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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우기부기)외 1명
Product Lead/
Xangle

가끔 리서치 하는 프로덕트 리드

2024.10.15

TLDR;

  • 세대별 토크노믹스 :

    • 1세대 (ICO): 이더리움과 같은 초기 프로젝트는 ICO를 통해 자본을 조달했지만, 이 방식은 사기 및 규제 단속과 같은 문제에 직면했음.
    • 2세대 (에어드랍): 유니스왑의 $UNI와 같은 에어드랍은 프로젝트가 유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많은 사용자가 토큰을 즉시 매도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음.
    • 3세대 (그랜트): 아비트럼과 같은 프로젝트는 장기적인 생태계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그랜트 기반의 분배로 전환하였으며, 이는 마일스톤에 따라 설계된 자금을 활용함.

  • 유틸리티 중심의 토크노믹스 : 
    • 미래의 토크노믹스는 거버넌스와 간접적인 이익환원 모델(바이낸스의 $BNB)을 우선시하여 지속 가능한 수요, 그리고 유저와 구축된 생태계 통해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함. 그러나 직접적인 이익환원은 여전히 SEC와 관련된 법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

 

1. 웹3 경제의 핵심 - 토크노믹스

토크노믹스(Tokenomics)는 토큰(Token),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웹3 프로젝트가 생태계 내에서 토큰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하는 경제 시스템을 의미한다. 프로젝트는 주로 유저 확보와 생태계 구축 그리고 프로토콜로써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위해 토크노믹스를 설계하는데, 이때 토큰의 발행 방식 및 발행량, 초기 분배 방식, 토큰의 장기적인 유틸리티 뿐만 아니라 법적 규제, 경쟁사와 같은 시장 상황까지 고려하여 토크노믹스 전략을 수립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큰 틀에서의 토크노믹스 전략은 먼저 1) 토큰 세일, 혹은 에어드랍과 같은 토큰분배를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고 유저를 확보한 후, 프로덕트의 개선과 함께 2) 토큰에 스테이킹, 거버넌스와 같은 적절한 유틸리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렇게 토크노믹스 전략의 핵심은 ‘토큰분배’를 통한 공급과 ‘유틸리티’를 통해 수요를 유도하여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등장한 2009년 1월부터 스크롤(Scroll, $SCR)과 같은 현재의 토큰 프로젝트까지 큰 틀엔 변화가 없으나, 시대를 거쳐오며 분배 방식이나 TGE 시점의 물량 분배, 혹은 유틸리티의 다변화 등 그 실행의 디테일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토크노믹스의 여러 요소 중에서도 특히 토큰분배 방식을 중심으로 세대를 나누고, 각 시대별 사례로서 분배 방식이 유틸리티와 어떻게 결부되어 작용했는지를 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세대별로 알아보는 토크노믹스

최초의 토크노믹스는 비트코인의 것으로 총발행량 제한과 난이도 조절, 그리고 반감기라는 시스템을 통해 2,100만개 발행량 제한과 해시레이트를 이용한 채굴 방식을 도입했다. 이후 2015년 7월, 이더리움이 등장했고, 기존 비트코인의 토크노믹스가 네트워크의 보안과 유지를 도운 채굴자에게 지급되는 보상, 즉 트랜잭션 수수료로서의 유틸리티로 한정됐다면, 이더리움은 가상머신을 통한 일반화된 컨트랙트 실행 인프라를 제공하며 토크노믹스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었다. 토큰의 유틸리티를 트랜잭션 수수료를 넘어서서 애플리케이션이 그 행동 양식을 직접 수정할 수 있게 되면서 각 디앱(dApp)별 고유한 토크노믹스를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1. 1세대 토크노믹스(~2019) : 공모(ICO)

그 중에서도 이더리움이 퍼블릭 세일인 ICO(Initial Coin Offering)라는 토크노믹스의 1세대 분배 방식을 이끌었다. ICO는 통상 프로젝트에 대한 비젼을 제시하는 백서(Whitepaper)를 게시하고 이미 존재하는 블록체인의 특정 지갑에 비트코인이나 네이티브 자산을 모집한 후 발행량의 대부분은 컨트랙트를 통해 토큰을 공개적으로 판매했다. 당시 이더리움의 경우 퍼블릭 세일을 통해 분배하는 토큰이 발행량의 80%에 달했으며, 뒤이어 2017년에 출시한 카르다노와 2018년에 출시한 이오스도 각각 80, 90%의 비율로 많은 토큰을 공개적으로 시장에 판매했다.

