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들어가며
2. DYDX vs GMX: 온체인 활성도 현황 비교
3. dYdX, 토크노믹스에 흥하고 토크노믹스에 망하나
4. 앱체인으로 승부수를 띄우다
5. 코스모스 마이그레이션 이후 리스크 점검
6. 경쟁자 등장? KUJIRA, Sei Network
7. 맺으며: 마이그레이션 이후 dYdX 전망은?
1. 들어가며
최근 $GMX 퍼포먼스가 눈에 띄는 가운데, $DYDX 가격은 여전히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dYdX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며, 내년 2분기 출시 예정인 코스모스 앱체인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아래 DYDX 로드맵 참고)? 무기한 선물 DEX 시장에 투자하기 전, 본 리포트를 통해 해당 시장의 선두주자인 dYdX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자.
2. DYDX vs GMX: 온체인 활성도 현황 비교
본격적으로 dYdX를 분석해보기에 앞서 무기한 선물 DEX시장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GMX와 dYdX의 활성도 현황을 비교해보자. 순서대로 1) 거래량 2) 미결제약정 3) 유저 수 추이를 살펴볼 예정이다
2.1 거래량
2021년 말을 기점으로 dYdX 거래량은 지속 하락하고 있는 반면, GMX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dYdX는 작년 10월 거래량 $105B에서 2022년 9월 $25B (YoY -76%)까지 하락하여 부진하고 있는 가운데, GMX는 2021년 10월 $960M에서 2022년 9월 $8.7B (YoY +806%)까지 증가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GMX 거래량은 스왑 거래도 포함하고 있으나, 마진 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는다). 이에 따라 dYdX의 시장 점유율은+99%에서 80%대로 줄어들었다.
2.2 미결제약정 (Open Interest)
작년 4분기까지만 해도 dYdX 일일 미결제약정 규모는 $1.4B에 달했으나, 지금은 약 $200M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GMX의 7일 평균 미결제약정 규모는 약 $84M로, 지난 달 대비 약 21% 상승하였다.
2.3 유저 수
dYdX 유저 수는 7.5만 명, GMX는 12.5만 명에 달한다. GMX 유저 중에서 마진 트레이딩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 비율은 대략 45%, 혹은 5.6만 명이다. 한편, GMX가 거래량 대비 유저 비율이 미세하게 높은 것으로 보아 소액 투자자들이 GMX를 더 자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3. dYdX, 토크노믹스에 흥하고 토크노믹스에 망하나
초기 dYdX는 1) Amber Group, Sixtant 등 다양한 MM(마켓메이커)들과의 협업을 통한 풍부한 유동성, 2) 하이브리드 오더북(off chain orderbook, on chain settlement) 방식에 기반한 빠른 체결 속도와 낮은 슬리피지, 그리고 3) 공격적인 트레이딩 보상을 내세워 시장을 선점해왔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공격적인 트레이딩 보상이 dYdX의 단기적인 성공을 이끈 일등 공신인 동시에 현재 dYdX 퍼포먼스 부진의 주범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말로, 초기에 $DYDX 보상을 위해 몰려든 유저들이 지속되는 토큰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실망하여 dYdX를 이탈하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DYDX 가격은 어째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3.1 높은 인플레이션
dYdX는 전체 토큰 발행량의 무려 25%를 60 epoch에 걸쳐 유저들에게 트레이딩 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10월 7일 DIP-16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트레이딩 보상량이 25% 감소되었음) 이는 유저들을 빠르게 온보딩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동시에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였다. 지난 1년간 토큰 인플레이션율을 21%로 유지하였던 GMX와 달리 $DYDX 인플레이션율은 무려 176%에 달했다. 심지어 현재 $DYDX 유통량은 약 130M으로 전체 발행량 대비 겨우 13% 밖에 유통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향후 4년간 연평균 인플레이션율은 66%대에 달할 예정이라 앞으로도 오버행 리스크는 꾸준히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내년 2월 초 1.5억 $DYDX를 시작으로 파운더, 팀, 투자자 물량이 대량 언락될 예정이니 투자자들은 이 시기 동안 극심한 가격 변동성에 특히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2 부실한 토큰 유틸리티에 따른 토큰 보유/매수 유인 부재
사실 DYDX가 GMX처럼 토큰 홀더들에게 서비스 매출을 분배하여 실질적인 수익을 안겨줬다면 지금만큼 매도 압력이 높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DYDX는 프로토콜 거버넌스 참여 및 트레이딩 수수료 할인 등 허울 뿐인 유틸리티가 전부인 관계로 개인투자자 및 트레이더 입장에서는 $DYDX를 보유/매수할 유인이 낮을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해 올초 P2E게임들이 겪었던 것과 유사한 death spiral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래 그림 참고).
