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DAXA, 위믹스 상장폐지 발표
2. 상장폐지로 위믹스 플랫폼 사업 차질 불가피
3. 국내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도입 동력도 위축될 것
4.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과 실시간 유통량 감시 시스템의 필요성 증가
1. DAXA, 위믹스 상장폐지 발표
어제(11월 24일) 저녁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 이하 DAXA)는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WEMIX 토큰을 최종 상장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일시적으로 가격 반등에 성공하였으나, 결국엔 상장폐지가 결정되며 WEMIX 토큰은 현재 전일 대비 70% 이상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DAXA가 밝힌 위믹스 상장폐지 사유와 이에 대한 쟁글의 분석은 다음과 같다.
1)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DAXA는 위믹스 측이 DAXA 회원사에 제출한 유통 계획 대비 초과된 유통량이 유의 종목 지정 당시를 기준으로 상당한 양의 과다 유통이고, 그 초과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10월 28일 쟁글에서 발간한 <이슈 코멘트 - 위믹스 유의종목 지정>에서 언급하였듯이 위믹스 유통량은 DAXA에 제출한 공시와 위믹스 분기보고서, 그리고 쟁글 자체 분석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아래 데이터 참고)
DAXA에 제출한 공시에서 명시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의 차이는 약 7,000만개에 달했는데, 그 주된 이유는 가장 많은 WEMIX 토큰을 보유하고 있던 WEMIX Reserve 1 월렛에서 10월 중 6,850만개 규모(전체의 6.5%)의 WEMIX 토큰이 출금되었기 때문이다. 이 중 3,580만개의 WEMIX 토큰은 디파이 서비스인 Kokoa Finance에 KSD(스테이블코인) 대출에 대한 담보로 사용되었으며 대출 받은 1,600만개의 KSD는 이후 oUSDC로 스왑되고, 또 다른 디파이 서비스인 KLAYswap을 통해 KLAY로 전환된 후 Binance 계좌로 송금되었다.
위믹스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소명 및 원상복구가 필요하다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가 유의종목 지정 이후 거래소와 유통량에 대한 견해를 일치시키기 위해 총 3차례에 걸쳐 코코아 파이낸스 KSD를 상환했기 때문이다. 1) 지난 11월 4일 AQX 투자유치에서 확보한 재원을 활용하여 450만 KSD를, 2) 11월 8일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재원으로 220만 KSD를, 3) 위믹스 메인넷 디파이 프로토콜에 제공되었던 유동성을 일부 회수하여 940만 KSD를 상환했다. 이후 청산 대비용 2,760만 WEMIX 토큰과 담보상환된 3,580만 WEMIX 토큰을 포함한 총 6,340만 WEMIX 토큰이 WEMIX Reserve 1으로 환수되었다.
실제 위믹스는 지난 10월 30일 발표한 유의종목 지정 사유에 대한 소명에서 “예치되어 있는 물량은 시장에 유통되는 것이 아니므로 유통량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이후 이 부분에 관하여 거래소와의 의견차가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유통량으로 보아야 한다는 거래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유통량을 업데이트했다”고 언급했다.
2)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두번째 이유로 DAXA는 위믹스가 투자자들에게 미디엄, DART 공시 등을 통하여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점, DAXA의 거래지원 종료 여부 등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수차례 언론보도 등을 통해 발표하여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잘못된 정보인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미디엄과 DART에서 유동화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한 부분이 1차적으로 문제가 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3Q22 미디엄 공지에서 위메이드는 2022년에 유동화된 위믹스 물량이 없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DART에 공시된 위메이드 3Q22 분기보고서는 누적 기준으로 WEMIX 토큰 ‘유동화’에 따른 선수수익을 1,460억원 인식했다. DART 보고서에 따르면 위믹스를 유동화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정정 공시를 통해 ‘유동화 및 지급’에 따른 선수수익으로 주석을 수정하였다. 직접 매도를 통한 유동화가 아니라, 투자의 형태로 간접적으로 피투자사들에 위믹스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다만, 선수수익이 ‘서비스 및 용역을 제공하기 전에 미리 선금을 받은 것’에 대한 계정이며, 투자사들이 받은 WEMIX 토큰이 언젠간 시장에 출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공시가 DAXA의 판단에 고려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DAXA의 거래종료 여부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언론보도는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의 “위믹스 상장폐지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는 발언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장현국 대표이사는 11월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DAXA의 제 1책무는 선량한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상장폐지는 상상하기 어렵고, 가능성도 없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또한, 거래소 수수료를 통해 대부분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위믹스와 같이 큰 대형 프로젝트를 상장폐지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속내를 내비쳤다. 유의종목 지정 이후 즉각적으로 토큰 유통량 공시에 대해 사과하고 초과 유통 물량을 바이백한 무비블록과 달리 위믹스는 언론 보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상장폐지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출했고, 이는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3)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마지막 사유로는 소명 기간 동안 제출된 자료에 각종 오류가 발견되었으며, 유통량 관련 등 중요한 정보에 관하여 제출 이후 여러 차례 정정 또는 수정이 발생하는 등 프로젝트 내부의 중요 정보 파악 및 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 점을 언급했다.
