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들어가며
2. 월트 디즈니의 성장 과정 및 전략
3. 21세기 디즈니를 꿈꾸는 PFP 프로젝트
4. VC들이 PFP 프로젝트에 투자한 이유: 글로벌 IP 기업 성장 가능성
5. Web2 IP기업과는 무엇이 다른가: IP의 토큰화
6. 디즈니를 통해 바라본 PFP 프로젝트의 미래 및 향후 성장 전략은?
7. 맺으며
1. 들어가며
NFT 시장이 주목을 받으며 상승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거래량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올 4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약세장에 돌입하였다. 그럼에도 불구, 산업을 막론하고 수많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NFT 시장에 대한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NFT 시장에 흘러 들어가고 있는 펀딩 규모도 여전히 견고한 편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Yuga Labs에 이어 Doodles와 PROOF 측에서도 각각 $54M, $50M 투자 유치 소식을 전했으며, 며칠 전에는 Azuki를 운영하는 Chiru Labs의 시리즈A 펀딩 루머가 ($30M 예상) 시장에 퍼지기도 하였다. 금리가 치솟으며 유동성이 마르고 있는 비우호적인 현 시장에서, 도대체 VC들은 이들에게서 어떠한 가능성을 본 것일까? 필자는 관련해서 명실상부 최대 IP 기업인 월트 디즈니의 성장 과정과 사업 모델에 대해 짚어보며 이유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2. 월트 디즈니의 성장 과정 및 전략
디즈니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그간 PFP들의 행보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IP(캐릭터)를 기반으로 컨텐츠를 생산하고 OSMU (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 전개한다는 측면에서 PFP프로젝트들의 사업 모델은 디즈니의 사업 모델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결국 블루칩PFP들은 디즈니가 걸어온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기에 디즈니의 100년 역사 속에서 PFP프로젝트의 성장 가능성 및 향방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시작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Walt Disney Studios)의 역사는 19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월트 디즈니(Walt Disney)는 1923년, 그의 형 로이 디즈니(Roy Disney)와 함께 여배우와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교류하는 모습을 담아낸 흑백 단편 영화 ‘엘리스 원더랜드’라는 작품을 출시하였다. 다행히 작품이 제법 흥행하여 배급사와 계약을 맺는데 성공하였고, 같은 해 디즈니 브라더스 카툰 스튜디오(Disney Brothers Cartoon Studios)를 설립하였다 (사명은 1926년 로이의 제안으로 우리가 아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로 변경된다). 디즈니 형제는 이후 4년간 엘리스 원더랜드 시리즈에 몰두하였다.
이후 이들은 ‘럭키래빗 오스왈드’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바탕으로 100% 만화 기반의 작품들을 1년에 26편이나 만드는 기염을 토했으나, 안타깝게 그의 배급업자가 계약 상 허점을 이용하여 럭키래빗 오스왈드에 대한 저작권을 빼앗게 된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디즈니 형제는 바로 그 다음 해인 1928년, 디즈니의 메가 히트작인 미키 마우스를 탄생시킨다.
