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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영외 1명
Research Analyst/
Korbit
2022.11.28

[Xangle Digest]

※해당 컨텐츠는 지난 11월 25일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목차

1. 비트코인 래퍼(Bitcoin Wrapper)

2. 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3.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

4. 기관투자자 지원 사업 현황

5. 기관 자금의 가상자산 투자 여건 개선

 

 

 

FTX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걸쳐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그 여파(contagion)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시장 전망이 불분명한 현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의 가상자산 진입 트렌드는 온건할까? 본 리포트는 ‘블랙록의 크립토 진출, 기관 자금 살아날까(2022. 8. 26)’ 리포트에 이어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을 나타내는 4가지 지표의 지난 3개월(8월 말부터 11월 중순)간 추이를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최근 기관투자자의 동향을 분석한다. 4가지 지표는 1) 비트코인 래퍼(Wrapper) 2) 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3)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 4) 기관투자자 지원 사업 현황이며, 각 지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Gradually, then Suddenly: 임계점에 도달한 기관투자자(2021. 11. 16)’ 리포트를 참조 바란다. 

FTX 사태 이전까지의 동향을 보면 올해 하반기 가상자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의 가상자산 채택이 활발히 진행되어 왔었다. 피델리티, 블랙록 등 전통 금융권 자산운용사들이 각사의 고객들에게 가상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돕는 신규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 좋은 예이다. 전통 금융기관들의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함에 따라 가치 창출을 최대화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자신들의 기존 서비스에 어떻게 융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낳은, 작지만 매우 건설적인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투자 은행 JP모건의 첫 디파이 거래 성공 또한 이러한 트렌드의 연장선에 있다(Figure 1). 이에 따라 본 리포트는 JP모건의 디파이 거래에 대한 세부 내용을 살펴보고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도 포함하였다.


1. 비트코인 래퍼(Bitcoin Wrapper)

3분기 비트코인 래퍼 자금은 안정적인 흐름 유지

3분기 비트코인 래퍼 자금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였다. 특히 11월 첫째 주 래퍼 자금은 FTX 사태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유출이 매우 제한적이었으며 둘째 주에는 오히려 소폭 반등하였다. 구체적인 월별 동향을 보면 먼저 지난 8월 중순 비트코인 래퍼 자금은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의 잭슨홀 연설 등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시그널이 이어짐에 따라 총 5,230만 달러가 유출(8/15일~8/31일)되었다. 9월에서 10월에는 연준발 통화정책 시그널을 주시하는 가운데, 래퍼 자금은 전반적으로 낮은 거래량을 유지하며 등락을 반복하였다. 

올해 비트코인 래퍼의 전체적인 자금 흐름을 보면 상반기에 나타난 대규모 자금 유출 추이는 하반기에 들어서며 거의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상반기(1~6월) 비트코인 래퍼는 2억 3,720만 달러 순 유출(net outflow)을 기록했지만, 하반기(7월~11월 초)에는 오히려 1억 5,950만 달러 순 유입(net inflow)을 기록하고 있다. FTX 사태의 여파로 추가적인 자금 유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지금까지는 그러한 동향은 보이지 않았다. 기관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현상은 대부분 소진되었음을 조심스럽게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이더리움은 머지(Merge) 업그레이드(9월 15일)를 앞둔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8월 넷째 주까지 5주 연속으로 자금이 유입되었으나, 9월 업그레이드 이후 머지 재료 소진과 차익 실현 매물이 맞물리면서 10월에는 자금이 유출되었고, 11월 초에 다시 반입 전환하였다. 솔라나, 카르다노 및 숏 비트코인(short bitcoin)은 9월까지 전반적인 자금 유입 흐름이 지속되었으나 10월에는 반출 전환하였다. 이후 11월 FTX 사태의 영향으로 솔라나는 자금 유출이 이어졌지만, 투자 심리 악화를 반영하여 숏 비트코인은 반입 전환하였다. 분석 기간 XRP는 자금이 유입되었는데 이는 SEC와 리플랩스의 소송에서 양측 모두 약식판결을 요청함에 따라 소송종료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 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기관투자자의 투자 심리 위축은 제한적인 편

