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RWA Series] 블록체인

목차
1. 들어가며: RWA 사업에 블록체인은 왜 필요한가?
2. RWA를 위한 블록체인을 선택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3. 퍼블릭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무엇이 다른가?
4. 주요 블록체인·DLT 아키텍처와 기관 활용 사례
5. 마무리: 사업 구조에 따라 블록체인을 선택해야 한다
1. 들어가며: RWA 사업에 블록체인은 왜 필요한가?
1-1. 거래·결제 효율화

기존 금융에서는 거래가 체결된 이후에도 청산, 증권 이전, 현금 결제, 투자자 명부 변경과 장부 대사 등 여러 절차가 남는다. 증권사, 청산기관, 예탁결제기관, 커스터디와 은행이 각자의 시스템과 장부를 운영하기 때문에 동일한 거래가 여러 번 기록되고, 기관 간 기록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러한 분절된 구조는 거래 이후 처리시간과 운영비용을 늘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블록체인은 여러 기관이 동일한 자산 상태를 공유하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거래 후 절차를 연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증권 토큰과 결제수단이 같은 네트워크 또는 서로 연결된 원장에 존재하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증권 이전과 현금 지급을 연계해 한쪽만 처리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배당과 이자 지급, 상환, 담보 설정과 해제처럼 반복되는 업무도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관 사이에서 반복되던 기록과 대사, 수작업 조정과 결제 지연을 줄일 수 있다. 나아가 거래 체결뿐 아니라 자산 이전과 결제까지 상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결제수단과 가격정보, 투자자 심사 등 주변 인프라가 함께 운영된다면 기존 금융기관의 영업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24시간 거래와 결제도 가능해질 수 있다.
1-2. 투자 접근성 확대
전통 금융상품은 일반적으로 특정 국가의 금융계좌와 중개기관, 거래 플랫폼을 통해 유통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발행된 펀드나 채권을 한국 투자자에게 제공하려면 국내 판매사와 증권계좌, 현지 브로커·커스터디, 외환 및 결제 계좌를 연결하고 각 기관의 기록을 맞춰야 한다. 새로운 국가로 유통 범위를 넓힐 때마다 현지 규제에 맞는 금융기관과 판매 채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므로, 상품이 거래되는 장소와 투자자가 접근하는 경로가 국가와 기관별 인프라에 따라 분절된다.
블록체인에 발행된 자산은 같은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지갑, 커스터디와 디지털 플랫폼에서 공통된 형태로 취급될 수 있다. 발행사는 기존 판매사와 증권계좌뿐 아니라 디지털 지갑과 온체인 플랫폼을 새로운 유통 채널로 활용할 수 있고, 투자자 역시 지원되는 서비스 사이에서 자산을 이전할 수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할 경우 특정 국가나 기관의 단일 전산망에 의존하지 않고 더 넓은 이용자와 서비스에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토큰 단위를 세분화해 높은 최소 투자금액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접근성을 넓히는 요소다. 다만 블록체인에 발행됐다고 해서 누구나 어디서든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별 증권 규제와 투자자 자격, KYC·AML 요건은 계속 적용된다. 따라서 블록체인이 확대하는 것은 규제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규제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상품을 배포할 수 있는 기술적 채널과 투자 단위를 넓히는 것이다.
1-3. 온체인 금융 확장
토큰화된 자산은 단순히 디지털 형태로 보유하고 이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마트 컨트랙트와 연결하면 담보, 대출, 레포, 유동성 공급과 자동화된 자산운용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의 기초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토큰화 국채나 펀드를 대출 담보로 제공하고, 담보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포지션을 정리하는 규칙을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스마트 컨트랙트와 자산을 서로 결합할 수 있는 특성을 컴포저빌리티, 즉 조합 가능성이라고 한다. 자산, 결제수단, 신원 확인, 가격정보와 거래 규칙을 각각의 모듈처럼 연결해 하나의 금융서비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금융에서도 유사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지만, 기관과 시스템마다 별도의 계약과 전산 연계가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표준화된 자산과 실행 규칙을 공통 환경에 배치해 서비스 간 연결을 보다 직접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확장성은 RWA의 의미를 단순한 디지털 발행에서 온체인 금융 인프라로 넓힌다. 발행된 자산이 외부 지갑과 거래 플랫폼에 유통되고, 다시 대출과 담보, 결제와 자산운용에 활용될수록 하나의 금융상품이 여러 서비스의 구성 요소로 기능할 수 있다.
이처럼 블록체인은 기존 금융의 거래·결제 절차를 효율화하고, 상품의 유통 채널을 넓히며, 발행된 자산을 다양한 금융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을 실제 사업에 적용하는 방식은 상품의 구조와 참여자, 규제 요건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기관은 먼저 사업에 필요한 조건을 정의하고, 이를 기준으로 적합한 네트워크 구조를 선택해야 한다.
2. RWA를 위한 블록체인을 선택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RWA 사업에 적합한 블록체인 구조는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 온체인 금융 서비스를 퍼블릭 체인의 리테일 투자자들에게 넓게 제공할 수도 있고, 퍼블릭 체인을 사용하면서 승인된 투자자만 자산을 보유하도록 제한할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기관이 별도의 네트워크를 운영하거나, 거래정보를 관련 기관끼리만 공유하는 구조도 가능하다.

