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ZK롤업(ZKR) 솔루션인 StarkNet의 토큰 출시가 임박했다 (9월 말 예상). StarkNet 토큰, 과연 매수해야 할까? 독자들의 투자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StarkNet의 탄생 과정과 비전을 설명하고 이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본 리포트는 독자들이 ZK롤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를 갖추었다고 가정하고 작성되었으므로 ZK롤업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에 대해서는 다루지는 않는다. 이를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전에 작성한 ‘이더리움 레이어2 솔루션 L2 총 정리’와 ‘옵티미스틱 롤업, ZK 롤업이 발전해도 여전히 성장할 수 있을까?’ 글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목차
1. 들어가며: 무결성(Integrity)을 위한 5가지 방법
2. StarkNet의 탄생 과정 및 배경 기술
2.1. ZK-STARK 솔루션의 시작, StarkEx
2.2. ASIC에서 CPU로, CAIRO
2.3. 범용 연산을 위한 엔진, SHARP
3.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StarkNet, 그래서 핵심은?
3.1. 프라이버시
3.2. 이더리움(L1)의 확장성 개선
부제) 하드웨어로 확장성을 해결하려는 솔라나, 소프트웨어로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Starkware
4. StarkNet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
4.1. StarkEx를 통한 기술적 우위 입증
4.2. 독자노선의 길, Cairo
4.3. 증명을 또다시 증명하다, 재귀적 증명(Recursive Proving)
4.4. 레이어3와 프랙털 레이어링(Fractal Layering)
5. 다음 과제는? 탈중앙화 네트워크 구축
6. 마치며: StarkNet의 성장 가능성 검토
1. 들어가며: 무결성(Integrity)을 위한 5가지 방법
StarkNet의 성장성을 탐구하기에 앞서 먼저 ZKR의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연산 무결성(Computational Integrity)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컴퓨팅 분야에서는 데이터의 정확성, 일관성 및 유효성(validity)의 보증을 의미하는 무결성(integrity)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데, 이는 데이터베이스 및 DBMS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의 세계에서 특히 중요하다. 무결성이 확보되지 않은 데이터는 신뢰할 수 없고,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는 일반적으로 가치가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크게 다섯 개의 시스템을 고안하였다 (링크).
1.1. 중앙화 시스템
지난 백여 년간 은행, VISA, SWIFT 등 금융 기관들은 신용을 담보로 우리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금융 기관을 활용하면 복잡한 연산, 데이터 저장, 시스템 운영 등의 의무를 이들에게 위탁하여 간편하게 금융 활동을 할 수 있으나, 동시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들을 맹신하고 의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중앙화 시스템은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금융 시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으나, 2008년 금융위기, Wells Fargo 사태, HSBC 사태 등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투명성이 낮은 신뢰 기반의 시스템은 때때로 재앙을 초래하기도 한다.