3.3 이더리움 생태계 이탈에 따른 미래 불확실성
마지막으로, 이더리움이 타 L1 대비 확장성이 매우 낮음에도 이더리움 기반 디앱들이 L1 네트워크 이전을 꺼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1) 사용자 수, TVL, 매출, 개발자 수, 디앱 수 등 모든 지표를 통틀어 살펴봐도 이더리움 생태계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고 2) 보안이 가장 뛰어난 블록체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dYdX가 이더리움을 이탈하고 자체 L1을 구축한다고 발표했을 때 투자자들은 해당 소식을 악재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dYdX는 왜 코스모스로 이전하는 것일까?
4. 코스모스 앱체인으로 승부수를 띄우다
dYdX가 자체 앱체인(Appchain)을 구축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앱체인은 무엇이고 어떠한 특징들을 지니고 있는 지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특징들을 알고 나면 dYdX의 결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4.1 앱체인이란?
앱체인은 한 가지 애플리케이션 혹은 특정한 기능만 지원하도록 설계된 특수 목적의 블록체인이다. 앱체인 위에 구축된 디앱은 블록스페이스 경쟁 없이 체인의 리소스를 100% 독식할 수 있으며, 합의 알고리즘 설계부터 검증자 수, 보안 구조까지 모두 맞춤형으로 설계되어 있어 퍼포먼스가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앱체인을 이용하고 있으며 앱체인 구축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L1으로 폴카닷 (파라체인), 코스모스 (존), 아발란체 (서브넷), 그리고 폴리곤 (슈퍼넷) 등이 있다. 한편, 앱체인은 누구나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으나, 그 위에 기타 디앱들이 자유롭게 구축할 수 없기 때문에 퍼블릭 블록체인의 성격을 띠지는 않는다.
L1블록체인을 대도시로 비유한다면, 앱체인은 마을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대도시를 연상시키는 L1은 규모가 크고 다양한 사업(디앱)들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인기가 많고, 생태계가 매우 활발한 편이다. 또한, L1은 자금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높고 견고한 성벽을 쌓아 외부 적들로부터 주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만큼 인구 밀집도가 높아 교통 체증이 심하고 일반적으로 물가(가스비)가 비싼 편이다.
한편, 앱체인은 한 가지의 사업/서비스에만 집중하고 있는 마을과도 같다. 마을은 독자적인 법칙과 규칙에 의해 운영되며, 인구 밀집도가 낮고 물가가 저렴한 편이다. 주민들은 모두 마을의 주력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다. 해당 서비스가 매력적일 경우 타지 사람들도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마을을 방문하기도 한다. 다만, 마을이 다소 폐쇄적이고 외부 세계와 연결된 경로가 제한적이어서 방문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운이 나쁘면 오는 길에 공격 당할 수도 있다.
대도시와 마을 사이, 즉 소도시쯤 되는 것이 섹터 체인이다. 섹터 체인은 디파이, 게임 등 한 가지 섹터의 사업만 지원하기 위해 구축된 체인으로, 앱체인 대비 보안이 뛰어나나 L1 대비 활성도는 낮은 편이다.
4.2 앱체인의 장점
앱체인을 구축할 경우 크게 네 가지 장점이 있다:
- 높은 퍼포먼스: L1의 경우 수많은 디앱들이 블록스페이스를 위해 경쟁하기에 각 디앱이 사용할 수 있는 리소스가 제한되어 있고, 트랜잭션 지연 시간이 증가하며, 사용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가스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와 달리, 앱체인 위에 구축된 디앱은 블록스페이스 경쟁을 하지 않기 때문에 L1 대비 트랜잭션 비용이 낮고 지연 시간이 짧아 UX가 뛰어나다. 이러한 장점은 게임이나 오더북 거래소 등 고사양 스펙이 요구되는 디앱 구축 시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십, 수백 만 명의 유저들이 동시에 접속하는 멀티플레이어 게임들은 매우 높은 처리량을 요구할 뿐더러 트랜잭션 비용이 무료여야 한다. 특정 액션을 취할 때마다 가스비를 요구한다면 그 누구도 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엑시 인피니티가 로닌 체인을 직접 구축한 이유이기도 하다.
