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수익 구조의 한계를 보여준 2022년
2. 수익성 지표: 매출, 영업이익
3. 안전성 지표: 자기자본비율, 가상자산손익, 차입금, 현금
4. 이제는 생존에 집중할 때
5. 규제 편입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할까
6. Appendix
1. 수익 구조의 한계를 보여준 2022년
지난 글에서 살펴보았듯 작년 11월 글로벌 2위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 신청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던 분위기 속에서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재무안전성은 양호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거래소는 2021년 9월 선제적으로 도입한 개정 특정 금융거래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객 예치금을 분리하여 보관하고 있었으며, 자체 가상자산을 발행하거나 담보로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FTX에서 발생한 인출불능사태에 대한 우려는 없었다. 다만, 원화마켓 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 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었으며, 2022년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재무안전성이 전년 대비 다소 저하되고 있었다.
가상자산 시장 침체의 결과는 2022년 4분기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매출은 높은 거래대금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였고 그에 맞게 인원을 확충하며 규모를 키워왔으나 급격하게 가상자산 시장 거래대금이 하락한 탓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2022년 4분기 순손실을 기록하였다.
이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지나치게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어 가상자산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 규모가 크게 변동하기 때문이다. 2021년 유례없는 가상자산 시장 활황으로 거래소가 호황을 누릴 때도 사업 다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러한 경고는 지난해 그대로 현실화되었다.
2022년 4분기 매출이 급감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재무안전성은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2022년 3분기에 이어 2022년 4분기 감사보고서 혹은 실사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재무 건전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6개
현재 특금법 신고 완료한 36개 사업자 중 거래업자는 27개사이다. 이 중 원화마켓 거래소는 5개사, 코인마켓 거래소는 22개사이다. 한편, 모든 거래소가 감사보고서나 실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거래소는 원화마켓 5개사, 코인마켓 1개사에 불과하며, 실사보고서를 공개한 곳도 15개사에 불과하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는 6개사를 중점적으로 다뤄볼 예정이다.
※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자산은 보유목적에 따라 재고자산 혹은 무형자산으로 분류
가상자산은 보유목적에 따라 재고자산 혹은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가상자산을 통상적인 영업확동 과정에서 판매를 위해 보유 중이거나 중개를 위해 매매하는 경우 재고자산으로 분류되며, 이 외의 목적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하는 경우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재고자산으로 분류된 가상자산은 유동자산 내에서 ‘가상자산’이라는 계정 과목으로 공시되고 있으며, 가상자산의 순공정가치 변동분은 변동이 발생한 기간의 기타영업외수익(비용)으로 인식한다. 무형자산으로 분류된 가상자산의 경우 무형자산 내 ‘기타무형자산’으로 공시되며, 가상자산은 재평가모형을 적용해서 평가손익을 기타영업외수익(비용)에 포함시킨다.
현재 두나무(업비트를) 제외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는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는 가상자산을 재고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두나무는 기존에 재고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던 가상자산을 2022년 6월부터 무형자산으로 분류하였다. 가상자산을 ‘통상적인 영업과정에서 판매 목적’ 보다는 ‘다양한 사업을 위한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분류 기준이 변함에 따라 자산과 자본 세부 계정에 변동이 생겼다. 유동자산이 5,228억원 줄고 그 금액만큼 비유동자산이 늘었으며, 가상자산을 재평가 모형을 적용해 평가함에 따라 이익잉여금이 234억원 줄고, 재평가잉여금이 234억원 늘었다.
