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체인 표준 전쟁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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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성
Research Associate/
Xangle
2024.06.21

목차

1. 넓어지는 멀티체인 환경

2. 멀티체인 토큰 표준 알아보기

2-1. 멀티체인 토큰 표준: 번 앤 민트 매커니즘을 통한 토큰 운영의 표준화
2-2. 멀티체인 토큰 표준별 특징

3. OFT가 주도할 멀티체인 토큰 표준의 도입

 

 

1. 넓어지는 멀티체인 환경

넓어지는 멀티체인 환경

2015년, 이더리움과 스마트 컨트랙트의 등장 이후 약 9년여 동안 이더리움을 대체하고자 나온 수많은 레이어 1 메인넷부터, 이더리움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레이어 2 솔루션, 특정 디앱에 최적화된 앱체인까지 200여 개가 넘는 블록체인 메인넷이 등장하고 있다. 넓어지는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이용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디앱들은 지원하는 체인의 수를 늘려가며 멀티체인화 되어 가고 있다. Defillama 기준, TVL 상위 20개의 디파이 프로젝트 중에서 10개의 프로젝트가 현재 멀티체인을 지원하고 있고, 평균적으로 약 8개의 체인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개발자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Electric Capital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는 2개 이상의 체인을 지원하는 개발자가 전체 개발자 중 3%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 이르러 비율이 34%로 증가했다. 또한 전체 개발의 17%는 3개 이상의 체인에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멀티체인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의 수가 늘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멀티체인 환경에서 마주하는 어려움

이렇게 다수의 체인에서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토큰이 발행되는 경우 토크노믹스 관리 차원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때 프로젝트가 직면하게 될 어려움 중에서 크게 1) 브릿지 보안 리스크와 2) 유동성 파편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1) 브릿지 보안 리스크

멀티체인 환경에서 토크노믹스를 관리할 때, 프로젝트가 마주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브릿지 사용에 보안 리스크다. 현재 대다수의 프로젝트가 토큰 발행 이벤트(TGE, Token Generation Event)를 통해 정해진 일정 수량의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프로젝트가 멀티체인 환경을 지원하고 있더라도 여러 체인에서 각각 새로운 컨트랙트를 배포해 토큰을 발행하기보다는 하나의 체인에서 토큰을 발행하고 해당 토큰의 타 체인으로의 이동을 지원하며 사용하는 체인을 늘려가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때 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토크노믹스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체인 간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자산 이동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러한 멀티체인 환경에서의 자산 이동을 위해 사용되는 대표적인 수단이 바로 블록체인 브릿지다.

*브릿지의 기본 작동 방식에 대해서는 쟁글 파트너 리서치 크로스체인 브릿지 개요 를 참고하길 바란다.

멀티체인 환경을 구현한 대다수의 프로젝트는 체인 간의 자산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브릿지 인프라를 제공하는 제 3자 브릿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외부 브릿지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자체적으로 브릿지 인프라를 구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빠르고 저렴하게 멀티체인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동시에 프로젝트가 보유해야할 토큰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을 상실하게 되는 단점이 존재한다. 현재 대부분의 브릿지 서비스는 락 앤 민트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브릿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 대상 체인에서 랩드 토큰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소스 체인에 배포되어 있는 브릿지 컨트랙트에 자산이 묶이게 된다. 이때 브릿지에 묶인 자산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을 상실하게 될 뿐만 아니라, 브릿지 공격이 발생할 경우 브릿지에 묶인 자산이 취약점에 노출되며 큰 보안 리스크를 갖는다. 2023년 한 해에만 해도 브릿지 서비스인 멀티체인(Multichain), 헤코 브릿지(Heco Bridge), 오르빗 브릿지(Orbit Bridge)에서만 $350M 가량의 대규모 익스플로잇이 발생했다.

