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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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화 시리즈 전편>

(1) 바보야, 문제는 탈중앙화야!

(2) 비탈릭의 정의에서 보는 메인넷의 탈중앙화

[Xangle Original]

작성자: Crypto_Gang

요약

  • 디앱들은 코인에 투표권을 부여하는 온체인 거버넌스를 통해 정치적 탈중앙화 추구
  • 거버넌스의 탈중앙화는 다수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
  • 그러나, 대부분의 거버넌스 의사결정이 소수의 고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어 탈중앙화 정도가 낮은 수준
  •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하나의 공유된 신념(올림푸스), 페어 런치를 통한 초기 투자자 영향력 약화(Ve(3,3)) 등의 방법을 시도 중

지난 시리즈 글들에서는 탈중앙화의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고 메인넷의 탈중앙화 상황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디앱, 정확히는 코인 거버넌스가 탈중앙화 현황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코인 거버넌스는 무엇인가, 그리고 왜 필요할까?

디앱은 구조적 탈중앙화를 이룬 메인넷에서 작동되는 어플리케이션이기 때문에, 비탈릭의 정의에서 봤을 때 구조적 탈중앙화보다 정치적 탈중앙화가 이슈입니다. 그래서 디앱에서는 DAO 혹은 홀더들이 거버넌스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진행하도록 해서 정치적 탈중앙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거버넌스는 투명성을 추구하기 위해 코인으로 투표를 하고 이를 온체인에 기록하는 코인 거버넌스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때 코인은 일반적으로 1개당 1표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투표권으로 사용됩니다. 탈중앙화를 선언한 디앱 중 대부분은 이러한 코인 거버넌스를 운영 중이거나 이후 운영을 계획 중입니다.

그렇다면 거버넌스의 탈중앙화는 왜 중요한 것일까요? 거버넌스의 탈중앙화 여부는 홀더 다수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기 때문에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홀더들만 이익을 가질 수 있는 거버넌스 제안이 올라온다 하더라도, 탈중앙화된 거버넌스라면 다수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이러한 거버넌스의 제안은 거절할 수 있습니다. 이는 주식 시장의 주주의 역할과도 유사합니다. 소액 주주더라도 자신들의 배당, 즉 이익을 지키기 위해 투표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코인 거버넌스는 코인으로 손쉽게 투표가 가능해 온체인에서 더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탈중앙화를 선언한 디앱의 코인 거버넌스의 실제 투표 사례를 보면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아래의 사례를 보시면 비트코인 개발자 필라의 “디파이에서 탈중앙화 부족은 절대적으로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커뮤니티가 그것에 대해 이렇게 관대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라는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올 것입니다.

소수의 고래가 조종하는 코인 거버넌스

언뜻 보기에 민주적으로 보이는 코인 거버넌스의 의사결정은 실상을 드려다보면 소수의 고래 홀더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1년 11월, 유니스왑 스냅샷에서는 유니스왑 V3을 폴리곤에 배포할 것인지에 대한 2단계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이 투표안은 단 두 명의 고래 홀더에 의해 결정되었습니다. 각각 500만 UNI와 250만 UNI를 보유한 홀더가 찬성에 투표한 것이죠. 이는 총 투표 수가 약 780만 UNI였던 점을 고려하면, 총 투표수의 96%를 차지하는 액수입니다. 즉, 투표 진행에서 단 두 명의 의견이 다른 홀더들의 의견에 비해 압도적으로 중요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 다른 사례를 보겠습니다. 2021년 11월 아베는 기관 투자자를 위한 대출 프로토콜인 아베 ARC에 Fireblocks라는 회사를 화이트리스트 추가하는 것에 대해서 거버넌스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이 투표도 단 5명의 고래 홀더의 투표만으로 결정이 됐습니다. 이 투표에서는 고래 5명의 투표권이 총 득표 수의 97%를 차지했습니다.

위의 사례는 결코 극단적인 사례만을 모아온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디앱에서 진행 중인 거버넌스 투표의 상세 투표 목록을 보면, 거의 모든 의사결정은 소수의 고래가 투표함으로 결정됩니다. 즉, 코인 거버넌스는 허울만 민주주의의 탈을 썼을 뿐, 실은 소수 고래의 집단 지도체제인 것입니다. 만약 일부 고래 홀더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악의적인 안건의 투표를 진행해도 일반 홀더들은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코인 거버넌스의 악순환

코인 거버넌스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소액 홀더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홀더가 올바르게 투표해야하는 개인적인 인센티브가 없어 참여 유인이 낮습니다. 따라서 투표에 참여할 유인이 적은 소액 홀더들은 투표에 참여를 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투표는 소수 고래 홀더들만 투표를 하게 됩니다. 또 고래 홀더들의 투표만으로 의사결정이 되는 결과들을 보면 소액 홀더들의 참여 유인은 낮아지게 됩니다.

이는 비단 디앱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메인넷도 이미 코인 거버넌스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이죠. 비탈릭은 이러한 코인 거버넌스의 한계를 이미 과거부터 지적해왔습니다. 그리고 2021년 8월, 자신의 블로그에 자신이 생각하는 코인 거버넌스 극복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비탈릭의 글에서도, 해결 방안에 대한 제안일 뿐 비탈릭 또한 블록체인과 같은 시스템을 제안하지는 않았고 대안들을 실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코인 거버넌스의 문제, 그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이러한 코인 거버넌스의 문제는 해결방안이 없는 것일까요? 우리는 다음 두 사례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디파이 2.0으로 주목받았던 올림푸스의 거버넌스 투표를 보면, 고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OIP-75 투표 보면 투표 토큰 상위 10명의 비중이 41%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액을 가진 홀더라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올림푸스에서는 왜 소액의 홀더라도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일까요? 올림푸스에 하나의 공유된 신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올림푸스는 암호화폐 내의 Reserve currency가 되겠다는 하나의 신념이 올림푸스 참여자에게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소액 홀더더라도 적극적으로 투표를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거버넌스와도 유사합니다.

또한 최근 안드레 크로녜는 자신의 신규 프로젝트인 Ve(3,3)에서는 토큰을 페어 런치(Fair launch) 방식으로 분배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페어 런치란 프로젝트가 아무런 투자를 받지 않고 프로젝트 런칭에 기여한 사람의 기여도에 따라서 토큰을 분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는 토큰 유통 물량의 대부분을 잠식하는 초기 투자자 고래의 영향력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코인 거버넌스를 대체하거나 극복할 방안이 고민되고 있으나 아직 완전한 해결책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로서는 공유된 신념을 가지거나 초기 투자자의 자본 잠식을 줄이려는 노력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온체인 거버넌스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와도 같습니다. 코인 거버넌스는 실제 도입된지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기술입니다. 우리는 거버넌스에 대해서 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탈중앙화의 길로 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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