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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주웅
Data Scientist/
Xangle
2023.05.02

목차

들어가며

Pt 1. 에어드랍의 효과와 리스크 요인

1-1. 효과 #1. Bootstrapping - 네트워크 효과의 극복

1-2. 효과 #2. 거버넌스 권한 분배를 통한 점진적 탈중앙화

1-3. 리스크 #1. 성장 모멘텀의 상실

1-4. 리스크 #2. 에어드랍 헌터들에 의한 시빌 공격(Sybil Attack)

Pt 2.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의 에어드랍 효과 비교 분석

2-1. 유사한 에어드랍 디자인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록한 아비트럼

2-2. 생태계 발전 수준과 Layer 2 어돕션의 정도가 에어드랍 성과의 차이를 야기

2-3. 에어드랍 토큰 수령 주소의 리텐션 또한 높은 수치를 기록한 아비트럼

2-4. 최근 Layer 2 어돕션 증가로 인해 에어드랍 미수령 주소의 비중 증가

2-5. 에어드랍에 투입되는 비용과 대비해 매출 창출 효과는 미미

2-6. 결국은 이들도 피하지 못한 에어드랍 헌터들과 시빌 공격

마치며

 


들어가며

에어드랍은 크립토 산업의 고유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현재 혹은 잠재적 사용자에게 프로젝트에서 새롭게 발행한 토큰을 분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다이나믹한 크립토 업계에서도 에어드랍은 모든 시장 참여자가 주목하는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최소한의 리스크로 유의미한 규모의 금전적 보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새롭게 토큰을 발행할 프로젝트를 찾기 위해 기꺼이 그들의 시간과 관심을 쏟는다. 프로젝트 입장에서도 에어드랍은 초기에 토큰 발행을 통해 막대한 자본을 유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셜 미디어와 뉴스, 아티클에서 에어드랍 소식을 전하기 때문에 인지도가 없는 상황에서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에어드랍이 전략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지는 오래 지나지 않았으나, 다른 여느 크립토 분야와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그 경제적 규모와 전략적 중요도에 비해 아직도 방법론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았으며, 사후 분석 사례가 부족한 실정이다. 장기적으로도 에어드랍은 크립토 업계에서 상징적인 마케팅 전략이자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입장에서 막대한 비용이 무지로 인해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설계 단계에서 정교한 토큰 분배 방식에 대한 고민과 사후 분석을 통한 실제 효과 분석이 반복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과거 프로젝트에서 수행한 에어드랍의 사례 분석을 통해 에어드랍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전략적 이해도를 높이고, 효과와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글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의 에어드랍 사례를 제시하며 전반적인 이해도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핵심적으로 다루는 프로젝트는 최근 시장의 화두에 중심에 서 있는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이다. 이 두 프로젝트를 핵심 분석 대상으로 꼽은 이유는 1) 동일한 성격을 가진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수평 비교가 용이하며, 2) 큰 규모와 높은 시장의 관심으로 인해 어플리케이션 레벨의 에어드랍과 비교해 정교한 방법을 적용했고, 마지막으로 3) 짧은 시일 내에 에어드랍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몇몇 롤업 체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의 에어드랍 효과를 분석하는 데 사용한 데이터는 다음 Dune 대시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에어드랍의 효과와 리스크 요인

에어드랍은 프로젝트가 수행하는 그 어떤 마케팅 캠페인보다 강력한 사용자 유입 효과와 자금 조달 수단을 발휘하여 장기적인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데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임팩트가 큰 에어드랍은 토큰 발행 시점에서 수행되는 최초의 에어드랍 이벤트에 한정되며,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 한다면 성장의 모멘텀을 잃어버릴 수 있는 리스크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에어드랍을 수행하기 위한 프로젝트 입장에서는 방법론에 대한 이해와 리스크 요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자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정교한 설계를 필요로 한다. 아래에서는 현재까지 크립토 산업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던 프로젝트들의 사례를 돌이켜 보며 에어드랍의 전략적 효과와 리스크 요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글에서는 토큰 발행을 통한 자금 유치와 토큰 가격의 안정성 관한 내용은 포함하지 않고 있음에 유의하기 바란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입장에서 자금 조달은 토큰을 발행하는 가장 주된 목적이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이는 절대 프로젝트 입장에서 사소하지 않으나, 이번 글에서는 전략적인 차원에서 에어드랍이 가지는 의미와 효과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1. 효과 #1. Bootstrapping - 네트워크 효과의 극복

출처: The web3 Playbook: Using token incentives to bootstrap new networks

엄밀하게는 네트워크 효과를 극복하기 위한 Bootstrapping의 이점을 제공하는 것은 에어드랍보다는 토큰에 기반한 경제 모델에 기인한다. 네트워크 효과는 많은 사용자가 유입될 수록 가치가 중첩되어 서비스가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지만, 반대로 새로운 서비스가 이를 극복하는 데 있어 강력한 제약 조건으로 작용한다. 거래소 또는 Marketplace 유동성이나 SNS의 사용자 등이 서비스의 네트워크 효과를 유발하는 요소에 해당한다. 출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초기의 프로젝트는 그들이 도전하려는 대상에 비해 충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지 않으므로 당연하게도 열악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밖에 없다.

