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3

비트 3대장이라 불리는 비트코인, 비트코인 캐시, 비트코인 SV(일명 큰형님, 비캐or치킨, 스봉이).

 

셋 중 어디다 투자를 해야 잘 했다고 소문날까요?

 

저도 모르죠.

 

하지만 적어도 셋 중 하나에 투자할 생각이라면 이들의 탄생배경과 통계 현황 정도는 아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래서 여러분의 선택과 판단을 돕기 위해 오늘 비트 3대장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시작합니다.

 

컨텐츠 순서:

1. 반항아들

2. 각 코인 비교

-------------------------------------------------------------------------------------------------------------------

 

1. 반항아들

큰형님의 품을 떠난 치킨

때는 바야흐로 2017년 8월 1일. 우지한 대표를 포함한 여러 대형 채굴업체들은 큰형님의 품을 떠나 독립하기로 결심했고, 하드포크를 통해 실행에 옮겼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비트코인 캐시 (Bitcoin Cash), 줄여서 비캐 혹은 치킨 (BHC치킨과 이름이 비슷해서…)

(우지한 Wu Jihan 대표)

우지한 대표는 악명이 자자한 북경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인재 오브 인재이자 세계 원탑 채굴기 생산업체 비트메인 (Bitcoin)의 CEO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개수만 해도 20만개가 넘는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크립토 업계에서는 상당한 거물이다.

 

사실 큰형님의 품을 떠나 새로운 형태의 비트코인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무모한 짓이다. 성공유무를 떠나 자칫하면 비트코인의 정체성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원조비트코인, 비트코인오리지널, 리얼비트코인, 비트코인넘버원 등이 생겨나면서 모두 “내가 진짜 비트코인이다”고 주장한다면,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수 있을까?)

 

우지한 대표는 결코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점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비캐를 탄생시킨 이유가 무엇일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문제점을 이해해야 한다.

비트코인은 최초로 탄생한 암호화폐이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거치지 않아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확장성(scalability) 문제.

 

확장성 문제는 거래의 처리속도가 느리다는 뜻이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1MB 용량의 블록이 10분에 1번씩 생성된다. 계산하면 고작해야 초당 7건이라는 형편없는 속도. 초기에는 워낙 참여자가 적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런 굼벵이 같은 처리 속도로는 도저히 수요를 따라갈 수가 없기 시작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명절 연휴에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고향에 내려가는 느낌이랄까

이러한 이유로 비트의 가격은 상승하지만 사용성은 오히려 떨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거래를 하나 처리하는데 며칠, 몇 주씩 걸리니 사람들은 속 터져서 비싼 수수료를 내고 새치기를 하기 시작했다.

고향 내려가는데 10시간씩 기다리는 것이 지겨워 뒷돈을 내고 VIP 전용 도로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돈 많은 놈이 장땡이라고 새치기 값도 점점 비싸졌다. 한때는 새치기 한 번 하려면 37불이나 내야했을 정도...배보다 배꼽이 커진 것이다.

 

비트코인 코어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 후반 세그윗 (Segregated Witness)을 제안한다. 세그윗은 쉽게 말해 거래내역의 알맹이 정보만 블록에 넣고 나머지 정보는 블록체인 밖에서 처리하는 기술이다.

 

우지한을 선두로 여러 채굴업자들은 3가지 이유 때문에 세그윗에 불만을 가졌다.

1. 세그윗은 확장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2.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전과 맞지 않는다

3. 세그윗을 도입하면 Asicboost라는 편법 채굴 기술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수익 면에서 큰 불이익이 있다 (가장 중요)

 

그는 대신 블록 크기를 8MB로 늘리자고 제안한다. 이 둘의 차이점이 무엇일까?

블록 크기를 늘리는 것은 고속도로의 차선을 1개에서 8개로 늘리는 것과 비슷하다 (처리속도 8배 빨라짐). 차선을 늘리게 되면 자연스레 교통 체증이 해결된다.

세그윗은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자가용이 아닌 고속버스, 카풀링 (Carpooling), 기차 등 교통 수단을 늘리는 것과 비슷하다.

비트코인 코어팀과 우지한이 이끄는 채굴업체 그룹은 의견을 좁히지 못한다. 결국 둘을 화해시키기 위해 2017년 5월 DCG는 세그윗2x를 제안하는데, 세그윗2x는 세그윗 + 블록 크기를 2MB로 늘리는 방법이다 (약 4배 정도의 용량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못마땅하지만 서로의 의견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두 그룹은 세그윗2x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2017년 8월 1일, 비트코인은 세그윗2x의 첫 번째 단계인 세그윗을 진행한다. 이후 블록 크기를 2배로 늘리는 단계만 남아있던 그때, 우지한과 그가 이끄는 비캐 무리는 큰형님의 뒷통수를 때리고 비트코인캐시를 탄생시킨다.