총 선물 미체결 계약(open interest) 중 CME가 차지하는 비율은 8월 말 BITO의 롤오버 물량이 CME에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20%대까지 급등하였다. 이후 비트코인 선물 시장이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상태를 보이며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을 시사하는 가운데, 9월 둘째 주 CME 비중은 9% 선까지 하락하였다. 다만 9월 셋째 주 비트코인 가격이 회복하면서 투자 심리가 일부 개선됨에 따라 CME 비중은 13%대까지 반등하였고, 11월 첫째 주까지 10~13%대에서 등락을 반복하였다. 종합해보면 9월을 전후하여 기관투자자의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매도 압력은 제한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상대적 관심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CME와 비규제 거래소의 결제월 계약 베이시스 간의 간극은 분석 기간에 큰 변동 없이 소폭의 프리미엄과 디스카운트를 반복하였다. 특히 11월 초 FTX 사태 이후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CME 디스카운트는 최대 2%대에 머물며 낙폭이 제한적이었다. FTX 파산이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지만, 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지표를 기준으로 보면 그 여파는 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 사이에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3.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은 3분기 연속 감소

3분기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는 약 547억 달러까지 하락하며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펀딩 시장의 위축은 분기별 가상자산 관련 벤처캐피탈 투자 규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벤처캐피탈 투자 자금 규모(달러 기준)는 전 분기(약 95억 7천만 달러) 대비 약 35% 감소하였다(Figure 9). 다만 같은 수치를 월별로 살펴보면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9월 소폭 반등했기 때문에(Figure 10) 3분기 수치(62억 달러)의 낙폭을 둔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이 3분기째 감소하였으나, 다양한 지표를 통해 가상자산 관련 펀딩 시장이 이전 베어마켓 대비 상대적으로 견고함을 알 수 있다. 먼저 위에서 언급한 가상자산 관련 벤처캐피탈 투자 규모(달러 기준)는 2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으나, 절대적인 투자 금액은 과거 시장 침체 기간 중의 투자 금액과 비교하면 훨씬 큰 규모이다. 지난 2분기와 3분기 약 158억 달러의 벤처캐피탈 자금이 투자되었는데, 이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투자된 벤처캐피탈 자금을 모두 합친 것(약 153억 달러)보다 큰 규모이다. 이는 가상자산 산업의 근간이 과거 수년간 그만큼 질적으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또 한 가지 3분기에 주목할 만한 점은 가상자산 시장 내 주요 벤처캐피탈 업체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분산(diversified)되고 있다는 점이다. 블록 리서치의 분석 결과, 2분기에는 디파이와 NFT/gaming이 전체 투자 중 75% 이상을 차지했다면 3분기에는 이 두 섹터의 비중이 전체 투자 중 약 5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그 이유는 벤처캐피탈 업체의 투자를 받은 회사 및 프로젝트 중 인프라 및 웹3 섹터의 비중이 지난 분기 대비 상승하였기 때문이다. 당사는 이러한 투자처의 다각화 추세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실제로 FTX 사태 이후에도, 유망한 프로젝트들은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있으며 이를 주도하는 분야는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한 예로 11월 16일 이더리움 확장 솔루션인 zkSync의 개발사 메터랩스(Matter Labs)는 2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a16z, Variance, LightSpeed Venture Partners 등이 참여했고, 투자금은 메터랩스의 zkSync를 확장하고 개발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4. 기관투자자 지원 사업 현황  

