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컨텐츠는 지난 12월 2일 CMC Research에서 기발간된 컨텐츠입니다.
목차
1. 들어가며
2. 거래
A. 시장 규모
B. 거래소 현황
C. 거래 자산 현황
D. 2023년에도 국내 거래소 성장은 지속될 전망
3. 블록체인 도입 현황
A. 국내 웹3 도입 현황
B. 섹터별 웹3 도입 사례
4. 규제
A. 국내 규제 현황
B. 가상자산 회계 현황
C. 향후 규제 방향성
5. 마치며
1. 들어가며
지난 8월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orea Blockchain Week, KBW) 2022는 메인 컨퍼런스 이틀 동안만 해도 총 8,700명에 달하는 방문자, 약 130명의 블록체인 연사가 행사에 참여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메인 행사 이외에도 KBW 시작 전후로 약 일주일 간 90여개의 프로젝트가 사이드 이벤트를 개최하며 네트워킹 기회를 가지기도 하였다. KBW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이제까지도 거래대금 측면에서 글로벌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목을 받아왔었지만, 이전과는 달라진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전통 산업에서 이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주요 국내 상장사들이 Web 3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금번 블록체인 위크를 통해 두각을 나타냈다.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인 쟁글에서 KBW 기간에 준비한 ‘어돕션(Adoption) 2022’ 행사 역시 Web 2와 Web 3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다양한 산업군의 Web 2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시장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가상자산의 실질적인 활용사례를 만들어가기에 최적화 된 시장의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다방면에서 성숙해진 한국의 가상자산 시장을 전반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섹터별 기업들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지, 규제는 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2. 거래
A. 시장 규모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은 2019년 이후 지난 3년 간 성장을 지속해 왔다. 2019년 초 $128B 수준이었던 글로벌 가상자산 시총은 2020년 초 $193B (YoY +50%), 2021년 초 $750B(YoY +289%)를 지나 2022년 초 $2,252B(YoY +200%)까지 늘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과 같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 역시도 지난 몇 년간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국가 통화별 비트코인 거래량에서 한국(8.7%)은 비트코인 거래량에서 미국(69.8%), 일본(11.3%)에 이은 3위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가상자산은 최근들어 국내 다른 자산군 대비해서도 주목을 받아왔다. 2021년 하반기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11.3조 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거래대금 12.8조 원 (출처: 한국거래소), 코스닥 거래대금 11.7조 원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의 약 5% 수준인 것을 고려할 때 국내 참여자들은 가상자산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매우 활발하게 거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래대금은 가상자산별 거래체결 수 X 해당 가상자산의 일별 종가의 합계로 산정되었다.
한편, 연초부터 실물 경제 위축 및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들의 악재가 수차례 발생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비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거래규모는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 종목 수는 1,371개로 전반기(1,257개) 대비 9% 늘었으며, 거래 가능 이용자 수도 690만 명으로 전반기(558만 명) 대비 24% 증가했다.
또한, 개인고객 계정 수는 전반기 대비 20% 감소하였으나 법인 고객 계정수는 24% 늘어난 모습으로 규제 도입과 함께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B. 거래소 현황
1) 한국 주요 5대 거래소별 거래량
업비트가 75%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
2021년 9월, 특금법 시행으로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대다수의 업체가 원화거래 지원을 중단하면서,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로 대표되는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체제로 굳어지게 되었다.
한편, 이 가운데 업비트는 2022년, 10월까지 누적으로 약 1,400조 원에 달하는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전체 가상자산 시장 가운데 82.7%를 기록하면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성장은 인터넷 뱅킹과의 제휴가 핵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고객 확인’이라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며, 거래소가 지원하는 은행의 입출금계좌를 연동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은행과 제휴를 맺는지가 중요한데, 은행 계좌를 얼마나 편리하게 개설할 수 있는 지가 사용자 유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이유로 현재 다수의 가상자산 거래소는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전문은행과의 제휴를 선호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간편하여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접근성 및 편의성이 뛰어나 거래소 이용률이 늘어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는 3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있으며, 각기 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 케이뱅크: 2017년 4월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미래에셋증권 등과 같이 다양한 산업군에 있는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 카카오뱅크: 2017년 7월 출범하여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먼저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증권계좌 개설 대행, 광고 플랫폼 등) 과 은행 서비스(예금, 대출 등)라는 두 사업 축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 토스뱅크: 2021년 10월 출범한 가장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는 고객에게 매일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 혹은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등 기존에 없던 서비스나 상품을 선보이면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1) 업비트-케이뱅크 제휴, 1등으로 도약하게 만든 성공의 비결
업비트가 처음부터 거래대금 기준 1위를 차지했던 것은 아니다. 2020년 상반기까지는 빗썸과 업비트가 약 35% 정도를 점유하며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으나, 2020년 6월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실명계좌를 제휴하면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게 되었다.
업비트의 압도적인 성장과 함께 케이뱅크의 고객 수와 순이자손익 역시 크게 늘었다. 2020년 말 219만 명이었던 케이뱅크 신규 고객 수는 11개월 만에 480만 명 이상 증가해 2021년 12월 기준 700만 명을 기록했다. 2020년 약 460억 정도였던 케이뱅크의 순이자손익은 2021년 약 1,980억으로 증가하였으며, 이에 힘입어 케이뱅크는 2021년 2분기 출범 4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또한 업비트는 다른 거래소 대비 편리한 UI/UX를 제공했다.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는 주식 투자 앱 ‘증권플러스’를 지난 수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저가 원하는 기능과 서비스를 발 빠르게 도입하여 타 거래소 대비 편리한 UI/UX를 구축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상대적으로 낮은 원화 거래 수수료 정책을 통해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업비트는 2017년 10월 상대적으로 늦게 출범한 거래소 (빗썸 - 2014년 1월 출범, 코인원 - 2016년 4월 출범)이지만 주요 거래소 중 가장 낮은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여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2) 코인원-카카오뱅크 제휴, 시장 지각 변동에 성공할 수 있을까?