2) 유동성 파편화

프로젝트가 멀티체인 환경에서 토크노믹스를 운용할 때 겪는 어려움 중 다른 한 가지는 파편화되는 유동성이다. 외부 브릿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 각 브릿지 간의 원활한 자산 이동을 위해 브릿지 컨트랙트에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 또 서로 다른 체인에 래핑된 토큰의 경우 대체 가능성을 잃게 되기 때문에, 프로젝트는 각 체인에서 디앱을 활성화하고 토큰을 유통시키기 위해 각 체인별로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 이처럼 멀티체인을 지원하기 위해 유동성이 집중되지 못하는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멀티체인 환경에서 브릿지를 사용함에 따라 생기는 위와 같은 리스크는 지난 수년간 제기되어 왔고, 이러한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에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서로 다른 체인 간 메시지를 전송하여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들이 이에 앞장 서고 있는데, 이러한 솔루션 중 하나가 바로 멀티체인 토큰 표준이다. 다음 장에서는 멀티체인 토큰 표준과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고 새로운 토큰 표준이 멀티체인 환경에서의 토크노믹스 관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2. 멀티체인 토큰 표준 알아보기

멀티체인 토큰 표준(Multichain Token Standard)은 멀티체인 환경에서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에 ERC-20으로 대표되는 주요 토큰 표준을 보완 및 개선하고자 제시된 토큰 표준들이다. 현재 다양한 서비스에서 제시한 멀티체인 토큰 표준들이 존재하는데, 이번 글에서 살펴볼 멀티체인 토큰 표준은 다음 네 가지 표준이다:

  • 레이어제로(LayerZero)의 OFT(Omnichain Fungible Token)
  • 엑셀라(Axelar)의 ITS(Interchain Token Service)
  • 웜홀(Wormhole)의 NTT(Native Token Transfer)
  • 에버클리어(Everclear)의 xERC-20(ERC-7281)

2-1. 멀티체인 토큰 표준: 번 앤 민트 매커니즘을 통한 토큰 운영의 표준화

위 네 가지 표준은 브릿지를 통한 자산 래핑 없이 번 앤 민트를 방식으로 체인 간 토큰 전송을 지원하는데, 이때 네 가지 표준에서 모두 유사한 방식의 매커니즘을 통해 자산 간 체인 이동이 이루어진다. 먼저 각 멀티체인 표준에 따라 새로운 토큰을 발행하는 경우 해당 컨트랙트가 발행되어 있는 체인이라면 별도의 자산 래핑 없이 번 앤 민트 방식을 통해 자산 이동이 가능해진다.

기존에 이미 토큰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기존 토큰을 소스 체인 내의 특정 컨트랙트에 락업 하는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해당 컨트랙트는 토큰 표준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기존 토큰을 소스 체인 내 특정 컨트랙트*에 락업 하고, 대상 체인에 동일한 수량의 멀티체인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기존의 락 앤 민트 방식의 브릿지를 사용할 때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1)소스 체인 내 토큰이 브릿지 컨트랙트가 아닌 멀티체인 토큰 표준을 위한 컨트랙트에 락업 된다는 점과 2)대상 체인에서 발행되는 토큰이 브릿지를 통해 발행된 랩드 토큰이 아니라, 멀티체인 표준을 따르는 토큰이 발행되기 때문에 체인 간 토큰 운영의 표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토큰 표준별로 OFT Adapter, Token Manager, NTT Manager, LockBox 컨트랙트가 이에 해당됨

프로젝트가 멀티체인 토큰 표준을 도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각 체인별 토큰 운영의 표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토큰이 각기 다른 블록체인 상의 표준과 규칙에 얽매여 체인 간 상호작용 시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파편화된 경험을 제공했던 것과는 달리, 멀티체인 표준이 도입된 컨트랙트가 배포된 모든 체인에서 일관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번 앤 민트 방식이 적용된 체인 간 토큰의 표준화는 프로젝트의 토크노믹스 관리에 크게 도움이 된다. 기존의 락 앤 민트 방식의 브릿지를 사용할 때에는 브릿지에 락업 된 토큰 물량을 유통량과 미유통량 중 어디에 산입 해야 할 지에 대한 논쟁을 불러왔다. 표준화된 토큰이 번 앤 민트 방식으로 체인 간 이동될 경우 실제 민팅되어 있는 토큰의 수량만을 계산하면 되기 때문에 정확한 유통량을 계산하기가 보다 편리해진다.

또한 표준화된 토큰의 체인 간 이동을 지원함에 따라 네트워크 전반의 유동성을 통합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방식은 브릿지를 활용함에 따라 생성되는 랩드 토큰을 발생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브릿징을 위해 별도의 자산 풀을 형성할 필요가 없어 유동성이 파편화될 가능성이 적어진다. 또한 멀티체인 토큰 표준에 따라 발행된 토큰은 각 체인의 네이티브 토큰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산의 전송 시 래핑, 브릿징, 슬리피지와 같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전송에 필요한 가스 수수료만이 지불된다.

