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Aave, 자체 스테이블코인 GHO 출시 결정
2. Aave GHO란?
3. Aave의 GHO 출시 결정 이유
3.1. 비즈니스 모델 확장 및 보완
3.2. 프로토콜 수익성 개선
4. 발행 vs. 사용처 확보, 스테이블코인 내러티브의 변화?
5. Aave GHO 성공할 수 있을까?
1. Aave, 자체 스테이블코인 GHO 출시 결정
가상자산 대출 및 예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렌딩프로토콜 Aave는 2022년 들어 총 예치금(Total Value Locked, TVL)이 약 $16B에서 현재 $6B 수준으로 하락했다. 다른 디파이 프로토콜에 비해서는 선방한 수준이지만, 루나 사태로 인한 하락장과 셀시우스∙3AC 파산 이슈들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위 사건들로 인해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했고, wBTC와 stETH의 유동성이 급감했으며, 결국 TVL이 크게 감소했다. 그나마 Aave V3가 출시되고 아발란체(4월), 옵티미즘(8월) 보상을 시작하면서 전반적인 TVL 감소세를 완화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Aave에서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인 GHO 도입을 결정했다. 지난 7월 7일, Aave 거버넌스 포럼에 스테이블코인 ‘GHO’ 도입에 대한 제안이 등장하였고, 커뮤니티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스냅샷에서 7월 28일 부터 31일까지 3일간 투표가 진행되었다. 투표는 99.99% 찬성의 압도적인 결과로 승인되었으며, 해당 투표를 통해 정해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 GHO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커뮤니티의 승인
- Aave V2 Ethereum Market을 GHO에 대한 첫 번째 facilitator로 선정
본 글에서는 GHO의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고, Aave가 GHO를 발행하는 이유와 GHO 발행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시사하는 함의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2. Aave GHO란?
GHO는 발행 초기에는 MakerDAO의 DAI와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초과담보 방식으로 발행된다. 사용자는 프로토콜에 담보를 맡기고 GHO를 발행할 수 있으며 대출을 상환하거나 담보 청산시 사용자의 GHO는 소각된다. 다만, GHO에서는 발행 주체를 Aave에 한정하지 않고 Facilitator 개념을 도입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초과담보형 스테이블코인과 차이점을 갖는다.
Facilitator란 GHO를 발행하고 소각할 수 있는 주체를 의미한다. Aave 거버넌스에 의해 Facilitator를 수행할 주체가 선정되고 그들이 발행할 수 있는 GHO의 한도인 ‘bucket’ 또한 결정된다. 각 Facilitator는 발행 메커니즘(초과 담보, 무담보, 알고리즘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GHO를 발행할 수 있다. Aave에서 초과담보 방식으로 GHO를 발행할지라도 다른 Facilitator를 통하여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으로 발행될수도, 무담보 방식으로 발행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7월 28일 제안된 안건이 통과됨으로써 Aave V2 Ethereum Market이 첫 번째 Facilitator로 선정되어 초기 GHO의 유동성 관리와 시장 부트스트래핑을 지원할 예정이다.
Aave는 GHO의 초기 정착을 지원하고 더 많은 AAVE 토큰을 프로토콜 내에 묶어두기 위하여 디스카운트 모델을 활용할 계획이다. 디스카운트 모델이란 stkAAVE 홀더들이 GHO를 대출할 시 대출 이자를 할인해줌으로서 더 많은 AAVE가 프로토콜 내에 스테이킹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할인된 이자율로 타 스테이블코인 대비 GHO의 대출 요인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GHO의 대출 이자율은 사장 상황을 고려하여 AaveDAO에 의해 결정되며 거버넌스를 통하여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때 시장에 맞게 변경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3. Aave의 GHO 출시 결정 이유는?