다만, 현재의 한국 가상자산 시장 내 거래대금 점유율이 지속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실명확인 입출금 은행계좌제휴를 맺으면서 업비트 독주체재에 균열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1800만명이 넘고, 월간순이용자는 1500만명에 달하는 메가 트래픽을 보유한 ‘넘버원리테일 은행’이다. 케이뱅크-업비트 사례와 같이 거래소와 인터넷전문은행 제휴가 신규 사용자 유입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본다면 카카오뱅크-코인원의 시너지로 시장 점유율이 변동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2) 거래소별 상장 현황
국내 거래소는 신규 상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
2020년 말 본격적인 코인 상승장이 시작되자 국내 거래소는 신규 상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빠르게 거래대금을 늘려 나갔다. 거래소는 거래대금에서 거래 수수료를 수취하여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높은 거래대금은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진다. 국내 5대 거래소는 2021년 상반기에만 총 15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상장였으며, 누적 가입자 수와 거래대금도 해당 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2021년 상반기 동안 빗썸, 코인원이 각각 64개와 39개의 프로젝트를 상장시키면서 공격적으로 운영을 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시장 점유율 1위인 업비트에 상장되지 않은 바이낸스(BNB), 클레이튼(KLAY) 코인을 추가하는 등 틈새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크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이미 업비트가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코인들에 대해 높은 유동성과 거래량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업비트가 상장하지 않은 몇 개의 코인을 상장하는 것만으로는 점유율을 끌어올 수 없었을 것이라 판단된다.
여전히 글로벌 거래소 대비 여전히 상장된 토큰 수는 적으나, 높은 거래대금을 기록하는 상황
한국 거래소의 상장 현황은 본격적인 규제 도입에 앞서 신규 상장은 줄고 오히려 상장 폐지는 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거래소는 2021년 9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앞두고 토큰을 무더기로 상장폐지 했다. 원화마켓 거래소로 신고하기 위해서는 은행 실명계좌가 필요한데, 은행연합회 측이 상장된 토큰이 많은 거래소는 자금 세탁이 높은 거래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은행 실명계좌 확보를 위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이전 많은 토큰을 상장폐지한 것으로 보이며, 2021년 2분기에 26개의 토큰이 상장폐지되었다.
한편, 지난 2분기에는 32개의 토큰이 상장 폐지 되었는데, 이는 5월 루나-테라 사태로 국내 5대 거래소에서 테라 생태계 관련 토큰을 일시 상장 폐지 하였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 6월 22일 ‘루나’ 사태 이후 자율 규제를 위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 이하 DAXA)를 출범하면서 신규 상장 프로젝트 역시 줄고 있는 상황이다. 결성 이후 지난 7월 상장 심사 가이드라인 초안을 작성해 프로젝트 평가 기준을 마련했고, 8월부터 이를 바탕으로 자체 상장 심사 가이드라인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대체로 상장은 줄고 상장 폐지와 투자유의종목 지정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루나 사태 이후 2분기 신규 거래지원은 1분기 95건에서 2분기 59건으로 감소했으며, 거래 중단은 62건에서 85건으로, 유의종목 지정은 92건에서 114건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거래소는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500+개의 토큰 상장)와 후오비 글로벌 (400+개의 토큰 상장)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약 200개 정도의 토큰 거래를 지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살펴보았듯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대금 규모 측면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에 이은 3위로 유의미한 시장 규모 형성하고 있다. 2022년 11월 15일 코인마켓캡 기준 업비트는 $2.6B(24시간 거래량)의 거래량을 보여주며 전체 거래소 248개 중 8위에 오르기도 했다.
3) 거래소별 실적 현황
크립토 윈터와 함께 악화되고 있는 거래소 수익
한편, 2022년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 금리 인상 등 여러 매크로 이슈와 함께 실물 경제가 위축 되면서 전반적인 자산 시장이 약세를 기록 중인 상황이다. 여기에 가상자산 시장의 경우 5월 루나-테라 사태, 6월 셀시우스, 11월 FTX 등 가상자산 플랫폼 연쇄 파산 등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 상실은 시장 위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가상자산 거래소의 총 거래대금 역시 하락하며, 실적 역시 큰 폭으로 악화되는 모습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점유율 95% 이상을 차지하는 업비트와 빗썸의 이번 상반기 단기 순이익은 각각 1,728억 원, 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하락하였다.
한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수익의 대부분이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다. 2021년 매출 기준 두나무의 경우 매출의 99%, 빗썸 코리아의 경우 매출의 100%가 거래소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고,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매출 또한 줄어들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2개의 거래소 사업자를 제외한 24개의 거래업자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만큼 긴축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는 심각한 상황이다.
높은 거래 수수료 의존도는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닌 모든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가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이기도 하다. 코인베이스 역시 매출이 거래 수수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는데 2021년 상반기 코인베이스 매출의 90%는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코인베이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독 서비스(거래 수수료가 0달러, 연중 무휴 CS 지원 등을 포함하는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였으며, 적극적인 매출 다각화 정책과 함께 구독 및 서비스 수익은 2021년 상반기 4%에서 2022년 상반기 15%까지 증가하였다.
NFT 사업을 통해 매출 다각화 예정
거래 수수료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업비트, 빗썸, 코빗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NFT 사업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두나무는 지난해 11월 업비트 기반 NFT 거래 플랫폼 ‘업비트 NFT’를 출시하고 NFT를 경매하는 ‘드롭스’ 소장한 NFT를 상호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를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유명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와의 합작 법인 레벨스(Levvels)를 통해 하이브 아티스트 NFT 사업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빗썸과 코빗 역시 NFT 관련 사업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 빗썸은 자회사인 빗썸메타를 통해 내년 초 NFT 거래소 ‘내모월드(Naemo world)’ 선보일 예정이다. 코빗은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NFT 마켓플레이스를 오픈, 스튜디오드래곤과의 협업으로 인기 드라마의 IP를 활용한 NFT를 선보인 바 있다. 현재는 NFT 2.0 업그레이드 준비 중이며 연내 기존 NFT 마켓을 개선한 ‘코빗 NFT 2.0′을 도입할 전망이다.
