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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외 1명
2022.08.15

[Xangle Digest]

※해당 컨텐츠는 지난 8월 12일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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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리포트 전문 내에서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리포트 전문을 보시고 싶으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목차]

  • Web3와 블록체인 확장성
  • 레이어2, 확장성 해결의 실마리가 될까
  • 주요 레이어2 프로젝트들
  • 투자 대상으로서의 레이어2
  • 전망과 이슈 

블록체인 확장성의 실마리, 레이어2 생태계

Web3와 블록체인 확장성

하락장은 고통을 동반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은 한때 고점 대비 최대 70% 이상 하락해 2018년 1월의 가격을 하회하였고, 디파이 프로토콜의 TVL과 크립토 VC 투자규모 역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가격 변화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네트워크 가치가 어떻게 변해 가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중요하다. 과거 사례가 이에 대한 참고가 될 수 있다. 

① 신규 수요 창출의 중요성

가상자산의 시장가치 증대는 새로운 유즈 케이스(use case)의 확산과 함께 이루어져 왔다. Figure 1은 이더리움의 가격과 트랜잭션 유형에 따른 가스비 현황을 나타낸다. 2017-2018년의 가상자산 상승장(A)은 트랜잭션 측면에서 신규 토큰(ERC20) ICO 증가와 함께 찾아왔다. 2020-2021년의 상승 사이클은 디파이 서머(B)와 NFT 붐(C)이라는 두 거대 트렌드와 관련된 트랜잭션 증가가 전체 트랜잭션을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상자산 가격 상승과 트랜잭션의 활성도는 단순히 선후 관계가 아닌 상호간 영향을 주고받는 측면이 있다. 새로운 유즈 케이스의 출현 및 활성화는 네트워크의 활성도를 높이고 가상자산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며 다음 차례의 상승장도 단순히 가격만의 상승이 아닌 유즈 케이스의 활성화와 함께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② 인터넷의 발전에서 얻는 교훈 

‘유즈 케이스의 활성화’는 어디서 나올 수 있을까? 가상자산 네트워크가 추구하는 장기적인 목표 중 하나는 인터넷이 그러하듯 세계 인구 대다수가 참여하는 네트워크로 일상에 자리잡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과 Web3 서비스는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반 사용자들이 폭넓게 이용하는 mass adoption(대중적 수용)에는 이르지 못했다. 미국 성인의 16%가 가상자산 투자 혹은 사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투자 목적의 매매 외에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비중은 그보다 적을 것이다. 투자 리서치 기관 GMI는 인터넷과 가상자산의 이용자 수를 비교하면서 인터넷이 초기 단계인 1992년부터 기록해온 이용자 성장률을 대입할 경우 2025년이면 가상자산 이용자 수가 12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GMI가 추산한 21년 말 기준 가상자산 이용자 수는 약 2.9억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3.8%에 불과하며, 인터넷의 이용률 56%에 비하면 15배 적은 수준이다.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이라는 내러티브를 따르자면 아직 갈 길이 훨씬 많이 남은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러티브를 수용할 때(이용자 수 추산에 대한 신뢰성을 차치하고서라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인터넷의 ‘대중적 수용’이 저절로 찾아오지 않았던 것처럼 Web3의 확산 역시 자연히 오는 것이 아닌 분명한 동기와 계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인터넷의 채택률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1990~2000년대 초반 브라우저(넷스케이프, 익스플로러 등), 검색 엔진(야후, 구글 등), 전자상거래(이베이, 아마존 등)와 같이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서비스와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탄생하였고 이는 인터넷의 초기 사용자 증대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후 SNS 서비스, 클라우드, 동영상 콘텐츠, 스마트 디바이스로 영역을 확장하며 ‘월드 와이드 웹’은 전 세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로서 지위를 공고히 했다. 즉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기존의 웹을 대체하거나 이와 공존하며 성장해 나가는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서비스(자산 전송, 디파이, NFT, P2E 게임 등)들이 이메일과 검색 엔진이 그러했듯 사람들을 Web3 세계로 인도하는데 충분한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

확장성은 대중화의 전제 조건

IT 칼럼니스트 스캇 클라크(Scott Clark)는 일반 이용자들이 Web3를 수용하는데 겪는 장벽으로 다음 요인들을 예시로 들었다.

  • 가상자산 지갑 및 암호화 주소 등 정보 관리의 어려움 
  • 낯설거나 조악한 디자인 
  • 매력적인 디앱의 부족 
  • 기존 브랜드들이 DAO 운영으로의 전환을 꺼림 
  • VR/AR 기기의 낮은 확산도

Web3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 외에도 전송 속도, 수수료, (특히 다른 체인 간의) 자산 전송과 교환의 불편 등 여러 가지 다른 개선점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중 활용성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부족과 전송 속도 및 비용의 문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확장성 (scalability)과 관련이 깊다. 확장성은 네트워크가 트랜잭션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며 확장성의 미비는 대중적 수용의 병목을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③ 블록체인 확장성이 갖는 의미

블록체인은 단일 주체에 의존하지 않고 정보를 처리하고 가치를 전달하는 새로운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했다. 대신 분산화된 검증과 기록과정은 중앙화된 네트워크에 비해 확장성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확장성을 속도와 비용 측면으로 각각 살펴보면, 비트코인의 블록 생성은 약 10분마다 이루어지며, 초당 처리 트랜잭션 수(TPS, transaction per second)는 3~7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평균 80kb 사이즈의 블록이 12~14초마다 생성되어 초당 15개가량의 트랜잭션을 처리하고 있다. 비용 측면을 보면 8월 초 기준 이더리움 네트워크 트랜잭션당 평균 수수료는 2~3달러 가량으로 연초 40달러 수준에 비해 낮아졌지만 많은 거래를 수행하기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된다. 비용의 변동성 역시 문제인데 수수료는 블록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크립토키티 사태, NFT 호황 등 네트워크 사용에 대한 수요가 몰릴 때 네트워크 전체의 가스비가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해 왔다.

