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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Jehn)외 1명
Senior Analyst/Team Lead/
Xangle
2022.11.03
엔드게임 v3 : 메이커다오의 새로운 도전


요약

  • 메이커다오(MakerDAO)는 가상자산 산업을 넘어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로 거듭나기 위한 장기 계획인 ‘엔드게임 계획 v3’ 을 발표하였으며, 지난 10월 관련된 거버넌스 제안이 통과됨
  • 담보 포트폴리오에 1) 탈중앙화 된 자산과 2) 다변화된 실물 자산 비중을 조정하여 규제 심화 등의 외부 상황의 변화에도 안정적인 다이(DAI)를 운영하고, 궁극적으로는 달러와의 1:1 페깅에서도 자유로운 ‘탈중앙화 화폐’를 만드는 것이 목표
  •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존 메이커다오 거버넌스의 자회사 격인 ‘메타다오’를 설립하고 운영하자는 제안 역시 포함되어 있으며, 신규 거버넌스 토큰 발행과 기존 토큰 이코노믹스 확장을 계획하고 있음
  • 신규 다오 설립 및 토큰 발행으로 인한 리스크는 존재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결정이 1) 초기 성장 동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며 2) 다오를 통한 사업 확장의 선두주자로써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에서 높은 기대감이 상존하는 상황
  • 단, 투자 관점에서는 메타다오가 밸류를 창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지는 가운데, 각각의 토큰 이코노믹스의 밸류 캡쳐 (Value Capture) 비중 역시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유

지난 10월 25일, 80%의 찬성을 얻고 통과된 엔드게임 플랜 가운데 파트 1,2가 ‘메이커다오(MakerDAO)’의 거버넌스를 통과했다. 메이커다오는 엔드게임 플랜을 통해, 현재 프로토콜에서 운영 중인 ‘다이(DAI)’라는 스테이블 코인이 궁극적으로는 가상자산 시장 뿐 아니라 실물 경제에까지도 활용될 수 있는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화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이커다오에서 위와 같은 로드맵을 고민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우리는 어떤 것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메이커다오와 다이가 지금껏 어떤 길을 걸어왔나를 들여다 봐야한다.

메이커다오(MakerDAO)와 다이(DAI)란?

메이커다오는 담보자산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인 다이(DAI)를 발행하고 운영하는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는 2017년부터 시작된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 프로토콜의 전통 강호이며, 탈중앙화 된 거버넌스와 성숙한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 다이는 발행량 기준 현재(2022.11.01) $6.1B 규모로 총 4위를 기록 중인 스테이블 코인이다.

스테이블 코인 DAI 다이 시가총액 추이

 

시가총액 기준 상위 5개 스테이블 코인 비교, 테더, USDC, BUSD, DAI


다이는 담보 비율에 따라 예치한 자산에 대한 1$ 가치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예를 들어 최소 담보 비율이 150%인 경우, $150 가치의 담보자산을 Vault에 예치하면 $100 가치 만큼의 다이(DAI), 즉 100개의 다이를 빌릴 수 있는 것이다.

초기에 다이는 담보자산으로 이더리움만 사용하는 SDAI (Single-Collateral DAI)로 시작하여, 점차 다양한 자산을 담기 위해 MCD (Multi-Collateral DAI)로 변환을 모색하였으며 일부 가상자산을 추가 담보로 선정하였었다. 그러던 가운데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로 인한 검은 목요일 당시, 시가총액 2위의 이더리움까지도 전일대비 약 50% 하락하는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였다. 이때, 다이가 일시적으로 디페깅(de-pegging)되며 메이커(MKR)의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이 발생했으며, 이는 전체 프로토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USDC를 다이의 담보물로 활용하는 거버넌스 제안의 통과로 이어졌다.

