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1

비트코인의 창시자이자 아직까지도 베일에 쌓여 있는 존재

“사토시 나카모토 (Satoshi Nakamoto)”

2009년 비트코인을 최초로 채굴한 이후로 그의 지갑에는 약 100만 개의 비트코인이 있다고 하는데, 현재 비트 시세가 약 1100만원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무려 11조원에 육박하는 자산입니다.

 

오지게 부자일 뿐 아니라 비트 백서인〈비트코인 : 개인 대 개인의 전자화폐 시스템〉를 보면 알 수 있듯 사토시는 사회, 경제, 법, 암호학, 컴퓨터 보안, 금융, 코딩, 그리고 게임이론까지 모두 섭렵한 천재 오브 천재이지만, 어째서인지 철저하게 정체를 숨기고 있어 현존하는 미스터리 인물 no.1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고싶고, 궁금한 거는 절대 못 참는 것이 인간의 본능 아니겠습니까?

 

오늘은 저의 뇌피셜과 주워들은 고급(?) 정보들을 나름대로 조합하여 사토시 후보들을 한 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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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시 나카모토 단서

우선,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를 파헤치는데 도움이 될 만한 힌트들을 여기저기서 모아봤습니다.

 

1. 백서는 주로 영국식 영어로 작성되었으며, 가끔 미국식 영어를 혼용하였다

백서를 읽어보시면 사토시는 “colour” “defence” “bloody hard”과 같은 단어들을 사용합니다.

- Color (미국식) Colour (영국식)

- Defense (미국식) Defence (영국식)

- 동사 앞에 bloody를 붙이는 것은 굉~장히 영국적인 화법입니다.

 

2. 비트코인 발행 당시 연령은 40~50대, 현재 나이 50~60대

카르다노 (Cardano) 창시자 찰스 호스킨스는 텍스트를 분석해 저자가 누구인지 추적하는 스타일로메트리(stylometry)에서 착안한 소스 코드 분석법 코드 스타일로메트리(code stylometry)를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2, 3, 4번) 사토시의 특징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3. 1980년대 또는 90년대 초에 교육을 받았고, 컴퓨터 과학전문 학교를 다녔다

4. 영국, 혹은 미국 동부 출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트코인 스크립트에 보기 드문 forth 언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찰스 호스킨스는 사토시를 영국, 혹은 미국 동부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합니다.

 

5. 마침표 다음에 띄어쓰기 두 칸

(출처: 블록인프레스)

맥아피 형님은 헛소리하는 걸로 유명한데, 이 문장 하나는 맞습니다. 실제로 백서를 살펴보시면 사토시는 항상 마침표를 찍은 다음 띄어쓰기 두 번을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추측하기로 그가 띄어쓰기를 두 번 하는 이유는 컴퓨터 교육을 받기 전에 타자기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타자기에서 띄어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스페이스 바를 두 번 눌러야 하기 때문이죠. 사토시씨 떡국 좀 드셨나 봅니다.

6. 성격이 괴팍하다

1만 BTC를 주고 도미노 피자 두 판을 구매한 인물로 유명한 라즐로 하네츠 (Laszlo Hanyecz)는 비트코인 개발 단계 당시 비트코인의 철학에 매료되었습니다. 개발자였던 그는 사토시를 조금 ‘도와주려는 차원’에서 그에게 연락을 했는데, 사토시는 다짜고짜 그에게 물었습니다.

 

‘Hey, can you fix this bug?’ ‘Hey, can you do this?’

 

라즐로도 당시 본업이 있었기 때문에 그냥 취미 활동을 한다는 생각으로 비트코인 개발을 도우려던 그는 어이가 없었죠. 라즐로는 사토에게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사토시는 개의치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어 나갔습니다.

 

‘Hey, the west side’s down,’ ‘We have these bugs – we need to fix this.’

