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Originals]
작성자: CHOBiden
요약
- 1세대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2021년 한 해 부진을 겪었으나, Balancer와 Bancor는 각자의 차별점을 내세워 재도약을 꿈꾸고 있음
- Balancer는 Curve Finance의 veCRV에서 영감을 얻은 veBAL 토크노믹스 도입을 논의 중으로, 이를 통해 토큰 홀더 가치를 제고하고자 함
- Bancor 역시 최근 v3 출시를 통해 단일 자산 유동성 제공 기능을 제공하여 사용자들의 비영구적 손실을 방지하는 서비스를 출시
2021년 부진했던 1세대 디파이
작년 하반기, OlympusDAO(OHM)와 Abracadabra Money(SPELL)를 비롯한 디파이 2.0 프로토콜들은 높은 파밍 수익률과 온라인 커뮤니티의 입소문으로 큰 인기를 끌며 큰 폭으로 성장했습니다. 반면, SushiSwap(SUSHI), Synthetix(SNX)와 같은 대표적인 1세대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2021년 한 해 간 이더리움 대비 50% 이상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하락이 1세대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경쟁에서 뒤처졌기 때문은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대대적인 변화를 발표한 숨은 강자, Balancer와 Bancor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Balancer 소개
Balancer는 2020년 3월 런칭한 AMM 기반 DEX*로, 최초로 3개 이상의 자산으로 이루어진 유동성 풀을 제공한 디파이 프로토콜입니다. 각 유동성 풀은 최대 8개에 이르는 자산군으로 구성될 수 있어 타 DEX 대비 유연한 거래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UNI/wETH와 SUSHI/wETH 유동성 풀이 따로 존재하는 타 DEX에서는 UNI를 SUSHI로 교환하기 위해서는 거래를 2번 수행해야 하지만, 디파이 프로토콜 토큰이 모두 예치된 Balancer의 유동성 풀을 사용한다면 UNI를 SUSHI와 바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Balancer는 거래를 희망하는 사용자 뿐만 아니라, 인덱스 펀드 투자를 희망하는 사용자에게도 매력적인 투자 옵션을 제공합니다. 여러 개의 토큰으로 구성된 풀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은 일종의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리밸런싱 수수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해당 풀에서 발생한 거래 수수료까지 이자 수익으로 얻게 됩니다. Balancer는 이러한 차별화된 장점을 바탕으로 20억 달러 이상의 TVL, 5억 달러 이상의 주간 거래량, 2만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를 기록하며 상위권 DEX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 AMM과 DEX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디파이 용어 설명-DEX 편을 참고해주세요.
veBAL: 새로운 토크노믹스로 토큰 가치를 높여라
2월 초, Balancer 재단의 CEO이자 코파운더인 Fernando Martinelli는 veBAL 토크노믹스 변경을 제안했습니다. 현재 거버넌스 토큰인 BAL은 토큰 발행이 유동적으로 이루어져 인플레이션 예측이 어렵고, 토큰 홀더들이 유동성 풀에 대한 지배권이 없으며, 프로토콜이 취득하는 수수료에 대한 분배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Balancer는 Curve Finance의 veCRV 토큰 메커니즘을 차용하여 BAL/ETH LP 토큰을 락업한 veBAL을 도입하고자 합니다. veBAL의 도입은 BAL/ETH의 장기적인 유동성 공급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각 유동성 풀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을 토큰 홀더들의 거버넌스로 결정해 토큰의 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토큰 가치 제고의 또다른 일환으로 인플레이션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 4년마다 BAL 토큰 발행의 반감기 역시 도입될 예정입니다. 인플레이션 조정이 이루어진다면 연간 인플레이션은 10% 미만으로 낮아지고 장기적으로 0에 가까워지는데, 이는 2030년에 총 발행량에 도달할 예정이었던 인플레이션을 획기적으로 낮추게 됩니다. 현재 해당 거버넌스 제안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고 재단 주도의 제안이기 때문에 연내 실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 Curve Finance의 veCRV 토큰 메커니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커브 파이낸스 관련 글을 참고해주세요.
