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9

[Xangle Digest]

작성자: TW @VistaLabs @Dogok.io

※해당 컨텐츠는 지난 5월 18일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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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이 가파르게 일어나는 가운데, Fed의 긴축 강도에 귀추가 주목
  •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장기적으로는 구매력이 저하되고 성장률도 둔화되는 스테그플레이션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
  • Fed는 금리인상 외에 대응할 방법이 제한적인 상황인 한편, 공격적인 긴축의 여파가 위험자산 시장의 약세를 넘어 크레딧 시장까지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상존
  • 당분간 자산시장에 유효한 상승 모멘텀은 부재한 것으로 보여지며, 추가적인 하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증시의 일시적 반등, 상승 전환의 신호일까?

가상자산 시장은 루나 사태의 여파로 여전히 하락세를 기록 중에 있는 상황이지만, 증시는 최근 미국 Fed의 강경한 긴축 기조에 대한 우려가 과도해 보인다는 이유로 의미있는 반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과연 우려가 과도했던 것일까? 크립토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Lyn Alden은 오래 전부터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기가 막히게 예견해왔는데, 그 내용이 총 망라된 5월 news letter를 개인적 의견을 더해 소개하고자 한다. (원문: https://www.lynalden.com/may-2022-newsletter/)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을 보면 CPI가 전년대비 8.5% 상승하며 40년 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1970년 대로 말할 것 같으면 닉스 대통령의 금본위제 폐지로 인한 통화량 증가와 중동 석유파동의 콤비네이션이 만들어낸 스태그플레이션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Lyn Alden은 현재를 1970년대보다 1940년대의 상황과 더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1970년 대의 경우 당시 Fed 의장이었던 폴 볼커의 강력한 긴축 정책(기준금리가 20%를 상회)에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공황을 피해갈 수 있었으며 이미 경제적 한계 다다른 소련의 붕괴를 유도하며 미국이 G1의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되는데 기여한다. 한편, 세계 2차 대전이 한창이었던 1940년 대에는 징집으로 인한 경제활동 감소 및 생산시설 파괴로 공급이 감소한 상황에서, 전쟁 비용을 대기 위한 정부적자와 통화량 증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정부부채를 Fed가 직접 매입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상승한다. (마치 코로나 사태 이후의 상황과 동일해보인다). 세계대전 10년 전인 1933년의 대공황을 2008년 금융위기 상황에 대입해보면 현재와의 유사점은 더욱 많아진다. 

아래 차트는 각 시기별 미국의 GDP대비 정부 적자 및 본원통화(M1)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출처: Lyn Alden (데이터 출처: Federal Reseve, US Treasury Department)

높아지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

그런데, 당시 정부 및 기업부채의 절대적인 수준이 낮고 금리도 비교적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미 기준금리는 0%대에 머물고 있기에 경기방어를 위해선 정부의 재정지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편, 이미 국가 부채 수준이 최고치인 가운데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정부의 이자부담과 기업의 부도위험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 즉, 현재의 Fed는 더 이상 남은 총알도 없고, 반대로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란 것이다.

Source: ICE

인플레이션의 현재 수준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결국 구매력 저하 및 성장률 저하로 이어지며 스태그플레이션을 완성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작금의 인플레이션이 단순히 막대한 유동성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Fed의 통화정책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정학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물가를 낮추는데 기여한 '세계화' 기조에 균열이 발생했다. 안그래도 중국의 경제성장은 더 이상 중국이 값싼 인건비를 필두로한 공장 역할을 어렵게 만들었는데, 미-중 무역분쟁 당시 이미 미국의 on-shoring 트렌드가 시작되며 공산품의 미국 내 생산이 증가하며 이 '탈세계화' 기조는 지정학적으로 가속화 됐다. 코로나19발 공급충격은 생산물가 상승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것이다. 더 이상 리카르도의 비교우위에 의한 글로벌 무역의 최적 효율성은 달성되기 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수십년 단위로 움직이는 원자재 투자 cycle도 하필 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인건비 외 생산비용 상승이 초래됐다. 원자재는 본질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급 상황에 빠르게 대응이 어려운 특징이 있다. 지난 몇 년간 저유가 쇼크에서 보다시피 그 동안의 과잉공급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은 공급(원자재 생산)측의 투자를 감소시켰는데, 이로 인해 위축된 원자재 공급은 코로나 이후 크게 증가한 유동성 및 소비에 부응하지 못하게 된다.

출처: 트위터

상황이 이럴진데, 서방 국가들의 ESG 정책 기조는 안그래도 갈길이 바쁜 원자재 공급 확대에 제약을 가한다. 지난 저유가 쇼크는 미국의 셰일혁명이 촉발했다고 볼 수 있는데, 2017년 이후 미국이 전세계 원유생산량 1위에 오르는데 기여했지만, 지금은 바이든 정부의 강경한 ESG 정책으로 인하여 셰일 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위축됐다. 셰일가스 시추 산업의 특성 상 한번 생산을 멈추면 이를 되살리기란 매우 어렵다.