C. 거래 자산 현황
1) 자산별 거래량: 원화 vs 코인
원화 환금성이 낮은 코인마켓 거래소 경쟁력 하락
지난 해 9월 원화마켓 거래소 신고 요건으로 은행 실명계좌 확보를 명문화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이 실시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양극화가 심해졌다.
기존 전통 금융권의 시중 은행과 계약을 맺고 원화마켓을 계속 운영한 5대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5.2조 원으로 한국 가상자산 시장 총 거래대금의 99.4%를 차지하는 한편, 코인마켓(BTC/ETH 등 페어로 토큰이 거래되는 거래소)을 운영하는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30억 원으로 전체 거래대금 중 0.6%에 불과하다. 코인마켓 거래소(BTC/ETH 등 페어로 토큰이 거래되는 거래소)에서는 원화로 토큰을 사거나, 구매한 토큰을 원화로 바꾸기 위해 거래소 외의 다른 서비스를 활용해야하는 진입장벽이 있다.
또한 취급하는 가상자산을 비교해보면, 코인마켓은 원화마켓과 비교해 1) 주요 가상자산의 상장 비중이 낮고 2) 비주류,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거래 비중이 높다. 금융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코인마켓 거래 상위 10대 가상자산은 모두 하나의 거래소에서만 거래를 지원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이었다.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경우 보통 시가총액인 낮고 유통량이 적기 때문에 급격한 가격변동, 유동성 부족 등의 위험이 투자자가 자칫 잘못하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반면에 2022년 상반기 원화마켓의 거래 상위 10개 프로젝트 대부분은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거래 상위 10개 프로젝트와 비슷했다.
이에 코인마켓은 낮은 거래대금으로 인해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 못한 상황으로, 전체 코인마켓 거래소의 2022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327억 원(출처: 금융위원회)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원화마켓 거래소와 비교해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져 사실상 사업을 지속하기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2) 섹터별 상장 현황
작년 9월 특금법으로 인해 많은 토큰이 상장 폐지 되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거래소의 토큰 상장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었다. 지난 5월 루나-테라 사태 이후에도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는 올해 3분기 동안 14개의 토큰을 상장했다.
그렇다면, 2022년 이후 국내 거래소는 어떤 섹터의 프로젝트를 가장 많이 상장했을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 쟁글은 상장된 프로젝트의 섹터를 Layer 1, Layer 2, 디파이, NFT/게임/메타버스, 웹3, 기타 총 6가지로 나누었다. 해당 섹터에 포함되는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다.
- Layer 1: BTC, ETH, SOL, KLAY 등
- Layer 2: MATIC, RON, LRC, BOBA 등
- 디파이: AAVE, COMP, SNX, SRM 등
- P2E/NFT/메타버스: AXS, MANA, SAND, WEMIX 등
- Web 3.0: BTT, GRT, FIL, THETA 등
- 기타: DOGE, XRP, MVL, ASM 등
상장 자체는 줄었으나 2022년에도 트렌드가 지속되는 모습: 디파이 & P2E
2021년 9월 특금법, 2022년 5월 루나-테라 사태 등으로 인해 신규 상장 자체는 줄어든 모습이다. 한국 거래소는 지난 9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앞두고 토큰을 무더기로 상장폐지했다. 원화마켓 거래소로 신고하기 위해서는 은행 실명계좌가 필요한데, 은행연합회 측이 상장된 토큰이 많은 거래소는 자금 세탁이 높은 거래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21년 상반기 상장 코인 수는 156개 였으나, 2021년 하반기 상장 코인 수는 71개로 50% 이상 크게 하락하였다.
특히 루나-테라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 조치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국내 5대 거래소가 상장 기준을 강화했다. 2022년 3분기 상장 코인 수는 14개로 전분기 대비 70% 이상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2022년 상장된 P2E/NFT/메타버스 섹터 프로젝트는 47개로 전년대비 해당 섹터에서 더 많은 프로젝트가 상장되었는데, 이때 상장한 프로젝트로는 한국 주요 P2E 프로젝트인 위믹스, 플레이댑 등이 있다. 상장 갯수 자체는 줄었으나 디파이, P2E 섹터 프로젝트를 상장시키는 기조는 유지되는 모습이었다. 2021년부터 살펴보면, 국내 4대 거래소에서 상장한 프로젝트의 섹터별 분류에서 디파이 관련 프로젝트 상장 건수가 59개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P2E/NFT/메타버스는 53개, Layer 1은 37개, Web 3.0은 30개, Layer 2는 11개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디파이와 P2E 섹터는 2020년 시작된 디파이 열풍, 엑시 인피니티의 성공으로 촉발된 P2E 유행으로 시장의 관심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고 있는 분야였으며, 이에 거래량 확보를 위해 한국 거래소에서 해당 섹터의 토큰을 많이 상장한 것으로 보인다.
3) 섹터별 거래량
모든 분기 Layer 1 거래량이 가장 높음
국내 거래소에서는 어떤 섹터가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을까? 국내 거래소에서는 모든 분기 Layer 1 관련 프로젝트 거래량이 가장 높았다. 한편, 2022년 1분기에는 국내에서 웹3 관련 토큰의 거래 비중이 매우 높게 기록되었는데 이는 1분기 당시 국내 전체 거래대금 가운데 87% 이상을 기록했던 업비트 거래소에서 BTT 거래량(2022년 1분기 기준 업비트 거래량의 45%)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P2E 섹터 역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습
또한, 위메이드의 미르 4 성공을 보고 국내 게임사들이 NFT와 접목한 P2E 시장 진출 계획을 선언하는 등 국내에서 P2E 섹터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컴투스, 네오핀 등 이미 자본력과 퍼블리싱 및 게임 개발을 갖춘 게임사들이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으로, 크립토 태생의 P2E와 다르게 재미에도 집중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이 역시도 분기별 거래량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BTT 거래량이 높았던 2022년 1분기를 제외하고는 P2E/NFT/메타버스 거래량이 항상 높았다.
