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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효준외 1명
Research Analyst/
Xangle
2025.03.27

목차

1. 들어가며

2. 중앙화된 AI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2-1. 과도한 시장 독점과 데이터의 편향
2-2. 데이터 남용과 인센티브의 부재

3. 비트텐서, 누구나 AI 모델 학습에 기여하고 인센티브를 획득할 수 있는 탈중앙화 AI 인프라 네트워크

4. dTAO 도입: 비트텐서 토크노믹스의 전환
4-1. dTAO 도입은 보다 공정하고 확장 가능한 토크노믹스의 필요성에서 출발했다
4-2. dTAO로 인해 각 서브넷은 토큰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4-3. dTAO는 서브넷 생태계 확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4-4. dTAO는 사용자가 AI 생태계에 더 깊게 참여할 수 있게 만든다
4-5. dTAO 도입 초기에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발생할 몇 가지 문제점

5. 맺으며 - AI 모멘텀이 다시 도래한다면, 비트텐서는 필수적으로 주목할 것

 

 

1. 들어가며

DeepSeek의 등장은 AI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지금까지는 LLM 모델을 만드는데 수조 원에 달하는 CAPEX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는데 DeepSeek 측에서는 단돈 600만달러(약 85억원)에 GPT o1에 버금가는 LLM 모델을 만들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과 미국의 AI 패권 전쟁을 가속화시키는 한편, 수조 원의 CAPEX를 투자할 수 없었기에 자체 모델 구축을 포기한 일반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직접 모델을 구축하는 것에 뛰어드는 계기가 되었다. 역설적으로 AI 모델 시장을 크게 키우는 기폭제가 된 것이다.

AI 모델 구축에 대한 비용이 감소하여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방향성은 비트텐서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빅테크와 경쟁하여 가장 최신의 학습/추론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수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하지 않다. 소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델 구축이 가능하다. 비트텐서의 서브넷을 활용해서도 충분히 다양한 시도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주체가 모델을 개발하게 됨에 따라 범용 GPT가 아닌 각자의 목적에 맞춰 커스텀화 된 AI 모델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델들은 각기 다른 데이터 학습, 파인튜닝 등을 기반으로 구축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주체가 AI 학습, 컴퓨팅 파워 제공, 데이터 제공 등에 기여하고 인센티브를 지급 받는 체계를 확립한 비트텐서의 토크노믹스가 빛을 발할 수 있다.

AI 시장의 확대는 더 이상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방향성이다. 단지 속도에 대한 견해 차이만 있을 뿐. 이번 DeepSeek 사태는 그 속도를 앞당기는 마중물이 되었다. 확대되는 AI 모델 시장에서 탈중앙 AI 모델을 지향하는 비트텐서는 어느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다. 누군가는 샘 알트먼과 다르게 AI 모델을 독점적으로 상용화 하기보다는 좀 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지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탈중앙화 AI 모델 구축을 돕는 인프라, 비트텐서의 가능성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2. 중앙화된 AI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2-1. 과도한 시장 독점과 데이터의 편향

AI의 발전에 대한 우려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일론 머스크와 OpenAI 사이에서 벌어진 일화다. 일론 머스크는 “AI가 너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해왔으며, 이러한 우려에서 샘 알트먼과 함께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한 비영리 AI 연구소인 OpenAI를 공동 설립했다. 그는 OpenAI가 상업적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한 연구기관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점차 샘 알트먼과 경영진이 OpenAI를 상업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자, 결국 의견 차이로 회사를 떠나게 된다.

