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RWA Series] 토큰화 채권
목차
1. 토큰화된 채권: 주식과 뭐가 다르지?
2. 채권 토큰화 방식 네 가지
3.온체인에서의 활용 사례
4.마무리: 투자상품에서 담보 인프라로
1. 토큰화된 채권: 주식과 뭐가 다르지?
최근 RWA 섹터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주제는 토큰화 주식이다. 그러나 온체인 RWA 시장에서 실질적인 중심에 서 있는 자산은 채권이다. 이는 전통 금융의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채권은 정부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근본적인 수단이자, 국채 금리가 다른 모든 자산의 가격을 매기는 기준점이 된다는 점에서 금융 시장의 뿌리에 해당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관심은 주식으로 보이더라도, 시장을 실질적으로 떠받치는 쪽은 채권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채권 토큰화가 주식 토큰화와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겉보기에 토큰화 주식과 토큰화 채권은 비슷해 보이지만, 투자자가 실제로 보유하는 권리의 구조가 다르다. 주식 토큰의 권리가 소유권, 배당, 의결권, 기업행위에 연결된다면, 채권 토큰의 권리는 이자 수취, 원금 상환, 만기, 디폴트 처리에 연결된다. 따라서 채권 토큰을 볼 때 핵심 질문은 그 토큰이 누구에 대한 어떤 청구권인지, 즉 발행자에게 직접 이자와 원금을 청구하는 권리인지 아니면 채권을 보유한 펀드나 증서 발행자에 대한 권리인지가 된다.
1-1. 채권 시장의 규모: 전통 금융과 온체인
채권이 금융 시장의 뿌리라는 점은 규모에서도 드러난다. OECD 집계 기준 2025년 말 국채와 회사채를 합한 글로벌 채권 시장 규모는 약 109조 달러에 이르며, WFE 집계 기준 전 세계 주식 시가총액은 약 152조 달러를 기록했다. 채권과 은행 대출을 합한 신용 시장 전체로 넓히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BIS/FRED 기준 2025년 4분기 G20 비금융부문 신용 잔액은 약 244조 달러로, 전 세계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약 1.6배에 이른다. 격차가 더 벌어지는 지점은 매년 새로 조달되는 물량이다. 2025년 한 해 정부와 기업의 채권시장 차입액이 약 27조 달러를 기록한 반면, 전 세계 주식 발행액은 IPO와 상장사의 추가 자본조달을 합쳐도 약 6,383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채권이 만기와 차환을 반복하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은 기존 부채를 상환하고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채권을 발행하며,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금리와 유동성은 다른 자산의 가격을 평가하는 기준점으로 작동한다.

이 구도는 온체인 RWA 시장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RWA.xyz 데이터 기준, 2026년 6월 28일 온체인 RWA 전체 규모는 약 313.6억 달러이며, 이 중 미국채(US Treasury Debt)는 약 145.9억 달러로 전체의 46.5%를 차지했다. 여기에 non-US Government Debt 약 13.2억 달러를 더하면 정부채권형 RWA는 약 159.1억 달러, 전체의 50.7%에 달한다. 반면 같은 시점 Stocks 카테고리는 약 14.2억 달러, 전체의 4.5% 수준에 그쳤다. 토큰화 주식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실제 온체인 RWA의 절반가량은 여전히 정부채권형 자산에 집중되어 있는 셈이다.

전통 채권시장 대비 온체인 토큰화 채권의 침투율은 아직 매우 낮다. 토큰화 미국채 약 140억 달러는 약 31조 달러 규모의 미국 시장성 국채 시장의 0.05%에도 미치지 못하고, 약 145조 달러에 이르는 전 세계 채권 시장과 비교하면 0.01% 안팎에 그친다. 그럼에도 국채형 RWA가 먼저 시장의 중심에 선 이유는 활용처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단기국채형 상품은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낮고, 이자를 발생시키며, 달러 표시 자산이라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 유동성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온체인 투자자에게는 유휴 스테이블코인을 운용할 수 있는 수익자산이 되고, 기관에게는 단기 자금관리와 담보 운용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이 된다. 이 때문에 현재 RWA 시장에서 채권 토큰화는 단순한 투자상품을 넘어 온체인 금융의 현금관리·담보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1-2.채권 토큰화의 출발점: 토큰이 나타내는 권리