주요 한국 P2E 프로젝트 거래량은 증가하는 추세
P2E/NFT/메타버스 섹터에서 주목해볼만한 프로젝트는 위믹스, 보라, 플레이댑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P2E 프로젝트이다. 한국 P2E 프로젝트는 2022년 3분기 기준 전체 P2E/NFT/메타버스 섹터 거래량의 22%를 차지하고 있을만큼 국내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전체 거래량에서도 한국 P2E 프로젝트 거래량 비중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에서는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컴투스, 네오핀 등 자본력과 퍼블리싱 및 게임 개발을 갖춘 개발사들이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며, 이미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었던 만큼 보유한 IP를 기반으로 P2E 섹터에서 킬러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D. 2023년에도 국내 거래소 성장은 지속될 전망
이때까지 한국 5대 거래소 거래대금을 중심으로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본격적인 규제 마련과 함께 거래소는 상장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등 한국 가상자산 시장도 여러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5대 거래소 거래대금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부터 거래대금과 한국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 또한 늘고 있으며, 아직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 수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가상자산 시장은 발전 초기 단계에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1) 국내 거래소의 실제 이용자 비율은 전체 인구의 12.8%로 인구 대비 사용자 수가 적어 이용자 수 성장 여력이 있다. 2) 또한, 아직 국내 거래소에는 글로벌 거래소 대비 상장된 토큰 수가 적은데, 추후 규제 안정화 이후 상장을 재개한다면 거래대금 역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3) 마지막으로 국내 거래소는 규제 친화적으로 운영 중이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P2E 등, Web 2 기업의 참여로 본격적인 국내 활용사례가 많아지는 경우에 거래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기에 2023년에도 국내 거래소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 전망한다.
3. 블록체인 도입 현황
A. 국내 웹3 도입 현황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쟁글은 국내 주요 상장사 등을 포함한 Web 2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컨퍼런스를 주최했었다. 해당 행사를 통해 Web 3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하면 Web 3를 준비할 수 있는지 실질적인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당시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는데, 모든 산업군에서 절반 이상이 Web 3와 관련된 프로덕트나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테크 혹은 금융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섹터들까지도 Web 3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현재의 Web 3의 요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블록체인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다 보니, 게임/IT/금융 업계에서 이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보인다. 하지만 위의 설문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 엔터테인먼트, 유통, 레저 그리고 제조 섹터 역시도 절반 이상이 관련 프로덕트 혹은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마치 과거의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비즈니스처럼, 블록체인 기반의 Web 3의 흐름이 특정 일부 산업군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패러다임 전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있으며, 이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에게는 한국 시장이 유의미한 블록체인 활용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이미 한국에서는 아래와 같이 전통산업의 기업들이 Web 3 도입 움직임이 매우 적극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B. 섹터별 웹3 도입 사례
1) 게임
위메이드의 미르 4 글로벌(MMORPG 기반 P2E 게임) 의 성공을 목격한 대다수의 국내 게임사는 앞다투어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유저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로 유저 기반을 확장할 수 있으며, 국내 게임사가 가장 강점을 가지고 있는 MMORPG 장르가 블록체인에 가장 적합한 장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점을 기반으로 국내 게임사는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국내 게임사의 경우 블록체인 게임을 처음부터 개발하기 보다는 기존에 보유한 IP를 활용하여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총 다섯 개의 게임사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출시 혹을 출시 예정이라 밝혔으나, 아래 표에 언급되지 않은 게임사 또한 블록체인의 NFT 기술 도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넷마블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4조 3,492억원/ 코스피 70위 / 종목 코드 : KRX - 251270)
넷마블은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마블엑스와 BSC 기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플랫폼 아이텀큐브 두 가지 플랫폼을 통해 투트랙 전략으로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넷마블은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붙이는 방식으로 P2E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데, ‘A3: Still Alive’, ‘제 2의 나라 글로벌’는 블록체인 기술 접목 후 인앱 매출, MAU 등을 포함한 주요 지표들이 크게 상승하기도 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다만, 넷마블은 다른 게임사 대비 킬러 IP가 부재한 상황이며 IP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파트너 사로 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 사를 선택해 메가 IP를 수급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컴투스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8,325억원 / 코스닥 60위 / 종목 코드 : KOSDAQ - 078340)
컴투스는 원래 테라에서 메인넷을 구축하고자 했던 지난 5월 테라 사태가 발발함에 따라 코스모스 SDK 기반 메인넷 XPLA(엑스플라)를 출시하였다. 엑스플라는 코스모스 IBC를 활용할 수 있어 코스모스 생태계 내 다양한 기반 메인넷 프로젝트들과 연계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먼저 기출시된 5개의 게임이 새로운 메인넷으로 이전될 것이며, 컴투스의 대표 게임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도 블록체인 게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엑스플라는 게임 뿐 아니라 음악, 드라마,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영역까지도 확장할 계획으로, 웹3 오픈 메타버스인 ‘컴투버스’와도 연계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르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3조 6,894억원 / 코스닥 5위 / 종목 코드 : KOSDAQ - 293490)
