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크립토 윈터,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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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영외 1명
Research Analyst/
Korbit
2022.07.15

[Xangle Dig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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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가상자산 펀더멘탈 점검 
과거 크립토 윈터 비교 분석
현 크립토 윈터 기간 예측하기 
언제쯤 회복할까?...끝을 맺으며 

2022년 크립토 윈터, 언제까지? 

2022년 2분기 가상자산 시장 폭락과 함께 크립토 윈터가 시작되면서 반등 타이밍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마켓타이밍이 어렵다는 것은 경험치 높은 투자자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자산 시장의 유동성은 일정 주기를 따라 반복한다는 것 또한 사실이며 따라서 반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구간을 입체적인 분석을 통해 추정하는 것은 투자자, 개발자, 사업자 모두에게 유용할 것이다. 

본 리포트에서는 단계적 과정을 통해 현재 크립토 윈터로부터의 시장 회복 시점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분석 시작에 앞서 시장 회복의 전제가 되는 최근 가상자산 value driver의 펀더멘탈을 점검해본다. 이어서 보다 정교한 시장 회복 시점 예측을 위해 크립토 윈터의 정의를 내린 후, 이를 기준으로 2009년 비트코인 등장 이후 발생한 과거 크립토 윈터를 살펴보고 2022년 크립토 윈터와 비교 분석한다. 이를 종합하여 이번 크립토 윈터로부터 회복하기 위한 주요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 이를 집중 분석하여 시장 회복 시점을 전망한다.

가상자산 펀더멘탈 점검

펀더멘탈이 강한 주식이 베어마켓(bear market) 이후 반등하듯 가상자산 시장의 반등 또한 건전한 펀더멘탈이 전제된다. 그렇다면 가상자산 시장의 펀더멘탈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업계를 지탱하는 자산인 비트코인의 펀더멘탈 점검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사는 판단한다. 지속적인 가상자산 강세장은 비트코인 강세장의 선행 없이 기대하기 어렵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의 40~70%를 차지하고 모든 알트코인 프로젝트의 선도적인 존재인 만큼 비트코인의 펀더멘탈이 곧 가상자산 전체 펀더멘탈의 대측치(proxy)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크립토 윈터로부터의 회복은 모두 비트코인 가격 반등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본 섹션에서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펀더멘탈을 adoption(사용자 증가)과 기술적 측면으로 나누어 평가해 보고자 한다.

① 약세장에서도 비트코인 사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 

가상자산의 가치는 그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의 활성화 정도를 따른다. 이 관계를 정량화한 메트칼프의 법칙에 따르면 네트워크의 가치는 네트워크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 따라서 가상자산의 펀더멘탈 점검의 기본은 해당 네트워크의 사용자 수 추이 및 전망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사용자 수를 가늠하기 위해 온체인 액티브 지갑 수를 흔히 사용한다. 하지만 이 수치는 몇 가지 한계점이 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복수의 온체인 지갑을 사용하는 경우나 거래소상에서 혹은 레이어2상에서 사용자 수가 증가할 경우 온체인 지갑 수는 이러한 추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업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그중 하나가 온체인 데이터 업체 Glassnode가 제시하는 Net Entities Growth이다. Glassnode는 ‘Entity’를 ‘단수 혹은 복수의 온체인 지갑 주소를 컨트롤하는 하나의 네트워크 참여 주체’로 정의하고 자체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이를 식별한다. Net Entities Growth란 새롭게 생성되는 Entity 수치에서 네트워크에서 이탈하는 Entity 수치를 제외한 수치이다. 꾸준히 참여자가 증가하는 네트워크에서는 이 수치가 항상 양의 값을 유지할 것이며 참여자가 감소하는 네트워크는 반대로 음의 값이 된다.