- 최적화된 환경 구축: 앱체인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디앱의 성격에 딱 맞는 최적화된 체인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디앱마다 처리량, 지연 시간, 보안 수준, 결합성, 프라이버시 등 각기 원하는 요소들이 다를 것인데, 앱체인은 개발자들에게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해준다. 앱체인을 운영하는 프로젝트는 네트워크 참여자들조차 직접 선별할 수 있다. 예로, 영지식 증명 기술을 사용하는 프로젝트라면 SGX 혹은 FPGA가 탑재된 하드웨어를 갖춘 주체들만 검증자 노드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앱체인은 무허가형(permissionless) 블록체인이 부담스러워 whitelist 또는 KYC 방식을 선호하는 Web2 기업들에게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MEV 추출을 통한 신사업 기회 모색: 프로젝트 측에서 자체적으로 검증자 노드를 운영하여 MEV를 추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는 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신사업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MM과 네트워크 검증자 역할을 겸임할 dYdX 노드의 경우, 트레이더들에게 가스비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거래 체결가를 입맛에 맞게 소폭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 토큰 가치 제고: 앱체인 토큰은 L1 네이티브 코인의 성격을 띠기에 스테이킹 혹은 수수료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토큰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은 아래에 후술할 예정이다.
4.3 앱체인의 단점
반대로, 앱체인의 단점을 꼽자면 아래와 같다:
- 보안: 일반적으로 앱체인의 보안은 그 위에 구축된 디앱의 활성도 및 토큰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파라체인 제외). 해당 디앱의 활성도가 낮을 경우 앱체인을 공격하기 위한 경제적인 비용이 그만큼 낮아져 해킹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앱체인을 운영하는 프로젝트들은 검증자 노드들에게 최첨단 장비와 매우 높은 업타임(uptime) 요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검증자 입장에서는 나가는 비용보다 들어오는 보상이 많아야 참여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입장에서는 블록 생성 보상을 많이 나눠줄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게 되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 브릿지 사용: 앱체인은 독자적인 메인넷이기 때문에 기타 블록체인에 존재하는 유동성을 끌어오기 위해선 반드시 브릿지를 사용해야 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은 크게 1) 브릿지된 자산의 해킹 리스크 2) 유저 경험 저하 3) 유동성 파편화 등이 있다. 최근 바이낸스 브릿지 해킹부터 시작해서 노마드, 웜홀 사건 등 끊임없이 브릿지 관련 보안 사고가 터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앱체인이 안전할 수 있는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초기 구축 비용: 앱체인을 구축하기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이 높다. 실제로 앱체인을 구현하려면 블록체인 및 앱 개발 외에도 퍼블릭 RPC노드, 아카이빙 노드, 블록 익스플로러, 실시간 네트워크 모니터링 툴 등 추가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인프라가 매우 많다.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혹은 에러 발견 시 검증자 노드와 어떠한 식으로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지 사전에 계획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뿐만 아니라 시간도 굉장히 많이 소요되는 편이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은 앱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 결합성(composability): L1 블록체인의 생태계가 클수록 좋은 이유는 디앱간 결합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L1 위에 구축된 디앱들은 서로의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고 사용자들은 다양한 프로토콜들을 동시에 사용할 수가 있다. DEX 라우터를 통해 수많은 AMM들을 뒤져 최적의 가격을 찾거나, 랜딩 프로토콜에서 자산을 빌리고 AMM에서 아비트라지를 실현하는 플래시론(flash loan)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에 반해 앱체인 위에 구축된 디앱들은 서로 상이한 메인넷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디앱간 결합성이 부재하며, 서로 상호 작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을 이용해야 한다.
4.4 dYdX가 코스모스 앱체인으로 전환하는 이유는?
