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Digest]
※해당 컨텐츠는 지난해 12월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작성자: 블록체인밸리(이동규, 김희진, 김용현, 한국일, 이지현)
목차
1. 들어가기
2. 인터체인의 작동방식
3. 인터체인의 활용사례
4. 마무리
1. 들어가기
블록체인이 점차 시장에서 화두 되기 시작한 2016년, 투자할 가치가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찾기 위해 투자자 및 금융 전문가들은 각자만의 이론과 표준을 제시했다. 이 중 베이스플레이트 이론(Baseplate Thesis)은 현재도 새로이 등장하는 새로운 체인들에 대한 가치 평가 틀로써 유용하게 작용한다.
베이스플레이트 이론이란 프로토콜 위에 올라간 가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질수록 프로토콜 자체의 가치도 높아지며, 이때 그 근저에서 플랫폼 역할을 하는 프로토콜이야말로 가장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관념이다.
마치 넓은 레고판 위에 올라가는 디앱(DApp) 및 하위 체인들이 바닥판을 꾸며주는 레고 블록으로써 허허벌판에 불과했던 바닥판에 더 많은 가치를 축적할 수 있게 해주는 셈이다.
이때 각 프로토콜들은 자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취했으며, 그중 하나로 인터체인이 시도됐다. 인터체인은 하나의 레이어1 체인을 확장시키기 보다 기존에 있던 여러 레이어1 체인을 한데 묶어 전체 프로토콜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접근으로 처음 등장했다. 게다가 인터체인이 등장하기 전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 자산 이동이 원활하지 못해 항상 제기되어 왔던 유동성 공급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해당 기술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개발자들은 인터체인을 구현하기 위해 팀을 모아 개발을 시작했으며 2018년을 기점으로 아이콘, 코스모스, 폴카닷 등 다양한 인터체인 프로젝트들이 출시됐다. 그리고 디파이, NFT와 같은 트랜드를 맞이하며 단일체인이 제공할 수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인터체인 기반의 디파이 및 NFT 프로젝트들 역시 다수 출시됐다.
본 글에서 위처럼 인터체인을 표방하는 프로젝트들이 실제로 각기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각 체인에 배포된 애플리케이션들이 인터체인을 통해 어떻게 더 가치를 포착했는지 분석하고자 하며, 참고 사례로는 대표적인 인터체인 프로젝트로 알려진 코스모스, 폴카닷 및 아이콘을 채택했다.
2. 인터체인의 작동방식
2_1. 코스모스 IBC(Inter Blockchain Communication)의 작동 방식
코스모스는 기본적으로 각각의 앱체인들을 연결하는 허브(Hub)와 존(Zone)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앱체인들은 텐더민트 기반의 독립된 합의 알고리즘으로 운영되고 있다. 각 체인들은 허브뿐 아니라 독립된 체인 존(Zone)끼리도 통신할 수 있다. 앱 체인은 네트워크의 합의가 이루어지는 텐더민트 코어와 어플리케이션 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IBC(Inter Blockchain Communication) 모듈을 통해서 통신한다.
IBC 프로토콜은 존(Zone)간의 채널을 생성하여 패킷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통신한다. 우선 어플리케이션 A에서 트랜잭션이 발생하면 SendPacket 함수를 통해서 A 체인의 코어 IBC 모듈 코어로 패킷을 전송한다. 전송 신호를 받은 릴레이어는 패킷 이벤트를 읽은 뒤 RecvPacket 함수를 호출하여 패킷을 B체인을 전달한다. 전달 받은 패킷 데이터는 B체인의 IBC 모듈 코어로 전송되고 정상적으로 수신이 되었다는 신호를 A체인으로 전달한다. 이때 IBC 프로토콜은 웜홀 브릿지와 같이 제3의 검증 주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 각 체인의 라이트 클라이언트를 통해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즉 블록체인 네트워크 자체에서 트랜잭션을 검증하는 것이다.