 

이후 라즐로씨는 한 인터뷰에서 사토시와의 대화 경험은 “매우 이상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단지 사토시와 친구 먹고 비트코인 개발을 도와주려고 했을 뿐인데, 사토시는 마치 자기가 이미 상사인 양 행동했다고 토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라즐로에 의하면 사토시는 비트코인 소프트웨어에 대해 편집증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그에게 “비트코인 채굴을 너무 많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말했습니다. 비트코인이 소수의 초기 투자자/채굴자들에 의해 독점될 가능성을 미리 염두하고 있었던 거죠.

 

7. C++ 언어를 사용한다

사토시는 비트코인을 C++언어로 코딩했습니다. 특별한 컴퓨터 언어는 아니지만, 후보자 몇 명은 거를 수 있습니다.

 

8. 일본에 거주하지 않는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누가 봐도 일본 이름이지만, 적어도 일본에 거주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초기 비트코인 개발에 많은 기여를 했던 스위스 출신 개발자 스테판 토마스(Stefan Thomas)는 나카모토와의 대화시간을 확인해본 결과 그는 오후 2시~8시 (JST, 일본 표준시 기준)에는 한 번도 활동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참 일할 때 일을 하지 않았으니,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추측이죠.

 

이 모든 내용을 종합해보았을 때,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토시는 명석한 두뇌를 가졌으며 영국식 영어에 익숙하고 비트코인 발행 당시 40~50세였을 것이다. (현재 60대 추정) 또한, 그는 컴퓨터 전문 학교를 다닌 적이 있으며 영국 혹은 미국 동부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 그는 비트코인 개발 당시 일본에 거주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띄어쓰기를 두 칸 하는 걸로 봐서 타자기 훈련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C++ 언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며 성격이 다소 괴팍하다.”

사실 위 힌트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를 뿐더러, 위 description은 사토시가 만들어낸 하나의 페르소나(정체를 숨기기 위한 연기)일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힌트 모두 신빙성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사토시의 정체를 추론해보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토시 나카모토 후보

위에서 도출한 사토시의 특징들과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매칭이 되는 후보들 위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 데이브 클라이먼 (Dave Kleiman) & 크레이그 라이트 (Craig Wright)

제가 생각하는 가장 유력한 사토시 나카모토 후보입니다.

 

데이브 클라이먼 – 컴퓨터 포렌식 (Computer Forensics) 전문가

- 1967년 미국 출생

- 1986~1990년 헬리콥터 테크니션 (군복무)

- 팜 비치 카운티 보안 사무소 (Palm Beach County Sheriff's Office, PBSO)에서 선서를 하고 법 집행관으로 활동

- S-Doc 수석 정보 보안관 (그는 여기서 Windows Encryption Tool을 개발하는데, 이 기술은 이후 미국항공우주국(NASA), 미국 재무부, 검찰총장실 그리고 미국 우체국 등에서 사용될 정도로 뛰어난 보안 시스템입니다)

- Metzdowd.com Cryptography mailing list 장기 멤버 (Metzdowd.com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8년 10월 31일에 처음으로 비트코인 공개한 장소)

- 2012년 Computer Forensics, LLC 회사 설립

보유 자격증:

- 정보 시스템 보안 관리 전문가(ISSMP)

- 정보 시스템 보안 아키텍처 전문가(ISSAP)

- 공인 정보 시스템 보안 전문가(CISSP)

- 공인 정보 법의학 수사관(CIFI)

- 공인 정보 보안 관리자 (CISM)

- 공인 정보 보안 관리자 안티 테러 전문가(CAS)

- 공인 컴퓨터 심사관(CCE)

- 마이크로소프트 인증 프로페셔널 (MCSE)

 

크레이그 라이트 – 사업가, 컴퓨터 공학박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 1987년 브리즈번 파듀아 가톨릭 대학교 부속 고등학교 졸업

