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Crypto Outlook: Winner Winner, Chicken Di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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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포뇨)외 10명
Research Team Lead/
Xangle
2023.12.14

가상자산 전망, 크립토 코인 전망, 암호화폐 전망 2024, 쟁글 리서치, 블록체인 전망 보고서

목차

1. 들어가며

2. 봄은 온다

2-1. 경기: 연착륙, 성공적

2-2. 금리: 고금리 국면 지속, 그러나 하반기 인하 기대감 유효

2-3. 시장 고유 재료: 단발성 호재와 구조적 모멘텀의 퍼펙트 스톰

3. 규제 현황도 차츰 호의적으로 변해가고 있어, 기회 존재

3-1. 해외 규제 현황: 가상자산의 본격적인 법제화를 통해 기대되는 사업 기회 확대

3-2. 국내 규제 현황: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의 첫 걸음 떼나

3-3. 고진감래(苦盡甘來)

4.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블록체인 인프라

4-1. 코스모스 그리던 앱체인 비전, 이더리움 롤업 생태계서 실현 중

4-2. Alt-L1s, 확장성과 개발 편의성을 중심으로 PMF 발견할 것

5. 핵심 인프라 위에 주요 서비스들의 등장, 내년부터 어돕션은 가시화될 것

5-1. Gaming: 내년은 왠지 다를 것 같아요!

5-2. DeFi: TradFi와의 경계를 부수다

5-3. NFT: 단순 PFP를 넘어 기존 사업 모델을 개선 및 확장할 수 있는 수단으로 발전

6. 맺으며

 

 

 

 

 

1. 들어가며

“Winner Winner, Chicken Dinner.” 배틀그라운드(Battleground) 게임에서 우승한 플레이어에게 하사되는 축하 문구다. 고된 전투를 거쳐 끝까지 살아남은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자, 긴 침체기를 거쳐 또 한번의 도약을 앞두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들에게 쟁글 리서치팀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지난해와 달리 금번 연간 전망 리포트에서는 가상자산 빌더 및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올 한해 가상자산 시장은 당사가 지난해 발간한 ‘2023 Crypto Outlook: Antifragile’ 리포트에서 전망했듯 다양한 내외생적인 요인들로 인해 춥고 긴 겨울을 보냈다면, 내년에는 초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거시 경제적인 관점에서 미국 경기는 연착륙할 것이며, 연준이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들어가며 시장에 유동성을 재주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가운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반감기 등 단발성 호재에 법제화 논의 진전, 달러 패권 약화 등 구조적 모멘텀이 가세하며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평가한다. 블록체인 인프라가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그 위에 콘텐츠 및 서비스들이 끊임없이 출시되는 등 펀더멘탈 또한 유의미하게 성장하며 바닥을 다져줄 것이다. 올 4분기를 기점으로 여러 기대감에 힘입어 가상자산 시장은 점화(点火)했는데, 내년도 이와 같은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연간 전망 리포트도 내용을 알차게 준비하고자 노력했다. 즐겁게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 매크로: 봄은 온다

당사는 2023년 연간전망을 통해 (1)인프라 발전에 따른 투자 접근성 개선 (2)가상자산 유틸리티 증가 (3)변동성 완화로 인해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나아가 이로 인해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부동산, 하이일드채, 나스닥과 같은 위험자산들과의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올해 역시 위 3가지 트렌드가 유효한 가운데, 최근 블랙록을 필두로 다수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점점 유력해지며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기관 자금 유입세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비트코인과 위험자산과의 상관관계는 2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비트코인이 단순 “금융자산”을 넘어 본격적으로 독립적인 자산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지금까지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위험자산이자 포트폴리오 부스터로 간주했다면, 점차 법정 통화의 대안책이자 전통 금융 시스템과 연결고리가 없는 독자적인 자산으로 활용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비트코인 및 가상자산 시장의 가격 움직임에 있어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경제 성장률, 금리와 같은 거시 경제적인 요인이 여전히 중요하겠지만 가상자산 시장 고유한 역학 관계 또한 주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당사는 내년 미국 경기가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며, 하반기부터 연준이 금리인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비트코인 반감기, 현물 ETF 승인과 같은 단발적 호재와 더불어 미국의 재정 건정성 훼손, 연준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 증폭 등 달러 패권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요인들이 조금씩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2년전 여러가지 사건사고를 겪으며 급랭해진 가상자산 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돌아오며, 2024년은 조심스럽지만 또 한번의 불 마켓(Bull Market)을 위한 초석이 마련될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2-1. 경기: 연착륙, 성공적