1.2. 보안 하드웨어: TEE(Trusted Execution Environment)
무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으로 TEE 칩, 즉 하드웨어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으로 Intel사의 SGX(Software Guard Extension)가 있는데, 이는 대량의 트랜잭션을 TEE에 인풋 하면 해당 트랜잭션들을 올바르게 연산하였음을 증명하는 서명 키를 뱉어내고 해당 키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노드들은 복잡한 연산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TEE에서 생성한 키만 검증하면 되기에 TEE를 이용하면 블록체인의 확장성과 무결성을 비약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TEE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도난 및 갈취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모든 TEE칩 안에는 비밀 키가 존재하는데, 해당 키를 빼앗을 경우 트랜잭션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 물론, 비밀 키를 추출하기란 매우 어렵고 많은 자본 투입을 요구하지만, 갈취했을 때 발생하는 이익이 비용보다 크다고 판단되면 도난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3. 블록체인
블록체인을 이용할 경우 기존의 중앙화된 시스템으로부터 탈피하는 동시에 데이터 무결성, 투명성, 공정성, 그리고 보안성까지 확보할 수 있으나, 중앙화 시스템 대비 확장성이 매우 낮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블록체인의 대중화가 더딘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에서 다양한 솔루션들을 제시되고 있으며 아래 서술할 사기 증명과 유효성 증명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1.4. 사기 증명 (Fraud Proofs)
시퀀서(Sequencer)가 레이어2(L2)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트랜잭션들을 압축하여 배치를 생성한 뒤 L1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해당 방식에서는 잘못된 트랜잭션이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여 별도의 검증 과정을 거치지는 않으나, 검증자(verifier), 혹은 도전자(challenger)로 불리는 워치타워 역할의 노드들이 L2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잘못된 트랜잭션을 적발할 경우 사기 증명을 생성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자세한 내용은 이전에 작성한 ‘이더리움 레이어2 솔루션 L2 총 정리’와 ‘옵티미스틱 롤업, ZK 롤업이 발전해도 여전히 성장할 수 있을까?’ 글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1.5. 유효성 증명 (Validity Proofs)
인센티브 구조를 이용하여 무결성을 추구하는 사기 증명 방식과 달리 수학적 알고리즘을 통해 트랜잭션의 유효성(validity)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L2 솔루션 중 유일하게 순수 수학으로 연산 무결성을 달성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으며 ‘Don’t Trust, Verify’라는 블록체인의 철학과 가장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비탈릭 부테린도 장기적으로는 유효성 증명을 기반으로 한 L2가 유망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유효성 증명 생성 방식에 따라 크게 SNARK, PLONK, DARK, 그리고 STARK로 나눌 수 있으며, 종류에 따라 장단점이 각기 다르다. 본 리포트에서 다루게 될 StarkNet은 이 중에서 STARK에 해당한다.
2. StarkNet의 탄생 과정 및 배경 기술
2.1. ZK-STARK 솔루션의 시작, StarkEx
Starkware Industries 창립자들은 수학을 통해 연산 무결성을 달성하는 유효성 증명 시스템에 매료되어 수년간 이를 연구해왔으며, 그간 쌓아온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ZK-STARK 기술을 개발해내는 데 성공하였다. ZK-STARK를 최초로 활용한 L2솔루션이 바로 dYdX (코스모스 이전 예정), Immutable X, Sorare, rhino.fi (전 Deversifi) 등 유명 프로젝트들이 사용하고 있는 StarkEx다. StarkEx는 Starkware에서 2020년 여름에 출시한 앱특화(application-specific) ZKR 솔루션으로, 특정 디앱내 특정 트랜잭션 종류만 처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반도체로 치면 ASIC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예시로, StarkEx를 이용하고 있는 dYdX, Immutable X, rhino.fi는 순서대로 NFT 민팅 및 트레이딩, 무기한 선물 계약, 그리고 스팟 트레이딩 관련 트랜잭션만 유효성 증명을 생성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StarkEx는 범용 솔루션이 아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의뢰하면 Starkware 개발자들이 해당 디앱에 맞는 맞춤형 ZKR을 직접 설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StarkEx를 사용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의 성과를 보면 알 수 있듯 StarkEx 성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Starkware 개발자들이 매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ZKR을 설계해야 하는 만큼 StarkEx를 대규모 비즈니스로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StarkEx라는 테스트베드를 통해 ZK-STARK이 잘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L1처럼 누구나 위에서 디앱을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는 오픈소스 범용 ZKR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다.
2.2. ASIC에서 CPU로, CAIRO
2021년 11월 29일, Starkware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할 수 있는 튜링 완전 STARK L2솔루션인 StarkNet을 런칭하는데 성공하였다. StarkEx를 ASIC으로 비유했다면, StarkNet은 CPU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Starkware는 어떻게 범용 ZKR을 개발할 수 있었으며, StarkNet 작동 원리는 무엇일까? 답은 1) 카이로 (Cairo 혹은 CPU Algebraic Intermediate Representation)와 2) Sharp (Shared Prover)에 있다.