결과론적으로 현재 다이의 담보물에는 USDC와 같은 중앙화된 스테이블 코인이 40% 이상 (TVL: $9.1B, 중앙화된 스테이블 코인 : $3.67B)을 차지하고 있어 RWA (Real World Asset)에 대해 높은 의존성을 갖고 있는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테이블 코인 DAI 담보물 구성

 

현재 시점에서 엔드게임을 제안하는 이유는 외부환경의 변화 때문

한편, 메이커다오는 왜 지금 같은 시점에 엔드게임을 제안하여 진행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크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주요 외부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1. 담보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테라 루나 사태로 인한 스테이블 코인 규제 강화
  2. 새로운 탈중앙화 된 담보 자산의 활용 가능성: 이더리움 2.0 전환

 

먼저 첫 번째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해 살펴보자. 지난 5월 있었던 테라-루나 사태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쟁글 리서치를 참고). 해당 사건 직후 미국 재무부 장관인 재닛 옐런은 “스테이블 코인 규제 법안을 통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언급하였으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제롬 파월 의장 역시 컨퍼런스에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는 안정성을 위해 선택했던 USDC와 같은 중앙화 된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담보자산에 대한 리스크가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검열 저항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안한 것으로 보여지며, 엔드게임 v3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안하였다.

두 번째로는, 이더리움이 드디어 PoS 전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는 담보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탈중앙화 자산의 등장을 뜻한다. 이더리움 스테이킹이 가능해지면서. 스테이킹 된 자산을 유동화하여 파생상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이더리움에 스테이킹 된 이더리움 규모는 +15M ETH 수준을 기록 중이며, 이는 달러로 환산했을 때 약 $24B 규모에 해당한다. 게다가 투자자산으로써 이더리움의 가치 역시 PoS 전환 이후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담보 자산으로 이더리움 혹은 이더리움의 파생상품을 추가하는 것은 담보 자산 포트폴리오의 탈중앙화를 위해 꽤나 매력적인 방법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이번 엔드게임 플랜에서는 이를 유동화하는 새로운 합성자산인 EtherDAI(ETHD)의 출시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는 상황이다.

이더리움 스테이킹 추이 그래프


이 같은 상황을 고려 했을 때, 메이커다오는 매우 적절한 시기에 유의미한 변화를 꾀하는 로드맵을 발표한 것으로 판단되며, 실제로 엔드게임의 성공 여부에 따라 메이커다오가 타 디파이 프로토콜 대비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엔드게임 플랜을 통해, 탈중앙화 된 ‘디지털 화폐’를 만들 것

결국, 엔드게임 플랜을 통해 최종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바는 다이의 안정성과 지속성 확보이다. 이를 위해 이미 높아진 USDC 담보 비중을 분산화하여 리스크를 헷징하고, 다이를 구성하고 있는 담보물의 다양화를 통해 특정 자산군의 급격한 가격 변동이나 규제로 인한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거버넌스에서 이번에 제안한 다이의 담보자산 후보들은 다음과 같다.

엔드게임 메이커다오, 스테이블 코인 다이 dai 담보자산
출처: Endgame Plan v3 complete overview

 

스테이블 코인 DAI 담보 자산 후보 종류, 이더리움, 메이커


다이 담보자산 후보군은 크게 탈중앙화 된 자산과 실물 자산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탈중앙화 된 자산 군은 검열 저항성 혹은 중앙화 리스크를 헷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되었으며, ETH, Misc Decentralized, MKR, MDAO로 총 4가지가 제안 되었다.

  • 이더(ETH) 담보 자산: ETH, stETH, EtherDai 등이 포함되어 있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량의 네이티브 이더의 축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엔드게임에서는 ETHD에 대한 메타다오(MetaDAO) 일드 파밍을 통해 이더 담보물의 증가와 프로토콜 소유 금고(Protocol Owned Vaults)를 통한 ETHD* 축적을 유도하고 있다.
  • Misc Decentralized 담보 자산: UNI, LINK 및 유사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LP 토큰 등이 포함되어 있다. 다양한 탈중앙화된 담보 자산들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여 안정성 있는 다이를 만들고자 함이다.
  • 메이커(MKR): 메이커다오의 거버넌스 토큰인 메이커는 엔드게임에서 과거와 그 역할을 달리한다. 담보물 가치에 대한 방어의 한 수단으로 존재하는 메이커 유동성 백스톱*(Liquidity Backstop)은 실행되었을 때 이미 담보물이 가치가 훼손되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메이커는 유동성 백스톱으로서의 역할은 없어지고, 그 대신 다이의 탈중앙화 된 담보물로서 프로토콜에 대한 안정화 수수료, 거버넌스 참여 및 MetaDAO 토큰 파밍 등에 사용되어 압류할 수 있는 RWA*에 대한 노출도를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MDAO(MetaDAO): 새롭게 출범할 메타다오(MetaDAO)의 거버넌스 토큰으로, 다이의 탈중앙화된 담보물로 사용될 수 있다. 단, MDAO는 MDAO 내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 강제적인 백스톱 역할을 하므로, 다이가 각각의 MDAO 토큰에 노출되는 정도가 크게 제한되어야 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ETHD : 스테이킹 된 이더리움 자산을 유동화하여 다이의 담보물로 사용하기 위한 새로운 합성자산으로, 메타다오의 프로덕트 로드맵에 포함된 주요 과제
**오토매틱 백스톱(Automatic Backstop): 2022년 3월 검은 목요일, 다이가 일시적으로 디페깅 되면서 메이커(MKR) 가격의 급락이 발생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제안된 부채 경매 시스템