카카오게임즈의 블록체인 플랫폼 ‘보라’는 2022년 아키월드와 버디샷을 출시하며 유의미한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키월드는 지난 9월 기준 오픈씨에서 클레이튼 체인 NFT 중 거래량 1위를 기록하기도 할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여러 카카오 계열사들이 ‘보라’ 생태계에 참여하기로 밝힌 만큼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강력한 IP를 기반으로 신규 사용자를 유입하고 플랫폼에 락인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위메이드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1조 9,568억원 / 코스닥 14위 / 종목 코드 : KOSDAQ - 112040)
위메이드는 ‘미르 4 글로벌’ 성공에 힘입어 이미 대규모 사용자를 확보하였으며 지난 10월에는 아예 클레이튼에서 분리하여 자체 메인넷인 ‘위믹스 3.0’를 출시하기도 하였다. 위믹스 3.0은 세 가지 주요 플랫폼(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 DAO를 생성 및 관리할 수 있는 ‘나일’, 디파이 서비스 ‘위믹스파이’)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위믹스는 현재까지 17개의 게임을 플랫폼에 온보딩하였으며 추가로 약 32개의 게임이 온보딩 예정에 있다. 미르 4 글로벌 하향 안정화와 신규로 출시된 게임의 부진으로 온체인 지표는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나 4분기 출시될 애니팡 시리즈와 미르M 글로벌 출시가 턴어라운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네오위즈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8,163억원 / 코스닥 62위 / 종목 코드 : KOSDAQ - 095660)
네오위즈는 클레이튼 기반 디파이 플랫폼 네오핀, 폴리곤 기반 게임 플랫폼 인텔라 X를 통해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인텔라 X는 소셜 카지노 장르 게임, ‘아바(A.V.A)’, ‘크립토 골프 임팩트’, ‘브레이브 나인’ 등 네오위즈가 보유한 라인업을 독점적으로 온보딩할 예정이다. 더불어 네오위즈는 누구보다도 멀티체인에 진심이 모습으로 네오핀, 인텔라 X 모두 다양한 메인넷과 연결되는 멀티체인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NFT 기술 도입 예정 게임사
넥슨 (넥슨 게임즈 /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1조 226억원 / 코스닥 45위 / 종목 코드 : KOSDAQ - 225570)
넥슨은 대표적인 IP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하여 NFT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탈중앙화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로 대체불가능한토큰(NFT), 탈중앙화 커뮤니티, 댑(Dapp) 서비스 등을 추진할 것으로 넥슨은 하나의 크리에이터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 참여할 것으로 밝혔다. 향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다른 게임의 IP까지 탈중앙화 생태계 조성에 활용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10조 1,428억원 / 코스피 35위 / KRX - 036570)
엔씨소프트는 돈 버는 게임의 원조 리니지라는 강력한 IP를 보유한 게임사이며 이를 바탕으로 막강한 게인 경제 생태계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4분기 NFT 요소를 도입한 리니지 W를 출시할 계획이며 기존 사업모델이나 경제 시스템은 유지하면서 NFT를 적용할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구조인 P2E에 주목하고 있지는 않은 모습으로 코인 투자자보다는 게임 이용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기대된다.
2) 금융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과 함께 비트코인을 비롯한 일부 가상자산을 하나의 투자 자산으로 보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기존 전통 금융권은 기존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단순히 가상자산이라는 새로운 자산군만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상품 혹은 투자 서비스의 관점에서 서서히 블록체인 산업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통 금융권 기업의 입장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높은 성장률과 국내 가상자산 관련 사업의 높은 이익률을 고려한다면 블록체인 시장으로의 진입은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증권사
국내 증권사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와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 미흡 등의 이유로 블록체인 산업 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허나 향후 리스크가 해소되었을 시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다방면으로 사업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섹터에서는 기업별로 사례를 살펴보기 보다는, 유관 사업별로 묶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증권형 토큰 발행(STO)
향후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증권형 토큰의 발행 및 유통은 증권사가 담당하게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에 다양한 국내 증권사가 증권형 토큰 발행 유관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KB증권의 경우 향후 증권사가 담당하게 될 증권형 토큰 발행(STO)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위해 최근 증권형 토큰 발행(STO) 플랫폼을 개발 중이고 핵심 기능의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음을 밝혔다. 토큰의 발행, 지갑으로의 분배,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상품 거래 등의 기능 테스트를 통해 추후 가이드라인이 정비 된다면 빠르게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플랫폼인 펀블과 협약을 통해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관련 협력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소인 카사와의 업무 협약을 밝히며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사업 협력을 진행할 것을 예고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
국내 증권사는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 또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와 국내 7개 대형증권사(KB·NH·미래에셋·삼성·신한금융투자·키움·한국투자증권)에서 설립 준비 중인 한국대체거래소(KATS)는 상장 주식과 주식예탁증권의 거래를 다룰 예정이고 이에 따라 증권형 토큰의 거래도 다루게 될 예정이다. 최근 금융투자협회는증권형 토큰 이외에 향후 제정될 디지털자산 기본법의 적용을 받을 비증권형 토큰 또한 대체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대체거래소가 비증권형 토큰의 거래 또한 다루게 된다면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처럼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을 모두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과 관련 법안 및 규제 제정의 움직임에 따라 다수의 국내 은행들은 블록체인 산업 진입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은행법 하에서 은행은 가상자산 사업을 직접 영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주요 국내 은행들은 합작법인 설립, 지분 투자 등의 방식으로 가상자산 유관 사업을 준비 중이다.