카이로는 범용 연산(general computation)이 가능한 STARK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카이로를 이용하면 어떤 카이로 기반 프로그램도 검증할 수 있으며 당연히 카이로 기반 (혹은 StarkNet 기반) 디앱간 결합성(composability)도 뛰어난 편이다. 카이로 언어는 웹어셈블리(wasm)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어 wasm과 친숙한 개발자라면 비교적 쉽게 친숙해질 수 있다. 또한, 카이로 언어를 바이트 코드로 전환해주는 자체 컴파일러부터 카이로 전용 VM, 디버거(debugger) 등을 하나의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는 IDE (통합 개발 환경)가 존재하기에 간편한 개발 환경을 제공해준다. 마지막으로, 카이로는 범용 검증자 컨트랙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처럼 디앱마다 신규 검증자 컨트랙트를 구축할 필요가 없어졌다. 여기에 StarkNet은 비동기 메시지 전달 방식을 통해 이더리움 컨트랙트와도 상호 작용할 수 있어 이더리움 디앱과도 composable하다는 장점이 있다.
2.3. 범용 연산을 위한 엔진, SHARP
Cairo와 더불어 StarkNet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개념이 있다면 바로 Sharp이다 (과거에는 GPS로 불렸다). Sharp은 Shared Prover의 준말로, 카이로 프로그램에서 실행된 트랜잭션들의 유효성을 검증해주는 STARK증명 생성 엔진으로 이해하면 된다. Sharp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종류의 트랜잭션에 대해서만 STARK증명을 생성하는 StarkEx와 달리 복수의 디앱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종류의 트랜잭션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래 그림 참고).
카이로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컴파일 과정을 거친 뒤에 자동으로 Sharp로 전송되는데, 아래 그림은 이에 대한 결과값이다.
3.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StarkNet, 그래서 핵심은?
지금까지 StarkNet이 탄생하게 된 과정과 배경 기술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결국 StarkNet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3.1. 프라이버시
블록체인은 모든 데이터를 공개하여 무신뢰(trustless) 상태를 추구하는 대가로 프라이버시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Etherscan.io를 이용해본 적이 있다면 어떤 지갑이 얼마를 들고 있고 무슨 NFT를 보유하고 있으며 누구에게 코인을 얼마나 보내는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반면, Starkware는 어떤 문제에 대해 답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답을 알고 있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암호화 기술인 STARK 증명을 생성하여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효과적으로 보호해준다. 그 결과, 카이로 프로그램에 인풋된 트랜잭션들은 그 어떠한 정보도 공개되지 않는다.
3.2. 이더리움(L1)의 확장성 개선
ZKR은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비약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툴이자 모듈러 블록체인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ZKR은 L1의 처리량 개선 및 비용 절감 측면에서 효과적인데, 그 주된 이유는 바로 1) 수백, 수천 개의 노드끼리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L1과 달리 ZKR은 증명자(prover)라고 불리는 노드가 트랜잭션을 혼자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고 2) state transition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만 L1에 기록하면 되기 때문이다 (라이트닝 네트워크 원리와 유사). 특히 2번은 ZKR이 OR (옵티미스틱 롤업) 대비 갖는 강점이기도 하다. OR은 도전자가(challenger) 사기 증명을 생성할 수 있도록 모든 데이터를 L1에 기록해야 하는 반면, StarkNet은 STARK 증명을 통해 트랜잭션의 유효성을 보증하기에 대부분의 데이터를 오프체인으로 연산 및 기록해도 된다. 결과적으로, 범용 스마트 컨트랙트 ZKR의 현실적인 예상 처리량은 2,000 TPS (vs 이더리움의 13TPS), 트랜잭션당 가스비는 10~50x 절감되어 $0.01~$0.1 수준으로 예상된다 (자세한 설명 및 산출 근거는 ‘옵티미스틱 롤업, ZK 롤업이 발전해도 여전히 성장할 수 있을까?’ 글 참고). 발리디움(Validium) 모드 활성화 시 StarkEx의 처리량은 9,000 ~ 10,000 TPS까지 도달 가능하다. 나아가, 후술할 프랙털 레이어 도입 시 StarkNet의 처리량은 기존보다 몇 십, 몇 백 배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부제) 하드웨어로 확장성을 해결하려는 솔라나, 소프트웨어로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Starkware
최근 앱토스와 수이의 등장 및 솔라나 NFT의 부상으로 모놀리틱 vs 모듈러 블록체인의 확장성 담론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ZKR L2와 모놀리틱 블록체인은 확장성을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 이 둘은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솔라나와 StarkNet을 예시로 들어보자.
