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1. 들어가며: 롤업의 다음 시험대는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다
2. 지역 기반에서 시작해 글로벌로 확장되는 오픈 이코노미
3. 디파이부터 실생활 프로덕트까지, 확장되는 스크롤 생태계
4. 유클리드 업그레이드로 진화한 최초의 Stage-1 ZK 롤업
5. 검증된 전략들로 구축될 스크롤의 오픈 이코노미
1. 들어가며: 롤업의 다음 시험대는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다
이더리움 레이어2, 특히 ZK 롤업 기술은 개념 검증 단계를 지나 이제 본격적인 구현 가능성의 단계에 진입했다. 주요 ZK 롤업 프로젝트들이 메인넷을 연이어 출시하며 기술적 기반은 일정 수준까지 갖춰졌지만, 토큰 출시 이후 TVL 등 핵심 지표의 급락이 나타나는 등 사용자 확보와 유지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과거에는 기술력과 퍼포먼스가 사용자 유치의 핵심 조건이었다면, 이제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확장을 위해 실질적 사용성과 명확한 유즈케이스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즉 높은 TPS와 낮은 수수료만으로는 사용자 체감 가치를 보장하기 어렵고, 진입장벽을 낮춘 편의성과 실생활 적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레이어2의 대중화 역시 난망한 것이다.
토큰 출시 후 TVL 하락을 경험한 스크롤 또한 단순히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태계의 실질적 활성화를 위해 빌더가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을 만들고, 초기 사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적 창업 경로를 설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기술의 진보가 중요한 전제 조건이라면, 이를 현실 사용자와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빌더들은 문제 해결 중심의 제품을 설계하며 PMF(Product-Market Fit)를 검증할 수 있고, 사용자들은 지역 기반으로 구축된 실질적 프로덕트를 활용함으로써 체감 가능한 가치를 얻게 된다.
스크롤의 오픈 이코노미 전략은 결국 기술 중심의 블록체인 생태계를 넘어, 사용성과 시장 적합성을 동반한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구현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스크롤은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해커톤 운영부터 현실 문제 해결형 DApp 육성, 그리고 프로토콜 수준의 기술 업그레이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전략적 실행을 이어가고 있다.
2. 지역 기반에서 시작해 글로벌로 확장되는 오픈 이코노미
https://scroll.io/blog/scroll-open
스크롤은 2025년 상반기 Scroll Open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인재를 발굴하고 글로벌 생태계 확장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Scroll Open은 6주간 진행된 대규모 온라인 해커톤 겸 창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750여 명의 빌더가 참여해 7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제출했다. 참가자들은 총 68개국에 걸쳐 분포되어 글로벌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으며, 총 상금 규모는 10만 달러로 책정되었다. 프로그램은 주차별 강의, 멘토링, MVP(최소 기능 제품) 개발 중심의 실습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단순한 코딩을 넘어 제품 설계와 시장 적합성 검증(PMF)까지 고려한 실전 역량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이처럼 Scroll Open은 Web3 분야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지역 출신의 개발자들이 생태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누구나 참여해 블록체인을 통한 혁신을 만들어내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Scroll Open의 약 6주간의 집중 개발 기간 동안 선정된 종합 우승 팀 3곳은 지역을 넘어 글로벌 수요를 겨냥한 실용적인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1위 Foresight는 탈중앙 예측시장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통찰을 기반으로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2위 PolyStream은 Web2 사용자 친화적 UX, 가스비 없는 거래, 직관적 설계를 기반으로 DeFi 수익 집계 플랫폼을 개발하여 접근성과 사용성을 크게 높였다. 3위 SynthOS는 노코드 기반의 DeFi 전략 자동화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이 정책 기반으로 검증된 AI 에이전트를 직접 생성하고 이를 활용해 전략 실행까지 가능하게 했다. 이들 프로젝트는 모두 실사용과 접근성을 우선순위로 삼았다는 점에서 Scroll Open의 핵심 취지와 잘 맞아떨어졌다.