한편, 고객이 위탁 보관한 가상자산은 연결실체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이에 대한 미래의 경제적 효익이 회사에 유입되지 않으므로, 자산의 정의와 인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 거래소는 별도의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2. 수익성 지표: 매출, 영업이익
가상자산 거래소는 영업점이 거의 없고, 24시간 내내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존 금융업권에 대비해 영업이익률이 상당히 높다. 2021년 한 해 동안 높은 거래대금을 바탕으로 상당한 영업이익을 기록하였으나, 2022년에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과 각종 이슈로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하면서 거래소 매출 역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2022년 4분기 매출은 업비트, 빗썸 등 원화마켓 거래소를 포함한 모든 거래소가 전분기 대비 30% 이상 하락하였으며, 영업이익은 업비트 빗썸을 제외한 모든 거래소가 전분기 대비 영업적자 전환하였다. 전반적인 수익성 지표가 하락하면서 수익성 측면에서 거래소 재무안전성이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A. 매출
1) 여전히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소는 거래대금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한 거래소의 노력으로 거래 수수료를 제외한 매출이 늘고 있지만 아직 그 비중이 매우 적은 편이다. 이는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의 재무제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두나무의 기타 서비스 매출 금액과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2022년 전체 매출액 중 기타 서비스 매출 비중은 2.78%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2) 매출 트렌드: 2021년 증가, 2022년 감소
따라서 거래소 매출은 거래 수수료와 거래량의 곱으로 이해할 수 있다. 거래 수수료는 보통 고정값이므로 매출은 거래량에 따라 크게 변동한다. 거래소 매출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국내 거래소 거래대금이 폭증한 2021년 크게 증가하였으나,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과 각종 이슈로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2022년 매출은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업비트와 빗썸의 2022년 매출은 각각 1조 2,493억원, 3,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줄어들었다.
3) 원화마켓으로 거래량 쏠림은 여전
2022년에도 원화마켓으로 거래량 쏠림 현상은 관측되었다. 2022년 원화마켓 거래소 거래대금은 8.1조원으로 국내 전체 가상자산 대금의 99.3%를 차지하는 한편, 동기간 코인마켓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500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 중 0.7%에 불과했다. 투자자들은 원화 전환의 용이함 등을 이유로 코인마켓 거래소보다는 원화마켓 거래소에서 거래를 하고 있다.
4) 원화마켓에서도 두드러진 빈익빈 부익부
한편, 거래량 양극화 현상은 원화마켓 안에서도 발생하고 있었다. 2022년 대형 거래소와 중소형 거래소 간의 거래량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었으며, 이는 거래소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얼마나 하락하였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업비트와 빗썸의 2022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5% 하락하였으나, 그 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이상 하락하였다.
그렇다면, 같은 원화마켓 안에서도 대형 거래소로 거래량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래소는 원활한 거래, 낮은 슬리피지 등이 장점으로 작용하는 만큼 풍부한 유동성이 엄청난 메리트로 작동한다. 즉, 조그만 유동성 격차가 지속적으로 더 많은 유동성을 끌어들이는 만큼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지난 2022년 발간된 한국 가상자산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거래대금 기준(2022년 1월 1일부터 2022년 10월 31일까지)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점유율은 업비트 82.7%, 빗썸 13,8%를 기록하며 두 개의 대형 거래소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원화마켓 거래소 안에서도 유동성이 비교적 풍부한 대형 거래소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2021년 대비 2022년 대형 거래소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는 것을 보았을 때 이와 같은 상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5) 해외 거래소는 파생상품 거래로 활로 모색 중
코인베이스와 같은 미국 거래소 역시도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2022년 적자 전환하였다.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국내 거래소가 신사업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해외 거래소는 파생상품 거래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본래 현물보다 파생상품 시장 규모가 더 큰 시장이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2023년 5월 16일 일일 현물 거래량은 6.6억 달러인 반면 파생상품 거래량은 이의 5배 정도인 34.9억 달러에 달한다. 현물과 달리 파생상품은 시장이 하락할 것 같을 때도 매도 포지션을 가져갈 수 있고, 레버리지를 이용하여 높은 수익률이 가능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심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인기가 많다.
다만,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경우 2017년 금융 당국이 ‘비트코인 선물’ 국내 거래를 금지하였으며,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모두 현물만 지원하고 있다. 미국 역시도 거래소 파생상품 지원을 금지하고 있으나, 가상자산 시장 위축에 크게 영향을 받은 코인베이스와 같은 거래소는 역외 국가 대상 파생상품 거래소를 잇따라 설립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려 노력하고 있다.