코인베이스 내 기관의 거래량 비중 3분기 연속 증가 

코인베이스의 2022년 3분기 주주 서한(shareholder letter)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총거래량은 1,590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약 27% 감소하였다. 이 중 개인투자자(retail)의 총거래량은 260억 달러로 2분기 대비 43% 감소하였다. 개인 투자자는 코인베이스 3분기 거래량의 16%를 차지하며 전 분기 대비 5%p 감소하였다. 기관투자자의 거래량도 3분기 1,330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22% 감소하였다. 그러나 코인베이스 내 기관투자자의 거래량 비중은 84%를 차지하며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코인베이스는 3분기 전체 거래량 감소 이유에 대하여 개인투자자는 가격 흐름에 상관없이 장기보유하고 있으나 프로 트레이더, 마켓메이커(market maker)의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해외 경쟁업체들이 기관투자자를 위한 파생상품을 출시하였고, 그 결과 기관투자자들이 미국을 이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지난 분기와 달리 3분기에는 시장 내 기관 거래가 증가했으나, 해외 경쟁업체의 기관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코인베이스의 기관 거래량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2022년 3분기 코인베이스 플랫폼의 총고객 예치 자산은 1,020억 달러로 1분기 960억 달러 대비 6% 증가하였다(Figure 12). 코인베이스는 3분기 가상자산 가격이 한때 회복세를 보이면서 고객 자금이 순유입하였고, 코인베이스 플랫폼의 총고객 예치 자산 가치도 상승했다고 설명한다. 코인베이스 플랫폼의 총고객 예치 자산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49%에서 50%로 소폭 상승하였고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은 51%에서 50%로 소폭 하락하였다. 코인베이스는 3분기 초 블랙록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더 많은 기관이 가상자산 시장 참여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3분기 말 상위 100대 헤지펀드 중 약 25%가 코인베이스에 온보딩을 결정했다고 언급하고 있어 큰 이변이 없다면 4분기 코인베이스 내 총고객 예치 자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기관투자자의 자산 잔고 지표도 돌아설 것으로 기대한다.
 

 

5. 기관 자금의 가상자산 투자 여건 개선 

향후 장기성 기관투자자 자금 지표는 개선될 것

위 4가지 지표를 종합해 보면 두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3분기 연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11월 초에 불거진 FTX 사태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었으나, 매도 압력은 제한적임을 알 수 있다. 이 점은 앞서 살펴본 비트코인 래퍼 자금 유입, CME 선물 시장 지표, 그리고 코인베이스 내 거래량 구성에서 알 수 있다. 비트코인 래퍼 자금 흐름은 전반적으로 낮은 거래량을 보이며 유입과 유출을 반복하였고, CME 선물 시장 지표도 약세장 속에서 크게 무너지지 않아 기관투자자들의 안정적인 시장 참여를 시사한다. 또한 3분기 코인베이스의 총거래량이 감소했음에도 기관투자자 거래량 기여도는 3분기 연속 증가하였다.

둘째, 3분기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로 대표되는 장기성 기관투자자 자금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주요 벤처캐피탈 업체가 가상자산 내 다양한 섹터에 활발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가상자산 펀딩 시장이 과거 정체기 대비 일정 수준의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가상자산 업계의 근간이 그만큼 성숙해졌음을 뜻한다. 이러한 성장 추이는 가상자산 업계에 꾸준히 유입되는 우수한 인력에 힘입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향후 매크로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은 회복할 여지가 충분할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4분기에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와 FOMC 결과 및 11월 초부터 불거진 FTX 사태 여파에 따라 기관 자금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첫 디파이 거래를 성공시킨 JP모건 

11월 2일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을 위시한 해외 주요 금융기관이 세계 최초로 퍼블릭 블록체인상에서 금융기관간의 디파이 거래를 성공시켰다. 이번 거래는 싱가포르 중앙은행격인 싱가포르 금융관리국(Monetary Autority of Singapore, MAS)이 진행한 디파이 활용 시범 프로그램 ‘프로젝트 가디언(Project Guardian)’의 일환으로 JP모건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 도쿄에 본사를 둔 SBI디지털애셋홀딩스 등 굵직한 기관이 속속 참여했다. JP모건의 블록체인, 가상자산 사업부를 총괄하는 Tyrone Lobban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거래를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하여 발표하였다.
 

첫째, 이번 JP모건의 디파이 거래는 이더리움 레이어2 폴리곤(MATIC)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Lobban은 폴리곤을 선택한 이유에 대하여 이더리움상에서 테스트를 수행하려 했고 동시에 신원확인 등의 작업을 위해서는 저렴한 가스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이번 거래에서는 Aave Arc의 수정 버전을 활용하였다. 여기서 Aave Arc는 에이브(Aave) 프로토콜에서 출시한 ‘허가성(permissioned)’ 유동성 풀로, 기관이 규정을 준수하면서 디파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구체적으로 Aave Arc의 사용자는 KYC/AML과 같은 실사 절차를 거쳐야만 액세스 권한을 얻을 수 있다. JP모건은 Aave Arc의 수정 버전을 만들어 이자율, 환율과 같은 변수들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JP모건은 토큰화된(tokenized) 싱가포르 달러 예금(deposit)을 발행하였고, 10만 싱가포르 달러를 토큰화해 엔화 자산과의 거래를 실행했다. 이 거래에 대하여 Lobban은 은행이 발행한 최초의 토큰화된 예금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토큰화된 예금은 그 배상책임 위험(general liability)이 JP모건에 있는 채무이면서, 스테이블코인의 확장성 문제없이 안정적인 온체인 가치를 제공하는 토큰이라고 설명한다.

