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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Jehn)외 1명
Senior Analyst/Team Lead/
Xangle
2024.03.14

 

목차

1. 들어가며
2. Sei의 Selling Point
3. Sei의 도전과제 
4. 마치며

 

1. 들어가며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프로젝트 Sei가 화제다. 각종 커뮤니티 및 유명 리서처들이 관련 글을 쏟아내며 Sei는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정말 괜찮은 프로젝트 Sei의 등장 효과일까, 아니면 초기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단순 크립토 실링(crypto shilling)일까. 

L1 시장은 롤업 기반의 L2 서비스나 dApp과는 결이 다른 차별점을 필요로 한다. L2 와 dApp이 호환성이나 서비스로써의 특징을 강조한다면, L1은 하나의 생태계로서의 역할을 해야하며 다른 L1들과는 경쟁적 관계에 있다는 숙명을 갖고 있다. 본 글에서는 Sei에서 말하는 다른 L1들과 차별을 두는 특별한 강점(Selling point)이 무엇이고 그 강점들에 대해 분석적인 시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2. Sei의 Selling Point

가장 빠른 파이널리티

‘더 빠른 블록체인’, ‘즉각적인 트랜잭션 처리’, ‘현존하는 블록체인 중 가장 빠른 파이널리티’. Sei에 대해 처음 알게 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문구들이다. 실제로 Sei는 파이널리티를 자랑하는 Aptos (900ms)나 Solana(1500ms)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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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ei.io

거래 체결은 트랜잭션이 블록에 포함되는 것을 의미하기에 파이널리티가 거래 체결 속도와 직접적인 상관 관계를 보여준다. Sei는 거래소 트릴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이와 같은 빠른 파이널리티를 강조하고 있다. 거래소 트릴레마란 분산화 거래소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1) 분산화(Decentralization) 2) 자본 효율성(Capital Efficiency) 3)확장성(Scalability)을 모두 만족하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한다. 세 가지 속성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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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링크

  • Decentralization: 거래소가 분산화되어 있어 중앙화된 권한이 없다.

  • Capital Efficiency: 거래소가 사용자의 자원과 유동성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Scalability: 거래소가 높은 처리량을 갖고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거래를 할 수 있다.

 

Sei는 중앙지정주문가 (central limit order book, CLOB) 방식을 사용하는 탈중앙화 거래소로 Capital Efficiency와 Decentralization을 해결하고 있다. 그렇기에 Sei에게 필요한 것은 Scalability이기에 빠른 파이널리티가 중요한 것이다. Sei는 앱 특화(app-specific)인 기존 크립토 생태계에서 첫번째 섹터 특화(sector-specific) 네러티브로 등장한 만큼 트레이딩 플랫폼으로써 시장에서 특별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병렬 EVM을 통한 트랜잭션 처리

Sei v2가 소개되며 생태계 확장을 위한 EVM을 공식적으로 Sei에서 지원하게 되었다. Cosmos SDK와 EVM과 매끄러운 호환을 위한 Address Translator나 EVM 모듈을 통해 별도의 추가 작업 없이 Solidity 코드를 Sei에서 구동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하지만 이는 BeraChain이나 Evmos 등과 같은 프로젝트에서 이미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데, Sei가 이들과 다른 점은 ‘첫 병렬 EVM’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EVM 생태계에서 병렬 EVM이라는 네러티브가 제안돼 왔는데, 모놀리틱 체인에서는 체인의 여러 요소(합의, 블록, 트랜잭션 등)들이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개발적인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Sei는 Cosmos SDK 기반의 체인으로 모듈러 블록체인의 특색을 살려 블록을 생성하는 Tendermint 합의 엔진을 수정하여 병렬 처리를 구현하였다. 트랜잭션을 병렬로 처리하는 과정은 블록체인의 특성상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단일 노드일 경우엔 상관이 없지만 여러 노드가 상태를 공유하는 상황에서는 서로 다른 병렬 처리는 곧 밸리데이터 노드들 간의 상태 불일치, 즉 비결정성(non-determinism)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랜잭션 간의 순서가 중요한 경우 - 예를 들면 계정 간 잔고의 이동 - 잔고의 값(노드의 상태)을 보장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ei는 낙관적 동시성 제어 (Optimistic Parallelization)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트랜잭션을 병렬로 처리하되, 트랜잭션 간의 순서가 중요한 경우에는 순차적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Sei는 이를 통해 높은 처리량을 유지하면서도 트랜잭션의 순서를 보장할 수 있다.

