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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AX 리서치팀
GOPAX
2024.02.20

[Xangle Dig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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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3.0 사례, 웹3 블록체인, 오라클 문제란?, 웹3 경제시스템의 조건, 토큰 보상시스템— written by 장중혁

 

 

Web3.0 경제시스템 설계란 무엇인가?

Web3.0 경제시스템은 현대 경제를 구성하고 있는 ‘가치시스템’ 중에서 분배가 공정하지 않게 만들어진 경제시스템에 의해 작동되고 있는 ‘가치시스템’을 새로운 ‘경제시스템’으로 포섭하여 ‘가치시스템’의 지속 가능성과 발전을 강화하려는 시도다. 그리고 그것은 비트코인이 그러했듯이 ‘온라인 가치시스템’을 1차적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Web3.0은 모든 종류의 가치시스템에 대해 경제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일까? Web3.0 경제시스템의 ‘한계’는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어떻게 가치시스템은 Web3.0 경제 시스템의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는가?

만약 Web3.0 경제 시스템 설계의 모티브가 그것이 대상으로 하는 가치시스템으로부터 출발한다면, 가장 먼저 답해야 하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는 ‘가치시스템’이 블록체인 기반의 Web3.0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여 지속성과 성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치시스템인가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대상이 될 수 있는 ‘가치시스템’에 대한 오해로 인해 발생한 ‘실패한 시도’들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을 ‘변조 불가능한’ 저장소로 사용하면 Web3.0 경제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는가?

이를 위해서 2017년 ICO 붐이 있었던 시기에 이른바 dapp(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으로 기대를 모았던 실패 사례들을 살펴 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2017년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덜 발달되어 있었기때문에..’라는 실패 원인을 싸잡아 얼버무리는 ‘자칭 전문가’들의 이야기에는 전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 전문가에게 ‘블록체인’이라는 사회기술시스템이 ‘무엇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인가에 대한 명확인 인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적 혁신은 불가능해 보였던 많은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법률을 잘 만들면 상온 핵융합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터무니없거나 최소한 그런 가정 하에 출발하는 추론이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명백한 만큼이나, ‘블록체인 dapp과 경제시스템을 잘 설계하면 온라인으로 전달되는 모든 서비스를 블록체인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가 검토하려는 첫 실패사례로 적합한 것은 ‘공증’ 관련된 dapp 기반 ICO 프로젝트들이다. 그 프로젝트들은 대체 ‘공증’이라는 가치시스템을 어떻게 인식했고, ‘블록체인’이라는 사회기술시스템을 무엇이라고 생각해서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무엇보다 ‘공증’은 ‘사람들 간의 약속’을 ‘누구나 믿을 수 있는 사실’로 확정하는 가치를 제공한다. 이는 고대 국가의 왕실 문서 보관소가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보관소’였던 시기에 태어난 사회기술시스템인데, 문서 보관소의 문서 출납을 담당했던 노예가 ‘공증인’으로 개인들 간의 약속을 적은 점토판이나 두루마리에 증인으로서의 서명을 해서 왕실 서고에 보관해주면서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공증’ dapp 프로젝트를 생각했던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다. ‘공증’의 본질적 가치는 ‘공증’이라는 절차에 의해 보관된 문서가 아니라 문서에 기록된 ‘약속 이행’에 대한 분쟁이 발생했을때 공증된 문서를 기초로 약속의 이행을 강제해줄 수 있는 ‘강제력’이 작동한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만약 그런 강제력이 없다면 ‘공증’은 아무런 쓸모를 갖지 못한다. 시대마다 ‘강제력’의 성격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이 둘은 묶여서 하나의 가치시스템을 구성한다. 그런 점에서 ‘공증’ dapp은 ‘강제력’과 묶여서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며, ‘공증’ 자체는 그 시스템의 ‘스택(stack)’을 이루는 부품일 뿐이다. 만약 ‘강제력’이 블록체인 외부에 있다면, 즉 각 국가의 법률 시스템에 의존하여 강제력이 발생한다면 ‘공증’ dapp에서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가치는 블록체인 외부의 사회시스템이 그것의 ‘공증 효력’을 인정하고 ‘강제력’을 행사해 줄 것인가에 의해 결정된다. 즉 그 dapp이 만들려는 경제시스템이 대상으로 하는 가치시스템이 dapp이 강제하거나 검증할 수 없는 제3의 신뢰기관의 결정에 의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dapp이 ‘공증’의 가치시스템에 제공하는 경제시스템은 블록체인 외부에 의존하는 가치시스템의 작동 여부에 의해 가치시스템 내의 참여자들에게 동기를 제공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는 마치 자동차 조립 공정을 효율화하는 IT 기술 솔루션을 완성차 업체가 채택해주어야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 그런 점에서 ‘공증’ dapp 프로젝트들은 블록체인 dapp 프로젝트를 하나의 완결적 경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가치시스템을 보완하는 ‘솔루션’으로 것과 본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런 관점은 그 이후 ‘기업용 블록체인’이라 불리는 프로젝트들을 통해 만개하였는데, 기업용 블록체인을 이끌었던 대표적 솔루션인 ‘하이퍼레저’는 그 주창자였던 IBM이 철수한 상황이다. 기존 가치시스템을 보완하는 ‘솔루션’으로서 블록체인은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해 비용이 큰 솔루션인 경우가 많다.

