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링크 CCIP, 레이어제로를 너머 표준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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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현
Research Analyst/
Xangle
2023.08.28

<이미지 출처: 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

목차

1. 들어가며

2. 체인링크의 야심작, CCIP는 무엇인가?

3. CCIP와 레이어제로의 목적은 모두 브릿지 트릴레마 해결

4. 서로 닮은 듯 다른 CCIP와 레이어제로의 기술력

5. CCIP, 레이어제로를 뛰어넘을 잠재력은 충분

6. 맺으며

 

 

1. 들어가며

그동안 수많은 레이어1, 2 블록체인이 탄생해왔지만, 아직 그 유동성의 대부분은 파편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멀티체인 디앱인 유니스왑, 스시스왑 등도 자산이 각각의 블록체인에 사일로(Silo)화되어 있을 뿐, 이를 체인간에 자유롭게 전송하기에는 어렵다. 이를 인터넷에 비유하자면, 인터넷의 TCP/IP 프로토콜이 존재하지 않아, 소비자가 카카오톡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A 네트워크를, 그리고 네이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B 네트워크를 사용해야 되는 것이다.

이렇게 체인마다 단절된 유동성을 통합시키기 위해 여러 크로스체인 기술들이 개발되었다. 크로스체인 기술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브릿지 기술이었다. 그러나 브릿지는 비효율적이며, 중앙화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또한 2021년부터 흥행한 락앤민트(Lock-and-Mint) 브릿지들이 각종 해킹 사태에 노출되면서 브릿지는 골칫거리가 되었다.(2023 Crypto Outlook: Antifragile 참고)

레이어제로는 각종 해킹 사고로 인해 붕괴된 브릿지 생태계를 빠르게 접수해나갔다. 레이어제로는 기존 비효율성을 ULN(Ultra Light Node)와 오라클, 릴레이어의 이중 보안 구조를 통해 기존 브릿지들의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레이어제로는 현재는 자산 이동만을 지원하지만, 추후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로의 도약을 위해 준비 중인 상황이다.(자세한 내용은 쟁글의 ‘레이어제로 리서치’ 참고)

그러던 중, 올해 7월 EthCC에서 체인링크가 CCIP(CrossChain Interoperability Protocol) 테스트넷 출시를 발표했다. CCIP는 체인링크 랩스가 국제 금융 표준 통신망 SWIFT와 2017년부터 공동으로 개발한 크로스체인 솔루션이다. 그리고 CCIP는 레이어제로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에 본 글에서는 먼저 CCIP의 기술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겠다. 또한 CCIP와 레이어제로의 기술에 대해 비교하고, 향후 표준화 경쟁의 전망에 대해서 예상해볼 예정이다.

2. 체인링크의 야심작, CCIP는 무엇인가?

CCIP는 파편화된 블록체인들간의 통신을 위한 표준 프로토콜이다. 체인링크의 설립자 세르게이 나자로프는 CCIP를 인터넷의 TCP/IP에 비유한다. 초기 파편화된 인터넷 네트워크를 TCP/IP라는 통신 프로토콜이 표준화를 했다면, CCIP 또한 파편화된 블록체인을 하나로 잇는 기술인 것이다.

CCIP는 온체인과 오프체인 구성 요소를 모두 포함한다. CCIP의 구성요소를 메시지 전달 과정을 따라가며 알아보도록 하자.

소스체인

  1. 먼저 소스체인에서는 사용자의 자산 전송 및 스마트 컨트랙트 사용을 위한 메인 컨트랙트인 라우터(Router)가 존재한다. 사용자는 소스체인에서 이 라우터만을 활용하여 메시지를 전송하면 된다.
  2. 그리고 라우터에 전송된 메시지는 온램프(OnRamp)에 전달된다. 온램프에서는 크로스체인 트랜잭션 및 메시지의 유효성을 검증한다. 그리고 검사가 완료된 트랜잭션 및 메시지는 토큰 풀로 전송된다.
  3. 토큰 풀(Token Pool)에서는 전달받은 트랜잭션 및 메시지에 기반하여, 소스 체인에서 해당 토큰을 Lock 또는 Burn한다.

오프체인

  1. 오프체인의 실행 DON(Execution Decentralized Oracle Node)은 온램프에 기록된 트랜잭션 및 메시지를 확인 후 실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2. 커밋 DON(Commit DON)에서는 트랜잭션 및 메시지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머클 루트 형태로 목적지 체인의 커밋 스토어에 전송한다.
  3. 그리고 CCIP에서는 크로스체인 보안을 위해 RMN(Risk Management Network)라는 독립적인 리스크 관리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해당 네트워크에서는 노드들이 머클루트의 동일성을 검증하여 해당 메시지가 진실임을 확인한다.