디즈니 최고의 IP, 미키 마우스의 탄생
최초의 유성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에 등장한 미키마우스는 월트 디즈니가 녹음한 소리에 맞춰 생동감 있게 움직이며 관객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이후 1930년대부터는 미키마우스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성공하였으며, 미키마우스 상품화를 통해 벌어들인 한 해 수익만 해도 한화 기준 약 4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디즈니 형제는 미키마우스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백설공주와 난쟁이’(1937년), ‘신데렐라’(1950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951년), ‘피터팬’(1953년), ‘잠자는 숲속의 공주’(1959년), ‘101마리 달마시안’(1961년) 등 히트작을 연이어 탄생시키며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제작에만 집중하였다면 지금처럼 강력한 IP 브랜드와 부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월트 디즈니도 이를 분명하게 인지하여 미키마우스라는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사업 영역 확장 방향을 모색하였다. 필자는 그 중 대표적인 3가지 전략을 꼽은 뒤, 이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A) 작은 냅킨에 그린 디즈니의 OSMU 전략
아래 그림은 월트 디즈니가 1957년 냅킨에 표현한 디즈니 ‘시너지 맵’이다. 디즈니의 핵심 사업 전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림으로, 극장 영화를 통해 생명력을 불어 넣은 캐릭터 자산을 중심으로 디즈니 랜드(테마 파크), 굿즈, 잡지, 만화, 음악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채널로 뻗어 나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위 그림을 보면 월트 디즈니가 어떠한 방식으로 IP 캐릭터를 수익화하고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었는지 설명이 된다. 놀랍게도, 60년이 지난 현재 디즈니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심지어 오늘날 PFP 프로젝트들이 IP를 활용하여 다앙한 컨텐츠를 생산하는 OSMU 전략과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PFP 프로젝트들의 사업화 전략을 디즈니는 100년 전부터 고민하고 실천했던 셈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할 경우 크게 세 가지 장점이 존재한다: 1) IP 수명 연장 및 감가상각 최소화 2) 컨텐츠 생산을 통한 수익 극대화 3) 사업 모델 확장
- IP 수명 연장 및 감가상각 최소화: 박스오피스에서 히트를 쳐도 IP 확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버리는 대부분의 영화와 달리 디즈니 케릭터들은 다양한 사업 채널을 통해 끊임없이 재해석 및 재생산될 수 있는 구조를 띄고 있다. 미키마우스가 1928년에 탄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디즈니랜드를 가면 미키마우스를 직접 보고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컨텐츠 생산을 통한 수익 극대화: 애니메이션 ‘카(The Cars)’는 글로벌 박스 오피스에서 매출 $1.4B을 올렸던 반면, 카를 상품화 및 컨텐츠화하여 거둬들인 매출은 무려 $10B이 넘는다.
- 사업 모델 확장: 디즈니는 단순 애니메이션 제작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컨텐츠를 꾸준히 생산한 결과 미디어 뿐만 아니라 패션, 게임, 장난감, 잡지, 영화, 음악, 출판, 그리고 부동산까지 사업 전선을 어마어마하게 넓힐 수 있게 되었다.
B) 수직적 통합(Vertically Integrated)으로 수익성 강화
OSMU와 함께 디즈니의 초기 핵심 전략으로 거론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밸류 체인의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이다. 이는 혜택에 따라 단일 상품을 상이한 가격대로 판매하는 넷플릭스의 수평적 확장과 확연히 대비되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는데, 디즈니는 스튜디오부터 엔터테인먼트 사업, 미디어, 인터넷, 그리고 마케팅까지 밸류 체인의 모든 단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컨텐츠 및 상품의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경쟁 우위를 가져가는데 성공하였다. 또한, 중간 마진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강화함으로써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C) 이후, 공격적인 인수를 통한 수평적 통합(Horizontal Integration) 달성
수직적 통합 전략을 통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한 디즈니는 이제 수평적 통합을 이룰 차례였다. 디즈니는 공격적으로 영화사를 포함한 경쟁사들을 인수하여 IP를 확장해나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인수 건으로는 터치스톤 필름 (1984년), 미라맥스 (1993년), ESPN (1998년), 픽사 (2006년), 마블(2009년), 루카스 필름(2012년), 그리고 21세기 폭스(2017년) 등이 있다. 글로벌 IP 기업이자 최고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입지를 굳힐 수 있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후 행보는 잘 알다시피 2019년 말, Disney+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OTT 사업에 진출하게 된다.