Backed의 xStocks는 Solana에서 토큰화 주식을 외부 지갑과 거래·대출 서비스에 연결한 사례다. 퍼블릭 체인의 유동성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자산의 유통과 온체인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초점을 둔다. 반면 BlackRock의 BUIDL은 Ethereum 등 퍼블릭 체인에서 발행되지만, 적격투자자 심사를 통과한 승인 지갑만 펀드 지분을 보유하고 이전할 수 있다. 두 상품 모두 퍼블릭 체인을 사용하지만, xStocks는 개방적인 유통과 활용에, BUIDL은 투자자 접근 통제와 규제 준수에 상대적으로 더 무게를 둔다.
기관이 자산이 발행되는 네트워크를 직접 운영하는 구조도 있다. 일본 디지털 증권 플랫폼 Progmat은 기존 디지털 증권의 기반 원장을 Avalanche L1으로 전환하고, 검증자와 수수료, 운영정책을 기관이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전용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외부 퍼블릭 체인에 상품을 그대로 배포하기보다, 금융기관이 운영권을 가진 프라이빗에 가까운 구조를 선택한 사례다.
반면 Canton은 네트워크 자체는 공개형이지만, 거래정보는 관련 기관에게만 공유된다. Broadridge의 Distributed Ledger Repo(DLR)는 레포 거래의 계약과 담보 상태를 Canton에서 관리하면서 은행·딜러·수탁기관 등 필요한 참여자만 거래 상대방과 조건을 확인하도록 설계했다. 즉 공개형 네트워크의 연결성을 활용하면서도 실제 거래는 프라이빗하게 처리하는 구조다.
이처럼 같은 RWA라도 자산의 유통 범위, 투자자 접근 조건, 정보 공개 수준과 네트워크 운영 주체에 따라 적합한 구조가 달라진다. 따라서 기관은 특정 체인을 먼저 정하기보다, 누가 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지, 외부 금융서비스와 어디까지 연결할 것인지, 거래정보를 누구와 공유할 것인지, 네트워크 운영을 직접 맡을 것인지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블록체인 선택은 이러한 사업 요건을 정의한 뒤 내려지는 결과에 가깝다.
2-1. 자산과 사업 구조: 무엇을 누구에게 제공할 것인가
체인 선택에 앞서 기관은 먼저 어떤 자산을 어떤 투자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지 정의해야 한다. 자산의 종류 자체보다 투자자 범위, 유통 지역, 활용 범위와 블록체인의 역할이 실제 네트워크 요구사항을 결정한다.
토큰이 나타내는 권리도 상품마다 다르다. 토큰이 증권 자체일 수도 있고, 펀드·신탁의 지분이나 발행자에 대한 상환청구권을 나타낼 수도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권리를 기록하고 이전하는 수단일 뿐이며, 그 권리의 실질은 발행계약과 법률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투자자의 범위와 상품 유통 지역이 넓을수록 다양한 지갑·커스터디·결제수단과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의 개방성과 접근성이 중요해진다. 다만 투자자가 적격투자자나 기관으로 제한되거나 거래정보가 민감한 상품이라면, 넓은 접근성보다는 참여자 통제와 정보 보호가 더 중요하다. 이 경우 누가 자산을 보유·이전할 수 있는지 제한하고, 거래와 보유 정보를 필요한 주체에게만 공개할 수 있는 구조가 요구된다.
발행된 자산을 결제·담보·대출까지 활용하려면 다양한 스마트 컨트랙트와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생태계가 중요하다. 반면 블록체인의 활용 범위가 발행과 보유 내역을 기록하는 데 그친다면, 외부 금융 생태계와의 연결성보다 거래가 신속하고 명확하게 확정되는지, 오류가 발생했을 때 기록을 정정·복구할 수 있는지, 기존 명부와 안정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결국 기관은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필요한 네트워크 기능과 평가 기준을 달리 설정해야 한다.
2-2. 규제 준수·자산 통제·프라이버시
기관용 RWA는 불특정 다수가 별도 승인 없이 참여하는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과 달리, 자산과 거래에 대한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누가 자산을 보유하고 이전할 수 있는지뿐만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거래를 중단하거나 자산을 동결·회수할 수 있는지, 투자자와 거래정보를 누구에게 어디까지 공개할 것인지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금융기관과 발행사는 규제 준수와 투자자 보호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므로, 거래가 코드에 따라 실행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기능은 하나의 블록체인에서 모두 제공되지 않는다. 기관용 RWA의 규제 준수 및 자산 통제를 위해서는 기반 블록체인, 토큰·애플리케이션, 법률·운영 인프라가 역할을 나눠 작동한다.

Ethereum 기반 RWA 상품을 예로 들면 각 계층의 역할이 보다 명확해진다. 기반 블록체인인 Ethereum은 거래를 검증·기록하고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 환경을 제공하지만, 투자자 KYC를 수행하거나 국가별 판매 제한을 직접 적용하지는 않는다. 대신 토큰 스마트 컨트랙트에 신원·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연동해 승인된 지갑 사이에서만 토큰이 이전되도록 설계할 수 있다. ERC-3643은 신원 레지스트리와 이전 규칙을 결합해 화이트리스트, 지갑 동결, 강제 이전, 분실 지갑 복구 등의 기능을 구현하는 대표적인 표준이다.
다만 스마트 컨트랙트가 투자자의 적격성을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KYC·AML 심사를 수행하고 허용 지갑을 등록하며 공식 투자자 명부를 관리하는 주체는 발행사, 이전대리인, 커스터디와 같은 운영기관이다. 자산 동결이나 강제 이전이 필요한 경우 이를 결정하고 관리자 권한을 행사하는 것도 이들 기관이며, 그에 따른 법적·운영상 책임 역시 운영기관이 부담한다. 운영기관이 허용하거나 제한한 주소 정보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이전 규칙에 반영돼, 승인되지 않은 지갑으로의 전송을 차단한다.
BENJI와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상품도 이러한 구조를 따른다. 블록체인은 거래와 보유 내역을 기록하는 공통 원장으로 활용하되,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투자자와 이전·동결·복구 권한은 이전대리인 등 운영기관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통제한다.
또한 기관 간 거래와 사모자산에서는 거래 금액과 상대방, 보유 포지션 자체가 민감한 정보일 수 있다. 따라서 퍼블릭 체인을 활용할 경우 신원정보를 오프체인에 분리하거나 별도의 프라이버시 구조를 적용하고, 정보 공개 범위를 운영 목적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결국 기관은 특정 체인이 규제 준수를 지원하는지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필요한 통제 기능이 기반 블록체인, 토큰 스마트 컨트랙트와 운영기관 가운데 어디에 배치되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판단하고 책임지는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2-3. 금융 원장으로서의 안정성과 신뢰성
블록체인은 자산의 소유 상태와 거래 결과를 기록하는 금융 원장으로 활용된다. 따라서 기관은 단순한 처리 속도나 수수료뿐 아니라, 거래가 언제 최종적으로 확정되는지, 장애가 발생해도 자산과 기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먼저 거래 확정 시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블록에 거래가 포함됐더라도 네트워크에 따라 일정 시간 동안 되돌려질 가능성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토큰화 펀드의 환매 요청이 처리된 뒤 체인 재구성이나 네트워크 장애로 해당 기록이 변경되면, 온체인 보유 상태와 이전대리인의 명부, 적용 기준가와 결제일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기관은 각 체인의 최종성 구조를 확인하고, 어느 시점을 법적·운영상 이전 완료로 인정할지와 장애 이후 기록을 어떤 기준으로 복구할지를 미리 정해야 한다.
기반 블록체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상품 운영에 필요한 외부 인프라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격을 제공하는 오라클, 체인 간 자산을 이동시키는 브리지, 거래 순서를 정하는 시퀀서와 네트워크 접속을 지원하는 RPC가 대표적이다. 토큰화 자산을 담보로 사용하는 대출에서 오라클이나 시퀀서가 중단되면 담보가치 갱신과 마진콜, 청산이 함께 지연될 수 있다. 특히 L2를 활용할 때는 기반 L1의 보안뿐 아니라 시퀀서, 데이터 가용성, 출금 경로와 관리자 권한까지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거버넌스는 이러한 장애나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누가 대응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프로토콜과 스마트 컨트랙트의 업그레이드, 거래 중단과 긴급 복구를 누가 결정하며 어떤 승인 절차와 감사 기록을 거치는지 확인해야 한다. 분산성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책임과 대응 체계가 명확해지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관리자 권한이 소수에게 과도하게 집중돼도 새로운 운영 위험이 생길 수 있다.
비용 역시 평균 수수료보다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배당·이자 지급이나 상환처럼 거래가 특정 시점에 집중되는 업무에서는 일시적인 수수료 상승이 운영비와 처리 일정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자가 별도의 가스 토큰을 보유해야 하는지, 발행사가 수수료를 대신 부담할 수 있는지, 거래량이 늘어나도 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2-4. 자산 활용과 금융 생태계의 연결성
RWA 토큰의 가치는 발행 자체보다 발행 이후 얼마나 원활하게 유통되고 활용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자가 상품을 매입하고 상환받으며, 다른 기관이나 금융서비스가 이를 거래·결제·담보로 활용하려면 결제수단과 지갑, 커스터디, 오라클 등 주변 금융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결제수단은 상품의 매입과 상환을 처리하는 기반이다. 자산 이전이 블록체인에서 이뤄지고 현금 결제가 은행망에서 처리되면 두 시스템의 결과를 연결하고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증권 토큰과 스테이블코인 또는 토큰화 예금을 같은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 DvP를 보다 직접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결제자산의 유동성, 기관의 이용 가능 여부와 법정화폐 입출금 경로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기반이 부족하면 토큰을 발행해도 실제 청약과 상환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렵다.
자산 활용 범위는 해당 체인의 금융 생태계에 따라 달라진다. 거래시장과 대출 프로토콜이 운영되는지, RWA 토큰을 담보로 받아들이는 서비스가 있는지, 가격정보와 유동성을 제공할 참여자가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기관이나 적격투자자가 해당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자산을 거래·담보·대출·레포에 활용할 수 있어야 보유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 자금을 조달하거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기관용 인프라는 상품의 보관과 관리에 필요하다. 기관 지갑과 커스터디는 자산의 안전한 보관과 권한 관리를 지원하고, 오라클은 거래와 담보 평가에 필요한 가격을 제공한다. 명부관리 사업자는 온체인 기록을 공식 투자자 명부와 연결한다. 이러한 사업자의 지원이 부족하면 기관이 해당 체인을 사용하더라도 기존 업무 절차와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외부 연결성은 자산의 유통 범위를 결정한다. RWA 상품은 다른 체인의 금융서비스, 은행 결제망, 발행사와 이전대리인의 내부 시스템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한다. 멀티체인으로 배포할 경우에는 체인별 발행량과 청약·상환 내역을 하나의 상품 장부에서 관리해야 한다. 브리지를 이용한 자산 이동에는 보안 위험과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도 따른다.
개발과 운영을 지원하는 전문 생태계도 필요하다.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과 보안 감사, 기존 시스템 연동, 장애 대응과 업그레이드는 상품 출시 이후에도 계속된다. 관련 개발자와 감사업체, 시스템 통합 사업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체인에서는 운영비용과 장애 대응 부담이 커질 수 있다.
BUIDL은 Ethereum에서 출시된 뒤 여러 퍼블릭 네트워크로 배포 범위를 넓혔다. 새로운 체인을 추가할 때마다 해당 네트워크의 지갑과 커스터디, 결제수단과 금융서비스를 상품 운영 구조에 연결해야 했다. 여러 체인에 나뉜 지분 기록과 발행·상환을 일관되게 관리할 체계도 필요해졌다. BUIDL의 확장은 체인 선택에서 상품의 매입, 보관, 결제, 활용과 상환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3. 퍼블릭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무엇이 다른가?
기관은 RWA 사업에 사용할 블록체인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퍼블릭과 프라이빗 중 어떤 구조를 선택할지 고민한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공용 네트워크에 누구나 접속해 거래를 제출하고 기록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정해진 프로토콜에 따라 다수의 독립적인 참여자가 거래 검증과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기관이나 컨소시엄이 네트워크 참여자와 검증자, 데이터 접근 범위와 운영정책을 직접 관리하는 구조다.
다만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단순히 ‘누구나 이용하는 체인’과 ‘기관만 이용하는 체인’으로 나누기는 어렵다. 퍼블릭 체인에서도 토큰의 보유자와 이전 대상을 승인된 투자자로 제한할 수 있고, 프라이빗 체인도 여러 금융기관과 외부 시스템을 연결하는 공동 인프라로 운영할 수 있다. 또한 Canton처럼 공개형 네트워크와 선택적 정보공개를 결합하거나, Avalanche L1처럼 퍼블릭과 프라이빗 구조를 모두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실제 구조는 누가 거래를 제출하고 검증하는지, 어떤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지, 운영과 변경 권한을 누가 갖는지에 따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3-1. 블록체인 구조를 구분하는 네 가지 권한
퍼블릭과 프라이빗의 차이는 하나의 권한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네트워크 운영, 자산 접근, 데이터 열람, 시스템 변경 권한이 각각 누구에게 열려 있는지를 나누어 살펴봐야 한다.

