행이 RWA의 입구라면, 담보 활용은 그 자산이 실제로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솔라나에서 이 담보 대출이 일어나는 곳은 몇 개의 대출 시장으로 모여 있다. 가장 큰 Kamino를 중심으로, 거래 플랫폼과 함께 성장한 Jupiter Lend, 그리고 고정금리라는 다른 방식을 택한 Loopscale이 RWA 담보를 받는 주요 시장이다. 발행한 자산이 담보로 쓰이려면 먼저 이 시장들에 담보로 올라야 한다. 셋은 대출 방식이 다르다. 가장 깊은 유동성으로 폭넓은 자산을 받는 Kamino, 거래와 담보를 한자리에 잇는 Jupiter Lend,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를 택한 Loopscale이다.
1) Kamino
Kamino는 솔라나 최대의 대출 시장이다. 예치된 자산이 11억 달러에 이르고 누적으로는 4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거쳐 갔으며, 출범 이래 회수하지 못한 부실(bad debt)이 한 건도 없었다. 대출의 기본 구조는 여러 자산을 하나의 유동성으로 묶는 통합 시장으로, 자산마다 시장을 쪼개 유동성이 흩어지는 대신 한데 모아 자금 효율을 높인다.
2025년 개편 이후로는 시장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한쪽에서는 누구나 특정 자산에 대한 대출 시장을 열 수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검증된 전문 운용사가 그 시장들에 자금을 배분하는 볼트를 운용한다. 예치자는 개별 시장의 위험을 일일이 따지는 대신 원하는 수익률과 운용사를 고르기만 하면 되므로, 정교한 위험 관리를 요구하는 기관 자금이 들어오는 통로가 된다. 토큰화 사모신용 ACRED를 전문 운용사가 단일 자산으로 관리하는 시장이 한 예이고, 사용자의 USDC를 보험·주택담보신용 등 여러 RWA에 분산 배분하는 볼트도 있다. 단일 토큰에 단일 금리를 주던 RWA 대출이, 운용사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관리형 신용으로 나아가는 흐름이다.
RWA 담보가 가장 많이 모이는 곳도 Kamino다.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의 현금흐름을 묶은 PRIME으로, 약 1.8억 달러 규모의 대출 시장을 이룬다. 맡기면 그 신용의 가치만큼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발행된 신용이 디파이 안에서 한 번 더 쓰인다. 보험연계 수익 토큰 ONyc도 약 1.6억 달러 규모로 담보가 되는데, ONyc를 맡겨 USDC를 빌리고 그 USDC로 다시 ONyc를 사 담보로 더하는 루핑(looping)으로 수익이 증폭된다. Kamino는 이 반복 과정을 하나로 묶는 Multiply 기능을 두어 레버리지 전략을 자동으로 실행한다.
주식형 토큰도 담보로 받는다. Kamino는 주요 대출 플랫폼 가운데 처음으로 토큰화 주식을 담보로 받았고, 실제 주식을 1:1로 추종하는 xStocks와 등록주식을 온체인에 올린 Superstate가 각각 수천만 달러 규모의 시장을 이룬다. 보험과 주택담보신용과 주식이 공통으로 담보가 되는 자리이고, 발행자가 어떤 자산을 만들든 그것이 실제로 쓰이려면 결국 이런 대출 시장에서 담보로 인정받아야 한다. Kamino가 솔라나에서 RWA 담보의 기준점이 되는 이유다.
2) Jupiter Lend
Jupiter Lend를 이해하려면 먼저 Jupiter를 알아야 한다. Jupiter는 솔라나에서 토큰을 거래할 때 가장 널리 쓰이는 관문으로, 여러 거래소의 가격을 비교해 최적 경로로 스왑을 연결하는 애그리게이터에서 출발해 무기한 선물 거래소, 자체 유동성 풀(JLP), 신규 토큰 발행 플랫폼, 지갑까지 갖췄다. 솔라나 사용자가 토큰을 사고팔 때 어떤 형태로든 Jupiter를 거치는 경우가 많아, 거래라는 측면에서 솔라나의 핵심 플레이어로 꼽힌다.
