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Dig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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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I. DEX와 애그리게이터
II. 단일 체인에서의 DEX 애그리게이터
III. 애그리게이터가 DEX의 한계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예시
IV.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 애그리게이터의 특징과 각 애그리게이터의 전략
V. 애그리게이터, 유동성을 모아 기회를 만들다
I. DEX와 애그리게이터
1. DEX의 한계
탈중앙화 금융(DeFi)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 위기에 대한 혁신적인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자산 관리와 거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탈중앙화 거래소(DEX)가 있으며, DEX는 사용자에게 온체인 상에서 자금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능력과 더불어, 익명성과 보안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DEX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는 AMM (Automated Market Maker)이다. AMM은 오더 북(호가 창) 기반의 거래 방식 대신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유동성 풀 안에서 토큰의 가격을 결정하고, 유동성 제공자와 사용자 간의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DEX에서 직접 토큰을 교환(스왑)하는 과정은 단순화하면 다음의 단계를 따른다.
(1) 사용자가 교환(스왑)하려는 토큰 페어를 선택하여 스왑 견적을 확인.
(2) 슬리피지(AMM방식으로 의한 교환 손실) 비율을 선택하여 스왑 요청.
(3) AMM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에 따라 해당 DEX의 유동성 풀에서 스왑.
Figure 1. 유니스왑, 팬케이크스왑, 스시스왑 UI 비교
Source: Uniswap, Pancake Swap, Sushi Swap
위와 같이 DEX의 Swap 화면에서 이더리움을 USDC 스테이블 코인으로 교환하고자 할 때 실시간으로 변하는 예상 견적을 확인할 수 있다. (좌측부터 Uniswap, Pancake Swap, Sushi Swap을 캡처한 것이며 캡처 시점의 차이가 있다.)
Figure 2. 유저가 DEX를 통해 스왑하는 과정 도식화
Source: Seungho Choi, Blockchain Valley
각 DEX는 자체적인 유동성과 슬리피지 설정방법 그리고 거래 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어, 사용자는 수많은 교환 옵션 중에서 '최적'의 거래 조건을 제공하는 곳을 직접 찾아다녀야 한다. 그러나 이 '최적'의 결과를 위해 다수의 DEX를 수동으로 비교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는 복잡한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개별 유저가 DEX만을 통해 '최적'의 거래를 완수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주요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1) 파편화된 유동성:
네트워크 전체의 자산 규모는 클 수 있지만 개별 DEX는 각각 독립된 유동성 풀을 유지하고 있어 유동성이 분산되어 있다. 사용자는 각각의 DEX에서 제공하는 유동성의 규모와 교환 가능한 유동성 풀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파편화된 유동성 속에서 자신의 거래 규모에 맞는 충분한 유동성 풀을 찾기 위해선 여러 DEX플랫폼을 탐색해야 한다.
(2) 큰 규모의 거래에 의한 큰 슬리피지(Price Impact):
사용자가 규모가 큰 교환 거래를 단일 DEX에서 실행할 경우, 특히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풀에서는 가격 변동이 클 수 있다. 이런 큰 슬리피지는 사용자가 불리한 가격에 거래를 체결하게 만들며, 시장 평균 가격과 비교하여 비효율적인 거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3) 최적화된 스왑 경로 설정의 어려움:
때로는 사용자가 원하는 특정 토큰 쌍의 유동성 풀이 특정 DEX에 없어 바로 교환할 수 있는 경로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혹은 해당하는 풀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동성 수준에 따라 다른 토큰을 거쳐서 스왑하는 경우가 더 최적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복수의 스왑이 필요할 수 있으며, 각각의 스왑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슬리피지를 고려하여 최적화된 경로를 찾아야 한다. 사용자가 직접 DEX를 돌아다니며 이러한 스왑을 직접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2. DEX 애그리게이터의 등장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시도 중 하나로 DEX 애그리게이터가 등장하게 되었다. DEX 애그리게이터는 여러 DEX의 유동성을 한데 모아 가스비와 슬리피지를 최소화하면서 최적의 가격으로 스왑 할 수 있는 경로를 찾아주었으며, 이를 통해 네트워크의 유동성 역량을 극대화하여 DeFi 생태계를 혁신하였다. DeFi 생태계의 성장과 함께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의 자유로운 자산의 이동, 즉 상호운용성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며, 이에 따라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팅 기술이 등장하게 되었다.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는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의 유동성을 연결함으로써, 사용자가 한 체인에서 다른 체인으로 자산을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 한 기술의 발전은 DeFi 생태계의 범위를 더욱 확장시키고,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의 상호 작용을 가능하게 하였다.