풍부한 자금력과 인력, 노하우를 겸비한 dYdX 입장에서 앱체인을 구축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것보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1) 앱체인을 구축하는 이유와 2) 구축 이후 dYdX의 전망인데, dYdX가 겪고 있는 현 문제점, 비전 및 앱체인의 장단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앱체인 구축을 결심했을 가능성이 높다:
A) 서비스 탈중앙화
dydx는 인프라부터 고객까지 end-to-end의 모든 경험이 탈중앙화된 거래소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오래전부터 강력하게 피력해왔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아래와 같이 두 가지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 중앙화 솔루션 탈피: dYdX는 현재 트랜잭션을 이더리움에 기록하기 위해 StarkEx를 사용하고 있다. StarkEx는 스타크웨어사에서 판매하는 L2 SaaS(Software as a Service)로, 프로젝트로부터 서비스료를 받으면 소스 코드 구축, 영지식 증명(zero knowledge proof) 생성, 그리고 트랜잭션 세틀먼트(settlement)까지 진행해주는 종합 STARK증명 솔루션이다. StarkEx는 뛰어난 서비스이나, 1) 오픈 소스 코드가 아니고 2) 유효성 증명 생성을 담당하는 시퀀서(sequencer)가 중앙화되어 있어 dYdX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StarkEx를 대안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나, 충분히 성장한 지금, 중앙화 솔루션으로부터 탈피하고자 오픈소스 체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퍼블릭 체인으로 전환하게 되면 스타크웨어가 아닌 개인 검증자 노드들이 트랜잭션 합의, 세틀먼트, 그리고 연산 작업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오더북 매칭의 탈중앙화: dYdX는 현재 자체적으로 오프체인 오더북을 운영하고 거래가 매칭되는 경우에 온체인 트랜잭션을 생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자체 체인이 출시되면 dYdX의 오더북 관리는 검증자 노드들이 넘겨 받게 될 예정이다. 즉, dYdX V4에서는 프로젝트 측이 아니라 개개인의 검증자 노드들이 각자 in-memory 오더북을 운영하게 되고, 거래가 체결되면 state root값이 업데이트되고 합의를 거쳐 온체인에 기록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B) 증권형 토큰 규제 회피 가능성
탈중앙화의 연장선상으로, 증권형 토큰 규제 회피 가능성도 있다. dYdX는 앱체인 출시를 통해 각자 독립적인 검증자들을 확보하고 dYdX Trading Inc.에 의해 운영되지 않는 탈중앙화 서비스를 구축하여 $DYDX가 증권형 토큰으로 분류될 가능성을 낮추고자 노력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매출(거래 수수료)을 검증자들에게 지급하여 배당이 아니라 ‘PoS 스테이킹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내용도 과정도 이와 비슷한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검증자 노드 수 증가에 따른 확장성 저하다. 검증자 노드가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트랜잭션 합의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C) 토크노믹스 제고
앞서 설명했듯이 dYdX가 1위 무기한 선물 DEX임에도 불구하고 토큰 가격이 부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1) 허울 뿐인 유틸리티와 2)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자체 앱체인을 출시하여 $DYDX를 L1 네이티브 코인으로 전환할 경우 다음과 같은 유틸리티가 추가되어 토큰 가치 제고를 노려볼 수 있다:
- 스테이킹: dYdX 앱체인의 검증자 노드가 되기 위해서는 여느 PoS체인와 마찬가지로 $DYDX를 스테이킹해야 한다. 현재 스테이킹이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사고 발생 시 비상 자금으로 사용될 세이프티 모듈 스테이킹 풀(Safety Module Staking Pool)을 사용하는 것인데, 10월 15일 기준 해당 스테이킹 풀에 저장된 $stkDYDX 수는 약 37.7M 개로 유통량의 약 28%에 해당한다. 앱체인 전환에 따른 검증자 스테이킹이 출시될 경우 스테이킹 비중이 비약적으로 상승하여 $DYDX의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오버행 리스크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매출 분배: 기존에는 DEX 거래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 수수료를 dYdX Trading Inc.가 독식하는 구조였다면 자체 앱체인 출시 이후에는 거래 수수료가 검증자 노드들에게 분배될 예정이다. 분배 비율은 스테이킹한 $DYDX 개수에 비례할 가능성이 높으며, 간접 스테이킹 참여가 가능하면 홀더들 입장에서도 $DYDX를 보유할 확실한 유인이 생기게 된다. DYDX 앱체인을 이용하는 트레이더들은 트랜잭션 가스비를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검증자 노드들은 1) 블록 생성 리워드와 2) 거래 수수료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앱체인으로 전환해도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4년간 연평균 66%). 트레이딩 보상은 꾸준히 지급될 것이고 내년부터는 파운더, 팀, 투자자 물량이 꾸준히 언락된다. 여기에 앱체인 이후에는 보안 유지 비용(security cost)의 일환으로 검증자들에게 블록 생성 리워드까지 지급하게 되어 인플레이션율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서비스 활성도가 낮아지고 거래 수수료가 줄어들 경우 검증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블록 리워드가 증가할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
D) 서비스 확장