가상자산 커스터디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에 따라 법인 및 기관투자자는 가상자산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법인이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구매를 대행하거나 암호키를 보관해주는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해시드, 해치랩스와 함께 한국디지털에셋(KODA)를 설립해 가상자산의 보관, 운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은 코인플러그와 합작법인 디커스터디(DiCustody)를 설립하여 가상자산 커스터디를 시작했다. 반면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인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과 카르도(Cardo)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가상자산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3) 엔터테인먼트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는 보유하고 있던 무형자산인 IP를 디지털화 시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엔터테인먼트사의 가치를 평가할 때 소속사가 보유하고 있는 연예인의 가치 및 그들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팬덤의 가치를 어떻게 산정하고 반영할 수 있는지는 예전부터 늘 그들에게 숙제였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BTS 외에도 국내 엔터테인먼트 사가 보유한 IP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Web 3 도입을 통한 사업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하이브(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5조 8,515억원 / 코스피 55위 / KRX - 352820)
NFT 사업 진출을 위해 두나무와의 합작법인 ‘레벨스(Levvels)’를 미국 샌타모니카에 설립하였다. 이를 통해 하이브는 자사의 소속 아티스트인 BTS, 세븐틴 등을 활용하여 NFT를 제작하고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속 아티스트들이 보유한 강력한 IP를 통한 NFT 발행은 팬들에게 새로운 팬 경험을 제공하여 팬덤의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 또한 올해 안으로 자체 NFT 마켓플레이스 런칭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팬들이 자체 NFT의 거래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여 IP에 유의미한 시장가치를 반영하는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SM엔터테인먼트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1조 6,800억원/ 코스닥 20위 / 종목 코드 : KOSDAQ - 041510)
기존의 아이돌 데뷔와는 다르게 현실 세계의 실제 맴버와 가상 공간의 자아인 아바타를 연결시켜 엔터사 최초로 걸그룹 ‘에스파’의 데뷔를 자체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진행하였다. 이에 팬들은 보다 독특하고 신선한 방식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과 소통하고 시공간을 초월한 팬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게다가, SM은 향후 에스파 NFT를 발행할 예정이며 이를 자체 메타버스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고 한다. 또한 바이낸스와 더 샌드박스와 같은 해외 크립토 관련 기업들과 협업하여 P2C(Play to Create) 생태계 및 SMTOWN Land 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2,692억원/ 코스닥 271위 / 종목 코드 : KOSDAQ - 182360)
더 샌드박스, 애니모카브랜즈, 네오위즈와의 파트너십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NFT 시장으로의 진출을 선언하였다. 특히 애니모카브랜즈와 합작법인 ‘애니큐브’를 신설하고 소속 아티스트들의 영상을 활용한 비디오 NFT를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에어드랍을 진행하여 230만명의 신청자를 모으는 등 엄청난 흥행을 거두었다.
4) 소비재: 화장품/패션/유통
화장품과 패션과 같은 소비재에서는 무엇보다도 브랜드가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NFT를 통해 자신들의 브랜드를 MZ세대 혹은 메타버스 내에서 강화하기 위한 노력 등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화장품
특히 화장품 섹터의 경우 코로나 이후 중국향 매출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같이 새로운 Web 3 요소를 가미한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LG생활건강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10조 4,954억원/ 코스피 32위 / 종목 코드 : KRX - 051900)
국내 최대 화장품 및 생활용품 회사로 주요 소비층인 MZ 세대에게 어필하기 위해 브랜드 가치관을 담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형 세계관에 주목하였다. 특히 MZ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빌리프’ 브랜드 내에서 자체 캐릭터 기반의 유니버스를 바탕으로 NFT를 발행하였으며 홀더들에게 다양한 멤버십을 제공하였다. 이후 빌리프의 성공을 바탕으로 ‘닥터그루트’ 라는 탈모 브랜드를 활용하여 실물 연계형 NFT를 발행, 하루만에 2,000개가 완판되는 등 많은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 인터내셔날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8,979억원/ 코스피 230위 / 종목 코드 : KRX - 031430)
국내 유명한 NFT 프로젝트인 ‘메타콩즈’와 협업하여 패션 브랜드 ‘맨온더분’의 신상품을 이용해 만든 웨어러블 NFT를 출시한 것을 들 수가 있다. 신세계 인터내셔날 역시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처럼 20~40대 남성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던 자사의 브랜드를 활용하였다.
패션
한편, NFT를 활용한 패션 업체의 브랜딩 강화 전략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고객층에 따라 목표를 세분화 할 수 있었다. 헤지스(Hazzys)와 코오롱스포츠는 각각 연초와 작년 말에 NFT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으며, 기존 고객군 보다는 새로운 MZ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함이라고 밝힌만큼 ‘브랜드 리포지셔닝’이 주 목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헤지스 (비상장)
NFT 마켓에서 3D 그래픽 기술로 구현한 버추얼 캐릭터 헤지스 프렌드(22.02.28)를 판매 예정이라고 밝힌적이 있으며, 이후 가상 인플루언서 캐릭터인 해수(22.05.03) NFT를 발행, 총 365개 추첨을 진행한 바 있다.
코오롱스포츠 (코오롱,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3,075억원/ 코스피 448위 / 종목 코드 : KRX - 002020)
대표 상품인 안타티카를 판매하면서 오리진 레드 컬러(한정판매)에 카카오 클립(klip)을 통해 NFT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보증서를 제공(21.11.12) 하였으며, 이후 NFT브랜드 ‘샤이고스트스쿼드’와 협업(22.06.16)을 발표하기도 했다.
럭셔리 수요를 타겟팅하고 있는 백화점은 NFT를 활용하여 브랜드를 강화하고, 향후 주요 소비자가 될 수 있는 MZ 세대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타겟팅한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유통
신세계백화점 (신세계 / 2022년 11월 15일 시가총액 : 2조 1,167억원/ 코스피 134위 / 종목 코드 : KRX - 004170)
캐릭터 ‘푸빌라’를 활용하여 대기업 최초의 PFP NFT를 제작하였다. 푸빌라 NFT는 6개의 등급으로 나눠져 등급에 따라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으며 결과적으로 총 3회에 걸쳐 1만개가 발행 즉시 완판되는 엄청난 흥행을 거두었다. 또한 NFT 판매 이후 오프라인으로 NFT 페스티벌을 진행하여 푸빌라 NFT 자체를 홍보하고 신세계 브랜드 역시 홍보하는 선순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홈쇼핑의 경우도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리포지셔닝을 통해 고객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비상장)
신세계 백화점과 유사하게 자체 캐릭터 ‘벨리곰’을 활용하여 멤버십 혜택을 연계한 1만개의 NFT를 발행하였다. 벨리곰 역시 110만명의 SNS 팬덤을 보유하여 NFT 발행 이전부터 엄청난 인기가 끌고 있으며, 일반 판매가 이루어진 3500개 NFT의 경우 발행 즉시 완판되어 인기를 다시금 확인시켜주었다. 롯데홈쇼핑도 롯데타워 대형 벨리곰 행사를 통해 벨리곰을 홍보하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시키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한편, 향후에 본격적으로 상장사들을 포함한 기존 Web 2 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준비들이 아직은 다소 미흡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가상자산을 기반으로한 사업은 규제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지는 가운데, 현재 한국의 규제 현황은 어떤 상황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4. 규제
A. 국내 규제 현황
올 한해, 테라-루나 사태, 셀시우스에 이은 FTX의 파산 등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사건들이 수차례 발생함에 따라 향후 규제 방향성에 대한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매우 높아져있는 상황이다.