이런 프로젝트는 Web3.0 경제시스템으로 설계가 불가능하다는 뜻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다만 블록체인 dapp을 활용하여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의 경제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Web3.0 경제 시스템으로 설계한다는 것은 dapp을 이용하여 대상이 되는 가치시스템을 블록체인 상에서 완결적으로 실현되는 경제시스템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하여 기존 경제시스템이 제공할 수 없는 동기와 지속 가능성, 성장 잠재력을 제공하도록 설계한다는 뜻이다. dapp을 활용한다는 것과 dapp으로 Web3.0 경제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둘을 구분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무엇일까? Web3.0 경제시스템이 언제나 토큰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 시스템 내에서 화폐로 사용되는 토큰을 발행할 수 있는 필요 조건은 그것이 Web3.0 경제시스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Web3.0 경제시스템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면 블록체인 상에서 가치가 완결적으로 발생하고 실현되는 ‘화폐시스템’을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토큰을 발행하여 ICO를 한 ‘공증 프로젝트’들은 블록체인 상에서 만들어진 ‘경제시스템’이 ‘공증의 가치 시스템’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위한 ‘화폐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dapp을 ‘검증 가능한 자동화 프로세스’로 사용하면 Web3.0 경제시스템이 구성되는가?

스마트컨트랙은 신뢰할 수 있는 상태기계(state machine)인 블록체인 위에서 ‘파생적 상태 기계’를 생성하는 도구다. 이는 컴퓨터가 ‘상태 기계’이고, 이를 실행환경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컴퓨터의 ‘상태 기계’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또다른 ‘상태 기계’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상태 기계’란 시스템 전체가 하나의 ‘상태’에 있다가 ‘이벤트’가 발생하면 새로운 ‘상태’로 전이되는 기계를 뜻한다. 그렇다면 스마트컨트랙에 의해 생성되는 ‘상태 기계’는 왜 특별한가? 그것의 특별함은 ‘블록체인’으로부터 온 것이다.

블록체인은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상태’를 공개한다. 그리고 거기서 나아가 그 ‘상태’가 ‘어떤 상태로부터’ ‘어떤 이벤트’에 의해 도달한 상태인가에 대해 ‘사후 추적성’을 제공한다. 그 ‘추적성’은 블록체인 상에 있는 ‘현재 상태’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추적성’ 자체는 ‘신뢰성’을 완결시키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과거의 특정 상태가 신뢰할 수 없는 상태였고 현재의 상태가 그것으로부터 귀결된 상태라는 것을 밝혀내더라도 블록체인은 이 상태를 정정할 도구를 제공하지 않기때문이다.

