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은 어떻게 돈을 버는가?
크립토 비즈니스모델 이야기 1편. 스테이블코인
목차
들어가며
1. 크립토 비즈니스모델 이야기
2.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가치
3. 스테이블코인의 수익 모델
4. 스테이블코인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 스테이블코인의 유형
5.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자원
6. 스테이블코인 핵심 프로세스
7. 그래서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는?
결론
들어가며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가인 6만9천 달러 가까이 치솟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효과로 2년만에 이른바 ‘불장’이 찾아왔다. 비트코인 상승세에 힘입어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2조 달러를 탈환했다.
스테이블코인 점유율 1위인 USDT의 성장세도 파죽지세다. 지난 5일 USDT의 시가총액은 역대 최고인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런데 스테이블코인이 덩달아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가상자산들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투자심리가 몰리고, 수요가 몰릴수록 가격이 더 상승한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에 가치를 고정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다. 가격이 오를리 없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은 스테이블코인이 다른 가상자산에 투자하기 위한 기축통화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을수록 코인을 구매하기 위한 스테이블코인을 필요로한다.
지난 몇 년 간 하락장이 지속되면서 소위 코인판에서는 코인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데는 이유가 없다는 자조까지 있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만큼은 그 성장의 이유가 명확한데, 다른 크립토 프로젝트들과는 달리 탄탄한 비즈니스모델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이 끊임없이 변동하는 크립토 시장에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피난처를 마련해주었다. 이제 사람들은 가상자산에 투자하기 위해서 스테이블코인을 먼저 확보한다. 다양한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기축통화인 셈이다. 나아가 경제 위기를 겪은 국가에서는 대안 화폐로까지 사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고객의 가장 큰 페인 포인트를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을 제시한 것. 스테이블코인은 비즈니스의 성공 방정식을 충실히 따랐다.
1. 크립토 비즈니스모델 이야기
1.1. 비즈니스모델이 왜 중요한가?
창업 교육 기관에서 가장 먼저 창업자들에게 권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비즈니스 운영을 위한 9가지 핵심 요소를 템플릿으로 표현한 것이다.
세상의 혁신은 기술이 이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도 그 기술을 활용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사장되고 만다. 수익을 내지 못하면 기술을 발전할 동력을 잃기 때문이다. 또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새로운 기술 발전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
웹 이후 최고의 혁신은 모바일이다. 애플의 스마트폰 자체도 엄청난 혁신이지만, 애플이 제시한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모바일 앱 기술을 발전시킨 동력이기도 했다.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 신기술의 발전을 독려하는 앱스토어 생태계가 등장함으로써 ‘우버’처럼 전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가 탄생했다.
1.2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디앱(Dapp) 등장의 필요성
블록체인 산업의 가장 큰 화두는 ‘매스어답션(Mass adoption)’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가 이루어져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크립토 비즈니스는 매우 테크 드리븐한 영역이었다. 그래서 주로 메인넷과 같은 블록체인 인프라 발전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디앱(DApp, Decentralized Application)의 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기술이라도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크립토 산업에서 주를 이루는 디파이(Defi) 서비스 모델은 디파이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으면 제대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 금융 서비스 기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누구나 은행과 증권 앱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왜 블록체인 산업의 매스어답션이 아직 갈 길이 먼지 알 수 있다.