채권 토큰화 방식을 이해하려면 먼저 채권이 어떤 장부에 기록되고, 투자자의 권리가 누구를 향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은 국채, 회사채, 그리고 이들을 편입한 펀드·노트형 상품을 함께 다룬다. 같은 채권 기반 토큰이라도 토큰이 어떤 기록과 권리에 연결되는지에 따라 투자자가 보유하는 권리, 권리 행사 방식, 리스크가 달라진다.
채권에 노출되는 첫 번째 방식은 개별 채권 보유다. 투자자가 증권사나 은행을 통해 국채나 회사채를 매수하면, 투자자 계좌에는 해당 채권의 보유 내역이 표시된다. 증권사나 은행은 고객별 보유 내역을 자체 장부에 기록하고, 그 뒤의 포지션은 해당 채권의 발행·보관·결제를 담당하는 시장 인프라와 연결된다. 국가와 채권 종류에 따라 구체적인 장부 구조는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자신이 거래한 중개기관 계좌에 기록된 권리를 통해 이자 수취, 원금 상환, 매도, 이전 등의 권리를 행사한다.
이 구조에서 투자자의 권리는 기초 채권의 발행자와 연결된다. 국채라면 정부가, 회사채라면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이자와 원금을 지급할 의무를 진다. 다만 투자자가 발행자 장부에 직접 이름을 올리는 경우는 제한적이며, 실제 권리 처리는 증권사, 은행, 수탁기관, 예탁기관, 지급대리인, 트러스티 등 여러 기관을 거쳐 이루어진다. 채권을 직접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거나(직접 발행형), 기존 장부상 채권 권리를 온체인에 표현하는 토큰화 방식(증권 권리형)은 이 개별 채권 보유 구조와 연결된다.
두 번째 방식은 펀드나 노트를 통한 간접 보유다. 투자자는 개별 국채나 회사채를 직접 보유하는 대신, 머니마켓펀드, 채권형 펀드, 단기국채형 펀드, 토큰화 노트처럼 여러 채권이나 현금성 자산을 담은 상품의 지분 또는 청구권을 보유할 수 있다. 이 경우 투자자의 권리는 개별 채권 발행자가 아니라 펀드, 운용사, 특수목적기구, 노트 발행자와 연결된다. 수익은 펀드 배당, 순자산가치 상승, 토큰 기준가격 상승, 환매 대금 지급 등의 방식으로 반영된다.
현재 온체인 채권 RWA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구조도 이러한 간접 보유 방식이다. 펀드나 노트 구조는 기초 채권을 기존 금융시장 안에서 매수·보관·운용하고, 투자자에게는 그 상품의 지분이나 청구권을 토큰 형태로 제공한다. 따라서 기초 채권의 발행·결제 구조를 새로 바꾸지 않고, 펀드 지분이나 노트 보유 기록을 온체인 원장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운용, 수탁, 평가, 환매, 투자자 확인 절차가 이미 갖춰진 단기국채형 펀드·노트가 온체인 현금관리 상품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채권 토큰화를 볼 때는 기초자산의 종류와 함께 토큰이 나타내는 권리의 성격을 확인해야 한다. 토큰이 개별 채권 자체를 나타내는지, 예탁·수탁 장부상의 채권 권리를 나타내는지, 펀드 지분을 나타내는지, 노트 발행자에 대한 상환청구권을 나타내는지에 따라 투자자의 권리 상대방과 리스크가 달라진다. 뒤에서 살펴볼 직접 발행형, 증권 권리형, 펀드 지분형, 연계 증권형의 차이도 이러한 권리 구조에서 출발한다.
본 리서치는 토큰이 어떤 장부와 권리에 연결되는지에 따라 채권 토큰화 구조를 나눠 살펴본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채권 토큰의 구조와 리스크를 판단할 기준을, RWA 사업자에게는 발행·수탁·유통 구조를 설계할 때 필요한 관점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2. 채권 토큰화 방식 네 가지
앞서 주식 토큰화를 발행 주체와 권리 연결 방식에 따라 다섯 가지로 나눠 살펴봤다면, 채권 토큰화는 토큰이 무엇을 나타내고 투자자의 청구권이 누구를 향하는지에 따라 네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채권 자체를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해 투자자가 발행자에게 직접 이자와 원금을 청구하는 ① 직접 발행형, 이미 예탁·수탁 장부에 존재하는 채권 권리를 온체인에 그대로 표현하는 ② 증권 권리형, 펀드가 채권을 담고 토큰이 그 펀드 지분을 나타내는 ③ 펀드 지분형, 그리고 제3자 발행사가 채권을 기초로 별도의 연계 증권을 발행하고 투자자가 그 발행사에 대한 청구권을 갖는 ④ 연계 증권형이다. 네 방식을 가르는 기준은 토큰이 곧 채권 자체인지, 아니면 채권 위에 덧붙은 권리를 나타내는지, 그리고 투자자의 청구권이 누구를 향하는지에 있다.

2-1.직접 발행형

직접 발행형은 채권 자체를 분산원장 위의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는 토큰을 보유함으로써 발행자에 대한 이자와 원금 청구권을 직접 갖는다. 이 방식은 다시 처음부터 분산원장 위에서 디지털 형태로 발행되는 네이티브 디지털 본드와, 기존에 발행된 전통 채권을 동결한 뒤 그에 대응하는 토큰을 발행하는 토큰화 전통 채권으로 구분된다. 두 경우 모두 토큰이 곧 채권 권리를 나타낸다는 점은 같다.
직접 발행형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제도 정비가 있다. 독일은 전자증권법을 통해 분산원장 위에서 관리되는 크립토 증권 발행을 허용했고, 스위스와 룩셈부르크도 디지털 증권의 발행·기록·이전을 제도권 안에서 다룰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틀 위에서 직접 발행형은 실물 증서의 인쇄·보관을 줄이고, 발행과 결제 절차를 단축하며, 증권 인도와 대금 지급을 동시에 처리하는 동시결제를 통해 결제 불이행 위험을 낮춘다. 다만 실제 채권 권리와 연결되는 만큼, 직접 발행형 채권은 대체로 적격 투자자, 승인 지갑, 관할권 제한 같은 조건과 함께 운영된다. 지금까지는 일회성 발행이나 제한적 기관 거래 중심으로 이루어져, 활발한 2차 유통 시장으로까지 확장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직접 발행형은 발행자 성격에 따라 정부·공공채형과 회사채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정부·공공채형에는 홍콩 정부의 토큰화 녹색채권, EIB 디지털 채권처럼 정부나 공공부문 발행자가 채권 자체를 디지털 증권 형태로 발행한 사례가 포함된다. 회사채형에는 Siemens 디지털 채권처럼 일반 기업이 발행한 디지털 회사채와, Société Générale의 미국 디지털 본드처럼 금융기관이 발행한 디지털 채무증권이 포함된다. 이들은 모두 투자자가 펀드나 SPV를 거치지 않고 발행 채권 자체에 대한 이자·원금 상환 권리를 디지털 장부 위에서 보유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직접 발행형 사례로 볼 수 있다.
유럽투자은행(EIB) 디지털 본드
EIB(European Investment Bank, 유럽투자은행)는 EU 회원국이 공동 소유한 정책금융기관으로, 인프라, 기후, 혁신, 중소기업, 지속가능 금융 등 유럽의 정책 목표와 연결된 프로젝트에 장기 자금을 공급한다. EIB는 전통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대표적인 초국가적 발행자이며, 동시에 디지털 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시장 인프라의 디지털화를 실험해 온 기관이기도 하다.
EIB는 2021년 4월 약 1억 유로 규모의 2년물 디지털 채권을 이더리움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서 발행했는데, 이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한 최초의 디지털 네이티브 채권 발행으로 꼽힌다. 발행 대금은 프랑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험을 통해 블록체인 위에서 결제되었고, 통상 며칠이 걸리던 결제가 하루로 단축되었다. 이후 EIB는 2022년 사설 블록체인 기반 유로화 채권, 2023년 파운드화 채권 등 여러 통화로 디지털 채권 발행을 이어갔다.