비트코인의 Net Entities Growth는 과거 13년간 가상자산 시장 침체기나 호황기 구분 없이 양의 값을 유지해 왔다. 이러한 추이는 2021년 11월 이후 시작된 약세장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누적 기준의 차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Figure 2). 물론 실패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태반이기 때문에 이러한 트렌드가 모든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꾸준히 사용자가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토대로 팽창하는 가상자산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다양한 알트코인 프로젝트의 실험이 계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실험의 지속 가능성은 곧 가상자산이라는 자산군의 전반적인 펀더멘탈이 건재함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② 최상의 보안을 유지하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펀더멘탈 평가 시 또 하나 중요한 점이 네트워크의 해시레이트(Hashrate)이다. 해시레이트는 작업 증명 방식으로 작동하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블록 생성을 위해 동원되는 연산력을 나타낸다. 이 연산력은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어떠한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오작동하지 않고 설계 의도대로 10분에 블록 하나를 생성할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방패에 비유할 수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멈추거나 오류를 일으키기 위해 네트워크 장악을 시도한다면 적어도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동원되는 해시레이트를 능가하는 연산력이 필요하다. 2022년 6월 30일 기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해시레이트는 220 EH/s(exahash per second)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비용은 현재 비트코인 채굴기 스펙 및 시가 기준으로 약 120억 달러(한화 14조 원)이다. 어느 한 주체가 실행에 옮기기에는 비현실적으로 높은 수치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올 들어 비트코인 가격 폭락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큰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Figure 3). 과거 더욱 혹독한 조건 속에서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건재하였다. 2020년 5월 중국의 갑작스러운 비트코인 채굴 금지령 당시 중국 내 채굴 활동이 일제히 중단되며 해시레이트가 반으로 감소하였으나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중국을 벗어나 전 세계 새로운 지역에 빠르게 정착하면서 해시레이트는 5개월 만에 전고점을 회복하였다. 많은 알트코인 프로젝트들이 과부하 상황에서 블록 생성이 순조롭지 못한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약세장 속에서도 유지되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높은 해시레이트는 가히 독보적이며 비트코인의 펀더멘탈이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견고함을 방증한다.


과거 크립토 윈터 비교 분석

① MVRV Z 점수로 저평가 구간 식별 

본 리포트는 비트코인의 MVRV Z 점수를 통해 가상자산의 저평가 시기를 식별하고 이를 기준으로 크립토 윈터를 정의하고자 한다. MVRV Z 점수는 Castle Island Ventures 창업자 Nic Carter가 제안한 MVRV의 개념에서 기인한 비트코인 가치 평가 방식 중 하나이다. MVRV는 Market Value to Realised Value Ratio의 약자이다. 

Market Value(시장 가치, MV)는 유통 중인 모든 비트코인에 현재 시가를 일괄 적용하여 평가한 네트워크 가치이다. 현재 비트코인 시가와 유통 중인 코인의 수를 곱하여 계산하며 상장 기업이 발행한 주식의 시가총액과 유사한 개념이다. 반면 Realised Value(실현 가치, RV)는 각 비트코인이 체인상 마지막으로 손바뀜이 발생했을 때의 가격을 적용하여 평가한 네트워크 가치이다. 즉 총 유통 물량을 한 가격으로 평가하지 않고 한 지갑 주소에서 다른 지갑 주소로 전송된 비트코인 물량을 각각 전송 당시의 가격으로 평가하고 이를 합산하여 산출한다.

Awe & Wonder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MVRV 비율에 통계학의 표준화(standardization) 개념을 적용한 MVRV Z 점수를 제안하였다. MVRV Z 점수는 MV와 RV의 차이를 MV의 표준편차로 나누어 산출한다. 산출 방식에서 알 수 있듯이 MVRV Z 점수는 통계학에서의 Z 점수(측정 수치가 전체 샘플의 평균으로부터의 분포 정도를 표준편차를 이용해 설명하는 척도)와 비슷한 개념이다. 무엇보다 MVRV Z 점수는 표준편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의 저평가 및 고평가 구간 식별이 용이하다.