이 네 가지 권한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설정되지 않는다. 네트워크 참여는 개방하면서 자산 접근은 승인된 투자자로 제한할 수 있고, 거래 결과는 온체인에 기록하면서 신원과 계약정보는 외부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도 있다. 기관은 2장에서 살펴본 투자자 범위, 정보 공개 수준, 자산 활용 범위와 원장의 역할을 이러한 권한에 대응시켜 필요한 구조를 판단해야 한다.
3-2. 퍼블릭 블록체인: 개방성·유동성·생태계
퍼블릭 블록체인은 특정 기관의 승인 없이 접속하고 거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공용 네트워크다. 다수의 독립적인 검증자가 정해진 프로토콜에 따라 거래를 처리하며, 한 발행사가 기반 네트워크 전체를 통제하지 않는다.
- 네트워크 참여: 누구나 거래를 제출할 수 있고, 다수의 독립적인 주체가 거래 검증과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한다.
- 자산 접근: 네트워크는 개방돼 있지만 토큰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보유자와 이전 대상을 제한할 수 있다.
- 데이터 접근: 거래와 잔액은 기본적으로 공개되며, 투자자 신원과 계약정보는 별도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 있다.
- 운영·거버넌스: 기반 네트워크는 프로토콜의 거버넌스를 따르고, 발행사는 토큰의 동결·상환·이전 제한 등 상품 수준의 권한을 행사한다.
투자자 범위와 상품 유통 지역이 넓고, 자산을 거래·결제·담보·대출로 활용하려는 경우 퍼블릭 체인의 장점이 커진다. 기존 지갑과 커스터디, 스테이블코인, 오라클과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어 별도의 네트워크와 생태계를 처음부터 구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퍼블릭 체인을 선택했다고 해서 상품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BUIDL과 BENJI는 퍼블릭 네트워크를 사용하면서 KYC를 마친 투자자만 상품을 보유하거나 이전하도록 제한한다. 신원 확인과 공식 명부관리는 발행사와 이전대리인이 담당하고, 스마트 컨트랙트에는 화이트리스트와 동결·이전 제한 같은 규칙을 적용한다.
이러한 구조는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 허가형 금융상품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네트워크의 개방성과 금융 생태계를 활용하면서 자산 접근과 상품 운영은 기관이 통제한다. 다만 거래와 잔액의 공개, 변동하는 수수료, 기반 네트워크 정책을 직접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은 별도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다. 거래 순서 조정과 거래 포함 지연·검열, 원치 않는 토큰 수신, 외부 인프라 의존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3-3.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밀성·통제·기관 간 운영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기관이나 컨소시엄이 네트워크 참여자와 검증자, 데이터 접근 범위와 운영정책을 관리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승인된 기관만 네트워크에 참여하며, 업무에 맞춰 거래 제출과 정보 열람, 시스템 변경 권한을 나눠 설계한다.
- 네트워크 참여: 승인된 기관만 노드와 검증자로 참여하며 역할과 운영 책임을 사전에 정한다.
- 자산 접근: 승인된 기관이나 투자자만 거래를 제출하고 자산을 보유하도록 제한할 수 있다.
- 데이터 접근: 거래 당사자와 감독기관 등 필요한 주체에게만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 운영·거버넌스: 운영기관이나 컨소시엄이 업그레이드, 긴급 중단, 기록 복구와 법적 명령의 집행 절차를 관리한다.
투자자가 기관으로 제한되고 거래 가격, 상대방, 담보와 포지션 정보가 민감한 업무에서는 프라이빗 구조가 적합할 수 있다. 기관 간 채권 거래와 레포, 담보 이전처럼 참여자 범위가 명확한 경우에는 외부 접근성보다 데이터 기밀성과 운영 책임이 중요하다. 블록체인을 공식 원장이나 핵심 업무 시스템으로 활용하려는 경우에도 기록의 정정·복구, 장애 대응과 기존 시스템 연계 방식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수료와 처리 정책도 참여기관이 합의한 기준에 따라 운영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기관과 서비스를 연결하려면 별도의 승인과 시스템 통합이 필요하고, 퍼블릭 체인의 지갑·유동성·금융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운영 권한이 소수 기관에 집중되면 해당 기관에 대한 의존도와 거버넌스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검증자 장애·담합, 특정 기술사업자에 대한 종속, 노드와 키의 백업·재해복구 부담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기관이 퍼블릭 체인과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업무별로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선택하는 멀티네트워크 전략이다. 예를 들어 민감한 기관 간 거래는 프라이빗 환경에서 처리하고, 외부 유통이나 온체인 금융서비스 연결에는 퍼블릭 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우 두 네트워크의 기록과 발행량을 어떻게 맞출지, 어느 원장을 공식 기록으로 인정할지, 오류 발생 시 누가 조정할지를 별도로 설계해야 한다.
4. 주요 블록체인·DLT 아키텍처와 기관 활용 사례
RWA 사업에 활용되는 블록체인은 운영 방식이 서로 다르다. Ethereum, Solana와 Stellar는 이미 다수의 검증자와 이용자가 참여하는 퍼블릭 네트워크다. Canton Network도 공개형 L1이지만, 거래정보를 전체 네트워크에 복제하지 않고 관련 기관에게만 공유하는 선택적 정보공개 구조를 갖는다. Avalanche L1과 Ethereum 기반 Appchain은 설계에 따라 퍼블릭 또는 프라이빗 네트워크로 구성할 수 있으며, Hyperledger Besu·Fabric과 Corda는 기관이나 컨소시엄이 프라이빗 분산원장을 구축하는 데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다.
여기서 분산원장기술(DLT)은 여러 기관이 거래 기록을 공동으로 저장하고 검증하는 기술을 뜻하며, 블록체인도 DLT의 한 유형이다. 다만 네트워크마다 운영 주체와 구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처리량이나 수수료만으로 적합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퍼블릭 체인은 현재 운영 중인 네트워크의 성능과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지만, 프라이빗 DLT는 기관이 검증자 수, 하드웨어, 합의 방식과 운영정책을 직접 정하므로 실제 성능과 안정성이 구축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Canton처럼 공개형 네트워크와 기관용 정보통제를 결합한 구조는 두 범주의 특징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 장에서는 각 네트워크를 다음 다섯 가지 기준으로 살펴본다.

