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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효준
Research Analyst/
Xangle
2024.03.28

 

목차 

1. AI 산업이란
1.1 AI의 의미와 배경
1.2 AI 발전의 키 포인트: 데이터 처리 능력
1.3 AI의 발전과 함께 커져가는 우려의 목소리

2. 블록체인, AI 한계점의 해결책으로 부상

3. 주목 해야 할 AI 섹터 프로젝트
3.1 월드코인, 블록체인 고유의 특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대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
3.2 니어 프로토콜, Self-Sovereignty를 위한 레이어 1 네트워크
3.3 비트텐서, P2P AI 시장을 구축하여 높은 진입장벽, 롱테일 문제를 해결

4. AI와 블록체인의 극복 과제는?
4.1 결국 중요한 것은 확장성

5. 맺으며

 

 

들어가며

2024년 3월 비트코인 가격이 22년 전고점을 돌파하며 강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인한 기관 자금 유입, 4월에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을 비롯한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이다. 이에 가상자산 전체에 가격 상승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많은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역사적으로 4년 주기로 돌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에는 비트코인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비트코인과 함께 시장을 주도하는 섹터가 존재했다. 2020년 반감기 당시에는 디파이를 위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일명 ‘디파이 썸머’를 경험했다. 이에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2024년 비트코인 반감기와 맞춰 시장을 주도할 섹터를 찾고자 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평가받는 섹터는 바로 AI이다. 3월 13일 기준 AI의 아버지라 불리는 샘 알트만이 출시한 월드코인은 한달 간 304% 상승했으며, 생성형 AI의 근간을 다진 일리아 폴로수킨이 출시한 니어 프로토콜은 한 달간 123% 상승했다. 또한 탈중앙화 AI 학습 플랫폼을 통해 P2P AI 시장을 만들고자 목표하고 있는 비트텐서는 1년 동안 약 810% 상승했다. AI 섹터가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며, 현재 시장은 AI 섹터에서 어떤 가능성을 본 것일까? 이번 글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AI섹터가 주목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AI 섹터의 미래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1. AI 산업이란

1.1 AI의 의미와 배경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기계가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과학의 한 분야로 학습(learning), 추론(reasoning), 문제 해결(problem solving), 인지(cognition), 언어 이해(language understanding) 등 인간의 지적 능력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모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AI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 올라간다. 1950년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였던 앨런 튜링(Alan Turing)이 ‘계산 기계와 지능’이라는 논문과 튜링테스트(인간의 것과 동등하거나 구별할 수 없는 지능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기계의 능력에 대한 테스트)를 제시하며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으며, 이후 1956년 존 매카시(John McCarthy),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 앨런 뉴웰(Allen Newell),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 등이 참여한 학술회의인 다트머스 회의에서 ‘AI’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되었다. 이 회의는 현재까지 AI 연구의 공식적인 시작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머신러닝, 데이터 마이닝 등의 기반이 되었다.

출처: Wikipedia

1.2 AI 발전의 키 포인트: 데이터 처리 능력

1950년대에 처음 제시된 AI는 1980년 들어 비즈니스와 의료 분야에서 규칙 기반의 시스템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당시 AI가 인간의 역할을 일부 대체하자 머지않은 미래에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표출 되기도 했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2024년 현재 AI는 걱정하던 수준의 기술 발전에 미치지 못했으며, 이제 AGI(일반인공지능) 단계를 바라보고 있다. 예상했던 AI의 발전 속도와 실제 발전 속도의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왜 AI가 지금 수준까지 발전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 된 것이며, AI 발전 과정에는 어떤 요소가 영향을 끼친 것일까?

이는 AI에 사용되는 데이터 처리 장치의 발전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1980년대~1990년대 들어 컴퓨터의 중앙 처리 장치인 CPU의 속도와 처리 능력이 급격히 향상되었으며, 멀티코어 프로세서(단일 칩에 두 개 이상의 독립적인 코어를 갖춘 CPU)가 등장했다.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통해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되자 컴퓨터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고, 컴퓨터의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이후 그래픽 처리 장치인 GPU가 1990년대에 출시되고 2,000년대 들어 대중화되자 컴퓨터 및 AI 시장이 한 단계 더 발전했다. GPU는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하기 때문에 고난이도의 연산을 처리할 수는 없지만, 일정 수준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데 용이하다. 이에 GPU는 수천 개의 픽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컴퓨터 그래픽 화면과 수천억 개의 데이터를 학습해야 하는 AI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AI는 이렇게 데이터 처리 능력 발전과 함께 발전해 왔으며, 최근에는 고대역폭 메모리를 통해 GPU의 데이터 처리 능력을 향상하는 HBM이 발전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 받고 있다.