DEX 애그리게이터는 스왑의 최적화를 넘어서, DeFi 생태계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DeFi 인프라 서비스로 자리 잡게 되었다. 본 리서치에서는 DEX 애그리게이터의 진화 과정 속에서 DEX의 한계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이러한 진화 과정에서 각각의 DEX 애그리게이터들은 각자의 성장 전략을 채택하였으며, 대표적인 서비스(1inch, Jupiter, Kana Labs) 간의 전략을 비교 분석해 보고, 애그리게이터를 사용하며 생길 수 있는 공통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대처도 다뤄보고자 한다.
II. 단일 체인에서의 DEX 애그리게이터
1. 단일 체인에서의 DEX 애그리게이터 작동 방식과 문제 발생 지점
탈중앙화 금융(DeFi)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 위기에 대한 혁신적인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자산 관리와 거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탈중앙화 거래소(DEX)가 있으며, DEX는 사용자에게 단일 체인에서의 DEX 애그리게이팅은 말 그대로 특정 체인 내에서의 동작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표준에 따라 정의된 토큰을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스왑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스마트 컨트랙트가 호스팅 된 같은 블록체인 내의 여러 DEX 유동성 풀을 활용하여 최적의 거래 경로를 찾는 과정을 포함한다. 사용자는 단일 체인 내의 다양한 DEX에서 최고의 스왑 조건을 찾기 위해 개별적으로 각 풀을 확인하는 대신, DEX 애그리게이터가 이 과정을 자동화하여 실행하게 된다. 이 방식은 트랜잭션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슬리피지를 최소화하며, 더욱 경제적인 스왑을 가능하게 한다.
DEX 애그리게이터의 운영은 사용자가 스왑 견적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사용자는 애그리게이터 인터페이스를 통해 교환하고자 하는 토큰과 수량, 슬리피지 비율을 지정하며, 거래를 실행하기 전에 예상 견적과 경로를 확인하고 최종 거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DEX 애그리게이터의 작동 원리 중 공통적인 핵심 요소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데이터 수집: 애그리게이터는 각자의 노하우를 담은 최적화 라우팅 알고리즘을 통해 연결된 다수의 DEX로부터 실시간 거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데이터에는 각 토큰의 가격, 해당 DEX의 유동성 깊이, 거래에 따른 예상 가스 비용 및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2) 경로 최적화: 라우팅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애그리게이터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사용자의 요청을 만족시키는 최적의 거래 경로를 계산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최소 비용 분석을 넘어서, 거래 실행 시 예상되는 가스 비용과 슬리피지까지 고려하여 전체 거래 비용을 최소화한다. 또한 단일 규모로 큰 액수의 스왑의 경우 분할하여 처리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슬리피지를 최적화하기도 한다. 각 DEX 애그리게이터의 라우팅 알고리즘과 기술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단계이다.
(3)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 최적화된 거래 경로가 결정되면, 애그리게이터의 스마트 컨트랙트가 작동하여 사용자를 대신해 거래를 실행한다. 이 스마트 컨트랙트는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여러 DEX를 통과하며 필요한 토큰 교환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 기술의 활용을 통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사용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개발이 활발한 상황이다.
(4) 최종 거래: 설정된 슬리피지 초과에 따른 스왑 실패를 제외하고 거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견적에 따라 보장된 최소 수량 이상의 스왑 된 토큰이 사용자의 지갑으로 전송된다. 이 과정은 투명하게 블록체인 온체인 데이터로 기록되며, 사용자는 거래의 세부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스왑 과정에 있어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해당 거래의 트랜잭션 ID를 토대로 서비스 제공자에 문의를 남기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위 작동원리에 따른 최적화에도 불구하고 DEX 애그리게이터가 일부 스왑 거래에서 만족할만한 스왑 결과를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스왑 컨트랙트 실행 후 예상 견적보다 슬리피지가 커질 수 있으며, 설정한 슬리피지 범위를 초과하면 스왑을 취소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로 인한 것으로, 특정 애그리게이터의 문제라기 보다는 블록체인의 특성과 특정 토큰의 절대적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이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 가스 비용(Gas Fees): 네트워크가 혼잡할 때는 가스비가 급등하여 거래 비용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 가스비가 커지면 비용 증가에 따라 스왑으로 받게 되는 자산의 양이 감소할 수 있다.