부문별 트랙 수상작들도 Scroll 생태계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총 4개 분야에서 각각 1, 2위가 선정되었으며, Scroll은 이를 통해 오픈 이코노미의 다층적인 성장 동력을 실험할 수 있었다.
- DeFi 트랙: deSync가 0% 이자 대출 구조를 통해 무이자 차입과 동시에 수익형 대출이 가능한 프로토콜을 제시했고, Bulwark는 AI 기반 DeFi 전략 최적화 도구를 통해 다중 프로토콜을 넘나드는 자동화된 수익 관리 기능을 구현했다.
- RWA(실물자산) 트랙: Fractionax가 고가 실물자산을 조각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Blocknogotchi는 실물 NFT 카드 기반의 배틀 게임을 통해 Web3와 실물의 연결성을 확장했다.
- 컨슈머/모바일 트랙: AI Betworks가 AI 에이전트 기반의 예측형 게임 인터페이스를 도입했으며, Chama는 전통 계모임 모델을 스마트컨트랙트로 온체인화한 저축 플랫폼을 선보였다.
- 결제 트랙: 0xSeree가 에티오피아 현지 통화 기반 송금을 텔레그램 미니앱으로 구현했으며, Constella(Duin)는 자율 AI 에이전트를 위한 전용 지갑 인프라를 개발해 높은 기술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Scroll Open Campus (출처: https://x.com/0xNazreen/status/1923569606595314086)
단지 해커톤 수상에 따른 상금 지급 정도에만 끝난 것이 아닐, 좋은 프로덕트들의 지속적인 빌딩을 위해 Scroll Open 상위 입상팀들에게는 Open Campus로의 연계 기회도 제공되었다. 스크롤은 해커톤 종료 후 우수 프로젝트 팀 10개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KL)로 초청하여 약 8주 동안 집중 육성하는 현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Open Campus 프로그램에서는 선정 팀들이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함께 생활하며 제품 고도화, 초기 사용자 확보, 투자 연계 등의 지원을 받는다. 특히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 출신 Web3 창업자들을 한데 모아 육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 말레이시아에 거점을 둔 것은 다양한 국적의 빌더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모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Scroll Open을 통해 발굴된 유망 팀들은 이렇게 지역 허브에서 글로벌 인큐베이팅을 거치며, 스크롤 생태계 내에서 로컬 프로젝트를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해가는 밸류업 기회를 얻게 된다.
또한 2025년 상반기, 스크롤은 지역 기반 생태계 확장의 일환으로 ‘Scroll Africa Tour’를 전개하며 아프리카 주요 Web3 거점과 접점을 넓히기도 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와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각각 RWA 서밋을 개최해, 자산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설계, 온체인 결제 등 아프리카 내 실물경제와 블록체인 기술 간의 연결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이끌었다. 이를 통해 ViFi와 같은 현지 프로젝트 사례를 중심으로 신흥시장 특유의 금융 수요와 온체인 솔루션 간의 접점을 확인했으며, 현지 사용자에게 실질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덕트 유형과 적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더불어 정책 관계자, 핀테크 기업, 현지 스타트업 창업자 등과의 비공개 라운드테이블과 Founders Circle 프로그램도 병행해, 인재와 인프라 간 연결 고리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https://scroll.io/blog/scroll-africa-tour
이러한 지역 기반 접근 전략은 실제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ViFi가 해외 송금 시 발생하는 과도한 수수료 문제를 블록체인을 통해 해결하며, 실질적인 금융 접근성을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인 Transakt는 가나 세디(₵)에 1:1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인 cGHS를 발행해, 서아프리카 지역에 보다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결제 수단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처럼 스크롤은 현지의 고유한 수요에 맞춘 솔루션을 통해 블록체인의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동남아시아(SEA) 지역에서도 지역 기반 오픈 이코노미 전략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 태국 최대 거래소 Bitkub, 필리핀 대표 거래소 Coins.ph, 인도네시아·필리핀 중심의 Coinstore, SEA 전역에서 사용자층을 보유한 Bitrue, 그리고 글로벌 기반의 HotcoinGlobal 등 총 5개 