② 크립토 윈터의 정의 

본 리포트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의 고평가 구간은 MVRV Z 점수가 6.9 이상, 저평가 구간은 MVRV Z 점수가 0.1 이하일 때로 간주하고 저평가 구간을 크립토 윈터로 정의한다. 그 이유는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 역사적으로 이 구간은 고점 대비 80% 이상의 조정, 그로 인한 비트코인 종말론, 세상의 무관심 등 크립토 윈터의 특징으로 언급되는 증거 상황들을 많이 볼 수 있는 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사례로 판단하면 이러한 특징은 고점 직후보다는 고점에서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가격 조정이 진행된 후 대중 심리가 악화되고 비관론이 고착화되면서 나타난다. 둘째, 이 구간은 고점 직후 조정이 시작되는 기간과 전고점으로 복귀하는 시기를 구간에 포함하지 않아 크립토 윈터를 좀 더 컴팩트하게 정의내리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비록 사후적 판단이긴 하지만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저점 매수에 가장 적합한 시기였으며 크립토 윈터를 이 시기로 국한시킴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매수 전략 설계 시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만일 크립토 윈터를 고점 직후 혹은 전고점 회복 등을 포함한 구간으로 정의할 경우 그 구간이 넓어지고 많은 잠재적 수익률을 희생해야 해서 매수 타이밍 시그널로서 유용성이 떨어진다. 

③ Winter 1, 2는 비트코인 시장 내부 요인으로 발생

MVRV Z 점수를 기준으로 지금까지 크립토 윈터는 총 세 번 발생하였고 현재 네 번째 윈터가 진행 중이다(Figure 5).

첫 번째 크립토 윈터는 2011년 9월에 시작되었다. 이 시기는 각종 해킹 및 기타 부정적인 사건들이 영향을 미쳤다. 시작은 당시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Mt. Gox) 해킹 사건이었다. 마운트곡스는 설립 후 불과 수년 만에 세계 거래량의 80%를 차지하며 당시 비트코인 생태계에서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2011년 6월 거래소 자체 프라이빗 키가 도난을 당했고 그로 인해 거래소 지갑에서 비트코인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은 마운트곡스 거래소 자체 보안 문제였으나 2011년 당시에는 블록체인이 기술적 결함을 갖고 있는 것처럼 인식되어 비트코인의 가격이 6개월 사이에 23 달러에서 무려 90% 하락하며 2 달러대로 폭락하였다. 그 외에도 웹 호스팅 제공자에게 46,000 BTC를 빼앗긴 리노드 해킹 사건, 그리고 비트코인을 지불수단으로 받던 캐나다 회사 Paxum이 법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비트코인 수용을 중단하게 된 사건도 당시 비트코인 가격을 침체시킨 요인에 해당한다.

두 번째 크립토 윈터 또한 마운트곡스에서 시작되었다. 2014년 2월 비트코인 85만 개를 도난당하였고 그 후 사용자들의 인출 요청에 대응하지 못하게 되자 거래소 자체가 파산 절차를 밟으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 2015년 마운트곡스의 전 대표인 마크 카펠레스(Mark Karpelès)가 전자 기록 허위 작성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체포되는 등 내부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였고, 이후 불투명한 대응으로 불신과 우려가 증폭되며 수개월간 시장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4년 1월 1,100 달러에서 2015년 1월 175 달러까지 85% 폭락하였으며 MVRV Z 점수 기준으로 크립토 윈터 구간에서의 회복은 1년이 소요되었다.

종합해 보면 Winter 1, 2의 원인은 가상자산 시장 내부(crypto-specific) 요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당시 매크로 상황은 비트코인 가격에 크게 악영향을 미칠 상황은 아니었다. 2011년은 그리스 유로존 탈퇴, 2015년 중국 경제 위기설 등이 있었으나 미 연준과 ECB 모두 위기 관리를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정책적으로 유동성이 악화되는 상황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비트코인은 극히 일부 개발자 커뮤니티에게만 알려진 틈새 자산이었고 금융권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로 대중화된 자산이  아니었다.