실제 위믹스가 코인마켓캡에 유통량을 업데이트함에 있어 코코아 파이낸스에 담보로 제공한 토큰 외에도 1) 소각한 토큰과, 2) 재단 보유 지갑간 이동을 유통량으로 과오 산입한 것이 발견되는 등 프로젝트 내부에서도 유통량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2번이나 유의 종목이 연장되면서 해당 부분에 대한 소명 과정이 진행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DAXA에서는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 상장폐지로 위믹스 플랫폼 사업 차질 불가피
이번 상장폐지로 위믹스 플랫폼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어 블록체인 사업이 확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위믹스는 WEMIX 토큰을 유동화 혹은 차입에 사용해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될 게임사나 위믹스 생태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위믹스는 지난 1분기 WEMIX 토큰 유동화로 약 2,890억 원을 확보하여 이 자금을 모두 파트너십과 투자 등 생태계 확장에 사용하였다. 이 파트너십 및 투자 회사들에는 위메이드플레이(구 선데이토즈), 엔드림 등 게임 회사들, 메타스케일과 엔비저블 등 메타버스 회사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상장폐지로 이러한 위믹스 성장전략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WEMIX 토큰의 90% 이상이 국내 거래소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상장폐지로 인해 가격이 어제 하루에만 60% 이상 하락하고 시장 유동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는 역시나 토큰 관리 규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해외 거래소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바이비트는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 이후 “위믹스가 토큰 관리 규정에 부합되지 않으며, 상장폐지 될 수 있다”는 경고문을 게시한 바 있다. 당장, 2023년 1분기 100개 게임사 온보딩 계획의 달성가능성이 한층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3. 국내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도입 동력도 위축될 것
위믹스 상장폐지로 인해 국내 블록체인 게임사 역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는 테스트 단계로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다른 국내 게임사와는 다르게 많은 자본과 인적 리소스를 쏟아부으며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노력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사태가 블록체인 도입을 준비해온 게임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 위믹스 상장폐지로 코인 투자자들이 이탈하게 될 경우 블록체인 P2E 게임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해당 사태 이후 넷마블 마브렉스(MBX), 카카오게임즈 보라(BORA) 등도 즉각 5~15% 하락하는 등 다른 게임사가 발행한 게임 코인 가격도 가파른 낙폭을 보이고 있는데 해당 우려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4.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과 실시간 유통량 감시 시스템의 필요성 증가
WEMIX 토큰을 상장폐지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었지만, 이와 같은 사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유통량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립, 공시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 실시간 유통량 감시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 현재 가상자산시장에 통용되는 유통량 기준은 없다. (쟁글 아카데미 <코인 발행량 그리고 코인 유통량> 참고) 증권시장과 같이 의무공시제도 등도 도입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유통량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어드는 것이 가능하며, 정보 격차에 따른 불공정거래행위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유통량 정의 및 투명한 공시와 함께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온체인 툴의 중요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프로젝트 공시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 온체인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면 투자자와 프로젝트 간 신뢰가 더 쌓일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쟁글은 자체적으로 온체인 상 유통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라이브워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연말 혹은 내년 연초에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가 정보의 투명성을 높여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투자자 보호에 일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지난 5월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 이후 정부 차원에서도 과세 이슈 외에도 투자자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앞서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이 자금세탁을 막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최근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공정 거래를 막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규제 도입도 급 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합리적인 방향으로 규제가 마련되어 가상자산 시장이 한번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쟁글의 위믹스 관련 리서치 보기
- 이슈 코멘트 - 위믹스 유의종목 지정
- 적자의 위메이드 실적 발표, 위믹스 플랫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
- 위믹스 플랫폼 성공을 위해선, 확실한 위믹스 게임 콘텐츠 필요
- 위메이드의 위믹스 유동화 수익,알고 보니 부채?
- DAO의 혁신 지점 자세히 알아보기(feat. 위믹스 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