ICO를 통한 공모 및 토큰 분배 방식은 전세계 누구에게나 투자에 대한 기회가 열려있기에, 광범위하게 유저를 확보한 후, 확보한 유저를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다만 유저의 수요를 이끌만한 주요한 디앱의 결핍과 이더리움이나 바이낸스 코인(BNB)를 제외한 대다수 프로젝트의 토큰 유틸리티 부재 등으로 토큰은 단순한 투자 수단 그 이상 혹은 그 이하도 아니게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리테일 투자자들의 쉬운 접근성으로 인해 ICO 방식의 공모 방식은 코인 사기꾼들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방식으로 변질되기도 하였는데 전세계적으로 별도의 스크리닝 없이 공모가 가능하자 국경을 넘은 사기의 온상*이 된 것이다. 결국 SEC 및 국내 금융위원회 등 각국의 규제 기관의 정책은 ICO를 금지**하게 된다.

*2018년 6월까지 진행된 ICO의 80%이상이 종국엔 금융사기로 이어졌다는 블룸버그 레포트가 존재한다.
**SEC는 The DAO 사건이 발생한 2017년 7월, 대한민국 금융위원회는 2017년 9월 디지털토큰을 발행하여 투자금을 가상통화 등으로 조달하는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했다.

2-2. 2세대 토크노믹스(2020~2022) : 에어드랍(Airdrop)

ICO가 대대적으로 금지되자 토큰 분배에 있어 퍼블릭 세일의 비율 또한 급격히 줄어들었고, 리테일 투자자와 유저들에게 분배되는 토큰의 비중도 축소됐다. 다만 이렇게 퍼블릭 세일 비중이 줄었음에도 불구, 초기에 ICO를 통해 부트스트래핑 된 레이어1 인프라가 성숙해지고, 컴파운드(Compound), 유니스왑을 시작으로 한 이더리움의 디파이 썸머가 시작되면서 디앱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Web3 시장의 팽창으로 프로젝트들은 경쟁적으로 유저를 확보하고 락인(Lock-In)할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ICO를 통한 토큰 분배가 어려워졌고, 이를 대체할 또다른 분배방식이 필요하게 되니, 바로 유저들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에게 직접 토큰을 분배하는 에어드랍(Airdrop)이 그 해답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 시기에는 앞서 언급한 디파이(DeFi) 써머로 인해 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들이 대폭 성장하며 토큰 분배와 유틸리티에 대한 새로운 모델이 등장했다. 유동성 채굴(Liquidity Mining)을 통한 에어드랍 보상 메커니즘을 도입해 유저를 유인하고, 유저들에게 유동성 공급, 스테이킹 등의 유틸리티를 제공하여 이들을 락인 시키고자 노력했다. 이렇게 2세대 프로젝트들은 에어드랍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하는 동시에, 토큰의 유틸리티를 제공하여 유저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사용했다.

그러나 기존의 의도와 달리, 에어드랍으로 토큰을 수령한 유저들은 수익을 위해 매도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The Uniswap Airdrop - Lessons for the Industry 리서치에 따르면, 에어드랍을 받은 유저의 유니스왑 사용자는 6만명에 이르렀지만, 1년후에는 1만명, 2년후에는 4천명 미만으로 떨어지며 에어드랍을 통한 유저 락인효과가 제한적임을 증빙한다.

Web3 에어드랍 플레이북에서 언급됐듯, 에어드랍에는 부가적인 한계가 많았다. 여러개의 지갑을 만들어 에어드랍을 중복으로 받는 행위인 시빌 공격 (Sybil Attack) 문제, 에어드랍 이후의 시장변화, 생각보다 높은 고객 획득 비용 (Customer Acquisition Cost, CAC), 경쟁자의 에어드랍 가능성에 대한 대응의 어려움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2-3. 3세대 토크노믹스(2022~) : 그랜트(Grant)

3세대 토크노믹스 또한 유저와 유동성을 유치해야하는 필요성이 있기에 에어드랍을 적극적으로 차용한다. 다만 분배 방식에서 차이가 두드러지는데, 3세대의 에어드랍을 통한 분배 방식은 프로젝트가 유저의 활동 방식을 지정하고 이를 수행할 시 토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이 외에도 초기 분배(Allocation) 비율의 변화도 두드러지는 차이점 중 하나다. 재단의 리저브에 더 많은 토큰을 분배하여 에어드랍 이후의 변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유저 확보와 생태계 확장의 명목으로 그랜트를 지급하며 파트너를 확보하는 토큰분배 중심의 토크노믹스 전략이 빈번하게 사용된다.

