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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2, 2021

<탈중앙화 시리즈 (1)> 바보야, 문제는 탈중앙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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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ngle Originals]

작성자: Crypto_Gang

요약

  • 비탈릭이 정의하는 탈중앙화는 구조적, 정치적, 논리적 탈중앙화
  • 블록체인은 구조적, 정치적으로는 탈중앙화되어 있으며, 논리적으로는 중앙화되어 있음
  • 폴리곤 이슈에서 봤을 때, 정치적 탈중앙화에 대한 고려 부족
  •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정치적 탈중앙화에 대한 고려도 필요

이더리움의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은 탈중앙화 가장 많이 쓰는 단어지만 가장 정의가 허술한 단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필자는 이러한 비탈릭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탈중앙화는 추상적인 단어로 누가 정의하느냐에 따라 세부적인 사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탈중앙화를 정확히 측정하는 기준도 제각각입니다.

블록체인 업계는 실제 탈중앙화에 대한 엄밀한 정의는 내리지 않고 탈중앙화라는 용어를 만능키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항상 블록체인 진영에서는 탈중앙화되어있다며 전통 사업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말하는 탈중앙화가 무슨 의미인지와 진짜 우리들의 블록체인이 탈중앙화되었는지에 대해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탈중앙화 시리즈에서는 (1) 비탈릭이 말하는 탈중앙화는 무엇인지, 그리고 (2) 현재의 블록체인 메인넷들(3) 주요 디앱들의 탈중앙화 상황은 어떠한 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글에서는 비탈릭 부테린이 말하는 탈중앙화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비탈릭이 말하는 탈중앙화

비탈릭 부테린은 2017년 탈중앙화의 의미에 대한 글을 한 편 썼습니다. 비탈릭은 탈중앙화를 1) 구조적 탈중앙화, 2) 정치적 탈중앙화, 3) 논리적 탈중앙화, 세 개의 독립적인 축으로 나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세 축의 탈중앙화에 대한 기준을 아래와 같이 제시했습니다.

 

1) 구조적 탈중앙화

  • 얼마나 많은 실제 컴퓨터가 시스템을 만드는지?
  • 한 번에 몇 대의 컴퓨터가 고장나는 것을 견딜 수 있는지?

2) 정치적 탈중앙화

  • 얼마나 많은 개인이나 조직이 궁극적으로 시스템을 구성하는 컴퓨터를 제어하는지?

3) 논리적 탈중앙화

  • 시스템을 표현하고 유지하는 인터페이스와 데이터 구조들이 단일한 형태를 가지는지?
  • 만약 시스템을 절반으로 나눴을 때에도, 두 구성요소가 독립적인 단위로 계속 작동할 수 있는지?

예를 들어, 전통 기업은 정치적으로나 구조적으로, 또 논리적으로 중앙화되어 있습니다. 전통 기업에서는 한 명의 CEO가 모든 결정을 내리며(정치적 중앙화), CEO가 머무는 헤드 오피스가 존재합니다(구조적 중앙화). 또한 기업을 절반으로 나눴을 때 한 명의 CEO를 둘로 나눌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이 돌아갈 리 없습니다. (논리적 중앙화)

블록체인은 어떤 중앙화 조직과도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탈중앙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단일 주체가 체인을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탈중앙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컴퓨터가 한 컴퓨터처럼 작동하여 분산원장을 기록하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중앙화되어 있습니다.

비탈릭의 관점에서 볼 때, 그래도 많은 블록체인들이 전세계에 다수의 노드와 검증인을 확보하면서 구조적 탈중앙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정치적 탈중앙화는 아직 많은 블록체인들에 숙제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블록체인에 대한 의사결정은 대다수의 개발사들이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예로, 가장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폴리곤의 중앙화 논란을 살펴보겠습니다.

정치적 탈중앙화가 되어있지 않은 폴리곤

<출처: 엔지니어 나탄 워슬리의 트윗>

최근 폴리곤이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하드포크를 해서 중앙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폴리곤은 외부에 알리지도 않고 노드들의 코드 베이스를 신속히 업그레이드했습니다. 나탄 워슬리는 이러한 폴리곤의 업그레이드가 외부에 안내 없이 신속하게 하드포크가 된 것으로 볼 때, 폴리곤이 중앙화되어 있다고 비판을 했습니다. 이는 비탈릭의 관점에서 볼 때, 두 가지를 비판한 것으로 보입니다.

  1. 이렇게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것으로 봤을 때, 특정 지역에 노드들이 몰려있는 것이 아닌가? (구조적 중앙화)
  2. 네트워크의 의사결정을 소수의 집단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봤을 때, 정치적 탈중앙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아닌가?

폴리곤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 변경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취약점이 해커들에 의해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며, 검증인 노드들의 만장일치로 진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구조적 탈중앙화의 경우, 아직 비판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됩니다. 디지털 시대에서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노드의 의사를 빠르게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탈중앙화에 대해서는 확실히 비판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폴리곤의 이번 업그레이드는 정치적 탈중앙화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폴리곤이 검증인들에게 만장일치의 의견을 받았다고 하지만, 일반 홀더들은 하드포크를 하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이렇게 코드를 임의로 바꾸는 것을 일반 홀더들이 모른 채 진행하는 것은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블록체인에서 해서는 안될 행동입니다. 더욱이 이를 논란이 되자 검증인들의 투표를 받아서 괜찮다고 변명하는 것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따라서 폴리곤의 이번 중앙화 논란은 비판을 받아 마땅한 사건이며 정치적 탈중앙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탈중앙화되어 있어?”

블록체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직 매우 불편한 기술입니다. 중앙화 시스템에 비해 느리고, 수수료도 내야합니다. 그럼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탈중앙화라는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 때, 그 탈중앙화 철학에 열광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탈중앙화를 일정 부분 타협한 프로젝트들이 등장하며 그 중요성이 퇴색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비트코인 이후 생겨난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에게 탈중앙화 철학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확장성이 높은 메인넷이 나온다 해도, 높은 APY를 주는 디파이가 나온다고 해도 우리가 처음으로 해야될 질문은 “그래서 그게 (구조적으로, 정치적으로) 탈중앙화가 되어 있어?”여야 할 것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탈중앙화가 완전히 이루어진 프로젝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얼마나 탈중앙화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지, 그 고민을 계획으로 옮기는 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우리가 확인해야 될 부분입니다.

2편에서는 비탈릭의 탈중앙화에 대한 정의를 기준으로 메인넷(Layer 1)의 탈중앙화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https://medium.com/@VitalikButerin/the-meaning-of-decentralization-a0c92b76a274, https://www.coindesk.com/policy/2021/12/06/defis-decentralization-is-an-illusion-bis-quarterly-review/, https://www.coindesk.com/markets/2021/07/30/money-reimagined-can-defi-stay-decentralized/, https://thedefiant.io/polygon-forking-controversy/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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