Web2에서 시장 형성 초기에 First-mover advantage를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 효과는 거의 함락 불가능한 해자에 가깝다. 대부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이러한 효과를 바탕으로 경쟁자의 위협을 물리치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서비스 출시 초기의 부트스트래핑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웅적인 기업가가 등장해 막대한 영업과 마케팅 비용을 투과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토큰 기반 경제 모델을 통한 이점과 더불어 정교하게 설계된 에어드랍은 기존 시장의 챔피언이 구축할 수 있는 네트워크 효과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프로젝트가 부트스트래핑 문제를 겪는 런칭 초기에는 이들의 서비스를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적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더 적은 노력으로도 서비스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에어드랍은 사용자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를 조기에 발견해 이들에게 유의미한 트래픽을 제공함으로써 성장에 기여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토큰을 부여받는다. 서비스 입장에서도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지 않고도 프로덕트의 혁신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

최근 이러한 효과를 전략적으로 가장 잘 활용한 케이스는 트레이더를 위한 NFT 마켓플레이스 Blur이다. Blur는 에어드랍을 NFT 마켓플레이스 시장 침투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설정했으며, 게임화된 에어드랍을 바탕으로 서비스 충성도가 가장 낮은 고객군인 NFT 트레이더들을 Blur에 락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Blur 작년 10월 부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여 올해 초에는 거래량 기준으로 Opensea의 점유율을 추월하기 이르렀다. 오픈시 또한 이에 대한 반격으로 기존 인수한 서비스인 Gem을 오픈시 Pro로 탈바꿈 시켰으며, 역전된 입장에서 Blur의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블러와 오픈시의 경쟁 구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오빠, 오빠, NFT 어디서 살거야?" (오픈씨 vs 블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Blur의 에어드랍 메커니즘의 특징으로는 다음 요소들을 꼽을 수 있다.

  • 단계별 에어드랍

    Blur는 에어드랍을 통한 토큰 분배를 여러 차례로 구분했을 뿐 아니라, 각각의 단계별로 구분되는 목표를 설정해 서비스에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하고, 새로운 기능들에 대한 사용을 유도했다. 2022년 5월 프로덕트 런치 이전 처음 공지된 에어드랍 Phase 0에서는 레퍼럴을 통해 신규 유저와 고래 트레이더들의 유입을 이끌었다. 2022년 10월에 공지된 에어드랍 Phase 1과 Phase 2에서는 높은 거래량과 매물 등록 행위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서비스에 공급자를 먼저 유치시키는 전략을 적용했다. 또한 여기서 Blur 서비스에 배타적으로 매물을 등록한 경우 추가 포인트를 부여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2022년 12월 열린 에어드랍 Phase 3에서는 ‘리스크’가 높은 매물(컬렉션 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NFT)을 등록하는 것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매수-매도 스프레드를 감소시키고 수요를 창출하는 데 집중했다.

  • 불확실성을 통한 동기부여
    에어드랍에서 각각의 사용자가 받는 토큰 수량은 최후에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Blur는 여기에 더해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고려되도록 에어드랍을 설계했을 뿐 아니라, 에어드랍 시즌 중간 중간에 개봉 전에는 실제 가치를 알 수 없는 Care Package 등을 지급하며, 단기적인 보상 심리를 만족시키면서도 불확실성을 통해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도록 설계했다(Blur의 타겟 고객인 트레이더들은 이런 불확실성에 더욱 끌릴 수 밖에 없다). 이는 기존 서비스들이 단순히 서비스와 상호작용한 횟수나 거래량에 비례해 토큰 수량을 결정하는 방식과는 대조적이다.
  • 바이럴과 SNS 공유 유도

    Blur는 사용자의 바이럴 계수(얼마나 많은 신규 유저가 유입되었는지)를 측정해 베타 버전의 접근 권한을 부여했다. 베타 버전을 사용하는 것은 더 많은 에어드랍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사용자들은 앞다퉈 레퍼럴 링크를 트위터, 텔레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에 공유했고 이는 상당한 신규 유저 유입 효과와 시장의 hype를 창출했다. 또한 Blur의 Care Package를 개봉하기 위해서는 트위터에 이에 대한 게시글을 올리는 것이 필수 조건이었다. 물론 게시물은 곧바로 삭제가 가능하지만, 에어드랍 당시 트위터 전체가 Blur의 에어드랍 소식으로 뒤덮는 데는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에어드랍 시즌 내내 서비스 내에서 각 사용자의 에어드랍 포인트를 보여주는 리더보드를 게재하여 사용자들이 서로에 대한 경쟁심과 사회적 허영심을 자극했다.

일각에서는 Blur의 전략이 NFT 산업의 발전에 어떤 기여도 하지 않으며, 마치 욕망에 휩싸인 FTX의 초기 모델과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들의 전략이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에 관해서는 아직 의문이 남지만, 분명 서비스 런칭 초기에 에어드랍을 활용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의 모범 사례로 꼽을만 하다.