생존을 위한 토크노믹스 전략의 변화

이는 결국 파편화된 시장에 대한 프로젝트의 생존 전략으로 판단된다. 프로젝트는 여전히 에어드랍 방식을 사용하여 유저를 생태계로 유인하고 있으나, 유니스왑의 예시와 같이 하나의 프로젝트에 락인된 유저는 더욱 찾기 어려워졌으며, 이 현상은 출시를 앞둔 프로젝트만을 타겟하는 ‘에어드랍 헌터’들에 의해 더 악화되고 있다. 에어드랍의 비효율성을 목도한 이후의 프로젝트들은 되려 재단의 리저브 물량을 그랜트로 지급하고 믿을 만한 개인이나 파트너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기 시작했다. 파편화된 시장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토큰을 분배하기 보단, 실속있는 몸집 키우기를 도모하려는 것이다.

결국 에어드랍은 초기 프로젝트의 유저 부트스트래핑 목적으론 적절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파트너십과 생태계 확장을 위해선 다른 방법을 차용해야만 하며, 대다수의 프로젝트는 현재 보조금(그랜트) 방식을 통해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에어드랍을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3. 프로젝트 사례로 알아보는 세대별 분류

지금까지 (1) 1세대 분배방식인 ICO, (2) 2세대 분배방식인 에어드랍, 마지막으로 (3) 3세대 분배방식인 그랜트(보조금)을 통한 각 세대별 토크노믹스 분배 방식의 특징을 알아보았다. 본 섹션에는 각 세대의 대표 실패와 성공 케이스를 통해, 각 세대별 토크노믹스 전략의 실제 사례와 그 결과를 해석해 보도록 하겠다.

3-1. 공모(ICO)

1세대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토큰분배 방식인 ICO는 당시에는 크립토의 탈중앙성을 유지하면서도 펀드레이징을 통해 누구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투자를 받고,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반면, 이러한 방식은 법적 규제가 없어 회색지대에 놓여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폰지 사기나 허위 광고를 통한 사기꾼들이 활개치게 되었으며, 수익률에 눈이 먼 리테일 투자자들은 이러한 사기 프로젝트의 ICO에 참여했고, 이는 곧 금융 사기나 투자자 피해로 이어졌다.

3-1-1. ICO Case Study: LoopX

루프엑스(LoopX)*는 2018년 2월, ICO를 통해 당시 가치로 450만 달러를 모금한 후 잠적한 ICO 프로젝트 중 하나다. 초기 크립토 시장에서 빈번히 진행되던 ICO 방식에 대해 리테일 투자자를 보호하는 규제가 없었고, 크립토의 핵심 가치였던 탈중앙화와 익명성이 오히려 범죄환경을 조성하고 범죄자의 도주를 돕게된 셈이다.

당시에는 누구나 ICO를 진행할 수 있었고, 투자 역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으며, 금융 지식이 부족해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법적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리테일 투자자들이 직접 리서치를 통해 투자 결정을 내려야 했고, 정보 부족과 기술적 이해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를 악용한 큰 규모의 사기 사건이 빈번히 발생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와 과도한 개방적 특성으로 인해 ICO는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백서와 웹페이지를 통해,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사용한 P2P 거래 플랫폼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을 공유해 회원들에게 매주 10% 의 확정 수익을 지급한다며 투자자들을 현혹시켰다. 그러나 이 홍보문구는 거짓이었으며, 갑작스레 공식 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폐쇄한 뒤 투자금과 함께 사라졌다.

3-1-2. ICO Case Study: Ethereum

다만, ICO를 통해 펀딩받은 프로젝트 모두가 실패하진 않았다.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14년 7월, ICO를 통해 1,840만 달러를 모금하여 지금까지 탈중앙화된 프로젝트로 건재한 이더리움이다. 모금한 자금을 바탕으로 2015년 7월 메인넷을 출시하며 대표적인 레이어1 블록체인으로 성공하게 되었다.