블록체인 상에 있는 ‘현재 상태’를 믿을 수 있게 만드는 메커니즘은 ‘추적성’이 아니라 ‘유효하지 않거나 권한이 없는 상태변경 이벤트’가 블록체인 상의 상태를 변경할 수 없게 만드는 ‘온체인 사전 검증’의 신뢰성때문이다. 이것을 신뢰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블록체인 내의 인프라 상태 관리에 이른바 ‘합의 메카니즘’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 dapp은 ‘신뢰할 수 있는’ 블록체인 인프라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블록체인의 ‘온체인 사전 검증’ 메커니즘에도 불구하고 dapp 내의 상태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블록체인 내의 dapp이 자신 내부에서 정의되어 관리되는 모든 상태들에 대해 ‘검증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신뢰할 수는 없게 된다. 대표적으로 블록체인 상의 ‘권한 없는 이벤트’에 의한 dapp 상태 변경이 dapp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든다. 이는 블록체인 인프라 수준에서 관리되는 신뢰성이 아니라 dapp 내에서 정의되고 관리되는 신뢰성인데, 흔히 dapp의 ‘관리자 계정’에 의해 생성된 이벤트가 커뮤니티 내에서 ‘관리자’에게 부여한 권한을 넘어서는 경우 신뢰성은 파괴된다.

물론 이것이 블록체인을 ‘검증 가능한 자동화 솔루션’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Web3.0 경제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포함하려는 가치시스템에 대해 Web3.0 경제시스템이 ‘가치시스템의 필수 구성 요소’에 대한 ‘기여’에 ‘보편적 보상’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검증 가능한 자동화’는 Web3.0 경제시스템에 ‘공정성’을 제공하고 이것이 ‘기여’의 검증이나 보상의 분배 자동화에 사용될 수 있는 메커니즘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는 Web3.0 경제시스템의 충분 조건이 아니다. 가치시스템의 구성 요소 중에 블록체인 내에서 검증할 수 없는 ‘기여’가 포함되어 있어 그에 대한 ‘공정한 보편적 보상’이 가능하지 않다면, ‘검증 가능한 자동화’된 기여 검증이나 토큰 분배가 부분적으로 사용된다 하더라도 이는 Web3.0 경제시스템으로서의 조건을 갖지 못하기때문이다.

만약 ‘기여’의 검증이 블록체인 상에서 이루어질 수 없어 이를 중앙화된 주체에게 위임해야 한다면 이를 보장하는 주체가 ‘중앙화된 토큰’을 발행하여 설계할 수 있는데, 이는 반드시 ‘환매’를 보장해야 한다. 즉 ‘주조 이익’ 만큼의 충당 부채를 회계적으로 계상하고 어떤 법률에 의해 이를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약속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보편적 보상수단’이 아니다. 중앙화된 주체를 신뢰하는 범위 내에서만 작동하는 ‘제한적 화폐시스템’일 뿐이다. 이렇게 발행된 토큰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가 ‘달러로 denominate된 자산’을 기초 자산으로 하여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이다. 이것은 미국 법률에 의해 통제되는 담보 기반의 제한적 보상수단이고, 미국 법률의 확장성이 아무리 크다해도 Web3.0 경제시스템의 ‘보편적 보상수단’은 아니다. 물론 이것이 ‘모든 스테이블코인’이 Web3.0 경제시스템의 화폐시스템이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토큰에 의한 보상은 Web3.0 경제시스템을 구성하는가?

흔히 Web2.0의 가치시스템에 블록체인 상에서 발행된 ‘공정하고 투명한 토큰’을 보상 수단으로 결합하면 Web3.0 경제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시도가 있다. 이는 어쩌면 2023년에 가장 흔한 Web3.0 경제시스템 정의다. 이러한 주장이 옳은가를 따지기 전에, 이 주장이 가진 인사이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이미 사회적 동기가 입증된 가치시스템에 대해 분배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것은 가치시스템을 진화시키는데 유용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비트코인이 던진 문제의식과도 근접해 있다.

경제시스템을 조작하여 기여에 대한 보상을 특정한 참여자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방법은 ‘시장’을 시장 외적 강제력으로 ‘보상시스템’을 왜곡하는 것과 보상 수단인 ‘화폐시스템’을 조작하여 기여 검증을 우회하여 보상 결과를 왜곡하는 방법이 있다. ‘화폐시스템’ 조작이 현대 시장 중심 경제시스템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라는 시각에서 본다면 상대적으로 ‘보편성’이 높은 ‘화폐시스템’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특수성이 많은 개별 보상시스템을 개선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이더리움을 비롯한 Web3.0 경제시스템을 추구하는 주체들에게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이 ‘현실성’이 없다거나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화폐시스템’만 블록체인 관할권에 두는 경제시스템은 가치시스템을 작동시키는데 ‘기여’가 효과적으로 공급되는데 필요한 ‘시장’에 의한 보상시스템이 최적화되지 않기때문에 가치시스템과 보상시스템을 ‘단일 규칙 강제 도메인’ 상에서 통합한 경제시스템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이는 특히 Web2.0 경제시스템 중에서 가치시스템이 대부분 온라인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Web3.0으로의 진화가 ‘유리’해보이는 경우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게임회사들이 Web3.0을 기회로 보는 현 상황은 게임회사들이 Web3.0 경제시스템으로 가치시스템을 혁신하지 못한다면 가장 빨리 Web3.0 경제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게임 경제시스템에 의해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뜻이다.