Jupiter Lend는 그 Jupiter가 2025년 8월 내놓은 대출 시장이다. 거래하던 사용자가 같은 자리에서 그 토큰을 담보로 맡기는 흐름이 만들어지면서, 출시 몇 달 만에 예치 규모가 약 9억 달러에 이르렀다. 내세우는 것은 높은 담보 효율과 낮은 청산 비용이다. 담보 가치의 최대 90% 안팎까지 빌릴 수 있으면서 청산 시 무는 위약 비용은 0.1% 수준으로 낮췄는데, 담보가 청산될 때 큰 페널티를 한꺼번에 매기는 기존 방식과 달리 가격이 무너지는 만큼만 조금씩 정밀하게 청산하기 때문이다. 자산별로 격리된 볼트를 두어 한 자산의 문제가 다른 자산으로 번지지 않게 하고, 예치자를 위해서는 자금을 가장 높은 수익이 나는 곳으로 자동 배분하는 볼트를 따로 둔다.
토큰화 주식에서 Jupiter Lend의 자리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S&P500을 추종하는 SPYx가 약 890만 달러, 나스닥100의 QQQx가 약 510만 달러로 시장을 이루고, 엔비디아·테슬라를 추종하는 종목도 담보로 쓰인다. 이들을 맡기면 스테이블코인을 빌리거나, 지수형은 최대 3.8배, 변동이 큰 개별 종목은 2.7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지수를 추종하는 토큰일수록 더 높은 차입 한도가 매겨지는 것은 개별 종목보다 가격 변동이 작아 담보로서 더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토큰화 주식을 담보로 받는 시장이 Kamino에 이어 Jupiter Lend에서도 열리면서 같은 자산이 여러 대출 시장에서 동시에 쓰이게 됐다는 것은, 그 자산이 솔라나 디파이에 정착하고 있다는 신호다.
3) Loopscale — 오더북 기반 고정금리
Loopscale은 대출 방식 자체가 다른 시장이다. Kamino나 Jupiter Lend가 자금을 하나의 풀에 모아 변동금리로 대출하는 것과 달리, Loopscale은 빌리려는 사람과 빌려주려는 사람을 오더북에서 직접 연결한다. 빌려주는 쪽이 원하는 금리와 기간, 받을 담보를 주문으로 내걸면 빌리는 쪽이 그 조건에 맞춰 대출을 성사시키는, 주식 거래소가 매수·매도 호가를 맞춰 거래를 체결하는 것과 같은 구조다.
이 방식의 차이는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금리와 기간이 빌리는 시점에 확정된다는 점으로, 수급에 따라 금리가 수시로 변하는 풀 방식과 달리 양쪽이 합의한 조건이 만기까지 유지된다. 다른 하나는 자산마다 별도의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점으로, 빌려주려는 사람만 있으면 어떤 자산이든 새로 시장이 형성된다. 금리의 예측 가능성과 자산의 다양성이 모두 중요한 기관 자산과 RWA 신용에 맞춰진 구조다. 규모로는 활성 대출이 약 4,800만 달러 수준으로 앞의 두 시장보다 작지만, 표준화된 대출 시장이 포섭하지 못하는 RWA 신용의 틈을 메우는 자리에 있다.
Loopscale은 단순 대출에 더해 이 오더북 위에 구조화 상품을 얹는다. 대표적인 것이 수익형 토큰을 담보로 같은 토큰을 빌려 되사는 과정을 한 번에 묶은 수익 루프로, 고정금리로 빌리므로 금리가 치솟아 수익이 역전될 위험 없이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발행 장에서 다룬 자산들이 실제로 이 구조에서 쓰인다. 보험연계 수익 토큰 ONyc가 가장 활발하다. 같은 토큰을 빌려 되사는 수익 루프에 약 3,000만 달러, 고정금리 대출 시장에 약 1,900만 달러가 들어와 ONyc가 담보로 들어온 규모만 5,000만 달러에 이르며, Loopscale에서 가장 큰 자산이 됐다. 주택담보신용 토큰 PRIME도 같은 방식으로 레버리지 담보가 되고, 아폴로의 사모신용 토큰 ACRED 역시 같은 방식으로 담보가 되는데 빌릴 때 쓰는 스테이블코인을 교환하는 절차까지 없애 비용을 줄였다. 이처럼 보험, 주택담보신용, 사모신용이 모두 이 구조에서 쓰이며, 고정금리와 자산별 시장은 RWA 신용을 담는 또 하나의 선택지로 활용될 수 있다.