3가지 전략을 통해 디즈니 실적은 고공행진
OSMU 전략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수직 - 수평적 통합을 이루기 시작한 디즈니의 실적은 고공행진하였다. 물론 중간 중간에 월트 디즈니와 로이 디즈니의 죽음 (1966년, 1977년), 가족 영화에 대한 수요 하락 (80년대 초), 경영권 악화에 따른 적대적 인수 시도 (1984년) 사건 등으로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1991년부터 2021년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액은 $6B에서 $67B로 1,000% 이상 증가하였다. 실적이 플랫해지려고 하면 절묘한 타이밍으로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등 거대 IP 기업들을 순차적으로 먹어 치우면서 컨텐츠를 확장하고 몸집을 키워나갔다. 다만, 순이익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 발발에 따른 오프라인 사업 부진으로 2020년 이후 확연한 감소세를 보였다.
사업 부문 별로 살펴보면, 디즈니의 주력 서비스인 미디어 네트워크와 테마 파크 및 상품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여 매출액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와 DTC & 인터내셔널 (스트리밍 서비스, 글로벌 미디어 및 광고 수입 관련)이 그 뒤를 따라가고 있다. 다만, 이후 파크 및 상품 부문 매출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19년 $26.2B에서 2020년 $16.5B로 감소하였으며 (YoY -58%), 오히려 DTC 부문 매출은 Disney+, Hulu, ESPN+ 등 OTT 상품 출시로 인해 2019년 $9.3B에서 2020년 $16.9B로 크게 성장하였다 (YoY +81%).
3. 21세기 디즈니를 꿈꾸는 PFP 프로젝트
앞서 언급했듯이 BAYC, 두들스, 그리고 아즈키는 각기 집중하고자 있는 시장이 다르기는 하나, 모두 케릭터 기반의 OSMU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디즈니의 사업 모델과 유사하다. 디즈니가 극장 영화와 미디어를 중심으로 미키마우스 IP를 키워나갔다면 이들은 각기 다른 시장을 공략하여 브랜드를 강화하고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금부터 각 프로젝트 별 특징을 살펴보자.
3-1. 유가 랩스 (BAYC): 메타버스
‘요트 위에서 한가하게 버번 위스키나 마시고 있는 돈 많고 지루한 원숭이’라는 이미지로 마치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Leisure Class)’을 완벽하게 케릭터화한 듯한 BAYC는 영앤리치 크립토 OG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본래 크립토펑크 컬렉션이 신흥 크립토 부자들의 상징이었으나, 유가 랩스는 최초로 NFT에 멤버쉽 개념을 도입, BAYC 홀더들에게만 IRL파티 참여, 에어드랍, 굿즈 판매 등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후 유가 랩스는 BAYC라는 킬러 IP를 이용하여 본격적으로 패션, 굿즈 (Superplastic X BAYC), 영화 (The BAYC Trilogy), 음악 등 사업 전선을 빠르게 확장하였다. 현재 유가랩스가 집중하고 있는 시장은 메타버스 및 게이밍 시장으로, 자체 메타버스 The Otherside를 구축하고 있다. 한편, 유가 랩스는 2022년 5월 1일, Otherside 랜드 세일로만 $170M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인 바 있다.
3-2. 두들스 Doodles: 엔터테인먼트
유명 아티스트인 Tulip과 Burnt Toast, 그리고 크립토키티 PM 출신 Poopie가 작년 10월에 출시한 커뮤니티 중심의 PFP프로젝트다. 메타버스에 사활을 걸고 있는 유가 랩스와 달리 두들스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두들스 공동창립자인 Keast (Tulip)에 따르면 두들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Web3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되는 것이며, 향후 1) 음악, 2) 애니메이션, 3) 상품, 4) 게이밍, 5) IP 파트너십, 그리고 6) 각종 이벤트 및 오프라인 명소에 특히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계획에 맞춰 두들스는 최근에 유명 가수 Pharrell Williams를 CBO(Chief Brand Officer)로, 빌보드 임원 출신 Julian Holguin을 CEO로 영입한 바 있다. 또한, 퍼렐 윌리엄스를 주도로 Doodles Record 레이블사를 설립하였으며, 쇼피파이와 파트너쉽을 맺기도 하였다.
