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Digest]
작성자 : 코빗 리서치
※해당 컨텐츠는 지난 6월 8일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현실 경제와 블록체인을 이어주는 스테이블코인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적으면서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활용이 가능하여 네트워크의 경제활동 활성화에 중요한 수단이다. 특히 TerraUSD(UST)를 포함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자산의 제약에서 자유롭게 발행될 수 있어 빠르게 확산되어 왔다. 더 많은 네트워크와 사용처를 확보하려는 스테이블코인들의 노력과 함께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려는 네트워크들의 움직임으로 시장 경쟁이 가속되고 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시련과 UST 디페깅
베이시스 캐시, 아이언 등 많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들이 가격 유지에 실패하였다. UST는 자체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앵커프로토콜의 예치 서비스 등 사용자들에게 편익을 제공하여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 왔으나 5월 UST와 LUNA의 가격이 동반 급락하는 사태를 맞이하였다. UST의 디페깅 사태는 스테이블코인의 양적 성장에 비해 수요처가 한정적이거나 알고리즘의 작동이 급격한 대량 자금 이탈 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내외부적인 충격이 악순환 고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스테이블코인 안정성 판단 시 고려할 요인들
테라 사태의 교훈을 참고해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판단할 때 다음의 기준들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페깅 유지 원리가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한지, 자산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일 경우 자산의 담보비율과 건전성은 어떠한지, 스테이블코인이 충분한 활용도를 가지고 있고 특정 용도에의 집중이 과도하지 않은지, 안정적인 이력(track record)을 가지고 있는지 등이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 점검
모든 스테이블코인의 관건은 각각의 페깅 유지 메커니즘이 유사시에도 문제없이 작동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오랜 기간 시장의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검증된 기간을 기준으로 본다면 USDT와 USDC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다고 할 수 있다. 아직 개선점이 필요하지만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 중에는 DAI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USN, USDD, FRAX 등의 새로운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모델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나 구조 및 검증기간에 대한 리스크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들어가며
스테이블코인은 어느새 대중적 주목을 받는 단어가 되었다.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테라/루나 사태가 여러 국가에 파장을 미침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 또한 집중되었다. 스테이블코인이 화폐로서 가상자산 생태계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이에 대한 이해는 최근 사태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시장의 발전 방향을 가늠하는 데 중요하다.
본 리포트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현 시점의 다양한 이슈를 살핀다. 스테이블코인의 작동 방식 및 그 동안의 발전과 함께 테라/루나 사태의 경과를 정리하고,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의 영향을 전망한다. 끝으로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잠재 위험 요소를 차례로 살펴봄으로써 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고 투자 판단에 참고가 되고자 한다.
Figure 1: 테라USD 관련 언론 보도
스테이블코인의 기본 개념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자산의 가격에 연동되어 그 가격을 추종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자산을 뜻한다. 현재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그중에서도 미국 달러(USD)의 가격 추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투자상품이기 이전에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일종의 입장권이라는 관점으로 본다면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적으면서도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송금, 디파이 프로토콜에의 예치/대출, 다른 토큰과의 교환 등의 활동을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수행할 수 있다. 거래소(CEX)에서의 가상자산 거래도 70% 이상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루어진다. 즉 스테이블코인은 현실 경제와 블록체인 경제를 이어주는 효과적인 도구이다. 특히 2020년부터 시작된 디파이 붐은 스테이블코인 수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테이블코인의 총발행량은 2019년 말 60억 달러에서 2020년 말 290억 달러, 2021년말에는 무려 1,640억 달러로 성장하였다. 2020년부터 2년간 전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이 12배 증가하는 동안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은 28배에 달하였다. 급격한 규모와 성장 속도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주목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을 미중 분쟁, 기후위기와 함께 향후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기도 하였다
Figure 2: 스테이블코인 발행량 추이
Figure 3: 뉴욕 연방준비은행 설문조사 - 향후 금융 시장의 리스크 요인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조절 방법
스테이블코인의 목적이 기초자산(주로 달러)의 가격 추종인 만큼, 가격을 효과적으로 조정하여 달러와의 괴리를 최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가격 페깅(pegging)이라고 하며 페깅의 방식은 스테이블코인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자산 담보형
법정화폐 담보: 테더(Tether)가 발행하는 USDT, 서클-코인베이스가 발행하는 USD Coin(USDC)은 법정화폐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의 대표 사례들이다. 테더의 계좌에 법정화폐 1달러를 예치하면, 1USDT를 발행할 수 있다. 또한 테더에 1USDT를 상환하면 1달러를 환급받을 수 있다. 때문에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1달러보다 낮아지거나 높아지면 그 차이만큼 차익 거래(arbitrage)가 가능하고 결과적으로 가격이 1달러에 페깅된다.
실제 발행사들이 보유한 담보물이 전부 달러 현금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테더와 서클이 공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최근 분기 기준 USDT는 5%의 현금 및 등가물과 함께 국채, 기업 어음(commercial paper), 회사채 등을 담보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USDC의 담보 자산은 24%가 현금 및 등가물, 나머지 대부분은 국채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유지에 있어서 핵심은 스테이블코인이 달러로 정상적으로 상환이 이루어지는 데에 있으므로 각 발행사가 보유한 담보물의 구성, 유동성, 신뢰성이 가격 안정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가상자산 담보: 위의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에서는 담보를 수탁 보관하는 특정 주체가 필수적이지만, 이러한 중앙화된 요소에 의존하지 않는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 자체의 접근성 및 검열 저항성을 높이려는 시도도 있다. 메이커다오(MakerDAO)의 DAI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USDT, USDC의 신규 발행과 상환은 심사를 거친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만 이루어지는 반면 메이커다오에서는 누구라도 일정 금액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담보로 예치하고 DAI를 발급받을 수 있다. 단, 가상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담보의 가치가 변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담보비율(collateral ratio)을 정해 담보비율 내에서만 DAI 발행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1]
DAI 발행의 담보가 되는 가상자산은 원래 이더리움만 가능하였으나 현재 담보로 인정되는 자산이 더 늘어났고 USDC 같은 다른 스테이블코인도 담보 설정이 가능하다.
[1] 현재 평균 담보비율은 150% 정도며 실제 담보비율은 맡기는 담보자산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USDC같은 스테이블코인은 낮은 담보비율로도 DAI를 발행할 수 있고 변동성이 높은 자산은 담보비율도 높아진다. 자산별 담보비율은 메이커다오의 거버넌스를 통해 결정된다.
Figure 4: USDC vs USDT 담보 자산 구성
알고리즘형
담보로 설정된 자산이 없더라도 프로토콜의 자체적인 알고리즘을 통해서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의 스테이블코인도 존재한다. 이를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부른다. 가격 유지 알고리즘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으며 대표적인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는 테라폼랩스가 고안한 Terra USD(UST)이다.[1]
테라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조정 방식의 특징은 LUNA라는 별도의 가상자산과의 연계를 통해 가격 페깅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UST는 달러에 페깅을 목적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이고 LUNA는 테라 네트워크의 거버넌스 토큰인 동시에 UST의 공급 조절과 가격 안정화에 사용되는 별도의 코인이다
- 이용자는 테라 프로토콜에 1UST를 제출해 소각(burn)하는 대신 1달러 만큼의 LUNA를 신규 발행(mint)하거나 1달러 만큼의 LUNA를 제출해 소각하는 대신 1UST를 발행할 수 있다.
- 1UST 시장가치가 1달러보다 높아지면 1달러어치 LUNA를 소각하고 1UST를 발행해서 시장에 팔아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발행되는 UST가 늘어나 가격이 다시 낮아진다.
- 1UST 시장가치가 1달러보다 낮아지면 UST를 프로토콜에 상환하고 LUNA를 발행해 시장에 팔아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UST 공급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다시 올라간다.
LUNA가 소각되면서 UST가 발행되는 구조는 일종의 화폐주조 차익(시뇨리지)으로 가치가 창출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어 UST와 같은 방식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을 시뇨리지 공유형(seigniorage sharing) 코인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시뇨리지 공유 방식과 이중 토큰 시스템은 USN, USDD, FRAX 등 다른 알고리즘 활용 스테이블코인에도 널리 채택되고 있다.