B. 영업이익
1) 영업이익 트렌드: 2021년 증가, 2022년 감소
가상자산 거래소의 영업이익은 매출과 동일한 추세로 변동하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의 영업이익은 2021년 각각 3.3조원, 0.78조원으로 전년 대비 3,676%, 424% 늘었다. 반면 2022년 영업이익은 각각 0.81조원, 0.1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79% 줄어들었다. 2022년 기말 기준 영업이익을 기록한 거래소는 업비트와 빗썸, 단 두 곳에 불과하다.
2) 영업비용에서 고정비 비중이 높아 매출 변동에 따른 대응력이 약함
영업이익이 매출에 비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이유는 영업비용에서 고정비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고정비는 매출 증감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발생하므로, 고정비가 높은 기업은 경기나 매출 변동에 대한 대응력이 약하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매출 변화에 따른 영업이익의 변동이 매우 높은 편이다.
업비트의 영업비용 중 인건비성 항목과 감가상각비, 광고선전비, 전산운영비 등을 포함한 고정비성 비용은 2022년 말 기준 약 82.7%를 차지하고 있다. 고정비성 항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 인건비이다.
고정비성 항목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항목은 인건비이다. 2021년 말 1,717명에 불과했던 거래업자 종사자수는 2022년 6월 말 2,045명으로 19.1% 증가했다. 가상자산 침체가 지속되었던 2022년 하반기에도 종사자 수가 늘었으며 2022년 말 기준 거래업자 종사자 수는 총 2,093명이다. 가상자산 시황과 상관없이 거래소 종사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거래소의 영업비용 특히 고정비용 역시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영업비용은 2021년 말 $4.7bn에서 2022년 말 $5.9bn으로 23% 증가하였으며 대부분 인건비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2022년에만 최대 1,160명, 2023년 1월 전체 직원의 약 20%인 950명 직원들을 정리해고 하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3) 2022년 4분기 영업이익 적자전환, 양극화되고 있는 원화마켓 거래소
각종 악재로 시장 약세가 지속되면서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으며, 이로 인해 2022년 4분기 전체 원화마켓 거래업자 영업이익은 -22억원(출처: 금융위원회)으로 적자 전환하였다.
매출과 같이 원화마켓 거래소 안에서도 대형 거래소와 중소형 거래소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데, 2022년 기준 영업흑자를 낸 거래소는 업비트와 빗썸 뿐이다.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2021년에는 영업흑자를 냈으나, 2022년 매출이 다시 2020년과 같은 매출을 기록하고 사세 확장 등으로 영업비용이 크게 늘면서 적자전환하였다.
4) 코인마켓, 2022년 들어 적자폭 확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2022년 코인마켓 거래소 적자폭은 전년대비 늘었다. 코인마켓 거래소는 가상자산 투자가 활발했던 2021년 하반기에도 코인마켓은 -228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2022년에는 매분기 영업 적자가 확대되었다.
원화마켓 마저 거래량 하락으로 인해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코인마켓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는 후오비의 경우 2021년 영업이익 101억원을 기록하였으나, 2022년 매출이 99% 줄어들며 적자전환하였다.
3. 안전성 지표: 자기자본비율, 가상자산손익, 차입금, 현금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재무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자기자본비율과 현금성 자산, 차입금 등을 살펴보자. 자기자본비율은 고객의 자산을 예치하는 금융업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지표로 재무적인 충격에서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는 재무 완충력을 나타낸다.