머스크의 이러한 우려는 단순한 기우로 치부되기 어렵다. 현재 AI 시장은 OpenAI, Google DeepMind, Anthropic 등 소수의 대형 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생성형 AI 기술 개발과 서비스가 철저히 폐쇄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OpenAI와 Google은 생성형 AI 시장에서 약 75%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용자는 이들 기업이 제공하는 API를 통해서만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기술 접근이 제한된 구조에서는 기술 발전의 혜택이 일부 기업에 집중되고, 전체 시장이 특정 주체의 통제 아래 놓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소수 핀테크 기업과 특정 AI 모델이 세상을 장악했을 때, AI가 인간을 전멸 시킬 수도 있다는 일론 머스크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출처: 터미네이터(AI가 인간을 위험 요소로 판단하고 학살하는 영화 속 모습)

또 다른 구조적 문제는 데이터 편향으로 인한 롱테일(Long-tail) 문제다. 생성형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되며, 이 데이터가 특정 지역이나 언어, 문화권에 편중되어 있다면 결과적으로 AI의 판단 또한 편향될 수 있다. 실제로 GPT-4는 영어 기반 문서에서 86.4%의 정확도를 보이지만, 비영어권 언어에서는 최대 30% 이상의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곧, 글로벌 AI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그룹의 이해관계에 유리한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소수의 기업이 독점적으로 AI 모델을 구축하고 데이터 접근을 제한할 경우, 다양한 사용자와 소수 집단의 입장은 기술 안에서 배제될 위험이 높아진다.

2-2. 데이터 남용과 인센티브의 부재

현재 AI 생태계에서는 방대한 데이터가 대형 AI 기업에 의해 무분별하게 활용되면서도, 정작 그 기여자들은 적절한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AI 모델들은 대규모 크롤링을 통해 인터넷 전반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학습하여 만들어지지만, 그 과정에서 콘텐츠의 원 저작자나 제공자는 어떤 인센티브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뉴스 기사, 블로그, 소셜미디어 게시물, 논문, 코드,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만, 데이터의 창작자들은 데이터가 활용되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 AI 모델이 정교해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지고, 그만큼 더 많은 창작물이 ‘무연고 자산’처럼 활용된다. 일부 아티스트들은 AI가 무단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학습하여 생성물을 만들어낸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언론사들은 뉴스 콘텐츠가 AI 모델 학습에 활용되고 있음에도 정작 원작자들에게는 아무런 인센티브가 돌아가지 않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연구자들 역시 논문과 기술 문서가 AI 모델 학습 데이터로 사용되지만, 해당 지식의 창작자들에게는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 바 있다.

출처: 구글

 

3. 비트텐서, 누구나 AI 모델 학습에 기여하고 인센티브를 획득할 수 있는 탈중앙화 AI 인프라 네트워크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 AI 생태계는 소수의 대형 기업이 모델을 독점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대량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활용하면서도 정작 데이터 제공자는 적절한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AI 기술의 발전이 특정 기업에 집중되고, 다양한 배경의 개인이나 집단이 기술 생태계로부터 배제되기 쉽다. 한편 이러한 구조적인 한계를 해결하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바로 비트텐서이다. 비트텐서는 AI 생태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누구나 AI 개발에 참여하고 그 기여도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탈중앙화된 AI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비트텐서는 폴카닷에서 개발한 RUST 기반의 오픈소스 블록체인 프레임워크인 Substrate를 통해 만들어진 PoS(Proof of Stake) 블록체인 네트워크 서브텐서(Subtensor)와, 오프체인에서 작동되는 수십 개의 서브넷(Subnet)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브텐서는 각 서브넷을 평가하고 결과를 온체인에 기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서브넷은 특정 AI 작업(AI 학습, 컴퓨팅 파워 제공, 데이터 제공 등)을 수행하는 독립적인 네트워크 단위이다. 누구나 새로운 서브넷을 생성하고 자신만의 AI 모델을 운영할 수 있으며, 누구나 서브넷에 참여하여 AI 작업을 수행하고 인센티브를 수취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서브넷의 역할은 LLM 모델 개발, 추론, 컴퓨팅 파워, AI Agent 개발, 데이터 레이어 등으로 구분된다. 3월 22일 기준 총 79개의 서브넷이 존재한다.

출처: backprop.finance 

비트텐서의 서브넷은 다양한 역할을 하는 채굴자 중심으로, 서브텐서는 검증자를 중심으로 작동하게 된다. 대표적인 서브넷인 Chutes를 통해 비트텐서의 구조에 대해 이해해보자. 