[1] 현재의 Terra Classic USD(USTC), 이하 UST로 표기.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작동 조건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조정은 단지 프로토콜 내적으로 코드가 정상 구동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거래와 가격 조정을 실제로 수행하는 주체는 시장참여자들이기 때문이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건 알고리즘의 의도대로 시장참여자들의 자발적인 거래를 유도하는 잘 설계된 인센티브 구조가 필수적이다.
차익거래에 의존하는 가격 유지의 사례는 기존 금융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을 담보로 해 발행되는 ETF가 편입된 자산들의 순자산가치(NAV, Net Asset Value)와 비슷한 가치로 페깅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도 ETF의 시장 가격이 NAV와 괴리가 생길 때마다 차익거래자들이 설정 또는 환매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차익거래자들이 사라지고 ETF의 페깅이 깨지기도 한다. 최근 사례로는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 당시 하이일드 채권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며 거래량이 사라지자 일부 하이일드 채권 ETF(AGG, LQD등)와 그 NAV 간의 페깅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하였다. 채권 시장 거래량이 사라진 상황에서 공시된 NAV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차익거래자들이 차익 거래 참여를 꺼리면서 발생한 결과였다.
마찬가지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또한 다양한 시장 변수와 시장참여자의 동기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거나 시장의 급변 상황으로 차익거래자들의 활동 자체가 원활하지 않을 때 언제든 페깅이 깨질 위험이 존재한다.
Figure 5: AGG ETF의 NAV 괴리율
스테이블코인의 트릴레마
Multicoin Capital은 2018년 가격 안정성(stability), 자본 효율성(capital efficiency), 탈중앙성(decentralization)이라는 스테이블코인의 세 가지 목표는 상충하므로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이른바 ‘스테이블코인 트릴레마(Trilemma)’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이때 안정성은 스테이블코인 가격 페깅의 안정적인 유지 정도를, 자본 효율성은 기초 자본 대비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확장의 용이한 정도를 뜻한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USDT, USDC 등)은 페깅에 대한 신뢰와 안정성이 높은 대신에 정부 주도의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단일 기관에 의해 발행되는 점에서 탈중앙성을 희생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가상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DAI 등)은 발행 방식과 담보 자산 구성에서 법정화폐 담보형보다 중앙화 정도가 낮지만 DAI처럼 발행량 150% 이상의 담보 자산을 예치해야만 발행이 가능하기에 자본 효율성에 제약이 있다. UST 등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은 이론상 중앙화된 주체가 없음과 동시에 담보에 대한 제약이 비교적 적어 발행량을 보다 자유롭게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상환받을 담보 자산이 존재하는 코인들에 비해서는 가격 안정성 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
Figure 6: UST의 가격 조정 원리
Figure 7: 스테이블코인의 트릴레마
Figure 8: UST와 DAI의 공급량 변화
가속되는 스테이블코인 경쟁
테더 USDT가 2014년 처음 등장한 이래 수년간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지만, 점차 더 많은 스테이블코인이 생겨나면서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하나의 국가 경제권으로 비유하면 더 많은 나라에서 이용되고 더 풍부한 서비스들을 지원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수요가 더 몰릴 것은 분명한 일이다.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은 보다 더 다양한 네트워크에서의 사용을 지원하여 수요를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USDT는 이더리움, 트론, 솔라나, 폴리곤 등 44개의 체인을 지원하며 USDC는 40개의 체인에서 사용할 수 있다. Figure 9에서 보듯 수요가 높은 스테이블코인일수록 더 많은 체인들을 지원하고 또 더 많은 체인들에서 사용될수록 수요의 기반이 넓어진다. 뿐만 아니라 커브나 유니스왑 등의 디파이 프로토콜에서 어떤 스테이블코인의 유동성 풀 혹은 거래쌍(pair)을 제공하는지, 중앙화거래소에서 쉽게 사용이 가능한지 등이 스테이블코인의 수요를 좌우하는 요인들이 된다. 예컨대 바이낸스에서 BUSD와 USDT로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하는 것은 이들 자산의 중요한 수요처 중 하나이다. 이미 주요 중앙화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거래의 대부분은 법정 달러가 아닌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간의 경쟁에 더해 각 레이어1 네트워크 내에서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활성화하려는 시도 또한 활발하다. 각 레이어1 네트워크들은 네트워크상의 서비스 및 디파이 프로토콜을 통한 수익 등으로 이용자들을 유치하고 생태계를 성장시키고자 하는데 스테이블코인을 통하면 가격 변동성 우려 없이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수익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강력한 참여 유인을 제공한다. 이를 통한 네트워크 활성화는 네트워크 고유 자산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며 따라서 자체 스테이블코인 보유는 이용자들을 네트워크에 락인(lock-in)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니어(USN), 트론(USDD) 같은 레이어1 프로토콜이 올해 새롭게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였으며 팬텀(fUSD), 아칼라(aUSD), 카르다노(Djed) 등도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거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새롭게 나오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유형은 자본 효율성이 높고 발행과 확장이 용이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대부분이다. 단 프로젝트에 따라서는 알고리즘을 통해 페깅을 유지하되 일부 담보 자산도 보유하는 혼합형(hybrid) 방식을 따르기도 한다.
Figure 9: 주요 스테이블코인이 지원하는 네트워크 현황
Figure 10: Pools.fyi이 집계한 주요 Liquidity pool 규모 순위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위기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거듭된 시행착오
테라 이전에도 다양한 방식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들이 고안되고 시도되었지만 많은 경우 장기적으로 안정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동안의 주요 실패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베이시스 캐시: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인 베이시스(Basis)는 화폐수량설에 기반해 스테이블코인 유통량의 조절로 가격을 조정하도록 설계되었다. 즉 $1 가격 고정을 목표로 하는 Basis 코인이 1달러보다 낮아지면 미래에 Basis를 받을 권리를 가진 Bond 코인을 발행하며, Bond를 미래에 회복된 가격의 Basis로 돌려받으려는 사용자들이 Basis를 Bond로 교환하여 Basis 유통량이 줄어든다. 반대로 1달러보다 높아지면 Bond 보유자들에게 Basis 코인을 지급하여 Basis 유통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Basis는 Bain Capital Ventures, a16z 등 대형 투자자들로부터 1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였다가 2018년 SEC의 규제 위험을 이유로 중단되었으나, 2020년 다른 팀에 의해 Basis 백서를 기반으로 Basis Cash가 출시되었다.
일각의 지적과 같이 Basis Cash의 가격 조정 메커니즘은 “Bond를 보유하면 추후 Basis 가격이 안정되어 상환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굳건하게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초기의 부족한 유통량과 투기적 수요로 Basis Cash 가격은 출시 직후 100달러를 상회하며 급등하였다가 매도가 이어지며 반대로 1달러를 지키지 못하고 현재 0.008달러에 머물고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신뢰 구축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아이언: 아이언 파이낸스의 아이언(IRON) 코인도 1달러에 페깅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아이언 역시 1달러어치의 담보물과 교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는데 담보물은 USDC와 타이탄(TITAN) 코인으로 구성되고 둘의 담보비율은 10분마다 유동성 풀들의 아이언 평균 가격에 따라 변화하는 구조였다.
마크 큐반과 같은 유명 투자자들이 투자에 가세하고 유동성 풀에서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면서 아이언 파이낸스의 TVL은 한때 30억 달러를 돌파하였다. 그러나 타이탄에 대한 대규모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타이탄의 가격이 50% 이상 하락하는 일이 발생하자 페깅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가진 투자자들이 아이언도 처분하기 시작하였고 악순환에 따른 자금 탈출 러시가 벌어졌다. 타이탄의 가격은 6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가 이후 발행량이 30조 개 이상으로 급격하게 늘었고 가격은 0달러에 가까운 값으로 떨어졌다.