전세계에서 가장 큰 크립토 거래소 중 하나를 꿈꾸는 dYdX가 무기한 선물 상품만 파는 것에 만족할 리 없다. dYdX는 향후 스팟, 마진, 합성자산 등 다양한 상품들을 취급할 것이 분명한데, 그러기 위해선 서드파티 인프라로부터 벗어나 defi 트레이딩에 최적화된 메인넷으로 이전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StarkEx는 앱특화(application specific) ZK롤업으로, 사전에 지정된 특정 트랜잭션 타입만 STARK증명을 생성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dYdX의 경우, 무기한 선물 관련 트랜잭션).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dYdX의 앱체인 구축은 서비스 확장의 활로를 열기 위한 초석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며, 이는 향후 1) 네트워크 활성도 증가 2) 매출 확대 및 3) 토큰 유틸리티의 확장으로도(예: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경우, ve모델 도입)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 중요한 것은 기반 블록체인이 아니라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
많은 이들이 현존하는 블록체인 중 생태계가 가장 큰 이더리움에 남아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dYdX의 대표 Antonio Juliano와 주요 경영진들은 dYdX의 최우선 목표는 최적의 유저 경험을 제공하는 뛰어난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즉, 이들이 보기에 디앱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는 기반 블록체인이 아니라 상품의 퀄리티이며, 좋은 상품을 만들면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올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자유로운 개발 환경을 제공하고, 오스모시스나 테라같은 유명한 L1을 배출한 경험이 있으며, 생태계가 그나마 활발한 편인 코스모스는 합리적인 선택지라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코스모스는 이번 코스모스 허브(Atom 2.0) 백서에서 발표한 것과 같이 인터체인 보안(Interchain Security)이나 유동성 스테이킹(Liquid Staking)과 같은 기능들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한다.
부제) 확장성 개선은 마이그레이션의 주요 동기가 아니었을 것
마지막으로, dYdX 입장에서 확장성은 자체 앱체인 구축을 결정하게 된 주요 동기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 dYdX는 초당 약 1,000개의 오더북 주문, 초당 10개의 거래를 처리하고 있는데, 이 정도는 StarkEx의 처리량(9,000 TPS)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자체 앱체인이 StarkEx 이상의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텐더민트 코어 합의 엔진(Tendermint Core Consensus Engine)의 이론상 최대 TPS는 10,000이지만, Paradigm 리서치에 따르면 64명의 검증자 노드들이 합의 알고리즘에 참여할 경우 처리량이 4,000TPS 수준으로 대폭 하락한다. 이처럼 검증자 노드가 증가할수록 트랜잭션 합의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dYdX가 확장성 문제를 어떠한 식으로 개선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5. 마이그레이션 이후 dYdX 리스크 점검
코스모스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취할 수 있는 이득이 있는가 하면, 위험 요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대부분의 위험 요소들을 앞선 내용에 언급한 바 있으며, 이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네트워크 보안: 자체 검증인 셋 구축에서 오는 잠재적 보안 리스크가 있다. 이더리움은 현존하는 블록체인 중 보안성이 가장 뛰어난 편인데, StarkEx에서 앱체인으로 전환하게 될 경우 더 이상 이더리움의 검증자 노드들을 활용할 수 없으며 자체 검증인 셋을 구해야 한다. 혹여나 디앱이 해킹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라도 한다면 토큰 가치가 폭락하여 체인 자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 다만, 코스모스 허브 백서에 언급된 인터체인 보안 실현 시 해당 리스크는 일부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TOM 2.0 백서 출시: ATOM은 코스모스의 기축통화로 자리잡을 것’ 글 참고)
- 토큰 인플레이션: 앞서 설명했듯이 네트워크 보안과 이어지는 리스크로, 앱체인을 운영하는 대다수의 프로젝트들은 해킹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검증자 노드로부터 높은 업타임을 요구하며, 그 대가로 노드들은 충분한 보상을 기대한다. 이렇듯 앱체인은 노드들을 부트스트래핑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높은 토큰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게 된다. 안 그래도 인플레이션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dYdX인데, 이보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기라도 하면 그때는 정말 토큰 가격 회생이 어려워질 수 있다.
- 브릿지 해킹: 마이그레이션 이후 유저들이 dYdX <-> 이더리움 (혹은 기타 L1블록체인)간 자금 이동을 하려면 IBC로 통신이 가능한 기타 코스모스 체인을 제외하고는 반드시 브릿지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바이낸스 브릿지부터 시작해서 노마드, 웜홀 사건 등 브릿지 해킹 사고가 빈번히 터지고 있어 브릿지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Chainanalysis에 따르면 올해 브릿지 해킹에 따른 총 피해 규모는 $1.4B에 육박한다.