2) 네트워크 혼잡에 따른 거래 지연: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지연으로 인해 거래가 즉시 실행되지 않고, 그 사이에 시장 가격이 변동할 수 있다. 이는 특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3) 프론트 러닝(Front Running): 블록체인에서의 거래가 미처 처리되기 전에, 다른 사용자나 봇이 해당 거래를 감지하고 먼저 거래를 실행하여 가격을 움직이게 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슬리피지가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
4) 절대적 유동성 부족: 신규 토큰이나 거래량이 적은 토큰의 경우 유동성이 부족하여 불리한 가격으로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
신규 토큰의 유동성 문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이슈들에 대해선 기술로 극복하려는 개발 움직임도 활발하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의 온체인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기에 오프체인에서 처리하는 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 DEX 애그리게이터의 특징 비교
Figure 3. 단일 네트워크 위에서 DEX 애그리게이터의 동작방식 도식화
Source: Seungho Choi, Blockchain Valley
각 DEX 애그리게이터는 고유의 알고리즘과 거래 방식, 그리고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특징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inch는 선택 가능한 다양한 옵션들을 제공해 사용자가 많은 네트워크에서 1inch의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Jupiter는 다양한 거래 방식을 지원하여 CEX 못지 않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Kana Labs는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한 화면에서 스왑과 브릿징을 동시에 해결하는 크로스체인 거래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니즈에 맞는 사용자들을 끌어 모으며, 각각의 플랫폼이 시장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III. 애그리게이터가 DEX의 한계를 해결하는 구체적 예시
Figure 4. 단일 네트워크 위에서 DEX 애그리게이터의 동작방식 도식화
Source: Seungho Choi, Blockchain Valley
위와 같은 애그리게이팅 동작 방식에 따라 앞서 언급한 DEX의 한계점을 해결하는 구체적인 예시를 살펴보고자 한다.
(1) 파편화된 유동성의 해소:
예시1) Figure 4에 따르면 A, B, C DEX 모두 ETH와 USDC를 쌍으로 묶은 유동성 풀을 가지고 있다. 만일 DeFi 유저가 ETH와 USDC를 교환하려 한다면 가장 유동성 규모가 큰 C DEX의 c1 풀에서 교환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 교환 경로가 될 확률이 높다. DEX 애그리게이터를 사용하면 유저는 직접 찾아다닐 필요 없이 애그리게이터를 통해 바로 C DEX에서 스왑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Figure 4의 Result 1에 해당한다)
(2) 대량 거래에 의한 큰 슬리피지(Price Impact)의 해소:
DEX의 AMM(Automated Market Maker) 중에서도 기본적으로 쓰이는 CPMM 방식을 기준으로 예를 들고자 한다. CPMM(상수 곱셈 모델)은 x×y=k 식을 사용하며, 유동성 풀 내의 두 토큰 개수의 곱이 항상 일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x와 y는 각각 풀의 두 자산의 수량이고, k는 상수이다.
예시2) Figure 4에서 유저가 50 ETH (현재 1 ETH = 10 USDC 가치)를 USDC로 스왑하려고 할 때, DEX C(500 ETH × 5000 USDC -> 상수 k=2,500,000)에서 단일 거래로 스왑(550 x y = 2,500,000 -> y=4,545.45 -> 스왑 전 5,000 – 스왑 후 4,545.45 = 454.55만큼 USDC 방출)하면 약 454.55 USDC (슬리피지 손해: 50x10 - 454.55 = 45.45)를 얻게 되지만, 분할 거래로 슬리피지를 더 줄일 수 있다.
DEX애그리게이터는 이 거래를 최적화하여 DEX A a1풀(100 ETH + 1000 USDC)에서 15 ETH를 스왑하여 약 130.43 USDC를 얻고, DEX C의 c1풀(500 ETH + 5000 USDC)에서 나머지 35 ETH를 스왑하여 약 327.10 USDC를 확보한다. 분할 처리를 통해 최종적으로 457.54 USDC (슬리피지 손해: 500- 457.55 = 42.45)를 얻게 되며, 결국 슬리피지 손해를 줄여 더 많은 USDC를 얻게 된다. (단, 이 예에서 가스비는 최적화를 통해 동일하다고 가정한다.) 이와 같은 분할 처리 후 합산하는 최적의 스왑이 [Figure 4]의 Result 3에 해당한다.