그 외 사례들: 이외에도 수많은 스테이블코인이 출시와 실패를 겪었다. 예를 들어 ESD(Empty Set Dollar)는 Basis처럼 Bond 토큰을 활용해 가격을 조절하면서 사용자 지갑 내의 토큰 잔액 변경이 아닌 부채의 발행과 상환으로 공급을 조절하는 보완책을 제시하였다. DSD(Dynamic Set Dollar)는 ESD에서 영향을 받은 구조에 더해 공급량 조절이 더욱 탄력적으로 가능하게 설계되었다. 하지만 두 코인 모두 출시 초기 공급량 조절에 실패하면서 페깅을 유지하지 못하였다.
알고리즘 결함에 의한 디페깅과는 다른 성격의 사건들도 있었다. Kowala는 통화량 조절 방식의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을 고안해 기대받았으나 지속된 출시 지연으로 2019년 투자자로부터 고소당하였다. BEAN은 담보나 발행량 제약 없는 스테이블코인을 표방하고 출시되었으나 2022년 코드상의 보안성 취약을 이용한 플래시론 공격으로 8,000만 달러 상당의 금액을 탈취당하고 페깅이 무너졌다. 솔라나 기반의 Cashio는 발행량이 무한대로 늘어나는 결함이 발견되면서 5,000만 달러의 해킹 피해를 보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거듭된 실패 사례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었다.
Figure 11: Basis Cash 가격 추이
Figure 12: DSD의 스테이블코인 비교 테이블
Figure 13: ESD 가격 추이
Figure 14: Iron Finance(IRON) 가격 추이
테라 스테이블코인의 디페깅
“스테이블코인에게는 활용성이 곧 안정성을 만든다.”
- Santiago Roel Santos (ParaFi Capital)
테라의 탄생과 성장
테라는 담보가 없는 순수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을 기반으로 메이저 프로젝트로 성장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8년 출범한 테라는 2019년 4월 메인넷을 출시하였고 초기에는 주로 간편 결제 서비스를 통한 현실 경제에서의 가상자산 활용처 확대를 주력으로 해왔다. 결제 서비스 차이페이는 19년 6월 출시 후 8개월 만에 이용자 100만 명 달성 등 초기 생태계 규모 조성에 기여하였다. 이후 테라는 레이어1으로서 자체 네트워크상에 디파이 프로토콜 등 디앱(DApp) 개발 및 유치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펼쳤다.
- 2020년 2월, 디파이 프로토콜인 Harvest는 Harubank와 협업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인 KRT(Terra KRW) 예치에 대한 15% 이자 지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 2020년 9월 미국 달러를 기초로 하는 스테이블코인 Terra USD(UST)가 출시되었다.
- 2020년 11월 탈중앙화거래소(DEX) 테라스왑(TerraSwap)이 출시되었다.
- 2020년 12월 미러프로토콜(Mirror Protocol)이 출시되었다. 미러프로토콜에서는 상장주식 등 실물자산을 기초로 하는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다.
- 2021년 3월 예치 및 대출이 가능한 디파이 프로토콜인 앵커프로토콜(Anchor Protocol)이 출시되었다.
이외에도 Astroport(DEX), MARS Protocol(신용대출 및 예치), Nexus Protocol(최적 수익률 탐색) 등의 디파이 서비스들이 테라 네트워크에 론칭되었다.
Figure 15: 테라 프로토콜 2019년 마일스톤
Figure 16: 테라 프로토콜 출시 후 계정 수 증가
Figure 17: LUNA 가격(2019-2021년)
Figure 18: 테라 TVL 구성
앵커프로토콜
앵커프로토콜은 2021년 3월 출시된 테라 네트워크상의 예금 및 대출 프로토콜이다. 차입자는 담보 자산(bLUNA, bETH[1] 등)을 맡기고 담보 금액의 60%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으며 예금자는 UST를 예치해 이자를 수령할 수 있다. 앵커가 특히 주목받은 것은 스테이블코인인 UST를 예치하면 약 20%의 높은 이자율을 지급하였기 때문이다. 출시 초기에는 디파이 시장의 활황으로 고이율을 지급하는 다른 많은 대안들이 존재하였지만 다른 프로토콜들의 수익률이 점차 하향 안정화되자 앵커가 지급하는 ‘고정적인’ 수익률이 부각을 받았다. 특히 앵커의 예치 이자율은 앵커에서 대출하였을 때 지불하는 이자율(10% 초반)보다 높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담보 자산을 앵커에 예치하고 UST를 대출해 이를 다시 앵커에 예치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킬 유인이 있었다. 앵커프로토콜의 TVL은 출시 4개월 만에 10억 달러를 넘어섰고 1개월 뒤에는 테라 네트워크 전체 디앱 중 TVL 1위로 올라섰다.
일반적인 은행들이 예대마진, 즉 대출을 통해 지급받는 이자와 예금에 지급하는 이자의 차액을 수익으로 갖는 것과 비교하면 앵커프로토콜의 역마진 구조에서 지급 이자의 출처에 대한 의문은 자연스럽다. 이론상 지급 이자는 앵커 내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10% 초반)과 담보자산에 대한 스테이킹 수익으로 충당되나, 높은 예치 수요에 따라 예치자산 규모가 대출 규모보다 더 컸기 때문에 예치자산 전체에 20% 이자 수익을 지급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였다. 앵커프로토콜 커뮤니티는 향후 대출 수요가 증가하면 이 괴리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부족한 부분을 앵커프로토콜의 이자 준비금(yield reserve)에서 보충하며 20% 이자 지급을 유지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대출 증가가 비교적 더디자 이자 준비금은 점차 줄어들었고 이 부분은 프로토콜 내부의 적립금 혹은 외부 자금을 통해 충당하였다. 2022년 2월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una Foundation Guard, LFG)가 앵커에 4억 5천만 달러의 이자준비금을 지원한 것이 그 예이다.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지수적으로 더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프로젝트들은 초기에 대량의 마케팅비를 지출하면서도 사용자를 유인하여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키고자 한다. 앵커의 이자율 역시 프로토콜의 보조금으로 유지되는 마케팅 비용의 일종으로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테라 생태계의 성장 속도와 규모에 비해 앵커프로토콜이라는 단일 서비스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2022년 2월이 되자 DefiLlama 데이터 기준 앵커프로토콜의 TVL은 80억 달러로 테라 전체 TVL의 60%에 도달하였고 UST 시가총액에 비해 70%를 상회하게 되었다.
[1] LUNA, ETH를 Lido Finance와 같은 스테이킹 대행 프로토콜에 예치하면 이에 대한 증표로 bLUNA, bETH를 발급받고 이를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스테이킹 유동화 서비스(Liquid Staking Service)라고도 불린다. 이렇게 발급된 bLUNA, bETH 보유자는 예치된 자산과 그 자산의 스테이킹 보상을 상환받을 수 있다.
Figure 19: 테라 TVL에서 앵커프로토콜 비중
Figure 20: 앵커프로토콜 예치금 및 대출금 추이
경고음
무담보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의 메커니즘 자체에 대한 경고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그중 하나로 라이언 클레멘츠(Ryan Clements)는 “Built to Fail”이라는 논문에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취약성을 지적하며 1)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일정 임계수준 이하로 떨어질 때 2) 차익거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 3) 위기 상황에서 가격 정보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떨어질 때 가격 유지에 실패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더해 LUNA의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앵커프로토콜의 예금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앵커의 지속가능성, 더 나아가 UST의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떠올랐다. 마이클 케이시, 케빈 저우 등의 분석가 및 투자자가 테라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을 제시하였고, 가상자산 투자회사 SwissBorg는 22년 4월 LUNA와 UST에 대한 리스크 분석 보고서를 내기도 하였다. 보고서는 앵커의 수익률이 지속되지 못하며 수익률 하락이 앵커로부터의 자금 이탈, UST의 수요 감소, 루나의 가격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UST의 디페깅 가능성에 대한 엄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경고하였다.
Figure 21: 루나와 UST 시가총액 추이
Figure 22: UST 시총 대비 루나 시총 비율
Figure 23: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death spiral
테라의 대응
이러한 잠재적인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들이 테라폼랩스, 테라 및 앵커의 거버넌스 포럼, LFG 등에 의해 이루어졌다. 주요 조치 방안들은 다음과 같다.