목적지 체인

  1. 메시지가 실행 DON을 거쳐 오프램프(OffRamp)에 도달하면 오프램프 단계에서 다시 트랜잭션 유효성을 검증한다.
  2. 그와 함께 커밋 DON에서는 목적지 체인에 존재하는 커밋 스토어(Commit Store)에 머클루트를 저장한다.
  3. 오프램프에서 전송받은 메시지를 토대로 목적 체인의 토큰 풀에서는 새로운 토큰을 발행(Mint)한다.
  4. 최종 메시지가 목적지 체인의 라우터에 전송되며, 전송된 메시지를 사용자가 확인한다.

CCIP의 수수료는 소스 체인에서 결제한다. 수수료에는 소스 체인의 가스비와 함께 보험료 명목으로 일부 금액이 포함된다. 수수료 결제는 LINK 또는 소스 체인의 네이티브 토큰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3. CCIP와 레이어제로의 목적은 모두 브릿지 트릴레마 해결

CCIP와 레이어제로의 목적은 모두 브릿지 트릴레마를 해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다만, 레이어제로와 CCIP도 각기 해결하고자 하는 브릿지 트릴레마의 정의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먼저 레이어제로는 스타게이트 파이낸스를 출시하면서 위와 같이 브릿지 트릴레마를 정의했다. 레이어제로는 통합 유동성, 즉각적인 완결성, 네이티브 자산 전송이 기존 브릿지들이 가진 문제로 제시했다. 그리고 레이어제로는 ULN(Ultra Light Node)와 델타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위의 문제들을 해결했다.(자세한 내용은 쟁글의 ‘레이어제로 리서치’ 참고)

그렇다면 CCIP가 해결하고자 하는 브릿지 트릴레마는 무엇일까? CCIP가 브릿지 트릴레마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하고 있지 않으나, CCIP는 다음과 같은 기존 브릿지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CIP는 기존 브릿지에 비해서 더 1) 탈중앙성이 높으며(무신뢰성), 2) 보안에 더 효율적이고, 3) 범용성과 확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먼저 1) 탈중앙성에 대해서 살펴보면, 기존 브릿지 솔루션들은 대부분이 중앙 집중화된 방식으로 구현이 되어 있다. 그로 인해서 중앙화된 주체 혹은 소수의 노드만이 브릿지의 트랜잭션을 확인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일 실패 지점이 존재하게 되며, 브릿지의 해킹이 잦았던 것이다. 반면, CCIP는 커밋 DON과 실행 DON을 단일 주체가 운영하지 않고, DON의 찬성 표가 정족수에 도달해야 전송이 가능하다. 따라서 CCIP는 기존 브릿지 솔루션에 비해 탈중앙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음으로 CCIP는 기존 브릿지에 비해 2) 보안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기존 브릿지는 보안을 위한 독립적인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CCIP에는 독립적인 보안 네트워크인 RMN이 존재한다. RMN에서는 리스크 관리 노드들이 소스체인에서 전송된 메시지를 가져와 머클 트리를 독립적으로 재구성한다. 그리고 이 머클 루트가 전송되는 메시지의 머클 루트와 동일한 지 검증한다. 검증에 통과된다면, RMN은 Blessing 사인을 RMC에 전달하며 메시지가 정상적으로 전달된다. 그리고 만일 메시지가 검증에 통과하지 않는다면 RMN이 Cursing 사인을 RMC에 전송해서 CCIP를 일시 중지한다. 따라서 CCIP의 메시징 기술이 여타 브릿지에 비해 보안성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CCIP는 여타 브릿지들에 비해 3) 범용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우수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브릿지의 경우, 새로운 체인으로 확장을 위해서는 별도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범용성과 확장성이 떨어졌다. 반면, CCIP는 온램프와 오프램프, 그리고 RMC만 설치하면 새로운 체인에 연결이 가능하다. 따라서 해당 체인에 메시지 전송 및 검증을 위한 DON들만이 존재한다면, 별도의 스마트 컨트랙트 작성 없이 CCIP에 연결이 가능하다. 따라서 CCIP는 기존 브릿지들에 비해 범용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 서로 닮은 듯 다른 CCIP와 레이어제로의 기술력

CCIP와 레이어제로는 기술 측면에서 매우 유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먼저 CCIP와 레이어제로 모두 모듈러 구조로, 각 통신이 독립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따라서 최악의 상황에 하나의 브릿지가 해킹을 당하더라도, CCIP와 레이어제로 프로토콜의 다른 크로스체인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또한 두 프로토콜 모두 모듈러 구조를 통해 타 블록체인들로 빠르게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다음으로 두 프로토콜 모두 전송 및 검증에 두 개의 미들웨어를 사용한다.(CCIP: 커밋 DON, 실행 DON, 레이어제로: 릴레이어, 오라클) 다만 여기서 차이점은 CCIP는 또다른 자체 독립 보안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레이어제로는 보안을 위해서 오라클과 릴레이어의 독립성을 보장해, 두 미들웨어가 담합하지 않는 이상 브릿지 탈취가 어렵다. 그런데 CCIP는 커밋 DON과 실행 DON이 레이어제로의 오라클과 릴레이어 역할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독립 보안 네트워크인 RMN을 구축했다.