1.3 AI의 발전과 함께 커져가는 우려의 목소리

데이터 처리 능력이 향상된 이후로 AI 시장은 빠르게 발전해 왔다. 특히 GPU로 인해 딥러닝, 자연어처리가 가능해지자 이를 기반으로 생성형 AI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2022년 Open 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인 ChatGPT가 대표적인 예이다. ChatGPT는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질문 답변, 번역, 리서치 등의 분야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며 생성형 AI 시대의 막을 올렸다.

한편 생성형 AI가 인간보다 더 높은 효율로 일을 수행하자, 일각에서는 생성형 AI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생성형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는데, 현재 생성형 AI는 중앙화된 주체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데이터의 투명성, 롱테일 문제, 주권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킨다. 또한 ChatGPT의 수행 능력을 활용해 가짜 뉴스를 생성하고 배포하거나, 악성 코드를 대량으로 생성하는 등 범죄 악용 사례가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과거부터 지속해오던 AI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졌으며, AI가 가져올 문제점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Open AI의 CEO인 샘 알트만 조차 AI의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 언급하며 AI 기술의 발전이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과 이에 대한 적절한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AI 산업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 롱테일 문제: AI의 롱테일 문제는 AI가 학습하는 데이터가 편향되어 특정 부분의 데이터에 대해서는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AI는 대량의 데이터에 의존하며, 이 데이터가 편향되어 있을 경우 AI의 판단 또한 편향될 수 있다. 이는 특히 소량의 비정형 학습 데이터가 주어진 경우 더욱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성능 확보를 위해선 긴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 데이터의 불투명성: 생성형 AI는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물을 도출한다. 이에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거나, 저작권을 침해한 데이터가 결과물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생성형 AI는 기업이 데이터를 관리하는 중앙화된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물이 도출되었는지, AI 서비스가 어떤 데이터를 학습했는지 알 수 없다. 또한 생성형 AI는 복잡한 알고리즘를 통해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 값을 제시하기 때문에, 결과 값에 어떤 데이터가 영향을 주었는지 hidden layer를 완벽하게 포착하기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는 ‘블랙박스 현상’이라고 불린다.

출처: BMC

  • 데이터 주권의 문제: 23년 6월 기준 생성형 AI의 글로벌 사용자 순위를 살펴보면 1위 Chat GPT, 2위 Character.AI, 3위 Bard로 모두 미국 기업이다. 생성형 AI는 미국의 글로벌 핀테크 기업을 위주로 발전했으며 대부분 사용자가 몰려있다. 이에 데이터의 주권이 소수의 미국 기업에 있으며, 미국 정부나 기업이 이를 통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 높은 진입장벽: 생성형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높은 계산 능력이 필요하며 최소 수천억 개의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 이에 기업들이 AI 산업에 진출하기 어렵다.
  • 범죄 악용 가능성: 생성형 AI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하는데 용이하다. 또한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최근 이를 활용해 악성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악성 코드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 블록체인, AI 한계점의 해결책으로 부상

AI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블록체인 기술이 AI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정보를 분산된 네트워크에 저장하는 기술로, 중앙 관리 없이 데이터의 신뢰성과 보안을 유지한다. 각 데이터 블록은 체인으로 연결되어 변경이 불가능하며, 모든 참가자가 거래 기록을 확인할 수 있어 투명성을 보장한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AI의 데이터 처리와 관리를 더 안전하고 투명하게 만들어 AI가 가지는 다양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이에 현재 블록체인과 AI를 결합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블록체인과 AI의 결합으로 기대되는 대표적인 장점은 다음과 같다.

접근성 향상, 데이터 주권, 롱테일 문제 해결

블록체인과 AI를 결합하면 누구나 기여할 수 있는 허가가 필요 없는 시장을 만들어 소수의 기술 대기업에 집중된 것을 분산시킬 수 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자유롭게 접근 가능하기 때문에 누구나 네트워크에 컴퓨팅 파워나 데이터 셋을 제공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누구나 제공된 데이터 셋을 이용해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토큰 인센티브를 통해 시장 참여를 유도하여 학습에 사용될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롱테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신뢰성 및 투명성 향상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을 변경 불가능하게 저장하며 투명성을 제공한다. 이에 블록체인과 AI가 결합된다면 AI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가 누구에게나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데이터 불투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데이터의 투명성이 확보되면 AI가 범죄에 악용되는 것 또한 예방 가능하다.

