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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포뇨)
Research Team Lead/
Xangle
2022.08.31
pick

요약

  • 롤업의 역할이자 경쟁력은 신뢰와 비용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L1의 확장성을 개선하는 것
  • 확장성은 구조적인 특징으로 인해 ZK롤업이 우위를 차지하나, 비용 관점에선 ZK롤업과 옵티미스틱롤업(OR) 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며, 신뢰 측면에서도 두 롤업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지는 않을 것
  • 앞서 언급했듯 옵티미스틱 롤업(OR)은 확장성이 비교적 낮지만, EVM호환성과 선점 효과를 통해 충분히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
  •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OR은 ZK기술이 발전해도 최소한 중단기적으로는 성장할 가능성이 높음

들어가며

최근 Polygon, Scroll, zkSync 등의 zkEVM 개발 업데이트, Starkware의 재귀적 증명(recursive proof)을 통한 프랙털 확장(fractal scaling) 가능성 등으로 ZK롤업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크다. 비탈릭마저 ETHSeoul에서 장기적으로는 ZK롤업(ZKR)이 옵티미스틱 롤업(OR)보다 유망하다고 언급하면서 ZKR이 발전하면 OR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자연스레 형성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본 리포트를 통해 OR의 가능성과 한계를 들여다보자.

 

*해당 글은 독자가 OR과 ZKR의 구조 및 작동 방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갖춰져 있다고 가정하고 작성되었다. 롤업과 L2의 기초를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더리움 레이어2 솔루션 L2 총 정리’ 와 코빗 리서치센터에서 작성한 ‘블록체인 확장성의 실마리, 레이어2 생태계’ 리포트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롤업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롤업의 경쟁력을 따지기에 앞서 롤업이 탄생하게 된 과정부터 살펴보자.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트릴레마(Blockchain Trilemma)를 구성하는 3개 요소 (탈중앙화, 보안성, 확장성) 중 확장성을 만족하지 못한다. 이더리움의 블록타임은 12.5초, TPS는 13 (초당 백만 gas 처리) 정도로 타 L1블록체인에 비해 퍼포먼스가 매우 저조한 편이다.

레이어 1 블록체인, 이더리움 솔라나, 아비트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더리움 진영에서는 블록체인의 각 기능을 분담하여 (모듈화하여) 확장성을 L2에 위탁하는 방향을 선택하였다. 다시 말해, 모듈러(modular) 블록체인 속 롤업의 역할은 철저히 L1의 확장성을 개선하는데 있으며, 이것을 얼마나 잘 해낼 수 있냐가 롤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확장성을 결정 짓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 처리량(throughput): 초당 트랜젝션 처리량
  • 지연 시간(latency): 트랜젝션 요청부터 완결(finalization)까지 걸리는 시간

확장성은 위에서 언급한 처리량과 지연 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데, 여기서 명심할 점은 확장성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 네트워크 유지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거나 네트워크 신뢰가 훼손되서는 안된다. 비용은 확장성의 향상과 최대한 선형적(linear)으로 증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정리하자면, 확장성 증가의 핵심은 신뢰와 비용을 희생하지 않은 채 네트워크 처리량을 높이고 지연 시간은 낮추는 것이다.

옵티미스틱 롤업 OR vs ZK 롤업 ZKR 퍼포먼스 비교

우리는 위에서 롤업의 탄생 과정을 통해 롤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확장성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따라서, 옵티미스틱 롤업(OR)과 ZK롤업(ZKR)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비교 및 평가하는데 있어 두 롤업의 확장성을 요소 별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추가적으로 블록체인 트릴레마 중 하나인 보안성, 그리고 블록체인 대중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비용 관점에서 두 기술을 비교해볼 예정이다.

