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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필 (KP)
CSO/
Xangle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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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블록체인 출시를 발표한 dYdX의 미래

요약

  • 이더리움 레이어2 기반의 선물거래소 dYdX가 Cosmos 기반의 자체 체인 'dYdX Chain' 출시를 발표
  • 자체 체인 출시 이유는 1) 토크노믹스 단점 보완, 2) 증권형 토큰 규제 회피 가능성, 3) 멀티체인 내러티브에 대한 베팅으로 판단
  • dYdX Chain 성공을 위해서는 이더리움 유저 이탈을 방지하고, 자체 체인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야 하며, 브릿지 등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
  • 다만,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를 목표로 한다는 dYdX의 위와 같은 행보는 앞으로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팀들이 방향성을 정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임

 

자체 블록체인 'dYdX Chain' 출시 발표 

지난 22일 유니스왑의 Genie 인수 이후 Defi 생태계에 또 하나의 빅뉴스가 나왔다. 이더리움 레이어2(L2) 기반의 1등 선물거래소 dYdX가 블록체인을 코스모스로 이전하면서 자체 'dYdX Chain'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더리움 혹은 다른 블록체인에서 이더리움 L2로 프로젝트를 이전한 케이스는 많았지만, 이더리움 L2에서 다른 블록체인으로 이전한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었기에 그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dYdX는 누적 거래량 기준으로 탈중앙화거래소(DEX) 시장 점유율 2위의 선물 거래소다. 이더리움의 L2 중 Starkware의 ZK Rollup 솔루션을 활용하여 확장성이 요구되는 오더북 기반의 선물거래소를 구축했다. 중앙화거래소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거래 환경을 제공한 dYdX는 지난 1년간 누적거래량이 $615b에 달할 정도로 많은 Defi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 특히 2021년 4월에 서비스가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에 출시된 유니스왑의 거래량을 빠르게 따라잡으며 대세 DEX로 자리잡기도 하였다.

DEX, DEX 누적 거래량, DEX 누적 거래량 추이

이렇게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dYdX이기에 Cosmos 기반 자체 체인 출시는 시장을 놀라게 하는 한편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dYdX 측은 그 이유에 대해 자체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아래와 같이 세부 사항을 밝혔다.

  • dYdX V4는 별도의 자체 블록체인 ‘dYdX Chain’에 기반하여 출시
  • ‘dYdX Chain’은 Cosmos SDK 및 Tendermint PoS 컨센서스를 사용할 예정
  • 기존 dYdX 토큰은 dYdX Chain의 L1 토큰으로 기능
  • V4는 dYdX Trading Inc.에서 운영하지 않는 완전히 탈중앙화된 Off-chain 오더북 선물 거래소로 탈바꿈
  • 거래 시 블록체인 가스 수수료는 없으며 트레이딩 수수료만 발생, 해당 수수료는 밸리데이터 혹은 스테이커에게 지급할 예정
  • Starkware L2에서 가동중이던 V3의 운영을 중단할지는 현재로서는 미정

표면적으로는 위와 같이 밝혔지만, 1등 DEX로 Uniswap 추월을 앞두었던 dYdX의 메인넷 전환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dYdX는 도대체 왜 Cosmos 기반의 자체 체인 출시라는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자체 체인 출시의 숨겨진 이유

1. 기존 토크노믹스의 단점 보완

유저들이 dYdX에서 거래할 경우 상당량의 dYdX 토큰을 배분 받도록 짜여진 토크노믹스는 dYdX 프로젝트가 성공한 핵심 요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해당 토크노믹스는 연평균 18%에 달하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였고, 다른 Defi 토큰들과 마찬가지로 쏟아지는 유통물량에 dYdX 토큰 가치는 전고점 대비 20분의 1 수준까지 하락하였다.(아래 그래프 참고) 거버넌스 투표 이외에 실질적인 가치를 지니지 못하는 토큰이기에 우려되었던 오버행 리스크가 실제 발생한 것이다. (Xangle Crypto Rating '토큰 이코노믹스' 참고)

dydx 유통량, dydx 가격

이번 발표를 통해 dYdX를 L1 토큰으로 전환하는 토크노믹스는 기존의 오버행 리스크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dYdX 체인이 선택할 PoS 컨센서스 가동을 위해서는 Validator들의 스테이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dYdX에서 발생하는 거래수수료 전부를 커뮤니티에 분배할 것이라 예고한 만큼 홀더 입장에서는 dYdX를 HODL 할만한 이유가 생겼다.  희석 시가총액(FDV)이 $1.4B인 상황에서 지난 1년간 dYdX 누적매출액이 $500M에 달하는 만큼 이를 홀더들에게 배분한다면 실제 토큰 가치가 상당히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아래 그래프 참고) V4에서는 “거버넌스 투표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허울 뿐인 토크노믹스 대비 확실한 수요처 두 가지를 발표하며 토크노믹스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것이다.