ICO 자금의 80%는 투자자와 유저 및 개발자에게 분배하여 필요한 이들에게 공평하게 토큰을 분배한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였다. 이후, 2021년 8월에는 EIP-1559를 도입하며 이더리움의 기본 수수료를 소각하는 매커니즘을 적용해 네트워크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이더리움이 소각되는 구조적 변화를 통해 토큰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했다. 또한, 약 1년 뒤인 2022년 9월에는 PoS로 전환하는 머지(Merge)를 통해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하는 새로운 유틸리티를 제공했으며 지금도 펙트라(Pectra) 하드포크와 같은 새로운 프로토콜 수준의 변화들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처럼 이더리움은 루프엑스와 달리, 퍼블릭 분배량이 높은 ICO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높은 탈중앙성을 기반으로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3-2. 에어드랍(Airdrop)

2세대는 단순 토크노믹스 혹은 레이어 1의 토크노믹스가 아닌 실제 프로덕트와 유저를 기반으로 한 크립토 어돕션이 시작되는 세대다. 따라서 2세대의 에어드랍을 통한 토큰분배는 토큰 유틸리티 뿐만 아니라 프로덕트 차이에서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는 경향이 관찰된다. 같은 에어드랍 방식에서 토큰 유틸리티와 함께 프로덕트로 차별점을 주어 유저의 수요를 이끌어 낸 케이스와, 1회성 퍼포먼스에 그친 케이스를 각각 알아보고, 프로덕트와 토크노믹스 전략의 조합이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 알아보자.

3-2-1. Airdrop Case Study: SushiSwap

스시스왑(SushiSwap)는 디파이 써머 당시 유망했던 DEX(탈중앙화 거래소)중 하나로, 유니스왑V2 포크로 시작했으나, 에어드랍이라는 인센티브를 통해 경쟁사의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일명 ‘뱀파이어 어택’이라고 불리우는 전략을 사용했다. 당시 유니스왑은 TVL(예치된 총 가치)뿐만 아니라 거래량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던 DEX 였으나 토큰이 존재하지 않았고, 스시스왑은 이 점에 포착하여 기존 유니스왑 유동성 예치자(Liquidity Provider, LP)에게 토큰을 대가로 유동성을 탈취했다.

구체적으로는 유저들이 유니스왑 LP 토큰을 스시스왑에 예치하면 $SUSHI를 에어드랍하는 방식으로 유니스왑 유동성 풀의 권한을 확보했다. 이후 유니스왑 LP 토큰을 소각하고 유동성을 스시스왑으로 이동시켰고, 4일 만에 TVL은 15억 달러로 급상승했다. 또한, 유동성 제공자에게 0.25%의 스왑 수수료를, $SUSHI 예치자에게는 전체 수수료의 0.05%를 제공하는 유틸리티를 만들어 유니스왑과 차별성을 두었다.

실패: 유니스왑의 대응과 프로덕트의 지속가능성

뱀파이어 어택은 경쟁사가 토크노믹스가 없는 약점을 파고든 날카로운 공격*이었으나. 유니스왑에서 뱀파이어 어택8일만에 ‘Liquidity Mining’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UNI를 유저들에게 에어드랍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스시스왑으로부터 유동성을 회수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후 프로토콜 TVL은 2억 5천만 달러까지 감소하며, 최고점 대비 약 83% 하락한다.

스시스왑의 또다른 문제점은 토크노믹스 전략 외에 또다른 경쟁력이 전무했다는 것으로, 다른 DEX에 비해 기술 경쟁력 또한 갖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별한 토크노믹스 전략을 사용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지만, 근원적인 경쟁력 없이는 그 효과가 일시적이었던 것이다.

*다만, 이는 좋은 경쟁 전략 사례를 남겨 NFT 마켓플레이스 경쟁에서 블러(Blur)가 오픈시를 제치는데 다시 활용되기도 했다. 미래엔 역으로 블러의 경쟁사인 오픈씨(OpenSea)가 추후 토큰을 발행하며 재차 역 뱀파이어 어택을 활용하는 경우도 상상해 볼 수 있겠다.

3-2-2. Airdrop Case Study: Curve Finance

또 다른 좋은 사례는 스테이블코인 스왑에 최적화된 DEX, 커브(Curve Finance, CRV)다. 커브는 유동성을 락인하기 위해 유동성을 오래 예치할수록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3중 예치 구조의 에어드랍과 유틸리티를 제공하여 최대 4년 동안 유동성이 커브에 오래 머물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설계했다.

3중 예치구조의 토크노믹스 전략으로 유동성을 장기간 묶어두는 데 성공하며 커브는 2024년 9월 21일 기준 DEX중 TVL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프로덕트 개선을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기존 DEX가 보유하던 고질병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슬리피지를 보완하는 CFMM 모델, StableSwap 을 처음 도입하고 이후 동일 모델의 V2를 출시해 지속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꾸준한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커브의 3중 유동성 예치 구조는 아래와 같이 진행된다.

1. 커브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LP토큰과 해당 유동성 풀의 수수료 일부를 공급자에게 제공한다.