 

다음으로, 실물자산군(RWA : Real-World Asset)은 담보물에 대한 유동성과 안정성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되었으며, Cashlike RWA, Clean Money RWA, Misc RWA, Physically Resilient RWA로 총 4 가지가 제안 되었다.

  • Cashlike RWA(Real World Asset): 중앙화된 스테이블 코인, 단기 국채 등이 포함되어 있다. 다이가 통화로써 그 유용성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환전율을 가져야하며, 타 스테이블 코인이나 현금성 자산에 대해 큰 유동성을 확보해야한다. 이는 온/오프체인 상의 스테이블 코인과 단기 채권으로 구성된 Cashlike RWA를 통해 달성될 수 있다.
  • Clean Money RWA: 지속 가능한 농업 자산이나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이 포함되어 있다. Clean Money RWA는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메이커 자산에 대한 공격 시 정치적인 비용을 부과하기 위한 목적으로 포함되었다.
  • Misc(Miscellanous) RWA: WBTC, 레이어1의 크로스체인 브릿지 토큰, 증권형 토큰 금고 등이 포함되어 있다. Misc RWA 자산은 중앙화된 온체인 자산으로, 타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은 다양한 자산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Misc RWA는 자산 특성 상 즉각적으로 해당 자산이 검열 가능한 자산으로 인식되지 않을 수 있어 리스크가 발행했을 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할 위험이 존재한다.
  • Physically Resilient RWA (PR RWA): 법적 수단을 가진, 국가와 같은 거대 세력에 의해 쉽게 중단될 수 없는 현실 세계의 자산으로, DAO를 통해 어느 정도 기술 주권(technical soverignty)을 가질 수 있다. 이는 규제 이슈 등과 같은 거대 세력의 권력에 의한 담보물의 가치 훼손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포함되었다. 다만, PR RWA의 명확한 자산 군은 지정되지 않았으며, 이론적으로만 제시된 자산 개념이다.

이처럼 분산된 담보 자산 포트폴리오를 통해 다이는 외부 환경 변화, 즉 특정 자산 군의 급격한 가격 변동이나 규제로 인한 리스크 등으로부터 유연성을 확보하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한편, 이를 진행하기 위해 내부 및 외부 환경과 조건에 따라, 수 년에 걸쳐 다음과 같은 스테이지를 거친다.

엔드게임 스테이지 메이커다오


한편, 스테이지는 비둘기(Pigeon), 독수리(Eagle), 불사조(Pheonix) 총 3단계를 거쳐 시행된다.

  • 비둘기 스탠스: 가상자산에 대한 자유로운 규제 환경 및 글로벌 경제 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일 때 시행된다. 이는 총 30개월에 걸쳐 시행되며, 프로토콜 보유 금고(Protocol Owned Vaults)에 이더를 최대한 축적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현실 세계에 대한 자산 의존성의 하락을 목표로 한다. 비둘기 스탠스에서 다이는 USD와 1:1로 페깅된 상태로 유지된다.
  • 독수리 스탠스: 비둘기 스탠스가 진행 된 후 약 3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활성화 된다. 다만, 낮은 확률로 1:1로 페깅된 스테이블 코인을 가지지 않는 것이 규제 상의 이점을 제공하는 명확한 환경일 시 활성화 될 수 있다. 독수리 스탠스는 TR(Target Rate)이 얼마나 낮은 값을 가질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6개월 동안의 와인딩 기간을 거친 후 정상 운용된다. 독수리 스탠스는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유연성 확보를 목표로 하며, 다이는 1:1 페깅 형태가 아닌 프리플로팅(Free-Floating)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 불사조 스탠스: 엔드게임 계획의 최종 단계로, RWA 담보물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명백한 징후가 있거나, 전반적인 글로벌 경제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존재할 시 활성화된다. 시행 기간은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압류 가능한 RWA는 담보물로 설정이 불가하다. 탈중앙화 된 자산 및 PR(Physically Resilient) 자산만 다이의 담보물로 사용 가능하며, 가격 기준이 될 수 있는 주요 통화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메이커 거버넌스를 통해 다이의 가격 책정이 이루어진다.