1) 확장성

A. 처리량(Throughput)

옵티미스틱 롤업(OR): OR은 챌린저(challenger), 혹은 검증자(verifier)가 데이터를 검증하고 이의제기(challenge)할 수 있도록 모든 데이터를 빠짐없이 이더리움에 기록한다. 또한, OR이 초당 최대 지원할 수 있는 트랜젝션 수 및 트랜젝션 비용은 이더리움의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누락시키지 않는 선에서 트랜젝션을 얼마나 압축(compress)할 수 있는 지가 OR의 처리량을 좌우한다. 이에 OR 프로젝트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데이터를 압축시키려는 시도들을 계속하고 있다.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ETH 송금을 롤업에서 압축한 경우와 그러지 않은 경우 필요한 데이터 용량을 비교해놓은 표다. 이러한 과정을 진행했을 때 OR은 트랜젝션당 약 4,000가스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TPS로 치환하면 현실적인 처리량은 100TPS 정도 된다. 여기에 여러 공개 키에서 생성된 메시지를 하나의 서명으로 통합하는 BLS 서명 집합(BLS Signature Aggregation) 기술을 도입하면 500TPS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 송금, 이더리움 트랜젝션

ZK롤업(ZKR): 위에서 언급했듯이 OR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사기 증명(fraud proof)를 진행해야 하기에 모든 데이터를 이더리움에 기록해야 한다. 그러나 ZKR은 유효성 증명(validity proof)을 통해 처음부터 데이터 검증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state 업데이트에 필요한 일부 핵심 데이터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오프체인으로 저장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처리량 측면에서 ZKR이 OR보다 유리하다. 현재 출시된 ZKR프로젝트들의 현실적인 트랜젝션 처리량은 2,000TPS 정도로 예상된다. 그러나, 향후 Starknet 제시한 재귀적 증명이 상용화될 정도로 고도화된다면 ZKR은 그 어떤 OR도 능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간혹 StarkEx를 사용하는 dYdX나 이뮤터블을 보고 ZKR의 처리량이 9,000~10,000TPS일 것이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종류가 정해져 있는 트랜젝션만 처리하는 앱 특화(application specific) ZKR에 해당하는 경우이고, 범용 스마트컨트랙트 ZKR은 아직 이 정도의 속도를 구현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롤업은 EVM호환성을 얼마나 가져가는지에 따라 구현 가능한 TPS가 좌우된다. ZKR은 EVM호환성이 낮아질수록 유효성 증명을 생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다. ZKSync, StarkNet 등 대부분의 ZKR들은 EVM호환성은 가장 낮지만 유효성 증명 생성 속도가 가장 빠른 Type 4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Arbitrum, Optimism 등 OR은 EVM호환성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 TPS로만 두 롤업 간 우위를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 EVM 등 개발 환경 관련 구체적인 설명은 아래 후술할 예정이다.

B. 지연 시간(Latency) 및 완결성(Finality)

지연 시간은 생소한 개념일 수도 있으나, 이 또한 확장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들이다. 노드들의 합의 과정을 거쳐 트랜젝션이 블록에 추가되어야만 비가역성을 띄는데, 이 과정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도 블록체인의 퍼포먼스를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다.

옵티미스틱 롤업(OR): OR은 시퀀서(sequencer)가 실행하는 상태값 변화(state transition)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DTD(Dispute Time Delay)나 이의제기 기간(Challenge Period)이 존재하기에 완결성(finality, 혹은 hard confirmation)은 7~14일로 제한된다. 아비트럼은 약 5분마다 L2 트랜젝션 배치(batch)를 생성 및 L1에 전송(soft confirmation)하여 이더리움에 기록을 남기지만, 이의제기 기간내 사기 증명(fraud proof)이 통과된다면 변경된 state root값은 취소될 수 있다. Soft confirmation은 OR마다 상이한데, 이는 지연 시간(배치 크기)과 비용이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배치를 빠르게 생성할수록 지연 시간이 줄어들지만, 그만큼 L1으로 보내는 빈도가 증가하여 state commitment에 따른 비용이 증가한다. 따라서, OR마다 안전성과 비용간 밸런스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L2는 이론상 매 블록마다 배치를 생성 및 전송할 수 있으며 향후 OR 기술이 개선될수록 해당 지연 시간은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옵티미스틱 롤업 zk 롤업
출처: Celestia