dydx 누적 매출액 추이, dydx 매출, dydx

2. 증권형 토큰 규제 회피 가능성

dYdX가 V4 출시를 발표하며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탈중앙화다. 현재 증권형 토큰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널리 쓰이는 ‘하위테스트(Howey Test)’에 따르면 탈중앙화가 완료된 프로젝트는 증권형 토큰으로 분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일부 SEC 위원이 이더리움이 1) ICO를 진행한 후 오랜 시간이 흘렀고, 2) 특정 운영 주체가 없이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으며, 3) 이더리움 재단만의 노력으로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하지 않기 때문에 이더리움을 증권형 토큰으로 볼 수 없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Reuter 기사 참고)

dYdX는 자체 체인 출시를 통해 많은 수의 Validator를 확보하고, dYdX Trading Inc.에 운영되지 않는 탈중앙화된 서비스를 구축한다면 규제 리스크를 경감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토크노믹스 중 거래수수료의 100% 홀더 환원은 주식으로 따지면 ‘배당’에 해당하는 것으로 ‘약정된 수익을 투자자에게 주는’ 증권형 토큰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해당 수익을 배당이 아닌 PoS 스테이킹 리워드 형식으로 지급하겠다 발표한 부분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최근 들어 규제 당국의 역할론이 강화되고, 가상 자산에 대한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자체 체인 출시는 규제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영리한 행보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3. 멀티체인 내러티브에 대한 베팅

현재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의 미래에 대해 1) 이더리움 모듈형 블록체인의 천하통일 혹은 2) 다양한 모놀리틱 L1 기반의 멀티체인 내러티브 두 가지로 의견이 양분되어 있다. (Xangle의 이더리움 2.0 청사진: 모듈형 블록체인 참고) 테라 사태 이후 많은 프로젝트들이 이더리움 L2를 선택하며 전자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었으나, 이번 dYdX의 발표로 인해 다시금 멀티체인 생태계 미래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 모듈형 블록체인, dydx

dYdX가 이더리움 ZK Rollup vs 코스모스 앱체인 두 가지 선택지 중 후자 선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다음과 같다.

  • L1 토큰 이코노믹스 구축 → 기존 dYdX를 L1 토큰으로 전환 예정
  • 이더리움 대비 낮은 수수료 지원 → 가스 수수료 무료 예정 (단, 거래 수수료는 존재)
  • ZK Rollup 솔루션 대비 높은 탈중앙성 → 탈중앙화된 거버넌스 형태의 V4 계획

다만, 수많은 유저들이 사용하고, 검증되었으며, 유동성도 풍부한 블록체인 생태계인 이더리움을 떠남으로서 1) 기존 이더리움 유저 이탈 방지, 2) 자체 체인에 대한 신뢰 확보, 3) 브릿지 등 멀티체인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의 숙제를 dYdX가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더리움 전체 생태계 대비 100분의 1 수준인 코스모스 디파이 생태계에서 이전과 같은 퍼포먼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테라 사태 이후 정체된 코스모스 생태계의 성장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dydx, 이더리움 코스모스, 코스모스 생태계

 

DEX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을까

위와 같은 이유로 업계의 몇몇 사람들은 dYdX의 자체 메인넷 출시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를 던졌다. 훨씬 더 큰 생태계인 이더리움을 버리고 코스모스를 선택할 경우, 충분한 유저수를 확보하지 못해 dYdX DEX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 지적한 것이다. 이에 dYdX 설립자 Antonio는 트위터를 통해 해당 주장을 반박했다. 특정 블록체인 내의 유저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프로덕트를 만드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자체 체인 뿐만 아니라 V4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Cosmos Wallet, Bridge 등의 인프라를 갖출 것이라 덧붙였다.

dydx, dydx 트윗

dYdX의 Cosmos 생태계 편입이 DEX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거래량 기준 이더리움 대표 AMM DEX인 유니스왑을 넘어설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해당 추세를 유지할 수도 있고, 이더리움 유저들의 이탈로 또 다른 Cosmos DEX인 Osmosis 규모로 전락할 수도 있다. Antonio가 약속한 멀티체인 인프라, Seamless한 체인 전환 등이 실제로 이뤄지는지도 유저 행동에 영향을 줄 것이다. 다만, Cosmos의 대장 DEX인 오스모시스의 경우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상당 부분 시장점유율을 뺏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실험의 결과는 후발 주자들의 길잡이가 될 것

dYdX는 블로그에서 ‘Think 10x bigger’라는 자신들만의 철학을 공유했다. 더 큰 생각을 가지고 더 큰 도전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목표는 특정 체인에서의 1등 DEX가 아니라 전체 거래소 생태계에서 가장 큰 거래소가 되는 것이라 천명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자체 체인 출시라는 과감한 실험에 도전한 dYdX의 미래는 앞으로 블록체인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더리움 L2, 모놀리틱 블록체인, 자체 체인 출시 등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팀들에 놓인 다양한 옵션 중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dYdX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하락장 속에서도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고, 업계 내에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이 현재도 진행중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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