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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우기부기)외 2명
Product Lead/
Xangle

가끔 리서치 하는 프로덕트 리드

2023.02.22

 

목차

1. LSD, 이더리움 상하이 업데이트로 또다시 주목받다

2. 인출기능 업데이트로 프로토콜의 재무상태 개선

2-1. 매출 감소 가능성은 제한적
2-2. 비용 감소로 인한 프로토콜 순이익 증가

3. 이후 펼쳐질 이더리움 스테이킹 점유율 전쟁

3-1. '한입만'을 외치는 경쟁 LSD들
3-2. 1위 라이도의 대응책은?

4. 점유율 전쟁 이후 개화할 스테이킹 유동화

 

 

 

1. LSD, 이더리움 상하이 업데이트로 또다시 주목받다

 

LSD, 그게 뭔데?

유동 스테이킹 매커니즘

유동 스테이킹, 혹은 스테이킹 유동화(Liquid Staking Derivatives, LSD)는 지분증명(Proof-of-Stake) 기반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네이티브 자산의 유동화를 돕는 서비스다(쟁글의 유동 스테이킹 톺아보기 참조).일전에 이더리움의 머지(The Merge) 이벤트를 앞두고 잠시 시장의 관심을 받았으나, FTX 사태 이후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최근들어 유동 스테이킹 서비스가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바로 이더리움 상하이 업데이트 때문이다.

이더리움 상하이 업데이트엔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의 인출기능이 탑재

이더리움 상하이 업데이트 타임라인

지난 1월 3일 진행된 이더리움 ACDE(Ethereum All Core Developers Execution call)에선 이더리움 상하이(Shanghai) 업데이트에 대한 구체적인 개발 범위가 정해졌다. 기존에는 EOF 및 스테이킹 이더리움 인출기능 두가지의 개발 사항이 업데이트 예정에 있었으나, 이번 개발자 토의를 통해 비콘(Beacon)체인 내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의 인출기능만이 주요 업데이트 사항으로 확정됐다. 이후 시운전을 맡은 저장(Zhejiang) 테스트넷이 공개되고, 상하이 업데이트 시점이 4월로 정해지면서, 이번 업데이트를 보는 시장의 관심은 이더리움 인출기능으로 영향받을 스테이킹 유동화 서비스(유동 스테이킹, Liquid Staking Derivatives, LSD)들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상하이 업데이트가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소식 발표 이후 유동 스테이킹의 대표주자인 라이도(Lido, $LDO), 로켓풀(Rocket Pool, $RPL) 등을 포함한 LSD 평균 시가총액은, 11월 저점 대비 100%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현재 디파이 섹터 평균 퍼포먼스(쟁글의 디파이 인덱스 XDEFI를 참고)를 80% 넘게 상회하는 수치다. 22년의 낙폭 이후 반등세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상하이 업데이트에서 시장이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디파이 인덱스, 디파이 지표, 유동 스테이킹

하지만 필자는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이 상하이 업데이트와의 어떤 상관관계를 통해 가격 상승이 동반되는 것인지 좀 더 면밀하게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더해, 필자는 이번 인출 기능의 추가가 그간 느슨했던 이더리움 스테이킹 점유율 경쟁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줄 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본 글에선 이 둘을 차례대로 설명하며 업데이트 이후 전개될 점유율 전쟁과 이후 개화할 스테이킹 유동화 섹터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2. 인출기능의 추가로 프로토콜의 재무상태 개선

 

2-1. 매출 감소 가능성은 제한적

 

LSD 성공방정식: 예치량 늘리기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 퍼포먼스 방정식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LSD)의 퍼포먼스를 측정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LSD는 예치된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보상 일부분을 수수료로 수취하므로, 스테이킹 자산의 예치량이 증가하면 수익이 늘고, 감소하면 수익도 따라서 감소한다(쟁글의 유동 스테이킹 톺아보기 참고). 이더리움의 경우 현재까지 예치 자산의 인출이 불가능해 LSD 내 이더리움 예치량은 늘기만 했다.