2. LP 토큰을 예치하면, 예치 기간에 비례해 더 많은 $CRV를 수령할 수 있으며, 최대 4년 동안 예치할 경우 2.5배의 $CRV를 받을 수 있다.

3. $CRV를 예치하면 $veCRV(Vote Escrow CRV)를 수령하게 되며, 예치 기간에 따라 수령할 수 있는 수량이 결정되는데, 최대 4년 동안 예치할 경우 1:1 비율로 받을 수 있다. $veCRV 소유자에게는 프로토콜 전체 수수료 수익을 공유와 거버넌스 참여라는 유틸리티를 부여한다.

3-3. 보조금(Grants)

3세대 그랜트 중심의 토크노믹스 전략은 점차 경쟁이 심화되고 시장이 파편화됨에 따라 단기적인 효과에 집중된 에어드랍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했다. 이처럼, 그랜트 중심의 전략은 장기적인 파트너십과 생태계 확장을 중심으로 가치있는 프로젝트를 지원하여 생태계를 확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 가능성을 가져가는 것이 목표이다. 이어서, 그랜트를 활용하지 못한 핀시아와 그 반대인 아비트럼을 예시로 살펴보려한다.

3-3-1. Grant Case Study: Finschia

핀시아는 과거 라인링크(LN)라는 이름으로 2018년에 출시된 레이어1 프로젝트다. 2022 보유 중인 리저브 물량을 전부 소각하는 제로 리저브 모델을 사용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한 케이스였다. 라인링크는 출시 초기부터 일본의 강력한 규제와 더불어 폐쇄적인 프라이빗 체인으로 운영되어 왔던 탓에, 에어드랍 마케팅을 일부 활용하였음에도 생태계 구축에 실패했다. 일반적인 레이어1 블록체인은 퍼블릭 체인으로 운영되어 누구나 디앱을 구축하고 생태계에 온보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라인링크는 그 반대로 운영되어 출시부터 생태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4년간의 긴 준비기간 동안 내부 교통정리를 마친 라인링크는 2022년 12월 22일, 핀시아라는 새로운 이름의 메인넷을 출시하고 퍼블릭 체인으로 전환하면서 제로 리저브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매 블록보상으로 공급되는 핀시아 외에는 추가 발행이 불가해졌으며, 블록보상을 통해서만 인플레이션을 조정하게 된다. 목표 인플레이션율은 15%~5%로 초기에는 15%, 장기적으로는 5%까지 감소하는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블록보상으로 발행되는 핀시아의 20%는 리저브가 보유하지만, 모두 핀시아의 R&D 자금으로 사용되었다.

결과적으로 아쉬운 핀시아의 ‘제로 리저브’ 전략

핀시아는 당시 제기된 유통량 문제나 리저브를 이용한 불법 거래, 그리고 그랜트 프로그램의 생태계 구축 효과에 대해 회의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우려로 인해 제로 리저브 전략을 채택했지만, 결국 메인넷 출시 약 1년 후인 2024년 1월 16일, 핀시아와 클레이튼의 메인넷 합병을 선택했다. 이는 웹3 생태계 구축의 실패가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다른 3세대 토크노믹스 프로젝트들이 리저브 분배를 통해 파트너십과 생태계의 구축과 성장을 촉진한 것과 달리, 제로 리저브 전략은 필요한 자금 조달에 한계를 드러내며 생태계 구축에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핀시아의 웹3 디앱은 14개에 불과했고, 기본 인프라인 DEX조차 갖추지 못했다. 이는 핀시아의 웹2 중심의 생태계 구축 전략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웹3의 특성상, 온체인 생태계 구축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 핀시아가 다른 체인들과 같이 리저브를 활용한 적극적인 그랜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생태계를 구축했다면 웹2와 웹3 생태계를 모두 아우르는 거대한 체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3-3-2. Grant Case Study: Arbitrum

아비트럼(Arbitrum)은 이더리움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레이어2 블록체인으로, 빠르면서도 가스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개발하여 유저와 개발자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개발됐다.

아비트럼의 생태계 확장전략

아비트럼은 3세대 토크노믹스를 선두하는 만큼, 생태계 확장을 위해 DAO 기반의 의사결정과 마일스톤으로 다양한 그랜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중 첫 번째 그랜트 프로그램인 STIP(Short Term Incentive Program)는 아비트럼 생태계와 유저 유입을 위해 단기 인센티브를 신속하게 배포하는 것을 목적으로 실행되었다.