홍콩 정부 디지털 녹색채권
홍콩 정부는 2023년 첫 토큰화 녹색채권을 발행한 이후 2024년과 2025년까지 디지털 녹색채권 발행을 이어왔다. 녹색채권은 조달 자금을 친환경·기후 관련 프로젝트에 사용하기 위해 발행되는 채권으로, 투자자는 일반 정부채와 마찬가지로 발행자에 대한 이자·원금 상환 청구권을 보유한다.
첫 발행에서는 Goldman Sachs Digital Asset Platform(GS DAP)이 토큰화 인프라로 사용됐고, 채권은 GS DAP의 프라이빗 DLT에 발행·기록됐다. 2024년과 2025년 발행에서는 HSBC Orion이 토큰화 인프라로 사용됐으며, 채권은 HSBC Orion의 프라이빗 허가형 블록체인에 발행·기록됐다. 청산·결제는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운영하는 Central Moneymarkets Unit(CMU)을 통해 처리되었으며, HSBC는 채권 등록기관(registrar)으로서 보유자 기록과 이전 절차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Siemens 디지털 채권
Siemens는 독일 전자증권법(eWpG)에 근거해 채권을 분산원장 위에서 직접 발행한 대표적인 회사채 사례다. 2023년 2월에는 약 6,000만 유로 규모의 1년 만기 디지털 채권을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발행했으며, Hauck Aufhäuser Lampe가 채권 등록기관으로서 보유자 기록과 이전 절차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2024년 9월에는 3억 유로 규모의 1년 만기 디지털 채권을 추가로 발행했다. 두 번째 발행에서는 Secure Worldwide Interbank Asset Transfer(SWIAT)가 토큰화 인프라로 사용됐고, 채권은 SWIAT의 사설 허가형 블록체인에 발행·기록됐다. DekaBank가 채권 등록기관의 역할을 맡았다.

Société Générale 미국 디지털 본드
Société Générale은 프랑스에 본사를 둔 유럽계 대형 금융그룹으로, 기업금융, 투자은행, 자산관리, 리테일 뱅킹 등을 영위한다. 2025년 11월 Société Générale은 미국에서 디지털 채권 발행을 완료했다. 해당 채권은 SOFR에 연동된 단기 변동금리 채무증권으로, 기관 투자자인 DRW가 매수했다.
토큰 발행에서는 Broadridge의 토큰화 인프라가 사용됐고, 발행·기록 원장인 Canton Network 위에서 security token 형태로 발행·기록됐다. EIB 사례와 마찬가지로 Société Générale의 디지털자산 자회사인 Société Générale-FORGE(SG-FORGE)가 등록기관 역할을 맡았으며, BNY는 지급대리인으로 참여했다.