4-2. 거래 및 유동성
담보로 맡겨 빌리는 것이 RWA 활용의 한 갈래라면, 다른 한 갈래는 사고파는 것이다. 토큰화된 자산이 제값에 거래되려면 살 사람과 팔 사람이 만나는 시장과, 그 거래를 뒷받침할 유동성이 있어야 한다. 발행된 RWA가 지갑 안에 머무르지 않고 손바뀜이 일어나는 곳, 그 거래가 이뤄지는 무대가 탈중앙화 거래소(DEX)다.
거래가 일어나는 무대로서 솔라나의 위치는 분명하다. 2025년 한 해 동안 솔라나의 DEX 거래량은 1조 5,200억 달러로 모든 블록체인 가운데 가장 많았고, 두 번째인 이더리움의 9,000억 달러를 크게 앞섰다.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체인이라는 뜻이다. 토큰화 주식을 사고파는 트레이더든 수집품을 거래하는 일반 사용자든, 자산을 실제로 주고받을 시장이 가장 잘 형성된 곳이 솔라나라는 의미이고, RWA가 발행에 그치지 않고 거래되고 쓰이기에 적합한 환경이라는 근거가 된다.
이 거래에서 유동성은 단순한 거래량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토큰화 주식이든 금이든, 사려는 가격과 팔려는 가격의 차이, 즉 스프레드가 벌어지면 그 자산은 거래 비용이 커져 외면받는다. 충분한 유동성이 한곳에 모여 있어야 큰 금액을 거래해도 스프레드가 좁게 유지되고 체결 가격이 밀리지 않으며, 그래야 거래 규모가 큰 기관 투자자도 들어올 수 있는 시장이 된다. 솔라나의 DEX들은 빠른 처리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이 유동성을 형성하며, RWA가 24시간 거래되는 시장을 만든다.
솔라나에서 이 거래가 일어나는 곳은 몇 개의 DEX로 나뉘고, 같은 거래소라도 맡는 자리가 다르다. Jupiter는 흩어진 유동성을 한데 모아 최적가로 연결하는 관문이고, Raydium은 가장 두꺼운 유동성이 모이는 솔라나의 대표 DEX이다. Meteora는 유동성을 가격 구간마다 배치해 같은 자금으로 더 깊은 유동성의 시장을 만들며, Orca는 자격을 갖춘 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는 규제 증권을 위한 허가형 풀을 따로 운영한다. 유통이 자유로운 자산은 앞의 셋이 받치고, 양도가 제한된 증권은 Orca가 받는 식으로 자산의 성격에 따라 거래되는 자리가 갈린다.
1) Jupiter — DEX 애그리게이터
Jupiter는 솔라나 거래의 관문이다. 여러 DEX의 가격을 한데 모아 사용자에게 최적가로 연결하는 애그리게이터로, 토큰을 거래하려는 사용자가 가장 먼저 거치는 입구다. 같은 토큰이라도 유동성은 여러 DEX의 풀에 나뉘어 있고 풀마다 가격과 깊이가 다른데, 사용자가 이를 일일이 비교하기는 어렵다. Jupiter는 1만 개가 넘는 거래쌍의 가격을 실시간으로 비교해 가장 유리한 경로를 찾고, 필요하면 하나의 거래를 여러 풀에 나눠 체결한다. 한 달 거래량이 150억 달러를 넘고 누적으로는 1조 달러 이상을 처리해, 솔라나에서 일어나는 토큰 거래의 상당 부분이 이 경로를 거친다. 스스로 유동성을 보유하지 않고 흩어진 유동성을 모아 연결한다는 점에서 개별 DEX와 구별되며, 어느 한 거래소에 묶이지 않기에 솔라나 거래 전체의 관문으로 기능한다.