Bancor 소개
2017년 6월 런칭한 Bancor는 최초의 AMM 기반 DEX로, 블록체인 기반 AMM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창안한 선구자입니다. Bancor는 모든 유동성 풀의 거래쌍이 자체 토큰인 BNT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즉, wETH/DAI 유동성 풀을 제공하는 Uniswap과 달리 wETH/BNT와 DAI/BNT 유동성 풀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BNT라는 거래쌍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동성 풀 고갈 우려가 적을 뿐만 아니라, 아래와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비영구적 손실 보호를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020년 10월에 도입된 비영구적 손실 보호는 유동성 풀 내에서의 교환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BNT 토큰을 유동적으로 발행 또는 소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를 통해 유동성 제공자는 토큰 가치의 상대적 변동성으로 인한 비영구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BNT 토큰 인플레이션 역시 최소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Bancor의 비영구적 손실 보호는 많은 인기를 끌어, 2021년 5월 월간 거래량 53억 달러, TVL 19억 달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Bancor v3: 유동성 제공자와 사용자를 모두 만족시켜라
독특한 BNT 거래쌍은 Bancor에게 전성기를 열어주는듯 했으나, 지나치게 높아진 이더리움 가스비에 더욱 취약하다는 단점으로 인해 그 영광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wETH를 DAI와 교환하려고 하는 사용자는 Uniswap에서는 한번의 트랜잭션만 수행하면 되지만 Bancor를 사용할 경우 wETH→BNT→DAI로 두 번의 트랜잭션을 실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 11월, Bancor는 3단계로 이루어진 v3 업그레이드의 첫 단계를 런칭했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Bancor v3의 주요 변경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옴니풀(Omnipool) 도입
Bancor 내 BNT 거래쌍을 한 데 묶어, 사용자는 이전처럼 두 번의 트랜잭션을 거칠 필요 없이 한 번의 트랜잭션만으로 서로 다른 토큰 간의 거래를 실행할 수 있게 됩니다. 또 기존에는 BNT를 예치했던 각 유동성 풀에서만 수수료 수익을 누릴 수 있었던 것과 달리 BNT 스테이킹으로 프로토콜 전체의 거래 수수료 수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2) 즉각적인 비영구적 손실 보호
Bancor v2에서는 비영구적 손실을 100% 보호받기 위해서는 BNT 토큰을 100일 이상 스테이킹해야 했으나, v3에서는 스테이킹 즉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3) 자동 재투자(Auto-Compounding)
사용자가 수익을 수령한 후 다시 재투자해야만 복리를 누릴 수 있었던 v2는 불필요한 가스비를 요구했습니다. v3에서는 유동성 제공과 스테이킹 수익 모두 자동으로 재투자되어 사용자들은 연속복리 수익률을 누리게 됩니다.
4) 멀티체인 도입
급성장하는 블록체인 생태계에 발맞춰, 타 레이어 1과 이더리움 레이어 2 메인넷으로의 확장을 예고했습니다.
1세대 디파이 레트로 붐은 올 수 있을까?
Balancer는 토큰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여줄 veBAL 토크노믹스를, Bancor는 유동성 제공자와 토큰 홀더를 모두 만족시킬만한 v3 업데이트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 두 프로토콜의 이더리움 메인넷 기준 거래량은 2% 이하로 매우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7일 기준 Balancer의 거래량은 3.6억 달러, Bancor의 거래량은 1.4억 달러로 1위인 Uniswap의 132억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또 지난 1년간 DEX가 거둬들인 수수료 수익을 나타내는 매출 지표 역시 Balancer 9,680만 달러, Bancor 6,960만 달러로 Uniswap의 16억 달러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입니다.
긍정적인 점은 두 프로토콜 모두 상기한 개선사항이 도입될 예정이거나 아직 도입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비록 1위인 Uniswap에 비해 크게 낮으나 점유율과 매출 규모 모두 여전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고 오랜 운영기간으로 안정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검증되었다는 점 역시 매력적입니다. 또한 전체 DEX 거래량이 아직 중앙화 거래소에 비해 적은 규모임을 감안하면 현재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기만 하더라도 성장폭이 매우 높을 것입니다. 최근 디파이 2.0 프로토콜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Balancer와 Bancor 모두 믿음직한 디파이 투자처로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비록 최근 1개월 간은 시장 약세와 함께 단기적으로 성장 둔화를 겪고 있으나, Balancer 같은 경우에는 일주일 전에 토크노믹스 개편이 제안되었고, Bancor는 아직 v3 런칭 3단계 중 첫 단계만이 부분적으로 도입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두 프로토콜의 개선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충분히 의미있는 지표 반전을 기대해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