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이더리움의 합의 알고리즘이 PoW 에서 PoS로 전환되는 이더리움 머지가 9월 10일~20일 사이에 진행될 예정이며, 이더리움 가격은 연내 저점대비 +50% 이상 상승한 상황
- 이는 컨센서스 알고리즘 변경 이후 발행량 및 유통물량 축소에 따른 기대감이 어느정도 반영된 이더리움 가격이라고 보여짐
- 이더리움 머지 이후 롤업 중심의 생태계 확장 또는 샤딩 적용이 완료 되어야 본격적인 1) 수수료 감소 혹은 2) 트랜잭션 처리 속도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
- 이벤트 전후로는 높은 이더리움 가격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 관점에서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
이더리움, PoS 전환인 이더리움 머지(Merge) 임박
지난 8월 코리안 블록체인 위크(KBW)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연사와 프로젝트는 단연 비탈릭 부테린과 이더리움이었다. 한국을 방문한 기간 동안 이더리움의 마지막 퍼블릭 테스트넷 머지가 이루어졌으며, 비탈릭은 이더리움의 확장성과 관련된 인터뷰를 다수 진행하기도 하였다.
2022년 8월 11일, Goerli 테스트넷이 성공적으로 PoS 체인 머지(Merge)를 마쳤고, 이어서 이더리움 메인넷의 머지가 9월 10일~20일 사이가 될 것이라는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으며, 이후에도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되고 있는 가운데, 이더리움 머지란 무엇이고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목차>
이더리움 머지란?
- 머지의 배경
- 머지는 ‘이더리움 Phase 2’의 시작일 뿐
머지의 주요 포인트
- 비콘체인
- 예치 컨트랙트
투자 관점에서 바라본 머지
- 머지의 리스크
- 높은 가격 변동성이 예상
이더리움 머지란?
1. 머지의 배경
이더리움은 최초 설계부터 PoS로 전환할 것을 염두해두었다. PoW가 태생적으로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게 존재했기 때문이다.
- 과도한 에너지 소비, 전자 폐기물 등 에너지 효율 한계
- 확장성 한계 (보안성과의 trade-off)
그럼에도 이더리움은 2015년 7월 PoW 컨센서스 기반으로 최초의 체인을 런칭했다. PoS에 대한 기술적인 고민을 할 시간이 필요했을 뿐더러, 시장에서는 ‘탈중앙화’를 가장 중요한 철학으로 생각하는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결정 때문이라는 시각 역시 존재한다. PoS로 초기에 런칭하게 되면, 자본력에 의한 의도치 않은 중앙화가 이루어지기가 쉬우며 상대적으로 PoW를 통해 분배를 하는 것이 탈중앙화 된 방식에 가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은 이에 PoW 형태로 그들의 체인을 런칭하였지만, 동시에 PoS 전환을 위한 고민을 지속해왔고, 참여하던 개발자 중 일부는 과정 중에 독립하여 폴카닷, 카르다노와 같은 PoS 체인을 만들기도 했다. 캐스퍼 역시 이더리움이 PoS 전환을 준비하면서 연구했던 기술 중 하나로 (블록의 완결성을 결정하는 기술) 이를 발전시켜서 ‘캐스퍼’라는 이름의 체인을 런칭한 팀도 있는만큼, 현존하는 대부분의 PoS 체인의 근본이 곧 이더리움에 있다고 봐도 무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서론이 길었지만,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는 PoS 알고리즘 기반의 비콘체인 (beacon chain)을 2020년 12월 런칭에 성공했다. 정식으로 런칭 된 이후지만 아직까지 이더리움 위에서 일어나는 트랜잭션에 직접 참여하고 있지는 않으며, 일부 검증인들의 참여로 합의 알고리즘 및 어카운트 밸런스를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준비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퍼블릭 테스트넷 머지 이전의 최종 검증 단계인 킬른 테스트넷에서 블록 연결 실패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다만, 이는 일부 검증자들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밝혀졌다. 또한 6월 경 난이도 폭탄 처리 역시 연기되면서 이번에도 머지가 실패하는 것이냐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이후 퍼블릭 테스트넷 머지가 차례대로 성공하였고, 마지막 Goerli 테스트넷 머지 역시 8월 중순 경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
수 차례의 데브넷, 그리고 세 차례의 퍼블릭 테스트넷의 머지를 걸쳐 TTD (최종 채굴 난이도로, 이 지점에 도달하면 더이상 블록 채굴이 일어나지 않는다)를 설정하였고, 시장에서는 이를 역산했을 때 9월 10일~20일 사이에 실제 머지가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 머지는 ‘이더리움 Phase 2’의 첫번째 단계
