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Originals]
작성자: 포뇨
요약
- NFT는 디지털 컨텐츠에 대해 소유권을 명확히 증명할 수 있다는 특성 덕분에 단기간에 큰 성공을 이룸
- 다만, 데이터 저장 위치, 중앙화된 인프라, NFT마켓플레이스의 선별 과정, 저작권 문제 등은 아직 극복해야할 과제로 남아있음
NFT는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데이터임을 증명하고 그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수단으로 떠올라 예술, 게임, 음악 등 다양한 산업에서 주목을 받고 파죽지세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너무 과도한 hype가 형성됐던 탓일까? 2월 중순을 기점으로 NFT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최근 NFT시장이 본격적으로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와 함께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NFT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문제점1. 블록체인에 저장되지 않는 IP
NFT는 블록체인 위에 메타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는 토큰이다.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NFT는 이 속성 덕분에 NFT는 디지털 소유권에 대한 증명의 수단으로 발전하여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NFT가 디지털 컨텐츠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NFT는 고유 식별자(identifier)와 링크만(디지털 컨텐츠가 저장되어 있는 위치) 블록체인 위에 저장되어 있고 그 외 데이터는 오프체인(중앙화된 서버) 위에 저장되어 있다. 이더리움에 대용량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하려면 비용(가스비)이 만만치 않을 뿐더러 시간 소요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현재 유행하고 있는 아즈키(Azuki) 컬렉션내 Azuki #40의 URI를 이더스캔을 통해 확인해보면 아래와 같이 디지털 컨텐츠에 대한 모든 정보가 아닌 링크 하나만 저장되어 있다.
링크를 열어보면 중앙화된 클라우드 서버에 Azuki #40에 대한 각종 정보들이 저장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종족: 휴먼, 머리색: 긴 갈색머리, 스페셜: 반딧불이, 의상: 판초 눈: 피곤한 눈, 입: 까끌까끌한 수염, 장비: 랜턴, 배경: 짙은 회색).
그 중 image 뒤에 적혀있는 링크를 열면 드디어 오픈씨에서 보던 NFT의 그림이 나타난다.
이처럼 대부분의 NFT는 효율성을 위해 디지털 컨텐츠가 오프체인으로 저장되어 있는 상황이라 SPOF(Single Point of Failure)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어느 날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가 돌연 운영 중단하거나 호스팅 서버 문제 등으로 데이터가 삭제되면 블록체인 상에 링크와 식별자는 남아있으나 NFT를 구성하는 내용물이 사라져버린다. 블록체인은 그저 빛 좋은 개살구가 된 셈이다. 이에 현재 NFT의 저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rweave나 Filecoin같은 탈중앙화 스토리지나 분산형 파일 시스템인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을 사용하려는 시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문제점 2. 중앙화된 마켓플레이스 인프라
탈중앙화와 소유권의 분배에 힘입어 돌풍이 일었던 NFT시장과 달리 현재 NFT 인프라는 역설적으로 중앙화 거래소 오픈씨(Opensea)가 장악하고 있다 (아래 파이차트 참고, 룩스레어의 거래량은 90% 이상 자전거래임을 감안) NFT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오픈씨는 유저들의 거래 수수료를 독식하고 있으며 상장되어 있는 토큰을 자체적으로 검열하여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NFT에 대한 거래를 중단해버려 많은 이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심지어 메타마스크조차 오픈씨 API를 사용하고 있어 오픈씨 없이는 메타마스크 내에서 나의 NFT 정보조차 불러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점 3. 작품 심사 과정의 딜레마
롤프 회퍼(Rolf Hoefer)에 의하면 NFT마켓플레이스는 작품을 상장하고자 하는 아티스트의 권한에 따라 1) 무허가형(permissionless) 2) 부분선별형(semi-curated) 3) 완전선별형(fully-curated) 등 총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우선 무허가형 마켓플레이스는 누구나 별도의 심사 없이 자유롭게 NFT 작품을 상장시킬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로, 대표적으로 오픈씨, 룩스레어(Looksrare), 라리블(Rarible) 등이 해당 카테고리에 부합한다. 중개자의 개입 없이 누구나 작품을 손쉽게 등록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나, 반대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부정한 방법으로 발행된 온갖 스캠 작품들이 판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파운데이션(Foundation) 같은 부분선별형 마켓플레이스다. 파운데이션은 Invited members only 시스템을 따르고 있어 반드시 기존 멤버한테 초대를 받아야만 작품을 상장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따라서 스캠 비중이 비교적 적고 보다 수준 높은 1/1 작품들이 해당 마켓플레이스에 상장되는 경우가 많다. 작품 구매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슈퍼레어(Superrare)와 같이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치는 완전선별형 마켓플레이스가 있다. 1/1 미술 작품 NFT만 취급하는 슈퍼레어는 자체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아티스트를 직접 선별하기 때문에 올라오는 작품들의 수준이 높으며 스캠이 전무하다. 다만, 흡사 전통 미술 시장의 아트갤러리를 연상하는 완전선별형 마켓플레이스는 중앙화된 주체가 선별 과정에 깊이 개입하여 작품을 평가하기 때문에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은 존재한다.
문제점 4. 저작권과 소유권의 문제
NFT시장에서는 명시되어 있지 않는 법 규정들이 다수 존재한다. 해당 시장이 활성화된 지 고작 5년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소유권과 저작권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NFT를 구매했을 때 획득하게 되는 소유권과 저작권, 더 구체적으로는 “저작자가 저작물을 스스로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저작재산권” (출처: 법제처)은 법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즉, 계약서에 특별히 명시되어 있지 않는 한 NFT 구매자는 소유권만 취득하게 될 뿐이고 저작권은 여전히 NFT를 발행한 아티스트에게 귀속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부분을 확인하지 않고 NFT를 구매하게 되면 골 때리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어 NFT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생각이 있는 구매자라면 해당 NFT를 구매하기 전에 소유권 이전 시 저작권까지 양도가 되는 지 반드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라바 랩스는 크립토펑크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홀더들에게 양도하지 않아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이는 BAYC가 크립토펑크의 가격을 따라잡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럼에도 NFT는 발전하고 성장할 것이다
모든 혁신적인 기술이 그렇듯 NFT도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이 다수 존재한다. NFT의 경우, 데이터 저장 방식, 중앙화된 인프라, NFT마켓플레이스의 선별 과정, 그리고 저작권 문제 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중대한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은 시장이 성숙해짐에 따라 개선될 수 있다. 무엇보다 NFT가 시장에 제공하는 가치는 여전히 크기에 시장 참여자들은 더 나은 솔루션을 찾고 만들어나갈 것이다. 최근 NFT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하락장엔 빌드하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기회에 오히려 위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문제점들이 해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NFT는 그렇게 다시 한 차례 도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