3-3. Chiru Labs (아즈키 Azuki)
“Skaters of the Internet”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아즈키는 특유의 일본 애니메이션풍 감성과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아시아 투자자들에게 특히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PFP프로젝트다. BAYC, 두들스와 달리 아즈키는 구체적인 로드맵 혹은 방향성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타겟하고 있는 시장이 다소 모호하다. 다만, 그간 행적 및 아즈키 마인드맵을 미루어 봤을 때 패션, 애니메이션, 만화, 음악, 굿즈, 그리고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나아가, 최근에 출시한 Beanz 컬렉션을 통해 카카오 프렌즈 / 라인 프렌즈과 비슷한 브랜드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4. VC들이 PFP 프로젝트에 투자한 이유: 글로벌 IP 기업 성장 가능성
지금쯤이면 필자가 생각하는 ‘VC들이 PFP 프로젝트에 투자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NFT를 단순히 내재가치 없는 JPG파일 정도로 생각하면 VC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NFT 프로젝트를 21세기 디즈니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글로벌 IP 기업으로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글로벌 브랜드 라이선스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275B에 육박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다. NFT가 해당 시장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BAYC, 두들스, 그리고 아즈키의 성장성은 꽤나 기대해볼 만하며 현 NFT시장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들이 각각 $4B, $704M, $300M~400M의 가치를 인정 받은 것도 납득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에는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섹터 중에서 가장 흥행하였던 IP 자산들을 개별적으로 살펴보자. 닌텐도는 세계 최대 IP자산인 포켓몬을 통해 $92B 매출을 달성하였으며, 디즈니는 위니 더 푸($75B)와 미키 마우스($70B) 두 개의 IP로만 총 $145B 매출을 기록하였다. 이처럼 닌텐도, 디즈니가 단 한 개의 IP 자산 만으로도 수십 억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최근 VC들이 PFP의 IP로써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뒤 투자하는 모습들이 이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5. Web2 IP기업과는 무엇이 다른가: IP의 토큰화
아무리 PFP 프로젝트와 디즈니의 사업 전략이 궤를 같이 하더라도 IP 자체를 토큰화하여 판매하고 있는 Web3 프로젝트와 Web2 기업은 구조적으로 차이점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A) 오너십의 분배
Web2 기업은 IP의 지적재산권을 100% 소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디즈니는 저작권 관리가 특히 철저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월트 디즈니가 1927년 ‘럭키래빗 오스왈드’에 대한 저작권 및 판권을 배급업자에게 맡겼다가 배신당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대부분의 NFT프로젝트들은 제한적으로나마 홀더들에게 해당 NFT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고 있다. BAYC, 두들스, 그리고 아즈키 모두 이 경우에 해당된다. 드물지만 일부 NFT 프로젝트는 저작권자가 저작권을 포기하는 CC0 (퍼블릭 도메인) 라이선스로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CC0 라이선스로 전환한 프로젝트로는 Nouns와 문버드가 있다.
이렇듯 NFT프로젝트는 홀더들에게 상업적 이용권을 제공함에 따라 디즈니가 고수하였던 수직적 통합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프로젝트가 일일이 컨텐츠를 생산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수많은 홀더들이 자신의 NFT를 이용하여 식음료, 음악, 영화, 주류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거나 (아래 그림 참고) 컨텐츠를 생산하고 있어 브랜딩이 가속화되는 경우도 많다. 오너십을 일부 포기하는 대가로 1만 명의 조력자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B) 홀더: 양날의 검
NFT 프로젝트는 홀더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홀더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NFT를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하거나 컨텐츠를 생성하여 프로젝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수 있다. 실제로, BAYC, 두들스, 아즈키와 같은 프로젝트들은 커뮤니티 활성도 및 기여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동시에 홀더들이 프로젝트의 의사 결정에 과하게 개입하여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Web2 기업들은 경영진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사업 운영이 수월하고 추진력이 좋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고민할 만한 부분은 홀더 중심의 혜택 구조에 따른 부작용이다. BAYC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NFT 프로젝트들이 멤버쉽 개념을 도입해서 홀더들 위주로 에어드랍, IRL이벤트 티켓, 굿즈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홀더 중심의 혜택 구조는 홀더들의 결속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반대로 NFT를 구매하지 못한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소외감, 박탈감 등의 감정을 유발할 수도 있어 결과적으로 커뮤니티 규모 및 팬층의 확장을 제한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Web2 IP 자산은 애초에 모두 기업 소유이기에 이러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6. 디즈니를 통해 바라본 PFP 프로젝트의 미래 및 향후 성장 전략은?