이더리움은 PoS 전환 이후 확장성 확보를 통한 진정한 Mass adoption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단계를 기존에는 이더리움 2.0이라고 불렀지만, 사실상 이더리움 1.0과 이더리움 2.0이 동일한 이더리움이므로 커뮤니티에서는 혼돈을 방지하기 위해 더이상 이더리움 2.0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글에서 PoS 전환 이후의 이더리움 단계를, Phase 2라고 표현하였다. 한편, 머지는 PoS 로의 컨센서스 전환이라는 첫번째 단계만을 포함한 것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원래는 ‘샤딩’이 머지보다도 우선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블록체인에서는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보니, 이더리움에서 샤드 체인을 병렬로 연결해서 더 많은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것이 꽤나 시급한 문제라고 판단했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의 경우 꽤 오랜 기간 동안 PoW로 운영되다보니, 후발주자로 출발한 다른 L1에 비해 최대 TPS가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이에 이더리움 체인을 여러 개의 하위 체인(샤드)들로 분할한 뒤, 노드들을 그룹별로 나누어 샤드 당 한 그룹씩 배치시킨 다음 소속된 샤드의 트랜잭션만 검증하고 저장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아래는 샤딩의 구조와 각 샤드에서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예시를 구조화한 장표들이다. 샤딩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은 다음 리서치 자료를 살펴보기를 권유한다.
▶쟁글 리서치, <샤딩(Sharding):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미래>
한편, 1) L2 솔루션의 발전 속도가 기대 이상으로 빨랐던 점, 2) 생태계가 지나치게 커지고 난 다음 컨센서스를 변경하는 것에 따른 부담을 고려했을 때, 안정성을 포기하면서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점 등이 반영되어 비콘체인으로의 PoS 전환을 먼저 진행하기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변경된 스케줄에 의해서 샤딩은 후순위로 밀리게 되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아도, 옵티미즘 혹은 영지식 증명을 기반으로 한 L2 솔루션들의 약진이나 샤드 체인 간의 통신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로 PoS 전환 이후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길은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이더리움 L2 솔루션과 관련된 기초자료 및 최근 현황 업데이트는 다음 리서치 글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쟁글 리서치, <이더리움 레이어 2 솔루션 L2 총정리>
▶쟁글 리서치, <옵티미스틱 롤업, ZK 기술이 발전해도 여전히 성장할 수 있을까?>
이더리움 머지의 주요 포인트
머지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아래의 두 가지 인프라이다;
1) 비콘체인
2) 예치 컨트랙트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합의 알고리즘을 PoS 형태로 변경하고, 스테이킹 등을 통해 충분한 검증자를 확보하여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머지의 의의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생태계 참여자 관점: 머지 자체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관점에서는 큰 변화는 없다. 오히려 일부 프로젝트들은 업사이드 보다는 다운사이드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PoS 전환 이후의 단계에서 높아지는 확장성을 바탕으로 시도할 수 있는 사업의 영역이 넓어지게 되며 사용자 입장에서도 낮은 수수료와 빠른 처리속도로 훨씬 개선된 UX/UI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이더리움 머지와 관련한 생태계 참여자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 투자의 관점: 사실 머지는 투자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이자를 획득하는 동시에, 발행량 축소 및 유통량 공급으로 인한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가격이 이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이며 머지 전후로는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어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한다. 자세한 내용은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한번 더 다룰 예정이다.