즉 인터넷 트래픽과 마찬가지로 정보가 담기는 블록 스페이스(block space) 역시 희소성을 가진 자원이며, 블록체인의 확장성 개선이란 블록 스페이스에 더 많은 정보를 담으려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capacity)을 확대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레이어2, 확장성 해결의 실마리가 될까 

① 확장성 개선 시도와 제약 조건 

더 빠르고 저렴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일반 데이터베이스라면 하드웨어의 추가 확충 등으로 처리 속도를 직접적으로 늘릴 수 있지만 블록체인의 특성인 특정 주체에 대한 신뢰 혹은 의존 없이 구동되는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에는 이른바 블록체인 트릴레마라는 제약이 따른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는 탈중앙성-보안성-확장성이라는 3개 요소 서로가 상충(trade-off)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블록의 생성은 분산되어 있는 여러 노드들의 합의에 따라 확정되는데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노드의 수가 많을수록 탈중앙성은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중복된 연산이 발생하고 노드들 간 합의에 소요되는 시간은 늘어난다(Figure 12). 블록 생성 시간을 짧게 하고 블록 용량을 키우는 방식으로 확장성 개선을 시도한다면 풀 노드(full node) 운영의 제약 조건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

각 블록체인 네트워크들은 용도와 목적에 따라 상충관계 하에서 목표하는 확장성의 정도를 선택하게 된다. 이는 마치 경제학에서의 ‘제약 조건 하 최적화’ 문제와도 유사하다. 예를 들어 솔라나의 경우 밸리데이터로 최소 RAM 128GB 이상, CPU 2.8GHz 이상 등 고사양 운영자들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 조건을 부여하여 탈중앙성을 다소 희생하는 대신 단위 시간당 더 많은 트랜잭션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다만 트릴레마의 제약 조건 자체가 고정불변인 것은 아니다. 앞서 상충 관계에 대한 설명 시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이 포함되듯 통신 기술의 발전, 합의 도달 방식의 최적화, 샤딩 등 네트워크 설계 변경 등 기술적 발전으로 같은 정도의 보안성, 탈중앙성 수준에서 달성할 수 있는 확장성의 정도는 점차 개선될 수 있다. 트릴레마를 이루는 상충 관계 자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제약 조건이 점진적인 완화되면서 실질적으로 더 개선된 균형점에 도달하는 셈이다. Michael Zochowski의 지적처럼 ‘이 네트워크가 어떻게 트릴레마를 해결하느냐’라는 질문보다 ‘이 네트워크가 얼마나 실용적으로(practically) 확장을 이루느냐’가 더 적합한 질문일 수 있다.

② 모듈러 블록체인 

앞선 확장성 개선 시도들에 대한 설명이 단일 블록체인 내에서의 처리 능력을 높이는 것을 전제로 하였다면 블록체인의 각 기능들을 여러 체인이 분담함으로써 트릴레마를 극복하려는 접근방법도 있다.

블록체인의 데이터 처리 과정을 단순화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블록체인은 PoS, PoW 등 노드들 간의 합의(consensus)를 통해 현 체인 상태가 올바름을 확인 및 트랜잭션의 순서를 정하며, 트랜잭션을 실행(execution)함으로써 체인의 상태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트랜잭션에 관한 정보는 다른 노드들이 언제나 확인 가능하도록 네트워크에 배포되어야 하는데 이를 데이터 가용성(data availability) 이라고 한다. 위의 실행, 합의, 데이터 가용성을 블록체인의 세 가지 주요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블록체인은 위 세 기능을 한 체인에서 모두 처리하는데 이러한 방식을 모놀리식 블록체인(monolithic blockchain)이라고 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등 많은 메인넷 체인들이 이에 해당한다. 한편 모듈러 블록체인(modular blockchain)은 실행, 합의, 데이터 가용이라는 각 기능의 일부 또는 전부를 서로 다른 체인에서 분담해 처리하여 기존보다 처리의 속도 및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③ 레이어2 솔루션 

모듈화 방식으로 트랜잭션 처리 능력을 개선하는 가장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트랜잭션 실행 기능을 분리하는 것이다. 이처럼 블록체인의 세 가지 기능 중 트랜잭션 실행을 메인 체인 외부에서, 나머지 합의 및 데이터 가용화를 메인 체인에서 수행하는 방식을 레이어2 (Layer 2, L2)방식이라고 한다. 두 개의 층(layer)이 서로 다른 기능을 분담해 수행하기에 붙여진 이름으로 기반이 되는 메인 체인을 레이어1(Layer1, L1)으로, 트랜잭션을 실행하는 별도 체인을 이에 대비하여 레이어2라고 부른다.