- 1997년 11월 ~ 2003년 드모르간 보안정보시스템 설립

- 1997년 4월 ~ 1998년 호주증권거래소 보안관리자

- 1996년 ~1997년 오즈메일(Ozemail) 보안 컨설턴트

- 1999년 BDO kendalls 정보 시스템 매니저

- 1999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카지노 Lasstter's Online 온라인 아키텍처 설계

- 2005년 ~ 2008년 노섬브리아 대학교 법학 석사

- 2006년 ~ 2009년 뉴캐슬 대학교 통계학 석사

- 2008년 ~ 2014년 찰스 스튜어드 대학교 컴퓨터과학, 경제학 석사

- 2011년 6월 ~ 2017년 1월 파노틱크립(Panopticrypt Pty Ltd)대표이사

- 2013년 6월 ~ 2014년 핫와이어 그룹(Hotwire Preemptive Intelligence Group) 대표이사

- 2015년 ~ 현재 엔체인(nChain) 수석 연구원

(출처: 해시넷)

 

크레이그 라이트는 자기가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비트코인을 자기 혼자서 만들었다는 건 100%구라지만, 저는 이 둘이 한 팀으로 일했으며 비트코인을 공동개발했다고 생각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데이브 클라이먼은 개발 담당, 크레이그 라이트는 전반적인 운영 및 백서 제작,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클라이먼과 라이트는 어릴 때부터 천재소리를 듣고 자란 영재들입니다. 특히 데이브 클라이먼의 컴퓨터 보안 관련 지식/능력은 타의 출허를 불허할 정도지요.

 

라이트 = 사토시 의혹은 어느 익명의 해커가 라이트의 이메일을 해킹했는데 그의 이메일에 개발증거가 있었다는 주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라이트는 아무 말을 하고 있지 않다가 반년 뒤 뜬금없이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며 BBC방송에 출현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이, 비트코인 재단의 수석개발자 개빈 안드레센 (Gavin Andresen)은 라이트와의 만남을 가진 뒤 WIRED 인터뷰에서 “라이트가 나카모토라는 것을 믿게 되었다”고 밝혔죠. 하지만 결정적으로 라이트는 기술적 증명 (비트코인 최초 거래시 사토시가 사용한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에 전자서명을 하는 것)을 해내지 못하면서 크립토계에서 핵그짓말쟁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크레이그 라이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점점 떨어지던 와중, 갑자기 50억 달러에 달하는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서 그는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됩니다. 데이브 클레이먼의 형인 아이라 클레이먼은 라이트가 데이브와 이메일을 수없이 교환하였고 그가 죽자 마자 비트코인과 관련 특허를 모두 훔쳤다고 (조작 및 위조했다고) 법원에 주장했습니다. 반대로 라이트는 비트코인 개발 이전부터 함께 일했으며 비트코인 초기에 “같이” 채굴하면서 약 110만개의 BTC(튤립 트러스트 Tulip Trust – 해당 110만개 BTC에 대한 소유권)를 “공동 관리”해왔지만 최종적인 소유권은 자신한테 있다고 반박했죠.

이렇듯 아이라 클레이먼 vs 크레이그 라이트 소송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그는 유력한 사토시 후보 (feat. 조력자)로 다시 한 번 떠오르게 됩니다. 만약 법원에서 배상판결을 내리더라도 이는 간접적으로 크레이그가 사토시임을 밝히는 것이 되겠네요.

 

2. 닉 재보 (Nick Szabo)

“중앙은행이 외국 중앙은행이나 정부를 채권으로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의 해결책은 정치적 압력의 영향이 적은 ‘암호화폐’가 될 것이다. 금 보유고의 또다른 문제는 물리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나치가 유럽 국가를 정복했을 때 가장 처음으로 간 곳은 중앙은행의 금 보유고다.” – 닉 재보

 

컴퓨터 과학자, 암호학자

- 1989년 워싱턴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

- 프란시스코 마르로킨 대학교 명예 교수

- 1996년 ‘스마트 계약 (Smart Contract)’ 제시

- 1998년 ‘비트골드 (Bit Gold)’ 이론화

(출처: 해시넷)

 

닉 재보는 90년대부터 가상자산을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1998년 비트코인의 기원이라고 불리는 ‘비트골드 (Bit Gold)’를 고안한 사람입니다. 최초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의 가상자산을 생각해냈죠. 많은 사람들이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최초로 스마트 컨트랙트 개념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하지만, 댓츠 노노.