한편 공공부문의 디지털 채권 실험은 그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세계은행은 EIB보다 앞선 2018년에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관리되는 채권 bond-i를 발행해 초기 블록체인 채권 사례를 남겼다. 다만 세계은행과 EIB를 비롯한 국제기구의 초기 발행 사례들은 발행과 결제 효율화의 가능성을 보여줬음에도, 대부분 제도권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제한적 발행에 머물렀고 온체인에서의 자유로운 유통이나 디파이 활용까지 확장되지는 못했다.
2-2.증권 권리형
증권 권리형은 새로운 펀드나 노트를 발행하는 대신, 이미 중앙예탁기관이나 수탁기관 장부에 존재하는 채권 권리를 토큰 또는 온체인 기록으로 그대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채권 자체를 새로 발행하는 직접 토큰화와 달리, 기초 증권의 등록 명의는 바뀌지 않고 기존 보관 체계 안에 그대로 남으며 달라지는 것은 그 권리를 기록하고 이전하는 방식뿐이다. 이는 주식 토큰화에서 증권사·예탁기관 장부의 권리를 온체인에 연동하던 증권 권리형과 사실상 같은 구조다. 아직 대규모 상용화보다는 제도권 인프라 차원의 실험이 중심이며,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중앙예탁기관 DTCC의 토큰화 프로젝트다.
DTCC
DTCC는 자회사 The Depository Trust Company(DTC)의 토큰화 서비스를 통해 DTC가 보관 중인 증권을 온체인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관형 토큰화 인프라를 추진하고 있다. 2025년 12월 SEC 노액션 레터를 받은 뒤, DTCC는 Digital Asset과 협력해 DTC 보관 미국 국채를 Canton Network 위에 토큰화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후 DTCC는 Stellar Development Foundation(SDF)과의 협력도 발표하며, Canton Network를 시작으로 Stellar 등 복수 네트워크로 확장하는 멀티체인 전략을 제시했다.
이 구조에서 기초 자산인 국채는 기존 DTC 보관 체계에 남고, 그에 대응하는 토큰화된 표현이 Canton Network 등 승인된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 생성된다. 이를 통해 DTC 장부상 권리를 온체인에서 이전·활용하고, 스테이블코인 등과 실시간에 가깝게 교환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DTCC는 2026년 7월 제한적 실제 거래를 시작하고, 2026년 10월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3.펀드 지분형
펀드 지분형은 현재 채권 토큰화 시장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고, 실제 활용도도 가장 빠르게 쌓인 구조다. 펀드가 국채, 단기 국채, repo, 머니마켓펀드 등을 보유하고, 토큰은 그 펀드의 지분을 나타낸다. 투자자의 청구권은 개별 채권 발행자가 아니라 펀드를 향하며, 토큰을 보유하는 것은 곧 해당 펀드 지분을 보유하는 것과 같다.
이 방식이 빠르게 확산된 이유는 기존 금융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온체인 상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국채나 회사채를 디지털 채권으로 직접 발행하려면 발행자, 등록기관, 결제 인프라, 투자자 요건, 유통 구조를 새로 맞춰야 한다. 펀드 지분형은 기초 채권 자체를 새로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채권의 운용과 보관은 기존 펀드 인프라 안에서 처리된다. 이 때문에 펀드 지분형은 개별 채권 직접 발행형보다 기존 금융 구조를 활용하기 쉬워, 현재 온체인 채권 RWA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펀드 지분형은 온체인 활용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토큰화된 펀드 지분은 지갑 간 이전뿐 아니라 디파이 담보, 거래소 마진 담보,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미국 국채와 repo를 기반으로 한 펀드는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낮고 유동성이 높아, 전통 금융에서도 담보 자산이나 단기 유동성 운용 수단으로 널리 쓰인다. 이 특성은 온체인 환경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투자자는 국채 수익률에 가까운 현금성 상품을 보유하면서도, 이를 담보나 준비자산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온체인 채권 RWA는 개별 채권을 직접 발행하는 구조보다, 채권을 담은 펀드 지분을 토큰화하는 구조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RWA.xyz 데이터 기준 2026년 7월 1일 토큰화 국채형 상품 시장은 약 148.5억 달러 규모다. 이 중 Circle USYC, BENJI 계열, BUIDL, USDY, USTB 다섯 상품군이 전체의 71.8%를 차지해 시장 집중도가 높게 나타난다. USYC, BENJI 계열, BUIDL, USTB는 국채·repo·머니마켓형 자산을 기초로 한 펀드 지분형 상품으로, 현재 토큰화 국채 시장의 상당 부분은 이 구조에서 형성되고 있다. 반면 USDY는 단기국채와 은행예금을 기초로 한 토큰화 노트 구조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며, 2-4 연계 증권형에서 별도로 다룬다.
BUIDL (BlackRock · Securitize)
BUIDL은 BlackRock이 운용하고 Securitize가 토큰화한 기관용 토큰화 국채 펀드다. 정식 명칭은 BlackRock USD Institutional Digital Liquidity Fund이며, 펀드는 현금, 단기 미국 국채, 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한다. BUIDL은 토큰당 가치가 1달러 근처로 유지되도록 설계돼 있으며, 펀드에서 발생한 수익은 일일 단위로 적립된 뒤 매월 신규 BUIDL 토큰 형태로 투자자 지갑에 분배된다. BUIDL은 미국 증권법상 Reg D 면제에 기반한 사모형 구조로, 적격매수자를 대상으로 제공된다. Securitize는 명의개서대리인과 지급대리인 역할을 맡고, BNY Mellon은 펀드 관리와 전통 금융 인프라를 담당한다.
BUIDL은 펀드 지분형 상품이 온체인 담보 자산으로 확장되는 대표 사례다. BUIDL은 여러 블록체인에 배포되어 있으며, Crypto.com과 Deribit에서는 거래 담보로, Binance에서는 거래소 외부 담보로 활용될 수 있다. 투자자는 국채 기반 수익을 얻으면서 해당 토큰을 거래 담보로 사용할 수 있다. RWA.xyz 데이터 기준 2026년 7월 1일 BUIDL 규모는 약 22.3억 달러로, 전체 토큰화 국채형 상품 시장의 약 15.0%를 차지한다.

