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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필 (KP)외 1명
CSO/
Xangle
2023.01.12

 

목차

1. 만년 기대주였던 라인의 링크(LN)

2. 신규 메인넷 ‘핀시아’ 출시로 꾀하는 반전

3. 핵심 서비스는 직접 개발하는 전략

4. 과감한 제로 리저브 정책 발표

5. 늦어질 인프라 구축과 Killer dApp 온보딩은 숙제

 

 

1. 만년 기대주였던 라인의 링크(LN)

링크(LN)는 아시아의 대표 메신저 앱 라인에서 2018년 발행한 Layer 1(메인넷) 코인이다. 당시는 페이스북, 텔레그램, 카카오와 같은 메신저 슈퍼앱들이 가상자산 업계에 진출했던 시기로, 라인 또한 비슷한 시기에 가상자산 업계로 진출을 모색했다. 그 결과 2018년에 한국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아이콘루프와의 합작을 통해 자체 메인넷을 출시하고 링크(LN) 코인을 발행하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메인넷 출시 이후 지난 3년 간 라인 링크는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1) 일본의 강력한 규제와 2) 폐쇄적인 프라이빗 메인넷 운영으로 인해 Layer 1 생태계가 구축되지 못한 것이다.

우선, 링크를 통해 라인의 핀테크 사업을 강화하려던 초기 구상은 일본 금융 당국의 강력한 규제로 더디게 진행되었다. 라인의 경우 링크 뿐만 아니라 라인뱅크, 라인페이 등 기존 서비스들이 금융 당국의 규제 하에 운영되고 있었는데 블록체인 사업의 경우 일본 정부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인해 우선순위가 밀리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몇가지 유의미한 성과로는 자체거래소 BitMax, BitFront가 2019년 9월 라이센스를 획득했으며, 링크 코인 또한 2020년 1월 일본금융청으로부터 화이트리스트에 등록되어 일본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하게 된 점을 꼽을 수 있다.

Layer 1 생태계 구축이 늦어지게 된 또 다른 이유로는 폐쇄적인 프라이빗 메인넷 운영을 들 수 있다. dApp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서비스 개발을 할 수 없는 프라이빗 메인넷 구조로 인해 신규 서비스들이 링크 생태계에 구축되지 못했고, 이를 지지하는 커뮤니티 또한 형성되기 어려웠다. 따라서, 이더리움을 비롯해 다양한 Layer 1에서 출시된 서비스들이 링크 생태계에선 만들어지지 못했으며, Killer dApp은 당연하게도 등장하지 못했다. 결국 링크는 Layer 1 경쟁에서 뒤쳐졌으며, 이는 경쟁 프로젝트 대비 상당히 언더퍼폼한 코인 시가 총액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지난 3년 간의 암흑기를 거친 후 링크는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진행에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비트프론트 거래소 철수를 결정하는 등 사업을 축소하는 한편, NFT 사업에 집중하고 메인넷 로드맵을 재정비하는 것으로 의사결정을 내렸다. 특히 NFT를 중점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기 위해 DOSI 개발사 라인넥스트에서는 2022년초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였으며, 9월에 NFT 메타버스인 DOSI를 출시했다. 또한 메인넷은 2022년 12월에 코스모스 기반의 핀시아(Finschia) 메인넷을 출시하면서, 기존 프라이빗 체인 구조에서 퍼블릭 체인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2. 신규 메인넷 ‘핀시아’ 출시로 꾀하는 반전