하지만 상하이 업데이트 이후는 어떨까? 사용자들이 예치된 이더리움을 지속적으로 인출할 경우, 예치된 이더리움의 양이 줄어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 입장에서는 매출(Revenue)이 감소할 수 있다. 허나 필자는 상하이 업데이트 이후에 이와같은 뱅크런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며, 그 이유로 아래의 세가지 이유를 제시하려 한다.

 

1) 디파이 수익률을 상회하는 스테이킹 보상

유동 스테이킹 보상의 근원엔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보상이 있다. 그리고 유동성이 메마른 현 디파이 생태계 내엔 이더리움 스테이킹만큼 안정적인 이율의 상품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스테이킹 보상률은 4~5% 내외(Lido Staking: 4.99%)로, 디파이 평균 수익률이라 고려되는 유동성풀 예치 수익률(DefiLlama APY Trend 6개월 평균: 2.7%) 대비 2.2% 이상 높다. 유동 스테이킹은 여기에 솔로 스테이커의 접근이 어려운 MEV 보상(평균 +0.4%)까지 더해져 디파이 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디파이 유동성풀, 유동성 스테이킹 수익률 비교

 

2) 이더리움 동적 스테이킹 보상 모델

또한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보상 시스템에 적용된 동적 보상 모델*은 급격한 인출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의 인출이 지속될 경우 정도에 따라 스테이킹 APR은 22%까지 증가할 수 있으며(쟁글의 이더리움 상하이 업그레이드, 주목할 포인트들 참조), 업데이트 이후 뱅크런 이벤트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역으로 높아진 스테이킹 보상률은 이더리움 스테이킹에 대한 수요를 꾸준히 발생시킬 것이다.

이더리움 스테이킹의 동적 스테이킹 보상모델
*이더리움의 다이내믹 스테이킹 보상 모델에서 스테이킹율이 줄어들면 보상은 역으로 증가

 

3) LSD 유동화 토큰의 유틸리티 확장

마지막으로 각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의 유동화 토큰(eg. stETH, rETH, cbETH, frxETH …)들의 확장된 유틸리티도 고려해야 한다. 이들은 아베(Aave), 메이커다오(MakerDAO), 커브(Curve) 등 주요 디파이 디앱들의 기저자산 혹은 유동성풀 예치에 사용되는 등 활용도가 매우 높다. 투자자 입장에선 스테이킹 보상만을 바라기보다 스테이킹 보상과 유동화 토큰으로 추가적인 가치 창출을 원하므로, LSD 프로토콜에 대한 수요가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스테이킹 유동화 토큰 유틸리티 확장 현황

이렇게 이더리움의 안정적인 스테이킹 보상과 동적 스테이킹 보상 모델, 그리고 발행된 유동화 토큰의 높은 활용도로 인해, 필자는 인출 기능이 활성화 됨에도 스테이킹 유동화 프로토콜들의 이더리움 뱅크런 리스크나, 예치량이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2. 비용 감소로 인한 프로토콜 순이익 증가

앞서 예치량이 줄기 어려운 이유를 논했다면, 지금부터는 LSD가 어떤 이유로 상하이 업데이트의 수혜를 입을지 알아보자. 그 배경에는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이 제공해야만 하는 스테이킹 자산과 유동화 토큰(ETH-xxETH)의 스왑을 위한 유동성풀 인센티브(LP Incentives)가 있다.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은 스테이킹된 자산에 대한 유동성을 제공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의 특성, 유동화 및 유동성풀 공급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은 스테이킹 자산의 유동화를 약속하는 프로토콜로, 이에 따라 스테이킹 수익은 물론 스테이킹 후 발행된 증표와 스테이킹된 자산의 교환에 있어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프로토콜은 위탁된 네이티브 스테이킹 자산인 A토큰과 위탁 및 스테이킹 운영에 대한 증표로 발행된 xxA 토큰 사이의 스왑을 지원하게 된다(ex. Rocket Pool: rETH-ETH).

 

유동성풀 인센티브는 프로토콜 비용의 상당량을 차지

현재 토큰 스왑을 위해 디파이 내 가장 널리 통용되는 유동성 공급 방식은 AMM과 유동성풀(Liquidity Pools, LP) 활용한 방식으로, 대부분의 프토토콜은 디파이 내에서 스왑을 위한 유동성풀의 깊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유동성풀 예치자들에게 자체 토큰 보상(Token Incentives)을 지급한다.