④ Winter 3은 유동성 이슈 + 매크로 

이전 두 번의 크립토 윈터와 달리 세 번째 비트코인 약세장은 유동성 축소라는 매크로 이슈가 발단이었다. 2015년부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 주요 경제권이 동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자 연준은 그해 하반기부터 테이퍼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통화 긴축을 시작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줄곧 기준금리를 0~0.25%로 유지했던 연준이 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시작한 것이다. 초반에는 미국의 성장 관련 경제 지표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였기 때문에 연준의 긴축 기조 전환에도 불구하고 모든 위험 자산의 가격이 상승하였다. 연준은 결국 2018년 12월까지 총 8번의 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 금리를 2.25~2.5%까지 인상하였다.

하지만 2018년부터 긴축 통화 정책이 경제 성장에 부담되는 수준에 달하자 시장은 위험자산을 중심으로 이를 선반영하기 시작한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8년 초반부터, 나스닥 지수는 2018년 중반부터 하락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2018년 11월부터 각종 경기 선행 지수가 하락하며 실물 경제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는 미-중 무역 갈등, 브렉시트 협상, 이탈리아 재정 이슈 등과 맞물리며 위험 회피 심리가 증폭되었다. 이 시기에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12월 20,000 달러에서 2018년 12월 3,000 달러로 폭락하며 80%가 넘게 하락하였다. MVRV Z 점수 기준으로 2018년 11월부터 2019년 4월까지가 크립토 윈터였다. 

당시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은 ‘금리 인상 중단’과 ‘자산 매수 전환’이라는 두 단계를 거쳤다. 일단 2018년 12월 정크본드 시장의 수요가 증발하는 국면을 맞이하며 기준금리 인상을 잠정 중단하는 소위 ‘dovish pivot(비둘기파적 전환)’을 한다. 원래 계획되었던 연준의 보유 자산 축소는 그 후에도 지속되다가 9월 USD 단기 자금 시장에서 오버나이트 리포 금리의 폭등으로 이마저도 갑작스럽게 자산 매도에서 매수로 유턴을 하게 된다(Figure 6, 8). 과도한 긴축 정책의 여파를 의식한 연준은 그 이후에도 소규모로 자산 매입을 이어가다 2020년 초 코로나가 팬데믹으로 확산되자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유례없는 대규모 양적 완화를 감행하며 유동성을 공급하게 된다.

⑤ 현재 크립토 윈터는 세 번째 크립토 윈터와 유사

코로나 팬데믹은 연준 통화정책의 역사를 새로 쓰게 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이전에는 감히 상상도 못하는 대규모 양적 완화를 짧은 시일 내에 감행하여 통화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제로 수준의 기준 금리는 물론이고(0~0.25%), 국채, 모기지 채권, 사채 매입 등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였다. 팬데믹 이후 연준의 자산 확장 추이가 그 규모를 말해준다(Figure 7, 8).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합을 통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은 경제 봉쇄의 여파로 인한 기업 및 가계 경제의 붕괴를 최소화하였다. 그로부터 2년 후, 백신 보급과 함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미국 및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경기가 회복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자 연준은 팬데믹 대응 방안으로 실행된 양적 완화 정책을 거두어 들이고 있다.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공급망 문제라고 간주하고 기존의 완화된 통화정책을 유지해 오던 연준은 작년 11월 이후 돌연 기존 입장을 버리고 급격하게 긴축 정책을 감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여파로 가상자산뿐 아니라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군들의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이 2022년 전개되고 있고 이것이 현재 우리가 처한 시장 상황이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6월 13일 이후 MVRV Z 점수 기준 과매도 구간에 진입하였으며 이로써 네 번째 크립토 윈터가 본격 시작되었다.   

