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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석 (Erlym)
리서치 팀원/
Xangle
2026.06.09

 

1. 온체인 자본시장의 세가지 구성요소

2. 달러와 로컬 스테이블코인으로 통화 레일 구축

3. 스테이블코인으로 모여든 유동성을 활용하는 방법

4. 스테이블코인이 자본으로 바뀌는 머니마켓

5. 마치며: 본격적인 가동을 준비하는 카이아의 아시아 자본시장

 

 

1. 온체인 자본시장의 세가지 구성요소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전 세계 수출의 약 39%를 차지하며, 세계은행 기준 연간 해외 송금 유입만 약 4,0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경제권이다. 반면, 금융 인프라는 국경마다 파편화되어 있다. 한국은 원화, 일본은 엔화, 인도네시아는 루피아로 각각 다른 통화를 쓰고, 결제 시스템과 정산 구조도 나라마다 상이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여전히 수일이 걸리고, 세계은행 기준 아시아 평균 소매 송금 수수료는 5~6%에 달한다. 아시아 안에서 돈을 옮기는 일은 같은 경제권 안의 거래치고는 지나치게 느리고 비싸다.

스테이블코인이 이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스테이블코인 전체 발행량은 rwa.xyz 기준 약 3,000억 달러에 달하며, 2025년 한 해 동안 처리된 조정 거래량(adjusted transaction volume)은 약 10.8조 달러를 기록했다. 2026년 4월 한 달 기준으로는 1.25조 달러로, 연환산 시 Visa의 연간 결제 처리량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크립토 내부의 유틸리티를 넘어 실물 결제와 정산 영역까지 침투하는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아시아의 파편화된 통화, 결제 구조를 온체인 위에서 하나의 레일로 연결할 수 있는 도구가 생긴 셈이다.

그래서 모든 레이어1들이 스테이블코인 유치에 나서고 있다. 네이티브 USDT, USDC 발행을 확보하고, 온/오프램프를 연결하고, 글로벌 결제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이 이제 레이어1의 기본 역량이 되었다.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을 갖추는 것은 더 이상 차별점이 아니라, 온체인 경제를 운영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인 셈이다.

그렇다면 진짜 질문은 그 다음이다. 들어온 스테이블코인이 체인 위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현실을 보면, 대부분의 체인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여전히 '지나가는 돈'이다. 거래소 간 이동, P2P 송금, 결제. 돈이 A에서 B로 이동하는 파이프 역할은 하지만, 그 돈이 체인 위에 머물면서 일하는 경우는 드물다. 전송량이 아무리 늘어도 그것만으로 자본시장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아시아의 파편화된 금융을 온체인에서 진짜로 잇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히 국경을 넘는 것을 넘어 그 위에서 예치되고, 담보로 잡히고, 빌려지고, 운용되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이 체인 위를 통과하는 것과 체인 위에서 일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여기에 RWA(실물자산 토큰화)가 결합하면 자본시장의 윤곽이 한층 뚜렷해진다. 국채, 선박 금융, 소액 대출 같은 전통 자산이 토큰화되어 온체인에 올라오면, 디파이가 제공하는 시장 구조 안에서 이 자산들이 거래되고, 담보로 활용되고, 수익을 만들어낸다. RWA가 자본시장에 올릴 '대상'을 만들고, 디파이가 그 대상이 움직이는 '구조'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서 가치를 매개하는 것이 스테이블코인이다. RWA의 수익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산되고, 디파이의 담보와 차입도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결국 온체인 자본시장이란, 스테이블코인, 디파이, RWA와 같은 시장이 하나의 순환 안에 엮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카이아가 RWA를 어떻게 온체인으로 끌어오는지는 기존 리서치에서 다룬 바 있다.

카이아는 이 순환을 만들고 있는 체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히 오가는 전송망이 아니라, 들어온 자본이 실제로 예치되고 운용되고 수익을 만들어내는 시장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카이아는 이를 스테이블코인, 디파이, RWA 세 요소를 중심으로 그려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 카이아가 제시하는 디파이의 흐름을 하나씩 살펴본다. 1)아시아 로컬 스테이블코인으로 통화 레일을 놓는 과정, 2)그 위에 유동성을 모으는 방식, 3)모인 유동성을 카이아 밖의 네트워크 및 통화와 연결하는 방법, 4)디파이를 통해 유동성이 자본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2. 달러와 로컬 스테이블코인으로 통화 레일 구축

온체인 자본시장의 첫 번째 조건은 통화 레일이다. 자본이 예치되고, 담보를 제공하고, 차입하고, 운용되려면 먼저 시장 안에서 기준이 되는 통화와 실제 사용자가 쓰는 로컬 통화가 함께 돌아가야 한다. 글로벌 디파이에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이 기준 통화 역할을 해왔다. 반면 아시아의 실제 결제와 송금은 원화, 엔화, 루피아, 링깃 같은 로컬 통화 위에서 움직인다.