 

Web3.0 경제시스템의 설계와 dapp의 역할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나면 흔히 떠오르는 질문은 이것이다. ‘어떻게 경제시스템의 모든 것을 블록체인으로 만들 수 있는가?’ ‘경제시스템이 가치시스템의 필수적 구성요소에 대해 블록체인 위에서 완결적으로 보상을 제공한다는 것은 가치시스템의 모든 요소를 블록체인 스마트컨트랙으로 만들어야 된다는 뜻인가?’

당연히 가치시스템의 모든 것을 블록체인으로 할 수는 없다. 위의 질문을 이렇게 바꾸면 의미는 좀 더 명확해진다. ‘블록체인 위에서 가치가 완결적으로 실현되는 가치시스템에 대해 Web3.0 경제시스템을 구성하는데 있어, 가치시스템의 구성 요소 중 블록체인 위에서 반드시 구현되어야 하는 것과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애매하게 답을 한다면, ‘중요한 부분은 블록체인에 담고 덜 중요한 것은 서버에 담는다’는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또다른 질문을 낳는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인가?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된 ‘dapp 기반 경제 시스템’과 ‘dapp’을 구분하다 보면,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는 명백해진다. dapp은 그 자체로는 ‘경제시스템’의 의미를 갖지 않으며, 블록체인 상에 검증 가능한 로직을 스마트컨트랙으로 구현하는 것을 포함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의미한다. 이는 dapp이 Web3.0 ‘스택(Stack)’의 구성 요소들을 설명할 때 사용되는 개념이며, Web3.0을 ‘경제시스템’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dapp은 그 자체로는 ‘경제시스템’을 기술하는 용어가 아니다. 스택은 가치시스템을 기술하는 용어다.

기능적으로 dapp이 보장해주는 것은 온라인 상에서 작동하는 특정한 기능이 기초로 하는 ‘로직’과 ‘변수’들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는 오프라인에서 특정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를 만들기 위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려는 것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로또 추첨이라는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추첨 기계를 공개하고 추첨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생방송에 가까운 조건으로 공개하고 거기에 ‘증인’으로 경찰을 입회시키는 등의 세팅을 하는 이유는 ‘확장 가능한 신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dapp은 이것을 온라인에서 구현하는 일반화된 메카니즘을 제공하는 것인데, 이것을 활용하여 ‘중요한’ 부분을 블록체인 상에서 구현하는 것은 ‘신뢰’를 만드는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dapp은 온라인에서 이해관계자가 다수인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신뢰’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신뢰’의 대상이 되는 것은 ‘프로세스’와 ‘상태’인데, dapp은 ‘프로세스’와 ‘신뢰’의 기반을 제공한다. 따라서 어떤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이 특정한 프로세스와 상태값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만들려고 한다면 충분히 신뢰도가 확보된 블록체인 상에서 소스코드가 공개되고 실행코드와 소스코드 간의 차이가 없다는 검증이 가능한 스마트컨트랙으로 해당 프로세스와 상태값을 dapp으로 만들면 된다. 따라서 dapp에서 ‘중요한 부분’이란 ‘신뢰’를 만들 필요가 있는 프로세스와 상태값이 된다. 예를 들어 게임의 경우 특정한 아이템이 어떤 확률로 발생하는지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면 아이템이 발생하는 프로세스와 해당 아이템의 발행 상태들이 dapp으로 만들어지면 된다.