1) 예치 이자율 하향: 앵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상당부분이 높은 예치이자에서 나온다는 것을 의식한 듯, 3월 앵커프로토콜의 거버넌스 포럼에서 UST 예치이자율을 19.5%의 고정 이율이 아닌 변동 이자율로 변경하자는 제안이 게시되었다. 거버넌스 투표 통과에 따라 3월부터 UST 예치이자율은 1개월 주기로 최대 1.5%p씩 조정될 수 있게 되었고 5월 1일부터 19.5%의 이자율은 18%로 하향 조정되었다.
2) 앵커 이자준비금 확충: 2월 테라의 거버넌스 포럼에 앵커의 이자 준비금을 확충하기 위해 약 4억 5천만 달러(약 6천억 원)의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올라왔다. 이에 상응해 루나 재단(LFG)은 2월 18일 4억 5천만 달러 상당의 UST를 앵커의 이자준비금에 지원하여 준비금 규모가 일시에 회복되었다.
최초 제안은 앵커의 대출 규모 대비 예금 규모가 일정하게 유지될 것을 가정하였고 대출 담보 자산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예치 이자를 점차 낮춰감에 따라 약 47주 후에는 자금 유입이 유출을 넘어서는 흑자 전환을 이루고 앵커가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러나 이후 실제 자금 흐름은 예상과 다른 모습을 보였는데, 준비금 확충 후 예금 수요는 추정치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났고 1월까지 300%가량이던 대출 대비 예금 비율은 5월 초 460%까지 치솟았다. 확충된 이자 준비금도 추정보다 더 빠르게 소진되고 있었다.
3)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는 3월 14일 트위터에서 100억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UST의 준비금으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이 결정이 “새로운 비트코인 통화체제(new monetary era of the Bitcoin standard)를 열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다른 포스팅에서 LFG가 이미 1월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매수해 온 것이 알려졌고 5월 초 LFG가 밝힌 비트코인 준비금 규모는 27억 달러에 달하였다. 이는 당시 UST 시가총액 187억 달러의 14%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3월 14일 LUNA 가격은 8% 상승을 보였다.
4) 디앱 유치와 생태계 확장: 앵커프로토콜 외에도 테라 네트워크상에 많은 프로젝트들이 개발, 출시되었고 2022년 5월 기준 테라 네트워크에 론칭된 디앱의 개수는 110개를 상회하였다. 하지만 실사용자 수는 여전히 앵커의 비중이 절대적이었고 디앱들 대부분이 디파이에 편중되어 있음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게임빌-컴투스 플랫폼이 자사 P2E 게임을 테라 메인넷에 론칭하기로 한 협약 등은 의미 있는 사용처 확대 사례였다.
아발란체 네트워크에서 UST를 기본으로 지원하는 DEX가 나타나는 등 테라 외 다른 체인으로의 사용례 확장 시도도 있었다. a41 벤처스의 Steve Kim은 기고문에서 UST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인터체인 자산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테라의 권도형 대표 역시 인터뷰에서 UST의 목표는 크로스체인 세계에서의 주도적인 통화가 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이상의 요인들로 인해 여러 경고 신호에도 불구하고 UST는 이미 안정성이 검증되었다는 믿음이 시장에 확산되었다. 다른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대부분 출시 초기에 페깅 유지에 실패하고 사라진 반면, UST는 2년 이상 비교적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테라가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SC)을 넘어 TVL 기준 2위로 올라서는 데에 기여하였다. 2021년 5월 일시적인 UST 디페깅 당시에도 활발한 차익 거래 가동으로 수일 내로 1달러 가격 회복에 성공하였으며, 1년이 지난 후 UST 시가총액은 당시에 비해 10배 가량 성장한 상태였다. 테라 사태 직전인 2022년 5월 초까지 LUNA의 시가총액은 1개월 전 고점에서 조정받은 290억 달러, UST 시가총액은 역사적 고점에 가까운 187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었다.
Figure 24: HASHED 추정 앵커프로토콜의 현금 흐름 및 이자 준비금
Figure 25: 앵커프로토콜 예치 이자 잔고(yield reserve) 추이
디페깅과 LUNA의 급락
2022년 5월 7일, UST의 디페깅이 발생한 이래 UST와 LUNA의 가격은 급격한 하락에 빠졌다. UST 디페깅 과정과 배경은 당사에서 5월 13일 발간한 ‘테라 스테이블코인 디페깅 보고서’에 다루어졌으며, 이후 상황을 포함한 간략한 사태 진행은 다음과 같다.
- 5월 7일, 앵커프로토콜에서 3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자금 인출이 있었고 뒤이어 커브파이낸스 3pool에서의 UST 대량 매도와 커브파이낸스 및 바이낸스에서의 UST 디페깅이 발생하였다. 디페깅 후 앵커에서의 자금 인출과 UST의 매도가 가속되었다.
- LUNA의 민팅 용량(minting capacity)에 시간적, 용량적 제한이 있어 일정량 이상의 UST 소각이 불가능하였다. 이것은 페깅 복귀에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양의 차익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5월 11일 테라 커뮤니티는 긴급하게 일간 minting capacity를 $293m에서 $1,200m으로 늘리기로 결정하였다.
- LUNA의 민팅 용량이 늘어나자 UST의 상환 수요가 모두 LUNA 발행으로 이어지며 LUNA 발행량이 더욱 급격히 늘어났다. 5월 11일 4억 개가량이던 LUNA 발행량은 14일에는 6조 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 LUNA 가격 급락에 따라 UST 상환을 위해서는 점차 무한에 가까운 LUNA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이 지속되었다. 테라 네트워크의 시가총액 하락으로 거버넌스 공격의 리스크가 올라가자 5월 12일 거버넌스 공격을 막기 위해 노드 운영자들의 합의로 테라 네트워크가 일시 중단되었다.
- 5월 13일, 권도형 대표에 의해 기존 네트워크에서 하드포크된 스테이블코인이 없는 새로운 네트워크를 생성하자는 주장과 기존 LUNA 보유자들에 대한 분배안을 담은 거버넌스 제안이 올라왔고 수정안을 거쳐 25일 최종적으로 통과되었다.
UST 디페깅을 야기한 일련의 과정에서, 앞서 지적된 악순환 고리의 구성요건들이 UST의 알고리즘이 정상적인 가격 회복을 이루지 못하게 된 요인들 중 일부가 되었다.
1) 디페깅 전후 커브파이낸스에서의 UST 매도 및 앵커프로토콜에서의 자금 유출이 UST 가격에 충격을 가했으며, 디페깅 발생에 따른 UST로부터의 이탈 움직임이 LUNA 공급 급증, LUNA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다.
2) 공포 심리 확산에 더해 네트워크상 LUNA 발행 속도의 제약이 디페깅 초기 차익 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3) 위기 상황 가격 정보의 효율도 낮아졌다. LUNA의 가격을 온체인에 전달하는 오라클은 설계대로 작동하였지만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거래소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상황은 차익거래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였다. 이들이 차익 거래를 꺼리면서 무너진 페깅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였다.
4) 시기 상 시장 전반적인 위험회피 경향이 UST로부터의 자금 이탈에 기여했다. 비트코인 준비금은 가격 안정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안정화에 성공하지는 못하였고 오히려 비트코인 하락에 대한 우려 심리를 일부 자극한 면이 있다.
5) 이상의 과정을 겪은 UST 및 LUNA에 대한 수요 자체가 임계 이하로 떨어지면서 UST 가격 회복을 위한 알고리즘도 효용을 잃었다.