1-2. 효과 #2. 거버넌스 권한 분배를 통한 점진적 탈중앙화

토큰 발행과 에어드랍은 웹3 서비스나 프로토콜의 거버넌스 측면에서 탈중앙화를 달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토큰을 발행하는 것은 서비스의 소유권과 의사 결정을 재단이 단독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닌 커뮤니티와 네트워크에 이해관계를 공유함으로써 사용자가 프로덕트의 발전과 가치 창출에 기여하고자 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게 된다. 하지만 프로토콜의 탈중앙화에는 중앙화된 의사결정 구조가 가지는 효율성과 속도에 미치지 못 하는 상충 관계(trade-off)가 존재한다

에어드랍은 프로덕트의 개발 수준에 따라 거버넌스 탈중앙화의 시점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점진적 탈중앙화(progressive decentralization)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점진적 탈중앙화는 프로덕트 런칭 초기에는 재단 또는 팀에서 집중된 권한을 가지고 유연한 대응을 우선시하는 환경에서 점진적으로 소유권을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로 이전하는 방법론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서비스의 소유 주체를 분산시킴으로써 혹독해지는 규제 환경에 대한 저항성을 확보하거나, 사용자로 하여금 중앙화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해소할 수 있다.

아래는 전 a16z의 파트너였던 Jesse Walden이 제안하는 Web3 서비스의 점진적 탈중앙화를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단계이다.

  •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 초기 단계에서는 제품이나 플랫폼을 개발하고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지 확인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프로젝트 팀은 빠른 개발과 반복적인 실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중앙화 된 권한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PMF를 달성하는 것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시장에서 서비스의 유틸리티를 확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 커뮤니티 참여: 서비스가 성장하고 PMF를 달성함에 따라 커뮤니티 참여를 촉진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프로젝트 팀은 분산형 거버넌스 메커니즘, 토큰 기반 인센티브 및 사용자가 의사 결정과 플랫폼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타 방법을 구현하여 사용자 참여를 장려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그들의 서비스는 기존의 중앙화된 모델에서 탈피해 탈중앙화된 모델로 전환하기 시작하며, 커뮤니티가 미래 방향을 결정하는 데 더 큰 역할을 부여 받는다.
  • 충분한 탈중앙화: Web3 서비스가 성숙 단계에 이르르면 규제, 사기 또는 중앙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사용성, 보안 및 확장성을 유지할 수 있는 탈중앙화를 지향한다. 이 단계는 강력한 커뮤니티 주도의 거버넌스 구조, 탈중앙화 된 인프라와 광범위하게 분배된 토큰 등으로 특징 지어질 수 있다. 충분한 탈중앙화를 이룬 서비스는 규제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저항력을 가지며, 장기 성장과 발전을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지속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

점진적 탈중앙화를 위한 세 단계 과정은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커뮤니티로 엑싯시키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며, 빠르고 효율적인 중앙화 된 의사결정 방식과 규제 저항성과 지속 가능성을 가진 탈중앙화의 이점 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많은 Web3 서비스들에게 있어서 탈중앙화와 민주화된 거버넌스 구조는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이번 글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Layer 2 롤업 체인에게 있어서 체인의 탈중앙화는 이더리움의 롤업 중심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자, 생태계 위의 어플리케이션과 사용자에게 있어서 리스크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이다. 비탈릭은 롤업의 마일스톤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며, 현재의 중앙화된 구조의 롤업들이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화려한 UX 개선 등)보다 신뢰 최소화 관점에서 리스크 요인을 제거하는 것에 앞장서는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작동 방식과 신뢰 구조에 따라 롤업 체인을 3가지 단계로 마일스톤을 구분했으며, 롤업 체인들이 충분한 준비가 되었을 때 보조 바퀴(training wheel)을 제거하기 위한 로드맵으로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참고로 비탈릭의 분류에 따르면 현재의 롤업 체인들은 모두 Stage 0 단계에 해당한다.

출처: L2Beat Risk Analysis

현재까지 옵티미즘과 아비트럼 모두 매우 중앙화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롤업 체인에서 발생한 트랜젝션의 정렬과 검증 모두 각각의 재단에서 배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롤업 체인의 작동 방식을 정의하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업그레이드 권한이 임의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아비트럼은 토큰 발행 이후 스마트 컨트랙트 업그레이드 권한을 온체인 거버넌스에 위임하였다).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은 이들의 토큰 발행의 주된 목적을 거버넌스의 탈중앙화와 이를 통해 Stage 1 단계의 롤업으로 나아갈 것임을 밝혔다. 롤업 체인의 중앙화에 따른 리스크 요인은 L2Beat에서 제공하는 리스크 분석 항목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체인 상태 전송 방식과 컨트랙트 업그레이드 권한에 따라 사용자의 자금이 언제든 탈취 또는 동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있다.

1-3. 리스크 #1. 성장 모멘텀의 상실

에어드랍은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프로젝트의 성공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임팩트를 끼칠 수 있지만,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 한다면 더 이상 성장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없게되는 리스크 또한 존재한다. 에어드랍은 말 그대로 공중에서 찍어낸 토큰을 분배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입장에서도 욕심을 앞세워 성급하게 시행해 버리고 마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하지만 깊은 고민 없이 실행된 에어드랍에는 실제 투입되는 비용보다는 매우 큰 기회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Web3 프로젝트가 토큰을 발행하고 에어드랍 이벤트가 종료된 이후에 낮은 락인 효과와 고객 충성도로 인해 빠르게 몰락하는 모습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이들은 대개 프로덕트 런칭부터 에어드랍 이전까지 시장의 기대감을 바탕으로 트래픽과 거래량이 급증하다가, 토큰 발행 이후 급락하여 빠르게 시장의 관심사에서 벗어나게 된다. 아직 블록체인과 Web3 산업은 시장 형성의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 했으며, 기업과 프로젝트는 소위 말하는 펀더멘탈과 현금 흐름 창출 능력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과 변덕스러운 트레이더들의 센티멘탈에 크게 의존한다. 따라서 한 번 성장 모멘텀을 잃은 프로젝트가 다시금 시장의 관심을 회복하고 프로젝트의 정통성(legitimacy)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처음부터 프로덕트를 빌딩하는 것과 같은 지난한 과정이 뒤따를 수 있다.