Figure 5. 슬리피지(Price Impact)의 예시
Source: Seungho Choi, Blockchain Valley
(3) 최적화된 경로의 탐색:
예시3) Figure 4에서 DEX A, B, C를 보면 알 수 있듯, KA와 NA 토큰은 ETH나 WBTC와 묶인 유동성 풀이 부재한 상황이다. 따라서 유저가 KA 토큰을 ETH로 교환하고자 DEX 애그리게이터에 요청하면 애그리게이터는 다음과 같은 경로를 추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DEX A의 a3 유동성 풀 (10,000 KA + 10,000 USDC)에서 KA -> USDC로 스왑한 후, 유동성 깊이가 큰 DEX C의 c1(500 ETH + 5000 USDC)에서 USDC -> ETH로 스왑한다. 혹은 스왑하고자 하는 양이 크다면 앞서 확인한 분할 처리 루트를 추천해 줄 것이다. ([Figure 4]의 Result 2에 해당한다)
위에서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DEX 애그리게이터는 사용자가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한계를 극복하고 최적화된 스왑 경로를 제공함으로써 DeFi 생태계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특히, 파편화된 유동성을 통합하고 대규모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슬리피지를 최소화하며, 최적화된 경로를 탐색하는 데에 이점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복잡한 스왑 경로와 수수료 계산에 대한 걱정 없이, 단일 인터페이스를 통해 보다 유리한 거래를 실행할 수 있다. DEX 애그리게이터의 이러한 동작 방식은 DeFi 사용자에게 단순히 시간 절약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며,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하여 투명하고 자동화된 거래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그 결과, 단일 체인 상에서도 사용자는 더욱 빠르고, 저렴하며, 효율적인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DEX 애그리게이터가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의 핵심 가치인 탈중앙화를 지키면서도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IV.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의 특징과 각 애그리게이터의 전략
DeFi는 DEX를 통해 탈중앙화 금융의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DEX 애그리게이터를 통해 온체인 상에서의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였다. 이제 DeFi는 각 네트워크의 유동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모든 네트워크의 자본을 연결하고 자유롭게 유동성을 공유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수많은 브리지가 탄생하였으며, 애그리게이터는 DEX를 애그리게이트 했듯이 브리지도 애그리게이트하여 최적화된 브리지 스왑을 보장해주고자 한다. 이제 DEX 애그리게이터는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로 진화하여 DeFi에게 더 큰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1.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의 작동 방식과 문제 발생 지점
Figure 6.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의 작동 원리
Source: Kana Labs
앞서 살펴본 단일 체인 위에서의 DEX 애그리게이터 작동원리와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의 작동원리의 차이점은 바로 브리지 애그리게이팅 단계의 유무이다. 위 [Figure 5]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는 기존의 DEX 애그리게이터에 브리지 애그리게이터가 합쳐진 형태다. 경로를 최적화하는 단계에서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는 브리지 애그리게이팅을 통해 A 네트워크의 토큰에서 B 네트워크 상의 토큰으로 스왑하는 저비용의 효율적인 스왑 루트를 찾아준다. 단순히 브릿징을 통해 자산을 원하는 네트워크로 옮긴 뒤, 해당 네트워크에서 스왑하는 것은 각각의 기능을 제공하는 브리지와 DEX 애그리게이터를 사용하면 된다. 진정한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란 한 번의 요청으로 다른 네트워크의 토큰으로 브릿징과 스왑이 한 번에 끝나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크로스체인 스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주요 문제가 발생하는 단계는 브리지 애그리게이팅 부분이다.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가 브리지 기능까지 자체 기술로 커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활용하는 브리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크로스체인 스왑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브리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문제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있다.