이더리움 상하이 업데이트 전, 유동성풀 인센티브

독보적인 1위, 라이도(Lido, $LDO)의 예를 들어 살펴보자. 라이도는 Curve, Balancer에 ETH-stETH의 스왑을 위한 유동성풀을 유지하기 위해 유동성풀 예치자(LP Providers)에게 기존 LP 보상에 대비해 LDO토큰을 추가적으로 분배하고 있다. 라이도는 매달 운영비 명목으로 매달 평균적으로 4M 정도의 LDO 토큰을 지속적으로 분배중에 있으며, 이는 라이도가 운영하는 모든 스테이킹 자산(stETH stDOT, stATOM, stMATIC, etc..)들의 페깅을 위한 유동성풀 인센티브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유동성풀 유지를 위한 인센티브 분배는 스왑을 위한 유동성풀을 운영하는 거의 모든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에게 동일하게 주어지는 숙제가 된다.

라이도 순손실, 라이도 인센티브 비용

 

업데이트 후 개선되는 재무상태

상하이 업데이트는 그간 프로토콜 대신 예치된 이더리움의 인출을 위한 유동성을 공급해주기 위해 상당량의 비용으로 지급됐던 이 "유동성풀 인센티브(Liquidity Incentives)를 축소한다.

이더리움 상하이 업데이트 후, 프로토콜 인출 기능, 인센티브 유동성 유지

그간 LSD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지원하지 않는 인출 기능을 유동성 공급을 통해 제공하기 위해 풀의 깊이를 깊게 유지해야 했는데, 프로토콜 레벨 인출 기능이 추가되면서 유동성 공급의 부담이 줄어들자 좀 더 얕은 깊이의 유동성풀을 유지해도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이는 유동성풀 예치자에게 지급되는 LP 인센티브를 줄이고, 이는 LSD의 비용을 감소시켜 프로토콜의 순수익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공급량 감소는 덤

프로토콜의 순수익과는 별개로 토큰의 공급량 또한 줄 수 있다. LP 인센티브가 줄어들면서, 유통량으로 신규 공급되는 물량 또한 줄 것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반감기 이벤트의 가격 상승 논리 중 하나가 “신규 유통량 감소로 인한 비트코인의 희소성 증가” 인 만큼 프로토콜별 토큰 인플레이션이 적고 인센티브 감소량이 큰 프로토콜의 경우엔 공급량 관점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라이도 급격한 인플레이션율 감소 예상

결국 상하이 업데이트는 프로젝트 입장에서 유동성풀 외에도 프로토콜에서 직접 지원하는 스왑(언스테이킹) 경로가 하나 더 생기니, 서비스 유지를 위한 비용이 줄어드는 상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프로토콜은 비용을 아낀 만큼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거나, 타 체인 지원과 같은 생태계 확장을 진행하는 등, 이를 활용해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다. LP 인센티브를 덜 분배하니 각 프로토콜 토큰의 신규 유통량이 감소하는 공급 차원에서의 업사이드도 생긴다. 필자가 생각하는 유동 스테이킹 프로젝트들에 높은 관심이 쏠린 이유다.

 

 

3. 이후 펼쳐질 이더리움 스테이킹 점유율 전쟁

지금까지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들이 최근들어 보여준 강한 퍼포먼스의 근거를 알아봤다. 하지만 필자는 이보다 상하이 업데이트 이후 펼쳐질 이더리움 스테이킹 점유율을 둘러싼 ‘점유율 전쟁’을 주목하라 전하고 싶다. 라이도(Lido, $LDO)의 독보적이었던 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후발주자들이 펼칠 각축전 및 이로 인한 LSD 및 스테이킹 시장의 지각변동이 중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의 떡이지만 너무나 큰 라이도의 지분

라이도는 이더리움 스테이킹 지분의 29%를 가지며, CEX 및 스테이킹풀을 제외한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 섹터 내 점유율은 무려 72.6%에 달한다.(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은 스마트 컨트랙트 형태로 운영되는 ‘프로토콜’, 쟁글의 유동 스테이킹 참조). 스테이킹 경제를 기반으로 한 이더리움 내에서 그야말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스테이킹 및 유동 스테이킹 점유율 현황