한편, 각 관점에서 위와 같은 의의를 가지게 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각 인프라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먼저 비콘체인에 대하여 알아보자.
1) 비콘체인
비콘체인은 2020년 12월 런칭된 이더리움의 PoS 합의 레이어로, 2021년 10월 알테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비콘체인에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1) 라이트 클라이언트 개발, 2) 노드 검증인에 대한 패널티 상향과 같은 업그레이드를 진행, 이더리움의 PoS 전환을 위한 준비 등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비콘체인 관련 주요 일정>
- 2020년 12월: 비콘체인 런칭
- 2021년 10월: 알테어 업그레이드
- 2022년 9월(TBD): 머지
한편, 비콘체인의 Proof-of-Stake (PoS) 컨센서스는 **개스퍼(Gasper)**라는 합의 알고리즘을 도입한다. 이는 1) 다음 블록 생성을 위해 포크 된 체인 중 하나를 결정하는 프로토콜(LMD GHOST)과 2) 블록 완결성을 통해 보안성을 높이는 알고리즘(Casper FFG가)을 결합한 형태이다.
1. LMD GHOST
먼저, LMD GHOST의 기본이 되는 GHOST 프로토콜을 살펴보자. GHOST는 ‘Greedy Heaviest Observed SubTree’ 프로토콜로, 블록이 동시에 생성이 되어 포크된 체인 중 가장 무거운 즉 제일 긴 체인을 메인으로 선택한다는 규칙이다. 즉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는 A가 선택이 되어 해당 체인에서 유효한 블록 생성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LMD는, ‘Latest Message Driven’이라는 조건을 더한다. 이는 가장 최근 메세지(그 가운데에서도 증언을 뜻하는 attestation)가 지지하고 있는 블록을 선택하는 프로토콜이다. 이 때, 고려하는 증언 메시지는 가장 최신에 발생한 것들을 기준으로 한다. 아래 그림을 보면, 파란색 글씨로 쓰여진 투표가 각 검증인들의 가장 최신 증언 메세지이고, 메세지의 총합을 비교했을 때 3 vs 2로 더 많은 자식 블록의 선택을 받은 부모 블록인 A가 선택되게 된다.
2. 캐스퍼
캐스퍼 FFG (Casper the Friendly Finality Gadget)은, 지분 증명을 기반으로 블록 완결성을 보장하는 합의 알고리즘이다. 캐스퍼 FFG를 활용하면, ‘확정’된 체크포인트를 생성하게 되고 그 확정 체크포인트를 기점으로는 되돌릴 수가 없어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보안성을 갖게 된다. 이 기술의 핵심은 일정 블록시점마다 검증을 실시한다는 규칙 아래 검증인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블록이 ‘체크포인트’가 되고. 체크포인트 검증을 연달아 두 번 거치면, ‘확정’ 체크포인트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확정된 체크포인트는 그 이전으로 거래를 되돌리기 위한 롤백이 일어날 수 없게 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하게 된다.
3. 개스퍼
개스퍼는 이 둘을 결합한 합의 알고리즘으로, 비콘체인에 적용하게 되면서 슬롯과 에포크라는 새로운 개념이 추가되었다.
- 슬롯: 블록을 제안하고 검증인들이 검증을 진행하는 시간 단위이다. 한 슬롯은 12초의 시간이 배정되어 있다. 한편, 해당 기간 동안 블록이 제안되지 않거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슬롯에 블록이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때는 블록이 제안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슬롯으로 넘어가게 된다.
- 에포크: 에포크는 여러 개의 슬롯으로 이루어진 주기이다. 현재는 32개 슬롯이 한 에포크를 이루고 있는데 이는 시간으로 환산해보면 약 12초 X 32개 =384초에 해당된다.