NFT 마켓플레이스는 위에서 묘사한 과정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이다. NFT 마켓플레이스는 프로덕트 특성 상 다른 서비스와 차별 요소로 내세울 만한 것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DEX와 같이 유동성 자체가 이들에게 더 나은 거래 조건을 제공하지 않으며, 단순히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시키는 것 외에는 부가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것에 한정된다. 앞서 네트워크 효과 극복의 모범 사례로 Blur를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NFT 마켓플레이스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도전자는 이들이 처음이 아니었다. 특히나 2022년도 NFT 서머 당시 다수의 서비스가 오픈시의 아성을 무너트리고자 출사표를 내던졌고, 그들이 발행한 토큰의 에어드랍은 빠지지 않고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새로운 토큰을 발행한다는 사실 이외에 그들이 내세울 만한 차별점은 특별하지 않았으며 서비스 충성도가 낮은 고객들은 빠르게 다음 에어드랍을 출시할 프로젝트를 찾아 떠나게 되었다. Blur 이전 NFT 마켓플레이스의 신성으로 떠올랐던 Looksrare와 X2Y2 역시 에어드랍을 무기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에어드랍 실행 이후 토큰을 수령한 사용자들의 거래량 점유율이 점차 감소하여 지금은 두 서비스 모두 더 이상 재기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Blur는 분명 과거의 실패 사례를 반면 교사 삼아 부가적인 기능을 확대하고, 정교하게 설계한 에어드랍을 바탕으로 출시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나, 언젠가 또 다른 프로젝트가 새로운 토큰 발행을 앞세워 그들이 한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도전 받았을 때 고객을 락인시킬 만한 요인이 있을 지는 의문이 든다.

아직은 에어드랍에 참여하는 사용자와 토큰을 발행하는 프로젝트 모두 일회적인 효과를 위해 에어드랍을 활용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에어드랍 이후 사용자 이탈과 토큰 덤핑 등의 문제에 대한 보완책으로 옵티미즘Blur 등에서 에어드랍을 여러 차례로 나눠 지급하거나, 소급적 제도로 활용하는 사례 또한 등장하고 있다. 분명 단계적 에어드랍 방식은 한 번에 모든 토큰을 지급하는 것 보다 지속적인 동기 부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규모와 시장의 관심도 면에서 N 번째의 에어드랍은 최초의 에어드랍의 효과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토큰 발행으로 인한 가치 희석에 대한 문제 또한 지적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1-4. 리스크 #2. 에어드랍 헌터들에 의한 시빌 공격(Sybil Attack)

사용자 입장에서 에어드랍은 최소한의 리스크로 적게는 수십 달러부터 많게는 수백만 달러에 이르기까지 유의미한 규모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이다. 여기서 사용자의 리스크라 함은 토큰을 분배 받기 위해 필요한 퀘스트를 수행하는 데 드는 수고와 소정의 가스비 정도에 불과하며, 에어드랍 대상자로 선정되기만 한다면 이들이 들인 비용을 훨씬 상회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소위 말하는 에어드랍 헌터 혹은 농부들은 토큰 발행이 예상되는 프로젝트를 최대한 많이 발굴하여 토큰 분배 대상 적격자가 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한다