결국 비록 테라가 더욱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에 있었음에도, 성장 속도와 규모에 비해 단일 수요처의 비중이 컸던 점, 스테이블코인 보유자가 적정 가치로 상환할 수 있다는 신뢰가 시장 충격 상황에서 유지되지 못한 점, 또한 알고리즘의 약점과 그에 대한 개선 속도가 급증하는 UST 발행량에 시의적절하게 따라가지 못한 점 등으로 예견치 않은 외부 충격이 악순환의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Figure 26: 앵커 자금인출 규모와 UST 디페깅 수준
Figure 27: 비트코인 가격과 UST 디페깅 수준
Figure 28: LFG 준비금 현황(5월 9일 기준)
Figure 29: LFG 준비금 현황 (5월 11일 기준)
Table 1: 테라 거버넌스에 따른 UST/LUNA 일간 발행 한도(minting capacity) 변화
일자 | Minting Capacity (Estimated, $m) | UST시가총액($m) | LUNA 시가총액 ($m) |
2020-01-25 | 10 | n/a | 54 |
2021-02-10 | 20 | 290 | 3,136 |
2021-05-23 | 135 | 2,055 | 2,534 |
2022-02-01 | 293 | 11,262 | 20,665 |
2022-05-11 | 1,200 | 13,693 | 6,576 |
출처: Terra, Messari (시가총액은 Messari 당일 시가데이터 기준)
Table 2: 디페깅 전후 LUNA 가격 및 유통량 추이
일자 | 유통량 (백 만개) | 가격 ($) | 시가총액 ($m) |
2022-05-06 | 343 | 82.36409 | 28,274 |
2022-05-07 | 343 | 77.28027 | 26,479 |
2022-05-08 | 342 | 68.11126 | 23,305 |
2022-05-09 | 343 | 64.22344 | 22,056 |
2022-05-10 | 345 | 30.32009 | 10,471 |
2022-05-11 | 378 | 17.41857 | 6,576 |
2022-05-12 | 1,462 | 1.09325 | 1,600 |
2022-05-13 | 169,570 | 0.00055 | 92 |
2022-05-14 | 6,530,576 | 0.00014 | 877 |
2022-05-15 | 6,531,125 | 0.00045 | 2,924 |
2022-05-16 | 6,531,672 | 0.00022 | 1,399 |
출처: Messari (가격, 시가총액은 Messari 당일 시가데이터 기준)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변화
테라 사태는 약세장과 맞물리며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 가격은 5월 12일 2만 6천 달러대까지 하락하였으며,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5월 6일부터 12일 사이 30%가량 줄어들었다. 디파이 프로젝트들은 특히 타격이 컸으며 DeFiLlama가 집계한 디파이 프로토콜의 전체 TVL은 5월 초 1,500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 40% 이상 감소한 850억 달러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자체에 대한 수요 감소,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이 함께 일어나며 스테이블코인 전체 발행량은 5월 중 1,550억 달러로 14% 줄어들었다.
스테이블코인 점유율의 변동
스테이블코인 간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USDT는 12일 0.96달러까지 일시적인 디페깅을 겪었으며 자금들이 이탈하여 5월 중 시가총액이 13% 줄어들었다. 한편 같은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 중 USDC와 BUSD는 오히려 수혜를 받았다. 5월 11일부터 USDT의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할 때, USDC와 BUSD로 대체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은 오히려 1달러를 넘는 프리미엄을 받으며 거래되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가상자산을 담보로 하는 DAI와 FRAX도 타격을 입었다. 두 자산은 각각 23%, 46%의 시가총액 하락을 겪었다.
블록체인 간의 디파이 TVL에도 영향이 있었다. 체인별 TVL에서 테라는 5월 초까지 14%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바이낸스 스마트체인(7%), 아발란체(6%)를 제치고 이더리움 다음인 2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더리움의 TVL 점유율은 2021년 1월 95%에서 2022년 5월 51%로 점점 하락하는 추세였다. 테라 사태로 인해 전체 TVL 규모는 현저하게 줄었지만, 테라의 하락에 따른 점유율 상승 효과를 다른 체인들이 받았고 5월 말 현재 이더리움 점유율은 59%(+8%p m-m),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은 9%(+2%p m-m)로 올라갔다.
Table 3: UST 디페깅 전후 주요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변화
(십억 달러) | USDT | USDC | UST | BUSD | DAI | FRAX |
5/1 시총 | 83.2 | 49.3 | 18.6 | 17.7 | 8.8 | 2.6 |
5/31 시총 | 72.5 | 53.9 | 0.2 | 18.2 | 6.8 | 1.4 |
시총변화 | -10.7 | 4.6 | -18.3 | 0.5 | -2.0 | -1.2 |
변화율 (%) | -12.8 | 9.4 | -98.8 | 2.8 | -23.1 | -46.1 |
출처: Messari
Figure 30: 체인별 디파이 TVL 점유율 추이
안정성 가치의 부각
앞서 언급된 스테이블코인의 트릴레마, 즉 안정성-탈중앙성-자본 효율성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테라 사태를 계기로 안정성에 대한 가치가 보다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UST의 모델이 자본 효율성에 특장점이 있었던 데 비해 테라 사태 이후 시장참여자들이 안정성이 흔들릴 경우 생태계 자체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음을 경험하면서 보다 안정성이 검증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UST의 디페깅 이후 법정화폐 담보형인 USDC와 BUSD로 수요가 몰렸던 현상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출시되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역시 많은 경우 시뇨리지형 모델을 따르더라도 일정 부분 담보를 설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과열되고 있던 프로토콜들 간의 이자율 출혈 경쟁 또한 다소 소강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금융 외에도 다양한 사용 사례를 확충하는 네트워크 및 스테이블코인이 보다 부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고리즘 방식의 약점 보완 시도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자본 효율성과 탈중앙성을 살리면서도 무담보 방식이 가지는 취약점을 보완하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알고리즘에 의한 가격조정과 담보하는 자산을 함께 가지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혼합형(hybrid) 모델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중 현재 규모가 가장 큰 FRAX는 초기에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100% 담보로 하여 발행되며, FRAX의 수요의 증감에 따라 담보비율을 1시간마다 조정하도록 설계되었다. FRAX의 담보비율은 출시 후 82%까지 낮아졌다가 테라 사태 이후 FRAX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현재 89.5%까지 올라가 있다. FEI는 다른 스테이블코인이 아닌 이더리움으로 담보되며 FEI/ETH 유동성 풀과 가격 곡선(bonding curve)상의 거래에 따라 1달러 가격 유지를 목표로 한다.
또한 새로운 가격 안정 알고리즘을 채택하는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이 나타나고 있다. 솔라나 네트워크의 UXD처럼 담보 자산으로 파생상품 시장에서 델타 중립 포지션(기초자산 가격의 변동에도 파생상품 가치가 일정하도록 목표하는 포지션)을 구축해 담보 자산 가격 변동을 헷지하려는 시도도 있다. 심지어 RAI처럼 목표 가격이 달러 단위로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 외부 가격을 참조하지 않고 자체적인 가격 안정성만을 목표로 하는 자산도 고안되었다.
Figure 31: FRAX 가격 추이
Figure 32: FEI 가격 추이
Figure 33: 목표 가격이 고정된 일반 스테이블코인과 RAI 모형
안정성 판단 시 고려할 요인들
테라 사태가 준 교훈 중 하나는 ‘스테이블코인은 저절로 안정적(stable) 이게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교훈을 통해 투자자들은 과연 어떤 스테이블코인이 더 안정적이고 스테이블코인에 어떤 잠재적인 리스크가 있는지 질문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표준화된 해답은 없을지라도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판단할 때 다음의 요소들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페깅 유지 원리가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한가?: 담보가 없는 알고리즘식 스테이블코인이 충격으로 인해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은 여러 사례를 통해 드러났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성장하는 시기에 선순환을 이루는 것, 수요가 감소할 때 악순환을 이루는 것은 원인과 결과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순환참조적인(recursive) 구조 때문이다. 반면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은 담보물의 가치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스테이블코인 수요와 관계없이 일정하기 때문에 순환참조성이 비교적 낮다고 할 수 있다.