하지만 머지 이후부터 본격적인 이더리움 스테이킹 점유율 경쟁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2021년, 아베(Aave), 컴파운드(Compound), 메이커다오(MakerDAO)와 같이 규모있는 디파이 프로토콜들에서 라이도의 stETH만이 범용성을 가졌다면, 이제는 스테이킹 이용자에게 코인베이스의 $cbETH, 로켓풀의 $rETH 등 다른 선택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경쟁 LSD 프로토콜 서비스 성장세

실제로 라이도는 머지 이후부터 지금까지 로켓풀(Rocket Pool, $RPL), 코인베이스(Coinbase, $cbETH), 및 프랙스(Frax Finance, $FXS) 와 같은 타 경쟁사들 대비 부족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인출 기능이 추가되는대로 2020년 말부터 라이도에 예치됐던 $ETH을 차지하기 위한 타 프로토콜들의 대대적인 공세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 LSD 프로토콜로 1)로켓풀의 $rETH, 2)코인베이스의 $cbETH, 그리고 3)프랙스 파이낸스의 $frxETH가 대표적이며, 이에 대응하는 라이도의 전략을 비교하며 각 프로토콜들간의 이더리움 스테이킹 점유율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3-1. ‘한입만’을 외치는 경쟁 LSD들

 

1) 로켓풀 - 탈중앙화를 전면에 내세우다

요 근래 가상자산 업계는 UST 디페깅과 FTX-Alameda 사태를 거치며 특정 운영 주체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집행 과정이 불투명하게 일어나는 상황을 그 무엇보다 경계하고 있다. 로켓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치로 대두되는 탈중앙성에 무게를 둔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로, 비허가성 풀을 기반으로 누구나 노드 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 하여 높은 탈중앙성을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한 높은 검열저항성을 필두로 점유율을 서서히 높여가고 있다.

rETH 및 예치량 증감 현황, 로켓풀 이더리움

특히 최근들어 SEC가 크라켄의 스테이킹 서비스를 걸고 넘어지면서 그 근거로 크라켄이 고객의 자산을 수탁받고 이를 불투명하게 ‘운용’한 정황을 제시한 바 있다. 로켓풀은 개별 노드 운영자와 컨트랙트를 통해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이 관리되고, DAO(pDAO)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블랙박스 형태로 운영되는 CEX 스테이킹은 물론 노드 운영에 있어 폐쇄성이 짙은 라이도에 비해서 규제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판단된다.

로켓풀의 비허가성 노드 운영 매커니즘 및 라이도와의 비교

여기에 더해 로켓풀은 곧 적용될 아틀라스(Atlas) 업데이트에서 이더리움 검증인 노드 운영에 필요한 이더리움 갯수*를 기존 16ETH에서 8ETH 까지 줄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노드 운영에 필수적인 RPL 토큰의 활용도**가 개선되고 노드 운영에 참여하는 이용자들 또한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어 상하이 업데이트 이후의 미래가 가장 기대되는 프로토콜 중 하나다.

*이더리움의 경우 32ETH를 보유해야 검증인 노드 및 스테이킹 운영
*** RPL 토큰은 노드 운영에서 보증금 형태로 요구되며 스테이킹 보상 부스팅에도 사용
로켓풀, atlas update
<Atlas Update에 포함될 8-ETH Lower ETH Bond minipools (LEB8s) 관련 트윗>

 

2) CEX의 편리함과 디파이의 결합성을 합치다, 코인베이스 $cbETH

크라켄, 바이낸스와 같은 CEX에 기반을 둔 스테이킹 서비스들은 웹2.0의 친숙한 UI 및 간편한 UX를 통해 리테일 / 기관 투자자 구분없이 편의성을 무기로 점유율을 높이기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코인베이스의 이더리움 스테이킹 서비스인데, 코인베이스는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하고, 이를 cbETH 토큰의 형태로 유동화한다. 기존 디파이에서 사용되던 지갑-프로토콜 연결 과정 없이 거래소 내에서 편리하게 이더리움 스테이킹 서비스를 이용하고 그 증표로 유동화 토큰까지 발행되는 것이다.