 

2-2. 멀티체인 토큰 표준별 특징

레이어제로 - OFT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인 레이어제로에서 선보인 OFT 표준은 레이어제로가 지원하는 70여 개의 블록체인 간 토큰 이동을 지원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프로젝트는 레이어제로에서 제공하는 ECR-20의 확장판인 OFT 표준을 통해 새로운 토큰을 발행하거나, 기존의 토큰을 소스 체인에 배포하는 OFT Adapater 컨트랙트에 락업 하는 방식을 활용하여 멀티체인 토큰 표준을 도입할 수 있게 된다.

2022년 4월, OFT를 공개한 이후, 레이어제로는 멀티체인 토큰 표준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현재 팬케이크스왑(PancakeSwap), 이더파이(EtherFi), 이스크라(Iskra) 등 120여 개의 프로젝트가 OFT를 채택하여 활용하고 있다. 현재 OFT가 시장에서 가장 많이 채택되는 것은 출시 이후 2년여의 시간 동안 큰 사고 없이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을 운영해 온 레이어제로의 안정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멀티체인 환경에서 레이어제로의 인프라를 사용하던 프로젝트 입장에서는 보다 원활한 토큰 관리를 위해 레이어제로의 토큰 표준을 채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1년 이상 지속되어 온 레이어제로의 에어드랍 마케팅 또한 OFT의 채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리즈 B 투자를 발표한 2023년 4월, 에어드랍을 예고한 2023년 12월을 기점으로 트랜잭션과 유저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이러한 유저들을 유치하기 위해 멀티체인을 지원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이 레이어제로의 OFT를 채택하는 유인이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어제로의 OFT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멀티체인 지원을 위해 웜홀(Wormhole) 브릿지 기반의 이스크라 브릿지를 사용하다 레이어제로의 OFT를 채용한 이스크라(ISKRA)를 꼽을 수 있다. 이스크라는 기존에 이더리움에서 발행된 ISK 토큰을 웜홀 브릿지를 기반으로 하는 이스크라 브릿지를 활용하여 클레이튼 체인과 베이스 체인에서 활용해왔다. 지난 3월 베이스 체인으로 체인 확장과 레이어제로와 협업을 발표했고, 레이어제로의 OFT를 채택하여 베이스 체인과 클레이튼 체인에 이미 배포되어 있던 토큰 컨트랙트를 OFT 컨트랙트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을 거쳤다.

OFT를 채택하는 경우 레이어제로가 운영하는 메시징 프로토콜을 레버리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는 곧 단일 지점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OFT를 채택한 경우 해당 표준으로 발행된 토큰은 레이어제로의 메시징 프로토콜과 브릿지를 통해서만 체인 간 이동이 가능하다. 또한 OFT 컨트랙트의 소유권이 레이어제로에게 있기 때문에 레이어제로에게 토큰의 소유권을 넘겨받기 전에는 발행자가 토큰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을 획득하지 못한다는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일례로 2023년 12월, 레이어제로는 라이도 포럼에 BNB체인에 OFT를 통해 배포한 wstETH를 정식 토큰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라이도 포럼 내에서는 1) 레이어제로가 다오의 허락 없이 독단적으로 OFT를 발행한 점, 2) 컨트랙트의 소유주가 다오가 아닌 레이어제로라는 점, 3) 레이어제로라는 단일 서비스에 stETH가 묶이게 되면 단일 지점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많은 반발이 있었다.

 

엑셀라 - ITS

크로스체인 솔루션인 엑셀라의 ITS는 보다 손쉽고 안전하게 멀티체인 환경에서의 체인 간 토큰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엑셀라에서 출시한 멀티체인 토큰 표준으로 현재 16개의 블록체인을 지원하고 있다. ITS 또한 앞서 설명한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ERC-20 토큰의 확장판인 ITS 표준을 통해 신규 토큰을 발행하거나, 기존에 발행한 토큰을 Token Manager 컨트랙트에 락업 하는 방식을 통해 멀티체인 토큰 표준을 도입할 수 있다.

ITS가 가지는 가장 큰 차별점은 타 서비스와는 달리 원클릭, 노코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엑셀라에서 제공하는 인터체인 포털을 통해 별도의 코딩 없이 인터체인 토큰을 생성하거나, 이미 발행된 ERC-20 토큰을 인터체인 토큰으로 전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