출처: 엑시인피니티
출처: 스테픈
P2E의 대표 주자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와 M2E의 대표 주자 스테픈(STEPN)
물론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의미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한 변곡점이 있었다. 특히 최근에 등장한 X2E(X to Earn)은 가상세계에만 있던 크립토 기술을 현실세계로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X2E은 우리가 현실에서 특정 활동을 하면 크립토로 보상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게임을 해서 돈을 버는 P2E(Play to Earn), 걸음으로 돈을 버는 M2E(Move to Earn)이 대표적이다. 현재 X2E은 토큰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문제로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럼에도 새로운 디앱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해 매스어답션을 앞당기길 기대한다. 앞으로 ‘크립토 비즈니스모델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의미 있는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가치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은 금융이다. 비트코인의 출발 역시 돈 때문이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은행이나 금융기관 같은 제3자의 개입 없이도 개인들끼리 알아서 스스로 돈을 주고받는 시스템을 구상했고, 그것이 비트코인이다. 블록체인 기술, 그 중에서도 이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비트코인은 시스템 자체를 해킹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안전한 개인 간의 금융 거래가 비트코인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그럼에도 문제는 여전히 남았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시시각각 변하는 문제다. 본래 100달러를 송금하려고 했지만, 송금 버튼을 누르는 순간 비트코인의 가격이 떨어지면 의도와 다르게 100달러 보다 적은 금액을 보내는 셈이 된다. 결국 가격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 대신 화폐, 즉 달러와 똑같은 가치를 지닌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했다. 이제는 코인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암호화폐 페어가 가장 기본이 되었다. 다시 말해, 반드시 스테이블코인을 가지고 있어야 내가 원하는 코인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2.1.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가치 - (1)안정성
스테이블코인은 그 가치가 달러와 연동되는 유일한 코인이다. 모든 코인의 가치는 매우 유동적인데,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한다. 가치가 안정적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크립토 사용자들에게는 엄청난 이점이다. 달러와 똑같은 가격을 보장한다는 것만으로도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은 충분하다.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내 자산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지키는 것이다. 코인에 투자하는 건 다음 문제다. 따라서 조만간 코인에 투자를 할 예정이라 하더라도 실행에 옮기기 전까지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가지고 싶어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크립토 투자자들의 페인 포인트를 정확히 짚었다.
출처: 쟁글
출처: Glassnode
크립토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원한다는 건 시가총액에서도 드러난다. 크립토 시가총액 순위에서 스테이블코인인 USDT가 3위, USDC가 7위에 자리해있다. 또한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점유율은 약 17%를 차지한다. (2024.2.29 기준) 이제는 스테이블코인 자체를 달러 화폐와 같다고 생각하는 탓에 투자를 하지 않을 때는 당연히 스테이블코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이 명목화폐와 같지 않으며 수많은 코인 중 하나라고 본다면, 가격이 안정적인 코인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가 얼마나 높은지 깨달을 수 있다.
2.2.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가치 - (2)크립토 투자 매개체
코인을 구매하는 첫번째 관문은 중앙화거래소(CEX)다. 대부분의 거래소는 BTC-USDT처럼 스테이블코인으로 코인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스테이블코인이 크립토 세계의 기축통화가 된 셈이다. 한국의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마켓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각 거래소와 제휴를 맺은 은행 계좌로 원화를 입금하고, 원화로 코인을 구매한다. 하지만 우리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때, 해외 거래소에서 원화를 취급하지 않으며 신용카드로 코인을 구매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이는 비단 한국 유저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해외 거래소들은 각기 다른 국가에 등록되어 있어 적용되는 규제도 다르다. 뿐만 아니라, 그 거래소가 등록된 국가의 시민들보다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이 해외 거래소들을 이용한다. 따라서 달러 같은 명목화폐로 코인을 거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거래소에서 BTC-USDT 같은 코인-스테이블코인 페어로 마켓을 구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해외여행을 갈 때 일단 달러로 환전을 한 후, 그 나라에 도착해 현지 화폐로 다시 환전을 하는 것과 같다. 한국에서 어느 은행 지점을 가든 모두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어느 나라로 여행을 가든 그 나라에서도 달러를 반드시 취급한다. 그만큼 달러의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거래소에 유동성이 부족하면 거래가 일어나지 않는다. 각 코인들을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기축통화로 유동성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2.3.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가치 - (3)화폐의 대안