솔라나: 솔라나는 기본적으로 HW를 통해 확장성을 해결하고자 한다. 솔라나는 아직 인텔 프로세서를 통한 GPU 또는 AVX (Advanced Vector Extensions)연산보다 트랜잭션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를 백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HW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단점일 수는 있으나, 강력한 HW가 제공하는 대역폭으로 인해 트랜잭션당 비용이 크게 상각 되어 유저들이 부담하는 최종 비용은 낮은 수준이다. 나아가, 무어의 법칙에 의해 HW 성능이 꾸준히 발전함에 따라 네트워크의 성능도 동반 상승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솔라나는 탈중앙화 리스크가 어느 정도 발생할 수는 있어도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반도체 칩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보았다.
Starkware: 반면, Starkware은 SW를 통해 확장성을 해결하고자 한다. Starkware는 하나의 강력한 컴퓨터가 트랜잭션을 처리하고 반드시 필요한 핵심 데이터만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이 다른 L1처럼 노드들끼리 합의 과정을 거치고 모든 트랜잭션을 개별적으로 기록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보자.
- 철수와 영희가 서로 HFT (High Frequency Trading)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L1에서는 노드들이 이 둘 사이에 빠르게 발생하는 모든 microtransaction들을 연산하고 합의 과정을 거친 뒤 개별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OR은 앞서 설명했듯이 트랜잭션 데이터를 압축만 할 수 있을 뿐, 도전자가 사기 증명을 생성할 수 있도록 데이터 자체는 모두 이더리움 calldata로 기록해야 한다. 그에 비해 StarkNet은 하나의 노드가 1) 중간에 발생한 트랜잭션들은 모두 오프체인으로 처리하고, 2) state transition에 필요한 최종 거래 내역(결과값)만 온체인에 기록한 뒤 3) STARK증명을 생성하여 트랜잭션의 유효성을 보장하면 된다.
정리하자면, StarkNet은 노드 간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고 state transition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제외하면 모두 오프체인으로 처리해도 된다는 것이 L1 혹은 기타 솔루션 대비 갖는 강점이다. 물론 해당 방식은 한 개의 컴퓨터가 트랜잭션 연산 처리 및 STARK증명을 생성하는 구조라 중앙화 리스크가 발생하나, STARK증명을 검증하는 것 자체는 쉽고 고사양의 컴퓨터를 요구하지 않기에 이러한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 Starkware의 입장이다. 비탈릭이 Endgame에서 언급한 ‘중앙화된 블록 생성, 탈중앙화된 블록 검증의 미래’와 동일한 방향성인 셈이다.
4. 스타크넷(StarkNet)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
Polygon, Scroll, ZKSync 등 ZKR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많으나, 업계에서는 Starkware이 가장 주목을 많이 받고 있고 실제로 기업가치도 $8B을 인정받아 경쟁자들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4.1. StarkEx를 통한 기술적 우위 입증
Starkware는 최초로 ZK-STARK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상품화한 주체인 만큼 ZKR 분야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StarkEx를 사용하고 있는 dYdX, Immutable X, rhino.fi의 성능이나 안정성만 살펴보더라도 이들의 기술력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 그림 참고).