그렇다면 Aave는 왜 스테이블코인 GHO 출시를 결정했을까? Aave는 GHO를 발행하는 이유에 대해서 V3의 멀티체인 활용 가능성과 함께 DAO 기능 강화를 꼽았다. 그러나 GHO의 발행을 결정한 주요 배경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 비즈니스 모델 확장 및 보완
- 프로토콜 수익 개선
3.1. 비즈니스 모델 확장 및 보완
Aave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중이나, 근간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은 렌딩 프로토콜로 예대마진 사업이 주 수입원이다. 예금 예치자가 유동성을 공급하면 Aave는 그 유동성을 대출자에게 대출해준다. 현재 Aave의 주력 비즈니스는 Aave V2(TVL $5B)와 V3($1.3B)이다. 그리고 기관 투자자를 위한 Aave Arc($7.2M)와 실물자산을 담보로 하는 RWA Market($8M)를 통해 사업 확장 노력을 꾀하고 있다. Aave는 언급한 비즈니스들을 바탕으로 현재 DefiLlama 기준 전체 TVL 3위 프로토콜로 성장했다.
Aave의 GHO 출시는 기존의 렌딩프로토콜에 스테이블 코인 비즈니스 모델을 덧붙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스테이블 코인을 운영함으로써 Defi 생태계에서의 밸류체인 확장을 꾀한 것이다. 특히 초과담보 방식 뿐만 아니라 실물자산 담보 등 다양한 형태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 매커니즘을 갖춤으로써 DAI(초과담보), USDC(실물자산 담보) 등 주요 스테이블 코인 플레이어들과의 경쟁을 예고했다.
또한, GHO는 Aave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보완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ave V3는 멀티체인 프로토콜을 추구한다. V3는 이더리움 레이어2 솔루션뿐만 아니라 아발란체, 하모니, 팬텀 등 다양한 체인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DAI, USDC, USDT 등 널리 쓰이고 있는 스테이블코인들이 모든 체인에 발행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사용자들은 다양한 체인을 사용하기 위해 브릿지를 거쳐 wDAI, wUSDC 등의 형태로 다른 체인을 이용해야 한다. 해킹 사례가 계속 발생하는 브릿지의 취약성에 의해 자산이 위험에 노출된다는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GHO가 발행된다면 GHO는 Aave Portal로 연결된 모든 체인에서 aGHO의 형태로 사용이 가능해진다. GHO는 스테이블코인이 브릿지에 의존해야 한다는 리스크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3.2. 프로젝트 수익성 개선
GHO 발행으로 스테이블 코인 비즈니스 모델이 추가된다면 Aave 프로토콜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Aave의 매출 중 대부분은 현재 유동성 공급자인 예금 예치자에게로 귀속되고 있다. USDC 마켓의 경우 90%는 예금 예치자에게 지불되며 나머지 10%만이 Aave 프로토콜로 돌아간다. 물론 웹 3.0 프로토콜이기 때문에 사용자와 수익 공유를 한다는 것 자체는 부정적으로 볼 대목이 아니다. 그러나 프로토콜이 적자 상태라면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Aave의 7월 Financial Report를 보면, Aave는 프로토콜 안정성을 위해 AAVE 토큰을 예치한 사용자에게 스테이킹 리워드를 지불하고 있으며 그 외 운영비로도 상당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 그로 인해 Aave는 2022년 들어서 매달 적자를 내고 있다. 지금과 같은 적자 운영이 지속된다면 Aave의 7월 Treasury 자산과 매출, 비용을 고려한 운영 가능 기간(Cash Runway)는 약 1.7년이 나와 프로젝트의 장기 지속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GHO는 이러한 Aave의 수익성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HO는 MakerDAO의 DAI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예금 예치자를 위한 비용이 발생되지 않는다. 대신 GHO 대출 이자의 100%가 Aave DAO Treasury로 전부 귀속된다. (vs USDC 마켓의 10%) 그렇기 때문에 GHO가 발행된다면 Aave의 수익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Aave는 GHO를 통해 얼마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까? MakerDAO에서 발행된 DAI는 $6.52B 규모(DefiLlama 참조)이며, 2022년 7월까지의 평균 금리는 1.8%였다. 아직 이자율과 발행 한도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인 GHO가 동일한 금리로 DAI 발행량의 50%정도의 시장으로 성장한다면, Aave는 연간 매출로 $59M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앞서 말한 수익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Aave DAO의 Treasury가 증가하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프로토콜의 장기지속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GHO는 stAAVE 홀더에게 이자율을 할인해주는 정책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AAVE 토큰이 스테이킹에 참여하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프로토콜의 안정성이 더 향상될 수 있다.