자국의 화폐가치가 불안정한 제3세계 국가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튀르키예의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상승한 탓에 사람들이 자국 화폐보다 달러나 암호화폐를 더 선호한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게 경제 상황이 급변한 것 외에도 아프리카에서는 금융 인프라가 부족하고 화폐 가치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상수다. 이런 열악한 금융 환경 속에서 ‘엠페사(M-Pesa)’가 널리 사용되었다. 지역 곳곳에 있는 엠페사 휴대폰 대리점에서 돈을 충전하고, 휴대폰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돈을 송금하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이 엠페사와 스테이블코인을 혼합해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내국인들끼리는 엠페사로 돈을 주고 받고, 외국인과 거래할 일이 있을 때는 바이낸스를 통해 USDT를 주고받는 것이다. 자국 경제 상황이 악화될 때는 현금을 빠르게 USDT로 바꾸기도 한다. 과거 터키의 리라화 폭락 사태에서도 그랬듯, 제3세계 국가에서 대체로 바이낸스를 통한 USDT 거래를 선호한다. 거래 속도가 가장 빠른데다 수수료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보통 각 체인이 얼마나 많이 사용되는지를 볼 때 체인별 TVL(Total Value Locked)을 본다. 많은 금액이 해당 체인에 예치되어 있을수록 더 많이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 다소 의외일 수 있지만 트론이 이더리움에 이어 2위 TVL을 자랑한다. 트론 체인이 크립토 빌더들에게 그닥 인기 있는 체인이 아니며 손꼽을 만큼 유명한 프로젝트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더리움에 이은 2위의 TVL을 보여주는 것은 크립토 시장에서 트론 체인에 기반한 USDT가 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는 점, 여기에 더해 제 3세계 시민들이 일상에서 USDT를 사용한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3. 스테이블코인의 수익 모델
3.1. 스테이블코인의 수익모델 - (1)담보 자산 투자
여기서는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말한다. 스테이블코인의 수익모델은 단순하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고객이 담보한 예치금을 운용하여 투자수익을 얻는다.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USDT의 경우 국채, 기업어음, 크립토 자산을 담보로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 투자한 투자수익을 얻는다. 투자라고 했지만,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구조 상 반드시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위 그림의 발행 구조에서 볼 수 있듯이 고객이 테더사에 1달러를 맡기면, 테더의 금고에 1달러 현금자산이 들어오고, 고객에게 1USDT를 제공한다. 반대로 고객이 1USDT를 가져오면 보관하고 있던 고객의 현금 1달러를 돌려줘야 한다.
고객의 돈을 돌려주기 위해 당연히 현금을 보관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돈이 된다. 고객이 USDT를 바꿔가기 위해 예치한 현금 달러를 현금으로만 두는 것이 아니라 단기 국채 등 현금성 자산을 사는 것이다. 그밖에 금이나 비트코인을 사기도 한다. 대체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것들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래야 고객이 달러를 인출할 때 바로 환급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전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신뢰가 뱅크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테더는 2023년에만 62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3년 4분기에만 10억 달러의 이익이 났는데, 주로 단기 미국채 이자와 비트코인, 금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것이다. 가장 안전한 국채만 가지고 있어도 사람들이 USDT를 계속 사용하는 한 앉아서 돈을 버는 구조다. 그럼에도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 대신 리스크가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가치인 안정성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3.2. 스테이블코인의 수익모델 - (2)수수료
테더의 수수료는 입출금 수수료와 계정 인증 수수료가 있다. 테더사에서 직접 USDT를 사기 위해 계정 인증을 하려면 150 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또한 입출금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최소 10만 달러 이상 테더에서 직접 인출할 수 있으며 0.1%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대부분 USDT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거래소나 기관이 USDT를 직접 발행하고 수수료를 낸다. 사실상 개인이 테더에서 직접 USDT를 구입하기는 불가능하며 대신 거래소를 통해 USDT를 확보할 수 있다. 거래소에서 다른 거래소로 USDT를 보낼 때 약 1USDT 정도 수수료를 내는데, 이는 USDT 거래 수수료가 아니라 트랜잭션 가스비다. 테더는 계좌 간 거래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3.3. 스테이블코인의 수익모델 - (3)대출
테더는 기관 대출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러나 테더의 대출 리스크는 큰 의심을 받아왔다. 2021년 10월 테더는 크립토 투자사인 셀시우스에 10억달러를 대출했다. 이 대출의 이율은 연 5~6%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셀시우스가 FTX 사태를 촉발하며 파산해버렸다. 여기에 더해 테더는 지불 능력이 의심되는 중국 기업에도 수십억 달러를 대출해 비난을 받았다.