카이아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은 이 두 층을 하나의 체인 위에 올리는 데 있다. 먼저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USDT로 글로벌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고, 그 위에 각국 로컬 스테이블코인 레일을 얹는다. 카이아가 말하는 “One chain, Multiple local rails”는 이 구조를 가리킨다. USDT는 여러 로컬 통화가 고립되지 않도록 교환 및 정산의 기준이 되고, 로컬 스테이블코인은 각국 사용자와 지역 경제를 온체인으로 끌어오는 접점이 된다.

2-1. 달러(USDT) : 온체인 자본시장의 기준 통화

카이아의 온체인 자본시장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에서 출발한다. 아시아 각국의 경제는 원화·엔화·루피아·링깃 같은 로컬 통화로 움직이지만, 온체인 유동성의 기준 통화는 여전히 달러다. 글로벌 디파이에서 담보·차입·정산·유동성 풀의 기준 자산은 대부분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며, 그중에서도 USDT는 발행량 1,89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이다. 로컬 통화 스테이블코인은 온체인에 올라오더라도 곧바로 교환하고 정산할 상대 자산이 없으면 고립되는데, 가장 깊은 달러 유동성인 USDT가 바로 그 상대가 되어준다. 카이아가 각국 통화 레일에 앞서 글로벌 기준 통화인 달러부터 확보해야 했던 이유다.

카이아에서 이 역할을 맡는 것이 USDT다. 2025년 테더는 라인넥스트, 카이아와 함께 USDT를 카이아 네트워크에 네이티브로 배포했다. 발행사인 테더가 카이아를 공식 지원 체인으로 추가하면서, 카이아 위에서 USDT를 직접 보유·전송·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후 USDT는 라인 앱과 지갑 인프라에 연결되어, 사용자가 라인 환경 안에서 결제·송금·디파이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되었다.

USDT의 네이티브 온보딩은 여러 로컬 스테이블코인을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기준 유동성을 마련한 일이다. 온체인 자본시장은 각국 통화 스테이블코인이 올라오는 것만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자산이 서로 교환되고, 가격이 매겨지고, 담보·차입·수익 전략으로 이어지려면 공통의 기준 자산이 필요하다. 엔화·원화·루피아·링깃 스테이블코인이 각국 사용자의 결제와 송금 수요를 온체인으로 끌어온다면, USDT는 이 자산들이 고립되지 않고 글로벌 디파이와 연결되는 교환·정산 기준이 된다. 카이아가 말하는 "One chain, multiple local rails"가 이 구조다. 하나의 체인 위에 글로벌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고, 그 위에 아시아 각국의 로컬 통화 레일을 얹어 다통화 온체인 자본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2-2. 엔화(JPY): JPYC와 라인 앱 내 유통

일본은 아시아에서 자국 통화 스테이블코인을 가장 먼저 제도화한 나라다. 2023년 자금결제법 개정으로 발행 주체를 은행·자금이동업자·신탁회사로 한정하면서, 규제된 엔화 스테이블코인이 합법적으로 발행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발행 자격이 모호한 회색지대와 달리, 제도가 정리된 시장에서는 대형 금융기관과 플랫폼이 안심하고 자산을 다룰 수 있다. 카이아 입장에서 일본은 통화 레일에 올릴 자산이 제도적으로 보장된 시장인 셈이다.

그 위에서 나온 대표적인 엔화 스테이블코인이 JPYC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2위 USDC의 발행사 서클(Circle)이 투자에 참여했는데, 달러를 쥔 사업자가 엔화 스테이블코인까지 노린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경쟁이 달러를 넘어 로컬 통화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JPYC는 이미 이더리움·아발란체·폴리곤에서 발행되고 있었지만, 지난 5월, 카이아를 네 번째 발행 체인으로 추가했다. 카이아를 택한 이유는 유통 경로에 있다. 엔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더라도 사용자에게 닿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데, 카이아는 발행된 자산을 곧바로 사용자에게 연결할 통로를 쥐고 있다.

그 통로가 라인이다. JPYC는 카이아 발행과 동시에 라인넥스트의 가상자산 지갑 Unifi에 채택되었고, 일본 내 1억 명 이상이 쓰는 라인 앱 안에서 별도 설치 없이 엔화 스테이블코인을 보유, 송금, 예치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6월 중순 일본 한정으로 출시 예정인 Unifi Mini는 기존 웹·웹앱으로만 접근 가능했던 Unifi를 LINE 메신저 안에서 바로 연결한다. 사용자가 브라우저를 전환할 필요 없이 메신저 내에서 엔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되는 셈이다. 발행(JPYC) → 전송(카이아) → 유통(라인)이 하나로 이어진 이 경로는 발행 체인만 늘리는 다른 네트워크가 재현하기 어려운 카이아의 강점이다.

카이아의 행보는 발행과 유통을 넘어 일본 제도권 금융의 표준 논의로 들어가고 있다. 카이아는 주요 신탁은행이 참여하는 Progmat DCC에 합류했는데, 이는 일본 내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의 발행·유통 표준을 설계하는 컨소시엄으로 SMBC 등이 추진하는 신탁형 엔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와 맞닿아 있다. 자금이동형(JPYC)으로 라인 유통 경로를 확보한 데 이어 신탁형까지 접점을 넓히며, 카이아는 일본에서 단일 코인을 넘어 제도권의 여러 갈래에 걸쳐 통화 레일을 쌓아가고 있다.