이더리움을 예로 들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모든 기능을 처리하는 것이 기존 모놀리식 방식이었다면 레이어2 방식은 별도의 체인에서 트랜잭션 실행을 담당하고 이더리움은 트랜잭션 결과에 대한 합의와 기록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처리해야는 연산량이 크게 줄어드는 동시에 합의 및 기록은 여전히 이더리움이 수행하므로 메인 체인의 보안성을 함께 누릴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모듈 방식의 하나인 사이드체인(sidechain)과 구별되는 점으로 사이드체인 방식은 별도 체인에서 트랜잭션을 실행한다는 점은 레이어2와 유사하지만 메인 체인에서 결과를 합의하는 것이 아니라 사이드체인 자체 메커니즘으로 합의까지 이루어진다. 때문에 처리 속도가 보다 빠르지만 메인 체인에 비해 보안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

레이어2 방식은 또 다시 실행 형태에 따라 롤업(rollup),  플라즈마 (plasma), 밸리디움(validium)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여기서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롤업을 주로 다룬다.

④ 롤업(rollup)

롤업은 대표적인 레이어2 솔루션의 하나이다. 역시 이더리움을 예로 들면 롤업 솔루션은 트랜잭션을 이더리움(L1)이 아닌 별도 레이어(L2)에서 실행한 후 이더리움에는 트랜잭션 정보들과 이로 인해 변화된 블록 상태 값들을 모아 배치(batch) 형태로 압축한 결과만을 제출한다. 때문에 이더리움에서 직접 트랜잭션을 수행하는 것보다 같은 블록 내에 훨씬 더 많은 트랜잭션을 담을 수 있다.

이때 롤업 체인에서 트랜잭션에 따른 데이터를 배치화하고 L1에 기록하는 일은 시퀀서(sequencer)가 담당한다. 그런데 시퀀서가 트랜잭션 및 블록 상태 정보를 L1 체인에 기록할 때 이 정보가 과연 실제 트랜잭션과 일치하는 유효한 정보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검증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우선 데이터가 올바르다고 간주하고 사후적으로 유효한지 검증하는 사기 증명(fraud proof)과 데이터 제출 시 매번 사전적으로 유효함을 검증하는 유효성 증명(validity proof)이 그것이다. 롤업의 대표적인 두 방식 중 옵티미스틱 롤업(optimistic rollup)은 전자를, ZK롤업(zk rollup)은 후자를 이용한다.

옵티미스틱 롤업

옵티미스틱 롤업에서 시퀀서는 상태 정보를 담은 배치를 자유롭게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제출한다. 단 이더리움 체인에 트랜잭션 결과 기록이 확정되기 전에 시퀀서가 고의 혹은 실수로 잘못된(fraud) 기록을 했는지 검증인(verifier)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잘못된 기록이 발견될 경우에는 해당 배치의 기록은 삭제 및 무효화되고 오류를 범한 시퀀서에 페널티가 부과된다. 때문에 옵티미스틱 롤업에서는 트랜잭션 후 보통 7~14일의 이의제기 기간(challenge period)을 두고 그동안 이의가 없을 경우 비로소 기록이 확정된다. 따라서 옵티미스틱 롤업은 L2 네트워크로 이동시킨 자산을 L1 네트워크로 다시 인출하는 데에도 7~14일의 기간이 소요되는 특징이 있다.

ZK(영지식) 롤업

ZK롤업은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ZKP) 기술을 활용한 롤업이다. 영지식 증명이란 어떤 문제에 대해 답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답을 알고 있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암호화 기술로 보안, 신원 증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ZK롤업에서는 L1에 제출되는 배치 정보의 유효함을 제출과 함께 즉각적으로 검증하는 유효성 증명 방식을 사용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시퀀서(Figure 22의 prover)가 여러 트랜잭션 및 상태 정보를 압축한 배치를 L1에 제출하는데, ZK롤업에서는 이에 더해 배치에 트랜잭션 및 상태 정보와 함께 트랜잭션이 규칙에 따라 유효하게 이루어졌음을 입증하는 영지식 증명 방식을 통해 생성된 key가 포함되어 있다. 시퀀서가 제출한 배치는 검증을 담당하는 스마트 컨트랙트(Figure 22의 verifier)를 통해 유효성 증명이 이루어져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기록 및 확정된다. 때문에 옵티미스틱 롤업과는 달리 검증인이라는 제3자가 필요하지 않으며 이의제기 기간 없이 즉각적인 자산 인출이 가능하다.

옵티미스틱 롤업 vs ZK롤업

사용자 입장에서 두 롤업 방식을 사용할 때 가장 체감되는 차이는 이의 제기 기간의 존재 유무이다. 레이어1에서 브릿지를 통해 레이어2로 이동한 자산을 다시 인출할 때, 옵티미스틱 롤업 솔루션인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은 7일의 대기 기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ZK롤업에서는 제3자가 트랜잭션 유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불필요하므로 빠르면 몇 분의 짧은 시간 내에 자산 인출이 가능하다. 옵티미스틱 롤업을 사용더라도 Hop Protocol처럼 일부 수수료를 내고 브릿지 토큰을 받거나 롤업 프로토콜 자체적인 유동성 풀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대기 기간 없이 자산을 인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NFT는 다른 유동성 제공자의 토큰으로 대체해서 줄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옵티미스틱 롤업에서는 즉시 인출하는데 제약이 따른다.