BENJI 계열(Franklin Templeton)
Franklin Templeton의 Benji 계열은 펀드 지분형 토큰화가 제도권 펀드 장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해당 펀드는 미국 등록 머니마켓펀드 지분을 나타내는 BENJI와, 기관용 유동성 펀드 지분을 나타내는 iBENJI로 나눠볼 수 있다. 2021년 출시된 BENJI는 Franklin OnChain U.S. Government Money Fund(FOBXX) 지분을 나타내는 토큰이다. FOBXX는 미국 등록 머니마켓펀드로, 자산의 최소 99.5%를 미국 정부증권, 현금, 미국 정부증권 또는 현금으로 완전 담보된 repo에 투자한다. FOBXX의 명의개서대리인은 Franklin Templeton Investor Services, LLC이며, 공식 지분 보유 기록을 관리한다.
iBENJI는 같은 Benji 계열이지만 별도 기관용 상품이다. iBENJI는 Franklin OnChain Institutional Liquidity Fund Ltd. 지분을 나타내며, BENJI와 다르게 미국 등록 펀드가 아닌 BVI 소재 머니펀드이며, 미국 증권법상 Reg D 면제 구조의 상품이다. 즉 BENJI와 iBENJI는 모두 국채·현금·repo 기반 펀드 지분형 구조에 속하지만, 기초 펀드, 투자자 대상, 법적 관할이 다르다. BENJI는 미국 등록 머니마켓펀드 FOBXX 지분을 온체인으로 기록하는 구조이고, iBENJI는 기관용 유동성 펀드 지분을 온체인으로 기록하는 구조다.
RWA.xyz 데이터 기준 2026년 7월 1일 Franklin Templeton Benji 계열의 합산 규모는 약 24.4억 달러다. 이 중 iBENJI가 약 15.9억 달러, BENJI가 약 7.5억 달러를 차지한다. 이는 Franklin Templeton의 토큰화 펀드 전략이 리테일·기관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미국 등록 머니마켓펀드에서 출발해, 기관 전용 온체인 유동성 펀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USYC (Circle · Hashnote)
Hashnote는 기관 투자자 대상 디지털자산 운용사로, 대표 상품인 USYC를 통해 단기 국채형 수익 상품을 온체인으로 제공한다. USYC는 Hashnote International Short Duration Yield Fund Ltd.의 펀드 지분을 나타내는 토큰으로, 기초 펀드는 단기 미국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역환매조건부채권을 중심으로 운용된다. 해당 펀드는 케이맨 제도에 등록된 뮤추얼펀드이며, Reg S 기준 미국인이 아닌 투자자를 대상으로 제공된다.
USYC의 수익은 별도 배당이 아니라 토큰 가치 상승 방식으로 반영된다. 투자자는 USYC를 보유함으로써 단기 국채형 수익에 노출되고, 필요할 때 USDC로 환매할 수 있다. Circle이 Hashnote를 인수한 이후 USYC는 USDC와의 전환성, 기관 현금관리, 거래소 외부 담보 활용 측면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특히 Binance에서는 기관 고객의 거래소 외부 담보로 사용될 수 있어, USYC는 수익형 현금관리 상품이자 기관 거래 담보로 활용되는 온체인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RWA.xyz 데이터 기준 2026년 7월 1일 USYC 규모는 약 31.0억 달러로, 전체 토큰화 국채형 상품 시장의 약 20.9%를 차지하며 단일 상품 기준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USTB (Superstate · Invesco)
USTB는 Invesco가 운용하고 Superstate가 토큰화 인프라를 제공하는 단기 미국 국채형 토큰화 펀드다. 정식 상품명은 Invesco Short Duration US Government Securities Fund이며, 펀드는 단기 미국 국채와 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한다. USTB의 특징은 투자자가 USTB를 온체인 토큰으로 보유할 수도 있고, 전통적인 장부 기록 방식으로 보유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청약과 환매는 미국 달러 또는 USDC로 처리될 수 있으며, Superstate Services LLC는 명의개서대리인으로서 펀드 지분 보유 기록과 온체인 이전 구조를 관리한다.
구조상 USTB는 Delaware Statutory Trust의 시리즈 펀드 지분을 온체인 토큰으로 표현한 상품이다. Invesco Advisers가 투자관리자로서 포트폴리오 운용을 맡고, Superstate Services LLC가 명의개서대리인으로서 지분 보유 기록과 온체인 이전 구조를 관리한다. RWA.xyz 데이터 기준 2026년 7월 1일 USTB 규모는 약 7.3억 달러로, 전체 토큰화 국채형 상품 시장의 약 4.9%를 차지한다.

OUSG (Ondo Finance)
OUSG는 Ondo Finance가 제공하는 단기 국채 노출 토큰화 펀드다. 특징은 개별 국채를 직접 담기보다 BlackRock, Franklin Templeton, WisdomTree, Fidelity 등 주요 운용사의 국채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를 편입하는 펀드오브펀드 구조라는 점이다. OUSG는 USDC와 PYUSD를 이용한 24시간 발행·환매를 지원해, 투자자가 온체인에서 단기 국채형 수익에 접근하고 필요할 때 스테이블코인으로 환매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OUSG는 미국 증권법상 Regulation D Rule 506(c)에 따라 판매되는 적격매수자 대상 사모펀드 구조로 설계되었다. RWA.xyz 데이터 기준 2026년 7월 1일 OUSG 규모는 약 4.8억 달러로, 전체 토큰화 국채형 상품 시장의 약 3.2%를 차지한다.

TBILL (OpenEden)
TBILL은 OpenEden이 제공하는 토큰화 미국 단기국채 상품이다. TBILL은 Treasury Bills Institutional Liquidity Fund의 지분을 나타내는 토큰이다. 기초자산은 단기 미국 국채, 익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 소액 USD로 구성되며, 포트폴리오 운용은 BNY Investment Management가 맡고 BNY Mellon이 수탁한다. TBILL은 BVI 소재 펀드 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미국 증권법상 Reg D Rule 506(c)에 기반한 사모 발행 구조를 따른다.
TBILL의 수익은 토큰 가격 상승 방식으로 반영된다. 단기국채와 repo에서 발생한 수익이 펀드 순자산가치에 반영되고, TBILL 가격은 NAV를 토큰 공급량으로 나눠 산정된다. 발행과 환매는 USDC를 통해 이루어지며, BNB Chain, Ethereum, XRP Ledger, Solana, Arbitrum 등 여러 네트워크에서 발행되어 있다. RWA.xyz 데이터 기준 2026년 7월 초 TBILL 규모는 약 2.1억 달러로, OpenEden은 TBILL을 기반으로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USDO 등 후속 상품도 확장하고 있다.