2-3. 원화(KRW): 제도화를 기다리는 통화 레일

한국은 일본과 달리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그러나 제도에 앞서 기술 검증은 이미 카이아 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6년 5월 KB국민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결제, 정산, 해외 송금을 하나로 잇는 PoC(개념 증명)를 카이아와 함께 마쳤고, 이어 iM뱅크도 발행, 정산 파일럿을 진행했다. 복수의 주요 은행이 같은 체인 위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검증하고 있다.

이 검증에서 주목할 부분은 해외 송금이다. 국민은행의 PoC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카이아에 확보된 USDT 유동성을 매개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되어 해외 계좌까지 전달되었다. 지금은 송금이라는 하나의 사례에서 검증된 단계지만, 로컬 통화가 USDT로 전환되어 온체인에서 운용 가능한 자산이 되는 같은 구조는 디파이의 담보, 차입, 수익 전략으로까지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

제도화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카이아 위에서 기술 검증이 선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가 정비되었을 때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국과 일본의 사례는 발행 주체와 진행 단계가 다르지만, 두 시장 모두 카이아를 자국 통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정산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동아시아 두 핵심 통화권에서 통화 레일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카이아의 로컬 스테이블코인 전략은 한국과 일본을 넘어 동남아시아로도 확장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 스테이블코인 IDRX는 카이아에 이미 발행되어 있으며, 말레이시아 링깃 스테이블코인 MYRC를 발행하는 BLOX는 카이아의 공식 생태계 파트너로 참여하며 발행을 준비 중에 있다. 엔화와 원화에 이어 루피아와 링깃까지, 카이아 위에 아시아 주요 통화의 스테이블코인이 순차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카이아의 통화 레일은 각국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발행하는 것을 넘어, USDT라는 기준 통화 위에 로컬 통화가 얹히고, 이 자산들이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교환, 정산, 운용 가능한 상태로 공존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통화 레일이 갖춰졌다는 것은 아직 돈이 모일 자리가 마련되었다는 뜻일 뿐이다. 이 돈이 체인 위에서 실제로 일하려면, 모인 유동성이 디파이를 통해 자본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3. 스테이블코인으로 모여든 유동성을 활용하는 방법

통화 레일이 준비되면 그 위로 유동성이 모인다. 그러나 유동성이 모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갑에 담긴 채 멈춰있는 USDT, 스테이킹에 묶여 꺼낼 수 없는 KAIA. 이것들은 아직 지나가거나 잠들어 있는 돈이다. 모였지만 일하지 않는 유동성은 자본시장의 재료일 뿐 시장 그 자체는 아니다.

자본시장이 작동하려면 모인 유동성이 실제로 쓰여야 한다. 스테이킹에 묶인 자산은 풀려서 다시 활용될 수 있어야 하고, 서로 다른 자산은 자유롭게 교환될 수 있어야 하며, 한 번 투입된 자본은 가능한 한 여러 곳에서 동시에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장에서는 카이아가 모인 유동성을 깨우고 활용하는 방식을, 묶인 자산을 푸는 리퀴드 스테이킹과 그 자산이 교환되는 DEX, 두 갈래로 나누어 살펴본다.

3-1. 리퀴드 스테이킹 & 리스테이킹 : 보안은 강화하면서도 자본은 유연하게

카이아는 DPoS(Delegated Proof of Stake, 위임지분증명) 기반 합의 구조를 사용한다. 토큰 보유자가 직접 블록을 검증하는 대신, KAIA를 검증자에게 위임하고 검증자는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한다. 위임자는 그 대가로 스테이킹 보상을 받지만, 검증자에게 위임한 KAIA는 잠겨 있어 보상은 쌓이지만 다른 곳에 쓸 수 없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스테이킹 수익과 유동성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구조다. 리퀴드 스테이킹은 이 양자택일을 없애는 디파이의 기초 레이어로, 카이아에서는 레어 파이낸스(Lair Finance)가 이 역할을 맡는다.

레어파이낸스는 카이아의 첫 번째 리퀴드 스테이킹 서비스로, 사용자가 KAIA를 스테이킹하면, 그 지분을 나타내는 stKAIA(Staked Kaia)를 받는다. stKAIA는 잠겨 있는 네이티브 스테이킹과 달리 자유롭게 전송 가능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KAIA 대비 가치가 자동으로 누적되는 수익형 토큰이다. 즉, 스테이킹 보상은 stKAIA 가치에 계속 반영되고, 사용자는 그 stKAIA를 들고 담보, 대출, 유동성 공급 같은 다른 디파이 활동에 다시 투입할 수 있다. 묶여 있던 자본을 흐르게 만드는 것이다.

레어파이낸스에는 카이아 네트워크의 특성을 고려한 설계가 있다. 카이아에서 검증자 역할을 하는 GC(거버넌스 카운슬)는 각기 다른 보상 비율과 거버넌스 의결권을 가지며, 이에 따라 스테이킹 이율도 달라진다. 만약 특정 GC에 위임된 KAIA가 과도하게 몰리면 네트워크 탈중앙성이 약해질 뿐 아니라, 더 높은 이율을 제공할 수 있는 다른 GC를 활용하지 못하는 비효율도 생긴다. 레어파이낸스는 사용자가 직접 GC를 선택해 KAIA를 위임할 수 있게 만들었다. 즉 레어파이낸스는 KAIA를 유동화하는 동시에, 위임이 특정 검증자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선택권을 열어두었다.