2024년 미국 경제 성장률 둔화는 있겠으나, 경기 침체를 빗겨갈 것으로 보인다. 국가 총생산은 소비(68%), 투자(17%), 정부 지출(17%), 순수출(-2%; 미국은 순수입국으로 GDP 기여도가 (-)이며 GDP 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상수로 간주)의 합계로 볼 수 있는데 (Bureau of Economic Analysis, 2023년 7월 기준), 성장을 가속화할 만한 재료는 요원한 상황이다. 하지만, 당사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소비, 투자, 정부 지출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며 미국 경기가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2-1-1. 소비: 주거비 안정화 및 실질 소득 개선에 기반한 견조한 소비 전망

미국 실업률은 3.9%로 최근 들어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완전고용(3% 수준)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 (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미국 내 실업자 수와 일자리 공석 간 격차는 3백만개에 달해, 여전히 수요가 공급 대비 높은 상황이다.

미국 내 경제활동 참여율(Labor Force Participation)이 감소한 탓이 큰데, 당사는 이를 구조적인 트렌드로 판단하고 있다. 파월 의장 역시 지난해말 연준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가 “구조적 노동력 부족(Structural Labor Shortage)”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조기 은퇴하는 55세 이상 성인 비중은 2019년 3분기 48.1%에서 2021년 3분기 50.3%로 증가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팬데믹 이후 자산 가격 급등에 따른 재산 증식, 리파이낸싱을 통한 모기지 금리 부담 완화 등의 수혜를 입은 이들이다. 충분한 자산을 확보한 만큼 다시 노동시장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바탕으로 노동자의 임금 협상력이 높아진 점과 임금의 경직성을 감안하면 임금 상승률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주거비, 에너지 등 다양한 품목에 걸쳐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어 실질임금 및 구매력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의 높은 임금상승률은 이를 상회하는 물가상승률에 의해 희석되며 실질 구매력이 크게 상승하지 못한 것과는 대조된다 (그림 1).

또한 주거비의 안정화에 주목한다. 주거비는 CPI 바스켓의 약 1/3을 차지하는 항목으로 미국 가계소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소비가 견조히 유지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주거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주거비가 가계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대표적으로 하기 2가지를 꼽을 수 있다:

  • 모기지 금리 (Mortgage Rate): 낮은 모기지 금리로 이자 비용 감소 따른 소비지출 증대
  • 자산효과 (Wealth Effect): 부동산의 실질가치 상승에 따른 소비지출 증대

먼저, 주택 보유자 입장에서는 (1)리파이낸싱을 통한 낮은 모기지 이자부담 (2)제한적인 주택 가격 하락세 두 가지가 충족되며 주거비 부담이 크게 완화된 상황이다.

모기지 이자부담은 크지 않다. 2020-2021년의 저금리 국면에서 리파이낸싱을 통해 이자 부담을 크게 덜어낸 주택 보유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데이터 업체인 Black Knight에 따르면 올 1분기말 기준 전체 모기지 중 약 2/3가 4% 미만의 금리로 (그림 2), 약 73%가 30년 만기 고정금리로 설정되어 있다. 대다수의 주택 보유자들이 사실상 최저금리로 장기 모기지를 이미 확보해 놓은 셈이다.

그림2: 전미(全美) 모기지 금리 분포도

주택 가격 또한 하락세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 (그림 3). 금리인상으로 모기지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며 수요가 크게 위축되었지만, 공급 역시 덩달아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미국 내 전체 모기지의 대부분이 4% 미만의 30년 고정금리로 설정되어 있다. 이를 포기하고 거의 8%대에 육박하는 고금리로 모기지를 재설정해 가면서까지 주택을 판매하고자 하는 이들은 대단히 적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팬데믹 당시 재택근무가 도입되며 도심을 벗어나 교외에 재정착한 인구가 많은데, 대다수 기업들이 여전히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유인도 크게 없는 형국이다.