자산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일 경우, 자산의 담보비율과 건전성은 어떠한가?: 같은 종류의 자산이라면 발행 규모 대비 담보비율이 높을수록, 자본 효율성은 희생되지만 안정성은 보다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산의 건전성도 중요한데 담보 자산이 유동성과 환금성이 낮거나 (회사채나 가상자산 등)장부상 가치에 비해 실제 회수 가치가 손상될 여지가 있다면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충분한 활용도를 가지고 있는가? 특정 용도에의 집중이 과도하지 않은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지급, 예치 등에서 더 많은 곳에 활용될 수 있다면 더욱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게 되고 급격한 인출의 가능성이 작아진다. 다만 앵커의 사례에서 보듯 특정 용도에의 집중도가 너무 높다면 그 용도에서의 수요 변동이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안정적인 이력(track record)을 가지고 있는가?: 지금까지 안정적이었다는 것이 꼭 앞으로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테라 사태는 그 분명한 사례이다. 단 오랜 시간 안정성을 잘 유지해왔다는 이력은 수요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시장 변동에서 수요를 방어해주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오래 유지된 기술이나 작품일수록 앞으로의 수명도 길 확률이 높다’는 린디 효과(Lindy effect)의 한 예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출시 초기보다 시간이 지나고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Figure 34: 주요 스테이블코인 가격은 초기 변동성을 극복한 후 점차 안정화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리스크 점검
“우리는 분명 성장을 바라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시스템이 얼마나 안전한지 판단하기 위해 평상시 뿐 아니라 극한 조건의 비관적인 상황을 견디고, 궁극적으로는 서서히 연착륙할 수 있을지를 살펴야 합니다.”
- 비탈릭 부테린, ‘자동화 스테이블코인 평가를 위한 두 가지 사고 실험’
테더(USDT)는 안전할까?
테라의 UST 디페깅에 따라 다른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스테이블코인 중 최대 규모인 테더 USDT도 UST의 디페깅 후인 5월 12일 급격한 자금 인출이 일어나며 일시적으로 가격이 0.97달러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5월 중 100억 달러 이상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USDT의 디페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USDT에 대한 우려는 주로 USDT의 담보 자산 가치 및 상환 능력에 대한 의문에서 비롯된다.
결론적으로 당사는 USDT가 급격한 디페깅으로 빠져들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USDT에서의 코인런 발생 시 시장 충격은 대단히 클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요소들의 증가 정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 USDT의 페깅 구조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에 비해 death spiral에 빠질 가능성이 낮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상환되는 고유 토큰의 급격한 가치 하락 등이 가격 조정 기능의 작동을 막아 death spiral을 발생시킬 수 있으나 달러를 담보로 할 경우 이러한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시장참여자들에 의한 페깅은 ‘테더가 보유한 자산이 내가 가진 USDT를 상환해 줄 만큼 충분하다’는 믿음이 있는 한 작동할 것이다. 실제로 테라 사태 이후 테더에서 100억 달러의 자금이 급격히 인출되는 동안 상환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일시적으로 0.97달러로 떨어졌던 가격도 현재 0.999달러 수준으로 복귀되었다.
- 그렇다면 테더는 상환에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을까? 3월 말 기준 테더의 담보 자산은 총 824억 달러로 공시되었다. 그중 현금은 68억 달러, MMF는 41억 달러, 나머지 주요 자산은 기업 어음 및 양도성 예금증서(201억 달러), 미국 및 미국 외 국채(395억 달러)가 차지하고 있었다. 기업 어음의 비중은 점차 줄어든 반면 국채의 비중은 점차 증가했다. 기업 어음 및 양도성 예금증서의 대부분이 90일 미만 단기이고 미국 국채 역시 시장에서의 현금화가 용이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잠재적인 유동성 보유량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단, 5월 중 USDT에 대한 환급액이 100억 달러가 넘은 점을 고려할 때 일시의 대규모 상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현금 확보가 필요할 수 있고 회사채 신용도 변화나 국채 금리 인상 등으로 보유 자산의 시장 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물론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원금을 회수하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는 환매 요청이 급증하여 만기 이전에 이러한 자산을 사용하여 상환 요청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한한다). 또한 USDT의 회계 감사 신뢰성이 훼손되는 뉴스나 사건이 발생하면 담보 자산에 대한 신뢰성도 도전받을 수 있다.
- 여전히 USDT는 전 세계의 중앙화 거래소 및 여러 디파이 서비스들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이는 사용성 측면에서 USDT 수요를 뒷받침해 주는 요인이다.
- USDT로부터의 자금 이탈은 진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USDT의 시가총액 감소는 테더에 대한 의구심과 매크로 리스크로 인한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이탈이 합쳐진 현상이지만 시가총액 감소 속도는 이탈 초기에 비해 둔화하였다.
- 커브 파이낸스의 DAI/USDC/USDT 3pool 유동성 감소 및 USDT의 비중이 일시적으로 80%를 초과한 상황도 위험 시그널로 지적되었으나 현재 비중은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테라 사태 당시 UST가 포함된 커브 3pool의 유동성이 훨씬 더 낮았다는 점, 그리고 커브에서의 가격 변동이 야기되더라도 USDT 자체의 상환능력과 차익거래를 통한 페깅 작동을 깨뜨리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당시 상황과의 단순 비교는 어렵다.
Figure 35: USDT 담보 자산 구성
Table 4: 테더의 기업 어음 및 양도성 예금증서(Commercial paper & CD) 보유
신용등급별 | 금액 | 만기별 | 금액 |
A-1+ | $2,032,035,789 | 0-90일 | $18,873,342,614 |
A-1 | $10,606,186,576 | 91-180일 | $1,123,436,236 |
A-2 | $7,358,285,689 | 181-365일 | $99,801,148 |
A-3 | $100,071,9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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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계 | $20,096,579,998 | 총계 | $20,096,579,998$ |
출처: Tether (22년 1분기)
Figure 36: USDT 시가총액 추이
Figure 37: 커브 DAI/USDC/USDT풀 비중
USDC의 반사 수혜: 법정화폐 담보형 중에서도 USDT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이유로는 과거 뉴욕주 검찰청의 예치금 손실에 대한 조사 및 벌금 부과 등 법적인 노이즈, 회계 투명성에 대한 우려, 담보 자산 중 기업 어음 및 회사채 등의 구성 및 실질 가치에 대한 우려 등 안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시장 확신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비해 서클사의 USDC는 담보 자산 대부분이 현금과 3개월 미만 단기 국채로 이루어져 있어 담보 가치가 보다 안정적이라는 인식과(Figure 4 참고) 골드만삭스와 코인베이스 등 관계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완전 준비은행(full reserve bank)을 표방하는 등 규제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며 시장 위기 상황에서도 USDT에 대한 이탈 자금을 흡수하는 데 성공하였다. 비자카드의 USDC 결제 지원 및 FTX의 USDC를 이용한 주식 거래 제공 등 현실 사용처도 늘어나고 있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되는 중에도 USDC의 시가총액은 5월 한 달간 40억 달러 이상 증가하였고 USDT와의 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말 22%에서 6개월 뒤인 현재 12%로 줄어들었다.
안정성에 대한 시장 인식 덕분에 USDC는 다른 스테이블코인이 담보 자산을 설정할 때 널리 포함되는 자산 중 하나이다. 탈중앙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DAI, FRAX, fUSD, MAI, 위믹스달러 등 사용되고 있거나 출시 계획인 수많은 스테이블코인이 USDC를 담보 자산의 일부로 편입하고 있다. 이는 담보가 없거나 변동성이 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취약성을 보완하는 움직임으로 의미가 있지만 향후 USDT처럼 USDC의 일시적인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위험이 다른 스테이블코인으로까지 전이될 수 있는 양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Figure 38: 스위스 루가노시 USDT 사용 협약
Figure 39: 비자카드의 USDC 결제 지원
Figure 40: 테라 사태 전후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변동
Figure 41: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추이
Figure 42: 스테이블코인 점유율 추이
DAI: 대규모 청산 위험은 과거보다 양호
DAI는 법정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을 통해 담보된다. DAI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볼트(vault)라는 일종의 금고에 가상자산을 담보로 맡겨야 한다. 이때 담보가 되는 가상자산의 가격이 하락해 과소 담보 상태가 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발행하려는 DAI보다 담보비율(collaterizaion ratio) 이상의 더 많은 양을 담보로 예치해야 한다. 즉 볼트는 DAI의 가치보다 초과 담보(overcollaterize)되어 있는 상태로 관리된다. 실제로 가격 하락이 일어나 개별 볼트에서 담보 자산의 가치가 청산 비율(liquidation ratio) 이하로 떨어진다면 해당 볼트는 청산되고 볼트 내 자산은 경매를 통해 처분된다. 상기 두 비율은 메이커다오의 거버넌스 투표를 통해 결정되며, 볼트별로 담보비율과 청산 비율은 담보로 설정하는 자산의 위험도에 따라 달라진다. 스테이블코인인 USDC는 담보비율과 청산 비율이 거의 100%에 가까운 데 비해 ETH-A(이더리움)의 경우 200%의 담보가 필요하고 청산 비율은 145%이다. 현재 DAI의 전체 담보비율은 발행량의 154%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 하락으로 DAI의 담보 가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주요 담보 자산 중 하나인 이더리움 가격은 5월 중에 23% 하락하였다. BlockAnalitica의 데이터에 따르면 담보 자산 가치가 현재 가격으로부터 30% 이상 하락하는 구간부터 청산 대상이 되는 볼트가 크게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이더리움과 WBTC의 영향이 크다. 위 데이터상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현재로부터 각각 30% 추가 하락할 경우 7억 달러 이상의 볼트 내 자산이 청산 대상이 된다.