거래소에 $SCR 상장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 이로 인해 SEA 지역 사용자들은 현지 통화 기반의 손쉬운 온보딩이 가능해졌고, 이는 스크롤 생태계로의 참여를 촉진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즉 스크롤의 오픈 이코노미 이니셔티브를 기반으로 한 확장 전략은 첨단 기술 그 자체를 앞세우기보다 지역별 금융 문제 해결과 사용자 확보에 초점을 맞춘 수요 중심 모델로 짧은 시간 안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스크롤 경영진은 신흥시장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러한 지역 주도형 혁신이 향후 글로벌 생태계 확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 관점에서도 기술 개발 외에도 지속적인 이용자 기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3. 디파이부터 실생활 프로덕트까지, 확장되는 스크롤 생태계
스크롤 네트워크의 고유 주소수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디파이를 넘어 실사용 사례 중심의 서비스 온보딩에 힘입은 바 크다. 2025년 1분기, 스크롤은 실사용 중심의 디파이와 소비자 지향형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생태계 다변화에 속도를 냈다. ether.fi는 대표적으로 스크롤 기반에서 비수탁형 크립토 카드 서비스인 ‘ether.fi Cash’를 출시했다. 이는 사용자가 자신의 암호화폐 자산을 담보로 신용 한도를 설정하고, Visa 가맹점 어디서든 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카드 사용자는 최대 3%의 SCR 캐시백을 받을 수 있으며, 패스키 기반 인증과 가스리스 구조가 결합돼 실사용성과 접근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RWA(Real-World Asset) 분야에서 Nexity는 스크롤 생태계에 합류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Nexity는 무역금융 및 실물 계약 기반 자산을 온체인화하여, 중소기업이 송장, 계약서, 자산 등을 담보로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한다. 이전부터 Cross-border payment가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걸려 무역금융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등장한 것이다. Nexity는 채권 토큰화, 부분 양도, 자동 만기 처리 기능 등을 갖춘 스마트 컨트랙트로 고빈도 실물 자산 거래를 구현할 예정이며, 낮은 수수료와 빠른 결제 확정성을 스크롤을 선택한 주요 이유로 꼽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는 Quill이 $USDQ를 중심으로 확장 중이다. Quill은 stETH, eETH 등의 LST를 담보로 한 오버콜래터럴 방식의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며, 사용자 자산의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시스템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 해당 모델은 Liquity V2를 기반으로 하며, 금리 범위를 자율 설정할 수 있는 구조와 효율적인 청산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스크롤은 단순히 발행 메커니즘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LST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활용 구조를 통해 탈중앙 금융 시스템 전반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스크롤은 주요 인프라 레이어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개발자 경험을 고도화하고 있다. Tenderly는 Web3 개발자를 위한 풀스택 인프라 플랫폼으로, 시뮬레이션, 디버깅, 가스 프로파일링 등 다양한 도구를 제공하며, 스크롤과의 통합을 통해 메인넷 및 테스트넷 환경에서 빠르고 안정적인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체인링크는 메인넷에 저지연 데이터 스트림을 공급함으로써 고성능 디파이 구축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특히 체인링크와의 협업은 장기적으로 기관 및 전통 금융권의 유입을 위한 기반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편, 실생활 소비자 사용처로 확장되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Moso다. Moso는 월마트(Walmart), 이베이(eBay), 익스피디아(Expedia),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스페이스ID, 세포라(Sephora) 등 글로벌 브랜드를 포함한 다양한 제휴처에서 ‘Crypto Pay’ 태그가 있는 상품을 선택해 암호화폐로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의 온·오프램프 중심 유입 구조를 넘어, 실제 사용자가 암호화폐를 실질적 소비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다.