이 구조가 RWA에 주는 이점은 거래가 흩어진 자산일수록 분명해진다. 토큰화 주식 xStocks가 발행됐을 때, 사용자는 어느 풀에 유동성이 가장 깊은지 찾을 필요 없이 Jupiter를 통해 최적가로 거래할 수 있었다. 같은 TSLAx라도 Raydium과 Meteora 등 여러 풀에 유동성이 나뉘어 있고 풀마다 가격과 깊이가 다른데, Jupiter는 이를 비교해 가장 유리한 경로로 체결한다. 토큰화 주식처럼 거래 초기에 유동성이 여러 곳에 얕게 퍼져 있는 자산은 한 풀만 쓰면 체결 가격이 밀리기 쉬운 만큼, 흩어진 유동성을 묶어 최적가를 찾아주는 애그리게이터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
2) Raydium
Raydium은 솔라나의 대표 AMM이자 유동성의 중심으로, 새로 발행된 토큰이 처음 거래되는 무대다. AMM은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을 직접 매칭하는 대신, 두 자산을 짝지어 모아둔 풀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자동으로 정해지는 방식이다. 누구나 토큰 두 개를 짝지어 유동성 풀을 만들 수 있고, 풀에 자금을 넣은 사람은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수수료를 나눠 받는다. 새로 발행된 토큰은 이런 풀이 만들어지고 자금이 모여야 비로소 거래되는데, Raydium은 예치된 유동성이 약 8.5억 달러, 한 달 거래량이 43억 달러에 이르고 신규 토큰 발행을 돕는 자체 런치 기능까지 갖춰 그 첫 풀이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곳이 된다. 애그리게이터가 이미 형성된 유동성을 모으는 쪽이라면, Raydium은 그 유동성이 처음 만들어지는 쪽이다.
xStocks가 솔라나에 등장했을 때 Raydium이 바로 그 첫 무대였다. 출시 직후 xStocks의 주된 온체인 유동성이 Raydium에 모였고, Jupiter가 그 위에서 최적가를 묶어 사용자에게 연결했다. 애플·테슬라를 추종하는 토큰의 거래쌍이 만들어지면서 토큰화 주식이 24시간 거래되는 시장이 형성됐고, 보험연계 수익 토큰 ONyc 역시 Raydium에서 거래된다. 앞으로 발행될 RWA에도 같은 경로가 적용된다. 토큰화 국채든 새로운 수집품이든 발행만으로는 거래되지 않고, 그 자산과 스테이블코인으로 유동성 풀이 만들어져 자금이 모여야 사용자에게 도달한다. xStocks의 누적 DEX 거래량이 16억 달러를 넘어선 것도, 그 거래가 이런 AMM 유동성 위에서 일어난 결과다.
3) Meteora
Meteora는 유동성 공급의 효율에 특화된 DEX로, 같은 AMM이지만 유동성을 배치하는 방식에서 Raydium과 갈린다. 일반 AMM이 유동성을 가격 전 구간에 고르게 분산하는 것과 달리, Meteora의 동적 유동성(DLMM)은 가격대를 잘게 나눈 구간에 자금을 배치하고 시장이 움직이면 유동성이 따라 조정되게 한다. 같은 자금으로 더 깊은 유동성을 만들 수 있어 거래자는 낮은 슬리피지로 거래하고, 공급자는 자금이 실제 거래가 일어나는 가격대에 집중되어 수수료 수익이 높아진다. 예치된 유동성은 약 2.8억 달러로 Raydium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한 달 거래량은 43억 달러로 거래량에서는 Raydium과 맞먹는다. 적은 유동성으로 그만큼의 거래를 소화한다는 것이 이 배치 방식의 효율을 보여준다.
이 정교한 배치가 가치를 발휘하는 것은 유동성이 얇거나 가격대가 한정된 자산에서다. 토큰화 국채나 금처럼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RWA는 거래가 좁은 범위에서 이뤄지므로, 그 구간에 유동성을 집중하는 Meteora의 방식이 적은 자금으로도 깊은 시장을 만든다. xStocks 같은 토큰화 주식의 유동성 풀도 Meteora에 만들어지고, Jupiter가 거래를 라우팅할 때 Meteora의 유동성이 함께 묶인다. Raydium이 새로 발행된 토큰의 첫 풀이 만들어지는 자리라면, Meteora는 같은 개방형 안에서 유동성의 효율을 높이는 자리다.