이러한 가운데 블록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슬롯마다 하나의 검증인 집단을 운영하게 된다. 이를 ‘위원회’라고 하며, 한 에포크에는 총 32개의 검증인 집단이 필요하게 된다. 위원회 구성원 중 하나가 블록 제안자(proposer)로 선출이 되어 블록을 제안하게 되고, 나머지는 검증인이 되어 제안된 블록을 검증한다.
한편, 비콘체인에서 슬롯과 에포크가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슬롯의 블록 제안자는 어떤 포크된 체인에 블록을 이어서 생성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HLMD GHOST를 활용하여 슬롯과 슬롯을 연결한다. HLMD GHOST는 앞서 설명한 LMD GHOST에 검증인을 보호하기 위한 보안 프로토콜을 적용한 프로토콜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어서 이러한 슬롯들이 모인 에포크는 캐스퍼FFG에 의해 체크포인트를 생성하는데, 각 에포크의 가장 첫 번째 슬롯인 ‘에포크의 경계 블록’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체크포인트가 연속적으로 연결되면 마찬가지로 해당 ‘에포크의 경계 블록’이 확정되었다고 보고, 이를 기점으로는 롤백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개스퍼에서는 검증인에게 블록 제안자 보상과 증언자 보상을 제공하며, 반대로 규칙을 어기는 투표를 진행하는 검증인에게는 패널티를 부여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비콘체인의 기술적 배경 가운데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부분을 위주로 간단하게 알아봤다. 이를 온전하게 이해하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더라도, 기술의 흐름을 통해 각각 안정성과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기술 부분과 관련하여 도움을 받았던 글들을 소개한다.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다음 링크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DSRV에서 작성해주신 글은 단순 번역이 아니라 개념에 대한 적절한 비유가 한글로 적혀있어 보다 깊이있는 공부를 목적으로 한다면 꼭 한번 필독해보기를 권유한다.
▶비탈릭 부테린, <A CBC Casper Tutorial>
▶비탈릭 부테린, <Casper the Friendly Finality Gadget>
▶크립토 터틀, Ethereum 2.0 살펴보기-1 (이동욱)
▶DSRV (Seokjoong Yoon):
1) 이더리움 시리즈: 우리들의 귀여운 친구, 캐스퍼
2) 캐스퍼의 단짝 유령 친구, LMD GHOST
3) Casper + GHOST= Gasper
비콘체인의 참여조건
한편, 비콘체인에 검증자로 참여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32 ETH 규모의 예치금이다. 예금 컨트랙트를 통해 현재의 PoW 에서 일방향으로 전송하며 출금 컨트랙트가 아직 없어 돌려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효 예치금액 이상을 전송해도 최대 32 ETH에 대한 보상만 획득할 수 있으며, 초과 전송분 역시 비콘체인 내에 묶여있게 된다. 예치 컨트랙트를 통해 유효 금액을 예치한 검증인은 비콘 체인의 검증인 집단에 등록된 후 무작위로 블록제안자 또는 위원회로 선정된다.
2) 예치 컨트랙트
이더리움의 예치 컨트랙트는 안정적으로 PoS를 운영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이자, 이더리움의 투자 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예치 컨트랙트 주요 일정>
- 2020년 10월: 예치 컨트랙트 실행
- ~2022년 9월: 생태계 참여자에 의한 다양한 스테이킹 서비스 출시
- 2022년 9월(TBD): 머지
- 미정(TBD): 상하이 업그레이드 (비콘체인에 예치된 ETH 인출 기능 출시)
예치 컨트랙트의 경우, 앞서도 간단하게 언급했듯, 최초에는 안정성을 고려해서 단일방향으로 배포되었으며 초기에는 이와 관련한 논쟁이 분분했다. 이더리움에 스테이킹을 하게 됨으로써 생기는 기회비용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이 때문에 충분한 검증인이 모이지 않아 탈중앙화를 이룰 수 없다는 리스크나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네트워크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는 점 등이 문제로 제기되었다.