DAI 볼트의 신규 생성과 청산 자체는 일반 은행의 대출처럼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이지만 특정 시점에 대규모 청산이 일어난다면 ETH 가격 하락을 가속화하고 디파이 프로토콜 등 다른 서비스들에도 영향을 미쳐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기에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단 청산 위험 담보의 규모 및 비중이 아직 과거 하락기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다. 5월 말 기준 청산 위험 담보의 비중은 4%로 지난해 11월 9% 이상으로 치솟았던 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규모(7,100만 달러) 역시 2021년 기록하였던 2억 달러 선보다는 낮아져 있다
볼트 담보가 청산 대상이 된다는 것이 직접적으로 DAI의 디페깅 및 death spiral 발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DAI의 발행 규모는 66억 달러, 담보 자산 규모는 100억 달러이며 담보 자산의 55%가 스테이블코인이다. 볼트 내 55억 달러의 스테이블코인만으로도 DAI 발행 규모의 약 83%의 담보가 갖추어진 셈이다. 또한 담보율이 청산 비율에 도달할 경우 볼트가 미리 청산되기 때문에 100% 이하 과소 담보에 대한 우려로 DAI가 디페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1) 대규모 청산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공포 및 투자심리 악화를 일으켜 추가적인 청산 및 자금 이탈을 부르고 2) 이러한 급격한 청산 또는 유동성 회수가 급격히 몰려 청산 경매 및 차익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디페깅이 발생하는 경우가 보다 현실적인 리스크이다.
급격한 청산이 페깅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는 2020년 3월 실제로 발생하였다. 당시 DAI의 담보물은 대부분 이더리움으로만 구성되어 있었으며 같은 해 3월 12일경 이더리움 가격이 불과 이틀 만에 50% 가까이 급락하자 담보물 가치가 하락한 볼트들이 1,200개 이상 대거 청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네트워크 혼잡과 가스 가격 급등으로 청산 및 경매 절차가 지연되고 획득된 담보로 경매에 재참여하는 일도 지연되면서 경매에 참여하는 DAI 유동성이 부족해져 가격이 1달러 이상으로 일시적으로 디페깅되는 일이 일어났다. 이후 거버넌스의 의사결정을 통해 청산 경매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USDC 등 다른 담보 자산을 편입하는 등 보완 조치가 이루어졌다. 이상을 종합할 때 급격한 시장 하락에서는 DAI의 리스크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지만 DAI의 회복력과 메이커다오의 대응력은 2020년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판단한다.
Figure 43: DAI 담보 자산 구성
Figure 44: 2020년 DAI 디페깅
Figure 45: 메이커다오 내 담보 자산 가격 하락 시 청산 발생 규모
Figure 46: 메이커다오 내 위험 담보 자산(capital at risk) 규모 및 비중
USN: 담보자산의 변동성에 대비되어야
USN의 작동원리: USN은 레이어1 블록체인인 니어프로토콜에서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Decentral Bank라는 DAO에 의해 발행된다. USN은 알고리즘을 통해 가격을 조정하며 페깅 원리는 다음과 같다.
- USN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는 현재 NEAR/USD 환율로 1달러어치의 NEAR 토큰을 항상 1USN으로 교환 가능하다.
- USN을 환급하려는 사용자는 보유한 USN을 항상 1달러어치 NEAR로 환급 가능하다.
- 위 과정을 통해 차익거래자는 USN 가격이 1달러에서 벗어날 때 차익 거래를 수행하여 USN 가격이 조정된다.
이상의 과정은 LUNA를 통한 UST 가격 조정 알고리즘과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있다. USN이 UST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담보 자산이 보관되는 Reserve Fund의 존재이다. UST는 LUNA를 소각하면서 발행되는 데 비해, USN이 발행될 때 NEAR는 Reserve Fund에 보관된다. 반대로 USN을 상환할 때는 Reserve Fund에 있는 NEAR를 돌려받으며 상환이 이루어진다. 즉 USN 발행에 사용되는 NEAR 토큰은 소각되는 것이 아닌 담보자산으로써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안정에 기여한다. 더욱이 Decentral Bank는 백서에서 USN의 출시 초기 발행량에 대해 Reserve Fund에 NEAR와 함께 같은 규모의 스테이블코인(대부분 USDT)을 추가해 이중으로 담보를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Reserve Fund 내에서는 담보 풀 안의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또 다른 알고리즘이 작동하는데 NEAR 가치 변동에 따라 담보 풀 내에서 NEAR 가격이 높을 때 NEAR를 파는 대신 USDT 비중을 늘리고, NEAR 가격이 낮을 때 USDT로 NEAR를 사들인다. 이로 인해 Reserve Fund 내에서는 NEAR와 USDT가 담보로 함께 존재하면서 담보 안정성에 기여한다.
Figure 47: USN 잔고 관리 방식
Figure 48: USN 출시 초기 스테이킹 이율 계획
USN의 안정성: USN은 가격 조정 알고리즘의 원리 자체는 다른 시뇨리지형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과 유사하지만 Reserve Fund를 통한 담보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담보 모델에 비해 안정성이 강화된 측면이 있다. 그리고 4월 출시된 이래 현재까지는 큰 디페깅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단, Reserve Fund가 보유하는 담보 자산의 가치가 변동할 가능성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 Reserve Fund는 이론상 발행되는 USN 가치와 동일한 규모의 NEAR가 (초기에 추가로 담보화된 스테이블코인과 함께) 예치되므로 100% 이상의 담보비율을 유지하게 되어 있으나, NEAR의 시장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할 경우 담보비율이 100%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함께 존재한다. 또한 알고리즘에 의해 NEAR 가격이 낮아질 때 NEAR 구매로 Reserve Fund 내의 비중을 높이는 방식은 급격한 시장 하락에서는 오히려 Reserve Fund의 가치 감소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알고리즘이 담보 풀 비중을 조정할 때 현재로서는 일반 가상자산 거래소(CEX) 가격이 아닌 DEX에서의 가격 정보만을 활용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DEX에서의 유동성 풀 규모가 충분치 않을 때에는 외부 개입이나 시장 충격으로 인해 가격 급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상황이 USN의 디페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USN은 ‘악순환 긴급 구제 계획(Death Spiral Contingency Plan)’을 통해 1) NEAR 가격의 급속한 하락 때에는 Decentral Bank DAO가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으로 NEAR를 사들이고 2) USN의 급격한 덤핑이 발생할 때에는 최소 100% 이상의 담보비율을 유지하여 USN을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 계획의 효과적 작동 여부는 Decentral Bank DAO의 구매력과 상환 능력에 대한 신뢰의 문제로 돌아가기 때문에 USN의 안정성 확보에는 Decentral Bank의 구체적인 보유 자산 규모를 포함하여 더 많은 근거와 신뢰성의 축적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Figure 49: Ref Finance USN/USDT 풀
Figure 50: USN 가격 추이
USDD: 초과담보로의 전환, 구체화된 방안 필요
USDD는 트론 네트워크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으로 4월 30일 출시되었다. USDD의 백서에 드러나는 가격 조정 원리는 다음과 같다. USDD의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사용자들이 USDD를 소각하고 대신 1달러어치의 TRX를 발행한다. 반대로 USDD의 가격이 1달러보다 높아지면 1달러어치의 TRX를 소각하고 대신 USDD를 발행한다. 이는 UST를 비롯해 발행-소각으로 가격을 조절하는 시뇨리지형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방식이다.