ZK롤업(ZKR): ZKR의 경우 유효성 증명(validity proof)을 생성하기 위한 고정비가 높아 마냥 배치를 자주 생성할 수 없다. 배치를 자주 생성할 수 없으면 L1에 트랜젝션을 자주 전송할 수가 없다. 이는 곧 긴 지연 시간으로 이어져 3~5분마다 배치를 생성하는 OR 대비 soft confirmation은 느리다. 그러나 OR은 짧은 지연시간에도 불구, 이의제기 기간이 존재하기에 hard confirmation 측면에서 ZKR은 OR 대비 빠르다. 크기에 따라 상이하나 일반적으로 배치당 ZK-SNARK의 고정비는 50만~100만 가스(gas), 크기가 비교적 큰 ZK-STARK는 100만~500만 가스 정도 소모된다. 따라서, ZKR의 블록스페이스 수요가 높다면(실질적인 TPS가 높다면) 배치를 빠르게 생성할 수 있겠으나, ZKR의 생태계가 커지고 유의미한 활성도를 달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zksync의 완결성은 약 30분, StarkNet의 완결성은 약 6시간이다.

2) 신뢰 및 보안(Security)

모든 롤업은 기본적으로 이더리움에 트랜젝션을 저장하여 DA(Data Availability)를 확보함으로써 신뢰와 보안을 L1에서 끌어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다만, 롤업의 종류에 따라 매커니즘이 조금씩 다른데, 이러한 점을 지적하여 OR이 구조적으로 ZKR 대비 안정성 측면에서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의견을 전달하기에 앞서, 먼저 OR의 인센티브 구조부터 살펴보고 OR의 확장성을 저해하는 사기 증명 생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떠한 안전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OR의 인센티브 구조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래 요소들을 어떤 식으로 설정하는 지에 따라 안정성이 크게 좌우된다.

  • Fidelity bond: 이더리움에 보내기 위한 트랜젝션 배치 및 L2블록을 생성하는 시퀀서가 담보로 예치해 놓은 금액. 시퀀서가 악의적으로 행동하여 검증자(verifier)/도전자(challenger)에게 적발될 경우, 해당 금액은 슬래싱(slashing)되어 사기 증명(fraud proof)을 성공적으로 생성한 검증자에게 돌아간다. 시퀀서가 악의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보험금인 셈이다.
  • DTD(Dispute Time Delay) 혹은 이의제기(Challenge Period) 기간: 도전자가 사기 증명을 제출할 수 있는 기간. 이의제기 기간이 만료되면 L2 트랜젝션이 L1에 기록되어도 안전하다고 보고 더는 롤백할 수 없게 된다. 해당 기간이 길어질수록 안정성이 개선되나, 동시에 L2 → L1 자금 인출 기간이 길어져 유저 경험이 저해된다. 그렇다면 이의제기 기간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비트럼 팀은 자체 모델링을 통해 최적의 이의제기 기간을 7~10일이라고 판단했다 (아래 그림 참고).
옵티미스틱 롤업 보안, zk 롤업 보안
출처: Degate
  • 사기 증명(Fraud Proof): 시퀀서가 틀렸음을 주장하는 증명서로, 누구나 도전자가 되어 시퀀서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사기 검증은 도전자-시퀀서간 커뮤니케이션 횟수에 따라 1) single-round interactive proving와 2) multi-round interactive proving으로 나뉜다.
    • Single-round interactive proving: 이의 제기시 검증자(verifier) 컨트랙트를 통해 L1에 있는 트랜젝션을 재실행하여 참/거짓 여부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연산된 스테이트 루트를 통해 승자를 가린다. 도전자가 승리할 경우 시퀀서의 fidelity bond는 슬래싱되고 도전자에게 분배된다. 해당 방식은 검증 과정이 단순하지만, 온체인에 기록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고 가스비가 많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OR들은 multi-round interactive proving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 Multi-round interactive proving: Single-round과 달리 도전자와 시퀀서간 수차례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통해 진위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때 L1 검증자 컨트랙트가 심판 역할을 한다. 도전자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을 시퀀서가 반으로 나누면, 도전자가 둘 중에서 다시 하나를 선택하고 시퀀서는 선택된 부분을 다시 반으로 나누어 점차 조사 범위를 좁혀나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해당 방식은 반으로 쪼갠다고 해서 “bisection protocol”로 불린다. 해당 방식은 전체 트랜젝션을 재실행할 필요가 없고 무엇보다 온체인으로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적어 효율적이다.