 

비트골드는 실제로 비트코인의 원리, 구조와 매우 유사합니다. 비트골드는 컴퓨팅 파워를 이용하여 퍼즐을 풀고 보상으로 비트골드를 받는 구조가 핵심이며 닉 재보는 공급량이 유한한 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의미에서 비트’골드’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비트코인과 비슷하쥬?

이러한 유사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유력한 사토시 후보로 지정하였습니다. 작가 도미닉 프리스비 (Dominic Frisby)도 그중 한 명인데, 그는 “나는 전 세계에 지식의 특이성 뿐만 아니라 넓이를 가진 사람이 한 명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그것은 바로 닉 재보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닉 재보는 프리스비에게 “당신이 나를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오해한 것 같지만, 나는 그런 주장에 익숙하다”면서 그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3. 할 피니 (Hal Finney)

컴퓨터 프로그래머, 암호학자

- 1956.05.04 ~ 2014.08.24

- 비트코인 초기 사용자 겸 최초의 채굴자

- 필 짐머만(Phil Zimemrmann)의 뒤를 이은 PGP 개발자

- 콘솔 게임 개발자 (C++언어에 매우 능함)

 

할 피니는 탈중앙화된 가상자산을 꿈꿨던 유망한 발명가였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게임 개발자이며 암호학 전문가이기도 한 할 피니는 코인업계에서 가장 유력한 사토시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는 초기부터 비트코인 개발에 참여하였고 최초로 사토시 이메일에 답장한 사람이자 사토시로부터 비트코인을 최초로 수령한 사람입니다. 여기서 구린내가 조금 납니다. 개발자가 자신의 작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대상은 자기 자신인데, 사토시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자 했기 때문에 충분히 원맨쇼 (내가 나한테 보냄) 해놓고 시치미 뗄 수 있지 않을까요?

유명한 텍스트 분석 기업인 Juola & Associates는 사토시 나카모토의 글 쓰는 스타일이 할 피니의 것과 가장 비슷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이 채굴한 블록이 70번대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일부 개발자들은 비트코인의 70번대 블록들은 엑스트라 논스 값들이 뒤엉키지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여러 컴퓨터들이 채굴 경쟁을 벌였다면 블록의 엑스트라 논스 값은 헝클어지기 때문에 연속된 값이 아니라 무작위 값이 나와야 합니다. 할 피니가 사토시가 아니라면 그는 사토시와 채굴 경쟁을 벌여야 했겠죠? (채굴 경쟁을 벌였다면 70번대 블록들은 연속된 패턴이 아닌 뒤엉킨 패턴을 보여야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뜻은 할 피니 혼자서 채굴을 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해당 주장은 단지 소수들의 의견이기 때문에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맞다면 상당히 강력한 단서가 될 수 있겠네요.

4. 댄 라리머 (Dan Larimer) (엥???)

컴퓨터 프로그래머

- 비트셰어 (BTS) 창시자

- 스팀 (STEEM) 공동 창시자

- 이오스 (EOS) 창시자

 

이건 제가 믿을 만한 사람한테 들은 찌라시입니다. 그는 비욘드 블록 서밋 2018에서 브록 피어스 (Brock Pierce, 현 비트코인재단 회장)를 만났는데, 그가 “사토시 나카모토는 총 5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한 명이 댄 라리머다”고 밝혔다고 하네요. 믿기 힘들지만 그렇답니다 ㅎㅎ 모르죠 사실일수도..?

 

여기까지입니다. 긴긴글 읽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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