하지만 dapp을 이용해 이런 신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곧 ‘경제시스템’이 블록체인 상에서 만들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이 ‘중요한 부분’을 dapp으로 구현하는 경우 이는 그 애플리케이션이 온오프라인에 걸쳐 구성한 경제시스템 중 신뢰를 필요로 하는 일부가 블록체인 상에 구현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 그 애플리케이션의 경제시스템은 Web3.0 경제시스템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물론 Web3.0을 좀 넓게 정의하면 이것을 포함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지금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 Web3.0 경제시스템은 블록체인 밖의 요소에 의존하여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경제시스템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기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Web3.0을 정의하면 사실상 ‘모든 온라인 경제시스템’을 Web3.0 경제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고, 이는 블록체인 상에서 구현되지 않은 경제시스템 요소에 내재된 불확실성이 경제시스템 내에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로 Web3.0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Web3.0의 특징이라고 불리는 ‘사실 확정의 최종성’이나 ‘프로세스의 무결성’, ‘결과 실행의 보장성’ 등을 전혀 제공하지 못하는 경제시스템을 Web3.0이라고 불러야 하는 상황이 되기때문에 Web3.0을 따로 정의한 개념화의 실익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Web3.0 경제시스템은 어떤 규칙 강제 도메인을 필요로 하는가?

비트코인은 현대의 경제시스템(특히 2차대전 후의 글로벌 경제시스템)을 구성하는 ‘규칙’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화폐의 분배’라고 여기는 집단에 의해 탄생했다. 시장이 아무리 공정하게 작동하더라도 화폐 분배가 크게 왜곡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가치 시스템’을 지속성과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비트코인은 ‘시장 외적 강제력’에 의존하지 않는 ‘기여’의 가치에 따른 화폐의 분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규칙’에 동의하지 않으면 언제든 이탈할 수 있는 ‘공정성’ 장치와 ‘합의된 규칙’의 실행을 강제하는 것에 대한 ‘기여’를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공정한 화폐’로 보상하는 ‘보편적 보상시스템’과 투명하게 보상을 분배하는 ‘포섭하여 왜곡할 수 없는 강제력’을 보장하는 온라인 메커니즘이었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다양한 ‘기여’ 영역으로 확장하여 다양한 ‘가치시스템’을 포함한 경제시스템 구성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Web3.0 경제시스템이다. ‘가치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를 제공하는 기여에 대해 시장 내에서의 분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를 비트코인의 방법을 확장하여 해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것이 바로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된 비트코인의 방법인데, ‘가치시스템’의 구성 요소를 블록체인화하여 ‘기여’를 검증가능하게 만들고, 그에 대한 검증과 보상을 하는 ‘보상시스템’도 검증 가능한 합의된 규칙에 의해 자동으로 강제되게 할 수 있고 그 보상을 일부 참여자가 장악할 수 없는 ‘공정한 화폐’로 실행할 수 있다면, 가치시스템을 지속시키고 발전시키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를 위해 처음으로 태어난 ‘규칙 강제 도메인’(일종의 ‘관할권’이라고 부를 수 있다)이 이더리움 네트워크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Turing complete한 애플리케이션인 dapp을 신뢰할 수 있는 ‘규칙 강제 도메인’ 위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이는 IT로 구현할 수 있는 ‘가치시스템’을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한 것과 함께, ‘가치시스템’에 필요한 ‘기여’를 이더리움 위에서 실행되는 dapp에 의해 ‘검증’할 수 있고, 그렇게 검증된 ‘기여’에 대해 ‘자동화된 프로세스’로 ‘보편적 보상수단’이 될 수 있는 화폐로 ‘보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단일 규칙 도메인’에서 구현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규칙’의 ‘공정성’ 보다 중요하다.

 

Web3.0 경제시스템의 조건

그렇다면 dapp을 사용하는 경제시스템 중 Web3.0 경제시스템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결정짓는 조건은 무엇일까? 그 조건은 다음과 같은 4가지이다.