인센티브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듯 OR의 구조는 N개의 노드 중 최소 하나는 정직하게 행동하여 시스템을 유지해줄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ZKR은 처음부터 모든 트랜젝션을 검증하기에 구조만 놓고 보면 신뢰도 측면에서는 OR 대비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OR의 안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실제 대비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옵티미스틱 롤업 OR의 안정성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와 이에 대한 반박

A. 검증자의 딜레마(Verifier’s Dilemma)

Ed Felten이 주장한 OR의 검증자 딜레마는 다음과 같다:

  • OR의 인센티브 구조가 잘 작동한다면, 아무도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 아무도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사기 증명 생성에 따른 보상이 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검증자 노드가 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 검증자 노드가 없으면, 시퀀서가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 시퀀서가 부정행위를 저지르면, OR의 시스템은 파괴된다

꽤나 그럴듯하게 들린다. 심지어, 검증자 노드 수가 증가할수록 기대보상이 줄어들어 검증자 노드 참여에 대한 경제적인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에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Paradigm의 리서치 파트너 Georgios Konstantopoulos는 검증자 딜레마가 성립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반박하였는데, 그 이유로 OR과 이해관계가 있는 관계자들(예: 온보딩된 프로젝트, 롤업 토큰 홀더 등)은 경제적인 유인의 여부와 관계 없이 서비스 존속, 가치 제고 등 기타 이익 위해 검증자 노드를 돌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들었다. 예를 들어, GMX, Stargate, Synapse 등 Arbitrum에서 서비스 중인 대형 디앱일 경우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서비스를 꾸준히 운영하기 위해서 검증자 노드로 참여할 것이다. 혹은 Optimism 토큰을 많이 보유 중인 홀더라면 자신의 토큰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검증자 노드가 될 것이다. 정직한 검증자 노드(감시자)가 하나라도 있으면 OR의 시스템은 유지된다. 고로, OR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를 반증하듯, 여태까지 OR은 해킹을 당한 적이 한 번도 없다.

B. 시퀀서 중앙화

기술 자체가 워낙 초기 단계이다 보니 Optimism와 Arbitrum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OR들은 안정성의 이유로 중앙화된 방식으로 시퀀서를 운영하고 있다. 시퀀서가 중앙화되어 있으면 발생 가능한 이슈는 두 가지가 있다: 1) 유일한 시퀀서가 가동 중단한다 2) 시퀀서가 잘못된 state 변경을 시도한다. 전자의 경우, L2메인넷은 셧다운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롤업 데이터가 전부 이더리움에 기록되기에 다른 시퀀서가 이더리움에 있는 L2 데이터를 다운받아 최신 L2 state을 구성하여 롤업을 재가동시킬 수 있다. 즉, 일시적으로 메인넷 운영이 중단될 수 있지만 데이터 자체는 훼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우선 시퀀서가 악의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상식적으로, 롤업 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파멸로 이끌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설령 악의적으로 행동한다고 하여도, 검증자의 딜레마에서 서술하였듯이 검증자/도전자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나아가, Optimism과 Arbitrum은 향후 시퀀서를 탈중앙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Arbitrum은 현재 Cornell Tech 팀과 협력하여 탈중앙화 시퀀서를 개발하고 있고 Optimism 역시 시퀀서 로테이션 매커니즘을 연구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3) 비용

롤업의 기본적인 작동 과정 및 비용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시퀀서가 요청받은 트랜젝션을 정렬한다. 시퀀서에 의해 L2 사용자는 자신이 보낸 트랜젝션에 대한 soft confirmation 피드를 받는다.