링크의 메인넷은 3세대로 구분된다. 기존 링크 메인넷은 1세대 알더 메인넷을 거쳐, 2세대 밤부 메인넷과 다프네 메인넷, 2 메인넷 체제로 운영했었다. 이렇게 메인넷을 두 개로 운영했던 이유는 일본의 규제 때문이었다. 일본에서는 그동안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메인넷 토큰과 디앱 토큰의 교환(Swap)을 못하도록 규제해왔다. 이러한 규제 때문에 링크는 링크 토큰을 관장하는 밤부 메인넷과 디앱 토큰을 관장하는 다프네 메인넷, 2 메인넷 체제로 운영해온 것이다. 또한, 밤부 메인넷은 아이콘 계열, 후에 개발된 다프네 메인넷은 코스모스 계열로 다른 언어 기반과 개발환경을 가진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핀시아 메인넷에서는 이 두 메인넷을 통합해서 링크 토큰 뿐만 아니라 디앱 토큰의 발행 및 트랜잭션을 모두 관장하는, 보다 효율적이고 정상적인 메인넷 구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기존 밤부 메인넷은 아이콘 계열의 메인넷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었던 한계들이 있었다. 먼저 밤부 메인넷은 파이썬을 개발 언어로 하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다는 문제가 있었으며, EVM과 WASM 등의 가상 머신의 지원이 되지 않아 디앱들의 어돕션이 제한적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 핀시아 메인넷은 코스모스 계열을 선택하고 CosmWasm을 도입함으로써 개발 언어의 속도 및 효율성 측면을 해결하면서 WASM 기반 디앱들의 어돕션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핀시아는 왜 코스모스 계열로 설계된 것일까? 이는 1) EVM보다 WASM이 장기적으로는 더 유망할 것이라는 시각과 2)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의 선택으로 보인다. 먼저 첫번째 이유에 대해 살펴보면, EVM은 현재 블록체인 개발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으나,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더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고 효율성이 높은 WASM이 선택받을 여지가 있다.(자세한 내용은 쟁글의 ‘EVM에서 eWASM으로’ 리서치 참고) 다음으로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보면,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디앱용 메인넷 다프네는 코스모스 기반의 메인넷이다. 따라서 링크의 개발진 또한 코스모스 계열의 언어에 보다 친숙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링크에서는 핵심 디앱을 자체 개발해 온보딩할 예정이기 때문에 EVM 계열보다는 링크 개발진에게 친숙한 코스모스가 선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향후 핀시아가 해결해야될 과제는 1) 검증인 확보와 2) 디앱 온보딩이 있다. 먼저 1) 검증인 확보의 경우, 초기에는 어느 정도 허가형(Permissioned) 블록체인 방식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카르다노, 솔라나 등 다수의 PoS 체인에서도 초기에 사용하던 방식으로, 링크 또한 허가형 블록체인 방식으로 일정 수의 노드를 확보한 후 점차 비허가형(Permissionless) 방식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2) 디앱 온보딩의 경우, 현재 서비스 중인 DOSI NFT의 온보딩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DOSI NFT는 다프네 메인넷에서 발행되면서 거래는 이더리움으로 거래되며, 트랜잭션은 오프체인 서버를 거쳐 다프네 메인넷에서 기록되고 있다. 이러한 기형적인 거래 방식을 향후 핀시아와 다프네의 통합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3. 핵심 서비스는 직접 개발

라인 링크가 코스모스 기반 Layer 1 핀시아를 새로 출시하였으나, 라인의 블록체인 전략은 여타 Layer 1과는 차이점이 있다. 바로 주요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자체 법인을 통해 직접 개발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라인이 주력으로 생각하는 NFT 섹터의 경우 핵심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NFT 마켓플레이스 ‘DOSI’를 라인넥스트에서 개발하며, 링크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는 라인페이, 라인 제네시스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외부의 dApp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지원하는데 포커스를 둔 다른 Layer 1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통해 창출되는 가치가 Layer 1 프로토콜이 아닌 어플리케이션 단에 집약된다는 Fat Application 이론에 따르면 해당 접근 방식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쟁글 오리지널 ‘팻 프로토콜 vs 팻 애플리케이션 참고) 실제 2022년 매출액 기준 Top 10 서비스 중에 트랜젝션 수수료가 상당히 높은 이더리움을 제외한 나머지 9개 서비스가 NFT 마켓플레이스 등 전부 어플리케이션이었다. 또한, dApp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Layer 1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은 주식회사 형태로 주주 가치를 생각해야 하는 상장회사로서 이해충돌이 최소화되는 방향이기도 하다.

최근 Layer 1의 트랜젝션 수수료가 점점 낮아지고 있어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Layer 1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도 해당 전략에 무게를 싣는다. 계속해서 토큰을 발행해 운영 비용을 충당하고, 지분증명 프로토콜을 유지하기 위한 인센티브로 활용하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가격 하락을 불러 일으킨다. 이는 결국 기존 홀더들의 희생을 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를 서포트할 수 있는 수익원을 Layer 1 내부에서 빌드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치 IMX가 자체 NFT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는 것처럼 말이다.