  • dapp에서 사용되는 변수들의 오프체인 독립성
  • dapp 실행 결과에 의한 dapp 변수에 대한 강제력
  • 경제시스템 내에서자산 성격을 가진 가치시스템 요소들 전체의 dapp
  • 경제시스템의이해관계 지속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주는 프로세스 전체의 dapp

어떤 경제시스템이 위의 4가지 조건을 충족하도록 dapp을 사용하여 설계되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Web3.0 경제시스템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것을 ‘가치시스템’과 ‘보상시스템’, ‘화폐시스템’이라는 용어로 다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종류의 포섭시도에도 저항성을 가진 ‘단일 규칙 강제 도메인’ 내에 ‘가치시스템’과 ‘보상시스템’, ‘화폐시스템’이 완결적으로 작동하도록 dapp으로 구성된 경제시스템

Web3.0 경제시스템은 ‘온체인화된 가치시스템’과 ‘온체인화된 보상시스템’만을 포함하는 경제시스템 모델과 여기에 ‘온체인화된 화폐시스템’까지를 포함하는 경제시스템 모델을 모두 포괄한다. 중요한 것은 이것들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하나의 규칙 강제 도메인’(하나의 메인넷 또는 레이어2 체인) 위에서 작동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보상시스템’은 ‘가치시스템’의 기여자와 기여의 크기를 식별하고 검증해서 ‘검증 가능한 자동화된 프로세스’로 ‘보편적 보상수단’을 이용한 보상을 분배해야 하는데, ‘가치시스템’과 ‘보상시스템’이 다른 ‘규칙 강제 도메인’ 상에 떨어져 있다면 이를 작동시킬 방법이 없기때문이다. 물론 ‘믿을만한 주체’를 정하여 위임할 수 있지만, 그것이 보상시스템의 보편성을 훼손시켜 확장성 한계가 발생한다.

그러나 만약 ‘가치시스템’의 구성 요소 중 보상시스템이나 화폐시스템과 동일한 ‘규칙 강제 도메인’ 바깥에 있는 구성 요소가 있고 그것이 가치시스템의 작동에 필수적 요소라면 어떻게 그 요소를 가치시스템 안으로 공급하는 ‘기여’를 검증하고 측정하여 보상할 수 있을까? 그것이 바로 비탈릭 부테린이 ‘오라클 문제’라고 부른 문제다.

 

오라클 문제란 무엇인가

이 4가지 조건은 경제시스템을 블록체인 밖의 요소와 함께 사용하더라도 경제시스템 밖에서 발생한 불확실성이 경제시스템의 근간을 흔들지 못하게 만들기 위한 최소 조건이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에 대한 예외를 만들려는 여러 모티브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오프체인의 상태로부터 독립적인 온체인 변수들만으로 오프체인에서도 가치가 있는 경제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가? 실제 세계와는 단절된 가상 공간에서만 가치가 있는 경제시스템만 가능하다는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이다. 이를 기초로 dapp 내의 상태 변수를 오프체인 상태와 동기화된 것으로 보고 작동되는 dapp을 만들려는 시도가 나타나는데, 이는 1번과 2번 조건에 대한 예외를 만들려는 시도다.

예를 들면, 현실 세계의 창고에 사과 10개가 있는 ‘상태’를 dapp의 ‘사과’라는 ‘상태값’으로 10개를 기록해서 이 상태값을 블록체인 상의 로직으로 거래하면 현실 세계에서의 거래가 보장되는 식의 메카니즘이 dapp이 실세계와 연결되어 사용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실 세계에 있는 ‘상태’를 dapp 내에서 다룰 수 있는 변수로 만들 수 있고 dapp 상의 ‘상태’가 변경되면 실세계에서의 상태 변경을 강제할 수 있어야, 현실의 여러 가지 문제를 다루는 애플리케이션을 dapp 기반의 경제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또다른 문제가 등장한다. 어떻게 오프체인 상의 ‘상태’를 dapp 내의 ‘상태’와 일치시키고 그것을 갱신하여 동기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다. 오프체인 상의 상태 A와 dapp의 변수 A’이 서로 동기화를 유지하여야 한다면, A가 변경될 때마다 A’도 지체없이 변경되는 것이 보장되어야 하며 그 반대도 보장되어, 이 둘 사이의 불일치가 생기는 순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른바 ‘오라클 문제’라고 불리는 것인데, 만약 누군가 오프체인 상의 어떤 상태 A를 dapp에서 동기화된 변수 A’을 통해 다루려고 한다면, 이는 ‘단 한순간도’ A와 A’의 동기화 상태가 깨지는 순간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것은 가능하지 않다. 최소한 A가 변화한 것을 ‘자동적으로’ 인식하여 A’을 변경해주는 메카니즘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A가 변화한 순간과 ‘동시’는 아니기때문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따로 다루겠지만,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과연 dapp화 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얼마나 될까? 여기서 등장하는 타협안이 바로 ‘미리 합의된 규약을 가진 그룹 내에서 이를 동기화된다고 가정하고 사용하자’는 제안이다. 이것이 이른바 ‘컨소시움 블록체인’의 모티브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기술적으로는 어느 정도 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사업적’으로도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따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어쨌건 Web3.0 경제시스템은 ‘효과가 입증된 오라클’을 이용하면 블록체인 밖에 있는 ‘상태’, 즉 오프체인에 있는 ‘가치시스템’을 구성하는 ‘상태’를 블록체인 상에서 작동하는 dapp의 변수로 사용하면서 설계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이는 오프체인에 있는 가치시스템을 포함하는 Web3.0 경제시스템 구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다. 그러나 그 ‘상태’가 무엇에 대한 것이고 어떻게 사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가에따라 요구되는 오라클 메커니즘은 서로 다르다. 하나의 ‘보편적 오라클 메커니즘’이 모든 dapp의 변수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들 수는 없다는 뜻이다.