디즈니의 역사를 통해 바라본 PFP의 미래 및 향후 성장 전략은 다음과 같다:
A) OSMU 확대와 토큰 출시 가능성
디즈니가 수십 년 간 그래왔던 것처럼 PFP프로젝트들도 OSMU 확대에 따른 컨텐츠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이다. 또한, BAYC가 Apecoin을 출시하였듯 기타 프로젝트들도 컨텐츠를 한데 묶어줄 토큰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 토큰을 출시하면 자금 조달, 거버넌스 활성화, 자체 결제 수단 구축 외에도 다양한 가능성들이 열린다. 예를 들어, NFT를 구매하지 못하는 커뮤니티원들에게 일종의 소속감을 부여해줄 수도 있고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홀더들에게 토큰을 grant 형식으로 분배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내년 즈음이면 토큰을 출시하는 블루칩 PFP프로젝트들이 하나 둘 씩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B) 세계관 확장을 통한 IP 파이프라인 확보
마블과 같이 세계관을 공유하는 별개의 NFT컬렉션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여 IP 파이프라인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서 핵심은 후속작들이 세계관은 공유하되 독자적인 스토리와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토르 등 영웅들이 각자의 스토리가 있되, 어벤저스에서는 함께 등장하여 공동의 적을 물리친다는 개념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PFP 프로젝트들은 오리지널 컬렉션의 가치를 희석하지 않은 채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BAYC - MAYC, WoW - WoW Galaxy, 과 같은 오리지널의 하위 호환 컬렉션을 출시하는 방법은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뿐더러 가치 희석 리스크가 존재하기에 최대 1~2개 정도만 출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C) 인수합병 (수평적 통합)
마지막으로, 디즈니가 적극적인 M&A를 통해 경쟁자들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IP 제국을 형성하였듯 향후 NFT 시장 내에서도 인수합병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증명하듯 NFT시장의 선두주자 격인 유가 랩스는 올해 3월에 CryptoPunks와 Meebits IP를 인수한 바 있다. Web2 기업들이 PFP프로젝트를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는 자금력이 강한 대기업 입장에서 신기술 및 업계 트렌드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수익성을 증가하기 위한 방법으로 M&A를 진행하는 것만큼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7. 맺으며
필자는 IP를 기반으로 OSMU 사업을 전개하는 PFP 프로젝트가 디즈니의 사업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는 관점에서 전통 IP강자 디즈니와 비슷한 성장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디즈니의 100년 역사 속에서 PFP의 성장 가능성 및 성장 전략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하였는데, 결과적으로 PFP의 성장 전략을 크게 1) OSMU 확대와 코인 출시 가능성 2) 세계관 확장을 통한 IP 파이프라인 확보 3) M&A 세 가지로 구분하였다. BAYC, Doodles, Azuki에 투자한 VC들도 이와 비슷한 논리로 투자를 진행했을 것으로 추측되며 브랜드 라이선스 시장 규모 (2022년 기준 $280B) 및 디즈니 IP의 자산가치 고려 시 PFP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충분하다. 디즈니가 NFT시장에 특히 관심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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