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Digest]
※해당 컨텐츠는 지난해 12월23일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목차
1. 2022년 크립토 윈터 상황
2. 지난 윈터과 2022년 윈터 비교
3. 지속가능성의 중요성
4. 마무리
1. 2022년 크립토 윈터 상황
2021년은 크립토 썸머라 불렸던 반면, 불과 1년 후인 2022년은 크립토 윈터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1년 동안 계절이 4번 바뀌는 한국에 비해 해당 주기는 다소 긴 것 같지만 크립토 시장의 썸머과 윈터의 온도차는 극심합니다.
먼저 크립토 시장의 전체 시총 그래프를 보면, 2021년 1월 1일 부터 11월 10일까지 시총이 약 280%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시총의 정점 달성 일로부터 약 1년 후인 현재는 70% 이상 하락하여 다시 2021년 초와 비슷해진 상황입니다.
크립토 시장을 대변하는 비트코인만 따로 떼서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4월과 7월 사이에만 무려 50% 하락한 이력이 있습니다. 1년 전체 동안의 변화율을 보면, 작년 11월 초 약 65000달러로 고점을 갱신 후 지속 하락세를 그려 12월에는 약 17000달러로 70% 이상 하락하였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2년 전인 2020년 12월 때보다도 낮은 상황입니다.
더 나아가, 지난해 6월부터 비트코인의 시장 가격(Market price)이 실현 가격(Realized price)을 하회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비트코인의 Market price가 Realized price보다 작아졌다는 것은, 현재 거래 가격이 홀딩 중인 비트코인의 구매 가격이 보다 낮아졌다는 것, 즉 대부분 홀더가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임을 암시합니다.
크립토 산업별로 살펴보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2021년 썸머에 붐을 일으켰던 디파이(DeFi), NFT 관련 지표를 살펴 보겠습니다.
1_1. DeFi 산업의 변화
DeFi 산업은 2020년부터 눈에 띄게 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DeFi 산업 시총은 2020년 말에 260억 달러를, 2021년 말에는 최고점인 1990억 달러를 달성하였습니다. 반면, 2022년 크립토 윈터과 함께 시총은 400억달러 이하로, 무려 80% 이상 하락하였습니다.
DeFi 산업의 활성도를 대표하는 또 다른 지표로 TVL(Total Value Locked)이 있습니다. DeFi에 대한 TVL은 지지난해 말 최고치인 1800억 달러로부터 지속 하락하여 1년 후인 현재는 420억 달러까지 하락하였습니다. TVL 역시 약 77%나 감소된 셈이지요. 반면, TVL 하락률은 어느 정도 시총 하락률(약 80%)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_2. NFT 산업의 변화
NFT 산업은 DeFi보다 1년 정도 늦은 2021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기 시작하여 지난해 초까지 성장세를 이어나갔습니다. 2021년 월별 NFT 최고 거래액이 42억 달러였던 반면, 작년 1월 거래액은 무려 172억 달러로 지지난해 거래액 최고치의 4배였습니다. 반면 1월 이후 NFT 거래액은 줄곧 하락하여 9월에는 1월 대비 97% 하락한 4억6600만 달러에 불과하였습니다.
Christie’s, Sotheby’s 등 발 빠르게 NFT를 도입했던 옥션 하우스들 역시 NFT 판매량 감소에 직격타를 맞은 상황입니다. Art Market Research에 의하면, Christie’s, Sotheby’s, Phillips, Bonhams의 올해 1Q~3Q 동안의 총 NFT 판매액은 840만 파운드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액인 1억 2700만 파운드 대비 93% 하락하였다고 합니다.