레어파이낸스의 구조는 여기서 한 번 더 확장된다. 사용자가 KAIA를 스테이킹해 stKAIA를 받는 것이 리퀴드 스테이킹이라면, 레어파이낸스의 리퀴드 리스테이킹은 이 stKAIA를 다시 보상 레이어에 투입하는 구조다. 사용자는 stKAIA와 LAIR를 함께 예치해 rstKAIA를 만들고, 이를 리스테이킹 볼트에 예치해 추가 보상을 얻는다. 이때 stKAIA가 계속 스테이킹 수익을 쌓는 동안, 그 위에 LAIR 보상과 라인 메신저 게임, 미니앱 파트너 토큰 보상까지 얹는 리스테이킹 포지션으로 작동한다.

레어파이낸스는 KAIA를 단순 보유 및 스테이킹 자산에 머물게 두지 않고, 카이아 디파이 안에서 계속 활용되는 자본으로 바꾼다. 네트워크 보안에 기여하는 자산이 동시에 유동성, 담보, 보상 재원으로 쓰일 수 있어야 온체인 자본시장이 작동한다. 레어파이낸스는 이 출발점을 만든다. KAIA가 묶여 있는 자산에서 흐르는 자본으로 바뀌면, 카이아의 디파이와 라인의 미니앱 생태계도 같은 유동성 위에서 함께 확장할 수 있다.

3-2. 유동성이 교환되는 시장: DEX

리퀴드 스테이킹이 묶인 KAIA를 풀어 stKAIA로 유동화했다면, 풀려난 그 자산은 다른 자산과 교환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통화 레일 위에 올라온 여러 스테이블코인도 마찬가지다. 서로 교환될 수 있어야 결제, 담보, 운용이 가능해진다. 그 교환이 일어나는 시장이 DEX(탈중앙화 거래소)다.

카이아의 DEX는 두 갈래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자산이 실제로 교환되는 거래소 그 자체이고, 다른 하나는 그 거래소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 중 하나인 합의 유동성(Consensus Liquidity, CL)이다.

1) DragonSwap, Swapscanner

DragonSwap은 카이아의 대표 DEX로, 카이아 파운데이션의 디파이 지원 프로그램인 D2I를 통해 등장한 DEX다. 전체 유동성의 절반 이상, 거래량 기준으로는 80% 이상을 차지한다. 사용자는 중앙화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지갑에서 직접 KAIA를 USDT나 다른 토큰으로 교환할 수 있으며, 집중 유동성(V3) 방식을 지원해 유동성 공급자는 더 적은 자본으로 더 깊은 유동성을 만들 수 있다. 공급자에게는 자본 효율이 오르고, 거래자에게는 그만큼 슬리피지가 줄어 체결 가격이 유리해진다.

DragonSwap이 카이아에서 갖는 의미는 그 유동성의 깊이에 있다. 스왑 애그리게이터, 분석 플랫폼, 게임 프로젝트가 모두 DragonSwap의 유동성에 연결되어 있어, 카이아 내에서 발생하는 거래의 다수가 이 풀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유동성이 한 곳에 깊게 모일수록 가격은 안정되고 큰 거래에서도 슬리피지가 작아지므로, DragonSwap의 가격은 다른 서비스가 자산 가치를 평가할 때 기대는 기준점으로 기능한다. 가장 깊은 유동성이 동시에 가격의 레퍼런스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만 유동성은 DragonSwap 한 곳에만 있지 않고 여러 DEX로 나뉘어 있어, 사용자가 같은 거래라도 어디서 체결해야 가장 유리한지 일일이 비교하기는 어렵다. Swapscanner 같은 애그리게이터가 이 문제를 해결한다. Swapscanner는 카이아의 여러 DEX에 흩어진 유동성을 한데 모아, 자체 라우팅 엔진으로 거래 경로를 비교하고 가장 유리한 가격이 나오는 경로로 체결한다. 여러 거래소의 유동성을 통합해 단일 DEX보다 정확한 시장 가격을 산출하고, 그 위에서 실시간 가격 차트와 기술적 분석 도구까지 함께 제공한다. 사용자는 어느 풀에 유동성이 있는지 의식할 필요 없이 흩어진 시장을 하나처럼 사용한다. DEX가 유동성이 교환되는 장소라면, 애그리게이터는 그 장소들을 잇는 연결망이다.

그리고 Swapscanner는 유동성을 모아 이어주는 것을 넘어, 카이아만이 가진 합의 유동성 전용 거래소인 CL DEX를 직접 운영하며, 사용자가 같은 KAIA로 스테이킹 보상과 거래 수수료를 동시에 얻게 한다. 카이아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자, 다른 체인에서는 보기 어려운 구조다.