또한 AI는 사용자의 행동과 선호도를 학습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현재는 중앙화된 기업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관리하기 때문에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된 여러 노드에 데이터를 저장하며 이메일과 같은 개인 정보를 등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중앙화된 주체에게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협당할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

 

3. 주목 해야 할 AI 섹터 프로젝트

3.1 월드코인, 블록체인 고유의 특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대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

월드코인(Worldcoin, $WLD)은 챗GPT의 개발사 오픈 AI의 샘 알트만 CEO가 23년 7월 출시한 프로젝트이다. 월드코인은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해 홍채를 통해 사람과 인공지능(AI)을 구분하고, 전 세계를 연결하는 거대 경제 공동체를 구축하고자 한다. 월드코인 사용자는 홍채 인식 장치 ‘오브(Orb)’를 통해 자신의 홍채 정보를 등록하고, 디지털 신원 증명인 월드 ID와 월드코인($WLD)을 지급받을 수 있다.

*월드코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쟁글의 월드코인과 프렌즈테크: 진일보한 DApp이란 이런 것!을 참고 하길 바란다.

월드코인은 지난 2월 Open AI가 SORA를 공개하자 3월 13일 기준 한 달간 약 304% 가까이 급격한 가격 상승을 보였다. AI가 인간의 작업물과 구분하기 힘든 수준의 결과물을 생성하자, 홍채 데이터를 통해 AI와 인간을 구분하고자 하는 월드코인이 주목 받은 것이다. 아래의 동영상을 보면 실제 사람과 비슷한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이는 SORA가 학습한 막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된 동영상의 한 장면으로, 어떤 사람의 데이터로 만들어졌으며 어떤 사람의 사진이 악용되었을지 알 수 없다. 또한 인간이 직접 촬영한 영상인지, AI를 통해 생성된 영상인지도 확인할 수 없다.

출처: OpenAI

월드코인은 AI와 인간을 구분하기 어려운 AGI 시대에 디지털 신분증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AI가 발전할수록 저작권 침해, 인권 침해 문제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며 딥페이크와 같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23년 5월 한 트위터 계정이 AI로 제작한 미국 국방부 청사 펜타곤의 폭발 사진을 게시하여 논란된 적 있다. 당시 펜타곤이 폭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주식 시장이 일시적으로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AI가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며, AI와 인간을 구분할 수 있는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같은 상황을 반대로도 한번 가정해 보겠다. 길을 가다 펜타콘에 불이 나는 것을 최초로 발견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고자 사진을 찍어서 SNS에 게시했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믿는 사람은 없었고, 모두 AI로 생성한 가짜 뉴스라며 되려 핍박했다. 이런 경우에 나는 어떻게 내가 실제로 찍은 사진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간과 AI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시대에 인간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것은 필수적일 것이다. 이에 월드코인은 블록체인 고유의 특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대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I로 제작된 펜타곤 폭발 사진(출처: X)

3.2 니어 프로토콜, Self-Sovereignty를 위한 레이어 1 네트워크

니어 프로토콜(Near Protocol, $NEAR)은 블록체인 대중화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최종 사용자와 개발자의 사용성(usability)을 최우선에 두고 설계된 레이어1 프로젝트이다. 니어는 트랜스포머 신경망 아키텍처*를 소개해 AI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Attention Is All You Need’ 논문의 공동 저자이자 Google 딥 러닝 그룹의 프로젝트 책임자를 역임했던 일리야 폴로수킨(Illia Polosukhin)가 2017년에 출시했다. 이에 니어 프로토콜은 출시 초기부터 꾸준히 AI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23년에는 일리야 폴로수킨이 직접 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AI의 활용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에는 일리아 폴로수킨이 엔비디아(NVIDIA)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콘퍼런스 GTC 2024에 연사로 참여하여 주목 받기도 했다.

*니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쟁글의 2023년, 다시 한 번 도약할 NEAR 생태계을 참고 하길 바란다.