4. 스테이블코인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 스테이블코인의 유형
위에서는 주로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USDT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2위인 USDC 역시시법정화폐 기반으로 USDT와 그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법정화폐 기반이 스테이블코인의 대세로 완전히 자리잡은 것은 테라-루나 사태의 영향이 크다. 각 유형이 어떻게 다른지 그 원리를 알면 스테이블코인의 비즈니스모델의 차이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4.1. 법정화폐 기반(ex: USDT, USDC)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장악한 USDT와 USDC 모두 법정화폐 기반이다. 고객이 1달러를 예치하면, 1USDT 혹은 1USDC를 준다. 고객이 다시 USDT와 USDC를 가져오면 현금 1달러를 돌려준다. 결국 1USDT가 1달러의 가치를 가지는 것은 언제든 테더사가 1달러를 돌려준다고 보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테더가 발행한 모든 USDT 액수 이상의 금액을 테더사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1USDT가 1달러에 페깅되는, 즉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바로 그때문이다.
4.2. 담보물 기반(ex: DAI)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달러를 담보로 했다면, $DAI는 가상자산을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테더에서는 달러를 테더사에 맡기면 USDT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준다. 메이커다오에 가상자산을 담보로 맡기고 1달러에 페깅되는 DAI를 받을 수 있다. 주로 이더리움을 많이 취급하지만, 그 외 다양한 코인을 담보로 맡길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하는 중앙화거래소(CEX)에는 DAI를 가지고 코인을 살 수 있는 페어가 많지 않다. 그래서 담보를 맡기면서까지 다이를 발행하는 사람들은 주로 DEX나 디파이에서 거래를 하려는 목적으로 다이를 필요로한다.
DAI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핵심은 과담보다. 현재 최소 담보비율은 150%다. DAI 발행사인 메이커다오가 만든 일종의 금고인 볼트에 150달러의 이더리움을 예치한다. 그러면 100달러 만큼의 DAI를 받는다. 다시 100달러의 DAI를 돌려주면, 내가 맡겼던 150달러어치의 이더리움을 다시 돌려 받는다.
이렇게 담보를 더 많이 맡기는 것은 다이가 취급하는 담보물인 이더리움 같은 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150달러 만큼의 이더리움을 예치했지만, 이 이더리움의 가격이 급락해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메이커다오 볼트가 손실을 입는다. 그래서 최소 담보비율인 150%이하로 내려가면, 즉 이더리움의 가격이 떨어져 내가 예치한 이더리움의 가치가 15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그 이더리움은 강제로 청산된다. 자동으로 그 이더리움을 팔아 USDT 같은 다른 안전자산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150% 과담보를 맡겼기 때문에 그 때 담보물 이더리움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안전자산으로 바꾸면 볼트가 손실을 보지 않는다.
그럼 DAI의 1달러 페깅은 어떻게 유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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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I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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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I의 가격이 1달러보다 낮으면, 사람들은 더 싸진 DAI를 사들일 것이다. 원래는 1달러를 줘야 1DAI를 살 수 있었는데, 그보다 저렴한 0.8달러에 1DAI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저렴하게 사들인 다이를 가지고 메이커다오 볼트에 밪을 갚을 수 있다. 처음 DAI를 발행할 때 이더리움을 맡기고 100DAI를 빌려온 것인데, 지금은 100달러보다 싼 가격으로 100DAI를 마련해 빚을 갚고 담보물 이더리움도 다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사람들이 DAI를 사들이고 갚음으로써 시장의 DAI 통화량이 줄면 DAI의 가치가 다시 상승해서 1달러에 맞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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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I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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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I의 가격이 1달러보다 높으면 위와 반대의 상황이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더리움을 맡기고 DAI를 더 많이 발행하려고 할 것이다. 1DAI의 가격이 1달러보다 높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메이커다오 볼트에 이더리움을 예치하고 DAI를 찍어낸다. 그러면 시중에 DAI 통화량이 늘어나고, 그만큼 DAI의 가치도 하락해 다시 1달러에 맞춰진다.