한편 롤업 체인에서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구현하는 데에는 옵티미스틱 롤업이 보다 유리하다. ZK롤업은 롤업 체인에서 배치를 생성할 때마다 트랜잭션 규칙을 수학적 함수로 나타낸 뒤 암호화하는 영지식 증명 과정을 거치는데, 정형화되지 않은 범용 스마트컨트랙트를 영지식 증명으로 처리 가능한 함수 형태로 전환하는 것은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다. 또한 EVM이 최초 설계 시 ZK기술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점도 호환에 어려움이 된다. 반면 옵티미스틱 롤업은 롤업 체인에서 EVM을 구동하고 이더리움 스마트컨트랙트를 작성 및 실행하기가 용이하다. 아비트럼, 옵티미즘 등은 EVM과 호환되어 이더리움의 각종 디앱들을 구동할 수 있는 범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범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옵티미스틱 롤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이 레이어2 프로토콜 중 TVL 1, 2위를 차지하고 있고, 8월 초 현재 옵티미스틱 롤업의 TVL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ZK롤업의 EVM 지원

위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ZK롤업에서도 EVM 호환 솔루션에 대한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zkSync는 2.0 버전부터 EVM과 호환되는 범용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폴리곤 역시 7월 EVM과 호환되는 레이어2 솔루션인 Polygon zkEVM을 공개했다. 2023년 초에 zkEVM 메인넷 론칭을 목표하고 있으며 출시될 경우 이더리움 스마트 컨트랙트를 폴리곤 zkEVM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스크롤(Scroll)도 7월 초기 테스트넷을 론칭하였는데, 스크롤은 이더리움 스마트 컨트랙트를 바이트코드 단에서도 변환할 필요 없이 그대로 사용하면서 영지식증명 생성이 가능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EVM 호환 ZK롤업들의 활발한 출시는 롤업 사용자 규모를 키우면서 프로토콜 간의 점유율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각 프로토콜이 필요한 증명 방식의 장점을 받아들이며 진화해가는 방향도 예상된다. 예를 들어 옵티미즘은 ZK기술이 아직 EVM 호환성에 개선점이 많다고 전제하되 멀티-클라이언트(multi-client) 방식을 지원함으로써 ZK 기술 및 유효성 증명 방식 클라이언트를 추가하여 옵티미즘 프로토콜 내에서 함께 지원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롤업이 확장성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나?

롤업이 확장성을 높여주는 이유는 우선 다량의 트랜잭션을 배치화해 메인 네트워크에서 처리해야 하는 트랜잭션의 수와 데이터 크기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ETH를 전송하는 트랜잭션의 경우 롤업 체인에서 실행 시 L1에 올라가는 데이터는 12바이트 미만으로 이더리움에서 실행 시보다 10배 가까이 절약된다. 또 다른 이유로 이더리움 등 메인 체인은 탈중앙성 및 보안성을 유지하기 위해 속도 및 블록 용량에 제한이 있는 반면, 코드 실행만을 담당하는 롤업 체인은 그러한 제약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비용 측면에서 L2Fees가 취합한 트랜잭션당 평균 가스비를 비교하면, 2022년 8월 7일 기준으로 ETH 토큰 전송 시 이더리움과 비교해서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은 약 10배, ZK롤업 기반인 zkSync는 약 50배 가스비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네트워크 활성 정도 등에 따라 매일 변동하는 수치이다. 각 롤업 솔루션들은 활성 정도가 높고 트랜잭션 압축이 효율적으로 될 때 이론상 이더리움의 트랜잭션 비용을 100배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속도 측면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처리 속도는 약 15 TPS인데 비해 비탈릭 부테린은 롤업 배치의 데이터 용량과 이더리움의 가스 리밋(gas limit)을 바탕으로 계산 시 롤업을 통해 처리속도를 최대 4,807 TPS까지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EthHub에 따르면 옵티미스틱 롤업 솔루션들의 처리 속도는 200~2,000 TPS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zkSync는 처리속도를 2,000 TPS 이상으로 자체 추산한다. 후술하게 될 이더리움의 샤딩 이후에는 롤업체인의 확장성이 추가로 향상될 수 있다.

시퀀서의 중앙화 문제

시퀀서(혹은 오퍼레이터)는 롤업 체인에서 트랜잭션을 수행하고 상태 정보를 메인 체인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더리움 등 메인 체인은 탈중앙화된 체인인데 비해 현재 롤업 솔루션들의 시퀀서는 상대적으로 중앙화되어 있다. 옵티미즘, 아비트럼, zkSynk를 포함한 다수 롤업 솔루션들이 개발 및 운영상의 용이함을 위해 프로젝트가 지정하거나 직접 운영하는 단일 시퀀서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롤업 방식이 해결할 과제 중 하나로 지적된다.

중앙화된 시퀀서가 롤업체인의 보안성을 신뢰할 수 없음을 뜻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옵티미스틱 롤업은 사기증명의 방식으로, ZK롤업은 영지식 증명의 방식으로 시퀀서의 행위를 검증하여 악의적인 행위를 걸러내고 있다. 시퀀서가 중앙화되어 있을지라도 신뢰성을 유지하는 추가적인 검증 장치가 존재하는 것이다. 부테린은 이러한 추가 검증을 포함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갖춰질 경우, 블록 생성이 중앙화되어 있더라도 블록 검증의 충분한 탈중앙성과 무신뢰성이 보장될 경우 검열저항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많은 롤업 프로토콜들은 롤업 체인상 트랜잭션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시퀀서를 통하지 않고 이더리움 L1으로 자산 및 컨트랙트를 바로 인출할 수 있게 하는  ‘탈출구(escape hatch)’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사이드체인 혹은 L1체인 간 브릿지에 비해 자산이 탈취될 위험이 적다.