반대로 주택 미보유자 입장에서는 임대료가 가라앉으며 주거비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 전미 임대료 상승률은 22년 중반 이후 가라앉고 있는데, 올 하반기 들어는 평상시보다 낮은 수요, 재고 증가 등으로 인해 6개월 연속 1%를 밑돌며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나아가 부담스러워진 모기지 금리로 인해 자택 구매에 대한 유인이 크게 없는 상황이다. 미 연방주택금융저당회사 (FHLMC: Federal Home Loan Mortgage Corporation)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7.79%로 중위 가격의 주택 구입을 위해 구매자가 월간 부담해야 할 원금 및 이자 비용은 2,500달러를 초과했다. 미국 중위 가구 소득의 40% 달하는 금액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배 가량 증가했으며 198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다 (그림 5).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히려 주거비를 제외한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5: 전미(全美) 소득 대비 원금/이자부담 비율

물론, 올해와 같은 폭발적인 소비 주도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실질소득 개선 및 주거비 여건의 안정세를 기반으로 소비활동이 평년 수준을 이어가며 연착륙을 도울 것으로 전망한다.

※ 리스크: 초과저축 소진

팬데믹 당시 축적되었던 미 가계의 초과저축은 리오프닝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 왔다. 2020 - 2021년 재택확산에 따른 가구, 차량과 같은 내구재 수요 증가, 2022 - 2023년 리오프닝에 따른 외식, 여행과 같은 서비스 수요 증가가 소비를 견인했지만 재료가 모두 소진된 만큼 내년 폭발적인 소비확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2-1-2. 투자: 제조업 재고 재비축 및 리쇼어링은 투자활동을 촉진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 도입, 이에 따른 주거지 이동 등으로 인해 제조업 경기는 초기에 급격한 수요 증가를 경험하였으나, 리오프닝 이후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침체 국면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연수요로 인해 과열되었던 제조업 경기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며 저점은 통과했다고 판단한다.

먼저, 현재 미국 ISM 제조업 재고지수가 팬데믹 직후 레벨을 하회하고 있다. 공급망 차질의 잔존 효과, 노동력 부족 현상 및 예고된 경기침체가 맞물리며 생산활동은 보수적으로 이어져 온 반면, 소비가 예상외로 견조히 유지되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 탓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대로 가계 소비가 급격히 꺾이지 않는다면, 제조업 재비축 사이클(Restocking Cycle)이 전반적인 위축의 강도를 희석시킬 만한 경제활동은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나아가, 많은 글로벌 기업들 사이 생산거점을 다시 자국으로 옮겨 오는 “리쇼어링(Re-Shoring)” 움직임이 일종의 구조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신규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Bank of America에 따르면 올 1분기 S&P 500 기업들의 실적 발표문에서 "Re-Shoring"에 대한 언급은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는데, 이는 올 한해 자본시장의 최대 화두였던 "AI"에 대한 언급보다 높은 수준의 증가율이다. 당사는 미국 내 리쇼어링 무드가 제조업 경기 반등의 모멘텀으로 유효히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기업들에게 가장 큰 리스크로 부상했다. 해외 생산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팬데믹으로 인한 국경 폐쇄 및 운송 중단과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많은 기업들이 안정적이고 신속한 공급망을 확보하고자 생산기지를 자국 내로 이전하려는 경향이 높아졌다.