Starkware는 이제 이들의 기술력과 StarkEx를 통해 쌓아온 경험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범용 ZKR 솔루션인 StarkNet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아직은 알파 버전인 만큼 기술 감사도 받지 않았고 일부 기능들이 제한되어 있으나, 벌써 약 100여 개의 프로젝트들이 StarkNet 위에서 개발이 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4.2. 독자노선의 길, Cairo
Starkware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L2임에도 불구하고 카이로라는 자체 개발 환경을 통해 EVM으로부터 탈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Starkware를 제외하고 대표적인 ZKR로 언급되고 있는 Polygon, Scroll, ZKSync 등은 이미 잘 구축되어 있는 이더리움 생태계를 끌어들이기 위해 EVM 환경을 모방하는 ZKEVM을 개발하고 있다. Web3 생태계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이더리움 개발자들을 쉽게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지극히 유효한 전략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Starkware만은 ZKEVM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지 않은데, 그 이유는 1) 이들은 높은 확장성을 달성하려면 EVM을 표방하는 것이 아니라 ZKR에 최적화된 언어와 VM을 구축해야 하고 2) 5년 뒤면 어차피 모든 디앱들이 L2 위에서 구동될 것이기 때문에 EVM의 중요성과 영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퇴색할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Starkware도 EVM 개발자 생태계를 어느 정도 염두하여 StarkNet에서 솔리디티 코드를 카이로 코드로 트랜스파일하는 Warp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는 하나, 이들은 카이로를 고도화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으며 최근에는 STARK기술에 최적화된 Cairo 1.0을 출시하기도 하였다. Starkware의 승부수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StarkNet의 퍼포먼스가 뒷받침된다는 가정 하에) 향후 카이로가 이더리움 개발자들의 gold standard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4.3. 증명을 또다시 증명하다, 재귀적 증명(Recursive Proving)
지금쯤이면 StarkNet이 수많은 트랜잭션들을 하나의 배치로 압축한 뒤 이에 대한 유효성을 검증하는 STARK증명을 생성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같은 방식으로 STARK증명들을 다시 증명하여 하나의 STARK증명으로 합칠 수는 없을까? Starkware팀은 이 같은 방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StarkNet내에 이미 도입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아래 그림 참고). Starkware는 해당 방식을 재귀적 증명이라고 부른다.
재귀적 증명이 가능한 이유는 STARK증명을 생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해당 트랜잭션들을 연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선형적으로(linearly) 비례하고, STARK증명을 생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T면 STARK증명을 검증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log(T)의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Starkware는 이처럼 STARK증명 생성, 혹은 연산 대비 검증 시간이 비약적으로 짧은 현상을 로그화 압축(logarithmic compression)이라고 부른다. 그 말인즉슨, STARK증명의 검증을 모아 재 증명하는 것이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적게 소요된기에 재귀적 증명이 뻘짓이 아니라는 뜻이다. 재귀적 증명이 도입되면 기대해볼 만한 효과는 크게 확장성 및 비용 개선, 그리고 밑에서 설명할 L3의 활성화다.
4.4. 레이어3와 프랙털 레이어링(Fractal Layering)
Starkware은 StarkNet을 레이어1 위에 레이어2를 구축하듯이 레이어2 위에 레이어3, 레이어4 등등을 구축하는 프랙털 레이어링 구조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마치 영화 인셉션에서 등장하는 꿈속의 꿈 구조와 유사하다.
레이어3 구성 요소
레이어3 구조 및 구성 요소는 레이어2의 것과 동일하다. 레이어2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 L2의 state root을 모니터링하는 L1 컨트랙트
- state transition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검증자(Verifier) 컨트랙트
- L2 - L1 브릿지 컨트랙트
- L1 토큰 컨트랙트 (ERC20, ERC721 등등)와 매칭되는 L2 토큰 컨트랙트
레이어3 생태계
레이어3 위에 구축 예정인 메인넷 및 디앱들은 다음과 같다:
- 범용 StarkNet
- 지정된 스토리지 구조 혹은 DA 압축 등의 방법을 통해 개별 디앱 퍼포먼스 향상할 수 있는 앱 특화(app-specific) StarkNet
- StarkEx (dYdX, Immutable, rhino.fi, Sorare 포함)
- 프라이버시 StarkNet
레이어3의 잠재적 효과
그렇다면, L3를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도입 시 어떠한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까?