4) Orca — 허가형 RWA 풀
Jupiter, Raydium, Meteora가 누구에게나 열린 거래를 지원한다면, Orca는 거기에 더해 RWA에서 다른 자리를 하나 맡는다. 일반에게 열린 유동성 풀과 별개로, 규제 대상 자산을 위한 허가형(permissioned) 풀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이 풀이 푸는 것은 양도가 제한된 토큰화 증권만의 문제다. 앞에서 본 트래커형 토큰이나 수익형 토큰은 유통에 제약이 없어 누구나 드나드는 개방형 풀에서 자유롭게 거래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규제 증권을 토큰화한 자산은 성격이 다르다. 이런 증권은 연방 증권법상 자격을 갖춘 투자자에게만 팔 수 있고, 그 자격 요건은 토큰이 되어 블록체인에 발행된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적격투자자 심사를 통과하고 KYC를 거친 지갑끼리만 주고받을 수 있으며, 자격 없는 지갑으로 단 한 번이라도 전송되면 그 자체가 증권법 위반이 된다.
문제는 개방형 풀의 작동 방식이 이 조건과 정면으로 부딪힌다는 데 있다. AMM 풀은 누구나 자유롭게 자금을 넣고 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풀에 들어온 토큰은 그 풀과 거래하는 익명의 불특정 다수에게 유통된다. 누가 사 가는지 풀이 가려 받지 않는 것, 바로 그 무차별성이 개방형 풀이 깊은 유동성을 만드는 원리다. 그러나 같은 성질이 규제 증권에는 치명적이다. 자격 없는 지갑이 풀에서 토큰을 사 가는 순간 컴플라이언스가 깨지기 때문에, 발행자로서는 자신이 발행한 증권을 이런 풀에서 거래할 수 없다.
그 결과 토큰화 증권은 발행은 됐지만 정작 거래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태에 놓여 있었다. 발행사를 통해 직접 사고파는 1차 창구는 있어도, 산 사람이 원할 때 자유롭게 되팔 수 있는 2차 거래 시장은 만들기 어려웠다. 개방형 풀에는 규제 때문에 올리지 못하고, 그렇다고 자격 통제를 갖춘 전용 거래 시장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토큰화의 본래 약속이 자산을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되게 만드는 것이었는데, 정작 가장 엄격한 규제를 받는 증권은 그 약속에서 비켜나 있었던 셈이다.
Orca의 허가형 풀은 솔라나의 토큰 표준인 Token-2022 위에서 이 문제를 푼다. 발행 장에서 본 것처럼 Token-2022는 전송 제한이나 신원 확인 같은 규제 대응 기능을 토큰 자체에 심을 수 있는 규격이다. 자격이 확인되지 않은 지갑은 토큰을 받을 수 없도록 처음부터 막아두고, 발행자의 심사를 통과한 지갑만 토큰을 보유하고 거래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발행자가 KYC와 적격투자자 심사로 자격 명단을 관리하면, 토큰이 오갈 때마다 받는 쪽이 그 명단에 있는지 확인되고, 자격이 없으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자격 검증이 별도 서류 절차가 아니라 토큰을 주고받는 순간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셈이다.
솔라나에서 이 구조가 처음 적용된 자산이 GLDY다. 금을 기초로 한 수익형 토큰화 증권으로, 발행사 Streamex와 Orca가 함께 만든 전용 풀에서 거래된다. Streamex가 KYC와 적격투자자 명단을 관리하면, 자격이 확인되지 않은 지갑은 토큰 계정이 동결된 상태로 만들어져 GLDY를 받을 수 없고, 검증을 통과한 지갑만 동결이 풀려 보유·거래할 수 있다. 그 위에서 Orca의 풀 인프라가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장소가 된다.
발행 장에서 본 트래커형 토큰처럼 유통이 자유로운 자산은 Raydium·Meteora의 개방형 풀에서 거래되지만, 전송에 자격 제한이 걸린 증권은 이런 허가형 풀을 필요로 한다. 같은 DEX 거래라도 자산의 규제 성격에 따라 개방형과 허가형으로 나뉘고, Orca는 그 허가형 쪽에서 RWA 거래를 지원하는 자리에 있다.

5. 마무리
이번 리서치는 솔라나 위에서 RWA가 거쳐 가는 과정을 발행, 데이터·오라클, 활용의 순서로 따라가며, 각 단계에 어떤 플레이어가 있는지 살펴봤다. 자산이 토큰이 되는 발행에는 국채부터 주식, 신용과 보험, 금과 수집품까지 자산군마다 다른 구조의 발행자가 있었고, 그 토큰에 가격을 공급하는 오라클은 실시간 시세와 펀드 NAV를 나눠 맡았다. 그렇게 발행되고 가격이 붙은 자산은 대출 시장에서 담보가 되고 DEX에서 거래되며 솔라나 안에서 쓰였다.