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나아가 중국-대만 간의 갈등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정세에 민감한 해외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리쇼어링 트렌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IIJA(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CHIPS(Creating Helpful Incentives to Produce Semiconductors), IRA(Inflation Reduction Act) 법안 등을 통한 정책적 지원이 리쇼어링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딜로이트에 의하면, IRA 통과 이후 총 88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200개의 신규 친환경 제조업 건설안이 발표되었으며, 잠재적으로 75,000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IIJA, CHIPS 및 IRA 3종의 법안 통과 이후 제조업 건설 지출은 크게 증가했다 (그림 7). 연간 제조업 관련 건설 지출은 올 7월 기준 2,0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0% 증가해, 제조업 경기 반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그림 7: 제조업 건설 투자 규모

※ 리스크: 금리부담 및 친환경 투자 부진

금리가 상승할 수록 자본의 한계효율의 곡선을 따라 투자는 감소한다. 기업의 최소 자본조달 비용, 즉 기준금리가 5.5%에 달하기 때문에 이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투자 결정에 있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내년 투자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팬데믹을 기점으로 급부상한 친환경 소비트렌드에 대한 관심 및 유관 투자가 빠른 속도로 시들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며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생산 계획을 축소하는 대신 자사주 바이백을 단행하고 있으며, 해상 풍력 개발업체들은 연이어 프로젝트들을 철회하고 있다. 이를 대변하듯 S&P 글로벌 청정 에너지 인덱스(S&P Global Clean Energy Index)는 부진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에만 30% 하락했다 (그림 8).

2-1-3. 정부 지출: 대선을 앞두고 재정지출을 크게 줄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

내년 11월에는 미국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 지난 10번의 미 대선 결과를 복기해 보면, 대선이 치뤄지는 해의 GDP 성장률이 전년의 성장률을 하회했을 경우 항상 집권 정당에 대한 교체가 이루어졌다 (2000, 2008 2016, 2020년) (테이블 1). 대선 유권자들이 경기에 굉장히 민감히 반응한다는 뜻이며,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나홀로 독주 중인 미국의 경제 성장 추세를 내년 말까지는 유지하고 싶어할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발발로 중동 외교 실패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며 미국 내 사회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시선을 최대한 경제로 돌리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바이든 행정부가 내년에 재정 지출을 축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 리스크: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재정적자는 1.7조달러이다. 통상적으로 재정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재정 확장을 통한 GDP 성장 및 세수 확대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적자가 지속가능한 것으로 판단하는데 미국의 경우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미 연방정부의 총 부채 규모는 33조달러로, GDP의 123%에 육박한 데에다가 올해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에 대해서는 고금리로 채권 발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 연방정부의 입장에서 재정 지출을 확대하기에는 이자 부담이 너무 큰 상황이다. 상징적인 의미가 크긴 하지만 올 8월에 Fitch가 미국의 신용 등급을 강등한 것도 재정 정책의 지속불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금융 시장 내 경기 연착륙에 대한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투자심리에 대한 바로미터로 볼 수 있는 미국 주가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S&P500 지수는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 지수 역시 올해 7월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다. 시장참여자들의 향후 주식 시장 변동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척도이자, 흔히 공포 지수라고 불리는 VIX 지수 역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며 미국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낙관론을 대변하고 있다.

2-2. 금리: 고금리 국면 지속, 그러나 하반기 인하 기대감 유효

연준은 9월 경기 전망 요약(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을 통해 2024년 GDP 성장률은 상향조정, 실업률은 하향 조정한 바 있다. 12월 FOMC를 통해 내년 성장률을 소폭 하향조정하기는 했지만 미국 경기의 연착륙을 가정하고 있다는 뜻이며, 이러한 시나리오 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급진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고금리 국면(Higher for Longer)이 지속될 것이다. 다만, 하반기 인하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그림 9).

그림 9: 연준 9월(상단), 12월(하단) 경기 전망 요약표

과도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조심할 필요 있다. 12월 FOMC를 통해 파월 의장은 “불필요하게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을 때의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으며, 주의를 하겠다.”라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결국 연준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기 부양이 아닌 물가 및 고용 안정화 (부양이 아닌 안정화)에 있다.

먼저, 인플레이션은 내려앉고 있다. 지난 11월 중순 발표된 10월 미국 CPI는 MoM 0%, YoY 3.2%로 완연한 하락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고질적인 물가상승 동인으로 작용한 서비스 물가는 노동시장 경색이 조금씩 완화되며 가라앉고 있다. 주거물가 상승률 역시 임대료 하락으로 둔화되고 있다. 내구재를 중심으로 한 상품 물가의 경우 디스인플레이션(가격 상승률 둔화)을 넘어 디플레이션(가격 하락)까지 관찰되고 있다고 최근 Wall Street Journal에서 보도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연착륙 및 4%를 하회하는 실업률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은 2024년 말쯤 기준 2% 중반대에 안착할 것이며, 내년 중 연준의 목표물가인 2%를 완전히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용 측면에서 미국은 구조적인 노동 인구 감소 및 경기 연착륙에 기인해 내년 소폭이나마 일자리가 증가하며, 실업률 상승률은 완만한 수준으로 제약될 것이다.