VBILL (VanEck · Securitize)
VBILL은 VanEck이 Securitize와 출시한 단기 미국 국채형 토큰화 펀드다. 정식 상품명은 VanEck Treasury Fund, Ltd.이며, 펀드는 미국 국채와 미국 국채 담보 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해 주당 NAV 1달러 유지를 목표로 한다. VBILL은 VanEck Treasury Fund의 지분을 블록체인에 발행·기록한 펀드 지분형 상품이다. 펀드는 BVI 법에 따라 설립됐으며, 미국 증권법상 Regulation D Rule 506(c)에 따라 판매되는 적격매수자 대상 사모펀드 구조이다. Securitize Fund Services가 펀드 관리를 맡고, Securitize Markets는 placement agent로 참여하며, State Street Bank and Trust Company가 펀드 자산을 수탁한다. RedStone은 VBILL의 일일 NAV 산정을 위한 오라클 인프라를 제공한다.
RWA.xyz 데이터 기준 2026년 7월 1일 VBILL 규모는 약 5,500만 달러로, 전체 토큰화 국채형 상품 시장의 약 0.4% 수준이다. 규모만 보면 BUIDL, USYC, BENJI, USTB, OUSG보다 작지만, Aave Horizon과 Euler 등 디파이 대출 시장에서 담보 자산으로 통합되며 활용처를 넓히고 있다. Aave Horizon에서는 VBILL을 담보 자산에 추가했고, Euler에서는 VBILL을 담보로 다른 크립토 자산을 차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처럼 펀드 지분형 상품들은 공통적으로 채권 발행자가 아닌 펀드에 대한 지분권을 제공하고, 자격 요건과 환매 조건은 각 펀드의 구조에 따라 정해진다.
2-4.연계 증권형
연계 증권형은 제3자 발행사나 특수목적기구가 기초 채권을 보유하고, 투자자가 그 발행사에 대한 노트나 증서 형태의 청구권을 토큰으로 보유하는 구조다. 여기서 특수목적기구, 즉 SPV란 특정 자산이나 거래만을 위해 설립되는 별도 법인을 말한다. 펀드 지분형이 펀드 지분을 나타낸다면, 연계 증권형은 발행사가 채권을 기초로 발행한 채무증서에 가깝다. 따라서 투자자의 권리는 노트 약관에서 발생한다. 이는 주식 토큰화에서 제3자 발행사가 기초 주식을 담보로 연계 증권을 발행하던 연계 증권형과 같은 구조로, 아직은 회사채를 기초로 한 사례는 드물고 사모대출 토큰화 등 인접 영역에서 부분적으로 시도되는 단계에 가깝다.
USDY (Ondo Finance)
USDY는 단기 미국 국채·은행예금 기반 토큰화 노트다. USDY 구조에서는 특정 상품 발행과 담보자산 보유를 위해 설계된 SPV가 투자자에게 USDY라는 토큰화 노트를 발행한다. SPV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자금을 단기 미국 국채, 단기국채 ETF 지분, 은행 요구불예금 등 현금성 자산에 배분하고, 해당 자산은 USDY 보유자의 상환청구권을 뒷받침하는 담보로 사용된다. 수익은 USDY의 기준가격이 시간이 지나며 상승하는 방식으로 반영된다. USDY는 미국 증권법상 Reg S 기준 미국인이 아닌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제공된다.

3.온체인에서의 활용 사례
앞 장에서 살펴본 토큰화 채권 상품들은 단순히 채권을 디지털 형태로 바꿔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토큰화의 진짜 의미는 이 토큰들이 온체인에서 옮겨지고 다른 자산이나 프로토콜과 결합되며 실제 경제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다. 토큰화 국채가 RWA의 중심에 선 이유도, 신용위험이 낮고 이자를 발생시키는 자산이면서 동시에 온체인에서 담보로 쓰이거나 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는 토큰화 채권, 특히 단기국채형 상품이 온체인에서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를 현금관리, 디파이 담보, 거래소·기관 마진 담보,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이라는 네 가지 흐름으로 나눠 살펴본다.
3-1.온체인 현금관리
가장 기본적인 활용은 온체인 현금관리다. 여기서 현금관리란 당장 쓰지 않는 유휴 자금을 안전하면서도 이자를 발생시키는 단기 상품에 넣어 두고, 필요할 때 곧바로 현금화하는 자금 운용을 말한다.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개인이나 기관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 자체는 이자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 대기성 자금이다. 이 대기자금을 단기국채형 토큰으로 옮겨 두면, 미국 국채에서 나오는 이자를 받으면서도 온체인에서 24시간 언제든 스테이블코인으로 되돌릴 수 있다.
BUIDL, OUSG, USYC, USDY 같은 상품이 모두 이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BUIDL, OUSG, USYC, USDY는 USDC를 중심으로 24시간 발행·환매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BUIDL은 특히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로 24시간 교환하는 기능도 발표했다. 기관 입장에서는 자금을 은행 계좌나 전통 머니마켓펀드에 묶어 두는 대신, 온체인에서 곧바로 운용하고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다음에 살펴볼 디파이 담보나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 활용도 결국 이 현금관리 기능을 토대로 한 단계 더 확장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3-2.디파이 담보
토큰화 채권의 활용이 한 단계 더 나아간 영역이 탈중앙화 금융, 즉 디파이에서의 담보 활용이다. 토큰화 국채는 신용위험이 낮고 가치가 안정적이며 이자를 발생시키므로, 이를 담보로 맡기고 스테이블코인을 빌리면 보유 자산을 팔지 않고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전통 금융에서 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온체인에서 구현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RWA를 담보로 받으려면 자산별로 거래 시간, 가격 정보의 신뢰성, 투자자 적격성 확인과 청산 절차가 모두 다르다는 문제를 풀어야 하며, 주요 대출 프로토콜들은 이 문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Aave Horizon