그럼에도 시퀀서 중앙화가 궁극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고 지적되는 이유는 중앙화된 시퀀서는 네트워크 다운 등 문제에 취약할 수 있고, 악의적인 의도로 트랜잭션을 선택적으로 기록하거나 실행 순서를 자의로 조정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각 L2 프로젝트들은 악의적 행동들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면서 궁극적으로 시퀀서의 탈중앙화를 목표하고 있다. 옵티미즘은 2023년까지 시퀀서를 탈중앙화시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StarkNet도 궁극적으로 토큰을 매개로 오퍼레이터의 탈중앙화를 목표한다고 밝히고 있다.

주요 레이어2 프로젝트들 

① 옵티미스틱 롤업 

옵티미스틱 롤업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프로토콜로 옵티미즘(Optimism)과 아비트럼(Arbitrum)이 있다. L2Beat 기준으로 이 두 프로토콜은 전체 레이어2 프로토콜 TVL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둘 다 옵티미스틱 롤업을 기반으로 한 범용 프로토콜로 누구나 보유한 이더리움을 브릿지를 통해 각 프로토콜에 예치한 후 개선된 확장성으로 디앱을 이용할 수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EVM과의 호환성이 높기 때문에 디앱을 출시하고 운영하기 용이하며 특히 옵티미즘은 EVM과 바이트코드 수준까지 동일한 (EVM equivalent) 개발환경을 제공한다. 단 검증 방법에 있어서 옵티미즘은 이의가 제기된 경우 배치 내 전체 트랜잭션을 검증하고 아비트럼은 이의가 제기된 트랜잭션만을 검증한다는 다소의 차이가 존재한다.

옵티미스틱 롤업 기반의 다른 범용 레이어2 솔루션으로 보바 네트워크(Boba Network)는 론칭 초기 높은 DEX 예치 수익률로 주목을 받았다.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은 L2로 이동한 자산을 이더리움으로 인출하는데 7일이 소요되는데, 보바 네트워크는 유동성 공급자들이 조성하는 펀드를 활용하여 대기 기간 없이 자산 인출이 가능하다. 메티스(Metis)는 옵티미스틱 롤업과 다소 다른 방식인 Smart L2라는 자체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메티스 네트워크에서 탈중앙화 기업들(DAC, Decentralized Autonomous Companies)을 쉽게 조직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21년 11월 메인넷인 안드로메다(Andromeda)가 론칭되었으며 현재 약 500개의 DAC가 안드로메다에 입주해 있다.

② ZK롤업 프로젝트 

zkSync

Matter Labs가 개발한 이더리움 기반 ZK롤업 솔루션이다. zkSync 1.0 버전은 토큰 스왑 등 애플리케이션 특화 기능을 제공했으나, 현재 범용 솔루션인 2.0 버전 테스트넷이 가동 중이고 올해 4분기 중 메인넷이 출시될 계획이다. 2.0 버전에서는 EVM 호환을 지원하고 솔리디티로 작성한 스마트 컨트랙트의 배포가 용이하게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이더리움에서와 거의 동일한 디앱 사용 경험이 가능하다. 

또한 2.0 버전에서는 데이터 가용성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zkPorter라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 L2에서 생성된 상태 정보 중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데이터는 기존처럼 ZK롤업으로 이더리움 L1에 기록해 데이터 가용성을 확보할 수 있고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적정 수준 보안성과 저렴한 수수료를 원할 경우 이더리움과 별도로 존재하는 zkPorter 계정에 데이터 가용성을 맡길 수 있다. zkPorter 계정의 데이터 가용성은 Guardian이라는 탈중앙화 노드들이 검증에 참여함으로써 확보된다. 이더리움 체인의 처리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의하면 롤업 대비 수수료가 추가적으로 100배 가까이 절약될 수 있다.

zkSync는 향후 자체 토큰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토큰 발행 시 노드들이 PoS 방식으로 토큰을 스테이킹해 Guardian으로 참여하고 검증 역할을 수행하지 않을 시 스테이킹한 토큰이 박탈되는 방식으로 zkPorter 운영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크넷(StarkNet)

스타크웨어(StarkWare)가 개발한 범용 ZK롤업 솔루션으로 ZK-SNARK와는 다른 ZK-STARK 방식을 사용한다. 스타크웨어는 이에 앞서 2020년 ZK-STARK를 사용하는 StarkEx 서비스를 론칭하였다. StarkEx는 개별 애플리케이션들에 맞게 트랜잭션 수행 시 영지식 증명 생성 기능을 제공하는 확장성 개선 엔진으로 dYdX, 소레어(Sorare), 이뮤터블 X 등 주로 DEX와 게이밍 관련 프로젝트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후 2022년 출시된 StarkNet은 범용 솔루션으로서 프로젝트들이 StarkNet상에서 범용 스마트 컨트랙트를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다. 또한 StarkNet은 컨트랙트 작성에 Cairo라는 ZK-STARK 구현에 특화된 독자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EVM 호환은 아직 지원하고 있지 않으나 솔리디티 코드를 Cairo로 전환시키는 Warp 서비스가 현재 개발 중이다. StarkNet은 올해 7월 개발자 생태계 활성화와 탈중앙화 방향성을 위해 자체 토큰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개발사인 스타크웨어 인더스트리는 Paradigm, Sequoia 등으로부터 지금까지 2억 6천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시리즈D 당시 80억 달러 가치를 평가받기도 했다.