특히나 규모가 크고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프로젝트일 수록 모든 에어드랍 헌터들이 노리는 먹잇감이 되며, 오히려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보다 사용자의 수와 상호 작용의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시빌 주소를 판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들이 많은 에어드랍을 받기 위해 수행하는 과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에어드랍으로 막대한 수익을 걷어들인 것으로 알려진 전문 에어드랍 헌터 Auri따르면, 적게는 수십개에서 수백 개의 주소에 CEX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타겟으로하는 네트워크 또는 서비스와 수작업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봇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시빌 검증 알고리즘에 포착되기 쉽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에어드랍을 수행하는 프로젝트 입장에서 시빌 공격을 감행하는 에어드랍 헌터들은 눈엣가시일 수 밖에 없다. 에어드랍 헌터들은 토큰이 발행된 이후에는 서비스의 성장에 전혀 기여하지 않으며, 이들에게 잘못 지급된 보상은 진정한 서비스 기여자에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할 기회를 앗아간다. 여느 블록체인 분야와 마찬가지로 에어드랍 또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공격자를 색출하기 위한 방법론이 빠르게 고도화되어 가고 있다. 초기에는 규모가 큰 프로젝트 조차도 에어드랍 헌터들의 시빌 공격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토큰 보상 검증 과정이 전무하거나 조악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이들의 공격이 점차 공공연해지자, 사후 분석과 적격자 검증에 활용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에어드랍 헌터의 시빌 주소 판별에는 크게 1) 동일한 주소로 부터 최초의 펀딩을 받거나 2) 유사하거나 반복적인 행동 패턴을 보이는 트랜젝션을 선별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아비트럼은 최근 이뤄진 토큰 에어드랍에서 시빌 주소를 판별하기 위해 Nansen과 협업해 토큰 분배 대상 주소를 판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아비트럼은 토큰 발행을 통해 거버넌스 권한을 커뮤니티에 분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며, 적법한 사용자에게 토큰을 분배하고 시빌 주소를 판별하는 것을 에어드랍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설정했음을 공표했다. 이들은 사전에 바람직한 자연스러운(organic) 행동 양식을 규정하고 이를 정량화하여 적합성 검증에 활용했다. 주소 판별 절차는 아비트럼이 설정한 적합성 판단 기준의 분해, 수정 그리고 검증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반복적인 온체인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음 밝혔다. 이를 통해 아비트럼과 난센은 전체 230만 개의 주소 중 62만 개의 에어드랍 수령 대상 주소로 선정했고, 이 중 17만 개의 시빌 공격 주소를 판별해 토큰 수령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알고리즘을 이용한 방식 이외에도 시빌 주소 판별을 위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법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커뮤니티 감시
    이번 글에서 다룬 아비트럼은 Nansen과 협업해 시빌 공격 주소를 가려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으나, 결국은 이들도 에어드랍 헌터들의 공격에 일정 수준 피해를 입었다. 이들의 피해를 밝혀낸 곳은 아비트럼이 아닌 외부의 리서치 기관이었다. 명확한 방법론이 설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집단 지성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감시자에 대한 추가 인센티브까지 부여한다면(몰수한 토큰 재분배 등)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방법론으로 보인다. 옵티미즘이 시빌 필터를 적용한 것과 유사하게, 토큰 발행 이전에 에어드랍 대상 주소를 먼저 공개한 이후 커뮤니티의 집단 지성을 빌리는 것이 프로젝트 입장에서 단독으로 검증하는 것 보다 더 나은 대응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온체인 아이덴티티
    아직은 크립토 유저 중 오랜 트랙 레코드를 쌓은 유저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산업이 점차 성장하고 유저들의 활동 기록이 쌓인다면 사용자의 활동 기간과 트랜젝션 내역, 보유 자산 등을 토대로 평판에 기반해 진짜 사용자와 봇을 구분하는 방식이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입장에서 신규 유입자들에게 보상을 지급하지 못하게 될(따라서 사용자 유입을 저해할) 리스크가 있지만, 최소한 공격자들에게 높은 공격 비용을 부과하고 에어드랍을 받기 위한 인센티브를 낮추는 데에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수용
    반대로 시빌 공격을 막으려는 시도 자체에 회의감을 표하며, 이를 버그가 아닌 특징으로 보고 수용하자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역설적이게도 토큰을 발행하는 입장에서는 에어드랍 헌터들로부터 얻은 인위적인 트래픽이 일반 사용자를 유입시키는 데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 크립토 산업 특성 상, 프로젝트 입장에서 유의미한 사용량과 거래량 등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일반 사용자에게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주입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에어드랍 헌팅을 기존 Web2 기업의 마케팅에서 암암리에 사용되는 댓글, 평점 또는 후기를 조작하는 행위와 유사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Blur의 복잡한 에어드랍 공식 또한 굳이 시빌 공격을 가려내려 하기 보다, 정해진 행동 지침을 따르기만 한다면 봇이든 실제 사용자든 서비스의 경쟁력을 증가시키는 데 이용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에어드랍을 수행하는 프로젝트와 이를 노리는 헌터들 간의 싸움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상에서 개인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채로 개별 사용자를 판단하는 것은 절대 쉬운 과제가 아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트위터 또한 오랫 동안 봇으로 인한 골칫거리를 앓아왔으며,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봇을 처단하기 위해 내린 조치는 결국 KYC 였다. 이는 당연하게도 Permissionless 를 전제로 하는 대부분의 블록체인에서는 적용할 수 없으며, 사용자 경험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앞으로도 에어드랍과 시빌 공격 주소 판별은 블록체인이 해결해 나아가야 할 수 많은 과제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2.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의 에어드랍 효과 비교 분석

위에서 에어드랍이 제공할 수 있는 효과와 리스크 요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장에서는 실제로 최근 가장 큰 규모로 에어드랍을 수행한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의 사후 분석을 통해 이들의 에어드랍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 지 알아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을 에어드랍의 효과 비교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로 두 프로젝트 모두 옵티미스틱 롤업을 활용한 이더리움의 Layer 2 체인으로 유사한 성격을 띄기 때문에 수평비교에 용이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앞으로도 출시를 앞둔 (따라서 에어드랍이 예상되는) 롤업 체인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적용한 기준을 바탕으로 그들이 수행한 에어드랍의 효과를 평가하기에 용이할 것으로 판단한다.