역사적 맥락에서 이번 크립토 윈터를 평가해보면 두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이번 크립토 윈터는 가장 최근에 발생했던 세 번째 크립토 윈터와 가장 관련성이 높다. 과거 크립토 윈터 중 세 번째 크립토 윈터만 유일하게 매크로 요인에 기인하였기 때문이다.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발생 직후 양적 완화 조치를 취하였고 2015년 하반기까지 이를 유지하였다. 처음 두 번의 크립토 윈터는 이러한 매크로 환경 속에서 각종 해킹 사건 및 관련 업체 내부 문제 등 가상자산 시장 고유의 악재가 계기로 작용하였다. 반면 세 번째 크립토 윈터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15년 말부터 연준이 감행한 긴축 통화정책의 여파였다. 특히 2018년 하반기부터는 지속적인 긴축 정책이 금융 체제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불안감으로 급격한 조정세에 접어들었다. 이 시기에 나스닥, 비트코인 모두 고점 대비 각각 22%와 83%씩 조정받으며 긴축 통화정책이 두 위험 자산의 큰 조정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둘째, 현재 크립토 윈터의 탈피 시점을 예측하려면 2018년 12월과 같은 연준 통화 정책의 dovish pivot(비둘기파적 전환) 시점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트코인이 대중화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틈새 자산이 아닌 일반적인 위험자산군으로 자리잡았고 그 결과 비트코인의 단기적 가격 움직임은 가상자산 내부 요인보다는 위험자산군 전반에 대한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받게 되었다. 투자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이러한 포지셔닝에 당분간 변동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이번 네 번째 크립토 윈터의 지속 기간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현 크립토 윈터 기간 예측하기

앞서 언급했듯이 2022년 크립토 윈터는 가상자산 업계의 건재한 펀더멘탈 속에서 정책적인 유동성 긴축의 여파로 시작되었다고 당사는 판단한다. 따라서 크립토 윈터 탈피 시점 예측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예측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본 섹션에서는 연준의 정책 목표, 현재 시장 기대치, 그리고 이러한 기대치의 과소/과대평가 여부를 고려한 후 크립토 윈터 탈피 구간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① 연준에 대한 시장의 기대

연준 통화정책의 변곡점을 예측하기에 앞서 연준의 정책 목표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연준의 공식적인 정책 목표가 가격 안정(price stability)과 최대 고용(maximum employment)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연준 전문가들은 이에 추가하여 비공식적인 세 번째 목표를 자주 언급하는데 바로 자본 시장의 원활한 작동(financial stability)이다. 

현재 연준은 이 세 가지 목표 중 가격 안정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 소비자 물가지수를 2%대로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과 연준 보유 자산 축소를 동시에 진행하는 급격한 통화 긴축 정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 시장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준이 감행할 일정 수준의 긴축 통화정책을 연초부터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만일 긴축 정책이 시장 기대치 또는 그 이하에서 멈춘다면 자본 시장에 추가적인 하락은 없을 것이며 머지않아 반등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반면 연준의 긴축 정책이 현재 시장의 기대치보다 더 급격하게 또는 더 오래 지속된다면 자산 가격은 추가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며 크립토 윈터도 더 오래 지속될 것이다. 이처럼 현재 시장 기대치를 파악하는 것이 향후 시장 움직임 예측에 중요하다.

② 시장은 연준의 긴축 완화를 2022년 4분기로 전망

본 리포트에서는 연준 기준금리와 소비자 물가지수에 대한 기본 기대치는 시장 기반 지표를 토대로 하고 부족한 부분은 설문조사 결과로 보완하였다. 고용 관련 지표로는 비농업고용자수(Non-Farm Payroll, 전월 대비, 천명), ISM 제조업 지수 전망치의 설문조사를 참고하였다. 당사가 측정한 4개 경제 지표 전망 컨센서스는 Figure 11과 같다. 