연착륙 시나리오 하 연준은 12월 점도표를 통해 시사한 바와 같이 3차례 (2024년 하반기부터) 금리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판단한다. 금리는 여전히 4% 중반대의 "제약적인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미국 경제의 골디락스 달성과 함께 시장에 유동성이 재차 주입된다는 측면에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기 위한 발판은 충분히 마련될 것이라는 평가다.

2-3. 시장 고유 재료: 단발성 호재와 구조적 모멘텀의 퍼펙트 스톰

거시경제적인 관점에서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내년 가상자산 시장의 트리거로 작용할 만한 재료들은 충분히 많다.

서론에서 밝혔듯이 가상자산 시장은 독자적인 금융자산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초입기에 있다. 그만큼 시장 내생변수가 유효히 작용할 것이란 뜻이며, 나아가 시장참여자들이 탈중앙성, 검열저항성과 같은 가상자산의 고유한 특징에 주목하며 단순 투기자산을 넘어 법정 통화에 대한 대체재로써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2-3-1. 단발성 호재

A.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에 대한 SEC의 최종 답변 기한이 내년 1월로 예정되어 있어, 1Q24 내 최종 승인이 점쳐지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0월 워싱턴 순회항소법원이 SEC가 Grayscale의 현물 비트코인 ETF 신청안을 거부한 건에 대해 사실상 취소를 명령하면서 소송을 종결한 바 있어, 타 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불허할 근거가 크게 약화되었다. 2000년대 금(SPDR Gold Trust; 2004년), 원유(United States Oil Fund; 2006년), 신흥국 채권(iShares J.P. Morgan USD EM Bond ETF; 2007년) 등 다양한 주식 외 자산군에 대한 ETF가 상장되었지만, 금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20년 미만의 신생 자산군이 ETF화되며 금융자산으로 인정받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먼저, 비트코인 ETF는 SEC와 같은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기관투자자가 별도 프라이빗 키를 보유하지 않아도 되며 자산운용사가 가상자산 거래소와 감시공유계약(Surveillance Sharing Agreement)를 맺기 때문에 해킹이나 도난에 대한 리스크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실무적인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가 제한되어 있는 개인 퇴직 연금 계정(IRA) 및 기업 연금 계정(401K)이 ETF를 경유해 비트코인 익스포져를 가져갈 수 있게 된다. 미국 내 IRA, 401K 자금의 총 규모는 약 22조달러로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0.5%만 할애한다고 가정하더라도 1,000억달러의 자금 유입을 예상할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8,00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상방압력을 기대할 수 있다.

B. 반감기

비트코인이 최초 발행된 이래 2012, 2016, 2020년 총 3차례의 반감기가 있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의 프로토콜에 내재되어 있는 코드에 따라 채굴에 대한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뜻하며, 공급이 축소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격 상승을 유도하게 된다 (테이블 2).

과거 3차례의 반감기를 회기해 보면 공급 감소에 따라 가격이 상승한 바 있다. 다만, 2024년에 예정되어 있는 반감기의 경우 줄어드는 채굴 보상이 3.125개로 과거 반감기 대비 축소 수량이 절대적으로 적다. 그런 만큼 공급량 감소로 인한 실질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다만, 역사적으로 반감기마다 가격이 상승해온 점과 현물 ETF 승인,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겹치며 가상자산 시장의 자금유입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한다.