- 확장성 개선: Starkware에 따르면 재귀적 증명을 통해 n배의 확장성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만약 L2를 도입하여 L1의 확장성이 100배 개선된다면, 이론적으로는 L3 도입을 통해 10,000배 확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 보다 자유로운 개발 환경 제공: 발리디움 모드를 사용하거나 디앱의 성격에 맞게 온체인 데이터 압축 방식을 자유롭게 설계하는 등 DA(Data Availability) 모델을 커스텀화하고 기타 기능들을 추가/제거할 수 있다.
- 프라이버시: 프라이버시를 위한 StarkNet 메인넷을 퍼블릭 StarkNet 위에 별도로 배포할 수 있다
- 테스트배드(testbed) 확보: 서비스를 퍼블릭 출시하기 전에 L3에서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5. 다음 과제는? 탈중앙화 네트워크 구축
Starkware의 장기적인 비전은 완벽히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StarkNet의 로드맵을 총 3단계로 간단하게 구분해 놓았다 (StarkNet은 현재 Constellations 단계에 있다). 2022년 말까지 오퍼레이터(STARK증명 생성자)의 탈중앙화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StarkNet 검증자가 될 수 있도록 풀 노드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Starkware는 Erigon, Nethermind, 그리고 Equilibrium과 협력하고 있으며, 풀 노드 시스템과 함께 병행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오퍼레이터 소프트웨어의 퍼블릭 출시다.
다만,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어도 실제로 StarkNet에 도입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오퍼레이터 혹은 검증자가 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개방하기 전에 1) 정교한 인센티브 제도, 2) 리더 투표 제도를 포함한 거버넌스 메커니즘의 도입 및 각종 변수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인넷이 아직 알파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로드맵 중 3단계인 Universe는 현실적으로 이르면 내년에나 달성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6. 마치며: 스타크넷(StarkNet)의 성장 가능성 검토
Starkware는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STARK증명 기술을 통해 StarkEx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하여 L2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후 이들은 dYdX, Immutable, Sorare 등 유명 프로젝트들에게 StarkEx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년 11월에 범용 STARK솔루션인 StarkNet을 개발하였다.
StarkNet은 아직 메인넷 알파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약 100여 개의 프로젝트들이 온보딩되어 있을 정도로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고 StarkNet을 개발하고 있는 Starkware은 폴리곤보다 높은 $8B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처럼 Starkware가 L2 생태계 내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결국 이들이 성장성이 높은 L2 생태계를 이끄는 선구자고,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기술력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최근에는 재귀적 증명과 프랙털 레이어링 구조를 도입하면서 ZKR 리더로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에 네트워크 탈중앙화를 위해 오퍼레이터와 검증자 소프트웨어를 준비하고 있다. 비탈릭은 이와 관련하여 데이터를 각 레이어마다 압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확장성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는 있으나, 레이어끼리 용도와 목적을 분리하면 L3 구조가 유의미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고 기대가 되는 부분은 Starkware가 ZKR 중에서 유일하게 이더리움 개발 환경으로부터 탈피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Polygon, Scroll, ZKSync을 비롯한 유명 ZKR 솔루션들이 ZKEVM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Starkware만 카이로라는 자체 STARK특화 프로그래밍 언어와 개발 환경을 구축하였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1) EVM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잠재적 확장성 향상 효과와 2) 이더리움 생태계가 추후 L2 중심으로 형성됨에 따라 EVM의 중요도가 점점 퇴색할 것이라는 믿음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은 중장기적인 비전에 기반한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며, 개인적으로 이러한 방향성에 공감하는 바이다. Starkware의 기술력, 현재까지의 성과, 향후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StarkNet이 가장 기대가 되는 ZKR 솔루션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더리움 머지의 성공 이후 다음 스텝으로 L2 War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tarkNet이 L2 경쟁에서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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