③ 폴리곤과 SaaS(scaling as a service) 전략

이처럼 많은 레이어2 솔루션 중 무엇이 가장 좋은 솔루션인가에 대한 대답은 각 프로젝트의 특성과 요구사항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디파이 담보 대출을 제공하는 프로토콜에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보안성에 더 가중치를 둘 수 있고, 실시간 게임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보안성도 필요하지만 높은 속도와 저렴한 수수료에 대한 요구가 더 클 수 있다. 폴리곤 네트워크는 사이드체인인 폴리곤 PoS (Polygon PoS) 외에도 사용자와 프로젝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확장성 개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 중 ‘ZK Verse’는 ZK롤업을 활용하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레이어2 솔루션을 포함한다.

  • 폴리곤 제로(Polygon Zero)는 처리 속도에 중점을 둔 솔루션으로 ZK롤업과 밸리디움 방식을 함께 사용하며 ZK 증명 생성의 소요 시간과 사용 용량을 최소화하는 것을 강점으로 한다. 
  • 폴리곤 헤르메즈(Polygon Hermez)는 강한 탈중앙성이 특징이다. 자체 토큰을 활용하여 단일 시퀀서가 아닌 다수의 코디네이터들이 시퀀서 역할을 수행한다. 이더리움과 호환되는 zkEVM을 출시 예정이다. 
  • 폴리곤 마이든(Polygon Miden)은 ZK-STARK를 적용한 범용 ZK롤업 네트워크로 스마트컨트랙트 실행 시 자동으로 ZK증명을 생성해 주는 자체 Virtual Machine인 Miden VM을 지원할 예정이다. 
  • 폴리곤 나이트폴(Polygon Nightfall)은 개인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기업 대상 솔루션으로 적합하다. 옵티미스틱 롤업 기반에 ZK 기술로 프라이버시를 강화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대기업 EY와 공동으로 개발하여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도 KYC 준수 및 ZK 기술을 통한 개인정보 보호가 가능하게 한다. 메인넷 베타 버전이 운영 중이며 하반기 메인넷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이처럼 폴리곤은 이더리움을 Settlement Layer로 두고 그 위에서 확장성 개선을 돕는 여러 유형의 모듈러 블록체인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이로써 다양한 사용자들이 자신의 니즈를 충족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채택하게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주요 레이어2 솔루션들의 전략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찰되듯, 확장성 개선 솔루션들의 개발 방향은 특정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모듈형의 이점을 살려 블록체인의 각 기능을 온체인/오프체인에 유연하게 분담 배치하는 방향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를 통해 개발자 및 사용자들에게 용도에 맞는 확장성과 보안성의 수준에 따라 솔루션들을 선택 및 조합할 수 있게 한다.

투자 대상으로서의 레이어2 

레이어2 프로젝트들이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확장성 개선에 대한 수요는 구조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 EVM 지원 ZK롤업 등 사용자 친화적인 방향의 기술 진보가 일어나고 있다.
  • 오는 9월로 예상되는 이더리움 머지(merge)에 따른 변화가 이더리움의 레이어2 프로토콜의 사용 수요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 레이어2 프로토콜들의 토큰 발행이 이어지며 투자 자산으로의 대안이 많아지고 있다.

하반기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머지를 앞둔 이더리움과 주요 레이어2 관련 자산(특히 범용 프로토콜 관련 자산)들은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① 레이어2 프로젝트의 토큰 발행 

최근까지도 주요 레이어2 프로토콜들이 토큰을 발행하지 않아 레이어2 프로젝트의 성장에 투자하기를 원하더라도 투자의 대상이 제한된 것이 사실이었다. 루프링(LRC), 이뮤터블 X(IMX), 보바토큰(BOBA) 등 애플리케이션 특화 서비스 및 일부 범용 서비스의 발행 토큰은 존재했으나 주요 범용 솔루션들인 옵티미즘, 아비트럼, 스타크넷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구체화된 토큰 발행 계획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주요 범용 프로젝트들의 전략 방향이 달라지면서 레이어2 섹터에 대한 주목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옵티미즘은 올해 6월에 고유자산인 OP 토큰을 발행, 생태계 참여자들 대상으로 5% 물량을 에어드랍으로 배포했다. zkSync도 2.0 출시 이후 zkPorter 운영을 위한 자체 토큰 발행을 예정하고 있으며 StarkNet 역시 지난 7월 고유 토큰 발행 계획을 밝혔다. 아비트럼은 토큰 발행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4월부터 아비트럼 생태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NFT를 에어드랍하는 ‘아비트럼 오디세이’ 이벤트를 진행하여(기술적 문제로 현재 잠정 중단) 토큰 발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레이어2 솔루션의 성장성에 투자할 수 있는 대안이 풍부해지고 있다.

② 레이어2 토큰의 필요성과 가치란? 

그동안 주요 L2 프로젝트들의 토큰 발행이 없었던 것은 사실 프로토콜 작동에 토큰 발행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반증일 수 있다. 특히 대부분 프로젝트들이 중앙화 시퀀서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토큰 인센티브 제공의 유인이 없었다. 실제로 옵티미즘은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인터뷰를 통해 토큰 발행 가능성을 부정하기도 했다. 따라서 다른 자산과 마찬가지로 레이어2 토큰에 투자를 고려할 때에는 해당 토큰이 가지는 기능과 가치가 무엇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레이어 2 프로젝트의 토큰 발행 목적에 대해서는 다음 요인들을 생각할 수 있다.

  1. 사용자 유치와 부트스트래핑을 위한 마케팅 지출
  2. 시퀀서(혹은 오퍼레이터)의 중앙화 해소
  3. 생태계 참여자들에 대한 인센티브


최근 토큰을 출시한 옵티미즘과 스타크넷의 사례를 여기에 적용해볼 수 있다. 