4-1. Ethereum: 가장 넓은 금융 생태계를 갖춘 퍼블릭 원장
Ethereum은 오랜 기간 운영 안정성과 보안성을 검증받아온 대표적인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이다. 네트워크 규모와 개발자 생태계가 크고, 기관 커스터디·스테이블코인·오라클·DeFi 인프라도 폭넓게 구축돼 있다. BUIDL을 비롯한 주요 토큰화 펀드와 국채 상품이 우선적으로 배포되면서, 현재 RWA 발행 규모가 가장 큰 핵심 네트워크로 자리 잡았다. RWA.xyz 기준 2026년 8월 Ethereum의 온체인 RWA 규모는 약 171억 달러다.
네트워크는 퍼블릭 PoS 구조로 운영되며, 별도의 운영기관 승인 없이 거래를 제출하고 검증자로 참여할 수 있다. 단일 운영기관은 없으며, 프로토콜 변경은 EIP 제안과 클라이언트 개발자, 검증자 및 커뮤니티의 채택을 거쳐 이뤄진다. 거래는 12초 단위 슬롯에서 블록에 포함되며, 현재 경제적 최종성까지는 평균 약 15분이 소요된다.

Ethereum 네트워크는 체인 자체적으로 투자자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증권의 이전을 제한하지 않는다. 대신 발행사가 토큰 컨트랙트에 허용 지갑, 이전 제한, 동결, 강제 이전과 상환 기능을 적용해 퍼블릭 원장 위에서도 허가형 금융상품을 운영할 수 있다. 다만 거래 상대방과 잔액이 공개되고, 발행사가 거래 순서나 기반 네트워크의 운영정책을 직접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은 별도의 운영 위험으로 남는다.
대표 사례는 BlackRock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BUIDL이다. 2024년 Ethereum에서 처음 출시됐으며, 적격투자자와 승인된 지갑만 펀드 지분을 보유·이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ecuritize가 토큰화와 이전대리인 기능을 제공하고 BNY가 현금·증권 수탁을 담당하는 등, 퍼블릭 원장과 기존 규제 금융 인프라를 결합한 구조다. 이후 여러 체인으로 확장됐지만 Ethereum은 최초 발행 네트워크이자 주요 유동성 기반으로 기능한다.
종합하면 Ethereum은 글로벌 유통과 외부 금융서비스 연결을 중시하고, 공개 원장 위에서 상품 수준의 접근 통제를 구현하려는 RWA에 적합하다.
4-2. Ethereum L2: 낮은 비용과 빠른 처리를 위한 확장 네트워크
Base, Arbitrum, Optimism과 같은 Ethereum L2는 거래를 별도 네트워크에서 실행한 뒤 데이터와 결과를 Ethereum에 게시하는 구조다. Ethereum의 보안과 EVM 개발환경을 활용하면서 메인넷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거래를 처리할 수 있어, 결제·대량 배분·소액 거래처럼 비용과 속도가 중요한 서비스에 활용된다.
다만 Ethereum L1과 운영 구조는 다르다. 주요 L2에서는 현재 중앙화된 시퀀서가 거래를 수집하고 순서를 정하며,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와 긴급 대응 권한도 재단이나 개발사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다. OP Stack의 기본 구조도 단일 전용 시퀀서를 전제로 하며, Base 역시 시퀀서가 거래를 빠르게 정렬한 뒤 Ethereum에 게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사용자는 시퀀서가 제공하는 빠른 확인을 바탕으로 거래가 완료된 것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Ethereum 수준의 최종성은 해당 데이터가 L1에 게시되고 최종화된 뒤 확보된다. 따라서 기관은 사용자 화면에 표시되는 거래 완료 시점과 법적·회계상 최종 완료 시점을 구분해야 한다. L1 출금에는 별도의 대기기간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일반적인 L2 내부 거래와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대표 사례는 J.P. Morgan의 JPMD다. JPMD는 Base에서 발행된 미국 달러 예금 토큰으로, 공개된 L2를 사용하지만 J.P. Morgan이 승인한 기관 고객만 이용할 수 있다. 2025년 PoC를 거쳐 상용화됐으며, 기관 고객의 24시간 지급과 결제를 지원한다. 이는 공개된 네트워크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활용하면서 자산의 발행·보유·상환 권한은 은행이 통제하는 구조다.
BUIDL도 Arbitrum과 Optimism에 별도의 지분 클래스를 배포했다. 이를 통해 각 L2의 지갑과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할 수 있지만, 체인별 발행량과 상환, 커스터디, 결제자산과 유동성을 각각 관리해야 한다. 멀티체인 배포가 유통 범위를 넓히는 대신 운영 복잡성을 높이는 사례다.
Ethereum L2는 EVM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비용과 처리 속도를 개선하려는 RWA에 적합하다. 다만 Ethereum의 안정성만 볼 것이 아니라 시퀀서, 브리지, 데이터 가용성과 업그레이드 권한을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4-3. Ethereum 기반 전용 Appchain: 기관별 요구사항에 맞춘 자체 네트워크
Arbitrum과 OP Stack은 기존 공용 L2에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는 것뿐 아니라, 기관이나 프로젝트가 별도의 Ethereum 기반 체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용 Appchain은 자체 블록 공간과 시퀀서를 사용하며 수수료, 데이터 가용성, 검증 방식과 업그레이드 정책을 업무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Ethereum에 직접 정산하면 L2, 다른 L2를 상위 정산망으로 사용하면 L3로 분류될 수 있으므로, 여기서는 이를 포괄해 전용 Appchain이라고 부른다.
공용 L2에서는 여러 서비스가 동일한 네트워크와 운영정책을 공유한다. 반면 전용 Appchain은 기관이 처리 용량과 비용을 확보하고, 시퀀서·검증자·접근권한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 규제형 자산을 위한 KYC·AML 정책과 거래 제한을 체인 수준에 반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시퀀서, 브리지, 데이터 가용성, RPC와 업그레이드 인프라를 직접 운영하거나 외부 사업자에게 위탁해야 한다.