한국 역시도 규제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정책 당국은 지난 9월 국내 금융위원회와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주최한 증권형 토큰 규제 세미나와 디지털자산법안 입법 세미나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 규제 방향성을 공유하였다.
두 번의 세미나를 통해 정책 당국은 가상자산을 크게 증권형/비증권형으로 나누어 각각 자본시장법과 디지털자산법안으로 관리하는 지침을 정비 중임을 알 수 있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법안들이 시행될 시 대표적인 가상자산 사업자인 거래소와 발행사에게 어떤 규제가 적용될지 알아보도록 하자.
1) 가상자산 사업자
정책당국은 세미나를 통해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본시장 태동기와 유사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했고, 그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공시 규제, 불공정거래 규제, 사업자 규제 등의 증권규제 원칙을 적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이 증권형/비증권형으로 나누어 지더라도 가상자산 사업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자본시장법의 증권규제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a) 공시 규제
가상자산 발행인은 거래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고, 거래자에 비해 가상자산에 대한 정보 우위를 점하고 있기때문에, 발행인에게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발행인의 자격을 국내외 법인으로 제한하고, 공시의무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발행 시, 발행인에게 기존의 백서 대비 투자정보제공 기능이 강화된 디지털자산계획서 제출 의무를 부여하고 시장에 공시할 수 있도록 입법화할 예정이다. 또한 발행 이후에도 수시공시 의무를 부여해 유통 공시 의무 또한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b) 불공정거래 규제
현재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들은 가격, 거래량 등의 데이터를 기반해 투자 판단을 하고 있는데, 이를 왜곡할 수 있는 풍문, 허위정보, 자전거래 등의 경우 입증이 쉽지 않아 일반 사기죄로 규율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정책 당국은 불공정거래 규제를 통해 규율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본시장법의 1)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2)시세조종 금지, 3)부정거래 행위 금지 등의 규정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c) 사업자 규제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시장 형성을 위해 선별된 사업자에게 라이센스를 부여하는 진입 규제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미 대규모로 성장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사업자가 전문성, 정보력, 경제력에 있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이용자의 이익 보호의무를 명문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1)신의성실의무, 2)디지털자산 보관의무, 3)불완전판매 금지, 4)이해상충 방지 등의 조항을 추가해 사업자의 행위를 규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2) 거래소
앞에서 살펴보았듯, 특금법 시행 이후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위의 디지털자산 사업자 인허가를 받고, 은행의 실명 계좌 발급 허용을 받은 5개의 가상자산 거래소로 굳어지게 되었다. 현재 5대 거래소는 고객확인제도(KYC) 및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한 트레블 룰 이행을 준수하고 있다. 한편, 가상자산 거래소의 규제 적용에 대한 예측은 다음과 같다.
a) 발행 및 유통 공시 의무
거래소 또한 발행사와 마찬가지로 발행 및 유통 공시 의무를 지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과 같이 탈중앙화가 이루어져 발행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 가상자산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자에게 발행인에 준하는 발행공시 의무를 전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책당국은 거래소에 발행인에게 수시 공시 의무를 부여하고, 조회 공시 제도 등을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b) 시장감시 시스템 구축 의무
정책당국은 현실적으로 감독당국이 가상자산 시장 내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조사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거래소와의 협업을 통해 이상 거래 탐지 기능을 전산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소에 시장감시 시스템 구축 의무를 부여하여 가격 또는 거래량을 비정상적으로 변동시키는 이상거래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신고할 의무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c) 디지털자산업 협회 구축
정책당국은 업계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 효과적인 이용자 보호, 산업의 건강한 발전 등을 위해 디지털자산사업자로 구성된 협회를 조직해 업계의 전문성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이 통과되고 시행되기까지의 시차를 디지털자산업 협회의 자율 규제, 사업자의 법령 준수에 대한 권고 등을 통해 메우고자 함으로 보인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공동협의체인 DAXA가 디지털자산업 협회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거래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B. 가상자산 회계 현황
한편, 기존 전통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처리 역시도 주요과제로 부상되고 있다. 현재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가상자산 보유 시의 회계기준은 마련해두었지만, 발행 시의 회계기준은 제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회계기준을 따르는 국내 회계 기준 역시 마찬가지인 가운데 가상자산 발행 기업들이 회계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행 국제회계기준의 가상자산 보유 시 회계처리 방식은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이 가상자산 발행 시의 회계처리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적인 국내 가상자산 발행 기업들이 회계처리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회계처리 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 가상자산 사업자
위메이드
- 위믹스(Wemix) 토큰은 자회사인 싱가포르 법인인 Wemix PTE. LTD에서 발행
- 위메이드는 위믹스 토큰 발행 시 미래 경제적 효익을 확신할 수 없어 위믹스 토큰을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음
- 발행한 위믹스 토큰을 판매할 때, 선수수익(계약부채)로 인식했다가, 고객이 위믹스 네트워크에서 서비스와 재화를 이용하고 위믹스 토큰을 지급할 때 플랫폼 수수료를 매출로 인식
- 이외에 보유한 가상자산은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뒤 원가모형을 적용해 자산손상에 따른 손상차손을 인식
위메이드는 발행한 위믹스 토큰을 판매할 때, 선수수익(부채)으로 인식한 뒤, 고객이 위믹스 네트워크에서 서비스와 재화를 이용하고 위믹스 토큰을 지급할 때 플랫폼 수수료를 매출로 인식하는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진행했다. 그에 따라 위믹스는 1,461억 원의 선수수익을 인식한 뒤 24억 원의 플랫폼 매출이 발생하자 24억 원의 부채를 차감하고 매출로 인식하였다. 토큰 판매 시 인식한 선수수익은 재무상태표의 기타유동부채 항목에 포함되어 있고, 선수수익의 변동 내역은 아래와 같이 주석에 공시해두었다.