다만 완결성 측면에서는 레이어제로가 CCIP에 비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어제로는 실제 스타게이트를 통해 이미 빠른 완결성을 증명한 바 있다. 반면에 CCIP의 경우, 트랜잭션 소요 시간은 원 체인의 완결성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소스 체인이 이더리움이라면 해당 트랜잭션이 완결되는 시간은 10분인 것이다. 따라서 레이어제로에 비해 CCIP의 완결성은 다소 느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하면, 두 프로토콜 모두 범용성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보안성 측면에서는 CCIP가, 완결성 측면에서는 레이어제로가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CCIP는 보안성이 더 중요시하게 요구되는 규모가 큰 트랜잭션 처리 등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레이어제로의 경우 규모는 작더라도 빠른 완결성이 필요한 트랜잭션 처리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5. CCIP, 레이어제로를 뛰어넘을 잠재력은 충분

그렇다면 향후 CCIP와 레이어제로의 크로스체인 표준화 경쟁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필자의 견해로는 현재까지의 크로스체인 시장은 레이어제로가 지배적인 상황이지만 CCIP가 레이어제로를 뛰어넘을 잠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어제로 생태계, 출처: Layerzero.corner>

레이어제로는 이미 최근 1개월 전체 브릿지 거래량의 36%를 차지하며 브릿지 생태계를 접수하고 있다.(출처: DefiLlama) 또한 스타게이트 파이낸스라는 브릿지 프로토콜과 더불어 이미 80여 개의 디앱 등을 확보하며 생태계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CCIP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1) 이미 구축 되어있는 오라클 네트워크를 레버리지하여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는 점과 2) SWIFT를 비롯한 전통 금융권과 밀착된 사업을 통해 크로스체인의 표준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1) 이미 구축된 오라클 네트워크에 대해서 살펴보면, 체인링크는 이미 오라클, VRF, Automation 등의 다양한 프로덕트를 통해 다수의 메인넷과 디앱들을 자신들의 고객으로 락인시켰다. 또한 이미 992개가 넘는 DON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CCIP가 정식으로 출시된다면, 이미 보유하고 있는 고객 프로젝트들과 DON을 활용해 빠르게 CCIP 생태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Aave와 Synthetix 등과 같은 멀티체인 디앱들이 테스트넷에서 크로스체인 솔루션을 시범 운영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SWIFT와 은행을 비롯한 전통 금융권이 CCIP를 활용할 것으로 발표한 기사, 출처: Coindesk>

다음으로 2) 전통 금융권과의 밀착된 사업 진행도 CCIP의 표준화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이미 CCIP는 5년 전부터 SWIFT와 POC를 거쳐 발표한 프로젝트이다. 또한 최근에는 BNY멜론, BNP 파리바, 시티 등 유명 은행들과 미국의 금융 중개기관 DTCC 등이 SWIFT와 협업하여 CCIP를 통한 블록체인 연결을 시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은행들이 테스트해온 자체 프라이빗 블록체인 등과 이더리움, 폴리곤 등의 퍼블릭 블록체인의 연결을 CCIP를 통해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레이어제로가 1.2조 달러의 웹3 시장 통신의 표준이 되기를 노린다면, CCIP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규모가 훨씬 거대한 웹2와 웹3 통신의 표준이 되려는 것이다. 이렇게 웹3 생태계에서도 이미 확보한 고객과 DON을 바탕으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예상되는 데 더해, 기존 웹2와의 연결은 CCIP의 표준화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는 요소다.

6. 맺으며

아직 CCIP에게 갈 길은 멀다. 아직 테스트넷 단계이며, 아직 노드 운영에 대한 보상 및 처벌 체계도 정립되지 않았다. 또한 아직 CCIP 생태계에 올라온 프로토콜은 Aave와 Synthetix 뿐이며, 전통 금융권이 언제든지 발을 빼고 기존의 프로세스를 고수할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그럼에도 CCIP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모습이다. 이미 CCIP는 테스트넷 상에서 4개의 메인넷이 활용되고 있으며, 두 달 간 4,500건 이상의 트랜잭션을 처리했다. 특히 트랜잭션 성공률이 99.4%로 매우 높다는 점과 테스트넷 출시 초기를 제외하고는 한 달 넘게 트랜잭션 실패가 없다는 점은 CCIP에게 고무적인 성과이다.

따라서 향후 CCIP의 메인넷 출시와 함께 시작될 레이어제로와의 표준 경쟁에서 CCIP에게도 경쟁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그리고 전통 금융권이 보안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CCIP는 향후 정식 출시 이후 웹3보다도 웹2 금융 시장과의 접목을 통한 블록체인 대중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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