STIP를 통해 그랜트를 지급받은 프로젝트들의 TVL은 최대 42% 상승했으며, 일일 활성 유저 수는 최대 394% 상승하며 그랜트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 확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데이터에 기반한 그랜트 프로그램*을 추가로 출시하면서 더욱 공격적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그랜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생태계를 다각화 함과 동시에, 체계적인 운영과 개선을 위해 Quest Book 프로그램과 같이 커뮤니티에게 위임받은 전문가들이 그랜트 프로그램을 담당하기도 하며, 조정 및 개선을 위한 Pluralistic Grant Program을 운영하며 그랜트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TIPP: STIP 개선형 보조금 프로그램으로, 3500만 $ARB를 사용해 장기적 지원을 진행 중(86개 프로젝트).

GCP: 웹3 게임 확장용 그랜트 프로그램, 2억 $ARB 지급 예정(게임 온보딩 및 개발 인프라).

UAGP: Uniswap-Arbitrum 생태계 개발자용 그랜트, 9개월간 110만 $ARB으로 12개 프로젝트 지원.

QuestBook: 개발자 온보딩 지원, 4개 도메인에서 100만 달러 그랜트 프로그램 진행.

Arbitrum Foundation Grants Program: 디앱 개발 지원으로 아비트럼 생태계 성장 촉진.

RFP: 새로운 프로그램 요청, 300만 $ARB 그랜트 예정.

Pluralistic Grant Program: 투명한 탈중앙화 그랜트 프로그램을 목표로 다양한 결정 방식 실험.

 

4. 토크노믹스의 미래

토크노믹스의 미래는 유틸리티에 있다.

지금까지 토크노믹스 전략의 큰 틀인 (1) 토큰 분배를 통한 유저 및 생태계 확보 (2) 유틸리티와 프로덕트 개선을 통한 꾸준한 수요 창출 전략에 있어 토큰 분배에 초점을 맞춰 세대를 나누고, ICO, 에어드랍 그리고 그랜트를 통해 세대별 실패-성공 사례를 분석해 보았다. 이렇게 웹3 토크노믹스는 세대를 걸쳐 단점을 상쇄하고 장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의 토크노믹스는 어떤 모습일까? 대다수의 프로젝트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앞으로는 분배한 토큰에 대해 실제 가치(Value)가 캡쳐될 수 있는 방법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1) 거버넌스, (2) 이익환원 등 토큰 홀더에게 새로운 효용을 제공하고 이들이 생태계에 남게 하는 유틸리티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4-1. 거버넌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초적이면서 주요한 항목은 단연 거버넌스다. 토큰에 거버넌스를 도입할 경우 프로토콜 경제에서 토큰 홀더에게 오너십이라는 기본적인 효용을 제공하여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토큰 경제 기반의 생태계까지 확장할 수 있는 등 범용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섹터별로 다르게 전개되는 거버넌스 유틸리티

이때 거버넌스로 의결하는 안건의 성격에 따라 상이한 발전 형태가 관찰된다. 기본적인 프로토콜 의사결정 목적으론 최근 메이커다오(MakerDAO, $MKR)에서 리브랜딩을 감행한 스카이(Sky, $SKY)가 가장 좋은 사례로, SubDAO 형태의 거버넌스 구조를 기반으로 한 $SKY 토큰 기반의 온체인 거버넌스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디파이 프로토콜과 같이 인센티브 분배에 특화된 경우 올림푸스다오(OlympusDAO)의 (3,3), 커브(Curve, CRV)의 veTokenomics, 팬텀(Fantom, FTM)의 솔리들리 (Solidly) 토크노믹스를 거치며 분배 이후에도 프로토콜 내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이스(Base)체인의 에어로드롬(Aerodrome, AERO)으로, 언급된 veTokenomics, Solidly의 선순환 구조등이 모두 적용됨과 동시에 베이스의 압도적인 유저수를 기반으로 2024년 10월 14일 $1.27B의 TVL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의사 결정과 인센티브 분배 모두를 혼합된 모델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니시아(Initia, INIT)으로 롤업 중심의 생태계 (Rollup-Centric Appchain Ecosystem)에서 생태계 전체를 한데로 묶기 위한 VIP(Vested Interest Program)이 그것이다. 참여하는 앱체인에 위임된 거버넌스 투표에 비례하여 안건 결정, 롤백에 대한 의사결정, 파라미터 설정, 신규 체인 추가 지원 등을 결정하며 이 투표 결과에 따라서 신규 INIT 토큰이 분배된다.