작년까지는 DeFi 중심의 부트스트래핑 전략이 스크롤 생태계 확장의 주를 이뤘다면, 올해 들어서는 스테이블코인, 크립토 카드, RWA, 실생활 결제 등 실사용을 중심으로 한 디앱과 프로덕트들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스크롤이 단순한 인프라 수준의 롤업을 넘어, 디파이에서 실생활까지 포괄하는 오픈 이코노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유클리드 업그레이드로 진화한 최초의 Stage-1 ZK 롤업
2025년 4월, 스크롤은 메인넷 출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프로토콜 업그레이드인 ‘유클리드(Euclid)’를 완료하며, ZK 롤업 최초로 L2BEAT 기준 ‘Stage-1’에 도달했다. 여기서 말하는 Stage-1은 단순한 기능 개선 단계를 넘어, 롤업이 실질적인 탈중앙화 기준을 충족했는지를 평가하는 단계다. 구체적으로는 중앙화된 시퀀서를 신뢰하지 않고도 사용자가 자산을 안전하게 인출할 수 있어야 하며, L1에 제출된 트랜잭션을 시퀀서가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강제 포함 기능이 구현되어야 한다. 또한 시스템 업그레이드는 최소 7일 이상의 유예 기간을 거쳐야 하고, 비상 대응을 위한 보안 위원회(Security Council) 역시 제한된 권한과 독립된 구성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유클리드 업그레이드를 통해 스크롤은 이러한 요건을 모두 충족하며, ZK 롤업 중 최초로 사용자 보호와 검열 저항성을 기술적·운영적 구조에 정식으로 내장한 프로토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기존에도 스크롤은 완전한 ZK 기반 롤업으로 작동했지만, 중앙화된 시퀀서를 신뢰해야 한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번 유클리드 업그레이드를 통해 스크롤은 ‘무신뢰(zero-operator-trust)’ 구조로 전환되며, 시퀀서가 응답하지 않거나 검열을 시도할 경우 누구나 블록 제출과 증명을 할 수 있는 퍼미션리스 환경이 자동 활성화된다. 동시에 OpenVM 기반 범용 zkVM 도입을 통해 증명 처리 유연성을 확보하고, 스마트 계정, EIP-7702 등 향후 기능 확장을 위한 기반도 마련되었다. 결과적으로 Stage-1 달성은 스크롤이 기술 성능을 넘어, 탈중앙성과 사용자 보호 원칙을 갖춘 ZK 롤업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유클리드 업그레이드는 성능, 보안, 확장성 전반에서 총 다섯 가지 핵심 기술 개선을 포함하며, 스크롤이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운영 구조 측면에서도 ZK롤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다
- 기존의 Halo2 회로 대신 OpenVM 기반 범용 zkVM 아키텍처로 전환해 기능 확장성과 개발 속도를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상태 커밋 구조를 zktrie에서 이더리움과 동일한 Merkle-Patricia Trie(MPT)로 전환함으로써 dApp 호환성과 상태 검증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 롤업 프로세스 최적화를 통해 Data Availability(DA) 비용을 최대 90%까지 절감했으며, 메시지 큐 처리 개선, 블롭 처리 구조 개편, 다중 블롭 커밋 지원 등 일련의 기술 변화가 사용자 체감 수수료 감소로 이어졌다.
- EIP-7702 및 RIP-7212 지원을 통해 계정 추상화, 패스키 인증 등 스마트 계정 기능이 도입되면서 Web2 수준의 사용자 경험이 가능해졌다.
-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스크롤이 Stage-1 보안 요건을 충족하며 본격적인 퍼미션리스, 검열 저항적 운영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는 점이다. 즉 사용자는 이제 L1을 통해 트랜잭션을 강제 포함시킬 수 있으며, 시퀀서가 중단되거나 검열을 시도할 경우 누구든지 블록 제출과 증명이 가능한 퍼미션리스 모드가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이와 함께, 12인 멀티시그로 구성된 독립적 Security Council이 거버넌스를 담당하며, 모든 업그레이드는 3일 타임락을 거쳐 투명하게 처리된다.