그렇다면 과연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의 에어드랍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할까? 첫 번째로는 유저 활동 지표를 꼽을 수 있다. 프로젝트 입장에서 자금 유치를 제외하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에어드랍의 가장 큰 목적은 사용자를 유입시키고 생태계 내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유저 활동 지표로는 에어드랍이 종료된 이후 얼마나 많은 토큰 수령자들이 다시 네트워크로 유입되었으며, 평균적인 가스비와 온체인 거래 금액은 얼마인지 등을 평가했다. 두 번째로는 일반적인 기업에서 마케팅 캠페인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에어드랍에 대한 효과를 비교할 수 있다. 에어드랍 자체가 직접적인 수익을 야기하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없지만, 에어드랍에 소모된 비용과 이로 인한 리턴을 평가하는 것 또한 캠페인이 효과적이었는 지를 판단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여기에는 토큰 발행을 통해 지출된 금액과, 고객 획득 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 CAC) 그리고 이들로 부터 벌어들인 매출(가스비)를 측정했다.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보고된 정보를 기반으로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이 얼마나 많은 시빌 공격에 노출되었는 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2-1. 유사한 에어드랍 디자인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록한 아비트럼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은 옵티미즘 롤업이라는 공통점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토큰의 유틸리티와 에어드랍을 설계한 방식 또한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의 에어드랍 수행 결과를 요약하자면, 아비트럼은 옵티미즘에 비해 에어드랍 이후 사용자 유입과 높은 온체인 활동량 및 거래량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나은 성과를 기록했다. 에어드랍 전후 한 달간 온체인 활동량을 살펴보면 가스비를 제외한 활성 주소 수와 트랜젝션 수에서 옵티미즘이 더 높은 증감률을 기록했지만, 이는 에어드랍 이전 지표가 지나치게 낮았기 때문에 유의미한 상승이라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옵티미즘의 에어드랍 기간에 아비트럼도 온체인 활동량 지표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절대적인 수치 자체도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롤업 체인의 에어드랍 시점에 활성 주소 수와 트랜젝션 수 모두 아비트럼이 옵티미즘의 10배 가량 더 높았다. 가스비는 유사한 수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아비트럼 체인 자체의 가스비가 옵티미즘에 비해 저렴한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의 에어드랍 성과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아비트럼과 옵티미즘 모두 에어드랍 발표 시점에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앞서 언급한 생태계 발전 수준과 Layer 2 어돕션의 차이로 인해 시장의 기대감은 아비트럼이 크게 앞설 수 밖에 없었다. 아비트럼은 에어드랍 발표 기간 전후로 트위터 팔로워 수가 90,000 명가량 증가했으나, 옵티미즘은 40,000 명 정도로 2배 가량 차이를 보인다. 구글 트렌드 기준으로도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의 각각 에어드랍 기간 최고 검색량에서 트위터 팔로워 수 차이와 유사하게 아비트럼이 옵티미즘보다 2배 가량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2-2. 생태계 발전 수준과 Layer 2 어돕션의 정도가 에어드랍 성과의 차이를 야기

두 프로젝트의 에어드랍 결과에 가장 큰 차이를 유발한 요소는 에어드랍 발전 시점의 1) 생태계 발전 수준과 2) Layer 2 체인의 어돕션이라고 해석된다. 첫 번째로 에어드랍 발표 이전부터 아비트럼은 독창적인 생태계를 기반으로 사용자 수, 트랜젝션, Volume 등이 유기적인 성장을 이루는 단계에 있었다. 아비트럼 생태계에는 2022년도 후반부터 GMX, Treasure DAO 등을 필두로 다양한 신규 프로젝트가 대거 유입되며 Defi의 르네상스를 이끌었고, 아비트럼은 자연스럽게 혁신적인 서비스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아비트럼 생태계 위의 서비스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은 하나 둘 자연스레 기존 Layer 1 체인을 떠나 아비트럼으로 모이게 되었다. 반면 옵티미즘이 에어드랍을 발표한 2022년 5월에는 아직 생태계 내에 옵티미즘만이 가진 강점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으며, 이더리움을 제외한 다른 레이어 1 체인들의 시장 점유율에 비하면 레이어 2가 가지는 매력도와 시장 침투율은 현재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2022년도 여러 악재들이 겹치고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며 더 이상 이더리움을 제외한 Layer 1 체인들의 공격적인 확장 정책에 제동이 걸렸고, 성장세가 주춤한 틈을 타 Layer 2 체인들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옵티미즘의 경우 에어드랍 발표 시점보다 오히려 최근 레이어 2 어돕션 증가로 인한 사용자와 온체인 활동량에서 더 큰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2-3. 에어드랍 토큰 수령 주소의 리텐션 또한 높은 수치를 기록한 아비트럼