Arbitrum 기반 전용 체인은 블록 시간, 가스 토큰, 수수료, 데이터 가용성, 거래 순서, 검증자와 거버넌스를 설정할 수 있다. OP Stack 역시 실행·합의·데이터 가용성·정산 모듈을 조합해 별도의 Ethereum L2를 구축하도록 지원한다. 공용 체인보다 높은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지만, 네트워크의 운영 책임도 기관에 더 많이 돌아간다.
대표 사례는 Robinhood Chain이다. Robinhood는 2025년 초기에는 Arbitrum One 기반 주식 토큰을 먼저 발행한 뒤, 2026년 7월 Arbitrum 스택을 기반으로 개발한 전용 L2인 Robinhood Chain 메인넷을 출시했다. 이는 공용 L2에서 시장을 검증한 뒤 거래량과 상품 구조에 맞춘 자체 체인으로 이전한 사례다.
OP Stack을 활용한 기관 사례로는 DB증권의 제주 STO·RWA 인프라가 있다. DB증권은 2026년 7월 Optimism과 협력해 스마트팜·축산·한국 지식재산권을 토큰화하는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DB증권이 플랫폼을 직접 구축·운영하고 OP Stack을 기반 블록체인 인프라로 활용하는 구조다. 다만 현재 상용 서비스가 아니라 2년에 걸친 단계적 구축 계획이라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
전용 Appchain은 Ethereum 생태계와 보안을 활용하면서도 거래 처리, 비용과 규제 정책을 직접 통제하려는 RWA 사업자에 적합하다. 다만 퍼블릭 체인에 상품을 배포하는 것보다 운영과 유동성 확보 부담이 크다.
4-4. Solana: 빠른 실행과 낮은 비용에 강점을 가진 퍼블릭 L1
Solana는 하나의 공유 상태를 기반으로 거래와 스마트컨트랙트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퍼블릭 L1이다. 이더리움처럼 별도의 L2로 유동성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통합된 네트워크에서 결제, 거래, 대출과 자산운용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할 수 있다. 낮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대량 배분, 소액 이전과 빈번한 거래에 강점이 있으며, 최근 토큰화 펀드·주식·사모신용 등 RWA 배포도 확대되고 있다.

Solana는 Ethereum의 ERC-3643처럼 규제형·기관용 토큰에 필요한 통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Token Extensions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토큰 발행 단계에서 이전 제한, 관리자 권한, 일부 거래정보 비공개 같은 기능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다만 Token Extensions가 KYC나 투자자 적격성을 직접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투자자 심사와 승인 주소 관리는 발행사나 KYC 사업자가 담당하고, 그 결과를 토큰의 전송 규칙에 반영해야 한다. 또한 일부 거래정보를 감출 수는 있지만 계정 주소까지 비공개되는 것은 아니므로 완전한 프라이버시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Solana의 현재 합의 구조에서는 약 400ms 수준의 사전 확인과 약 12.8초의 최종성을 제공한다. Solana는 이를 약 150ms까지 단축하는 Alpenglow 전환을 준비하고 있으나, 2026년 8월 현재 아직 개발·도입 단계다. 기관은 현재 운영 구조를 기준으로 최종성을 평가하고, 향후 합의 변경이 노드·지갑·인덱싱 시스템에 미칠 영향도 확인해야 한다.
대표 사례는 Backed의 xStocks다. xStocks는 미국 상장주식과 ETF를 기초자산으로 1:1 담보된 토큰화 상품으로, 2025년 Solana에서 출시됐다. Solana에서는 일반 SPL 토큰처럼 지갑으로 이전할 수 있으며, Kraken·Bybit와 같은 중앙화 거래소뿐 아니라 Raydium·Jupiter 등 온체인 거래 서비스와 연결된다. 일부 xStocks는 Kamino에서 담보로도 활용할 수 있어, 전통 주식에 대한 익스포저를 거래·유동성 공급·대출로 확장하는 Solana의 금융 연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Apollo의 ACRED, BlackRock의 BUIDL과 Franklin Templeton의 BENJI도 Solana로 확장되면서 토큰화 주식뿐 아니라 국채형 펀드와 사모신용까지 RWA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Solana는 낮은 비용으로 많은 거래를 처리하고 RWA를 다양한 온체인 금융서비스에 활용하려는 경우에 적합하다. 다만 EVM과 직접 호환되지 않아 기존 Ethereum 기반 컨트랙트와 인프라를 이전하거나 연결하는 데 추가 개발이 필요할 수 있다.
4-5. Stellar: 자산 발행과 지급결제에 특화된 퍼블릭 네트워크
Stellar는 자산 발행·이전·교환과 지급결제를 중심으로 설계된 퍼블릭 네트워크다. 발행자는 승인된 계정만 자산을 보유하도록 제한하고, 특정 계정을 동결하거나 이미 이전된 자산을 회수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별도의 컨트랙트가 아니라 네이티브 자산 기능으로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거래는 통상 수초 안에 최종화되고 수수료도 낮고 비교적 예측 가능하다. 기본적인 자산 발행과 통제, 교환과 결제는 네이티브 기능으로 처리하고, 대출·담보·자동화처럼 복잡한 금융 로직이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의 스마트컨트랙트를 추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복잡한 토큰 컨트랙트를 처음부터 개발하지 않고도 토큰화 펀드와 지급결제 상품의 기본 구조를 구현하기 쉽다.