넷째, 이번 테스트에는 온체인 상에서 검증 가능한 자격증명(Verifiable Credentials, VC) 기능도 시험되었다. 구체적으로 금융기관의 디파이 참여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KYC 과정을 World Wide Web Consortium(W3C) 표준의 VC 방식을 적용하여 해결하는 방식을 통해 향후 기관들의 디파이 참여의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검증 가능한 자격증명이란 디지털 증명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제3의 인증발급기관(issuer)에 의존하지 않고 사용자(holder)가 자신이 보유 및 관리하는 오픈 스탠더드의 자격증명(credential)을 검증 기관(verifier)에 제출할 수 있게 해 준다. 검증 가능한 자격증명을 이용하면 단순히 주소(address)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서서 리스크, 자산 한도 등 더욱 세밀한 자격증명도 가능하다. 현재 이러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들이 연구 및 개발 중이며 프로젝트 가디언의 이번 거래에서는 웹 표준을 개발하는 국제 컨소시엄 W3C의 표준을 채용하였다.   

다섯째, JP모건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트레이더가 회사 자금에 불필요하게 액세스할 수 없고, 승인된 디파이 프로토콜만 사용할 수 있으며, 거래 지침에 자격증명 결과가 첨부되도록 보장된 기관 액세스용 지갑(Institutional Wallet)을 구축했다고 한다. Lobban은 발표 말미에 “향후 검증 가능한 자격증명을 활용해 별도의 KYC 없이도 정부 규제 위반 우려가 없는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도입이 단순히 재무제표상에 하나의 투자자산을 추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존 서비스와의 융합을 목표로 한 첫걸음이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당사는 판단한다(Figure 15). 시범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이번 시도가 곧바로 금융기관의 디파이 진입이 빠르게 진행될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가디언의 첫 디파이 거래는 가상자산의 제도권화에 세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지닌다.

첫째, 은행의 디파이 합류를 들 수 있다. 이번 거래는 기존 금융사들이 이용하던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이 아닌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이번 거래 성공은 궁극적으로 ‘디파이 머니 레고(DeFi money legos)’가 형성될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전통 금융 기업들의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즈니스 시행 가능성을 제시한다. 

둘째, 기관의 이더리움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다. Lobban도 이번 발표를 통해 이더리움 활용 의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We used Polygon for the trade because we wanted to do this on Ethereum and needed cheap gas fees for some expensive operations around identity verification.”). 다만 이더리움 L1의 가스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더리움 사이드체인인 폴리곤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는 JP모건과 같은 대형 기관들은 이더리움의 가능성을 인지하면서도 동시에 L1에서 발생하는 가스비 부담 등의 문제 해결도 중요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JP모건의 이러한 선택이 좋은 본보기가 된다면 향후 대형 기관들이 이더리움 롤업이나 사이드 체인을 활용한 거래를 많이 시도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셋째, 이번 거래에서 사용된 검증 가능한 자격증명은 기관의 디파이 거래를 용이하게 해 준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검증 가능한 자격증명은 사용자가 거래 상대방에게 컴플라이언스 준수에 필요한 자격증명 정보를 직접 제공하여 거래 시 발생하는 마찰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인다. 결국 검증 가능한 자격증명은 컴플라이언스 준수의 부담을 디파이 프로토콜로부터 분리 적용할 수 있게 하여 프로토콜의 확장성에 중요한 발판을 마련해 준다. 디파이 규제의 핵심 논쟁인 KYC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자격증명이 전제조건인 전통 금융권 자금이 이더리움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에 유입되어 금융 거래가 활성화되는데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 'FTX사태 이후 기관투자자 동향과 전망' 원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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