cbETH 및 예치량 증감 현황

이러한 편리함에도 불구, 2월 9일 발생한 SEC 측 고소장에 대한 크라켄(Kraken)의 3천만 달러 합의로 인해 거래소 스테이킹의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필자는 코인베이스의 스테이킹 서비스는 타 CEX 스테이킹 대비 유동화를 통한 비수탁형(Non-Custodial) 스테이킹의 특징을 일부 활용한다는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증권 분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저는 실제로 컨트랙트를 통해 발행된 $cbETH를 발급받아 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이를 필두로 디파이 생태계를 활용한 포지션 청산 및 대출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월 9일 크라켄은 공식적으로 3천만 달러의 벌금 지불 및 미국 내 이더리움 스테이킹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다. 해당 발표 이후 코인베이스의 $cbETH 스테이킹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상태이나, 필자는 크라켄과 코인베이스의 운영 방식에는 명확한 차이점이 존재해 증권 분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한다. 구체적으로는 1) 운영 과정에서의 투명성, 2) 수익금 지급 권리 측면에서의 차이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크라켄은 스테이킹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률의 재무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던 반면 코인베이스는 스테이킹 서비스의 심층적 재무 정보를 매 분기마다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인베이스는 크라켄이 스테이킹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지 않을 권리가 있었던 반면, 코인베이스의 최고 법률 책임자는 트위터를 통해 수익에 대한 권리는 고객에게 있다고 공식화했다.

 

코인베이스 이더리움 스테이킹, 코인베이스 UX

특히 최근들어 $cbETH의 결합성 (Composability)에서 비롯되는 유틸리티가 강화되는 중인데, $cbETH이 아베(Aave, $AAVE) 담보자산에 편입 된 것이 그 예다. 코인베이스의 $cbETH를 활용한 스테이킹 서비스가 무사히 규제 내에 안착만 할 수 있다면, 거래소의 높은 편의성과 기관 친화성을 기반으로 한 $cbETH 생태계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겠다.

 

 

3) 신규 경쟁자 두두둥장: 프랙스의 $frxETH

프랙스 파이낸스, 프랙스 이더리움, 프랙스 스테이킹

2022년 10월,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 프로토콜인 프랙스 파이낸스(Frax Finance, $FRAX)는 이더리움 유동스테이킹 서비스의 토큰인 $frxETH와 $sfrxETH을 출시했다. frxETH 토큰의 특징은 예치-유동화 형태로 제공되던 기존 유동 스테이킹 매커니즘을 예치($ETH) - 유동화($frxETH) - 수익화($sfrxETH)의 3단계로 분리했다는 것에 차별점이 있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구조이나, 목적(스테이킹 수익 수취 / 디파이 내 담보자산 활용)에 따른 계층 분리의 의도라고 파악된다. 

프랙스는 랩드 토큰의 형태인 $frxETH를 발행하고, 발행된 $frxETH는 다른 금융기관인 렌딩 프로토콜에서 이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LP풀에 예치하여 추가적인 보상(Yield)을 노려볼 수 있다. 또는 이를 sfrxETH로 전환하여 스테이킹 보상을 받을수도 있다.

스테이킹 원리, 프랙스 스테이킹 원리
이용자는 스테이킹 수익을 얻으려면 frxETH를 예치하고 이를 sfrxETH로 변환해야 한다.

필자는 프랙스의 frxETH-sfrxETH의 구조가 부동산 신탁사에서 발행하는 토지담보 수익증권의 발행 및 유통 구조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목적은 다르지만, 토지($ETH)을 담보로 신탁사(LSD, 유동 스테이킹 플랫폼)에서 수익권증서($frxETH)를 발행하고,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각종 CDP, Aave, MakerDAO 등)에서 대출($DAI, $USDC 등의 스테이블코인)에 사용되는 유통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부동산 담보신탁과 프랙스 파인낸스 LSD

frxETH-sfrxETH의 경우 아직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틸리티는 다소 아쉬운 상태이나, 이미 sfrxETH를 담보로 $FRAX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어, 프랙스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와 함께 만들어낼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발행 주체가 기존에 구축해 놓은 디파이 내 인프라에 자연스럽게 유동 스테이킹 서비스를 녹여낼 수 있다는 점도 타 프로토콜 대비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프랙스 파이낸스 커브 생태계