 

 

Web3.0 경제시스템으로 구성할 수 없는 ‘가치’는 어떤 것들인가?

오프체인의 ‘상태’에 의존적이더라도 이를 온체인 dapp의 ‘상태값’과 dapp의 특성에 부합하게 동기화시키는 오라클이 있다면 Web3.0 경제시스템은 오프체인 요소를 포함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오라클 메카니즘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가치시스템’은 Web3.0 경제시스템으로 설계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대규모의 고밀도 자본 투자를 필요로 하는 요소가 오프체인에 있고, 그 투자의 주체를 ‘분산’시키기 어렵다면 그런 가치시스템은 Web3.0 경제시스템으로 설계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차세대 반도체 양산과 유통을 위한 경제시스템은 수십억 달러의 집중된 투자 의사결정 주체를 필요로 한다. 이런 가치시스템을 Web3.0 경제시스템으로 설계하기는 어렵다. 또다른 예는 ‘책임 있는 주체에게 무선 주파수를 국가가 할당’하여 만들어지는 이동통신 경제시스템도 Web3.0 경제시스템으로 설계하기는 어렵다. 이는 가치시스템의 ‘전제’가 자본의 집중이나 권한의 중앙화이기때문이다.

이외에도 가치시스템에 필요한 ‘기여’를 검증하는데 필요한 프로세스를 검증의 불확실성이 없게 만드는 비용이 경제시스템을 Web3.0 경제시스템화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 너무 높다면 이는 ‘아직’ Web3.0 경제시스템으로 만들 수 없다. 그러나 이 부분은 Web3.0 경제시스템 설계자를 좌절시키는 장면이 아니라 새로운 혁신이 발생할 수 있는 계기다.

만약 ‘누구나 일정 출력 이하의 전파로 이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서’ 개인들의 ‘기지국 설치’와 인터넷 연결만으로 이동통신의 커버리지를 완성할 수 있고 이 기여를 불확실성 없이 블록체인 상의 ‘상태’로 동기화해서 ‘기여’를 검증하고 보상할 수 있다면, Web3.0 경제시스템으로 구성된 이동통신 가치시스템을 완성시킬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Web3.0 경제시스템으로 구성할 수 없는 경제시스템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은 Web3.0이 진화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이 글은 ‘Web3.0 경제시스템의 설계란 무엇인가?’를 개략적으로 설명하려는 목적으로 쓰여졌다. 그러나 실제로 Web3.0 경제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서는가치시스템보상시스템’, ‘화폐시스템을 어떻게단일 규칙 강제 도메인’(블록체인 관할권) 위에서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는 약간의 기술적 설명과 이해를 필요로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본 시리즈는 Web3.0 경제시스템의 3가지 구성 요소와규칙 강제 도메인이 제공하는 기능에 대해 좀 더 깊게 살펴볼 것이다. 본 시리즈의 3부에서는단일 규칙 강제 도메인 Web3.0 경제시스템에 대해 어떤 도구들을 제공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 'Web3.0 경제 시스템의 설계방법(2부) —경제시스템 설계란 무엇인가?' 원문 보러가기

 

장중혁 — 블록체인경제연구소장, 크립토워커스다오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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