2_2. 폴카닷 XCM(Cross-Consensus Message Format)의 작동 방식
폴카닷은 릴레이 체인(Relay chain)을 중심으로 여러 파라체인(Parachain)을 연결하는 구조이다. 릴레이 체인은 파라체인 간의 메시지와 브릿지 체인을 중개하는 역할과 각 파라체인에 보안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파라체인은 코스모스의 앱체인과 같은 역할을 하며 해당 어플리케이션에 특화된 블록체인을 의미한다. 폴카닷은 XCM(Cross-Chain Message Format) 메시지 포맷을 통해 릴레이 체인과 파라체인 그리고 파라체인과 파라체인을 연결한다. XCM의 목표는 컨센서스 시스템간의 아이디어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언어가 되는 것이다. XCM은 XCVM(Cross-Consensus Virtual Machine)으로 불리는 가상머신에서 실행되며 자산 텔레포팅(Asset Teleporting, 발신체인에서 토큰을 소각하고 수신 체인에서 토큰을 민팅하는 행위)과 원격 전송(Remote Tranfers, 리저브를 활용하여 서로 신뢰하지 않는 체인끼리 자산을 전송하는 행위)과 같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XCM은 기본적으로 릴레이 체인과 파라체인 사이의 메시지 전달 방식인 VMP과 파라체인간의 메시지 전달 방식인 XCMP로 나눌 수 있으며 XCMP의 작동방식은 아래와 같다.
각 파라체인에 연결된 밸리데이터들은 파라체인으로부터 블록을 프로포징하여 릴레이체인으로 블록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콜레이터(Collators) 노드의 역할은 새로운 메시지와 트랜잭션를 수집하고 블록 후보자를 밸리데이터에게 보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파라체인끼리의 메시지 전달이 시작되면 두 체인간의 일방향 채널이 열리게 된다. 파라체인 A가 크로스체인 메시지를 보내면 파라체인 A의 콜레이터는 릴레이체인의 모든 노드가 메시지를 알 수 있게 전달한다. 모든 크로스체인 메시지에는 그것의 타임스탬프와 목적지(Destination)가 포함되어 있어 구분이 가능하다. 파라체인 B의 콜레이터 노드는 모든 노드들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있다가 파라체인 A가 전달한 메시지를 수신한다. 그 다음 파라체인 B의 콜레이터 노드는 새로운 메시지를 포함한 블록을 프로포징하여 밸리데이터게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밸리데이터는 검증을 한 뒤 블록을 해시화하여 릴레이체인에 저장하면서 과정은 마무리된다.
3_3. 아이콘 BTP(Blockchain Transmission Protocol)의 작동방식
아이콘은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기업 아이콘루프에서 개발한 블록체인이다. 아이콘은 BTP (Blockchain Transmission Protocol) 라는 독자 기술로 인터체인을 구현한다. 특히, BTP는 이전에 설명한 코스모스나 폴카닷에서 요구하는 특정한 SDK나 아키텍처를 공유할 필요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서 릴레이어로 전달된 메시지를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아래의 그림은 BTP의 작동방식을 설명해 놓은 플로우 차트이다.
BTP는 아래의 행위 주체들을 통해 작동되며 순서는 다음과 같다.
- BMR(BTP Message Relay): 메시지 릴레이(Relay)
- BMC(BTP Message Center): 메시지 센터 컨트랙트(Message Center Contract)
- BMV(BTP Message Verifier): 검증자 컨트랙트(Verifier Contract)
- BSH(BTP Service Handler): 서비스 컨트랙트(Service Contract)
1) 블록체인 A에서 생성된 메시지가 해당 블록체인의 메시지 센터 컨트랙트인 BMC로 취합된다.
2) & 3) & 4) BMC에 취합된 메시지는 메시지 릴레이를 담당하는 BMR을 통해 다른 블록체인 B로 전달된다. 이때, 검증을 위해 필요한 정보 또한 블록체인 A로부터 받는다.
5) & 6) 블록체인 B에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 중 검증자 컨트랙트인 BMV를 통해 해당 메시지를 검증하고, 실행한다.
이러한 BTP의 기술적 특징은 동일한 통신 규약을 갖고 있지 않은 블록체인과도 쉽게 연결할 수 있게 만들면서도 제 3의 검증 주체가 존재하지 않아 블록체인의 자체 보안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인터체인의 활용사례
3_1. 코스모스, 킬러 디앱을 중심으로 확장되는 생태계
현재 코스모스 생태계 상 총 263개의 앱과 서비스들이 구축됐다. Defi, NFT, 블록체인 인프라 서비스 등 각 분야 별로 수많은 프로젝트가 있지만 코스모스 생태계에서 가장 대표되는 디앱인 오스모시스(Osmosis)와 스타게이즈(Stargaze)에 대해서 알아보자.