4.3. 알고리즘 기반(ex: UST)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무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이라고도 한다. 위의 법정화폐와 담보물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모두 담보물을 근거로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된다. 하지만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없이 다양한 알고리즘으로 1달러 페깅을 맞춘다. 가장 대표적인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테라(UST)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테라의 구조를 살펴보겠다.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UST는 LUNA라는 토큰과 함께 작동한다. ‘테라스테이션’이라는 일종의 교환소에서 테라와 루나를 서로 교환할 수 있다. UST는 1달러에 페깅되는 스테이블코인이고 루나는 이를 보조하는 목적으로 발행된 일반적인 토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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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UST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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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1UST가 1달러보다 낮은 0.9달러가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1루나는 10달러다. 사람들은 더 저렴해진 UST를 사서 이걸 루나와 바꿀 것이다. 원래는 1루나를 10달러에 살 수 있는데, UST 가격이 낮아져 9UST만 내도 똑같은 1루나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UST를 사서 루나로 바꿔버린 탓에 시중의 UST 유통량은 줄어들고 UST의 가격은 다시 올라 1달러에 맞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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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UST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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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1UST가 1.1달러로 비싸진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UST를 더 원할 것이다. 1달러보다 더 비싸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반대로 루나를 구입해서 가치가 높아진 UST로 바꿀 것이다. 원래는 1루나를 바꾸면 10UST를 받았는데, 이제는 UST 가격이 높아져 1루나를 가져가면 11UST를 준다. 그러면 사람들이 UST를 받아간 탓에 시중에 UST 통화량이 늘어나고, UST의 가격은 다시 떨어져 1달러에 페깅된다.
2022년 5월, UST의 디페깅으로 시작되어 루나 토큰의 가격이 폭락하고 만다.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테라 이전에도 몇 번의의 시도가 있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테라를 앵커에 예치하면 연 20% 이상의 높은 이율을 보장하는 앵커 프로토콜을 출시하는 등 테라는 공격적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테라 몰락의 이유로 애초에 앵커 프로토콜이 보장할 수 없는 고이율을 약속해 자금을 끌어모으는 폰지사기와 다름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한 알고리즘에 기반해 참여자들의 차익거래에 의존하는 스테이블코인의 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테라 사건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극에 달하게 만들었고, USDT와 USDC 같은 법정화폐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으로 완전히 패권이 넘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5.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자원
5.1. 신뢰
신뢰는 비물질적인 자원이지만 스테이블코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애초에 가격 변동성이 높은 코인의 가격을 보완하는 것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니즈였다. 은행이 신뢰를 잃으면 뱅크런이 일어나 파산하듯이 스테이블코인도 신뢰를 잃으면 끝이다. 특히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UST가 무너진 사태는 신뢰가 무너지면 안정성도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5.2. 담보물
중앙화된 법정화폐 담보물, 가격변동이 큰 가상자산 담보물보다 알고리즘이 더 신뢰할만하다는 것을 테라가 입증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완전히 몰락하고, 사람들은 안전한 담보물을 보장하는 스테이블코인을 더 선호하게 되어 USDT와 USDC로 스테이블코인의 패러다임이 넘어갔다. 담보물은 스테이블코인의 신뢰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 것이다.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담보로 가지고 있는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이 핵심 자원이다. 고객들이 예치한 돈을 모두 찾아가는 뱅크런이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리스크다. 따라서 안전한 자산을 담보물로 가지고 있으면 고객들이 안심하고 계속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할 수 있다.
5.3. 사용의 편의성
사람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는 이유는 안정성과 크립토 투자의 편의성 때문이다. 특히 가장 쉽고 편하게 코인을 구매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선호한다. 그런데 일반 개인은 USDT나 USDC를 직접 구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신원이 확실하지 않은 개인 고객이 악의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것을 염려해서다. 그래서 개인은 거래소를 통해 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을 트레이딩함으로써 스테이블코인에 접근한다. 당연히 가장 많은 유동성을 보유한 코인-스테이블코인 페어에서 거래를 하고,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놓고 투자 타이밍을 기다리려고 할 것이다. 결국 일반 사용자의 편의성은 유동성이 얼마나 풍부한지에 달려 있다.