낮은 거버넌스 참여도와 거버넌스 공격

다만 모든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해결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는 낮은 거버넌스 참여도다. 온체인 거버넌스를 기본으로 하는 프로토콜 경제에서 저조한 거버넌스 참여율은 ‘거버넌스 공격’ 을 가능케 한다. 2022년에 발생한 밸런서(Balancer)의 거버넌스 공격이 대표적인 예시로, 밸런서는 $veBAL를 통한 거버넌스를 통해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Humpy라는 한 투자자가 $veBAL 유통량의 35%를 보유한 후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인 사유로 제안들을 반대하거나, 자신의 유동성 풀에 과도한 보상을 배분하는 등 거버넌스 공격의 사례를 보여주었다. 이 외에도 이더리움 네임 서비스(ENS), 빈스톡(Beanstalk) 등 공격에 대한 피해 사례는 많기 때문에 거버넌스 유틸리티를 부여할 경우 항상 높은 수준의 참여도가 동반되어야 한다.

*2023년 3월, 거버넌스에 위임(참여)한 $ENS의 시가총액(8,300만 달러)이 DAO 트레저리(1억 3,700만 달러)의 가치보다 낮아지며 잠재적 공격의 위험성에 노출되었다. 이러한 잠재적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ENS Labs, 그리고 관련된 개인들은 $ENS 총발행량의 45.5%를 위임받은 veto.ensdao.eth 지갑을 만들어 악의적인 제안에만 반대 투표가 가능하도록 방어 수단을 마련했다.

거버넌스 참여도 높이기

이러한 거버넌스 공격의 핵심 원인은 재단이 소유한 리저브의 가치 또는 영향력에 비해 공격 비용이 작다는 점에서 기인하기에, 최근엔 거버넌스 참여 유도를 위한 유틸리티를 개선함으로서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관찰되고 있다. 주피터(Jupiter, JUP)는 액티브 스테이킹 리워드(ASR)와 같이 거버넌스 참여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아비트럼(Arbitrum, ARB)은 아비트럼 거버넌스의 유동성 토큰인 $stARB를 도입하여 토큰 홀더에게 이익을 공유한다. 또 최근 옵티미즘(Optimism, OP)의 5차 에어드랍의 경우 거버넌스를 재단에게 위임했어야 에어드랍을 받을 수 있는, 거버넌스를 아예 재단에게 몰아주는 방식 또한 존재한다. 이렇게 공격에 대한 저항성 및 토큰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갖가지 새로운 방안들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거버넌스 토큰만으로는 토큰의 내재가치를 지지하기 어려운 만큼 ‘이익 환원’이라는 요소도 고려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2. 토큰 홀더의 이익환원

이어서 토큰의 ‘이익 환원’과 관련된 유틸리티다. 전통 금융의 현금흐름 기반의 밸류에이션 모델(Gordon Growth Model, Discounted Cash Flow, ..)과 같이 토큰 또한 종국에는 프로토콜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나 유저에게 주는 실제 효용가치에서 유틸리티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필자는 이익 환원에 대한 유틸리티는 토큰의 범용적인 유틸리티로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라 판단한다. (1) 법적인 리스크와 (2) 본질적으로는 충분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프로토콜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익 환원의 걸림돌: 법적 리스크

먼저, 이익 환원이 있을 경우 증권성에 대한 법적 판단이 이익 환원 유틸리티를 도입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토큰 자체가 증권은 아니지만 이것의 사용 형태가 증권성을 부여*하는 상황에서 유가증권의 배당과 비슷한 수익 공유 방식은 토큰의 사용 형태에 높은 증권성을 부여할 수 있으며, 이는 증권 등록 등 토큰 프로젝트에게 과도할 수 있는 책임과 법적 리스크에 따른 운영 비용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17년 이더리움에서 발행한 ‘The DAO*’의 토큰이 해당 집단에 의해 펀딩된 프로젝트들에 대한 수익 공유라는 유틸리티를 제공했고, SEC는 하위테스트를 근거로 The DAO 와 DAO 토큰이 증권법에 위배된다는 레포트를 발간한다. 이후 리플(XRP), 유니스왑(UNI), 라이도(LDO) 등 수많은 크립토 프로젝트가 증권성 여부에 따른 법적 공방을 이어오고 있기에, 토큰 프로젝트가 자연스레 이익 환원에 대해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23년 7월 리플 판례를 통해 토큰 자체에 증권성이 부여된다는 주장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긴 하나, 정확한 판례를 통해 증권성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토큰에 대한 이익환원 유틸리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The DAO는 2016년 $150M가량의 모금액을 모으며 이더리움에 런칭된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기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런칭 직후 재진입 공격(Re-entrancy Attack)을 통해 $50M가량의 자금이 탈취됐으며, 사후 처리 방안 논의에서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소프트포크 / 하드포크 의견으로 대립하며 전자는 이더리움 클래식 (Ethereum Classic, $ETC), 후자는 현재의 이더리움으로 변모하였다.