이외에도 Sei는 Cosmos SDK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DB를 변경한 SeiDB를 제안하였다. SeiDB는 상태 불일치 및 동기화 시간 소요 같은 문제를 해결하며 노드 하드웨어 요구 사항을 낮게 유지하면서 병렬 실행을 고려하여 설계되었다. 이러한 기술적인 특징들은 Sei가 높은 TPS를 처리하기 위한 기술적인 특징들로써 특별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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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log.sei.io

 

트레이딩을 위한 범용 L1 체인

Sei는 트레이딩을 위한 범용 L1 체인이라는 네러티브를 강조하고 있다. DeFi 어플리케이션으로써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특별한 기능들이 제공된다.

  • Native Order Matching Engine: 범용 목적을 가진 L1 체인의 경우 거래 실행에서 자동화된시장조성자 (AMM) 방식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Sei는 자체 오더북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적으로 거래를 할 수 있게 하며 더 낮은 슬리피지와 더 높은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더 낮은 거래 비용과 더 높은 거래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 Native Price Oracles: 오더북 방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거래에 사용되는 정확한 가격 정보를 오라클을 통해 제공해야만 한다. 오라클 데이터는 밸리데이터들이 블록 생성 시 함께 제공하도록 구현되어있으며 정확한 최신 데이터를 유용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제안되어있다.
  • Frequent Batch Auctioning (FBA): Sei는 FBA 방식을 통해 모든 시장 주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일률적인 청산 가격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방식을 통해 트랜잭션 순서를 조작하여 이익을 탈취하는 프론트러닝 공격 (front-running attack)을 방지하고 더 공정한 거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3. Sei의 도전과제

빠른 파이널리티, 특정 조건(환경)에서만 유의미

트레이딩에 특화된 체인을 강조하기 위해 Sei는 파이널리티 속도에 대한 큰 자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사실 Cosmos SDK 기반의 체인들은 기본 셋팅으로 블록 생성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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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링크

 

Cosmos SDK에서 체인의 설정을 조정하는 config.toml에서 합의 설정을 보면 timeout_commit 이라는 파라미터가 존재하는데, 이 파라미터는 블록이 생성되고 나서 다음 블록이 생성되기까지의 시간을 조절하는 파라미터이다. 이 파라미터를 조정함으로써 블록 생성 시간을 조절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파이널리티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설정을 통해 1초 이하의 파이널리티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즉, 트랜잭션 처리량과는 별개로 단순히 BFT 합의 방식을 기반으로 블록 생선 속도를 높여 파이널리티를 낮추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빠른 파이널리티가 유의미한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짧은 블록 생성 시간 내에 많은 트랜잭션이 블록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빠른 파이널리티로 인해 특정 시점에 제출한 트랜잭션이 바로 다음 블록이 아닌 수 블록 후에 저장된다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빠른 파이널리티를 위해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는 통신 해야할 노드의 수와 네트워크의 전송 속도이다. 통신해야하는 노드가 많을 수록, 노드들 간의 물리적 거리가 멀수록, 파이널리티의 속도는 증가하게 된다. Sei에서 제한된 환경에서는 250ms의 파이널리티를 달성하였지만 실제 메인넷에서는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에 제한된 노드 수와 노드 간 물리적 거리를 최소화 한 보수적 환경에서 Sei가 강조한 매우 빠른 수준의 파이널리티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서비스 환경과 노드 변동 상황 등에서도 빠른 파이널리티를 구현하는 것이 앞으로 Sei의 과제가 될 것이다. 