Aave DAO Treasury의 자산도 더욱 탄탄하게 구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Aave의 7월 Financial Report를 보면, DAO Treasury에서 Aave 토큰이 80% 차지하고 있으며, 그외 스테이블코인(USDC, DAI, USDT 등) 약 18%를 구성하고 있다. GHO가 발행되어 이자 수익이 Treasury에 귀속된다면 GHO도 구성 자산으로 포함되어 Treasury의 스테이블코인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며 그로 인해 프로토콜의 안정성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4. 선 발행 vs. 선 사용처 확보, 스테이블코인 내러티브의 변화?
이번 Aave의 GHO 발행 결정으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도 내러티브가 변화할 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주목된다. 실물자산 담보의 스테이블코인들을 제외하면 그동안 스테이블코인들은 프로젝트에서 발행을 우선으로 하고 그 이후 사용처를 확보하는 발행 우선 방식의 내러티브가 지배적이었다. UST와 Frax, Fei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행 우선 방식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는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처를 확보하기 어렵고 그로 인해 초기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일례로 Fei는 초기 유동성 확보를 위한 부트스트래핑 과정에서 페깅이 깨지는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자세한 내용은 ‘스테이블코인 총정리’를 참조) Frax는 자체 DEX인 Fraxswap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를 했으나 여전히 개발 중에 있는 상황이다. UST는 앵커(Anchor) 프로토콜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이자율 20%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걸며 사용처 확보에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결과는 2022년 5월 루나 사태로 인한 루나 생태계의 붕괴였다.
이처럼 선 발행 방식의 스테이블코인들은 사용처 확보와 초기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었다. 특히 루나 사태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다소 침체된 가운데 Aave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선 발행 우선 내러티브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Aave는 전체 디파이 프로토콜 중 TVL 3위의 대형 렌딩 프로토콜이다. 그렇기 때문에 Aave가 GHO를 발행하면 사용처는 이미 확보되어 있는 상태이다. 만약 GHO가 Aave를 기반으로 하여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는다면 기존에 널리 쓰이는 탈중앙화 서비스들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 러시가 이어질 수도 있다. 내러티브가 정반대로 달라지는 것이다.
5. GHO 성공할 수 있을까?
이상으로 Aave의 GHO 발행 결정 이유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의 시사점에 대해서 논해보았다. Aave의 GHO는 Aave의 1) 비즈니스 모델 확장과 보완, 2)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가지의 이유 때문에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GHO가 시장에서 신뢰 받고 널리 쓰이는 스테이블 코인이 될지는 확언하기 어렵다. 아직 출시 전으로 이자율, 발행 한도, 매커니즘 작동여부 등 중요 요소들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에 GHO의 다양한 Facilitator를 통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최초로 시도되는 방식으로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에 실험적 성격이 강하다. 또한 초기 부트스트래핑을 위해 발행자에게 낮은 금리로 GHO를 제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GHO로 인한 수익 실현 시기는 다소 늦을 것이라 예상하는 관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Aave는 과거 UST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들이 선 발행, 후 사용처 확보를 꾀한 것에 반해 렌딩프로토콜이라는 사용처를 먼저 확보한 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라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기에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Aave의 GHO는 Top 3 렌딩 프로토콜 Aave 내에서, 나아가 가상자산 Defi 생태계에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Aave는 GHO 발행을 통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내러티브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