종합해 보면 시장은 1) 2022년 2분기 이후 물가상승률 둔화 2) 2022년 4분기 금리 상승 피크아웃 3) 2022년 4분기 고용 상황과 제조업 경기 회복이 둔화를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③ 현재 시장 기대치는 적절한 수준 

당사는 다양한 매크로 및 지정학적 요인을 고려했을 때 두 가지 이유에서 현재 시장 기대치는 적절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첫째, 앞으로 12개월간 소비자 물가지수의 추가적인 압력은 상방보다는 하방으로 작용할 이유가 더 커 보인다.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인은 수요와 공급 양쪽에 있다. 과도한 통화량으로 부풀려진 수요와 병목 현상 때문에 경직된 공급이 혼합된 결과인 것이다. 부풀려진 수요는 팬데믹 시대의 경제 구제방안인 확장된 통화 및 재정 정책의 결과이다. 공급망 병목 현상은 2018년 미-중 무역 전쟁이 불거지면서부터 시작되었고 이후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가속화되었으며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더욱 심화되었다.

연준은 가격 안정을 위해 수요를 조절할 뿐 공급 통제 능력은 없다. 하지만 최근 정치 역학의 변화에 따라 공급 문제 해결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한 예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하에 진행되었던 대중 관세 완화를 고려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소비자 물가지수 1%포인트 감소를 예측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대할 수 있는 공급망 정상화 또한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분쟁의 방향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러시아 에너지 수출 제재에 대한 실효성이 문제시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 분쟁 발 인플레이션 우려의 최악은 지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Figure 12).


둘째, 연준의 세 번째 정책 목표인 원활한 자본 시장 작동에 대한 이상 징조이다. 자본 시장의 이상 현상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온다. 하지만 과거 경험을 토대로 이상 현상 발생 가능성을 암시하는 전조를 알 수 있고 현재 그러한 요소들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Financial Conditions Index, 정크본드 스프레드 등의 급격한 상승 등이 그러한 예이다. 

특히 Winter 3 분석에서 언급한 2018년 4분기 정크본드 시장 마비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및 자산 축소가 1년 넘게 지속되자 그해 여름부터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 하락이 시작되었다. 급기야 수개월 후인 12월, 정크본드 수요는 완전히 증발하여 발행이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이는 연준이 그동안 1년 넘게 지속했던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 3월부터 기준 금리 인상이 시작되었고 연준의 자산 축소 또한 6월부터 시작되어 정크본드 시장 마비 직전과 유사한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정크본드 스프레드는 이미 그 당시 수준을 웃돌고 있으며 GS Financial Conditions Index 또한 급격한 자금 경색을 가리키고 있다. 이러한 지표들은 현재 자본 시장이 갑작스러운 유동성 쇼크에 매우 취약한 상황임을 가리키고 있다. 연준은 과연 자본 시장 마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현재 시장 기대치 이상의 긴축을 감행할까? 연준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언제쯤 회복할까?...끝을 맺으며

현재 겪고 있는 네 번째 크립토 윈터는 연준의 통화정책이라는 매크로 요인에 기인하였다는 면에서 2018년 말~2019년 초 경험한 세 번째 크립토 윈터와 매우 유사하다. 가상자산 시장은 작년 11월을 고점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갔으나 MVRV Z 점수 기준으로 정의 내린 크립토 윈터는 6월 중순부터 시작되었다. 과거 크립토 윈터의 경험, 현재 시장에 반영된 인플레이션과 연준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치, 그리고 지정학적 역학 관계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크립토 윈터 구간을 벗어나는 시기는 2022년 4분기로 판단하였다(Figure 15).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으로 전환한 지 어느덧 반년이 넘었다. 그간 자본 시장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수요 파괴(demand destruction)’가 있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시장 금리 인상, 담보 가치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등도 경제활동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시장의 기대치도 이를 반영하여 크게 조정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은 2022년, 연준은 어떤 선택을 할까? 그리고 그로 인해 야기될 큰 변화를 앞둔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항상 그렇듯이 예측의 진정한 가치는 옳고 그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framework(접근 방식) 제공에 있다. 앞으로의 6개월은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며 어느 때보다도 현명한 의사 결정이 중대한 시기이다. 본 리포트의 내용이 시장 참여자들 각자의 의사 결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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