탈중앙화와 토큰의 역할

옵티미즘의 거버넌스 실험
옵티미즘은 OP 토큰 발행 전후로 TVL 점유율이 3배 이상 늘어나는 성장을 이루었다. 따라서 토큰 발행의 마케팅적 효과는 유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단 OP 토큰은 거버넌스 참여에만 사용되며 옵티미즘에서의 수수료 지불은 여전히 ETH로 이루어진다.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틸리티를 가진 토큰이나 거래 규모에 따라 수수료를 배분받을 수 있는 토큰에 비해 프로토콜의 성장과 토큰 가치의 상승 간의 연관성을 명확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현재로서는 OP 토큰의 가치가 (현재의 유니스왑 UNI 토큰처럼) 옵티미즘의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에 대한 의사결정권으로서의 의미를 더 크게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프로토콜의 성장과 거버넌스 모델의 성공적 정착이 함께 이루어질 때 커뮤니티 자체의 가치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옵티미즘의 거버넌스는 독특한 이중 구조를 가진다. 거버넌스 기구인 ‘옵티미즘 콜렉티브(Optimism Collective)’는 토큰 하우스(token house)와 시티즌 하우스(citizen house)라는 서로 다른 두 기구로 구성된다. 토큰 하우스에서는 통상적인 프로토콜 운영에 대한 결정을 담당하며 OP 토큰 홀더들의 보유량에 따른 투표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반면 앞으로 설립될 예정인 시티즌 하우스는 공공재(public goods)에 대한 펀딩 배분 등 커뮤니티 전체의 공공 이익에 기여하는 의사결정을 수행하며 커뮤니티 기여자들에게 양도가 불가능한 ‘소울바운드(soulbound) 토큰’의 형태로 시민권(citizen)이 부여되어 일종의 1계정 1표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스타크넷의 개발자 중심 전략
스타크넷은 인터넷과 같은 퍼블릭 인프라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비전이며 이를 위해 탈중앙화와 개발자 친화적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최근 공개된 스타크넷 토큰의 기능 역시 거버넌스 참여 기능에 더해 네트워크 이용자, 오퍼레이터, 그리고 개발자들의 활동을 촉진하는 데에 맞춰져 있다.

토큰 발행 이후 스타크넷에서의 수수료는 이더리움이 아닌 스타크넷 토큰으로 지불될 예정이다. 이는 네트워크 이용자에게 토큰의 유틸리티를 제공한다. 그리고 오퍼레이터가 자산을 스테이킹하게 하고 활동에 대해 토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2023년까지 네트워크 운영 활동을 탈중앙화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개발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강화되어 있는데 스타크넷 상의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의 일부를 자동적으로 해당 컨트랙트 개발자에게 배분하며 핵심 개발자에게는 추가적인 배분을 제공할 예정이다. 따라서 개발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기여에 따라 생태계 경제 규모와 거래량이 커질수록 받는 보상도 따라서 늘어난다. 이는 스타크넷이 Cairo라는 독자 언어를 사용하며 ZK-STARK의 기술적인 난이도로 개발 진입 장벽이 높은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개발자들을 생태계로 유인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망과 이슈

① 이더리움 업그레이드와 롤업 중심 청사진  

현재의 레이어2 프로토콜들은 대부분 이더리움 체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PoS 체인으로의 전환이라는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더리움 2.0으로도 불리는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상세 내용은 코빗 2022년 4월 보고서 참조)

  • PoS 기반 컨센서스 레이어인 비컨 체인(beacon chain) 출시
    : 2020년 12월 출시됨
  • 비컨 체인과 기존 이더리움 체인의 병합(Merge)으로 이더리움 체인이 PoS 방식으로 전환 예정: ~ 2022년
  • 샤드 체인 도입: ~ 2023년

이더리움 업데이트의 중요한 부분은 실행 레이어와 합의 레이어를 하나의 체인으로 합치는 Merge이다. 이더리움의 머지는 거듭된 연기에도 불구하고 시간에 따른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올해 7월 초 세폴리아(Sepolia) 테스트넷의 병합이 완료되었고 최근에는 마지막 테스트넷인 고얼리(Goerli)까지 병합이 이루어졌다. 이더리움 재단은 로드맵에서 2022년 중에 머지를 완료하고 2023년 샤드 체인을 론칭할 것으로 목표하고 있다. 변동 가능성을 염두해야 하나 참여 개발자들은 9월 중순을 머지 예상 일정으로 제시하고 있다.

샤딩과 롤업

샤딩이란 데이터베이스를 여러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분산 저장 및 관리하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을 여러 샤드체인으로 나누어 노드들이 샤드별로 데이터 저장을 병렬적으로 처리하면 네트워크의 처리량 부하가 감소하고 풀 노드 운영을 위해 체인 전체 데이터를 보관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 블록체인의 확장성과 탈중앙성을 높일 수 있다. 머지 이후 이더리움은 우선 64개의 샤드체인으로 분할되어 운영될 예정이며 향후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이더리움이 레이어1 차원에서 확장성을 크게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샤딩의 도입 이후 롤업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이더리움의 장기적인 청사진 하에서 레이어2는 샤딩과 보완적인 관계를 이루며 필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로 우선 단일 솔루션으로 확장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데 한계를 들 수 있다. 이더리움 샤딩 후에는 비컨 체인(beacon chain)에서 각 샤드에 노드를 배정하고 노드들은 배정된 샤드의 데이터만을 검증한다. 각 샤드의 노드가 지나치게 적어지면 공격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샤드 수를 무한정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롤업과 샤딩을 결합한 모듈형 체인을 구성할 경우 롤업 체인에서 트랜잭션을 실행 및 압축해 이더리움에서의 처리량을 줄이고 이에 더해 이더리움에의 데이터 저장을 여러 샤드체인들이 분담하게 되어 단일 방식만을 이용하는 것보다 더 큰 확장성 개선이 가능하다 (Figure 43).