에어드랍 전후 1달 간의 사용자 데이터를 살펴보았을 때 아비트럼의 에어드랍 이후 사용자 리텐션 측면에서 옵티미즘보다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 에어드랍 토큰 수령자의 리텐션은 아비트럼은 86% 가량으로 비교적 높은 리텐션 성과를 보여주었으며, 옵티미즘은 69%를 기록했다. 단순히 트렌젝션 전송 여부를 리텐션의 기준으로 잡았기 때문에, 토큰 수령이후 다시 체인과 상호작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들이 에어드랍 헌터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시빌 공격 항목에서 후술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에어드랍으로 수령한 토큰의 수량에 따른 고객 분류 그룹에서도 리텐션 효과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위 10%의 사용자가 옵티미즘과 아비트럼 모두에서 가장 높은 리텐션율을 보여 일반적으로 더 많은 토큰을 부여 받은 사용자일 수록 서비스 충성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모든 그룹에 대해서 에어드랍 이후 시간이 지날 수록 리텐션 효과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옵티미즘은 수령한 토큰 기준 최상위 그룹을 제외하고는 아비트럼의 동일 그룹과 비교해 유저 리텐션이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6배까지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보여, 옵티미즘 체인 생태계가 아직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외하고는 유의미한 락인 효과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비트럼의 유저들이 4주차에 공통적으로 리텐션이 증가한 효과는 최근 불어닥친 밈 코인 열풍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더리움의 $PEPE 토큰을 시작으로 아비트럼 체인에도 에어드랍 대상자들으로 밈 코인을 무료로 나누어주는 이벤트로 인해 다시 아비트럼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2-4. 최근 Layer 2 어돕션 증가로 인해 에어드랍 미대상 주소의 비중 증가

두 프로젝트 모두 에어드랍 종료 이후에 활성 유저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에어드랍 이후에도 토큰을 수령한 활성 유저의 수가 소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옵티미즘과 아비트럼 모두 최근 Layer 2 체인 생태계가 확장됨에 따라 에어드랍 비수령자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에어드랍 종료 이후 경제적 대가를 바라는 사용자가 아닌 자연스러운 서비스 사용자의 유입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특히나 에어드랍이 종료된 지 1년이 가까이 지난 옵티미즘이 지금에 와서야 신규 사용자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에어드랍을 통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과하는 방식이 유기적인 사용자 유입에는 그 다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토큰 수령자와 미대상자의 평균 트랜젝션 수에서는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에서 차이가 드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옵티미즘은 에어드랍 기간을 포함해 전체 기간에서 에어드랍 수령자의 평균 트랜젝션 수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높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아비트럼은 에어드랍 수령자들이 트랜젝션 수가 비교적 오랜 기간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과 대비되게, 비수령자들의 유저당 트랜젝션 수가 에어드랍 직전 급증 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수령자와 비수령자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2-5. 에어드랍에 투입되는 비용과 대비해 매출 창출 효과는 미미

이번 장에서는 마케팅 캠페인으로써 에어드랍이 가진 경제적 효과와 비용 대비 수율에 초점 맞춰 효과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먼저 마케팅 비용은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이 발행한 토큰의 수량에 한달간 토큰의 가격의 평균을 곱한 값으로 산정했다. 위 방식으로 에어드랍에 투입된 비용을 계산해 보면 옵티미즘이 3억 달러, 아비트럼이 15억 달러를 에어드랍 수령자에게 나눠주었다. 다만, 에어드랍에 사용되는 토큰을 단순 비용으로 산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아직은 에어드랍의 비용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에어드랍에 사용된 토큰을 고객 획득에 사용되는 마케팅 비용으로 해석할 수도, 신주 발행 또는 무상 증자를 통한 투자금 모집으로도 볼 수 있다. 에어드랍의 효과 측정을 위한 논의와 방법론도 점차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들의 마케팅 비용은 모두 토큰으로 지급 되었다는 점에서 시가 총액이 높은 아비트럼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사용한 것 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오히려 많은 자금을 유치한 쪽이 더 많은 비용을 지급한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다. 참고로 2022년 기준 코인베이스의 마케팅 비용은 5억 달러 정도임을 감안할 때, 비용 산정 방법이 명확하지 않음을 차치하더라도 다소 높은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126억원 가량으로 아비트럼보다 7배, 옵티미즘 보다는 18배 가량 높다. 심지어 에어드랍 자체가 코인베이스의 ‘Update The System’과 같이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창출과 사용자 인식 전환에 큰 임팩트를 끼칠 수 있는 캠페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에어드랍에 투입된 비용을 에어드랍을 수령한 주소 수를 나누어 고객 획득 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 CAC)를 구해보면, 옵티미즘은 주소 하나당 600 달러 가량, 아비트럼은 2,500 달러를 지불했다. 옵티미즘의 에어드랍 대상 주소를 첫 번째 에어드랍에 한정(총 55만개 중 25만개에 해당)할 경우, 고객당 획득 비용은 1250 달러로 아비트럼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여기에 대해서도 에어드랍을 통해 어떤 가치를 얻고자 했는지에 따라, 단순히 이들이 높은 비용을 지불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사업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핀테크 스타트업의 CAC가 200 달러 정도 임을 고려할 때 에어드랍이 그다지 저렴한 마케팅 전략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참고로 후오비 리서치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2021년도 CAC는 77 달러이다. 또한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이 토큰을 분배한 주소는 각각 55만개와 60만 개 가량으로 비슷한 수의 주소에 토큰을 분배했으나, 마찬가지로 높은 토큰 가격으로 인해 아비트럼이 더 많은 고객 획득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보인다.