하지만 2022년 8월 기준, 비콘 체인에는 +13.3M 이상의 이더리움이 예치되어있고, 활성 검증자 수 역시 +40만을 넘어가고 있어 시장참여자들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또한 Lido, Rocketpool, Consensys 과 같은 탈중앙화 프로토콜 혹은 바이낸스, 코인베이스와 같은 중앙화된 거래소를 중심으로, 32 ETH를 전부 내지 않더라도 풀로 묶어서 검증인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나, 예치된 이더리움을 유동화할 수 있는 파생상품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위에 제기된 문제를 가뿐히 뛰어넘고 위와 같은 성과를 이루어내서 가장 탈중앙화 된 PoS 체인으로의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이더리움의 PoS 전환을 투자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장의 의견은, 이더리움 Phase 2에서 이더리움이 더욱 완전하고 생산적인 자산으로 쓰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이더리움의 안정성을 위해 이더리움이 스테이킹 되고 이에 따른 이자율을 제공받을 수 있음
- 거래 수수료 개선으로 인해 디플레이션 자산이 될 수 있으며 효율적인 블록 스페이스 활용이 가능해짐 (EIP 1559 적용과의 시너지 효과)
-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네이티브 가치저장 수단으로 제고
메사리에서는, 2020년 발간한 이더리움 2.0 리포트를 통해 결국 머지란 이더리움의 토큰 이코노믹스가 ‘스테이킹 이코노믹스’로 바뀌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더리움이 공식적으로 스테이킹을 통해 이자를 얻을 수 있는 구조로 바뀌면서 자산의 성질이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 될 거라고 본 것이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PoS는 이더를 PoW일때보다 더욱 생산적인 자산으로 만든다. 현재 PoW 체인 위에서 이더리움은 가치 저장 수단과 원자재의 성격을 가진 자산으로, 기축통화나 가스비로 쓰이게 된다. 비콘체인 위에서 이더리움은 자본자산의 성격을 띄게 되며 검증자가 32 ETH를 스테이킹 하고 컨센서스에 참여하기 위해 노드를 네트워크에 등록했다고 보면, 이더리움은 하이브리드 영구 채권 의 성격을 지녀 부채와 자본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게 된다. 올바른 검증에 대하여 검증자들은 이더로 이자율을 받게 되며 (신규 발행 및 거래 수수료에 따라)영구적인 변동이자를 받게 된다. 실제로 이자를 취할 수 있는 순간은 지속적으로 지연된다.
- Messari
아서 헤이즈 역시 지난 4월 ‘Five ducking digits’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더리움이 PoS 전환 이후 하이브리드 영구채로써의 성격을 지니는 자산으로 포지셔닝 된다는 점을 가정해 밸류에이션을 적용, +$10,000, 즉 다섯 자리 숫자의 달러 금액 이상의 가격을 기대한다는 글을 적은 바 있다.
스테이킹 이자 수익 외에도 PoS 전환 이후 이더리움의 가치는 1) 공급량의 축소, 2) Eip-1559로 인한 소각량 증가, 3) 스테이킹으로 인한 유통물량 감소로 인해 상승할 것으로 본다.
이더리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을 기준으로 각각 실행 레이어 (기존 PoW 기반 체인)와 컨센서스 레이어 (새로운 PoS 기반 체인)의 인플레이션율은 각각 4.13%와 0.49% 였으며 머지 이후에도 13M 수준의 이더리움이 예치가 되어있다면, 컨센서스 레이어 기반의 인플레이션율이 유지되어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약 89.4%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한편, 컨센시스는 지난 메사리 리포트를 통해 이더리움 PoS 전환 이후 스테이킹 된 물량의 최초 출금이 가능하기 전까지 약 16M 규모의 이더리움 예치를 예상했었다. ultrasound.money에 따르면, 16M 이더리움이 예치된 경우 일일 발행규모는 약 1.8K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소각량에 따라 실제로 디플레이션이 일어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소각이 없다고 하더라도 현재 이더리움의 총 공급량이 120M 이상임을 고려한다면 매우 작은 수치임에는 틀림이 <없다.