이러한 기능은 Stellar의 계정별 자산 권한 관리 구조를 통해 구현된다. 해당 토큰 발행자는 각 계정이 특정 자산을 보유하고 이전할 수 있는지를 개별적으로 승인할 수 있으며, 투자자 자격 상실이나 제재·법적 조치가 발생하면 해당 권한을 중단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이미 지급된 자산을 회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KYC와 투자자 적격성 심사는 이전대리인이나 외부 사업자가 오프체인에서 수행하고, 그 결과만 각 계정의 온체인 권한에 반영된다.
대표 사례는 Franklin Templeton의 FOBXX와 이를 나타내는 BENJI 토큰이다. BENJI는 2021년 Stellar에서 처음 출시됐으며 이후 여러 퍼블릭 네트워크로 확장됐다. 이전대리인은 승인된 투자자 지갑만 토큰을 보유하도록 관리하고, 필요하면 지분을 동결하거나 회수할 수 있다. 이는 Stellar의 네이티브 자산 통제 기능을 실제 규제 펀드의 보유자 명부와 지분 이전에 적용한 대표 사례다.
향후에는 DTCC의 Tokenization Service도 Stellar와 연결될 예정이다. DTCC는 DTC가 보관하는 주식·ETF·미국 국채 등을 Stellar에서 토큰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7년 상반기 제공을 목표로 한다. 아직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실제 펀드 명부에 활용돼온 Stellar가 전통 증권시장의 예탁·토큰화 인프라로 범위를 넓히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종합하면 Stellar는 펀드 지분과 지급자산을 낮은 비용으로 발행·이전하고, 발행자가 보유자 승인과 동결·회수 권한을 직접 관리하려는 RWA에 적합하다. 특히 명부관리와 결제가 핵심인 상품에는 강점이 있지만, 복잡한 DeFi 활용이나 대규모 담보·대출 시장과의 연결성은 Ethereum·Solana보다 제한적이다. 따라서 폭넓은 온체인 금융 활용보다는 규제형 자산의 발행·명의기록·결제를 우선하는 사업에 더 적합하다.
4-6. Avalanche L1: 퍼블릭·프라이빗 구조를 선택할 수 있는 독립 네트워크
Avalanche L1은 기관이나 프로젝트가 자체 검증자 집합, 실행환경, 가스 토큰, 수수료와 참여 정책을 갖는 독립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구조다. Avalanche L1 자체가 곧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검증자와 RPC 접근을 제한한 프라이빗 네트워크, 검증자 참여는 제한하되 이용자와 데이터 접근은 공개한 네트워크, 누구나 일정 요건 아래 검증자로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네트워크로 구성할 수 있다.
운영기관은 검증자의 소재지·KYC·라이선스 요건을 설정하고, 거래 제출과 컨트랙트 배포 권한, 수수료와 실행 규칙을 업무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Subnet-EVM을 실행환경으로 선택하면 Solidity 스마트 컨트랙트와 Ethereum 개발도구를 재사용할 수 있으며, 별도의 가상머신을 선택해 다른 실행환경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각 Avalanche L1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Avalanche의 체인 간 메시징 기능을 활용해 다른 L1과 정보를 주고받고 자산 이동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 다만 C-Chain의 검증자·유동성·애플리케이션을 자동으로 공유하는 것은 아니므로, 외부 자산과 사용자, 인프라를 연결하려면 별도의 연동과 온보딩이 필요하다.

Avalanche L1은 해당 네트워크만의 전용 블록 공간을 사용하므로, 다른 Avalanche L1이나 애플리케이션의 거래 증가가 처리 성능과 수수료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신 검증자 운영과 업그레이드, 키 관리, 장애 복구는 해당 L1을 구축한 기관이나 컨소시엄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 외부 사업자의 관리형 인프라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네트워크 운영과 규제 준수에 대한 최종 책임까지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대표 사례는 일본 디지털 증권 플랫폼 Progmat이다. Progmat은 2026년 7월 플랫폼에서 발행된 4,520억 엔 이상의 디지털 증권 전체를 Avalanche L1으로 이전했다. 이는 일반적인 폐쇄형 프라이빗 체인으로의 전환이라기보다, 기존 금융기관의 업무와 권한 체계를 유지하면서 기반 원장을 EVM 호환 환경으로 교체하고 퍼블릭 블록체인 생태계와의 연결성을 확대하려는 전환에 가깝다.
자산유동화증권의 발행과 관리를 디지털화하는 금융 인프라 기업인 Intain은 IntainMARKETS라는 허가형 Avalanche L1을 운영한다. 이 네트워크는 자산유동화증권의 발행·투자·검증·인수·수탁과 사후관리를 하나의 온체인 절차로 연결한다. 이후 Intain은 FIS와 함께 같은 L1 인프라를 활용한 Digital Liquidity Gateway를 출시해, 미국 지역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하거나 유동화할 수 있는 시장을 구축했다.
Avalanche L1은 독립된 실행환경과 검증자, 수수료와 운영정책을 직접 설계하려는 기관에 적합하다. 퍼블릭 구조로 운영하면 외부 이용자와 생태계 연결성을 높일 수 있고, 프라이빗 구조로 운영하면 검증자와 RPC·거래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 다만 별도의 L1을 운영하는 만큼 검증자 관리, 보안, 장애 대응과 업그레이드 책임을 직접 부담해야 하며, 외부 유동성과 애플리케이션도 별도로 연결해야 한다.
4-7. Canton Network: 공개형 연결망과 선택적 정보공개를 결합한 기관용 네트워크
Canton Network는 공식적으로 공개형 L1으로 운영되지만, 모든 거래와 상태를 전체 네트워크에 복제하는 일반적인 퍼블릭 블록체인과는 구조가 다르다. 거래는 여러 개의 정보 단위로 나뉘며, 각 참여자는 자신이 당사자나 관찰자로 지정된 부분만 저장하고 검증한다. 이에 따라 같은 네트워크를 사용하더라도 거래 상대방과 가격, 포지션과 계약조건이 모든 참가자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따라서 Canton을 일반적인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Global Synchronizer는 여러 기관과 애플리케이션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개형 연결 인프라이며, 거래 순서와 확정을 조정하지만 암호화된 거래내용을 직접 열람하지 않는다. 기관은 별도의 Private Synchronizer를 구축해 특정 업무를 자체 인프라에서 처리할 수도 있다. 하나의 기관 노드는 Global Synchronizer와 여러 Private Synchronizer에 동시에 연결될 수 있어, 공개형 연결성과 프라이빗 업무환경을 함께 구성할 수 있다.