Aave Horizon은 최대 대출 프로토콜인 Aave가 2025년 8월 이더리움 위에 별도로 출시한 기관용 RWA 대출 시장이다. 핵심 구조는 담보와 차입의 권한을 분리한 데 있다. 담보로 맡기는 토큰화 국채나 펀드 지분은 발행 단계에서 투자자 적격성 확인을 거친 기관만 보유할 수 있는 허가형 자산인 반면, 그 담보를 바탕으로 공급되는 스테이블코인 차입 측은 누구나 차입할 수 있는 비허가형으로 열려 있다. 즉 규제가 요구되는 부분만 제한하고 유동성 공급은 개방함으로써, 기관 자산과 온체인 유동성을 연결한다. 담보로는 Superstate의 USTB, Circle의 USYC, VanEck의 VBILL 등 규제된 토큰화 국채와 펀드가 인정되며, 담보 자산의 가치는 체인링크의 온체인 NAV 오라클로 실시간 반영된다. 담보를 맡기면 받게 되는 예치 증표 토큰은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담보가 적격 기관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통제한다.
Euler
출처: Euler Finance
Euler는 자산별로 독립된 금고를 만들고, 각 금고마다 담보비율, 오라클, 청산 조건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모듈형 대출 프로토콜이다. 최근 Euler는 Securitize와 함께 보유자 적격성·이전 제한이 붙은 토큰화 자산을 디파이 담보로 사용할 수 있는 ERC-4626 기반 담보 전용 볼트를 도입했다. KPK가 큐레이션하는 Securitize 마켓에서는 VanEck의 VBILL 같은 Securitize 발행 자산이 담보로 사용된다. 적격 투자자는 VBILL을 담보 전용 볼트에 예치하고, 그 대가로 받은 영수증 토큰을 Euler에서 담보로 사용해 별도 USDC 차입 금고에서 유동성을 빌릴 수 있다. 이 영수증 토큰은 같은 소유자 내부 이동은 가능하지만, 다른 소유자로의 이전이나 청산 과정에서는 Securitize의 DS Protocol 이전 검증과 수령자 적격성 확인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규제 자산이 요구하는 틀을 깨지 않으면서도 더 넓은 범위의 기관 자산이 온체인 대출 시장에 편입될 수 있다.
Morpho
출처: Morpho
Morpho는 시장 단위로 위험을 분리하는 대출 프로토콜이다. 각 시장은 하나의 담보자산과 하나의 차입자산으로 구성되며, 시장별로 오라클, 청산 LTV, 이자율 모델이 따로 설정된다. 이 구조 덕분에 mTBILL, mF-ONE, sACRED처럼 성격이 다른 RWA를 각각 독립된 담보 시장으로 다룰 수 있다. 특정 자산의 가격 산정 오류나 환매 지연, 청산 리스크가 다른 시장으로 번지기 어렵기 때문에, Morpho는 토큰화 채권·사모신용·펀드 지분처럼 조건이 제각각인 RWA를 담보로 받아들이기에 적합한 구조를 갖는다.
RWA 보유자는 KYC·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여 해당 자산을 Morpho 시장에 담보로 공급하고, 큐레이션 금고에서 공급된 USDC를 빌릴 수 있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자산을 매도하지 않고도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차입한 스테이블코인으로 동일 자산 노출을 확대할 수 있다. Morpho의 RWA 활용은 단순한 담보 추가를 넘어, 토큰화 자산을 온체인 신용시장 안에서 운용 가능한 자산으로 바꾸는 사례로 볼 수 있다.
3-3.거래소·기관 마진 담보

