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Originals]
작성자: RoHu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닌데.. 나머지는?
지난 비트코인 규제와 회계처리에 이어서(링크), 이더리움과 나머지 알트코인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비록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것은 비교적 합의된 컨센서스가 존재한다. 하지만, 나머지 알트코인은 여전히 모호한 상태이다. 이더리움을 필두로한 알트코인의 경우 이것이 자산인지, 자산이라면 어떠한 형태의 자산인지 불명확한 상태이다. 특히 기존 규제를 바탕으로 해석을 진행하는 비트코인과 달리, 알트코인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의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해당 담론의 핵심은 “알트코인들이 증권인지 아닌지” 이다.
SEC는 2019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님을 밝혔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탈중앙성이 높으며, 지급 주체가 없기 때문에 증권이 아님을 못박아 두었다. SEC의 언급에서 짚고 가야할 포인트는 “탈중앙성”과 “지급주체”이다.
이미 시작된 논쟁, SEC 와 XRP의 소송전
이미 해당 논의는 시작되었다. 2020년 12월 SEC는 리플랩스가 증권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시작했다. 주된 논의는 XRP가 미등록 증권이라는 것. 미등록 증권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 리플랩스라는 지급 주체가 명확하며, 리플랩스의 사업 성과에 따라 XRP의 가격이 정해진다는 것. 투자자들은 리플랩스의 사업적 수완을 믿고 투자를 했다는 것
- 비트코인, 이더리움과는 달리 개인들의 채굴이 불가능하고 리플랩스의 공급에 의해 XRP의 가격이 변동된다는 것. 화폐로서 가치가 없다는 것
SEC에서 말하는 증권이란 호위 테스트(Howey test)를 기준으로 판명된다. 증권이란 일반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 계약을 맺고 판매한 상품이며, 소유주가 아닌 제 3자의 관리 행위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는가가 기준이 된다. 결국 핵심 쟁점은 XRP는 탈중앙화 되어 있지 않고, 리플랩스라는 지급주체의 사업 능력에 따라 운영되는 ‘증권’이라는 것 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가치 상승을 담보하는 주체가 없으며, 충분히 탈중앙화 되어 있기 때문에” 증권이 아닌 것과 대비되는 것 이다.
향후 소송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에서는 지금 “탈중앙성”에 대한 논쟁을 시작했고 이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려고 한다는 것 이다. 탈중앙성의 중요성이 현실 세계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판례주의라는 영미법상, SEC와 XRP의 소송 결과는 향후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및 분류에 대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법령과 규제가 전무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알트코인에 대한 쟁점들
1.알트코인은 기존 자산인가 새로운 자산인가?
이 전 비트코인 규제에 관한 글에서 알 수 있듯, 비트코인은 기존 자산군에서 어느 곳에 편입되느냐를 가지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물론 크립토라는 새로운 자산군이 분류가 생길 수도 있지만 주된 논의는 기존 자산군의 분류 체계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은 조금 다르다. XRP와 SEC소송에서 알 수 있듯, 탈중앙성과 지급주체에 따라 해당 코인이 어떠한 자산인지 분류가 될 예정이다.
- 탈중앙성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고 그 정의는 무엇인지 (EX. 노드 수, 모두가 참여 가능한 퍼블릭 체인과 프라이빗 체인등)
- 지급 주체는 어떻게 정의하고 구분할 것인지 (EX. POW-POS-DPOS 등 합의와 채굴방식에 따라 구분할 것인지) 등 넘어야할 산이 너무나도 많다
이더리움만 하더라도, 이미 증권이 아니라고 확답을 했지만, “디지털 자산이 증권인지에 관한 기준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가변적이다” 라는 2019년 클레이튼 SEC위원장의 말에 따라 POS 방식으로 바뀌는 이더리움이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 때문에 갑자기 증권으로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알트코인에 대한 규제는 현재 전무한 상태이며, 정의부터 새롭게 다시 써 내려가야한다. 기존 자산군에 대한 분류 체계를 사용할 것인지, 새로운 분류 체계를 만들 것인지를 말이다. 그리고 SEC와 XRP의 소송은 이 기나긴 여정의 시작이자 이정표가 될 예정이다.