오스모시스 (Osmosis)
오스모시스(Osmosis)는 코스모스 SDK 기반의 인터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생태계의 자산을 연결하는 디파이 허브로 2021년 7월에 출시됐다. 오스모시스는 개발자들이 맞춤형 AMM(Automated Market Maker)를 설계하고 각 AMM 풀별로 거버넌스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더욱 자율도 높은 디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스타게이즈 (Stargaze)
코스모스 생태계의 첫 NFT 플랫폼인 스타게이즈(Stargaze)는 2021년 10월에 출시됐다. 스타게이즈는 코스모스 생태계의 NFT 거래를 지원하는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스타게이즈 사용자들은 여타 NFT 마켓플레이스와 달리 IBC를 통해 NFT를 자유롭게 체인 간 이동시킬 수 있다. 또한 코스모스 생태계와 이더리움 생태계를 연결하는 그래비티 브릿지(Gravity Bridge)와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더리움에서 발행된 NFT를 코스모스 생태계로 가져올 수도 있다.
IBC 트랜잭션 양 높여준 효자 디앱, 오스모시스와 스타게이즈
오스모시스와 스타게이즈는 출시 직후 코스모스의 디파이 및 NFT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면서 코스모스 상 거래량을 높여줬고, 결과적으로 생태계에 더 많은 가치를 유입시켰다.
이는 오스모시스 출시 이후 나타난 ATOM의 가격 변동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스모시스가 출시된 작년 7월 이래로 ATOM의 가격은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으며, 작년 11월 이후로 나타난 시장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오스모시스의 유동성 규모가 최대치를 달성하면서 ATOM의 가격 또한 전고점을 돌파했다.
또한 오스모시스는 코스모스 허브를 제치고 생태계상 가장 많은 IBC 트랜잭션 볼륨을 생성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보고 오스모시스가 실질적인 코스모스 생태계의 허브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코스모스 허브는 오스모시스보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이유로 ATOM의 토크노믹스는 생태계 성장과 연동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고, 이를 개선 시키기 위해 지난 9월 ATOM2.0 백서를 공개하며 인터체인 보안과 스테이킹 유동화를 제안했다. 해당 제안에 따르면 스테이킹 유동화가 도입될 시 ATOM을 스테이킹한 홀더들은 stATOM 토큰을 여러 디파이 프로토콜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즉 코스모스는 오스모시스라는 킬러 디앱을 통해 많은 유동성이 생태계로 흘러오게 했고, 토크노믹스를 강화함으로써 앱체인과 허브가 선순환하며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오스모시스가 디파이 영역에서 성과를 보였다면, 스타게이즈는 코스모스 상 NFT 거래량을 높여줬다. 12월 8일 기준 스타게이즈는 코스모스 앱체인들 중 IBC 트랙잭션 볼륨 순위 2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2년 8월 기준 월별 평균 거래 대금은 약 9억 5350만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코스모스 생태계의 NFT 플랫폼으로써 중추적인 역할을 강화하게 된 배경에는 올해 5월 있었던 테라-루나 사태를 꼽을 수 있다. 테라 블록체인 위에서 가동되던 다수의 NFT 프로젝트들이 테라-루나 사태로 인해 코스모스 생태계로 넘어왔고, 테라 역시 코스모스 SDK로 구축된 블록체인이었기 때문에 스타게이즈로 넘어오면서 코드 수정 없이 원활하게 넘어올 수 있었다. 위 도표를 보면 스페이스 에이프 소사이어티(The Space Ape Society, 3위)와 히어로(Hero, 6위) 역시 이전에 테라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대표 NFT 프로젝트로 스타게이즈 거래량의 상위권에 위치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3_2. 폴카닷, 커뮤니티 참여형 파라체인 옥션을 통한 생태계 확장
폴카닷 파라체인 옥션(Parachain Auction)