Chutes는 누구든지 GPU 컴퓨팅 파워를 제공해 다양한 AI 모델을 만들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브넷이다. 이 때 Chutes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GPU 제공자는 Chutes 서브넷의 채굴자가 된다. 그렇게 제공된 GPU 컴퓨팅 파워에 대해 평가하는 역할을 서브텐서의 검증자들이 맡게 되며, 평가에 따라 매겨진 가중치는 보상 분배를 공정하게 결정하기 위해 고안된 YC(Yuma Consensus) 알고리즘에 반영되어 최종적으로 보상 규모가 결정되게 된다. 물론 이 때 보상은 비트텐서의 자체 토큰인 TAO로 지급된다.(dTAO 도입 이후 보상 구조에 조금 변경이 있는데, 이는 목차 4에서 설명한다.)  

위 과정의 핵심은 AI 모델을 만드는데 참여하는 주체가 기존의 빅테크 위주와는 다르게 탈중앙화된 형태로 이뤄진다는 점과, 참여에 따른 보상이 YC 알고리즘에 의해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배분된다는 점에 있다. 보상의 경우 41%는 서브넷 기여자인 채굴자, 41%는 서브텐서 검증자, 그리고 나머지 18%는 서브넷 운영자에게 배분이 되는 구조이다.

대표적인 서브넷인 Chutes와 Targon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재 Chutes의 컴퓨팅 파워를 통해 DeepSeek-R1을 비롯한 여러 모델이 구동되고 있으며, 특히 파인튜닝을 통해 트레이딩, 이미지 생성 등 특정 목적에 특화된 다양한 AI 모델들이 제공되고 있다.

Chutes에서 DeepSeek-R1을 사용할 경우, 약 75만 단어(1M tokens) 호출 기준으로 $2.19의 비용이 발생한다. DeepSeek-R1은 오픈소스 모델이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실행할 수 있지만, 실행 환경에 따라 비용은 달라진다. 로컬 GPU, Chutes, 또는 AWS 같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1M tokens 기준 $1~15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Chutes는 매우 비용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또한 DeepSeek-R1은 GPT-4에 근접한 성능을 보이며, 다양한 벤치마크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반면 GPT-4를 동일 기준(1M tokens)으로 호출할 경우 약 $40의 비용이 발생해, Chutes를 통한 모델 실행은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도 강력한 선택지라 할 수 있다. 이는 비트텐서 서브넷을 바탕으로 AI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향후 AI 인프라 영역에서 어떤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출처: Chutes(다양한 AI 모델들이 Chutes 위에서 구동되고 있다)

Targon은 다양한 고성능 오픈소스 LLM을 실행하고, 이를 API를 통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탈중앙화 AI 인퍼런스 서브넷이다. Targon의 채굴자들은 고성능 GPU를 사용해 LLM 모델 추론을 실행하고, 성능과 정합성 기준으로 검증자에게 평가받는다. 사용자는 Targon에 배포된 모델들을 API를 통해 호출하거나, 특정 모델을 1주일 단위로 임대(lease)해 자신만의 AI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Targon은 고성능 LLM 제공을 핵심 목표로 한다. 이에 현재 DeepSeek-V3, Meta-Llama 3.1, Qwen2.5, Hermes-3 등 성능이 입증된 다양한 모델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1초에 수백~수천 토큰을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인퍼런스 환경에서 구동된다. 예를 들어 NVIDIA의 Llama-3.1-Nemotron-70B-Instruct는 최대 2,322 TPS(Token Per Second)의 속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DeepSeek-V3 역시 16개 GPU를 활용한 대형 클러스터에서 빠르게 추론을 처리한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Targon의 비용은 다른 LLM 플랫폼 대비 다소 높은 편이다. Hermes-3, Qwen2.5 등은 주당 $250 수준, Llama-3.1-Nemotron 같은 고성능 모델은 주당 $1000 수준으로 임대할 수 있다. 다만 단위 당 비용만 보면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1주일 고정 요금 + 높은 TPS + 무제한 API 호출이 가능한 구조 덕분에, 트래픽이 많고 상시 서비스가 필요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더 비용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Targon의 성능과 구조는 비트텐서 서브넷 덕분에 가능했다. 검증자–마이너 구조는 성능과 정합성 중심의 품질 경쟁 생태계를 만들었고, Yuma Consensus 기반의 인센티브 분배 시스템은 마이너들이 속도와 정확도 최적화에 집중하게 만들었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탈중앙 GPU 네트워크는 유연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출처: Targon