이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같은 RWA라도 자산군에 따라 솔라나의 자리가 다르다는 점이다. 국채·MMF처럼 전통 금융과 가장 가까운 자산군에서 솔라나는 주도자가 아니다. 발행 가치 기준으로 이 영역은 이더리움과 BNB 체인이 이끌고, BUIDL의 솔라나 비중이 약 23%인 데서 보듯 솔라나는 대표 펀드들이 발행된 여러 체인 가운데 하나다.
반면, 거래와 활용 쪽으로 갈수록 그림이 달라진다. 토큰화 주식은 온체인 누적 현물 거래량의 97%가 솔라나에서 일어나고, 수집품은 발행과 거래가 한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시장이 형성됐으며, 신용과 보험 토큰은 발행 후 곧바로 담보와 수익 루프로 들어간다. 최근 30일 동안 시장 전체에 발행된 RWA 가치가 약 3.7% 상승하는 동안 솔라나는 17.7% 상승했다. 발행 규모로만 본다면 솔라나는 3위지만, 자산이 실제로 거래되고 담보로 쓰이는 활용 부분에서는 가장 활발한 체인이라는 데서 솔라나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방향은 솔라나 재단이 모든 자산을 온체인에서 발행하고 거래하는 인터넷 자본시장(Internet Capital Markets)을 내걸고 설계해 온 결과이기도 하다. 자산을 장부에 올리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위에서 움직이게 한다는 구상이, RWA에서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이 강점은 단계마다 플레이어가 채워져 있기에 가능하다. 토큰화 주식을 솔라나에서 발행하는 경우를 따라가 보면 그림이 분명해진다. 토큰화 주식의 경우, Backed가 브로커를 통해 실제 주식을 사들이고, 그 주식을 규제 수탁기관에 맡겨 보관하며, 보안 대리인을 두어 발행사가 파산하더라도 그 주식을 보유자 몫으로 지키고, 이렇게 확보한 실물을 근거로 1:1로 대응하는 토큰 xStocks를 솔라나에 발행한다. 주식의 매입과 보관, 법적 관리까지 발행에 필요한 일을 Backed가 묶어서 처리하고 나면, 그 토큰은 솔라나 위에서 곧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실시간 가격은 Pyth가 공급하고, Raydium에 첫 유동성이 만들어지면 Jupiter가 흩어진 유동성을 최적가로 묶으며, Kamino와 Jupiter Lend가 그 토큰을 담보로 받아 스테이블코인을 빌릴 수 있다.
발행부터 가격, 거래, 담보까지 어느 단계에도 빈칸이 없고, 자산의 성격이 바뀌면 고르는 이름만 달라질 뿐 골격은 유사하다. 사모신용이라면 발행은 Securitize가, 가격은 NAV를 다루는 RedStone이 맡고, 보험 수익 토큰이라면 OnRe가 발행한 ONyc가 Raydium에서 거래되며 Kamino와 Loopscale의 수익 루프로 들어간다. 발행사와 오라클이 자산에 맞게 바뀔 뿐, 발행→가격→거래→담보로 이어지는 단계 자체는 유사하다.
물론 이것이 모든 질문에 답하지는 않는다. 활용이 활발한 자산군 안에서도 성숙도는 고르지 않아서, 토큰화 금은 이제 막 출발한 규모이고 수집품은 금융형 자산과 성격이 다른 소비자 시장이다. 토큰화 주식 거래는 미국 같은 주요 규제 지역에서 아직 제공되지 않고, 발행 가치의 절대 규모에서는 이더리움이 앞서 있다. 활용에서 앞선다는 것이 이 한계들을 지우지는 않는다.
다만, RWA에서 체인을 고르는 기준이 발행 잔액만이 아니라면, 발행된 자산이 거래되고 담보가 되는 환경, 그리고 그 각 단계를 받치는 플레이어들의 존재도 같은 무게로 볼 필요가 있다. 그 기준에서 솔라나는 자산이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체인이고, 발행부터 활용까지 함께할 플레이어가 갖춰진 체인이다. 솔라나 RWA를 들여다보는 누구에게든, 이 지도가 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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