부테린은 2020년 작성한 ‘롤업 중심의 이더리움 로드맵’이라는 글에서 모든 트랜잭션을 롤업 체인에서 처리할 경우 이더리움의 처리 속도가 15 TPS에서 3,000 TPS로 높아질 수 있고, 샤딩 이후 롤업 체인의 데이터 저장을 샤드체인으로 이관시킬 경우 이더리움에서 이론적으로 최대 10만 TPS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샤드 수가 더 늘어날 때를 감안한 더욱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블록체인 분석가 Polnya는 이더리움이 2030년까지 1,024개의 샤드로 분할되고 블록당 데이터 사이즈가 2.48MB로 늘어나며 롤업으로 트랜잭션당 데이터가 16바이트로 압축된 상황을 가정할 때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1,382만 TPS의 처리 속도가 달성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물론 트랜잭션의 종류에 따라 TPS가 천차만별일 수 있으며 이론적인 추산은 실제 구현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이더리움이 추구하는 향후 방향성에 비추어 볼 때 롤업과 샤딩이 결합된 모듈러 블록체인은 이더리움의 대중화에 부합하는 확장성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이다. 따라서 9월로 예상되는 머지 완료와 그 이후 이루어질 샤드체인의 출범은 레이어2 솔루션들이 더욱 주목받게 될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② 블록체인 생태계의 미래와 레이어2의 역할

이더리움 생태계 지위
현재 NFT 거래 금액의 90% 이상이 이더리움에서 발생한다. DeFiLlama 기준 이더리움의 TVL 점유율은 한때 50%까지 하락했으나 테라 사태 이후 다시 회복하여 60%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이더리움은 장기 비전에 따라 머지 후 롤업과 샤딩을 통한 모듈화를 구축하고 그 이후에도 버클트리(verkle tree)의 도입, 요구 저장 데이터량 절감 등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이뤄갈 전망으로 확장성은 이에 따라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지위와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레이어2의 이슈와 과제
이와 같은 전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있다. 우선 이더리움 업그레이드가 차질 없이 실현되어야 하며 이와 함께 롤업을 비롯한 레이어2 솔루션들의 지속적인 기술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비트럼은 생태계 수요 증대를 위해 이용자들에게 NFT를 에어드랍하는 아비트럼 오딧세이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사용자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아비트럼의 가스비가 폭등해 이더리움 메인 체인의 가스비를 상회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이벤트를 일시 중단하고 추후 Nitro 업데이트 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확장성 개선 솔루션을 현실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또한 레이어2들 간 자산 교환의 어려움, ZK롤업의 EVM 호환성 부족 등도 사용자의 편의성을 제한하여 향후 개선이 필요한 과제들이다.

유저 중심 발전과 레이어2의 역할
이더리움을 포함한 레이어1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들의 방향성도 점차 각 프로젝트들과 사용자들의 수요에 적합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 프로젝트들은 출시할 메인넷을 정할 때 검증된 이더리움을 선택하거나, 거래 비용이 적고 자신의 프로젝트 성격에 맞는 다른 L1 체인을 선택하거나, 자체 체인을 구축하는 등의 판단과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더리움은 단점으로 지적되어 온 비용과 속도의 문제를 레이어2를 포함한 확장성 솔루션들로 인해 극복해 가고 있으며 그 외 L1체인들은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네트워크 효과의 부족을 브릿지 및 상호운용 (interoperability) 솔루션들로 여러 체인들 간에 자산과 유동성을 공유하고 통합된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는 방향으로 보완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생태계 발전 속에서 미래에 여러 체인들이 공존하게 되더라도 블록체인 경제에서 이더리움이 가지는 메인스트림으로서의 지위는 계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체인 간의 연결이 기술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릿지의 보안성은 여전히 취약점에 노출되어 있다. Elliptic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크로스체인 브릿지에서 10억 달러의 금액이 해킹 등으로 금전 피해를 입었다. 로닌 브릿지 해킹(6억 2,000만 달러)과 최근 노마드 브릿지 해킹(1억 9,000만 달러)의 피해 규모에서 보듯 생태계가 발전하고 거래 규모가 증가할수록 보안 실패로 치르는 대가도 함께 늘어난다. 이는 역설적으로 이더리움이 가진 탈중앙성과 보안성에 대한 요구를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롤업 등으로의 확장성 개선은 메인 체인의 강력한 보안성이 담보될 때 의미를 가진다.

더욱이 다양한 방식의 확장성 솔루션으로 각 프로젝트의 수요에 맞는 선택지를 제공하려는 폴리곤의 사례가 보여주듯, 이더리움은 모듈 방식의 기반 체인으로서 개별 프로젝트들의 서로 다른 요구들을 커버할 수 있는 더 많은 수단을 갖추어 가고 있다. 

‘이더리움 중심의 생태계’와 ‘여러 체인이 공존하는 생태계’는 모두 블록체인 네트워크 자체의 양적, 질적인 성장을 전제로 한다. 대중화를 향한 모듈형 블록체인의 비전이 진전될수록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레이어2와 확장성 솔루션은 앞으로도 당분간 그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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