2) 합의 유동성: 유동성 공급과 네트워크 보안에 동시에 기여하는 방법

DEX가 작동하려면 누군가 풀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 그런데 KAIA 보유자가 유동성을 공급하려 할 때 한 가지 선택에 부딪힌다. 스테이킹과 유동성 공급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것이다. 검증자에게 위임해 스테이킹 보상을 받으면 그 KAIA는 묶여 유동성으로 공급할 수 없고, 유동성을 공급하면 스테이킹 보상을 포기해야 한다. 하나의 자본이 한쪽 수익만 취하게 되는 구조다.

위에서 본 리퀴드 스테이킹도 같은 문제를 다루지만 방식이 다르다. 리퀴드 스테이킹은 KAIA를 stKAIA로 거래한 뒤 그 토큰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자본을 한 차례 다른 형태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합의 유동성은 자본을 변환하지 않는다. 검증자에게 위임된 KAIA를 그 상태 그대로 DEX 유동성으로도 활용한다. 사용자가 합의 유동성 DEX에 KAIA와 쌍이 되는 토큰을 함께 예치하면, 그 KAIA는 스테이킹된 상태로 블록 보상을 받으면서 동시에 유동성으로 작동해 거래 수수료를 수령한다. 하나의 자본에서 블록 보상과 거래 수수료가 동시에 발생하며, 수수료 수익의 일부를 소각하거나 유동성으로 재예치해 실질 스테이킹 수익률을 극대화한다.

합의 유동성이 다른 체인에서 보기 어려운 이유는 체인의 합의 규칙 즉, 코어 로직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풀에 예치된 KAIA가 유동성으로 쓰이면서도 여전히 스테이킹으로 인정받으려면, 무엇을 스테이킹으로 볼지와 보상을 어떻게 정산할지에 대한 규칙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는 체인 위에 올라가는 일반 디파이 프로토콜이 다룰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외부 프로토콜에는 검증자에게 위임된 지분을 유동성으로 가져올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합의 유동성은 카이아가 코어 차원에서 직접 구현했기에 가능한, 체인에 내장된 기능이다.

카이아에서 검증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KAIA를 스테이킹해야 네트워크 보안에 참여하는데, 합의 유동성에 공급된 KAIA 역시 스테이킹으로 인정되므로 네트워크 보안에 함께 기여한다. 사용자가 공급한 자본이 거래 유동성을 더하는 동시에 체인의 보안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합의 유동성은 Swapscanner를 통해 운영되며, 카이아 포털에도 직접 통합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외부 프로토콜을 단순히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카이아가 자신의 스테이킹 구조와 디파이 유동성을 직접 엮어 만든 구조라는 점에서, 합의 유동성은 다른 체인에서 찾기 어려운 카이아의 특징이다.

3-3. 유동성을 카이아로부터 더 넓게, 멀리 연결하는 방법

위에서는 카이아 안에서 유동성을 풀고, 교환하고, 두 번 활용하는 과정을 따라왔다. 그 결과 카이아는 안으로 깊은 유동성을 쌓았다. 그러나 카이아가 지향하는 것은 한 체인 안에서 완결되는 시장이 아니라 아시아의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 레이어이며, 정산은 본질적으로 경계를 넘는 일이다. 안에 아무리 깊은 유동성이 쌓여도 그것이 카이아 밖의 자본·사용자와 닿지 못하고 다른 통화와 교환되지 못하면, 그 유동성은 한 체인 안에 고립된다.

카이아 외부에는 네트워크와 통화의 경계가 존재한다. 글로벌 크립토 자본은 이더리움, BSC, 아비트럼처럼 여러 체인에 흩어져 있는데, 카이아에 쌓인 USDT·KAIA 유동성이 그 체인들과 오가지 못하면 외부 자본과 만날 수 없다. 또한, 통화의 경계에서는 통화 레일 위에 원화·엔화·루피아 스테이블코인이 올라와도, 이들이 서로 환전되지 못하면 같은 체인 위에서조차 분리된 자산으로 남는다. 카이아는 이 두 분리된 경계를 이어내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1) 크로스체인: Stargate

Stargate는 여러 체인에 흩어진 유동성을 단일 트랜잭션으로 잇는 브릿지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카이아와 외부 네트워크 사이를 오갈 때 다리를 갈아타거나 여러 단계를 직접 거칠 필요 없이, 한 번의 트랜잭션으로 자산을 이동할 수 있다. LayerZero 위에서 작동하며, 80개가 넘는 체인을 공유 유동성 풀로 연결한다.

카이아에 Stargate가 갖는 의미는 그 방향이 양쪽이라는 데 있다. 카이아는 Stargate V2가 새 체인을 자사 유동성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Hydra 메커니즘을 적용해 합류했다. 핵심은 체인마다 유동성 풀을 처음부터 따로 구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합류와 동시에 Stargate가 잇는 광범위한 네트워크의 통합 유동성에 곧바로 닿는다. 이를 통해 카이아 안에 쌓인 자산이 외부로 연결되는 동시에, 외부 네트워크 자본이 카이아 안으로 흘러드는 양방향 통로가 열린다.

결제·정산 레이어는 한 체인에 갇혀서는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아무리 안에 유동성을 쌓아도 그 유동성이 외부의 자본과 닿지 못하면, 정산은 카이아라는 섬 안에서만 맴돈다. 외부 네트워크와 자산을 주고받는 이 연결은, 카이아가 아시아의 정산 허브로 기능하기 위함이다.