폴카닷 생태계는 주기적으로 파라체인 옥션(Parachain Auction)을 주최해 유저들에게 폴카닷을 다양화해줄 프로젝트를 소개시켜주며 이들에게 미리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줌으로써 폴카닷이 지속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 폴카닷 파라체인 옥션이란 경매 방식을 통해 폴카닷 네트워크의 네이티브 자산인 DOT을 가장 많이 보유한 프로젝트에서 파라체인 슬롯을 할당하는 방식으로 지난 2021년 10월에 발표됐다. 프로젝트 팀들은 최대한 많은 DOT을 확보하기 위해 일반 투자자에게 파라체인 리스 오퍼링(Parachain Lease Offering)을 크라우드 펀딩의 형태로 자금을 모집할 수 있으며 투자자는 펀딩에 참여한 대가로 해당 프로젝트의 토큰을 보상으로 받게 된다. 파라체인의 개수는 이론적 컴퓨팅 자원의 제약에 기반하여 약 100개 정도로 목표하고 있으나 모든 슬롯이 경매를 통해서 할당되는 것은 아니다. 경매에 당첨된 프로젝트 팀은 최소 12주에서 최대 96주 동안 슬롯을 임대할 수 있으며 임대 종료 후에도 슬롯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시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아칼라 네트워크 (Acala Network)
아칼라 네트워크(Acala Network)는 2021년 11월 폴카닷 파라체인 옥션에서 처음으로 슬롯을 할당 받은 팀이다. 아칼라는 크라우드론 참여자 81,218명으로부터 총 3,250만 DOT을 모금했으며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아칼라는 폴카닷 서브스트레이트(Substrate)를 사용하여 개발한 블록체인으로 폴카닷 생태계의 디파이 허브를 표방한다. 아칼라는 현재 폴카닷 생태계의 대표 디파이 프로토콜로써 스왑, 스테이킹,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피니티 (Efinity)
폴카닷 NFT 생태계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로는 2021년 12월에 종료된 6주차 파라체인 옥션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피니티 (Efinity)이다. 이피니티는 파라체인 옥션에서 총 20,981명으로부터 약 770만 DOT을 모금 받았다. 이피니티는 엔진(Enjin)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폴카닷 서브스트레이트를 사용하여 개발되고 있는 NFT친화적 블록체인이다.
이피티니는 NFT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해 파라토큰(Paratoken)이라는 표준을 개발 중에 있으며 파라토큰 표준은 폴카닷 생태계에서 호환될 예정이다. 또한 이피티니는 이더리움에서 통용되는 ERC-721, ERC-1155, ERC-20과 같은 토큰 표준을 폴카닷 생태계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브릿지를 개발하는 과정에 있다.
여전히 부재한 폴카닷 생태계의 킬러 디앱
코스모스와 비슷한 행보를 보여준 폴카닷이었지만, 생태계의 성장세는 야심찬 계획과는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 호황에 따라 대부분의 자산 가치가 상승하던 작년, 폴카닷 역시 2021년 10월 파라체인 옥션 발표 이후 생태계 네이티브 토큰인 DOT의 가격도 상승했다. 그러나 코스모스의 잠재력을 발휘한 오스모시스와 달리 아칼라 네트워크는 출시 이후에도 DOT 가격 반등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말 론칭 이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칼라 네트워크에서 지원하는 스왑 서비스가 7개의 토큰에 불과한 배경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또한 ACALA 또는 DOT 토큰을 담보로 발행되는 aUSD는 현재 아칼라 네트워크를 제외하고 폴카닷 생태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역대 파라체인 옥션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펀딩한 문빔(Moonbeam) 역시 아칼라 못지 않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빔(Moonbeam)은 EVM을 지원하는 폴카닷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으로 커브 파이낸스(Curve Finance)나 리도 파이낸스(Lido Finance)와 같은 이더리움 기반의 쟁쟁한 디파이 프로토콜을 지원하며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프로젝트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문빔 역시 자체 기술을 활용해줄 수 있는 킬러 디앱의 부재로 인해 출시 초기에 엄청난 관심 받은 것과 달리 더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폴카닷의 경우 느린 개발 속도, 자체적 킬러 디앱의 부재로 인해서 생태계 확장이 코스모스에 비해서 부진한 건 사실이나 파라체인 옥션은 하나의 오픈 경제 시스템으로써 앞서 언급한 베이스플레이트 이론에 부합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3_3. 아이콘(ICON)은 코스모스, 폴카닷과 함께 인터체인 산업을 삼분할 수 있을까?