 

왕위를 노리는 두 아들, 치킨과 스봉이의 대립

비캐가 탄생한 지 얼마 되지않아 비캐의 핵심 개발팀인 비트코인ABC 내부에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방향성과 관련하여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우지한과 로저 버(Roger Ver)을 선두로 한 비트코인ABC 진영은 32MB (2018년 4월, 비캐 그룹은 블록을 8MB에서 32MB로 또다시 한 번 늘렸다)를 유지하되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도 코인 간 p2p 거래를 가능케하는 아토믹 스왑(Atomic Swap) 기능을 추가하자는 주장이었고,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와 채굴업체 코인긱(Coingeek)의 수장 캘빈 아이어(Calvin Ayre)를 선두로 한 비트코인SV 진영은 비트코인의 본래 목적이 p2p 전자 “화폐” 시스템인 것을 감안한다면 사용성, 혹은 매스 어댑션(mass adoption)을 위해 블록 크기를 32MB에서 128MB로 늘리고 거래 수수료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크레이그 라이트, 캘빈 아이어, 우지한, 로저 버)

 

두 진영 모두 한 성깔 하기 때문에 결국 갈라서게 되고, 결국 2018년 11월 16일,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SV – 일명 스봉이가 탄생한다.

 

2. 각 코인 비교

제가 앞으로 보여드릴 차트는 모두 아래 링크에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가서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 http://bitly.kr/NBvRwMnS

아래 차트들은 모두 2020년 3월 23일 오후 5시40분경에 찍었습니다.

네트워크 가치

- 원조 답게 시가총액, 90일 이동평균 일일 온체인 거래량 모두 BTC의 압승

 

통계 트렌드

지난 7일간 3대장의 통계 트렌드입니다.

 

평균 거래 수수료:

처음부터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비트코인SV답게 수수료는 BSV가 가장 낮은 걸로 확인되었습니다. BTC와 비교했을 때 수수료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나네요.

 

초당 트랜젝션 수:

이 부분이 재밌습니다. BTC와 비교했을 때 코딱지만한 시총을 갖고 있는 BSV가 초당 트랜젝션 수가 가장 높습니다. 알아야 할 점이, 초당 트랜젝션 수가 높다고 해서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제가 추측하기에 이는 최근 가격 떡상과 관련이 깊은 듯하며, 결국 고래들의 엄청난 자전거래를 통해 가격을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활성도 트렌드

지난 7일간 3대장의 활성도 트렌드입니다.

 

거래 수:

- 비캐의 거래 수가 눈에 띄게 상승했습니다 (약 159%)

- 비트코인sv의 거래 수가 엄청납니다.

 

네트워크 신선도:

- 원조의 승리.

- 답 나왔네요. 네트워크 신선도, 즉 신규 유입자 수가 줄었는데 가격은 오히려 폭등했다는 것은 고래들이 장난질했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이는 건강한 가격 상승과 가치향상이 아닙니다.

 

온체인 거래량:

3대장 모두 거래량이 많이 줄었는데, BCH가 특히 심하네요. 걱정됩니다 ㅠ

토큰 지분구조

예상했던 대로 BTC의 지분구조가 가장 건전해 보입니다.

혹시 토큰의 지분구조와 관련해서 더 자세히 알고싶다면 제 수업 11장. 고래와 가격, 토큰의 지분구조: https://cobak.co.kr/community/3/post/307921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 읽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주의사항
본 글에 기재된 내용들은 작성자 본인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작성된 내용은 작성자 본인의 견해이며, (주)크로스앵글의 공식 입장이나 의견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배포되는 자료입니다. 본 글은 투자 자문이나 투자권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별도로 명시되지 않은 경우, 투자 및 투자전략, 또는 기타 상품이나 서비스 사용에 대한 결정 및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으며 투자 목적, 개인적 상황, 재정적 상황을 고려하여 투자 결정은 사용자 본인이 직접 해야 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금융관련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십시오. 과거 수익률이나 전망이 반드시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본 제작 자료 및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자사 또는 제휴 파트너에게 있으며, 저작권에 위배되는 편집이나 무단 복제 및 무단 전재, 재배포 시 사전 경고 없이 형사고발 조치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