Daml은 Canton 개발사인 Digital Asset이 만든 금융계약용 스마트컨트랙트 언어로, 계약 당사자와 승인 권한, 정보 공개 범위를 코드로 정의한다. Canton은 이러한 규칙을 여러 기관의 노드 사이에서 집행한다. 예를 들어 DvP 거래에서는 결제은행은 현금 이전에 필요한 정보만, 증권 시스템은 증권 이전에 필요한 정보만 확인하면서도 증권과 현금의 이전을 하나의 원자적 거래로 처리할 수 있다.
대표 사례는 Broadridge의 Distributed Ledger Repo(DLR)다. DLR은 미국 국채를 담보로 자금을 빌리고 갚는 레포 거래의 계약 조건과 담보 상태를 Canton에서 관리하며, 은행·딜러·수탁기관 등 여러 참여자의 업무를 하나의 공통 절차로 연결한다. 각 기관은 자신에게 필요한 거래정보만 확인하면서도 전체 거래 진행 상태를 공유할 수 있고, 기존 예탁·결제 시스템과도 연계할 수 있다.
미국 증권시장의 예탁·청산·결제 인프라를 운영하는 DTCC도 Canton을 토큰화 네트워크로 활용하고 있다. DTCC는 DTC가 보관하는 미국 국채와 주식 등을 원래의 권리와 투자자 보호를 유지한 채 온체인 토큰으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2026년 7월에는 Canton과 DTCC의 사설 Besu 네트워크에서 실제 증권을 토큰화해 국채 레포 DvP, 담보 설정, 증권대차와 주식 이전 등의 운영 거래를 처리했다. 이는 기존 중앙예탁기관이 관리하는 증권을 여러 블록체인과 연결해 활용하는 사례다.
Canton은 퍼블릭 네트워크의 공동 연결성과 프라이빗 원장에서 기대하는 선택적 정보공개를 함께 제공한다. 거래 가격·상대방·포지션 등 민감한 정보를 필요한 기관끼리만 공유하면서 서로 분리된 증권·현금·담보 시스템을 연결하려는 경우에 적합하다. 이 글에서는 기관 금융업무와 정보통제 구조를 비교하기 위해 Canton을 프라이빗 DLT와 함께 살펴보지만, 네트워크 자체는 공개형 L1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4-8. Hyperledger Besu: 기관이 구축하는 프라이빗 EVM
Hyperledger Besu는 기관이 Ethereum과 호환되는 자체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Ethereum 클라이언트다. Solidity 스마트컨트랙트와 Hardhat·Remix 등 기존 Ethereum 개발도구를 재사용하면서도, 네트워크에 참여할 노드와 계정, 검증자 구성, 수수료와 업그레이드 정책은 기관이나 컨소시엄이 직접 정할 수 있다.

기관이 Besu로 자체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경우에는 주로 QBFT 합의 방식을 사용한다. QBFT는 미리 승인된 검증자들이 번갈아 블록을 제안하고, 전체 검증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블록을 즉시 확정하는 방식이다. 일부 검증자가 장애를 일으키거나 잘못된 정보를 보내더라도 네트워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검증자 한 곳의 장애를 견디려면 최소 네 개의 검증자가 필요하다. 다만 검증자가 많아질수록 노드 간 통신량이 늘어나므로 실제 처리속도는 네트워크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QBFT가 거래정보의 기밀성까지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Besu의 기본 구조에서는 참여 노드들이 동일한 거래와 원장 상태를 공유하므로, 특정 거래의 내용을 관련 기관들만 열람하도록 제한하려면 Paladin과 같은 별도의 프라이버시 계층을 결합해야 한다.
대표 사례는 DTCC의 Collateral AppChain이다. 미국 증권시장의 예탁·청산·결제 인프라를 운영하는 DTCC는 Besu를 기반으로 금융기관들이 전통자산과 토큰화 자산을 담보로 이동·관리할 수 있는 공동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담보 제공자와 수취자, 수탁기관 등 여러 참여자가 동일한 업무 절차를 공유하고, 자산가격 확인부터 적격성 판단·담보 이동·결제까지 자동화하는 구조다. 정식 가동은 2026년 4분기로 예정돼 있다.
2026년 7월에는 DTCC가 DTC에 보관된 국채·주식·ETF를 Besu 기반 사설망과 Canton Network에서 토큰화하고, 이를 담보 설정·증권대차·레포 DvP와 주식 이전에 실제로 사용했다. 이는 Besu가 기관 내부의 독립된 사설망에 그치지 않고, 기존 시장 인프라 및 다른 블록체인과 연결되는 원장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Besu는 Ethereum 개발환경을 유지하면서도 검증자, 네트워크 참여자, 데이터 접근과 운영정책을 직접 통제하려는 기관에 적합하다. 특히 여러 금융기관이 공동 원장을 운영하거나 기존 시스템과 긴밀하게 연동해야 하는 사업에 유리하다. 다만 EVM 호환성이 퍼블릭 Ethereum의 보안·유동성·애플리케이션 생태계까지 자동으로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네트워크 운영과 외부 연결에 대한 책임은 구축기관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
4-9. Hyperledger Fabric: 권한을 세밀하게 나누는 컨소시엄 DLT
Hyperledger Fabric은 기업과 기관이 공동으로 사용할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오픈소스 DLT다. 이미 운영되는 퍼블릭 체인에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는 방식이 아니라, 은행·거래소·수탁기관 등 참여기관이 별도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승인된 기관만 접속하도록 구성한다. EVM 체인이 아니므로 Ethereum용 스마트컨트랙트와 지갑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

각 거래에는 어떤 기관의 승인이 필요한지를 미리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채권 발행에는 발행기관과 명부관리기관의 승인을 요구하고, 자산 이전에는 매도기관과 매수기관, 수탁기관의 확인을 함께 요구하는 식이다. 필요한 승인이 모두 모여야 거래가 원장에 반영되므로, 기관 간 공동 업무 절차를 시스템에 직접 적용하기 쉽다.
정보 공개 범위도 기관별로 나눌 수 있다. 특정 업무에 참여하는 기관들만 별도의 원장을 공유하거나, 거래가격·고객정보와 같은 민감한 데이터는 관련 기관만 보관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 경우 다른 참여기관에는 실제 정보 대신 해당 데이터가 존재하고 변경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암호화된 기록만 남는다.
대표 사례로는 태국 중앙은행의 DLT Scripless Bond를 들 수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재무부·예탁기관·채권시장협회와 4개 판매은행을 연결해 정부저축채권의 발행·판매·등록 과정을 공동 장부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0년 첫 운영에서는 500억 바트 규모의 채권이 일주일 만에 판매됐으며, 투자자가 채권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최대 15일에서 2일로 줄었다. 이 시스템에 사용된 IBM Blockchain Platform은 Hyperledger Fabric을 기반으로 한다.
Fabric은 참여기관이 명확하고, 거래마다 필요한 승인기관과 정보 공개 범위를 세밀하게 나눠야 하는 폐쇄형 컨소시엄 업무에 적합하다. 특히 채권 발행, 명부관리, 사모펀드 운영과 기관 간 문서 공유처럼 여러 기관이 동일한 기록을 관리해야 하는 업무에 강점이 있다. 반면 자산을 외부 지갑에 배포하거나 퍼블릭 시장의 유동성과 DeFi에 연결하려면 별도의 토큰화·결제·브리지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4-10. Corda: 금융계약과 당사자 간 거래에 특화된 DLT
Corda는 금융기관과 기업이 계약과 자산의 상태를 공동으로 관리하기 위해 설계된 프라이빗 DLT다. 일반적인 블록체인처럼 모든 참여기관이 전체 거래를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에 직접 참여하거나 확인 권한이 있는 기관들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한다. 각 노드는 은행·수탁기관·거래소처럼 실제 법적 주체와 연결되며, 승인된 기관만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다.
Corda에서는 Notary라는 별도의 검증 서비스가 자산의 중복사용을 방지한다. 거래 당사자들이 거래 조건에 동의한 뒤, Notary는 이전하려는 자산이 다른 거래에서 이미 사용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고 서명한다. 이 서명이 완료되면 해당 자산의 이전이 확정되며, 이후 같은 자산을 다시 사용하는 거래는 거부된다. Notary는 구성 방식에 따라 거래 전체를 확인하거나, 자산의 중복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최소 정보만 확인할 수 있어 거래정보의 기밀성도 유지할 수 있다.