가용 가능한 인프라 중 하나가 바로 스테이블스왑, 커브(Curve, $CRV)다. 프랙스는 현재 커브 내 뇌물 분배(쟁글의 흔들리는 커브 파이낸스, 이대로 괜찮은가? 참조)를 조절하는 컨벡스 파이낸스(Convex Finance, $CVX)의 두번째 큰손으로, 커브 내 영향력을 백분 활용하여 보다 매력적인 유동성풀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커브 내 뇌물(Bribing)을 통해 frxETH-ETH 유동성풀은 이더리움 스테이블페어(xxETH-ETH) 중 가장 높은 보상률(6.62%, 2023.02.21 기준)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니,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이 아닐 수 없다.

 

3-2. 1위 라이도의 대응책은?

가만 있을 라이도가 아니다. 1등 프로토콜 답게 역시나 경쟁 프로토콜들의 적극적인 공세에 대비한 점유율 방어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라이도의 1) 크로스체인 / 레이어2 확장, 2) 본격화된 탈중앙화 개선 노력, 그리고 3) 라이도 V2다.

 

1) 멀티체인 및 레이어 2 확장을 통한 사업 다각화

LSD 프로토콜 간 TVL M.Cap 비교

현재 라이도의 시가총액 대비 TVL(TVL/M.Cap) 지표는 이미 이더리움에선 타 유동 스테이킹 플랫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정도로 높다. 따라서 이더리움 내 확장보단 레이어2를 비롯한 타 PoS 기반 체인에도 진출해 위험을 분산하고 사업을 확장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 유동 스테이ㅣㅇ 플랫폼별 멀티체인 진출 현황

확장의 일환으로 $stETH을 아비트럼 / 옵티미즘과 같은 옵티미스틱 롤업 기반의 레이어 2에 $wstETH 형태로 브릿징 하는 등, $stETH의 유틸리티를 서서히 높여가고 있다. 또한 타 PoS 체인의 스테이킹 자산인 $MATIC, $DOT, $ATOM, $SOL 등 Non-EVM, EVM 모두를 포괄하는 스테이킹 자산 유동화를 지원한다. 라이도는 이미 이더리움 뿐만 아니라 크로스체인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로 성장해, 확장성 차원에서도, 라이도를 쫓아올 프로젝트는 현재로선 전무한 상황이다.

 

2) 본격화된 투명성과 탈중앙화 개선 노력

라이도 현황 및 stETH 듀얼 거버넌스 현황
라이도 내부 탈중앙성은 지속적으로 개선

여기에 더해 최근 라이도 내부 검증인들의 높은 탈중앙성과 적용 예정에 있는 듀얼 거버넌스 제도는 라이도의 중앙화 및 검열 이슈를 개선한다. 머지 이후 라이도 내 컨센서스 클라이언트 분산도 및 검증인 노드의 지리적 분포 등의 탈중앙화 지표들은 확실히 개선중에 있으며, 듀얼 거버넌스를 통해 기존 stETH 홀더들에게 라이도 거버넌스에 제안되는 각종 안건에 대한 최종 비토(Veto: 최종 거절 권한)권을 부여하는 등 라이도의 점유율이 너무 높은 것에 대한 각종 보완 및 예방 장치들이 마련되고 있다.

 

3) 라이도 V2 - 스테이킹 라우터

라이도 v2, 스테이킹 라우터

<Lido V2와 발표와 함께 출시한 스테이킹 라우터(Staking Router)>

특히 2월 7일 발표된 라이도 V2의 스테이킹 라우터(Staking Router)는 그간 문제가 제기됐던 라이도의 허가성 풀에 대한 중앙화 논란을 종결짓고자 한다. 스테이킹 라우터는 라이도가 개발중인 컨트롤러 컨트랙트(Controller Contract)로, 이를 활용하면 화이트리스트 기반으로 운영되는 라이도의 유동 스테이킹 인프라를 솔로 스테이킹 이용자(Solo Staker)는 물론, DAO 및 스테이킹풀 과 같은 집단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라이도 v2, 스테이킹 라우터