각 스탠스는 서로 다른 담보 자산 군에 대한 오토매틱 타게팅 룰(Automatic Targeting Rule)이 적용되며 상세 내용은 아래 테이블과 같다. 여기서 오토매틱 타게팅 룰이란, 담보물 포트폴리오의 상태를 측정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로 구동되며, 다이 저축 이율(Dai Saving Rate), 기본 안정화 수수료율 (Stability Fee Base Rate), 타겟 이율(Target Rate)과 같은 인센티브 레버라는 지표들을 통해 조정되는 메커니즘을 뜻한다. 각 지표들에 대한 상세 설명은 메이커다오 포럼 또는 엔드게임 제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엔드게임 스테이지 별 타게팅 룰, 메이커다오


엔드게임의 동력이 될 메이커다오의 새로운 도전, 메타다오(MetaDAO)

한편, 해당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동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메이커다오는 이를 새로운 다오 출범을 통해 이뤄내고자 했다. 메타다오와 메이커다오의 관계는 레이어 2 솔루션과 레이어 1, 자회사와 모회사 또는 스타트업과 VC와 같은 관계와 높은 유사성을 지닌다.

메타다오는 다음과 같은 세 개의 구성으로 이루어져있다.

  • 거버너 (Governor): 탈중앙화된 환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역할
  • 크리에이터 (Creator): 탈중앙화 된 다이와 메이커 생태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하고 실행하는 역할
  • 프로텍터 (Protector): 법적 규제나 금융 시장과 같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리스크를 관리하는 역할

한편, 해당 구성이 적정한 균형을 이루면서 성장할 때까지 특정 알고리즘에 기반하여 인큐베이팅 될 예정이다. 메타다오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이를 관리하려고 하는만큼 기술을 통해 진정한 의미로 탈중앙화 된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메타다오의 전신인 메이커다오 역시, 현존하는 커뮤니티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장 탈중앙화 된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으며 성숙한 커뮤니티를 보유한만큼 해당 노하우를 활용해 다오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다는 점에서 실제로 메타다오가 어떻게 운영될지 또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엔드게임 런칭 이전에 필요한 준비 역시 MIP를 통해 거버넌스를 통과시킴으로써 진행하는 것을 통해서도 다시 한번 탈중앙화 된 운영방식을 지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각 MIP에 대한 논의를 통해 엔드게임 자체도 더욱 견고한 방향으로 수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메타다오, 메이커다오, 엔드게임
출처: Endgame Plan v3 complete overview

 

엔드게임 플랜, 메이커다오
출처: Endgame Plan v3 complete overview


메타다오는 발행된 토큰을 성장 동력의 목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메타다오는 첫 10년 동안 제네시스 일드 파밍에 사용될 수 있는 20억개의 메타다오(MDAO) 토큰으로 출시한 이후, 2년 동안은 10억개 분배를 분배하고 그 후 2년마다 반감기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모든 메타다오는 영구적인 일드 파밍을 위해 매년 전체 공급량의 3%를 추가발행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제네시스 그리고 영구 일드파밍으로 얻을 수 있는 토큰은 다음과 같은 세 개의 풀을 통해 파밍할 수 있다:

  • MDAO 20%: 다이 파밍에 사용, 다이 수요증가 영향 끼칠 것이며 매우 광범위한 토큰 배포가 가능하게 됨
  • MDAO 40%: ETHD 볼트 파밍, 활성화 된 vault debt에 대한 리워드로 제공. 이는 사용자가 MDAO 일드 파밍 외에도 안정적인 스테이킹 일드를 제공하는 ETH가 초과 담보로 잡힌 탈중앙화 스테이블 코인인 다이를 생성할 수 있는 인센티브로 작용할 것
  • MDAO 40%: 토큰 배포의 40%는 위임된 MKR 파밍에 배정. 이는 강력한 투표 참여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이는 높은 투표 참여와 광범위한 참여인원을 보장하여 고래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게 됨
메타다오, 이더리움, 다이 DAI, MKR, 메이커다오
출처: Endgame Plan v3 complete overview