*트랜스포머 신경망 아키텍처는 모델이 입력 시퀀스의 특정 부분을 강조하여 해당 부분이 출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함으로써, 전체 문맥을 더 잘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하는 어텐션 매커니즘을 활용하는 AI 신경망이다. 트랜스포머 신경망 아키텍처는 입력 시퀀스의 모든 단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처리 속도가 매우 빠르며, 먼 거리의 단어 간 관계를 잘 포착할 수 있다. 이에 GPT와 BERT와 같은 다양한 자연어 처리 모델의 기반이 되었다.

출처: Near Protocol

니어 프로토콜은 현재 개인이 자기의 주권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Self- Sovereignty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AI는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최적화하여 맞춤형 콘텐츠, 제품을 추천한다. 데이터 학습을 통해 개인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화된 주체에 의해서 통제되기 때문에, 개인은 데이터에 대한 주권을 가지지 못한다. 이러한 형태에서는 데이터가 거대 기술 기업에 많은 이윤을 가져다주는 상업적인 형태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정부가 이 데이터에 접근하게 된다면 권력을 유지하거나 성장시키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이에 개인은 자신의 데이터가 통제를 위한 도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데이터에 대한 주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데이터에서 Self- Sovereignty를 확보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자산, 데이터, 거버넌스 권한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은 AI를 사용하면서 필수적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알 수 있도록 자신의 데이터 주권을 가져야 한다. Web3는 이러한 시스템을 유지, 확장, 관리하며 AI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동시에 AI의 악용을 방지할 수 있다. 

니어는 블록체인과 AI를 결합하여 사용자의 데이터나 자산에 대한 개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최적화하는 개인 AI 비서를 갖춘 완전한 주권 운영 체제가 되기를 목표한다. 프로토콜의 특정 부분에 AI를 활용하는 사례는 종종 확인할 수 있지만, 메인넷 자체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비전을 제시한 경우는 드물다. 이에 니어는 데이터 주권을 소유하며 개인화된 AI를 통해 다방면에서 효율적인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니어가 메인넷으로써 AI를 어떻게 활용하며 어떤 UX를 제공할지 지켜볼 필요 있다.

3.3 비트텐서, P2P AI 시장을 구축하여 높은 진입장벽, 롱테일 문제를 해결

비트텐서(Bittensor, $TAO)는 블록체인 기반의 머신 러닝 및 AI 트레이닝 플랫폼으로, 블록체인을 통해 P2P로 거래되는 AI 시장을 만들고자 목표하고 있다. 비트텐서는 탈중앙화된 서브넷을 통해 이를 구축하고자 한다. 비트텐서의 서브넷은 AI 모델 생성, 데이터 수집, 계산 등과 같은 다양한 AI 개발 활동을 할 수 있는 별도의 네트워크이다. 서브넷은 경쟁 기반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셋을 제공하고 인센티브를 수취해 갈 수 있도록 구축되었다. 비트텐서 서브넷의 구성요소와 역할을 다음과 같다.

  • 벨리데이터: 서브넷 간에 보상을 분배하고 각 서브넷 내에서 채굴자의 작업을 검증한다. 채굴자의 작업 검증은 서브넷마다 다르며, 품질과 관련성을 보장하기 위해 서브넷 제작자가 설정한 벤치마크에 따른다. 검증자는 전체 네트워크 인프라를 소유하지 않고도 OpenAI, Anthropic, Microsoft의 비즈니스 모델과 유사하게 API를 통해 AI 모델을 판매할 수 있다.
  • 채굴자: 계산 능력 제공, 새로운 모델 개발, AI 학습 등 서브넷에서 할당된 작업을 수행하고 인센티브를 수취한다.
  • 인센티브: 서브넷마다 속도(지연 시간), 정확도 또는 여러 메트릭의 조합에 초점을 맞춘 고유한 보상 알고리즘이 존재. 채굴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하고 인센티브를 수취한다.
  • 사용자: 최종 사용자는 AI에 대한 별도의 지식 없이 OpenAI, google의 AI 모델을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게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

출처: Bittensor

이를 통해 비트텐서는 데이터의 롱테일 문제를 해결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P2P AI 시장을 구축하고자 한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현재 생성형 AI 시장은 미국의 핀테크 기업이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다. 이에 신생 기업이 시장에 진출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비트텐서는 누구나 기여하고 참여할 수 있는 AI 시장을 제공한다. 또한 토큰 인센티브로 인해 누구나 AI 시장에 데이터 셋,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고 보상을 수취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가 편향되거나 양질의 데이터가 소외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소수의 기업에 편중화되는 것은 AI가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에 비트텐서는 P2P AI 시장을 구축하여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고 롱테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비트텐서가 제시한 개념으로 인해 AI 시장의 구도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 있다.