**리플과 SEC와의 3년간의 법적 공방 끝에, 23년 7월 13일 토레스(Judge Analisa Torres) 판사에 의해 거래소와 같은 2차거래시장에서 거래되는 XRP 토큰에 증권성이 기각되면서 토큰이라는 형태보다는 그 사용 형태가 증권성을 부여하는것으로 일단락된 상태다.

***다가오는 11월에 치뤄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친 암호화폐 성향인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SEC 위원장의 교체와 함께 증권성 이슈의 해소를 기대해볼만 하다. 10월 14일 현재, 트럼프는 폴리마켓 기준 당선 확률 54%로 45.4%인 해리스에 비해 우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낮은 현금흐름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프로젝트의 밸류에이션에 비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낮아 이익환원이 어렵다는 점이다. 각 섹터별 점유율이 높은 프로젝트 5개를 선정해 PSR(주가매출비율)*로 이를 확인해보았다.

웹3 섹터 프로젝트의 PSR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9월 기준, 미국 나스닥의 엔비디아가 33.8, 애플이 9.05을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 이들은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가진, 매우 고평가된 종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토큰에 대해 이익환원을 도입할 경우 의미있는 가치를 부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도 라이도(Lido, $LDO)는 토큰 분배가 끝나면서 11.5의 PSR을 기록하고 있는데, 리스테이킹, 체인추상화 등, 하루가 다르게 네러티브가 변화하고 신규 경쟁자가 등장하는 크립토 시장에서 이를 장기적인 가치 부여 수단으로 고려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시가총액에서 1년 매출액을 나눈 비율이다. 이 비율이 높을 수록 고평가이며, 이 비율이 0에 가까울수록 저평가 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레이어제로의 PSR은 1591이므로, 단순 계산으로 $1591가량의 레이어제로 토큰이 연간 $1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계산할 수 있다. 위의 예시에서는 전통 금융시장과 웹3, 고성장과 저성장, 그리고 각 섹터별 퍼포먼스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고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간접적 이익환원이 대세

이러한 이유로, 직접적인 이익환원을 도입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외부 요인이 해소되기 전까지 미래엔 바이낸스코인(BNB)이나 인젝티브(INJ)와 같은 간접적 이익환원을 위한 토크노믹스가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BNB는 BSC(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생태계에서 사용되며, 거래소의 수수료 할인, 런치패드 참여 등 토큰 홀더만이 사용할 수 있는 유틸리티를 제공한다. 또한 총발행량의 50%를 소각하는 디플레이션 모델을 채택하는 등, 홀더에게 간접적 이익환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토큰의 수요증가와 함께 가격을 부양하고, 유저를 자연스레 거래소에 락인시킴과 동시에 BSC 생태계로의 진입 경로가 되어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5. 결론

토크노믹스의 발전사는 계속된다

토크노믹스는 TGE 시점의 분배 전략과 지속 가능성을 책임지는 토큰 유틸리티로 구성된다. 분배 전략으로 2017년에 왕성했던 (1) ICO, (2) 2020년부터 22년까지 가장 활발했던 에어드랍, (3) 그리고 현재의 그랜트 위주의 분배 전략까지 총 3세대로 구분할 수 있으며, 특히 앞으로의 토크노믹스엔 보다 강화된 유틸리티가 결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거버넌스, 토큰 홀더 이익환원 등의 유틸리티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경제 시스템이 지속 가능해야 ‘프로토콜’ 로써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큰도 프로덕트다

이렇게 프로토콜로서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이는 현재 웹3가 증명해낸 몇 안되는 프로덕트 중 하나가 ‘투자 수단으로서 토큰’이기 때문이며, 토큰 홀더에게는 그 토큰 자체가 곧 프로덕트가 된다. ("The Token is your Product").

프로젝트 또한 이를 기반으로 런웨이가 발생하여, 유저 및 홀더 기반의 유틸리티 없이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다. 이 관계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와 같으며, 어느 하나가 우선한다고 할 수 없다. 토크노믹스가 존재한다면 프로덕트가 발생할 것이며, 프로덕트가 존재할 경우 언젠가 토크노믹스가 작용해야 하는, 조화가 핵심인 관계인 것이다. 앞으로 웹3 어돕션을 이끄는 빌더들이 이러한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인식하고, 토큰을 책임져야 하는 또 다른 프로덕트로 이해하며 보다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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