한편, 토큰 파밍 인센티브의 상대적인 밸런스를 통해 다이 수요의 증가보다는, 탈중앙화 된 담보로부터 발행된 다이의 공급 증가를 크게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이 파밍 보다 ETHD 파밍에 두 배나 더 많이 배정)

또한, 세 자산 간의 분배는 새로운 메타다오 거버넌스 토큰이 다양한 대상자에게 분배되는 것을 보장하는 동시에 메이커 프로토콜 및 MKR 홀더와 연계하여, 보다 넓은 메이커 생태계와 호환되는 새롭고 고유한 자체 정의 메타로 완전히 새로운 커뮤니티가 출현할 수 있는 조건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 아래는 엔드게임에서 제시한 메타다오와 메이커다오의 토큰 이코노믹스 일부이다. 도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메타다오를 통해 캡쳐하게 되는 가치를 메이커 홀더들에게도 돌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 다소 복잡한 구조를 고민한 듯 보인다. 메이커 거버넌스 파밍, ETHD에 대한 안정화 수수료 창출 그리고 다이의 활성화를 통해 MKR에 가치가 돌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요소는 갖추었지만 각각의 분배비율을 포함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아, 확장된 토큰 이코노믹스의 실효성에 대해 판단하기는 다소 이른 상황이다. 

엔드게임 플랜 메이커 다오 오버뷰
출처: Endgame Plan v3 complete overview


그렇다면 왜 기존에 이미 발행되어서 잘 활용되고 있는 메이커다오의 거버넌스 토큰인 메이커(MKR)를 두고 새로운 토큰을 발행하는 리스크를 감수한 것일까? 유틸리티를 추가하면 MKR의 가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토큰 이코노믹스도 상대적으로 덜 복잡하게 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이미 메이커다오는 규모와 성숙도, 그리고 탈중앙화 면에서 매우 안정적인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생 다오를 만들어서 인큐베이팅 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메이커다오 트위터, 메이커다오 텔레그램, 메이커다오 디스코드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다오라는 새로운 다오와 거버넌스 토큰을 발행하기로 한 것은 이를 통한 1) 초기 자금 모집과 2) 마케팅 효과, 그리고 3) 탈중앙화적 운영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메이커다오가 제안한 엔드게임은 분명 여러 단계에 걸친 긴 여정이며, 초기에는 탈중앙화된 커뮤니티를 운영할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MKR 같은 경우, 재단 물량의 MKR을 커뮤니티에 반환하는 등 충분히 탈중앙화 되어 운영이 되고 있고 토큰 분산도 역시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줄 수 있는 인센티브 풀 자체가 현재로써는 넉넉치 않다. 더군다나 엔드게임 플랜을 통해 나아가고자 하는 중장기적인 비전에 공감하고 오랫동안 자발적인 참여가 요구되는만큼 메타다오라는 변화를 꾀한 것은 의미있는 도전이라고 판단된다. 새로운 토큰 발행을 통한 커뮤니티의 부트스트래핑 및 스테이킹 된 이더를 기반으로 한 다이의 발행과 같이 우선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을 밀고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해당 구조가 잘 운영이 된다면, 이제는 더욱 큰 규모의 사업을 위해 지배구조를 갖출 정도로 고도화 된 다오의 형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접근하기를 권유

엔드게임 계획은 전반적인 메이커 다오 생태계를 개편하는 작업인 만큼 발표 직전까지도 많은 논쟁이 존재했다. 대표적인 예로, a16z는 세 가지 프레임으로 엔드게임 계획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a16z는 크립토 및 Web3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주요 벤쳐 캐피탈 펀드로, 총 $7.6B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a16z가 제시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엔드게임 계획에서 논쟁이 되는 부분은 어떻게 메이커 다오의 탈중앙성을 개선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이다. 이에 a16z는 엔드 게임의 우선순위를 두고 1) 탈중앙성 개선을 위해 메이커 다오의 포트폴리오에서 중앙화된 스테이블 코인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입장(soft-peg)과 2) 성장을 위해 하드 페깅(hard-peg)을 유지하자는 입장 가운데, 전자인 탈중앙성에 초점을 맞추자는 의견을 피력했었다.