 

4. AI와 블록체인의 극복과제는?

4.1 결국 중요한 것은 확장성

1.2에서 언급했듯이 AI가 발전하게 된 이유는 데이터 처리 능력의 발전과 큰 연관이 있다. 과거 AI는 인식할 수 있었을 뿐, 생성(대화)하지는 못했다. 인식은 연관성이 없는 픽셀로 이루어진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하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방법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문법, 어순과 같이 연관성 있는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단순히 많은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해서 학습시킨다고 가능하지 않았다. 이에 얼굴 인식, 사진 인식 등과 같은 AI의 발전에 비해 생성형 AI의 발전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2017년 Google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 신경망 아키텍처를 개발하면서 언급한 문제들을 해결했다. 이후 생성형 AI 시장은 급격하게 발전하였고, Chat GPT, SORA와 같은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었다.

이러한 AI의 특징은 블록체인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띤다. 블록체인은 중앙화된 주체에 의해 발생하는 검열, 데이터 주권, 불투명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저장, 처리, 기록하는 기술이다. 이에 블록체인 기술은 중앙화된 방식에 비해 데이터 처리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앙화된 주체가 한 번에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보다 무수히 많은 노드가 합의 알고리즘에 의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이 더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에 블록체인과 AI의 결합은 확장성 문제를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블록체인과 AI가 성공적으로 결합하여 매스 어돕션을 이루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의 확장성 문제가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

  • 데이터 처리 및 저장 용량: AI 시스템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학습에 사용한다. 블록체인에 AI를 통합하려 할 때, 모든 AI 관련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처리하는 것은 확장성에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모든 거래 데이터를 네트워크의 모든 노드에 저장하기 때문에, AI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확장성 문제를 직면할 수 있다.
  • 거래 처리 속도: AI 애플리케이션은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AI에 필요한 속도를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확장성으로 유명한 메인넷인 솔라나의 경우 이론적으로 최대 12,0000 TPS(초당 트랜잭션 처리 속도)가 가능하며 앱토스의 경우 +160,000 TPS가 가능하지만, 이는 아직 이론적인 이야기이며 AI에 필요한 스펙에는 미치지 못한다. ChatGPT 2는 학습을 위해 초당 1000조 번 속도로 연산하는 작업을 수십 일 지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hatGPT 3.5와 4는 훨씬 많은 연산을 수행이 필요하며, 앞으로 나올 또 다른 모델에서는 얼마나 더 많은 연산이 필요할지 알 수 없다. 또한 미국 연구소 세미어날러시스에 따르면 Chat GPT는 하루에 약 1억 6천만 건의 데이터에 응답한다. AI 모델이 블록체인 위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확장성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 네트워크 복잡성 증가: AI 기능을 블록체인에 통합함으로써 네트워크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네트워크의 유지 관리 및 확장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복잡한 AI 알고리즘과 스마트 계약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계산 능력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확장성에 부담을 준다.

 

맺으며

확장성의 측면에서 블록체인과 AI의 결합은 효율적이지 않다. AI의 발전은 데이터 처리 능력이 대폭 향상되면서 시작되었으며, 아직까지도 AI 모델의 속도와 성능을 개선하고자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AI에서 데이터 처리 능력은 떼어 놓을 수 없는 중요한 키워드임이 분명하며, 블록체인이 AI의 해결책으로써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확장성 문제를 먼저 해결 해야 한다.

그럼에도 필자는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을 긍정적으로 보며, 블록체인은 AI 발전과 함께 수반될 문제점들의 대비책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블록체인은 덴쿤 업그레이드, 롤업, 서브넷 등을 통해 꾸준히 확장성을 개선해 나가고 있으며, AI 결합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과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결합한 ZKML에 대한 논의와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확장성 문제는 개선되어 나갈 것이며, 이에 따라 블록체인과 AI를 결합한 프로토콜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특히 위에서 살펴본 월드코인, 니어 프로토콜, 비트텐서는 일찍이 AI가 가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각자의 솔루션을 제시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문제에 대비한다는 점에서 각 프로토콜들이 제시한 개념에 대한 의의는 분명히 존재한다. 현재 AI 섹터에 대한 불어온 열풍은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 된 것이며, 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기대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20년 ‘디파이 써머’에 이어 24년 ‘AI 써머’가 오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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