출처: 위키피디아 (데이터 출처: IEA)


러시아는 고유가 환경을 바탕으로 막대한 부를 쌓고 보다시피 우크라이나 침공 중이다. 게다가, 유럽 역시 ESG 구호 아래, 탈원전, 탈석탄 정책으로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선한 것을 추구한 ESG가 오히려 세계 평화를 위협하게 된 부분은 아이러니라고 생각한다. 전쟁은 원자재 수급을 더욱 어렵게 한다. 결국, 원자재 cycle 선에서 마무리 되었어야할 원자자 수급 불균형이 또 다른 지정학적 파워게임으로 연결되며 문제 해결이 지연된 것이다.

현재의 글로벌 지정학 상황을 간략히 그려보면, ESG정책을 내세우는 미국과 유럽이 다소 성장에서 주춤하는 동안, 러시아, 중국, 인도, 중동이 사실상의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대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갑자기 여기서 왜 인도와 중동이 나오는 것인가 싶지만, 인도는 러시아와 밀/석유를 물물교환하고 있고, 중동의 MBS 왕세자는 바이든 정부와 교류를 하지 않은지 오래인데다 원유 증산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출처: BBC 뉴스

경제적인 이슈를 너머 지정학적 이슈가 대두된 이상 Fed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운신의 폭은 그다지 넓지 않다. 유동성 축소만으로 물가 통제가 어렵다면 결국 수요를 줄이는 수 밖에 없다. 물가안정과 실업률을 동시에 타겟하는 Fed의 dual mandate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 같지만, 그것은 초고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을 얼마나 상정하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Fed가 독립기관이긴 하지만 정치적 입김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긴축을 하더라도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자산 가격의 폭등으로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긴축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Lyn Alden은 집이나 주식이 없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던 사람들이, 반대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부자가 된 느낌을 받는 reverse wealth effect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자산 가격하락 긍정적 효과는 이 뿐만 아니다. 코로나 유동성 확대 이후 미국에는 FIRE(조기은퇴)가 대유행했다. 투자를 통해 충분한 자산을 형성하여 기대보다 빠르게 직장을 관두는 현상이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난 것이다. 이는 인건비 상승뿐만 아니라 갈 길이 먼 공급량 자체를 위축시키는데 기여했다. 파월의장은 이를 구조적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하며 국민들이 일자리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을 할 정도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인력을 다시 생산시장으로 복귀시키는 방안으로 자산시장 하락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얘기한다.

최근 자산시장의 하락은 Fed의 긴축정책이 의도한 바

쉽게 말해, Fed는 긴축을 통해 자산시장의 침체를 목표로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즉, 투자 자산의 규모나 비중이 높지 않은 사람들조차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뭐 하나가 정말 크게 부러지지 않는 한, 강한 긴축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과거 시장에서는 Bernanke Put 또는 Powell Put처럼, 증시 또는 경기지표의 하락이 Fed의 완화적 스탠스에 보탬이 될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우린 더 이상 fed put을 기대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과연 어떤시장이 위협을 받거나 부러질 때 Fed의 정책이 완회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자면 크레딧 시장의 붕괴가 하나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 파월의 기조에서도 느끼겠지만 이미 S&P500 가격에 대한 중요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크레딧(회사채) 시장이다. 무려 14년 전인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정책으로 인하여 회사채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성장하고 발행만기도 초장기화됐다. 기업이 더 이상 전과 같은 금리로 차환을 할 수 없어 도산하기 시작한다면 금융시장 여파는 말할 것도 없지만, 결국 생산능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이는 Fed도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일 것이다.

출처: Refinitiv, Financial Times

한편, 현재 미국의 투자등급 회사채 평균만기는 무려 13년이다.

Arthur Hayes도 지난 4월 포스팅에서 비트코인 3만불 폭락을 전망하며 Fed의 금리인상이 멈추는 시점으로 미국채 10년물 금리와 BBB급 회사채 금리가 역전하게 될 경우를 제시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보다 이 지표를 Fed가 훨씬 심각하게 볼 것이고 긴축 스탠스의 전환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크레딧 시장이 붕괴되면 현재의 시장 하락 따위는 비교할 바가 아니기에, 우리는 그 시장 만큼은 부러뜨리지 않길 바라는 수 밖에 없다.

출처: Bloomberg

추가적인 자산 가격 하락에 대비해야 할 것

최근 지인의 전언으로 마무리를 하자면, 경제 리서치 서비스를 받고 있는 Goldman Sachs, BoA, JP Morgan 등에 물었는데, 위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를 베이스 시나리오 근처로 보지도 않고 있다고 한다. 즉,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현재 시장 가격에 전혀 반영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시장하락은 연준의 긴축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반영이었을 뿐, 이러한 지정학적이고도 구조적인 원인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유수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측대로 흘러가기를 바라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시장에 대해 조심성있게 지켜봐야하는 이유다.

컨텐츠 원문보기: Fed의 목표는 금융위기다. (feat. Lyn Al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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