토큰을 분배한 이후 현재까지 옵티미즘은 에어드랍 수령자로부터 1,500만 달러의 가스비의 매출을 올렸다. 토큰이 지급된 지 약 11개월 가량 지난 현재까지 토큰 수령자들의 광고 대비 매출(Return On Ad Spent, ROAS)을 구해보면 약 4.5% 정도에 그친다. 아비트럼은 한 달 가량 지난 시점에서 약 0.27%의 광고 대비 매출을 기록했다. 옵티미즘과 같은 기간으로 환산하면 2.97% 정도로 오히려 더 낮은 수율을 보이고 있다. 사용자 수와 온체인 활동량 모두 압도적으로 높은 아비트럼이 옵티미즘보다 수율이 낮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트랜젝션 당 가스비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에어드랍이 당장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사용되는 전략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아직은 비용 대비 매출 창출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2-6. 결국은 이들도 피하지 못한 에어드랍 헌터들과 시빌 공격

옵티미즘과 아비트럼 모두 에어드랍 발표 당시 시장에서 최대의 화제를 모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연하게도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은 많은 에어드랍 헌터들이 노리는 먹잇감이 되었다. 앞서 아비트럼이 Nansen 과 협업해 시빌 주소를 판별해 에어드랍 토큰 수령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서술했다.

실제 에어드랍이 이뤄진 이후 X-explore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에어드랍 대상 주소 62만개 중 15만 개 가량의 주소가 시빌 공격 주소로 판별 되었으며, 전체 분배된 토큰 중 21.8%에 달하는 수량이 공격자들의 손에 쥐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실제 에어드랍 수령자 중 활성 주소 수의 변화를 살펴 보았을 때 에어드랍 이후 눈에 띄는 감소세는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분석이 정확한 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동일 인물이 여러 개의 주소를 생성해 시빌 주소를 감행하는 경우에는 에어드랍 발표 이후 이들의 활성 사용자 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나, 실제 사용자 데이터에서 에어드랍 발표 이후 20% 이상 감소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아비트럼 생태계 확장에 따라 에어드랍 이후 토큰 수령자와 미수령자 모두에서 활성 사용자 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아비트럼의 에어드랍을 받은 주소 중 얼마나 많은 수가 시빌 공격 주소에 해당하는 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비트럼 재단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어드랍 헌터들을 완전히 피해가지는 못 한 것으로 보인다.

옵티미즘은 에어드랍 기준을 충족한 주소들 중 자체적으로 개발한 필터링을 통해 시빌 공격으로 판별된 주소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에어드랍 헌터들을 색출했다. 옵티미즘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고려해 이들을 색출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비트럼과 달리 옵티미즘은 에어드랍 이후 외부 기관에서 사후 분석이 이루어진 사례가 없어 이들 중 얼마나 많은 주소가 시빌 공격 주소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옵티미즘의 에어드랍 수령 주소들의 트랜젝션 비중을 보면 에어드랍 첫 번째 에어드랍만을 받은 주소들은 옵티미즘 런칭 초기에만 높은 활동량을 보이다가 토큰 수령 이후 대부분이 활동을 멈췄으며, 이는 전형적인 시빌 공격 주소들의 행동 패턴에 해당한다. 시의성이 낮은 이슈라 실현될 가능성은 없겠지만, 아비트럼의 경우와 유사하게 에어드랍 수령 주소에 대해서도 시빌 판별 검증을 수행하다면 옵티미즘 또한 에어드랍 헌터들로부터 그와 유사하거나 더 큰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옵티미즘의 2번째 에어드랍을 수령한 주소들 또한 유사한 행동 패턴을 보이고 있으나, 2번째 에어드랍은 토큰 발행 규모가 한참 적으며(약 20분의 1) 소급적인 보상임을 고려할 때, 시빌 공격보다는 자연적인 사용자 감소 또는 에어드랍 미대상 사용자 비중 증가로 인한 현상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마치며

이번 글에서 에어드랍이 제공하는 효과와 리스크 요인, 그리고 아비트럼의 에어드랍이 약 1달 가량 지난 시점에서 Layer 2 옵티미스틱 롤업 체인들의 에어드랍 효과를 정량적으로 비교해 보았다. 분명 당장의 에어드랍의 효과와 사용자 트래픽, 생태계 활성화를 놓고 보았을 때는 아비트럼의 압승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로 에어드랍의 효과와 프로젝트의 경쟁력을 판단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에어드랍과 토큰 발행은 프로덕트 전체 라이프 사이클에서 매우 초기 단계에 위치한다. 결국은 프로덕트 자체를 개선시키고, 유의미한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발판 마련과 토큰 발행을 통해 유치한 자금을 기반으로 생태계 확장에서 더 나은 성과를 얻는 것이 에어드랍의 궁극적 목적이다. 레이어 2 솔루션들 역시 마찬가지로 현재까지의 경쟁 구도가 생태계 활성화와 사용자 유치에 중점을 뒀다면, 장기적으로는 이더리움과 다양한 롤업 생태계를 통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한 자세한 분석은 ‘앞서나가고 있는 아비트럼, 그러나 본격적인 승부는 내년부터’ 를 참고하기 바란다.

에어드랍은 프로젝트 입장에서 자금 유치와 마케팅을 위한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막대한 금액이 투입되는 것에 비해 시장 참여자들의 이해도가 높지 않은 실정이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 에어드랍의 목표와 KPI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토큰이 발행된 이후 사용자의 행동 분석이나 매출 기여도, 리텐션 등에 대한 사후 분석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단기적인 마케팅과 자금 유치 효과만을 노리고 성급하게 토큰을 발행하는 것에는 많은 기회비용이 따르는 것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며, 투기적 심리에 초점을 맞춰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더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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