이는 단순한 인센티브 메커니즘의 차이를 넘어, AI 기술 개발의 기회와 권한을 누구나에게 분산시키는 근본적인 변화다. 비트텐서에서는 데이터 제공자, 연산 리소스 제공자, 소규모 개발자 등 다양한 참여자들이 네트워크에 기여한 만큼 TAO로 보상을 받는다. 크롤링된 인터넷 데이터에 무단으로 의존하거나, 대기업 내부 자산에만 의존하던 기존 구조와 달리, 데이터를 제공한 주체에게 경제적 가치가 돌아가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TAO는 단순한 토큰을 넘어, AI 생태계에서 소외되었던 다양한 주체들에게 정당한 기여를 환산해주는 가치의 단위로 작동한다. 이는 기술적 참여의 문턱을 낮추고, 데이터 생산-소비 흐름의 균형을 맞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한편 위와 같은 구조에서도 일부 문제점이 발생했는데, 이에 비트텐서는 지난 2월 dTAO 도입을 통해 토크노믹스와 아키텍처를 개편했다. 목차 4에서는 위 구조에서 어떤 문제점이 발생했는지 알아본 후 dTAO에 대해 살펴본다.

 

4. dTAO 도입: 비트텐서 토크노믹스의 전환

4-1. dTAO 도입은 보다 공정하고 확장 가능한 토크노믹스의 필요성에서 출발했다

위에서 설명한 TAO 기반 토크노믹스 모델과 서브텐서 아키텍처는 초기에는 효과적이었다. 서브넷의 수가 적은 상황에서는 검증자가 전체 서브넷을 비교적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었고, 신뢰할 수 있는 검증자들이 네트워크를 관리하며 균형 잡힌 인센티브 분배가 가능했다. 그러나 서브넷의 수가 증가하고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검증자 기반 인센티브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문제는 검증자가 모든 서브넷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서브넷 확장성이 저해되는 것 이었다. 서브넷이 증가함에 따라 검증자들은 기존에 알고 있는 서브넷에만 가중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새로운 서브넷이 네트워크에서 자리 잡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서브넷 간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네트워크의 다양성이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두 번째는 검증자와 서브넷 운영자 간의 담합 가능성이다. YC 알고리즘을 통해 일정 부분 걸러내긴 하나 검증자는 여전히 특정 서브넷에 유리한 가중치를 부여할 수 있었다. 이는 서브넷 성과와 TAO 인센티브 간의 연계성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검증자의 평가에 따라 인센티브가 결정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AI 연산을 수행하는 서브넷의 성과가 반드시 인센티브와 직결되지 않는 것이다. 검증자의 주관적인 평가가 반영되는 구조에서는 성과보다 네트워크 내 관계와 가중치 분배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이는 네트워크 전체적으로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초래했다.

세 번째는 채굴자와 서브넷 운영자가 TAO를 보유할 동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채굴자와 서브넷 운영자는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TAO를 매도하였고, 이는 TAO 가격에 지속적으로 하방 압력을 가하게 됐다.

비트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다 효율적이고 공정한 토크노믹스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Dynamic TAO(이하 dTAO)를 도입했다. dTAO는 기존의 검증자 투표 기반 인센티브 시스템을 시장 기반 자동 조정 시스템으로 전환하여 서브넷 간 경쟁을 촉진하고, 보다 자율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네트워크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

4-2. dTAO로 인해 각 서브넷은 토큰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dTAO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TAO 인센티브 방식이 검증자 투표 기반에서 시장 가격 기반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검증자가 네트워크 내 서브넷을 평가하고, 각 서브넷에 부여한 가중치에 따라 TAO가 배분했지만, 이제는 각 서브넷의 경제적 가치를 시장 가격을 통해 평가하고 이를 기준으로 인센티브 배분이 이루어진다.