2. 트랜젝션들이 처리되고 L2 상태값이 전환된다. 이때 L2 블록이 생성되며, 일반적으로 L2블록은 L1블록보다 빨리 생성된다. 상태값 전환(state transition)에 따른 비용은 L2가스비로 처리된다.

3. 시퀀서는 몇 분 단위로 트랜젝션들을 롤업하여 배치로 압축한 뒤 L1에 기록한다. 롤업 배치는 이더리움의 calldata로 저장되고 있으나, 향후에는 data blob을 사용할 예정이다. 배치가 L1에 기록되면 L1 가스비가 발생한다.

이처럼 유저들은 롤업에서 트랜젝션을 요청할 경우 L1과 L2 두 종류의 가스비를 지불하게 된다. 시퀀서는 배치가 생성되기 전에 먼저 데이터의 종류, 크기, L1 base fee 등을 미리 예상해서 L2가스비를 청구하며, 이후 이더리움 블록스페이스 비용을 예상하고 유저들에게 그에 맞게 L1가스비를 청구한다. 가스비는 네트워크 활성도에 따라 상이하다. 수수료(가스비)의 구조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정비와 변동비로 구분할 수 있다.

레이어2 비용 구조

참고:

  • 여기서 L1 base fee는 21,000 gas이지만, 롤업은 수많은 트랜젝션을 압축하기 때문에 base fee를 상각할 수 있다
  • Calldata 비용 산출 공식은 트랜젝션 크기*byte 당 16gas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OR은 L2 state root와 사기 증명을 포함하여 모든 L2 트랜젝션 데이터를 빠짐없이 이더리움에 기록하는 반면, ZKR은 비용 절감을 위해 state 변경값만 기록한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상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는 검증이 필요할 경우 OR이 L1에 기록된 트랜젝션 데이터를 활용하여 대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ZKR이 복잡한 연산 과정이 필요한 유효성 증명을 매번 생성해 고정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OR 대비 비용이 저렴한 이유는 OR이 L1에 트랜젝션을 기록하는 calldata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Optimism의 Bedrock 기술 등을 통해 배치당 280,000gas (calldata 비용 제외)에서 21,000gas까지 줄일 수 있어 고정비가 많이 낮아질 수 있을 뿐더러 L2 생태계에서 현재 데이터 압축 및 통합, calldata 압축 등 데이터 최적화 기술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음에 따라 향후 OR의 변동비(calldata)도 급감할 예정이다. 나아가, The Surge 단계 이후 calldata가 blob이 포함된 트랜젝션으로 전환되면 해당 비용은 더욱 줄어든다. 결론적으로, 향후 비용 측면에서 OR과 ZKR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혹여나 차이가 있다고 해도, 두 롤업의 트랜젝션 비용 모두 $0.01~$0.1 사이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사용자들이 가스비 때문에 OR과 ZKR을 고민할 가능성은 낮다. 아래 그림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3년 후 롤업 비용 전망치

그 외 고려할만한 요소

1) 옵티미스틱 롤업의 7일 출금 제한 문제는 즉시 출금 서비스로 보완 가능

ZK 롤업(ZKR)은 유효성 증명 생성 시간이 곧 완결성이기에 사용자들은 길어봤자 몇 시간이면 L2 → L1으로 자산을 전송할 수 있다. 또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시퀀서가 멈추거나 악의적으로 행동할 경우) 강제 출금을 지원해주는 escape hatch가 마련되어 있다. 반면에 옵티미스틱 롤업(OR) 사용자들은 출금하려면 이의제기 기간이 끝날 때까지 (약 7~14일 소요) 기다려야 하기에 ZKR대비 유저 경험이 확실히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일각에서는 ZKEVM이 출시되면 OR은 유저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OR 생태계에는 L2 state을 모니터링하는 검증자 노드들 중에서 즉시 출금 서비스를 지원해주는 마켓 메이커(MM)들이 존재하며, 사용자들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ZKR보다 빠른 속도로 출금할 수 있다. 해당 개념은 ETHresearch의 “Simple Fast Withdrawals” 글에서 최초로 등장하였다. 예를 들어보자:

1. Arbitrum 지갑에 1ETH를 보유하고 있는 영희는 구매하고 싶은 NFT가 있어 이더리움 지갑으로 즉시 출금하고 싶다

2. Arbitrum 검증자 노드로 활동 중인 철수는 L1 MM 스마트 컨트랙트에 0.95ETH를 보관하고 있다

3. 영희는 철수에게 0.05ETH를 수수료로 제공할 것을 약속하고 출금 서비스를 요청한다

4. 이때 철수는 둘 중 한 가지의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 L2 verifier을 통해 영희의 출금 요청이 문제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영희에게 0.95ETH를 즉시 제공한다. 철수는 이의제기 기간이 끝나면 1ETH를 수령한다.
  • L2 verifier을 통해 영희의 요청이 유효하지 않음을 확인하고 출금을 거부한다. 동시에, 철수는 사기 증명을 생성하여 시퀀서가 유효하지 않은 트랜젝션을 통과시켰다는 것을 증명하고 fidelity bond를 보상으로 획득한다.

일반적으로 브릿지들이 MM 서비스를 지원한다. 실제로 Hop Protocol이나 Stargate 등 브릿지를 이용해본 유저라면 OR에 있는 자금을 곧바로 이더리움 지갑에 전송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물론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약간의 불편함을 느낄 수는 있으나, OR의 출금 제한 기간 자체는 MM들이 제공하는 즉시 출금 서비스를 통해 보완이 가능하기에 유저 경험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판단되지는 않는다.

2) 개발 환경은 EVM 호환성이 높은 옵티미스틱 롤업 OR이 상대적 우위

ZKR대비 OR의 개발 환경이 더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Optimism과 Arbitrum은 이미 높은 수준의 EVM호환성을 지닌 범용(general-purpose) 롤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개발 라이브러리도 잘 구축되어 있는 편이다. 이렇듯 롤업으로 온보딩하기 용이한 개발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덕분에 프로젝트 입장에서도 OR에서 디앱을 개발하거나 마이그레이션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반면, 영지식 기술은 매우 복잡하고 연구 초기 단계인 만큼 범용 ZK솔루션은 아직 개발 중인 상태다. 애초에 EVM자체가 ZK기술을 염두하지 않은 채 만들어졌다는 점도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데 한 몫 한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ZKR은 앱특화 ZK롤업만 퍼블릭 출시된 상태이며,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할 수 있는 대부분의 ZKVM은 이르면 올해 말 퍼블릭 출시 예정이다. 물론 StarkNet은 알파 버젼이 이미 출시되었지만, 아직 기능에 제약이 많고 불안정한 상태라 사용자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한편, 폴리곤, ZKSync, Scroll 등을 포함하여 수많은 롤업 프로젝트들이 ZKEVM 출시 소식을 밝혔는데, 현재 개발되고 있는 대부분의 ZKR은 비탈릭이 제시한 ZKEVM 종류 중 Type 4에 해당한다. Type 4 ZKEVM은 하이레벨 프로그래밍 언어(high level language)로 작성된 스마트 컨트랙트 소스 코드를 ZK-SNARK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언어로 컴파일하는 방식으로 유효성 증명 생산이 빠르고 비용이 비교적 낮다는 장점이 있으나 EVM호환성이 가장 낮다. Type 2 ZKEVM이 출시되려면 2~3년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EVM호환성이 개발 환경의 우위를 판단하는데 있어 유일한 척도는 아니지만, Web3 생태계에서 이더리움 개발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EVM과 비슷한 개발 환경을 구현해야 개발자를 수월하게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더리움 개발자, 이더리움 전망
출처: Electric Capital
옵티미스틱 롤업, zk 롤업
출처: Vitalik Buterin