2-3-2. 구조적 모멘텀

A. 전통 금융체계 내 자금 중앙집권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처음으로 양적완화를 도입한 이후 지난 14년간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며, 막대한 유동성이 시장으로 주입되었지만 소수의 대형기관으로 자금이 비대칭적으로 쏠리고 있는 추세다. 미국 내 상업은행 수 및 보유자금 규모를 살펴보면 2005년 1,563개/8USDt에서 2023년 2,116개/22USDt로 은행의 갯수, 보유자금 모두 크게 늘었다. 은행당 평균 보유자금으로 환산해보면 2005년 5USDb에서 2023년 10USDb로 약 2배 가량 증가했는데, 상위 3개 은행(2023년 기준 JP Morgan Chase, Bank of America, Citibank)의 경우 평균 보유자금 규모가 934USDb에서 2.5USDt로 거의 3배 가까이 불어났다 (그림 10).

대형 금융기관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올초 이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연준이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장기채 포지션을 과도하게 확대한 Silicon Valley Bank (SVB)와 같은 중형급 은행들이 줄줄이 파산했는데, 이는 중소은행들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시켰다. 그 결과 많은 개인 및 기관 자금이 중소 은행으로부터 이탈해 대형 금융기관으로 이동했으며, 그 트렌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VB 파산 당시 Financial Times는 “JP Morgan Chase, Citi를 비롯한 대형 금융기관들의 경영진들은 10여 년 만에 가장 큰 예금 이동을 맞이하고 있으며, 이를 수용하기 위해 '온보딩' 절차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SVB의 파산 배경에는 미국 행정부와 중앙은행 정책간의 불협화음이 위치하고 있다. SVB가 감독기관의 감시를 벗어나 무분별한 장기채 투자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통과시킨 Economic Growth, Regulatory Relief, and Consumer Protection Act가 Dodd-Frank Act를 철회함으로써 중소 은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시켰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하고자 도입된 Dodd-Frank Act는 보유자금 500억달러 이상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했는데, 보유자금 기준을 2,500억달러로 올려잡아 SVB와 같은 중소 금융기관들이 감독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SVB 포트폴리오 구성내역을 살펴보면, 장기채(>5년) 비중이 단기채(<5년) 비중을 넘어서는 시점은 2018년 무렵이다 (그림 11).

그림 11: SVB 고객 예탁금 및 포트폴리오 구성

비대해진 장기채 보유고 탓에 많은 기관들의 듀레이션(이자율 변동에 대한 민감도) 리스크가 커졌지만, 연준은 행정부의 정책 변화로 인한 중소 은행들의 재무제표 변화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거나 파급 효과를 과소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중소 은행들이 분열을 보이고, 뱅크런이 일자 뒤늦게 은행 기간 대출 프로그램 (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을 설립하며 사태를 수습했으나 다시금 소수의 대마불사 금융기관(Too-Big-to-Fail Institutions)으로 자금을 집결키는 효과를 낳았다.

시중 유동성이 소수의 기관으로 집중될 수 있는 구조적 요인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와 같이 전체 전통 금융 시스템이 연쇄적으로 붕괴되는 체계적 위험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될 수록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 올해 들어 중소/지방 은행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이 역의 상관관계를 띄고 있는 점도 이 주장에 힘을 싣는다 (그림 12).

B. 미국 재정 건전성 훼손

미국 행정부와 중앙은행 정책간의 부조화는 미국의 재정 건정성 또한 훼손시키고 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미 연방정부와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합심해 재정/통화 양 측면에서 확장책을 제시했다면, 최근 연준이 나홀로 강도 높은 긴축을 단행하며 연방정부의 이자부담은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가결한 사상 최대 규모의 부양책인 1.9조 달러짜리 ARP(American Rescue Plan)를 비롯해 급격히 불어난 재정 지출 탓에 미 연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GDP의 97%에 육박하고 있다. ARP가 가결된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연준이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방정부는 부채를 비교적 부담없이 발행할 수 있었지만, 연준이 통화긴축에 들어가며 이자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미국 회계감사원(U.S.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미 연방정부의 평균 순이자 지출은 GDP 대비 1.5%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급격히 불어난 원금 규모와 고금리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을 가정했을 때 2051년에는 8.4%로 자그마치 6.6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림 13,14).

그림 13: 미국 GDP 대비 부채 비율

그림 14: 미국 부채 원금 및 이자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