결과적으로 유클리드 업그레이드는 스크롤이 단순한 기술 성능 개선을 넘어서, 롤업 구조에서 가장 큰 보안적 취약 요소로 지적되던 운영자 리스크를 제거하고 실질적인 탈중앙화를 구현한 첫 번째 Stage-1 ZK 롤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수수료는 최대 90%까지 절감되었고, 처리량은 4배 이상 향상되었으며, 개발자에게는 보다 유연한 검증 환경과 스마트 계정 기능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이는 스크롤이 인프라 차원의 기술 고도화에 머무르지 않고, 사용자 관점의 ‘체감 가능한 사용성’을 구축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검열 저항성, 퍼미션리스 운영, 스마트 계정 도입은 모두 실생활에 밀접한 디앱과 금융 서비스가 스크롤 위에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한다.
스크롤은 그동안 많은 기술적 업데이트들을 진행했지만, 특히 유클리드는 스크롤이 2025년 로드맵에서 제시한 세 가지 핵심 목표—가장 안전한 롤업, 가장 빠른 롤업, Web2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스크롤은 연내 Stage-2 롤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멀티 검증기 구조 도입, 30초 미만 블록 증명, 실시간 증명 체계 구축 등을 계획 중이다. 아울러 Reth 기반 시퀀서 전환과 데이터 압축 기술을 통해 10,000 TPS 및 1센트 이하 수수료 달성에 더해, 계정 추상화, 패스키 인증, 글로벌 온·오프램프 확장 등 사용자 경험 향상을 위한 개선도 병행되고 있다. 스크롤은 점차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실사용 기반 디지털 경제 인프라로 자리매김해 나가며, 기술 중심 롤업에서 사용자 중심 오픈 이코노미로 전략적 방향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5. 마치며: 검증된 전략들로 구축될 스크롤의 오픈 이코노미
스크롤은 유클리드 업그레이드를 통해 성능, 보안, 사용자 경험 전반에서 균형 잡힌 인프라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생태계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이러한 흐름은 과거 주요 블록체인 네트워크들이 인프라 성능을 우선 정비한 뒤, 네이티브 디앱 생태계를 집중 육성하며 확장을 도모한 전략과 유사하다. 예컨대 솔라나는 초기부터 고속 처리와 저비용 구조를 갖춘 고성능 인프라를 구축한 후, Serum, Jupiter, Mango 등 핵심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사용자 기반을 빠르게 확대해나갔다. 맨틀 역시 레이어2로서의 성능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최근에는 ZK 기반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mETH 중심의 LST 기반 유동성 구조를 설계해 단기간 내 TVL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스크롤 역시 이와 유사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실사용 수요에 기반한 네이티브 프로젝트들이 활발히 온보딩되고 있으며, 유클리드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술적·거버넌스적 기반도 마련되었다. 향후 LST 및 LRT 기반 디파이 프로토콜의 도입 가능성 또한 높다. 이는 주요 레이어2들이 TVL 확보 및 사용자 락인을 위해 채택하고 있는 전략이며, 스크롤 역시 이를 통해 자산 기반 확장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크롤은 아프리카, 동남아, LATAM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Open Campus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맞춤형 실사용 사례를 기반으로 초기 사용자 확보에 주력해왔다. 이러한 전략은 향후 한국을 포함한 주요 Web3 거점 지역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동시에, 스크롤은 'Stable School'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관련 이해와 활용도를 높이는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향후 스테이블코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이 구축되기 적합한 인프라 환경을 조성해나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솔라나의 하이퍼리퀴드나 수이의 블루핀처럼 생태계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킬러 디앱이 등장한다면, 스크롤은 ZK 기반 기술력과 실사용 중심 전략을 모두 구현한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