6. 스테이블코인 핵심 프로세스
6.1. 스테이블코인 핵심 프로세스 - (1)아비트라지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자체가 아니므로 약간의 디페깅이 항상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트레이더들은 스테이블코인과 달러의 가격이 약간씩 차이가 날 때마다 차액거래를 시도한다. 스테이블코인이 1달러보다 싸면 샀다가, 1달러보다 약간 비싸지면 다시 되파는 방식이다. 아비트라지 거래로 스테이블코인의 1달러 페깅이 유지된다. 오히려 디페깅이 발생했을 때 차익거래를 노리는 사람들에 의해서 다시 1달러에 가격이 맞춰지는 것이다. 일반 개인 투자자보다는 전문 기관이 봇을 통해서 매우 빠르게 스테이블코인을 사고 파는 초단타 트레이딩이 이뤄진다.
그러나 100% 아비트라지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취약하다는 걸 테라 사태가 보여주었다. 디페깅이 발생하는 것 때문에 다시 1달러에 가격이 맞춰지는 안정성이 유지된다고는 하지만, 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버리면 디페깅의 정도가 심해진다. 그동안 꾸준히 스테이블코인 1, 2위를 유지한 테더와 서클이 보여줬듯이, 현금과 국채 같은 믿을만한 담보물이 그 신뢰를 뒷받침한다. 스테이블코인과 달러의 가격 괴리를 통해 누군가 차익을 얻고, 그로 인해 안정성이 유지된다. 그럼에도 결국 내 USDT를 주면 1달러를 되돌려받을 수 있다는 믿음, 그러기에 충분한 달러와 국채가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디페깅이 나더라도 다시 1달러에 맞춰질 것이라는 기대를 믿고 아비트라지 거래를 시행할 수 있다.
6.2. 스테이블코인 핵심 프로세스 - (2)리스크 관리
운용 리스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투자 운용사와 같은 비즈니스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운용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국채가 가장 안전한 자산이지만,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채 비중을 낮출 수도 있다. 그러나 안전자산의 비중이 낮아지는 것을 고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2023년 5월, 테더는 초과 준비금을 위해 비트코인을 정기적으로 매입하기로 했다. 하락세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는 시기인데다, 실리콘밸리뱅크(SVB)의 파산으로 USDC의 디페깅이 발생하자 테더의 비트코인 매수는 환영 받았다. 반대로 서클은 미국의 규제를 따르며 안전하고 투명하게 미국 은행에 자산을 예치했지만, 시장 상황의 악화로 위기를를 겪었다. 테라는 UST 디페깅이 일어나자 가격 방어를 위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그러나 비트코인 매입의 진의가 의심을 받으면서 신뢰는 더 하락했고 비트코인 매수는 오히려 악수가 되었다.
신뢰 관리
발행사의 신뢰도도 잘 관리해야 한다. 2021년 테더는 담보자산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테더는 아직까지도 공식 회계감사보고서가 아닌, 확인 보고서만 발표해 시장의 불신을 받고 있다. 또한 중국의 부실기업 어음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받는 상황이다. 반대로 USDC 발행사 서클은 미국의 규제를 철저히 따르며 운영된다. 하지만 탈중앙화를 선호하는 크립토 투자자들은 오히려 USDC가 미국의 규제에 영향을 받으므로 더 불안정하다고 생각한다.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에 영향을 받아 USDC의 디페깅이 일어난 것도 중앙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그 원인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6.3. 스테이블코인 핵심 프로세스 - (3)포트폴리오 구성
테더의 담보 구성 현황
출처: 테더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자산을 어떻게 구성하는지가 핵심 프로세스가 된다. 담보 자산을 잘 관리함으로써 언제든 고객들이 예치한 금액보다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포트폴리오는 고객들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발행사의 실질적인 수익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신 스테이블코인은 고객이 1USDT를 가져왔을 때 1달러를 돌려줄 수 있어야하므로 안전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한편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을 높이면 전체 자산이 늘어나는 것이므로 그 균형을 잘 맞출 필요가 있다. 2023년 테더는 포트폴리오에서 기업어음을 매각하고 단기국채 비중을 높이며 안정성을 추구했다. 동시에 비트코인을 매입하며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DAI는 처음에는 주로 가상자산을 담보로 했으나, 최근 RWA(Real World Asset)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실물자산을 DAI의 담보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100% 현금으로만 담보를 구성할 수는 없기 때문에 납득할 만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취해야 하고, 그것이 스테이블코인 운영 프로세스의 핵심이다.