대표 사례는 스위스의 디지털 증권시장 인프라인 SIX Digital Exchange(SDX)다. SDX는 Corda를 기반으로 디지털 증권의 발행과 거래, 결제, 보관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했다. 거래 참여기관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 공유하면서 증권과 결제자산을 동시에 이전하는 DvP 결제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Corda가 규제 대상 시장에서 자산 발행부터 결제와 보관까지 전체 절차를 연결하는 데 활용된 사례다.
HQLAᵡ는 은행이 레포와 증권대차에 사용하는 담보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이전하기 위해 Corda를 활용한다. 실제 증권은 기존 수탁기관이나 예탁기관에 그대로 보관하고, 해당 증권에 대한 담보 권리만 디지털 기록으로 이전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기관들은 기초 증권을 예탁기관 사이에서 매번 직접 이동시키지 않고도 담보를 교체하거나 다른 거래에 재배분할 수 있다.
Corda는 거래 가격·상대방·포지션과 같은 민감한 정보를 거래 당사자끼리만 공유하면서, 법적 계약과 자산 이전, 결제와 후선업무를 하나의 기관 간 절차로 연결하려는 경우에 적합하다. 특히 참여기관과 거래 상대방이 명확한 디지털 증권·담보·레포 시장에 강점이 있다. 반면 퍼블릭 체인의 지갑·유동성·DeFi 생태계를 직접 활용하기는 어렵고, 애플리케이션별로 네트워크와 유동성이 분리될 수 있어 외부 시장과 연결하려면 별도의 연동 구조가 필요하다.
4-11. 체인별 비교
퍼블릭·확장형 네트워크

프라이빗 네트워크와 기관용 DLT
Canton Network는 공개형 L1이지만 기관용 금융업무와 선택적 정보공개 구조를 비교하기 위해 이 표에 함께 포함했다.

각 네트워크의 차이는 퍼블릭과 프라이빗이라는 구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퍼블릭 네트워크라도 Ethereum은 가장 넓은 기관 인프라와 DeFi 유동성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유통과 담보·대출 활용에 유리하다. Solana는 낮은 비용과 빠른 처리, 하나의 통합된 금융 생태계를 바탕으로 대량 배분과 빈번한 거래에 강점이 있다. Stellar는 생태계 규모보다 자산 승인·동결·회수와 지급결제 기능에 초점을 두고 있어, 규제형 펀드의 발행과 명부관리처럼 발행자 통제가 중요한 업무에 적합하다.
Ethereum L2는 Ethereum의 개발환경과 생태계를 활용하면서 비용과 처리속도를 낮출 수 있지만, L1과 동일한 구조는 아니다. 거래 순서를 정하는 시퀀서와 자산을 이동시키는 브리지, 거래 데이터를 게시하는 구조가 추가되며, 빠른 거래 확인과 Ethereum에서의 최종 확정 사이에도 시간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단순히 “Ethereum보다 저렴한 체인”으로 보기보다, 시퀀서 운영권과 출금 구조, 장애 대응 방식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
전용 Appchain과 Avalanche L1, Besu는 모두 기관이 운영정책을 직접 설계할 수 있지만 보안을 확보하는 방식이 다르다. Ethereum 기반 Appchain은 자체 시퀀서와 블록 공간을 사용하면서도 최종성이나 데이터 게시를 상위 Ethereum 네트워크에 의존할 수 있다. Avalanche L1은 자체 검증자가 보안을 담당하는 독립 L1이며 퍼블릭과 프라이빗 구조를 모두 선택할 수 있다. Besu는 승인된 기관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프라이빗 EVM이다. 통제 범위가 넓어질수록 검증자와 노드 운영, 키 관리, 업그레이드와 장애 복구에 대한 기관의 책임도 커진다.
Canton과 Corda, Fabric은 모두 기관 금융업무에 활용되지만 네트워크 구조와 초점은 서로 다르다. Canton은 공개형 L1 위에서 서로 다른 기관의 증권·현금·담보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면서 거래정보를 관련 기관에게만 공유하는 데 강점이 있다. Corda는 거래 당사자 간 금융계약과 자산 이전을 직접 연결하고 Notary를 통해 거래를 확정하는 구조다. Fabric은 여러 기관이 하나의 공동 업무를 수행하면서 기관별 승인권한과 데이터 공개 범위를 세밀하게 나누는 데 적합하다. 따라서 Canton은 기관 금융시장의 연결망, Corda는 당사자 중심 금융계약, Fabric은 컨소시엄 공동 업무에 상대적으로 더 가깝다.
기관이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자산을 어디까지 외부에 유통할 것인지, 거래정보를 누구에게 공개할 것인지, 네트워크 운영과 장애 대응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다. 외부 지갑과 온체인 금융 활용이 중요하면 Ethereum·Solana와 같은 퍼블릭 생태계가 유리하고, 발행자 통제와 결제가 중심이면 Stellar를 검토할 수 있다. 자체 운영정책과 전용 처리환경이 필요하면 Appchain·Avalanche L1·Besu가, 기관 간 기밀 거래와 공동 업무 연결이 중요하면 Canton·Corda·Fabric이 더 적합하다.
하나의 네트워크에 모든 업무를 넣을 필요도 없다. 발행과 명부관리는 프라이빗 네트워크에서 처리하고 외부 유통과 담보 활용은 퍼블릭 체인에서 제공하거나, 내부 거래와 기관 간 결제에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체인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각 원장에 기록되는 자산과 법적 권리, 발행량·상환·결제 상태를 하나의 상품 운영체계에서 일관되게 관리하는 것이다.
5. 마무리: 사업 구조에 따라 블록체인을 선택해야 한다
RWA 사업에서 적합한 블록체인은 토큰화하려는 자산과 사업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불특정 다수에게 상품을 유통하고 온체인 거래·담보·대출까지 연결하려는 경우에는 퍼블릭 체인이 유리하다. 반면 참여기관이 정해져 있고 거래정보의 기밀성이나 네트워크 운영권이 중요한 경우에는 프라이빗 네트워크나 기관용 DLT가 더 적합할 수 있다. 결국 체인의 처리속도나 규모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어떤 업무를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것인지다.
퍼블릭과 프라이빗은 규제 준수 여부를 나누는 기준도 아니다. 퍼블릭 체인에서도 화이트리스트와 이전 제한을 적용해 승인된 투자자만 참여하는 상품을 운영할 수 있다. 반대로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구축하더라도 자산의 법적 권리, 투자자 심사, 수탁, 감사와 분쟁 해결은 별도의 제도와 운영 절차를 통해 마련해야 한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규칙을 집행하고 기관 간 기록을 연결하는 수단이지, 사업에 필요한 모든 법률·운영 요건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하나의 체인만 고집할 필요도 없다. 자산 발행과 명부관리는 프라이빗 네트워크에서 처리하고, 외부 유통이나 담보 활용은 퍼블릭 체인과 연결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같은 상품을 여러 퍼블릭 체인에 배포하거나, 내부 업무와 기관 간 거래에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구조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여러 체인을 사용하면 체인별 발행량과 상환, 결제수단, 자산 이동과 장애 대응을 일관되게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기관은 먼저 자산의 권리 구조, 투자자 범위, 공개할 정보와 온체인에서 처리할 업무를 정해야 한다. 이후 이를 기준으로 네트워크의 통제권과 기밀성, 보안과 운영비용, 결제·커스터디 인프라, 외부 유동성과 활용 가능성을 비교하는 것이 순서다. 최종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것은 특정 블록체인 하나라기보다, 사업의 발행·유통·결제·관리 구조에 맞춰 여러 네트워크와 기존 금융 인프라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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