2) 외환시장 : Ratio

USDT가 여러 로컬 스테이블코인을 잇는 기준 통화가 된다고 했지만, 그것만으로 원화·엔화·루피아가 곧바로 환전되지는 않는다. USDT는 통화들이 만나는 공통 유동성을 제공할 뿐, 그 위에서 환율을 매기고 거래를 체결하는 실행 레이어는 따로 필요하다. Ratio는 이 FX 문제를 다루는, 아시아를 겨냥한 카이아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다. Ratio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자금을 이동시키려는 금융기관 사이에 위치하는 규제 미들웨어로, 금융기관이 단일 API로 연결해 사용하는 인프라 레이어다. 최종 사용자의 KYC와 현지 입출금은 각 시장의 온·오프램프 파트너가 담당하고, Ratio는 환전과 정산만 수행한다.

강점은 Ratio의 코어 엔진 세 가지에서 드러난다.

  • FX 엔진: AMM이 아닌, 오라클(Pyth)이 매긴 가격을 사용한다. 풀 내 자산 비율로 가격이 결정되는 AMM은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체결 가격이 나빠지는 반면, 오라클 가격은 규모와 무관하게 유지되어 좁은 스프레드로 기관급 거래를 소화한다.
  • 유동성 허브: 통화마다 독립된 단일 풀을 둔다. 통화쌍마다 페어 풀을 만드는 일반적인 방식은 통화가 늘수록 필요한 풀이 급증하고 자본이 수많은 페어에 분산되어 잠기는데, Ratio는 통화당 풀 하나로 이 비효율을 해소했다. 자동 리밸런싱으로 거래를 위한 유동성을 항시 유지하며, 새 통화는 풀 하나만 추가하면 기존 모든 통화와 환전 경로가 열린다.
  • 수익화 엔진: FX 실행에 쓰이지 않는 유휴 스테이블코인을 수익 전략에 배치하고, 그 수익을 풀에 자금을 예치한 유동성 공급자에게 분배한다. 예치 자금의 상환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기존 환거래가 길게는 3일의 정산 지연과 높은 비용을 동반하는 데 반해, Ratio는 즉시 정산을 더 낮은 비용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는 일부 기관 파트너와 함께하는 Phase 1 단계이며, API 공개는 2026년 중으로 예정되어 있다.

아시아의 통화는 국경마다 파편화돼 있고, 그 사이를 잇는 환전과 정산은 오랫동안 느리고 비쌌다. USDT가 여러 로컬 스테이블코인이 만나는 공통 레일을 깔았다면, Ratio는 그 레일 위에서 통화와 통화가 실제로 환전되는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기준 통화의 유동성을 실행 가능한 외환 인프라로 전환하는 이 연결이 자리 잡을 때, 카이아 위의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보관하거나 주고받는 자산을 넘어 국경의 구분 없이 통합 정산되는 통화로 기능하게 된다.

 

4. 스테이블코인이 자본으로 바뀌는 머니마켓

자본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스테이킹에 묶여 있던 KAIA가 유동화되고, 서로 다른 자산이 교환되며, 하나의 자본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활용되는 것과 자본이 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유동성이 자본으로 전환되려면, 예치된 돈이 누군가에게 빌려지고 그 대가로 이자가 발생하는 시장이 있어야 한다.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이 시장이 머니마켓이며, 모든 디파이 경제의 중심에 있다. 예치는 차입의 재료가 되고, 차입은 레버리지를 만들며, 레버리지는 다시 헤징과 차익거래로 이어진다. 카이아의 머니마켓은 예치와 차입을 잇는 렌딩 프로토콜과, 그 위에서 사용자가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예치만으로 수익을 얻게 하는 서비스로 이루어진다.

4-1. 시장, 큐레이션, 오라클로 구성된 렌딩 프로토콜

렌딩은 예치된 자산을 다른 사용자가 빌려 가고 그 대가로 이자를 내는 시장이다. 다만 누구나 신용으로 빌리는 전통 금융과 달리, 디파이 렌딩에서는 빌리려는 금액보다 더 큰 가치의 자산을 담보로 맡겨야 한다. 이렇게 은행 같은 중개자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가 예치, 담보, 청산을 처리하는 시장을 렌딩 프로토콜, 또는 머니마켓(money market)이라 부른다. 렌딩이 자본시장의 핵심인 이유는 시장의 거의 모든 기능이 여기서 파생되기 때문이다. 예치는 차입의 재료가 되고, 차입은 레버리지를 만들며, 레버리지는 헤징과 차익거래로 이어진다.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이 없으면 자산은 그저 보유될 뿐이다. 이러한 온체인 렌딩은 보통 세 요소가 맞물려 작동한다. 예치와 차입이 이뤄지는 시장, 담보 인정과 청산 기준을 정해 그 시장의 위험을 관리하는 규칙, 그리고 담보와 부채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격 정보다. 이 세 가지가 함께 맞물릴 때 안전한 렌딩이 성립하며, 카이아는 이를 각각 Morpho, Feather, RedStone이 맡는 구조로 짜여 있다.