그라운드 X
카카오의 경우 증손자 회사인 크러스트 유니버스를 통해 코인을 발행하였고, 국내 법인인 그라운드 X는 클레이튼에 제공되는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법인으로 모회사인 크러스트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클레이(KLAY)를 수령하고 있다.
그라운드 X의 클레이 관련 회계처리는 다음과 같다.
- 클레이튼의 경우 발행기업인 크러스트가 싱가포르 법인이기 때문에 발행 회계처리는 공개되지 않음
- 그라운드 X는 발행기업인 크러스트에 용역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클레이(KLAY)를 수령
- 클레이에 관련하여 진행률에 따라 수익으로 인식하고 계약자산으로 계상함
- 이외에 보유한 가상자산은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뒤 원가모형을 적용해 자산손상에 따른 손상차손을 인식
2) 거래소
두나무
- 두나무는 보유한 가상자산을 재고자산과 무형자산으로 분류
- 재고자산으로 분류된 가상자산의 순공정가치 변동분은 변동이 발생한 기간의 손익으로 인식
- 무형자산으로 분류된 가상자산은 재평가모형을 적용해서 평가손익을 가상자산이익(손실)의 과목으로 영업외손익으로 표시하고 있음
- 고객이 위탁 보관한 가상자산은 연결실체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이에 대한 미래의 경제적 효익이 회사에 유입되지 않으므로, 자산의 정의와 인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 별도의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음
국내 대표적인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는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을 재고자산과 무형자산으로 분류했다. 재고자산으로 분류한 가상자산의 경우 순공정가치 변동분은 변동이 발생한 기간의 손익으로 인식했다. 또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가상자산은 다른 기업들이 원가모형을 적용하는 것과는 다르게, 재평가모형을 적용해서 평가손익을 가상자산이익(손실)의 과목으로 표시하고 있다. 회계기준에서는 가상자산이 거래되는 항목이 동질적이고, 거래 의사가 있는 구매자와 판매자를 언제든지 찾을 수 있으며, 가격이 공개되어 이용 가능한 시장이 있는 경우에는 “활성 시장”이 존재한다고 판단한다. 두나무의 경우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거래소가 회계기준에서의 “활성 시장”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여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가상자산에 재평가모형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객이 위탁 보관한 가상자산의 경우 두나무가 지배하지 않고, 이에 대한 미래의 경제적 효익이 회사로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자산의 정의와 인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별도의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C. 향후 규제 방향성
향후 규제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이슈를 통해 점검해보고자 한다. 지난 10월 27일,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WEMIX 토큰이 DAXA에 의해 유의종목으로 지정되었고, 11월 24일 빗썸, 코인원, 업비트, 코빗의 4개 거래소에서 모두 상장폐지 되었다.
유의종목으로 지정되었던 이유는 위믹스가 본래 공표한 유통량 계획과 실제 유통량이 다르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실제 위메이드가 지난 7월 업비트 등 거래소에 제출한 유통량 공시 내역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2.46억 개가 유통될 것으로 명시했다. 한편, 위메이드는 이번 메인넷을 출시하면서 코인마켓캡에 2021년 9월 이후 처음 유통량을 업데이트 하였는데, 이 수치는 3.18억 개로 2022년 3분기 위믹스 분기 보고서와 DAXA에 제출한 내역과 모두 달랐다. 별도의 공시 없이 추가 유통량이 발생한 것이다. 위믹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담보로 사용했던 WEMIX 토큰을 회수하는 등 적극적인 소명에 나섰으나, DAXA는 소명 기간에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의 이유로 결국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위믹스는 각 거래소 별로 가처분 신청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25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소명을 진행하였다.
사건의 국면이 어떻게 흘러갈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한국은 AML 관점에서만 법제화가 되어 있어, 아직까지는 민간 협의체 단의 자율적 규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 특정 사건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바탕으로 판결을 내리기는 다소 어려워보인다. 한편, 거래소를 중심으로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1) 중앙화 된 거래소 상장을 위한 외부기간 평가, 2) 온체인 기반 유통량 모니터링, 3) 가상자산 공시와 같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과 함께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 크립토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인 쟁글을 포함한 여러 민간업체에서 한국 시장에 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금융위원회와 같은 유관 정부기관에서 주도하여 규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보여진다.
5. 마치며
지금까지 한국의 가상자산 시장의 현황을 거래, 도입 그리고 규제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립토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 ‘쟁글’의 김준우 대표는 “다음 강세장은, 게임 및 컨텐츠 쪽 플레이어들의 진출이 본격화 되면서 이루어질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글로벌 수준의 IP를 보유한 Web 2 기업들이 즐비하고, Web 3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주요 L1들 역시 활용사례를 위해 킬러 디앱을 온보딩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시장이 넓은 유저풀과 적극적인 기업 참여로 인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고도 덧붙였다. 한국의 가상자산 시장이 크립토 윈터를 견디고 새로운 시대의 주요 무대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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