아이콘 역시 디파이 및 NFT 분야 대표 프로젝트로 옴 파이낸스(OMM)와 최근 활발하게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하바(HAVAH)가 있다.
옴 파이낸스 (Omm Finance)
2021년 8월에 출시된 옴 파이낸스(OMM)는 아이콘 기반 자산들의 예치와 대출을 도와주는 렌딩 프로토콜이다. 옴 파이낸스는 앞서 소개한 오스모시스, 아칼라 네트워크와 달리 자체적인 체인을 구축한 프로젝트는 아니다. 이는 옴 파이낸스가 출시된 당시 아이콘의 인터체인 기술이 완전히 구현되기 전이며 아이콘의 블록체인 개발 프레임워크인 파라메타가 출시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옴 파이낸스는 아이콘의 또 다른 디파이 프로토콜인 밸런스드(Balanced)에서 발행된 스테이블 코인인 bnUSD를 포함한 6개의 자산의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하바 (Havah)
올해 10월에 론칭한 하바(HAVAH)는 아이콘의 블록체인 개발 프레임워크인 파라메타(Parameta) 기반의 블록체인이다. 하바는 앞서 설명한 코스모스의 스타게이즈와 같이 NFT 비즈니스에 특화된 블록체인을 타겟하고 있으며, 아이콘의 BTP 기술을 통해 아이콘 메인넷과 통신한다.
하바는 체인에 상관없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NFT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만들어졌으며, 특히 NFT 및 토큰이 더 자주 사용될 수 있는 블록체인 게임 상에서의 더 원활한 상호 운용성에 집중하고 있다. 인터체인을 통해 블록체인 간 자산 이동 및 활용이 더 원활하게 개선되면, 게임 플레이 중에 얻은 모든 아이템이 다른 게임에도 호환되면서 그 자유도 역시 증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리니지의 ‘집행검’이 로블록스에서도 그대로 구현되면서 게임의 재미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콘 생태계에도 봄은 오는가?
아이콘루프는 작년까지만 해도 탈중앙화 신원인증(DID, Decentralized Identifier) 솔루션에 주력했다가 최근 BTP와 파라메타를 본격적으로 출시하면서 인터체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나의 블록체인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더리움에게는 디파이가, 솔라나에게는 NFT가 있었듯이 대중들의 자금을 유입할 만한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디파이 및 NFT 열풍이 많이 식은 시점인 데다가 인터체인 시장에 늦게 진입한 아이콘은 현재 각 분야에서 눈에 띌만한 성과는 거두진 못한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옴 파이낸스는 디파이 프로토콜로써 아이콘 기반의 자산에 유동성을 공급해주기 위해 출시됐지만 밸런스드 외에 다른 자산을 상장시키지 못하면서 사실상 아이콘의 디파이 허브 역할로써 힘을 잃고 있는 중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하바는 최근 국내 블록체인 게임사들과 협업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과거 트렌드에 얽메이지 않고 자체적인 차별점을 가지려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네오위즈의 블록체인 전문기업 “네오핀”, 컴투스홀딩스의 블록체인 플랫폼 “엑스플라”와 같은 전문 블록체인 게임사들이 최근 하바의 검증인으로 참여했다.