7. 그래서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는?
7.1. 규제 및 미국의 행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미국의 규제 방향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 역시 미국의 규제 방향을 주시하며 기다리는 중이다. 미국에서는 USDC 사용 확대를 통해 오히려 달러의 지배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과 스테이블코인이 연준의 통제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맞선다.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이후 USDC의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USDT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테더가 중국 자본과의 연계를 항상 의심받아 온 만큼 미국 당국도 스테이블코인의 패권이 테더로 넘어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테더의 점유율은 70%가 넘었다. 미국 당국은 그동안 코인의 증권성 이슈와 더불어 CBDC에 대한 입장까지 확실히 정리되지 않으며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을 확실히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USDT의 점유율이 치솟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이 곧 승인될 것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7.2.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디지털화폐)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CBDC 이슈와도 맞물려있다. CBDC에 대한 방향이 스테이블코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CBDC에 대한 미국 내 입장은 CBDC가 개인의 금융 자유를 해칠것이라는 주장과 달러의 글로벌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맞선다.
먼저 미국이 달러 패권을 유지하려한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CBDC를 승인하면 정부가 금융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고 달러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서 달러 패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한번의 해킹으로 국가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미국이 중요시하는 개인정보 보호라는 가치가 훼손될 수 있어 정치적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는 단점이 있다. CBDC를 승인하는 것이 전체 가상자산을 승인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 여전히 가상자산 합법화에 대한 찬반이 뜨거운 미국에서 어느 누구도 한쪽으로 입장을 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CBDC에 대한 속내는 중국이 더 복잡하다. 중국은 2014년 부터 CBDC를 추진해왔으며, 세계 최초로 소수 대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 테스트를 시행했다. 그간 중국은 가상자산 규제를 풀었다, 조였다를 반복해왔는데 최근에는 가상자산을 전면 금지했다. CBDC 상용화를 위해 민간 가상자산 시장을 틀어막은 것이라고 본다. CBDC를 통해 금융경제에 깊이 개입하고 달러 패권에 맞서려는 것이 중국 정부의 목적일 것이다. 하지만 CBDC로 인해 자칫 민간 금융 시장이 위축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중국 역시 그 점을 우려해 CBDC에 더 박차를 가하지 못하고 있다.
결론
스테이블코인은 그 이름처럼 크립토 산업에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이제 스테이블코인 없는 블록체인 시장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발행사의 리스크와 신뢰 문제가 여전하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인 UST가 몰락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다행히 스테이블코인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새로운 빌더들도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보증된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이슈는 CBDC다. 미국과 중국이 CBDC를 도입을 두고 내외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CBDC의 도입은 필연적이다. 일상에서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것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 디지털 화폐를 도입함으로써 지급결제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다. 또한 국가 간 송금, 결제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각국 정부는 CBDC를 도입해 금융경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싶어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정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해 달갑지 않게 보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CBDC를 발행해 기존 민간 은행이 하던 모든 일을 다 하기는 어렵다. 거액 결제 뿐 아니라 소액결제까지 모든 거래 데이터를 중앙은행 단일 기관이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므로 지급준비금 같은 거액결제는 CBDC로 중앙은행이 관리하고, 그 외 소액결제는 지금의 민간 은행, 또는 스테이블코인이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금융이 디지털화됨에 따라 민간 은행의 역할이 줄고 핀테크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덕분에 이제는 현금 지폐가 없어도 금융 서비스를 편리하게 누릴 수 있게 되었다. CBDC와 스테이블코인이 공존한다면, 스테이블코인도 핀테크로서 금융 소외 계층의 안정적인 금융생활을 도울 것이다. 이미 제3세계 국가들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선호하며 일상에서 사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 솔루션이 살아남아 더 안전한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제공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