- 유동성: 앱체인 전환 이후 이더리움내 풍부한 자산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10월 15일 기준 이더리움의 총 TVL은 $30B에 근접하는 반면, 코스모스는 총합 $1B도 채 되지 않는 TVL로 충분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기준으로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 이더리움에는 총 $89B의 스테이블코인이 유통되고 있는가 하면, 모든 텐더민트 기반 체인을 합쳐도 코스모스는 $500M을 넘지 않는다. 다행히, 내년 초 Circle사가 코스모스에도 USDC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 오라클:코스모스 생태계의 경우 체인링크같은 신뢰성 높은 오라클이 미비한 상황이다. 물론 코스모스에도 Band Protocol이나 UMEE같은 오라클이 있기는 하나, 해당 오라클이 어느 정도 수준의 기술력 및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는 지는 현재로써 판단하기 다소 어렵다.
- 거버넌스: 탈중앙화 구조는 자칫하면 의사 결정 프로세스에서 혼란을 야기하거나 개발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는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dYdX가 완전한 탈중앙화를 이룩하려는 만큼 거버넌스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6. 새로운 경쟁자 등장? KUJIRA와 Sei Network
한편, 무기한 선물 DEX 시장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모스 생태계 내에서 부상하고 있는 대표적인 defi 프로젝트들을 살펴보자.
KUJIRA
6월에 메인넷을 출시한 쿠지라(Kujira)는 코스모스 기반 L1 defi 프로토콜로, 매우 빠른 개발 속도와 수준 높은 UI//UX로 업계 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쿠지라는 일본어로 ‘고래’를 뜻하는데, 이는 누구나 고래가 될 수 있도록 개인투자자들을 돕겠다는 프로젝트의 비전을 나타낸다. 쿠지라는 현재 L1 외에도 아래와 같이 다양한 디앱들을 개발하고 있다:
- FIN: 온체인 오더북 DEX로, 향후 마진 트레이딩 서비스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 ORCA: 청산 물량을 받아주는 경매 서비스로, 일정 프리미엄을 붙여서 입찰을 하는 방식이다. 급격한 청산을 받아주는 그물망 역할을 하며 테라 당시 인기가 매우 많았다.
- Blue: 쿠지라 종합 대시보드로, 거버넌스, 스왑, 스테이킹, IBC 브릿지, 스테이블코인(USK) 민트 등 다양한 기능들이 존재한다.
Sei Network
Sei Network는 오더북 특화 코스모스 기반 L1 프로토콜로, AMM이 아닌 CLOB(Central Limit Order Book) 매칭 엔진을 중심으로 defi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솔라나의 세럼(Serum)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dYdX와 달리 100% 온체인 오더북 모델을 지향하고 있으며, 향후 옵션, 선물, 라이브 스포츠 배팅 등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 외 Sei L1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허가형(permissioned)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거버넌스 투표에서 통과를 받아야만 Sei 네트워크 위에서 디앱을 구축할 수 있다.
- 확장성: Sei 네트워크의 이론상 최대 TPS는 22,000, 완결성(finality)는 600ms 정도로 확장성이 매우 뛰어난 편에 속한다. 다만, 이는 아직 검증된 수치가 아니며 실제로 해당 퍼포먼스를 구현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 프론트러닝(frontrunning) 방지: frequent batch auctioning을 도입하여 mev를 방지하였다.
7. 맺으며: 마이그레이션 이후 dYdX 전망은?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던 dYdX는 불과 1년 채 지나지 않아 GMX에게 점유율을 조금씩 빼앗기며 하락세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비우호적인 매크로 상황을 탓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본질적으로 이를 토크노믹스의 문제라고 보았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dYdX의 앱체인 구축 이유를 1) 서비스 탈중앙화 및 증권형 토큰 규제 회피 2) 토큰 유틸리티 개선 3) 서비스 확장을 통한 토큰 유틸리티 확대 등 토큰 가치 제고를 중심으로 해석하였다. dYdX가 이더리움 생태계를 이탈하게 되면 앞서 언급하였던 리스크를 떠안게 되겠지만, 필자는 GMX에게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가만히 있는 것이 더 위험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dYdX가 코스모스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토크노믹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만 있다면, bull case 시나리오 (아래 그림 참고) 가능성이 생겨 초기에 스테픈이 솔라나 붐을 이끌었듯 코스모스 썸머를 이끄는 주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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