이 변화를 실현하기 위해 dTAO는 기존 TAO 단일 토큰 모델을 버리고 "하나의 서브넷 = 하나의 토큰" 모델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모든 서브넷이 동일한 TAO를 사용하고 검증자의 평가에 의해 인센티브가 결정되었지만, dTAO에서는 각 서브넷이 자체적인 서브넷 토큰(Alpha)을 발행하며, 이 토큰의 가격이 서브넷의 성과를 반영하는 기준이 된다. 서브넷 토큰 가격을 기준으로 차등적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다.

출처: Taostats (서브넷 토큰 리스트)

사용자는 특정 서브넷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TAO를 스테이킹하여 해당 서브넷의 Alpha 토큰을 획득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서브넷의 경제적 가치가 네트워크 내에서 보다 정확하게 반영된다. dTAO에서는 각 서브넷이 자동화된 가격 조정 시스템을 통해 평가되도록 하기 위해 AMM(Automated Market Maker) 기반 유동성 풀을 도입했다. 서브넷 별 Alpha 토큰의 가격은 해당 서브넷의 TAO 스테이킹 규모에 따라 결정되며, TAO가 많이 스테이킹될수록 해당 서브넷의 Alpha 토큰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를 가진다.

출처: 비트텐서(알파 토큰 가격 공식)

TAO 인센티브 지급 방식도 완전히 변화했다. 특정 서브넷의 Alpha 가격이 높을수록 인센티브가 증가하며, 인센티브는 Alpha 토큰으로 지급된다. Alpha도 TAO와 동일하게 2,100만개의 발행량을 가지고 있으며, 반감기를 거치며 배출량(Emission)이 감소한다. 인센티브로 발행된 Alpha는 해당 유동성 풀에 50%, 채굴자에게 20.5%, 벨리데이터에게 20.5%, 서브넷 운영자에게 9%가 분배된다.

한편, 이러한 구조에서는 대규모 자본을 보유한 소수 참여자(고래)가 Alpha 가격을 상승시키고 인센티브를 독점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dTAO 모델은 Alpha 가격이 급등할 경우 발행량이 줄어들도록 하여, 특정 서브넷의 인센티브가 시장 내에서 불균형을 초래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기능이 존재한다.

4-3. dTAO는 생태계 확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

dTAO는 단순히 인센티브 체계를 변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비트텐서 네트워크의 생태계 확장을 촉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dTAO가 도입되면서, 서브넷의 경제적 가치가 시장에서 직접 평가되는 구조로 변화하고, 서브넷 간의 경쟁이 보다 자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러한 변화는 서브넷 운영자들에게 보다 강한 동기 부여를 제공한다. 서브넷이 높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는 검증자의 주관적 평가가 아닌, Alpha 가격을 높여야 한다. 즉, 서브넷 운영자들은 AI 모델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다 많은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dTAO를 통해 서브넷 간 경쟁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네트워크 전체의 혁신과 발전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의 확장성 또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구조에서는 검증자의 평가가 새로운 서브넷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지만, dTAO에서는 시장 참여자들이 직접 서브넷의 가치를 평가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로 인해 신규 서브넷이 네트워크 내에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으며, 서브넷 간 경쟁이 보다 활발해질 것이다. AI 연구와 개발이 더욱 다양해지고, 새로운 기술과 모델이 자유롭게 실험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4-4. dTAO는 사용자가 AI 생태계에 더 깊게 참여할 수 있게 만든다

dTAO의 도입은 단순히 시장 가격을 통해 인센티브를 조정하는 것을 넘어, AI 네트워크 운영 방식 자체를 커뮤니티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된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AI 모델을 단순히 소비하는 역할에 머물렀지만, dTAO는 사용자를 AI 네트워크의 경제적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주체로 전환시킨다.