저명한 국내 게임사 출신의 파트너들은 하바 생태계를 공동 관리할 계획이며, 이들이 발행한 NFT는 하바의 인터체인 솔루션을 통해 이더리움, 클레이튼과 같은 체인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고 각 체인의 게임 및 소셜 활동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즉, 위와 같은 협업 관계를 통해 하바는 투명한 관리 체계와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내 NFT 중심지라는 두 마리의 새를 공략할 계획이고, 이는 대중들에게 투자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컨텐츠로써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기대감 때문인지 실제로 NFT 열풍이 많이 식은 2022년 10월에 하바에선 자체 거버넌스용 NFT인 “플래닛”의 3차 프리세일을 진행했고, 1차에 이어 2차, 3차 모두 완판됐다. 올해 10월에 정식 웹앱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게임 프로젝트들을 온보딩시킬 예정인 하바의 독보적인 행보가 성공으로 이어질 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코스모스와 폴카닷에서 시도하지 못한 분야를 확보하려는 하바의 시도는 아이콘 생태계에 봄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마무리
본 글을 통해 인터체인으로 널리 알려진 코스모스, 폴카닷, 아이콘이 각자 어떤 기술을 바탕으로 인터체인을 적용시켰으며,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디앱 및 여타 프로젝트들이 어떻게 각 체인들의 가치 축적을 도왔는지를 살펴봤다. 코스모스는 IBC를 기반으로 각 앱체인들이 일관되게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모듈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오스모시스와 스타게이즈는 시장의 움직임에 맞춰 발빠르게 개발을 진행했고, 유저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주며 사용자를 증진시킬 수 있었다. 폴카닷은 XCM을 통해 파라체인과 릴레이 체인, 파라체인과 파라체인간의 메시지 전달을 용이하게 하면서 인터체인 분야에서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코스모스와 같이 디파이, NFT 분야를 강화시키기 위해 관련 프로젝트들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더딘 개발 속도와 킬러 디앱의 부재로 인해 생태계 확장에까지 영향을 펼치지는 못했다. 비교적 후발주자인 아이콘은 블록체인 자체 보안에 의존하는 BTP를 통해 인터체인을 구현했으며, 디파이, NFT 분야 대신 블록체인 게임 분야를 공략해 차별성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냉정히 보자면 이더리움, 솔라나와 인터체인 프로젝트들을 비교하면 디파이 분야나 NFT 분야나 단일체인 측이 훨씬 우세하다. 이러한 부분만 본다면 대중적으로 인정받은 체인 위에 프로젝트를 빌딩하거나 투자 기회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체인의 필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이유로는 최근 업계 악재에 따른 리스크 분산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5월 테라-루나 사태에 이어, FTX 파산 및 위믹스 상장폐지 등 유망하다 여겨진 체인들의 몰락이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따라 테라, 솔라나, 위믹스와 같은 체인의 가치가 폭락했고, 해당 체인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들은 갈데없이 해당 체인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기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러나 인터체인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호환되는 체인으로 프로젝트를 이전시켜 개발 중단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테라 기반의 경마게임 더비 스타즈(Derby Stars)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고민 끝에 폴리곤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폴리곤에 프로젝트를 배포하기 위해 WASM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EVM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로 전부 변경해야 했으며, 이는 사실상 게임을 아예 새로 개발하는 셈이었다. 이전 완료까지 5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으며, 민심 회복을 위해 약 10만 달러 상당의 보상을 유저들에게 분배하는 등 많은 자원을 소모해야 했다.
테라 기반의 디파이 프로토콜인 쿠지라(Kujira) 또한 테라-루나 사태와 함께 자체 토큰의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등 프로젝트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쿠지라 팀은 프로젝트 회복을 위해 재빨리 호환이 가능한 코스모스로의 이전을 선택했고, 6주 뒤 프로젝트 재가동과 함께 토큰 가격은 사태 발생 전 가격에 2배나 상승했다. 또한, 쿠지라 팀은 상황 적응을 도와줄 교육자료 및 약간의 배상을 제외하면 민심 회복을 위해 팀이 소모해야 할 자원 역시 더비 스타즈에 비해 훨씬 적었다.
게다가 국내 블록체인의 경우, 인터체인을 통해 각 체인 별로 분산된 유동성을 모아 더 많은 잠재 유저를 확보할 수 있다. 다양한 악재 속에도 나름 건재한 클레이튼이지만 대부분의 유동성이 국내 투자 층에 국한되어 있으며, 네트워크 불안정 및 해외 유저 유입의 부재로 프로젝트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많은 클레이튼 기반 프로젝트들이 폴리곤, 이더리움 등의 체인으로 마이그레이션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클레이튼 기반의 블루마블형 P2E 게임인 “클레이다이스”는 프로젝트의 생태계가 온전히 클레이튼에 의존하고 있는 형태이다. 만약 클레이다이스 NFT가 아이콘의 하바를 통해 BSC 기반 NFT 마켓플레이스에서도 거래될 수 있다면, P2E 참여에 더 적극적이고 아직 규제에 제한받지 않는 동남아 유저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줄 수 있고, 이에 따라 해외자금 유입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인터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면, 개발자의 경우 단일 체인에 얽매여야 하는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넓은 유동성 루트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인터체인 기술의 이해와 활용 사례' 원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