<Lido V2에서 공개된 스테이킹 라우터(Staking Router) 적용 방안. 라우터를 활용하면 LidoDAO 외 타 DAO, 스테이킹 풀 등의 외부 집단들도 비허가성 방식으로 노드를 운영하고 라이도의 유동 스테이킹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라이도는 허가형 풀(Permissioned Pool) 방식에서 마침내 비허가성(Permissionless) 유동 스테이킹 플랫폼으로 전환하면서 이전부터 질타받았던 프로토콜 중앙화 이슈에서 해방될 수 있다. 또한 인프라의 부분적인 공공재화(de-privatization)을 의미하는 이번 V2 발표는, 최근 화제가 된 SEC의 크라켄 고소장과 관련된 스테이킹 서비스의 증권성 리스크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되기도 한다. 라이도가 마주한 중앙화, 증권성 이슈 등, 불확실성을 개선하려는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이 지속되는 한 로켓풀, 코인베이스 스테이킹과 같은 경쟁 서비스는 라이도 예치 이더리움을 뺏어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4. 점유율 전쟁과 함께 개화할 이더리움 스테이킹 유동화

 

대 예금 시대로의 전환, 시작되는 LSD 점유율 전쟁

상하이 업데이트는 그동안 은행에서 제공하던 적금 상품이 예금으로 전환되고, 전환 후에도 매력적인 이율을 제공하는 상황으로 비유될 수 있다. 또한 업데이트 이후 비용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은행들(LSD)은 더 적극적으로 스테이킹 고객 예치(이더리움)를 위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결국 라이도가 점유하던 다량의 이더리움 스테이킹 지분을 차지하기 위한 타 LSD 서비스의 총공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주 플레이어로 코인베이스의 $cbETH, 로켓풀의 $rETH, 프랙스의 $frxETH-$sfrxETH 등을 꼽을 수 있으며, 1등의 자리를 쉽게 유지하던 라이도($stETH)는 이를 인지하고 업데이트 이후 펼쳐질 각축전에 대비한 확장 정책과 라이도 V2를 필두로 한 탈중앙화 및 내부 체질 개선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가올 상하이 업데이트 이후 벌어진 점유율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군비 경쟁이 벌써부터 시작된 것이다.

 

점유율 전쟁이 꼭 필요한 이유

어감은 폭력적이지만, 이 점유율 전쟁은 기존 라이도에 과집중된 스테이킹 비율을 분산시켜 LSD를 주축으로 한 이더리움 스테이킹 레이어의 구조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순기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개발 방향을 비춰보면 LSD를 포괄하는 검증인(Validator) 레이어에 더 많은 권한을 제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스테이킹 레이어의 충분한 탈중앙성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더리움 상하이 업데이트 이후 인출 매커니즘

이번 상하이 업데이트에 추가되는 EIP-4895(Push-based Ethereum Withdrawls)가 그 대표적인 사례로, 해당 제안은 컨센서스 레이어와 직접적으로 교류하는 검증인 및 노드 운영자(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 스테이킹풀 등)의 영향력을 강화한다. 인출에 대한 권한이 검증인의 인출키에 위임되면서 인출 과정에서 노드 운영자(검증인)는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관문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검증자 레이어에 일부 의존적인 인출 기능의 추가로 인해 상당량의 이더리움을 보유한 유동 스테이킹의 탈중앙성은 생태계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가올 점유율 전쟁을 통한 검증인 레이어의 추가적인 탈중앙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이후 개화할 스테이킹 유동화

이더리움 디파이 스택과 유동 스테이킹 서비스

그렇다면 점유율 전쟁 이후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비 온 뒤에야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이 있듯이, 필자는 점유율 전쟁으로 검증인 레이어의 탈중앙성이 개선되고, 이를 통해 스테이킹 유동화가 이더리움 내 암호경제학적(Crypto Economic) 인프라로서 꽃피우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인출 기능 추가로 마침내 완성된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시스템, 비용 감소로 개선되는 유동 스테이킹 프로토콜의 지속 가능성, 전쟁 이후 라이도에 과집중된 스테이킹 점유율의 구조적 개선 등, 상하이의 봄과 함께 스테이킹 유동화가 개화(開花)할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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