2022년 4분기 자기자본 비율은 지난 분기 대비 상당히 증가하였다. 다만, 자본비율 증가는 고객 예치금과 가상자산의 가치를 포함한 자산총액 하락에 기인하므로 이 수치만으로 재무 안전성이 나아졌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한편, 업비트와 빗썸의 경우 2022년 모두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전반적인 재무안전성도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코인원과 코빗도 2022년 순현금 보유량이 2020년 대비 높은 수준이나 2022년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를 고려했을 때 재무적 안전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원화마켓 거래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중소형 원화마켓 거래소인 코인원과 코빗의 실적 회복은 업비트와 빗썸에 비해 더딜 것으로 예상되며 순현금 보유량과 실적 전망치 고려 시 재무적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이 늘어나면서 가상자산손익 규모가 거래소 영업이익을 상쇄하고 당기순손실을 나게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두나무는 2022년 4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가상자산평가손실로 인해 영업외손실이 전분기 대비 350%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현재 가상자산 손익은 거래소의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거래소 재무 안전성에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A. 자기자본비율
1) 자기자본비율 지표의 의미
자기자본비율은 총자산 중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금융업체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다. 자기자본은 금융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안정된 자본이며, 자기자본이 많으면 시장 위험 등으로 인한 손실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건전하다고 불 수 있다. 따라서, 금융업체에 대한 건전성 규제는 자기자본비율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역시 고객자산의 예치, 자산 거래의 기술적 특성 등에서 증권사와 유사한 부분이 많기에 자기자본비율을 안전성 지표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2) 원화예치금과 가상자산 가치 감소로 국내 거래소 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대비 증가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는 국내 6개 거래소의 자기자본비율은 약 40%가 넘을 정도로 높은 편이다. 모든 거래소의 자기자본 비율이 2021년 대비 2022년에 상승했다. 다만, 외견상 드러나는 지표만 가지고 거래소의 재무 안전성을 논하기는 이르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고객 가상자산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아 자산과 부채가 적게 계상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연도 자기자본비율은 고객 예치금과 가상자산 가치 하락으로 자산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수치 자체가 올라간 것으로 자기자본비율만으로 재무 건전성이 확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현재 국내에서는 고객 가상자산의 통제권을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재무제표에 인식하지 않고 있다. 통제권을 기준으로 자산인식 여부를 결정하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의 기술적, 법적 위험은 물론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고객 예치 가상자산을 거래소의 재무상태표에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2018년 3월부터, 미국은 2021년 3월부터 고객 가상자산을 거래소 자산과 부채로 회계처리하고 있다.
고객 가상자산을 포함할 경우 자산 총계가 커져 거래소의 자기자본비율은 10% 중반에서 20% 초반대까지 떨어진다. 이는 현재 거래소가 보유한 자산과 비교해 고객 가상자산이 훨씬 많기 때문으로 2022년 기준 업비트의 자기자본비율은 16%, 빗썸의 자기자본비율은 23%로 추산된다. 역시 고객 가상자산을 포함한 자기자본비율 역시 2021년 대비 크게 상승한 모습이다. 이는 가상자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고객 가상자산 규모 역시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단, 현재 증권사는 고객예치자산(주식 등 증권)을 예탁결제원에 예치하고 고객계좌만을 관리하고 있어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는다.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우에는 고객 자산을 자체적으로 예치, 관리하고 있기에 재무제표상 자산/부채에 반영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2021년 기준, 업비트와 빗썸과 같은 대형 거래소의 경우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비율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했었으나 고객자산이 줄어들면서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코인원의 자기자본비율은 증권사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편인데, 이는 현재 거래소가 보유한 자산, 자기자본과 비교해 고객 가상자산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3) 코빗은 신규투자 유치로 자본 확보, 고팍스는 완전자본잠식 상태
고팍스는 2021년 흑자전환했으나 2022년 7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순손실이 90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비용 중 566억원은 가상자산 예치이자 상품인 ‘고파이’의 원리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발생한 충당부채이다. 고팍스는 현재 자본금이 마이너스 539억원인 완전 자본 잠식 상태로 재무 안전성이 매우 위험한 수준이다.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를 발표하면서 자금을 수혈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까지 FIU 승인을 받지는 못한 상태이다.
한편, 코빗의 경우 172억원의 결손금이 발생했으나 2대 주주 SK스퀘어로부터 받은 유상증자 600억원으로 이를 상쇄하면서 자본 549억원을 확보하였다.
4) 실사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보유 현황 공개 중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매매는 실제로 자산이 개인 간 이전되는 것이 아니라 장부상에서 사고파는 ‘장부거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실제 출금 시에는 자산이 실제로 이동하게 되므로 고객 출금 요청 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 거래소는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 뱅크런 리스크를 막기 위해 실사보고서 형태로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외부에 발표하고 있다. 가상자산 실사는 외부회계법인을 통해 거래소가 자체 보유 중인 가상자산 지갑 내 수량 확인 및 고객의 가상자산을 보관하고 있는 콜드월렛 및 핫월렛을 조회하여 진행된다.