기존의 검증자 기반 인센티브 모델에서는, AI 모델을 사용하는 사용자보다 검증자들이 네트워크 내 인센티브 분배에 대한 결정권을 독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dTAO는 AI 모델의 가치를 검증자의 주관적 판단이 아닌 시장 가격에 따라 평가하게 함으로써, 실제 사용자가 네트워크 경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사용자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AI 모델의 서브넷 토큰을 매수하고 스테이킹함으로써, 해당 서브넷의 성장 방향과 인센티브 배출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커뮤니티 기반 구조는 AI 모델 개발자와 사용자 간의 관계를 보다 긴밀하게 만들며, AI 생태계의 자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강화한다. 사용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AI 모델에 직접 기여하고, 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해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이고 사용자 중심적인 AI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토큰 메커니즘을 넘어, AI 기술이 커뮤니티 주도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핵심적인 변화다.

4-5. dTAO 도입 초기에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발생할 몇 가지 문제점

한편, dTAO가 적용된 초기 단계에서는 몇 가지 구조적인 한계와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서브넷 토큰 가격이 인센티브의 기준이 되는 구조는 보다 자율적이고 공정하나 완벽하지는 못하다. AI의 객관적인 성능이나 가치와 가격 간의 간극을 낳을 수 있다. 실제로 AI 성능이 높거나 실사용이 활발하더라도, 초기에는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마케팅이 약한 프로젝트의 경우 토큰 가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소수의 고래 또는 초기 커뮤니티 주도 세력에 의해 토큰 가격이 인위적으로 펌핑되는 경우, 해당 서브넷은 충분한 기술력이나 실제 유저 없이도 과도한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이로 인해 시장의 투기적 흐름이 인센티브 체계를 왜곡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dTAO 구조에서는 TAO와 알파 토큰 유동성으로 가격이 결정되는데, 서브넷 런칭 초기에는 비교적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서브넷 런칭 초기에 TAO 스테이킹을 통해 서브넷 토큰 가격을 펌핑 시킬 수 있다. 실제로 익명의 사용자가 비트텐서 서브넷을 밈코인 런칭 플랫폼처럼 활용한 사례가 존재한다. 비트텐서 측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 모델에서 dTAO 모델으로 차츰 전환해가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지만, 악용 사례가 완전히 방지된 것은 아니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dTAO 구조가 모두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알파 토큰의 가격이 인센티브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서브넷 오너와 마이너들에게 지속적으로 매도 압력을 자제할 유인을 제공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서브넷 이해관계자들이 장기적인 토큰 가격 유지에 신경 쓰게 만들며, 불필요한 토큰 덤핑을 억제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네트워크 전반의 유동성 안정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출처: taostats(실제로 한 서브넷은 밈코인 처럼 사용되다 비트텐서 재단의 개입으로 가격이 약 -98% 하락했다.)

 

5. 맺으며 - AI 모멘텀이 다시 도래한다면, 비트텐서는 필수적으로 주목할 것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AI 모멘텀은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아닌 명확한 방향성이다. 실제로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AI 에이전트, DeFAI 등 다양한 형태의 시도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기술과 토크노믹스 양면에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필자는 이 흐름 속에서, AI 모멘텀이 다시 도래할 경우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영역은 인프라 프로젝트라고 판단한다. 과거 IT 산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애플리케이션의 폭발적인 확산은 인프라가 먼저 성숙한 뒤에야 비로소 가능해졌다.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한 인프라 없이는 어떤 킬러 AI 애플리케이션도 지속 가능할 수 없다. 따라서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시도되고 있는 지금, AI 인프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프로젝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트텐서는 탈중앙화된 AI 인프라를 설계하고 실현하는 데 있어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서브넷이라는 구조를 통해 누구나 AI 모델을 만들고, 평가받고, 인센티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dTAO를 통해 공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서브넷마다 고유 토큰이 존재하는 구조는, 단순한 탈중앙화를 넘어 토큰 기반의 커뮤니티 참여와 네트워크 경제의 자율성까지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결국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지 AI 네트워크의 성장 자체가 아니라, 그 성장의 기초 체력이 되어줄 인프라이고, 그 인프라의 중심에는 비트텐서와 같은 프로젝트가 자리하고 있다. 비트텐서가 dTAO 구조를 바탕으로 서브넷 생태계를 확장하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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