먼저 시장의 토대를 놓는 것이 Morpho다. Aave에 이어 디파이 렌딩 시장 2위에 올라 있는 프로토콜로, 2026년 5월 기준 100억 달러 이상의 예치 자산을 운용한다.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출발해 Base 등 여러 체인으로 확장했고, 코인베이스가 자사 온체인 대출 서비스의 엔진으로 Morpho를 채택할 만큼 검증된 인프라다. 이 업계 최상위권 프로토콜이 2026년 5월 카이아에 네이티브 배포되며 카이아 머니마켓의 토대를 놓았다.

Morpho가 다른 렌딩 프로토콜과 구별되는 지점은 격리 시장(isolated market) 구조다. Aave 같은 전통적 렌딩 프로토콜은 모든 자산을 하나의 유동성 풀에 섞어두는데, 이 경우 한 자산에서 생긴 문제가 풀 전체로 번질 수 있다. Morpho는 각 대출 쌍을 고유한 담보·대출 자산·리스크 설정을 가진 독립 시장으로 분리해, 한 시장이 부실해져도 다른 시장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위험을 시장 단위로 분리하는 구조다.

이 차이는 실제 사고에서 드러난다. 2026년 4월 KelpDAO 브릿지 해킹 사고로 무담보 발행된 rsETH가 Aave에 담보로 들어가면서 1억 달러가 넘는 부실채권이 발생했을 때, 같은 사고에 노출된 Morpho의 손실은 격리 시장 두 곳의 약 100만 달러에 그쳤다. 한 시장의 부실이 다른 시장으로 번지지 않은 것이다. 덕분에 변동성이 큰 자산부터 기관급 RWA까지 서로 다른 위험도의 자산이 한 네트워크 안에서 충돌 없이 공존할 수 있다.

격리 시장이 안전하게 작동하려면 각 시장의 규칙을 정하는 주체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Feather가 맡는다. Morpho는 시장의 틀만 제공할 뿐, 어떤 자산을 담보로 받을지, 담보 대비 얼마까지 빌려줄지, 어느 선에서 청산할지는 누군가 정해야 한다. 이것을 결정하는 주체가 큐레이터(curator), 즉 격리 시장마다 어떤 자산을 어떤 조건으로 다룰지 설계하고 관리하는 위험 관리자다. 카이아 렌딩 시장의 큐레이터가 Feather다. 변동성이 큰 자산이라면 담보 인정 비율을 보수적으로 낮게 잡고, 한 시장에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지 않도록 공급 한도를 거는 방식이다. Feather는 이런 값을 한 번 정해두고 방치하지 않고, 자산을 지속적으로 심사하고 시장 충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동적으로 조정한다. 격리 시장이 위험을 시장 단위로 나눈 구조라면, Feather는 각 시장의 안전 규칙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가격 정보를 책임지는 것이 RedStone이다. 렌딩에서 가격은 매우 중요하다. 담보 가치가 잘못 전달되면 청산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고, 이는 곧 사용자의 손실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RedStone은 110개가 넘는 체인에서 1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호하며 단 한 번의 가격 오류도 기록하지 않은 오라클이다. 체인링크가 가격을 일정 간격으로 온체인에 밀어 넣는 푸시(push) 방식이라면, RedStone은 필요한 순간에만 가져오는 풀(pull) 방식을 써서 가스 비용이 낮고, 1초마다 블록이 생성되는 카이아처럼 잦은 갱신이 필요한 환경에 유리하다. 또한 유동성이 얕아 조작되기 쉬운 stKAIA 같은 리퀴드 스테이킹 토큰의 가격도 여러 소스를 종합해 안정적으로 산정하는데, stKAIA가 핵심 담보로 쓰이는 카이아에 특히 유효한 강점이다.

Morpho의 격리 구조, Feather의 큐레이션, RedStone의 가격 데이터가 함께 맞물리면서 카이아 위에 실제 렌딩 시장이 열렸다. 그중 가장 주목할 것은 KAIA/USDT 시장이다. 사용자는 KAIA를 담보로 맡기고 USDT를 빌릴 수 있다. 보유한 KAIA를 팔지 않고도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을 확보해 다른 디파이 활동에 쓸 수 있는 것이다. "패시브한 보유 자산을 일하는 자본으로 바꾼다"는 명제가 가장 직접적으로 구현되는 지점이며, 이렇게 빌린 USDT는 뒤에서 다룰 수익 전략에 다시 쓰일 수 있다.