실사보고서에서는 거래소 보유자산 대비 고객 예치 자산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거래소 보유자산에는 고객 예치 자산과 거래소 자체 보유 자산이 포함되어 있어 100%가 넘는 것이 국내 거래소의 일반적인 상태이다.
다만, 실사 보고서는 매분기 혹은 매달 발간하고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자산 보유 비중을 확인할 수 없으며, 세부 자산 내역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은행의 경우 지급준비금 제도에 가입하는 등 예기치 않은 대규모 인출 요구에 대비하기 위한 소비자 보호 체계를 마련하는데 비해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나 대비책이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B. 영업이익, 가상자산손익
1) 가상자산손익
기업이 투자목적으로 보유한 주식 등 투자자산의 거래 손실과 평가 손실을 당기손익에 반영하는 것과 같이 가상자산 거래소 재무제표에는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가상자산의 손익을 영업외손익에 계상하고 당기손익에 반영하고 있다. 거래소는 취득시점에 가상자산을 공정가치로 측정하여 자산으로 인식하고, 자산으로 인식된 가상자산의 취득원가는 이동평균법을 적용하여 산정하고 있다. 또한, 가상자산의 순공정가치 변동분은 변동이 발생한 기간의 손익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편, 고객 가상자산의 경우 아직 회계정책 상 자산의 정의와 인식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별도의 자산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으므로, 여기서 논의하는 가상자산손익에는 고객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은 제외한다.
2) 가상자산손익은 거래소 건전성의 리스크 요인
가상자산손익은 가상자산 가격 등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변동한다. 가상자산 시장이 좋을 때는 영업이익과 가상자산이익이 모두 높아 문제가 나타나지 않지만, 시장이 나빠지면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가운데, 가상자산손실도 커지면서 순이익과 자본이 감소할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투자하는 가상자산손익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리스크 요인으로 볼 수 있다.
3) 거래소 보유 가상자산 증가로 가상자산손익 규모도 함께 증가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이 늘어나면서 가상자산손익 규모가 거래소 이익에 미치는 영향 역시 늘어났다. 두나무(업비트)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자산 수량은 2020년부터 꾸준히 늘어왔다. 빗썸이 보유한 가상자산 규모의 경우 2021년 전년대비 크게 늘었다가 2022년 줄었지만, 여전히 2020년 대비 가상자산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규모가 늘면서 가상자산손익 규모가 거래소 영업이익을 상쇄하고 당기순손실을 나게 할 정도로 영향이 커졌다. 현재 가상자산 손익은 거래소의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거래소 재무 안전성에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가상자산 시장 침체에도 2022년 4분기 7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였으나 영업외손실이 -2,77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50%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영업외손실의 대부분은 가상자산평가손실에서 발생했다.
코인마켓 거래소의 경우 보유한 가상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 가상자산 손익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다. 후오비의 경우 2022년 가상자산 보유 규모가 2021년 대비 84% 정도 줄어들어 가상자산 손익 규모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
C. 차입금과 현금 규모
1) 차입금과 현금성자산 규모를 보는 이유
마지막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차입금과 현금 규모를 보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재무 건전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차입금 규모가 크고, 차입금의존도(총자산 대비 차입금 규모)가 높을수록 기업 부실 위험이 높아진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현금 혹은 큰 거래비용 없이 현금으로 전환이 용이한 자산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현금성자산이 많을수록 지급불능의 위험을 감소시켜 준다.
2) 국내 거래소 차입금 규모는 낮은 편
전반적으로 국내 거래소 차입금 규모는 작은 편이다. 빗썸과 코빗은 차입금이 없으며, 코인원의 차입금은 3억원 정도로 차입금의존도는 0.4%에 불과하다. 업비트의 경우 차입금 규모가 3,193억원(2021년말 기준)으로 다른 거래소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데, 차입금의존도는 3.1%로 낮은 편이었다. 2022년 기준 업비트의 차입금이 5,123억원으로 늘면서 차입금의존도 역시 16.5%까지 상승했으나 이는 투자부동산 등 투자자산이 늘었기 때문으로 거래소 재무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팍스의 차입금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 이는 고팍스가 2019년 25억원, 2020년 15억원, 2021년 5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자본 잠식 상태로 차입금 의존도를 계산할 수 없다.