NFT 산업의 경우 판매량과 함께 NFT 구매자 수 역시 올해 초에 정점을 찍은 후 지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크립토 시장은 여전히 가치 변동이 심한 시장입니다. 주식 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큰 편인 나스닥의 경우 22년 만에 최대 하락률인 32%과 비교해도 크립토 시장의 변동성이 2배 이상 더 크기 때문입니다. 반면, 작년-올해 처음으로 크립토 시장이 이렇게 급격한 변동성을 경험한 것은 아닙니다. 매크로 시장과 마찬가지로 크립토 시장에도 사이클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크립토 시장 사이클을 기반으로 지난 윈터와 이번 윈터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 지난 윈터과 2022년 윈터 비교
<Bear Markets in Perspective>에 따르면, 크립토 시장은 지금까지 총 세 번의 사이클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이번 윈터는 세 번째로 찾아온 윈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진행되었던 두 번의 윈터과 이번 윈터를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Bear Markets in Perspective>에서 등장하는 크립토 시장 사이클 관련 상세 내용은 다음 트위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크립토 시장의 역사는 아직 짧기 때문에, 앞선 두 사이클을 통해 세번째 사이클이 어떻게 진행될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기간, 고점 대비 가격 하락률, 하락 기간 등을 비교해 봤을 때, 현재까지의 지표 결괏값이 앞선 두 사이클에서 나타난 수치와 근접해 있음에 따라 현재는 3번째 사이클의 거의 막바지(바닥)에 있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크립토 윈터 사이클은 단순히 일부 수치(기간, 하락률 등)뿐 아니라 가격 하락 배경도 유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첫 번째 공통적 배경으로는, 연준의 긴축 정책입니다. 이는 크립토 시장이 외부 자본 시장의 흐름과 유동성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배경으로는 바로 투자자 및 커뮤니티 구성원의 ‘신뢰’를 하락 시키는 사건 발생 입니다. 후자의 경우 2015년 이더리움 런칭으로 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및 프로토콜이 등장할 수 있게 되면서 더욱 심각해 졌습니다. 대표적으로 2018년 ICO 버블 붕괴와 2022년 테라 및 FTX 파산 등이 있습니다. 즉, 두-세번째 사이클의 경우 윈터를 악화 시킨 주요 배경은, 지속 불가능한 구조의 프로젝트에 대한 막연한 신뢰가 의심으로 바뀌면서 자금이 이탈함과 동시에 프로젝트가 도산하게 되는 것에 있습니다. 이러한 실패는 주변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쳐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를 만들게 됩니다.
3. 지속가능성의 중요성
크립토 시장의 변동성은 과거부터 있어왔기에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근래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는 문제는 크립토의 ‘지속 가능성’입니다.
현재까지 대다수 크립토의 가치는 실제 사용성과 내재가치로부터 기인하는 것이 아닌, 많은 사람들의 ‘신뢰’로부터 기인합니다. 이에 한 번 신뢰를 잃은 크립토와 그 생태계는 회복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시장 상황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토큰 자체가 어떠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어느 정도 하방 보호(downside protection)가 가능합니다. 빵의 가격이 아무리 떨어져도 빵은 빵 자체로서 사람들에게 효용을 주고 가치를 인정받는 것처럼요.
굳이 비교해 보자면, 웹2 대표 기업인 아마존의 경우 주가가 올해 6월 전고점 대비 40% 폭락했더라도 사람들은 불안에 떨며 아마존이 증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AWS는 IT 산업에 필수불가결한 존재이고, 따라서 아마존의 내재가치 만은 확실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반면 올해 발생했던 LUNA(기존 크립토 시총 8위) 폭락의 경우 가격이 100% 가까이 떨어졌고, 모두가 테라 프로젝트가 증발했다고 간주합니다. 내재가치가 없으니 downside protection도 없고, 생태계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으니 자연스럽게 토큰의 가치도 무(無)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죠.
크립토 시장에 참여한 투자자 및 커뮤니티에게 자신이 기여한 프로젝트의 가치가 제로로 수렴되는 위험을 제거해 주기 위해서는 작년 크립토 썸머를 반추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크립토 시장 사이클 이야기를 다시 꺼내보자면, 윈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에 다가올 썸머가 바뀔 수 있습니다. 2018년 윈터 당시 비트코인의 가격이 84%로 가장 크게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음에 찾아온 2021년 썸머는 두번 연속 최고점을 갱신함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길고 뜨거웠습니다.
그 이유는 2018년 윈터 동안 Uniswap, AAVE와 같은 내실있는 프로젝트들이 지속 개발됨으로써 다른 썸머때와 달리 시장에 실질적인 효용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DeFi 프로젝트들은 지난해 윈터 동안에도 꾸준한 유저 수 증가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이클이 반복될 수록 앞으로는 단순히 유동성 및 신뢰를 레버리지하는 프로젝트 보다는 Uniswap, AAVE와 같은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가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입니다. 크립토 시장에 후자와 같은 프로젝트가 많아질수록 썸머는 더욱 길어지고, 윈터가 도래해도 곧잘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4. 마무리
지속 가능성은 크립토 시장의 건전한 미래를 위해 필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속 가능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지속 불가능한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보다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2, 3편에서는 불장에 가려져 과대평가되었던 프로젝트들의 지속 불가능한 구조에 대해 파헤쳐 보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2022년 크립토 윈터 회고' 원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