4-2. 유동성을 수익으로 만드는 서비스

렌딩 인프라가 마련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용자가 직접 담보를 맡기고, 시장을 고르고, 청산 위험을 관리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자산을 맡기고 수익을 얻는 것이다. 복잡한 디파이 동작을 뒤에 감추고, 사용자는 예치라는 하나의 행동만으로 디파이를 활용하게 하는 서비스들이다. 카이아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본을 운용하는 세 프로토콜이 있는데, 렌딩 인프라 위에 얹는 것부터 새 유동성을 발행하는 것, 변동성 자산을 다루는 것까지 접근이 갈린다. 셋 모두 카이아가 직접 키운 네이티브 프로토콜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첫 번째는 SuperEarn으로, 카이아가 직접 인큐베이팅한 핵심 수익 엔진이다. 카이아의 예금 계좌와 같은 역할을 표방하며,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면 수익을 얻는다. 그 안에서는 앞서 본 Morpho 볼트를 활용하고, Gauntlet 같은 검증된 큐레이터와 협업해 위험을 감안한 수익률을 관리한다. SuperEarn은 렌딩 인프라 바로 위에서 작동하는 예치형 서비스다. Morpho 한 곳에만 의존하지 않고, 고정금리 수익을 제공하는 Pendle, 토큰화된 미국 국채로 안정적 수익을 내는 OpenEden 등 여러 기관급 수익원으로 통합을 넓혀가도록 설계되어, 자본을 그때그때 가장 효율적인 곳으로 배분한다.

SuperEarn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유통 경로다. SuperEarn은 현재 단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 Project Unify를 통해 라인 생태계로 배포될 예정이다. 이는 앞서 본 "라인 앱 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쓰는" 구조와 머니마켓을 잇는 연결점이다. 일반 사용자가 블록체인을 의식하지 않고 라인 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면, 그 뒤에서 Morpho 기반 렌딩 시장이 수익을 만들어낸다. 머니마켓의 수익을 크립토 바깥의 대중 사용자에게까지 전달하는 셈이다.

두 번째는 Hann Finance로, SuperEarn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본을 만든다. Hann은 CDP(Collateralized Debt Position, 담보부 부채 포지션) 모델을 도입해, 사용자가 KAIA나 stKAIA 같은 자산을 예치하면 카이아의 네이티브 스테이블코인 USDHN을 발행할 수 있게 한다. 핵심은 이것이 빌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 발행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렌딩이 이미 누군가 예치해둔 USDT를 빌려오는 구조라면, CDP는 담보를 예치하고 그 가치에 근거해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 SuperEarn이 렌딩 인프라 위에 얹히는 방식이라면, Hann은 담보를 근거로 새 유동성 자체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특히 리퀴드 스테이킹에서 발행된 stKAIA를 담보로 쓸 수 있어, 스테이킹 수익을 받으면서 그 자산으로 USDHN까지 발행해 하나의 자본을 이중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Spoon Finance다. SuperEarn과 Hann이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을 다룬다면, Spoon은 변동성 자산에서 수익을 끌어내되 그 가격 변동은 자동 헤지로 상쇄해 원금 안정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변동성 자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노리되, 가격이 하락할 위험은 헤지로 막아 사용자는 안정적인 수익만 받아 가는 구조다. 따라서 사용자가 USDT 하나를 예치하면, 그 뒤에서 USDT 이자와 알트코인 보상이 함께 적립된다. 하나의 예치에서 여러 수익원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Spoon 역시 같은 자본을 여러 번 활용하는 카이아 디파이의 접근을 따른다.

네이티브 프로토콜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활동이 외부 체인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카이아 생태계 안에 축적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카이아는 2026년 토크노믹스 개편에서, 측정 가능한 온체인 기여에 따라 보상을 분배하고 목표에 미달한 보상은 소각해 실질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기여 기반 보상(Contribution Reward)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티브 프로토콜이 만들어내는 디파이 활동이 늘수록 이러한 기여 지표도 함께 쌓이는 구조다. 장기적으로는 카이아 네트워크의 사용량 증가가 KAIA의 가치와 연결되며, 토큰 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5. 마치며: 본격적인 가동을 준비하는 카이아의 아시아 자본시장

카이아가 목표로 하는 것은 아시아의 온체인 자본시장이다. 통화도 결제망도 규제도 국가마다 파편화된 아시아에서, 흩어진 금융을 온체인이라는 하나의 환경 위로 모으겠다는 것이다.

그 방법은 단계마다의 개별 프로토콜이 아니라, 그것들이 모여 이루는 하나의 큰 흐름에 있다. 아시아의 로컬 스테이블코인을 카이아 위에 모아 통화 레일을 놓고, 그 위에 모인 유동성을 디파이로 자본화하며, 이 자본이 외부 네트워크, 통화와 이어지고 실물 자산으로까지 확장되는 경로를 한 체인 안에서 함께 그린다. 스테이블코인을 체인 위에 올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올라온 자본이 실제로 운용되는 구조까지 제공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구조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머니마켓과 FX를 비롯한 상당수 프로토콜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고, 통화 레일 위에서 자본이 순환하는 구조도 이제 막 갖춰지는 중이다. 카이아의 현재는 목표를 향해 필요한 요소들을 하나씩 채워가는 초기 과정이다.

그럼에도 방향은 분명하다. 레이어1 경쟁의 기준이 속도와 수수료에서, 어떤 자산과 유동성을 끌어와 어떻게 자본화하느냐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카이아는 아시아의 스테이블코인을 모아 자본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일관되게 쌓아왔다. 무엇보다 라인이라는 접점을 통해 이 자본시장을 크립토 바깥의 대중에게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은, 카이아가 그리는 그림을 다른 레이어1과 구별 짓는 가장 큰 강점이다. 아시아의 온체인 자본시장은, 카이아가 지금 쌓고 있는 이 구조 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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