디페깅에 대한 우려에 대해 USDD는 로드맵에서 1차적으로 TRON DAO Reserve가 100억 달러 규모의 초기 잔고를 모집하여 USDD의 안정성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는(4.0 ‘Mars’ 단계에서) USDD 메인넷 런칭과 함께 TRON DAO Reserve의 USDD 발행 및 소각 권한을 트론 메인넷으로 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100억 달러의 재원 조달에 대해서는 ‘블록체인 산업의 초기 투자자들로부터(from initiators of the blockchain industry)’ 조달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최근 TRON DAO Reserve는 현재 4억달러 규모 비트코인과 2.4억달러 규모 USDT를 포함 약 8억달러의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담보비율을 130% 이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알고리즘 방식 가격조절에 담보자산을 도입하는 시도로 볼 수 있으나, 초과담보를 어떤 구조와 수단으로 조성하고 유지하느냐에 따라 결국 TRON DAO Reserve의 역할이 USDD 가격안정의 가장 큰 관건이 된다. 때문에 TRON DAO Reserve가 계획하는 담보자산 조성에 대해 향후 조성 방안과 시기, 사용 계획이 보다 구체화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트론 측은 또한 USDD 백서에서 TRON DAO Reserve가 USDD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30%의 이른바 ‘무위험 이자율’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유인책은 USDD가 출시 초기임에도 빠르게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6월 초 현재 USDD의 시가총액은 약 7억 달러에 달하며 트론 네트워크의 디파이 서비스인 JustLend에는 USDD 4억 3천만 달러가 예치되어 있다. JustLend의 USDD 예치 이자율은 현재 약 20%로 기존에 약속한 30%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예치 이자율의 절대적인 수준보다는 수익 대비 비용 지출의 지속가능성이 장기 안정성에 더 중요한 요인인만큼, 현재 예치 규모(4억 3천만 달러)가 대출 규모(3억 4천만 달러)보다 큰 수준임을 고려할 때 이자율 및 대출 규모에 대해 지속적인 추적이 요구된다.
Figure 51: USDD 백서 내의 이자 지급 계획
Figure 52: TRON DAO Reserve 보유자산
Figure 53: USDD 시가총액
Figure 54: USDD 출시 전후 JustLend TVL
Figure 55: JustLend USDD 예치 및 대출 이자율
FRAX: 알고리즘을 통한 안전장치 보완 시도
FRAX는 초기에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100% 담보로 하여 발행되며, FRAX의 수요의 증감에 따라 담보비율을 1시간마다 0.25%씩 조정하도록 설계되었다. 즉 FRAX 수요가 높아 가격이 올라갈 경우에는 담보비율이 하향조정되고 FRAX 수요가 낮아져 가격이 내려갈 경우 담보비율은 다시 올라간다. FRAX의 담보비율이 100%보다 낮아지는 경우 다른 이중 토큰 시스템과 유사하게 거버넌스 토큰인 FRAX Share(FXS)가 낮아진 담보비율만큼 FRAX 발행 시 소각된다. 시장 상황 악화 등으로 FRAX 매도가 많아질 때에는 담보비율이 100%까지 점차 상향 조정되므로 자본 효율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위급 시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한 설계로 볼 수 있다. 또한 FRAX 상환 시 담보비율에 따라 FXS와 담보자산을 함께 수령받기 때문에, 무담보 방식보다 토큰 가격 하락을 우려해 앞다투어 더 빨리 상환하려는 코인런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
FRAX는 AMO(Algorithmic Market Operation)라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FRAX 수요 증가로 담보비율이 낮아질 여유가 생길 때 초과 담보분을 재투자하여 수익을 FXS 홀더들에게 분배하고 있다. 재투자 방식은 유니스왑, 스시스왑 등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커브 파이낸스 풀에 예치하거나, 다른 사용자들에게 FRAX를 대출해주는 등이 있다. 이는 성장기에 자본효율성을 더욱 제고하는 수단이다.
5월 중 FRAX와 FRAX Share의 시가총액은 각각 45%, 70%씩 크게 감소하였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을 회피하고 담보형으로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FRAX의 담보비율은 출시 후 82%까지 낮아졌다가 테라 사태 이후 점차 상향하면서 현재 89.5%까지 올라가 있다. 담보비율 하향에 따라 AMO 수익 역시 5월 초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하였다. FRAX의 가격은 5월 12일 일시적으로 2% 이상의 디페깅을 겪고 이후 수일간 변동성을 보인 후 현재는 페깅을 다시 되찾은 상황이다. 자금 이탈에 불구하고 담보비율 조정을 통한 안전장치의 기능의 작동은 이루어진 만큼 향후 순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대안으로 일정 부분 역할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FRAX는 현재 이더리움, 아발란체, 팬텀 등 16개의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의 유통량이 80% 이상에 달한다. 특히 NEAR, TRON 등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레이어1 고유자산과 비교해 FXS의 향후 수요처 확대가 얼마나 이루어지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발행 및 소각을 통한 FRAX의 가격 조정 역할과 커브파이낸스와 유사한 FXS 스테이킹 및 락업에 따른 veFXS 보상 수령이 FXS의 주된 기능이다. FXS 홀더 수가 5월 이후에도 줄어들지 않고 계속 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AMO 시스템에 의거해 담보 자산을 Reserve 등에 자체 보관하는 것이 아닌 여러 디파이 프로토콜에 예치 또는 대출하는 것은 확장기의 자본효율성에 도움이 되지만 Crypto Risk Assessments가 평가하듯 예견치 못한 상황(black swan event)에서 연쇄적인 리스크를 발생시킬 수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Figure 56: FRAX 시가총액
Figure 57: FRAX Share 시가총액
Figure 58: FRAX 담보비율 변동
Figure 59: FRAX 담보자산 구성
Figure 60: FRAX Share 보유자 수
Figure 61: FRAX의 AMO 유동성 공급 현황
요약과 결론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경제가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는 핵심적인 수단 중 하나로 가상자산 시장과 함께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 왔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과거에 비해 크고 광범위해졌다. TerraUSD를 비롯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실패 사례는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이 자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지속적인 발전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장참여자들은 각 스테이블코인이 보유한 리스크를 이해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각 스테이블코인이 네트워크상에서 충분한 활용도를 가지고 있는지, 그 활용 방식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구조인지, 자산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보유 자산의 구성이 어떠한지 등이 안정성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각 자산의 가격 유지 방식에 대한 이해와 함께 다양한 시장 환경 변동 시나리오 하에서 가격 유지 방식이 지속될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본 리포트는 주요 스테이블코인을 이러한 관점에서 분석하여 각각의 리스크 요인을 짚어보았다. 모든 스테이블코인의 관건은 각각의 페깅 유지 메커니즘이 유사시에도 문제없이 작동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오랜 기간 시장의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검증된 기간을 기준으로 본다면 USDT와 USDC가 가장 많은 검증을 받았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다고 할 수 있다. 아직 개선할 점이 필요하지만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 중에는 DAI의 존재감이 테라/루나 사태 이후 부각되고 있다. USN, USDD, FRAX 등의 새로운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모델에서 각기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나 구조 및 검증기간에 대한 리스크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관련된 자산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작성자
정석문︱Peter Chung
2018년 코빗 입사. 사업개발팀을 거쳐 현재 코빗 리서치센터장 역임중. 그 전에는 커리어 대부분을 홍콩과 뉴욕 금융권에 종사. Goldman Sachs, UBS, Credit Suisse, Nomura를 거치며 top-tier 글로벌 자산운용사 들을 담당하여 아시아 주식 법인 영업을 주도했다. 학업으로는 University of Pennsylvania, The Wharton School에서 Finance 전공으로 학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정준영︱Junyoung Jeong
2022년 코빗 입사. (現)코빗 리서치센터 Research Analyst, (前)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다올투자증권 자기자본운용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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