반면, 흥미롭게도 Starkware은 EVM호환성을 강조하기보다는 Cairo 언어를 위한 자체 VM을 출시하였다. 물론 Starkware도 EVM 개발자 생태계를 염두하여 StarkNet에서 솔리디티 코드를 Cairo코드로 전환시키는 Warp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는 하다. 다만, 이들은 EVM으로부터 탈피하고 ZKR에 최적화된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어차피 5년 뒤에는 모든 디앱들이 L2로 온보딩할 것인데, 그때 되어서도 EVM이 중요할까?”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3) 선점 효과에 따른 경쟁 우위

1년 전에 메인넷을 출시하여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OR에 비해 ZKR은 아직 스마트컨트랙트를 배포할 수 있는 솔루션조차 퍼블릭 출시되지 않은 상태이다. 당연히 OR 생태계가 압도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 L2Beat에 따르면 L2 총 TVL은 2022년 8월 29일 기준 약 $5B이다. 이 중 Arbitrum TVL은 $2.51B, Optimism TVL은 $1.58B으로, L2시장 내 점유율은 각각 49%, 31%를 차지한다. 앱특화 ZKR은 모두 합산해도 TVL이 $1B채 되지 않는다. UAW(Unique Active Wallets)를 들여다보면 Arbitrum과 Optimism는 각각 110만, 140만에 도달하였고, 일일 트랜젝션 수 또한 우상향하여 최근에는 둘 다 10만은 꾸준히 넘기고 있는 상태다. 또한, Arbitrum과 Optimism은 이미 각각 80개, 50개가 넘는 디앱을 온보딩하였다.

이에 반해 ZKR은 올해 말, 혹은 내년에나 되어야 Type 4 ZKEVM이 출시되고 EVM호환성이 매우 높은 Type2 ZKEVM이 출시되려면 앞으로 2~3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 여기에 개발자들이 서비스를 출시하고, 또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고 본격적으로 성장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텐데, 그 사이 OR은 사용자와 주요 디앱을 선점하여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올라설 것이다. 이 시간 동안 형성되는 선점 효과로 인해 ZKR은 그 간극을 단기적으로 메우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이미 생태계를 확보한 OR의 입장에서는 향후 ZKR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으며, 실제로 OR은 이와 같은 전략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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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2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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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옵티미스틱 롤업, ZK기술이 발전해도 여전히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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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우리는 네트워크의 신뢰와 비용을 희생하지 않은 채 L1의 확장성을 개선하는 것이 롤업의 역할이자 경쟁력이라고 보았고, 이러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OR과 ZKR을 비교 분석하였다. 결과적으로, 향후 확장성은 ZKR이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는 반면 비용은 두 롤업 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신뢰 측면에서 N개의 노드 중 최소 하나는 정직하게 행동할 것으로 가정하는 OR은 구조적으로 배치마다 수학적 연산을 신뢰성을 보장하는 ZKR보다 우세할 수는 없겠지만, 게임 이론을 잘 활용한 OR의 구조도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Arbitrum이나 Optimism이 약 1년간 메인넷을 운영하면서 한 번도 해킹당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이것을 증명한다. 그 외에도 우리는 롤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한 기타 요소 세 가지를 살펴보며 OR의 가능성을 확인해보았다. 그 결과, OR을 둘러싼 FUD는 다소 과할 뿐더러 EVM호환성과 선점 효과를 무기로 충분히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OR은 ZK기술이 발전해도 최소한 중단기적으로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Optimism이 고민하고 있는 것과 같이 우선 생태계를 키워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한 후 ZKR으로 천천히 전환하는 방법도 있기에 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ZKEVM 때문에 OR을 비관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더더욱 없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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