2.자산군 내 분류 체계는?
어찌어찌 알트코인에 대한 개괄적인 분류 체계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내부적 기준 역시 정해야 한다. 기존 자산이라면 해당 알트코인의 성격에 따라 금융자산인지, 증권인지, 현금성 자산인지를 정해야 하고, 크립토 라는 새로운 자산군이 생기면 아예 새롭게 분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알트코인은 그 성격이 매우 다양하다. PCI, MTL 과 같이 현실상의 결제에 사용되는 “화폐”적 성격을 가진 코인, CRV, DYDX처럼 프로토콜 수수료를 나눠 받는 증권적 성격을 가진 코인, AVAX,SOL 처럼 생태계 내에서 활용되며 거버넌스 기능을 가진 코인등 각 코인별로 성격과 활용처가 다르다. 과연 이들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 기존 자산군이 이러한 코인들을 제대로 분류할 수 있을지 역시 논쟁거리다.
크립토라는 새로운 분류를 가져와도 P2E, NFT, DEFI 2.0등 빠르게 변하는 코인 생태계의 영향으로 이 역시 난항을 겪을 예정이다. 또한 각 코인들에 새로운 기능들이 빠르게 추가됨에 따라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 어려울 수 있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1. 현재 존재하는 코인들중 상당수가 사라지거나, 개편되거나, 상장폐지 혹은 상장불능이 될 것
소송 결과에 따라 하나 둘 분류 체계가 세워질 것이고, 가이드라인에 맞지 못하는 코인들은 거래소 상장이 폐지되거나, 상장 불능이 될 수 있다. 가령 물건을 살 수 있는 화폐형 코인들은 스타벅스 카드 , Google play 잔액처럼 비유동 부채로 인식되어 상장이 폐지될 수 있다. 한편 지난 35년동안 시장가치가 500% 증가한 에르메스의 벌킨백은 금보다 낫다는 소리를 듣지만 기업재화라는 성격 때문에 자산으로 인정받기 못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발행한 코인 (P2E와 같은 게임 코인, 내부 생태계에서만 쓰이는 코인), NFT, 발행량과 탈중앙성 여부가 불투명한 코인들은 벌킨백과 같이 공식적인 자산이 되지 못할 수 있다.
2.향후 발전 방향성을 제공할 것
블록체인과 크립토를 통해 해결 가능한 영역과 불가능한 영역이 분명하게 나뉠 것이다. 현재는 굳이 블록체인이 아니더라도 해결 가능한 문제, 이미 기존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문제를 코인 생태계로 가져온 프로젝트들이 많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에 가이던스를 제공해 블록체인 생태계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3.보다 성숙해진 시장으로 - 투자자 보호 및 기관들의 유입이 가속화될 것
규제를 바탕으로 투자자 보호가 이루어지고, 리스크가 해소되어 기관들을 비롯 스마트 머니의 유입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중 상당 부분은 기업들에 쌓여있다. 일부 기업들은 코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규제안의 부재로 인해 접근을 망설이고 있다. 만약 정확한 규제와 가이던스가 나온다면 기업과 기관들의 돈이 유입되어 가치 저장수단인 비트코인과 무관하게 대 알트코인 시대가 올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 코인에 대한 규제들은 넘어야 할 산이 훨씬 많으며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규제안이 나오게 된다면 지금은 규제 일변도로 대응하는 STO등과 같이 블록체인과 궁합이 잘 맞는 새로운 섹터가 부상할 수도 있다. 변화하는 시장속에서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 규제는 리스크로 볼 수도 있지만, 발전 방향을 명확하게 해주는 가이던스가 될 수도 있다. 블록체인과 크립토의 본질이 무엇인지, 향후 발전 방향성과 정부의 규제가 어떠한 형식으로 이루어질지 고찰한다면 다가오는 크립토 시대, WEB 3.0시대에 발맞춰 큰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