 

병렬 EVM을 위한 Sei의 기술

Sei는 병렬 EVM을 달성하기 위해 Optimistic Parallelization을 핵심적인 기술로 제안하고 있다. 다만 이 방식은 Aptos의 Block-STM 알고리즘과 유사한 방식을 사용하여 구현되었다. 이에 Sei가 EVM에 Block-STM을 적용한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지만, 핵심 기술의 선구자로 불리기 위해서는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또다른 기술적 차별점으로 Sei는 SeiDB를 강조하고 있다. 사실 Cosmos SDK를 활용하는 생태계 내에서는 IAVL트리 구조의 데이터베이스를 커스텀하여 자신들의 비즈니스 로직에 맞게 수정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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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log.sei.io

 

SeiDB의 특징을 짧게 요약하면 하나의 큰 데이터 베이스를 두 개의 서로 다른 레이어로 분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 State Commitment: 머클 트리 형태의 메모리 상의 체인의 상태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빠른 상태 접근과 머클 해싱을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
  • State Store: 아카이브 노드로 모든 과거 상태를 조회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데이터베이스

데이터베이스를 분리함으로써 Sei는 분명 데이터 저장에 있어서 효율성과 최적화의 관점에서는 충분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우려 사항에 대한 해결 과제도 있다. 

  • 상태 저장의 복잡성: 상태 저장을 위해 두 개의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함으로써 상태 저장에 있어서 복잡성이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복잡성은 잠재적인 버그나 취약점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특히 두 레이어 간의 동기화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낙관적 병렬 처리에 대한 의존: SeiDB의 성능 향상은 낙관적 병렬 처리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트랜잭션이 충돌 없이 병렬로 처리될 수 있다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이 가정이 실패할 경우 트랜잭션 처리 지연이나 복잡한 충돌 해결 메커니즘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전체적인 처리량과 효율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하드웨어 요구 사항: Sei에 따르면 노드 하드웨어  요구 사항이 낮은 수준이지만, 성능의 큰 향상과 저장 최적화는 여전히 높은 컴퓨팅 파워를 요구할 수 있다. 특히 빠르게 많은 트랜잭션을 처리해야 하는 밸리데이터 노드에게 더욱 높은 요구 사항을 요구할 수 있다.
  • 상태 변경을 위한 Write-Ahead Logging (WAL): 비동기 상태 변경을 위한 WAL의 사용은 성능을 향상시키지만 WAL이 상태 저장소에 플러시되기 전에 실패할 경우, 데이터가 손실되거나 손상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블록체인 상태의 무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일관성을 보장하기 위한 강력한 복구 메커니즘이 필요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SeiDB는 블록체인 저장 및 성능 최적화에 있어 큰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앞으로 Sei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위해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테스트 및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L1 체인으로서의 포지션

Sei는 앞으로 L1체인으로서의 입지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기존의 Cosmos SDK 기반의 DEX 특화 체인들과 비교하였을 때 고빈도 매매 (High-frequency Trading, HFT)나 대규모 거래에서 Sei의 장점이 명확하다. 정해진 가격으로 빠른 거래 체결이 가능하다는 것은 Osmosis와 dYdX와 비교하였을 때 갖는 확실한 강점이다. 하지만 L1 체인으로서의 포지션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결국 Sei 토큰의 유틸리티가 중요하다. 현재 제안된 Sei 토큰의 유틸리티로는 네트워크 수수료, 스테이킹, 거버넌스 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유틸리티들은 다른 L1체인들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Osmosis에서는 $OSMO를 이용하여 Superfluid, Supercharged를 통해 스테이킹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dYdX는 $dYdX를 스테이킹 하였을 때 거래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파라미터를 변경하는 데 거버넌스를 통해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Sei는 타 플랫폼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가스 수수료를 보이지만, 기존 유틸리티들과 명확하게 구분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트레이딩 특화’ dAPP들의 활발한 출현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Sei가 궁극적으로 거래소 트릴레마를 해결하는 L1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트레이딩 특화 dAPP들이 시장에 나와 Sei의 네러티브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롤업과 L2에 대한 전략이 Sei에게 필요할 수 있다. Sei가 L1으로서만의 정체성을 유지한다면 모든 과거, 현재 데이터를 여러 노드들이 저장하고 공유해야만 한다는 블록체인의 구조적인 특징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하였을 때 한계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Sei 기반 수 많은 dAPP들이 등장했을 때, 여러 앱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어 롤업을 이용한 L2 도입이 필요해지는 시점이 올 것이다. 이에 Sei는 L1 생태계뿐 아니라 롤업과 L2에 대한 전략을 마련해야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4. 마치며

현재 Sei가 유사 프로젝트들 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Sei와 함께 생태계를 꾸려가는 유명 프로젝트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새로운 L1 네러티브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Sei가 앞으로 L1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이며 성장해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 참고자료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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