토큰화 국채는 디파이 밖에서도 중앙화 거래소와 기관 파생상품 거래의 마진 담보로 활용된다. 활용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토큰화 국채를 거래소 계정 안에 예치하고, 거래소가 이를 선물·옵션·마진 거래의 담보 가치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Crypto.com과 Deribit은 BUIDL을 거래 담보로 인정했고, Deribit은 BUIDL을 교차담보 자산으로 편입했다. 이 경우 투자자는 현금이나 일반 스테이블코인 대신 국채 수익이 발생하는 토큰화 자산을 담보로 맡기고 거래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거래소 외부 담보(Off-Exchange Collateral) 또는 거래소 외부 정산(Off-Exchange Settlement, OES) 기반 방식이다. 투자자는 토큰화 국채나 머니마켓펀드 지분을 거래소 내부 계정에 직접 넣지 않고 외부 수탁기관이나 제휴 은행에 보관한다. 거래소는 외부에 보관된 자산의 가치를 확인해 거래 한도를 부여하고, 포지션 손익이나 담보 부족분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금액만 사후 정산한다. Binance는 BUIDL, USYC, cUSDO를 거래소 외부 담보로 지원하며, Franklin Templeton의 BENJI 계열 토큰화 머니마켓펀드도 Binance·Ceffu의 기관용 외부 담보 프로그램에 편입됐다.
이 흐름은 중앙화 거래소를 넘어 온체인 파생상품 시장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Drift는 Ondo의 USDY를 마진 거래와 무기한 선물 담보로 도입해, 사용자가 국채형 수익 자산을 보유한 상태에서 파생상품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Ondo Perps 역시 토큰화 주식 등 토큰화 자산을 담보로 무기한 선물 포지션을 열 수 있는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BUIDL, USYC, BENJI, USDY 같은 토큰화 국채·머니마켓형 자산은 단기 현금관리 상품에서 기관 거래와 온체인 파생상품 시장의 수익형 담보 자산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3-4.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
마지막 활용은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이다. 준비자산이란 스테이블코인이 1달러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발행액을 뒷받침하는 기초 자산을 말한다. 과거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은 주로 현금과 직접 보유한 국채였으나, 최근에는 토큰화된 국채 펀드 자체를 준비자산으로 편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발행사는 준비자산에서 나오는 국채 이자를 확보하면서, 준비자산을 온체인에서 투명하게 관리하고 빠르게 정산할 수 있다.
Ethena의 USDtb가 대표적이다. USDtb는 2024년 12월 출시된 스테이블코인으로, BUIDL을 주요 준비자산으로 삼아 토큰화 국채 펀드가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하는 구조를 보여 준다. Frax의 frxUSD 역시 토큰화 국채형 자산을 준비자산으로 편입한다. Frax 커뮤니티는 거버넌스 제안을 통해 BUIDL을 frxUSD의 담보로 인정했으며, 이후 USTB도 준비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Usual의 USD0는 토큰화 미국 국채와 repo를 기초로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Circle의 USYC 같은 토큰화 머니마켓형 자산을 담보로 활용한다. OpenEden의 USDO 역시 OpenEden TBILL 등 토큰화 국채 상품을 준비자산으로 편입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처럼 BUIDL, USYC, USTB, TBILL 같은 토큰화 국채형 상품은 온체인 현금관리 상품에서 출발해 디파이 담보, 거래소 마진 담보,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며 온체인 금융의 기반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4.마무리: 투자상품에서 담보 인프라로
지금까지 채권 토큰이 어떤 장부와 어떤 청구권에 연결되는지를 기준으로 상품을 분류하고, 온체인에서 이 토큰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까지 살펴봤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흐름이 한국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지켜봐야 하는지를 짚어 본다.
4-1.한국에서도 시작되는 토큰화 채권 실험
해외 사례가 토큰화 국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채권 토큰화를 향한 초기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아직은 본격적인 상용 상품보다 구조 검증과 협업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국채를 다루는 금융기관이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교보생명 · Ripple
교보생명은 Ripple과 함께 토큰화 국채 거래 구조를 검증하는 개념증명, 즉 PoC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개념증명이란 어떤 기술이나 구조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제한된 환경에서 시험해 보는 단계를 말한다. 두 회사는 2025년 9월 협업을 공식화한 뒤 2026년 4월부터 테스트넷 환경에서 토큰화 국채 거래 구조를 검증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현재 국채 거래는 거래 체결과 대금 결제가 분리되어 보통 영업일 기준 이틀 이상이 걸리는데, 단일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와 정산을 동시에 처리하면 이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아이디어다. 토큰화 국채의 발행과 보관, 결제는 Ripple의 디지털 자산 수탁 솔루션이 지원할 예정이며,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와 24시간 거래 가능성도 함께 시험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 Etherfuse
출처: https://x.com/etherfuse/status/2013340772175585571?s=20
신한투자증권은 글로벌 RWA 플랫폼 기업 Etherfuse와 2026년 1월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스테이블본드 발행에 협력하기로 했다. Etherfuse는 2024년부터 멕시코와 브라질 국채를 기초로 한 스테이블본드를 발행해 온 기업으로, 이번 협업으로 한국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스테이블본드를 솔라나, 스텔라, 캔톤, 모나드 등 여러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발행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국채 브로커리지, 즉 중개와 실물자산의 취득 및 수탁 관리를 지원하는 역할만 맡으며, 해당 스테이블본드는 한국 내에서 제공되거나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되지 않는다. 구조적으로 보면 달러 기반의 가상자산 유동성을 한국 국채로 연결해, 해외 투자자가 24시간 한국 국채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통로를 만드는 시도다.
신한투자증권 · KIP
위 사례와 별개로, 신한투자증권이 보유한 채권을 토큰화해 연 5% 수준의 수익을 목표로 하는 'Yield5' 상품을 카이아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KIP)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카이아 생태계의 투자사인 카이아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는 앞서 연 8% 수준을 목표로 한 'Yield8' 상품을 선보인 바 있으며, 이번 Yield5는 2026년 7월경 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제도 측면에서도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2026년 1월 블록체인과 분산원장 기술을 유효한 증권 등록 방식으로 인정하는 법 개정이 이루어졌고, 추가 규정 정비와 인프라 구축을 거쳐 2027년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한국에서도 토큰화 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위한 법적 토대가 갖춰지는 만큼, 위와 같은 실험들이 상용 단계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된다.
4-2.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이번 리서치를 관통하는 가장 큰 변화는 채권 토큰화가 단순한 투자상품이 아니라 온체인 담보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선 토큰화 주식 리서치에서 토큰화의 흐름이 규제되고 기관화된 레일을 향한다고 봤다면, 채권은 그 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있다. 토큰화 국채는 단순히 이자를 받기 위한 상품을 넘어, 온체인 현금관리 수단이자 디파이와 거래소의 담보,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을 떠받치는 준비자산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반면 회사채 토큰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국채형 상품이 빠르게 확산되는 동안 회사채는 사례가 제한적인데, 이는 회사채 특유의 어려움 때문이다. 국채와 달리 회사채는 발행자의 신용위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가격에 반영할지, 발행자가 약정한 지급을 이행하지 못하는 디폴트 상황을 온체인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그리고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회사채의 유통성을 어떻게 개선할지가 모두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로 온체인 사모대출 영역에서는 차입자의 상환 불이행이 발생했을 때 청산과 손실 처리가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고 수작업과 협상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며, 이는 회사채를 비롯한 신용위험 자산의 토큰화가 국채형 상품만큼 매끄럽게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 준다.
따라서 앞으로 토큰화 채권을 평가할 때 핵심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토큰화 국채 상품을 볼 때 흔히 던지던 질문이 "얼마나 높은 이자를 주는가", 즉 얼마나 높은 APY인가였다면, 이제는 "이 토큰이 어디에서 담보로 인정받는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어떤 토큰화 채권이 더 많은 디파이 프로토콜과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서 담보로 받아들여질수록, 그 토큰은 단순한 수익 상품을 넘어 온체인 금융의 기반 자산으로 자리 잡는다. 채권 토큰의 가치를 결정하는 무게중심이 수익률에서 담보로서의 활용성, 즉 어디에서 인정받는가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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