현재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는 코인마켓 거래소인 후오비의 경우에도 2022년 기준 보유하고 있는 차입금이 없다.
3) 대형 원화마켓 거래소, 보유한 현금성 자산 고려 시 전반적인 재무 안전성 양호
앞서 살펴보았듯 원화마켓 거래소는 2021년 거래대금 상승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많은 현금을 창출하였으나, 2022년 시장 침체로 거래대금이 하락하여 매출이 감소하는 등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전년대비 50% 이상 줄었다.
거래소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에는 고객 예치금도 포함되어 있다. 고객 예치금은 고객이 가상자산 등을 구매할 목적으로 거래소에 예치하고 있는 자금으로 고객 요청 시 언제든지 돌려주어야 하는 금액이다. 2022년 발발한 크립토 윈터 이전까지 지난 3년 동안 가상자산 시장 규모와 함께 고객 예치금 규모 역시 성장했다. 다만, 2022년에는 시장 침체로 인해 원화 예치금 역시도 감소하고 있다.
고객 예치금을 제외한 거래소의 순현금성자산* 규모도 2021년 증가, 2022년 감소하는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업비트의 순현금성자산은 2020년 1,280억원에서 2021년 1.3조원으로 9배가량 상승했으나 2022년 3,418억원으로 전년대비 73% 감소하였다. 빗썸의 순현금성자산도 2020년 2,468억원에서 7,552억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으나, 2022년 5,306억원으로 전년대비 30% 감소했다. 빗썸의 경우 순현금성 자산 감소폭이 적었는데, 이는 업비트 대비 고객 예치금 규모가 작었고 보유한 자체 현금성 자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 순현금성자산 = 현금 및 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상품 - 고객 예치금 - 미지급 고객 예치금
업비트와 빗썸의 2022년 순현금성자산 규모는 전년대비 줄었으나 경우 2020년 대비 많은 양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2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어 전반적인 재무안전성도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4) 중소형 원화마켓 거래소, 영업이익과 순이익, 순현금 규모 고려 시 재무적 리스크 존재
코인원과 코빗도 2022년 순현금 보유량이 2020년 대비 높은 수준이나 2022년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를 고려했을 때 재무적 안전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2023년 1월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2배 이상 상승하며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는 모습이나 여전히 2021년 대비 거래량이 매우 낮아 올해에도 거래소들은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원화마켓 거래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중소형 원화마켓 거래소인 코인원과 코빗의 실적 회복은 업비트와 빗썸에 비해 더딜 것으로 예상되며 순현금 보유량과 실적 전망치 고려 시 재무적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4) 코인마켓, 현금성자산 감소 추세 뚜렷하나 고객예치금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음
한편, 코인마켓 거래소 현금성자산 감소 추세는 2022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1년 원화거래 지원 중단에 따른 경쟁력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현금성자산이 감소했다면, 2022년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현금성 자산이 크게 줄어들었다. 2021년 449억원에 달했던 후오비코리아의 현금성자산은 2022년 13억원으로 전년대비 97% 하락했다.
한편, 2021년과 달리 2022년 고객 예치금은 전년대비 감소폭이 적었다. 후오비코리아의 고객 예치금은 2021년 8억원에서 2022년 7억원으로 12%만 하락했을 뿐이었다. 이는 코인마켓이 2021년 9월 말부터 원화예치금을 반환했고, 이미 고객 예치금이 매우 적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
4. 이제는 생존에 집중할 때
A. 적극적인 상장 행보로 수수료 수익 확보 노력, 상장폐지로 거래소 체질 개선 중
거래소는 거래 수수료 확보를 위해 2022년 하반기까지 보수적으로 운영했던 신규상장을 2023년 들어 대폭 늘렸다. 앞서 살펴보았듯 거래소 매출의 대부분은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어 거래소 차원에서 상장 라인업 확보를 통해 거래 수수료를 늘리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상장 폐지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순상장 개수(신규 상장 개수 - 상장폐지 개수)는 2023년 1분기 전분기 대비 크게 늘었다.