1) 브리지 유동성 부족: 한 체인에서 다른 체인으로 자산을 옮길 때, 대상 체인의 브리지 풀에 충분한 유동성이 없을 수 있다. 이는 스왑이 불가능하거나 불리한 스왑 비율로 체결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 검증에 따른 거래 지연: 네트워크 확정 시간(confirmations)과 브리지 검증 과정으로 인해 크로스체인 스왑은 단일 체인 내 거래보다 처리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3) 보안 문제: 블록체인 생태계의 대규모 해킹 피해 사례를 찾아보면, 대부분이 브리지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브리지 자산의 탈취 위험을 주의해야 한다.
실제 크로스체인 스왑을 진행해 보면서 브리지의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토큰의 전송이 지연되는 경우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때 중요한 점은 복잡한 탐색 과정 없이 바로 자산을 복구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지 여부일 것이다. 1inch, Jupiter, Kana Labs 3개의 애그리게이터 중에선 유일하게 Kana Labs가 스왑 화면 UI에서 바로 자산 복구(Redeem)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설계해 두어, 크로스체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였다.
Figure 6. Kana Labs 스왑 UI
Source: Seungho Choi, Blockchain Valley
2. 각 애그리게이터의 크로스체인 전략 비교
Figure 7. 각 애그리게이터의 전략 비교
Source: Seungho Choi, Blockchain Valley
각 DEX 애그리게이터는 각자의 전략에 따라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 기능을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다. 1inch는 가장 많은 체인을 지원하고 있으며 외부 링크로 이어지는 브리지 옵션을 풍부하게 제공하여 네트워크를 넘나 들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Jupiter는 Solana를 주력으로 하는 애그리게이터답게 크로스체인 전략 또한 다양한 체인 위의 자산을 빠르고 간편하게 Solana 네트워크를 갖고 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Kana Labs의 경우 한 화면에서 스왑과 브릿징을 동시에 해결하는 크로스체인 기능이 강점이며, 특히 다른 애그리게이터와 다르게 EVM과 non-EVM 간의 크로스체인 스왑도 지원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앞서 언급한 “한 번의 요청으로 다른 네트워크의 토큰으로 브릿징과 스왑이 한 번에 끝나는 기능을 제공하는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는 이 3개의 애그리게이터 중 Kana Labs가 가장 완성된 형태의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Figure 8. Kana Labs 앱토스 체인의 앱토스를 이더리움 체인의 이더리움으로 스왑
Source: Kana Labs
V. 애그리게이터, 유동성을 모아 기회를 만들다
본 리서치에서는 DEX와 애그리게이터의 역할 및 기능, 특히 단일 체인과 크로스체인 스왑에서의 애그리게이터의 작동 방식과 그들이 DEX의 한계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탐구했다. DEX의 주요 한계점으로는 파편화된 유동성, 슬리피지, 복잡한 거래 경로 탐색 등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애그리게이터는 네트워크의 유동성을 모아 파악하고, 사용자에게 최적의 스왑 경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DeFi 유동성이라는 ‘혈액’을 빠르게 전파하는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1inch, Jupiter, 그리고 Kana Labs와 같은 DEX 애그리게이터들은 각각 독특한 전략과 기술을 통해 DEX의 한계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1inch는 많은 체인과 브리지 선택지를 제공하여 유저가 각자의 니즈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Jupiter는 Solana 기반의 애그리게이터로서 빠른 트랜잭션 처리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강점으로 Solana체인 위로 자본을 끌어오는 크로스체인 스왑을 촉진한다. 한편, Kana Labs는 크로스체인 스왑과 트레이드북에 초점을 맞추어, 스왑 UI 한 페이지 안에서 크로스체인 스왑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하였으며, non-EVM과 EVM 네트워크 간의 유동성을 연결하고 효율적인 자산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는 블록체인 간의 자산 이동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DeFi 생태계의 범위를 확장하고, 더욱 다양한 거래 기회를 창출한다. 높은 성장을 이룬 네트워크의 자본은 크로스체인 스왑을 통해 다음 성장이 필요한 네트워크로 흘러갈 수 있으며, 이러한 선순환의 과정이 블록체인 금융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게 된다. 그러나 크로스체인 애그리게이터는 아직 보안 취약성, 거래 지연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은 블록체인 코어 기술과 스마트 컨트랙트 및 오프체인 기술의 발전을 통해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애그리게이터는 유동성을 모아 기회를 만들어내는 핵심 DeFi 인프라 서비스로서, 그 다음 혁신을 애그리게이팅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애그리게이터가 기회를 모아서 만들어낼 다음 혁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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