투자 관점에서 바라본 이더리움 머지
1. 이더리움 머지와 관련된 리스크
아직까지 대부분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는 듯 하지만 여전히 리스크는 남아있다. rbf 캐피털은 지난 5월 글을 통해 다음과 같은 리스크를 지적했으며 일부는 최근 들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1-1) 컨센서스 버그
가능성은 제일 낮지만 발생하는 경우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 네트워크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며 일부 컨트랙트를 무효화 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커다란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짐
1-2) 네트워크 공격
다양한 시나리오의 네트워크 공격 역시 우려되는 리스크 포인트 중에 하나이다. 이더리움 클라이언트 다양성이 과거 대비 개선되어 Prysm 비중이 30%대까지 내려왔다고는 하나, 51% 공격 외에도 과거 이더리움클래식 포크 당시 리플레이 공격 (replay)과 마찬가지로 예상하지 못한 종류의 공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
1-3) 빙하기 지연으로 인한 PoW 하드포크
난이도 폭탄을 지연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지연될 수록 PoW 체인으로의 포크를 계획하고 실행하기 쉬워짐. 현재 중국 채굴자들을 대상으로 PoW 체인 포크가 논의되고 있으며, 네트워크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 존재
해당 리스크는 여전히 100% 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기술적인 검증을 단계별로 꼼꼼하게 거쳤고 오래 준비한만큼, 큰 탈 없이 머지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큰 상황이기는 하다.
2. 높은 가격 변동성 예상, 보수적인 투자 권유
한편, 흔히들 말하는 Sell the News 로 인한 급락 외에도 현재 이더리움 가격 상승 원인 중 일부에 다소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보여지는 가운데, 머지 이후 높은 가격 변동성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된다.
2-1) 가스비 감소에 대한 기대감
이번 머지는 합의 매커니즘의 변경이지 네트워크 용량의 확장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가스비에 영향을 주진 않음. 다만 PoS 전환 이후 롤업 중심의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결과론적으로는 감소를 기대할 수 있겠으나, 이에 대한 오해가 가격에 일부 반영 되었을 것으로 보여짐 (EIP-1559 사태 당시를 참조)
2-2) TPS 증가에 대한 기대감
이 역시, 직접적인 영향은 다소 제한적. 대부분의 현존하는 PoS체인이 이더리움 대비 빠른 TPS를 자랑하는 것은 맞으나 검증인이 늘어날 수록 속도가 느려지는 가운데, 이더리움은 이미 40만 이상의 검증자를 확보하고 있음. 속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낮은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맞으며 마찬가지로 실망 매물 등으로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됨
물론 이더리움을 PoS체인에 예치시켜 꾸준히 이자수익을 기대하는 투자방안을 선택할 수 있겠으나,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전까지는 예치된 물량을 출금할 수가 없다는 점에서 기회비용을 고려했을 때는 현시점에서는 스테이킹 역시 보수적인 접근을 권유한다.
결론
결국 이더리움 머지는 이더리움 Phase 2 라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에 일부 경쟁 구도에 있는 레이어 1 체인들의 대표들을 필두로 이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의견 등이 시장에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커다란 생태계를 지닌 주요 체인이 PoW에서 PoS로 합의 알고리즘을 전환하는 첫 번째 사례이며, 디파이와 NFT에 이어 흥미를 이끌만한 주제가 부재한 가운데, 성공적인 전환 이후의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주목 받을만한 이벤트임도 분명하다. 가격적으로는 변동성이 높아 주의해야 겠지만 이더리움 phase 2 이후 펼쳐질 미래는 기대감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2023년, 블록체인과 크립토가 진정한 패러다임 변화의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이번 이벤트를 기점으로 판가름이 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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