이에 a16z는 탈중앙성을 Legal, Technical, Economic 세가지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다.

  • Legal 프레임 : 탈중앙성 증진을 위한 메이커 다오의 코어 유닛(Core Unit) 구성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 제안 A : 엔드게임 계획 별 코어 유닛의 작동 방식을 외부 플랫폼을 통해 재구성
    - 제안 B : 코어 유닛 작동 방식을 기존 메이커 다오를 통해 내부적으로 재구성
  • Technical 프레임 : 기술 분야의 탈중앙성 증진을 위해 다이 민팅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 탈중앙성 증진을 위해서는 더 많은 클라이언트 배포 및 다이의 사용처를 늘리는 거버넌스 제안이 필요
    - 이에, 다이 민팅 주체인 Frontend에게 인센티브를 제시하여 다양한 Frontend의 유입을 유도하여 탈중앙성 증진
  • Economic 프레임 : 다이의 담보물 설정에 관한 다음과 같은 의견 제시가 있었다.
    - USDC와 RWA를 담보물로 추가하는 것은 외부 세력의 규제에 의해 자산이 동결될 수 있음. 자산 동결 시 시스템이 마비되는 리스크가 존재
    - 이에 각 스탠스 별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
       비둘기 스탠스 : 충분히 탈중앙화된 자산(예시 : ETH)만 담보물로 활용
       독수리 스탠스 : 중앙화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담보자산(USDC, wBTC 등)을 받아들이나, 점진적으로 포트폴리오에서 감축
       피닉스 스탠스 : 중앙화된 자산을 받아들이되, 캡을 두고 Surplus Buffer Fund* 내 동일한 가치의 DAI에 의해 담보화. 만약 특정 담보물이 기준에서 탈락될 시, 하드 캡이 적용되어야 하며 시스템이 균형을 맞출 때까지 해당 담보물은 제외되어야 함

*Surplus Buffer Fund : 시스템이 악성 부채로 돈을 잃을 때 마다, MKR을 민팅 및 매도하여 DAI를 매수하는데, 이와 같은 매커니즘의 빈도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 (Surplus Buffer System)의 펀드

 

한편, 프레임 별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결국 다이의 담보물 설정에 관한 논쟁이었다. 일례로 메이커다오를 구성하고 있는 MKR 홀더 및 대리인의 RWA 담보물 설정에 대한 스킬과 경험 수준이 미비하므로, RWA 담보물에는 미국 단기 국채와 같이 리스크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RWA만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한편 이러한 논쟁은 메이커다오 혹은 메타다오에 있어 부정적인 시그널로 보기보다는, 그만큼 성숙한 커뮤니티와 자생적으로 리스크를 파악하고 관리하려는 능력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일각에서는 토큰 이코노믹스의 완결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다이의 활성화를 통해 MKR 홀더들에게까지 이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나, 돌아오게 될 보상이 커뮤니티에 충분한 수준인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초기 커뮤니티 부트스트래핑 역시 메타다오의 거버넌스 토큰 가격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므로 이와 관련한 리스크도 여전히 고려되어야 하며, 메타다오의 부진이 메이커다오의 본업에도 부정적인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지 역시 지켜봐야한다. 

이에 투자 관점에서는, 메타다오가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때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창출하는 가치를 어떻게 배분할 지 구체적으로 결정이 된 다음에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 상황이므로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하기를 권유한다.

마치며

탈중앙성은 블록체인의 근간이 되는 철학으로, 블록체인 생태계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이다. 외부의 영향에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그래서 블록체인 생태계 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궁극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진정한 ‘통화’를 만들어내려는 메이커다오의 시도는 매우 고무적이며 블록체인이 발전함에 따라 나타나게 되는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루나 사태를 비롯한 스테이블 코인의 시행착오들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더욱 신중한 접근을 요하게 되었으며, 위와 같은 엔드게임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는 프로젝트들이 다음 단계로 성장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블록체인 생태계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눈 앞의 성장을 쫒기보다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점진적인 성장을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이 이상적으로 보여지며, 메이커다오의 엔드게임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남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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