기존의 Web2 기업에서 직접 서비스를 빌드하는 만큼 서비스에 대한 관점도 기존 Web3 네이티브와는 다른 점이 눈에 띈다. DOSI의 경우 기존 블록체인 월렛과는 다르게 소셜 로그인 기능을 도입했다. 네이버 아이디로 회원가입을 하는 경우 별다른 시드 문구 보관 없이 NFT 보관 및 매매가 가능하며, 네이버페이로도 결제할 수 있다. 다소 Web3 형식과는 다르지만, 대중화 관점에서 유저들에게 편리하고 익숙한 방법을 도입한 것으로 이해된다. 편리한 UX와 컨텐츠 온보딩이 계속되고 있는 DOSI는 출시 이후 약 71만명에 달하는 월렛 가입자 수를 기록한 만큼 앞으로도 링크 생태계의 핵심 서비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 과감한 제로 리저브 정책 발표

LINK가 2022년말 발표한 제로 리저브 정책*은 최근 유통량 이슈로 시끄러운 업계에 신선한 화두를 던졌다. 지금까지 Layer 1의 토크노믹스 방식은 리저브에 일정량 토큰을 분배하고, 거기서 나오는 자본을 활용하여 PoS 노드운영자를 모집하고 dApp 개발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국내 경쟁 Layer 1인 클레이튼은 총발행량의 53%를 Reserve로, 위믹스의 경우 74%를 Ecosystem이라는 명목으로 배분했으며, 해외 Layer 1인 폴리곤은 Ecosytem에 23%, 솔라나는 50%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 혹은 지원금의 형태로 활용했다. 일정 물량을 리저브의 형태로 미리 분배해 사용하는 방정식을 LINK가 깬 것이다.

*제로 리저브 정책이란 현재까지 유통된 LINK(약 673만개)와 블록 생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유통량을 제외하고는 향후 그 어떤 발행 및 유통이 없는 것을 의미

핀시아 메인넷에서 발행될 연간 LINK 인플레이션은 최대 15%에서 장기적으로는 5%로 수렴하도록 할 계획이라 밝혔다. 신규 발행되는 토큰의 50%는 밸리데이터 등 네트워크에 기여한 참여자에게, 30%는 링크 결제와 사용을 촉진시킨 서비스 개발사에게, 남은 20%는 리저브로서 R&D로 활용될 예정이다.

제로 리저브 정책은 1) 투명한 유통량 관리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2) 관행으로 여겨진 Layer 1 그랜트 제도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미리 토큰을 발행해 놓지 않기에 프로젝트들의 사적 유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SBF가 리저브 FTT 토큰을 통해 벌였던 것과 같은 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또한, 신규발행에 따른 유통량 이외에 추가되는 유통량이 없기에 최근 불거진 유통량 논쟁으로부터도 자유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토큰 프로젝트의 여러 시가총액 산정 방식(FDV, MC 등)도 하나로 통일되어 사용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 동안 관행으로 여겨졌던 Layer 1의 그랜트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파격적인 변화중 하나다. 그랜트를 제공했지만 생태계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지 못한 케이스가 많았고, 심한 경우 러그풀이 발생하기도 했던 만큼 보다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 기대된다. 다만, 아직까지 어떠한 기준으로 발행된 토큰이 분배될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으며, 제시된 기준이 커뮤니티 및 생태계 참여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5. 늦어질 인프라 구축과 Killer dApp 온보딩은 숙제

앞서 언급한 대로 LINK가 추구하는 서비스 자체 개발 전략 및 제로 리저브 토크노믹스는 지금까지 다른 Layer 1들이 접근한 방식과는 다른 방법이다. 해당 방식을 통해 1) 상대적으로 지속 가능한 Layer 1 생태계를 구축하고, 2) 인플레이션을 최소화한 토크노믹스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위 전략을 통해 우려되는 점이 있는데 자체 개발로 인해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과 제로 리저브 정책으로 Killer dApp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Layer 1의 블록체인 인프라는 블록 익스플로러, 지갑, 브릿지, 오라클, DeFi 서비스 등 dApp을 빌드하고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대부분의 Layer 1들은 외부 개발 인력에 그랜트를 지급하고 해당 서비스를 만드는데, 자체 인력 위주로 해당 서비스들을 구축하는 링크에게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또한, 제로 리저브 정책은 외부 개발 리소스 활용이 최소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Killer dApp이 출시되는데 다른 경쟁 Layer 1 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는 결국 Layer 1의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는데 해당 우려에 대한 대응책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모회사가 운영하는 LINE이라는 강력한 메신저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dApp 온보딩의 확실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지난 지배구조 개편으로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판단한다. 긴 잠에서 깨어난 링크가 앞서 나갔던 경쟁 프로젝트들을 반면교사 삼아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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