특히 대형 원화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2023년 1분기 각각 13개, 25개 프로젝트를 상장시키면서 적극적인 신규 상장 움직임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편, 중소형 원화거래소의 경우 신규 상장 및 상장 유지를 위한 개발비 등 비용 부담에 따라 신규 상장을 공격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원화 거래소는 거래량이 나오지 않는 비주류 가상자산을 상장 폐지하여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코인원의 경우 2019년부터 운영되던 그로스 마켓(성장 가능성이 높은 코인을 상장한 마켓)의 영향으로 높은 국산 코인 비중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2023년 1분기 상당 수의 국산 코인을 상장 폐지하였다.
원화마켓뿐 아니라 코인마켓 거래소 역시도 상장폐지를 통해 거래소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상자산 실태조사에 의하면 2022년 말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389종으로 2022년 6월 말 대비 2종 감소하였고, 단독 상장 가상자산 중 국산 가상자산은 223종(57%)으로 추정되며 2022년 상반기 대비 18종 감소하였다.
B. 신사업 확대 및 타 법인 출자로 장기적인 사업 다변화 추구
2022년 가상자산 침체기로 거래량이 줄자 매출의 대부분을 거래 플랫폼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거래소는 1) NFT 마켓플레이스 출시 등 신사업 개진, 2) 타법인 출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NFT에 강점을 앞세워 수익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NFT는 여러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 데다 유명 연예인 등과 연계해 ‘팬덤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단기간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NFT 거래소를 플랫폼 내에서 출시하면 거래소가 기확보한 거래소 이용자를 유입시킬 수 있다는 점 등도 NFT 사업 개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
이외에도 거래소는 부동산 임대업, M&A, 타 법인 출자 등으로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두나무와 빗썸은 2022년 신규 자회사를 설립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으나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실적 부진 속에 신사업 관련한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 매출의 95% 이상은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신규 사업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 투자 유치와 테더마켓 집중의 한계, 코인마켓 실명계좌 확보에 총력
신사업 확대로 매출을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비단 원화마켓에 한정된 이슈는 아니다. 코인마켓은 원화마켓 폐지로 인해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거래 수수료로 유의미한 매출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거래소 운영사는 거래 수수료가 아닌 커스터디, 지갑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는 방식으로 거래소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코인마켓 거래소는 투자 유치와 신사업 개진이 단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줄 뿐 영원한 답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은행 실명계좌 서비스 확보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다만, 코인마켓 거래소가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원화마켓을 지원한다고 해도 원화마켓도 대형거래소와 중소형 거래소의 빈익빈 부익부 행태가 심화되는 만큼 얼마나 큰 경쟁력이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5. 가상자산 법 연내 통과 예정, 업계 발전 계기 기대
본 보고서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재무안전성은 지난 분기 대비 다소 저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22년 4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크게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감소했으며, 가상자산 손익 증가로 안전성 역시 하락하였다. 특기할만한 것은 원화마켓 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 간의 양극화뿐 아니라, 원화마켓 거래소 안에서도 대형 거래소와 중소형 거래소 간의 양극화 역시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2023년 초 국내 업계에서 거래소 관련 상장 비리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재발 방지를 위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였다.
한편, 지난 4월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1단계에 해당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대한 법률안’이 의결되는 등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중심의 법안이 마련되고 있다. 현재는 가사자산이 제도권에 편입되어 있지 않아 국내 금융회사 등이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지 않았으나, 만약 가상자산 신사업 육성을 위한 업권법 제정이 이루어진다면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가 출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가상자산이 하나의 자산으로 인정받게 된다면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신규 투자자 유입에 따른 거래 활성화 또한 기대해 볼 수 있다. 연내 가상자산 법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블록체인이 제도권으로 편입됨에 따라 기관의 본격적인 시장 참여와 함께 업계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