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Digest]
※해당 컨텐츠는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목차
I. 들어가며
II. 엑시 인피니티가 외친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는 실존한다!”
III. 낭만과 다른 현실, 웹3 게임에 원피스는 없었다
IV. 웹3 게임에 원피스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
1. “재미”가 없다 (퀄리티의 부재)
2. 채굴자만 존재하는 게임 (토크노믹스의 실패)
3. 게임을 “할 사람”이 없다 (유저 타게팅의 문제점)
4. 너무나 불편하다 (UI/UX의 실패)
5. 갑작스러운 변화를 반가워하는 게이머는 없다 (웹3으로의 성급한 전환)
V. 우리가 찾던 원피스는 웹2.5 게임에 있다
VI. 오아시스,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에 도전하다!
1. 오아시스의 소식이 불러온 새로운 기대감
2. 2022년과 2023년 오아시스의 전초작업
3. 2024년 오아시스,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를 향한 출사표
VII. 마무리
I. 들어가며
웹3 게임 생태계에 겨울이 찾아온지도 꽤 되었다. 과거의 P2E, 웹3 게임의 영광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현재는 모두가 떠난 웹3 게임 생태계에 남아있는 극소수의 유저들만 블록체인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심지어 시가총액 상위의 웹3 게임 프로젝트도 일일 활성화 유저(DAU)가 채 100명이 되지 않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몇 십억원 혹은 몇 백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은 프로젝트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유저가 겨우 기업의 직원 수와 비슷한 수준이라니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웹3 게임을 초창기부터 부정적으로 바라봐왔던 개인 유저로서, 현재의 웹3 게임 빙하기가 무척이나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웹2 게임에서 웹3 게임으로 넘어가는 2021년과 2022년의 도약은 너무나도 무리한 시도였고, 또한 너무나도 준비되지 않은 도약이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과연 블록체인 게임엔 미래가 없는 것일까?”라고 질문한다면. 초기의 웹3 게임들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었던 필자 역시도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게임 (Game)이라는 산업 자체가 온라인에서 가지는 잠재력은 그야말로 측정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블록체인의 대중화 (Mass Adoption)에 가장 가까운 것이 어쩌면 게임 산업 자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90년대 초반, 초기 인터넷 시장에서 MUD (Multi-User-Dungeon) 게임들이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80% 이상을 차지한 역사만 봐도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과거의 P2E, 웹3 게임은 왜 이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한 것일까? 어떠한 문제점들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현재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를 그리는 기업들 중 과거의 시행착오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업들은 누구일까?
이번 글에서는 웹3게임의 현실과 실패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 그리고 블록체인 게임에 관심이 하나도 없던 필자도 블록체인 게임에 색다른 기대를 불어넣어준 ‘웹2.5 게임’, 그리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나서고 있는 프로젝트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II. 엑시 인피니티가 외친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는 실존한다!”
2021년, 엑시 인피니티 (Axie Infinity)의 인기와 함께 ‘블록체인 게임’ 혹은 ‘P2E 게임’ 이라는 단어가 온 세상에서 언급되기 시작했다.
Figure 1. 엑시 인피니티
Source: Axie Infinity
당시 엑시 인피니티의 성공 역사적이었다. 블록체인이라는 단어에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엑시 인피니티라는 Web3 게임을 설치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으며, 엑시 인피니티의 일일 활성화 유저 수(DAU)와 엑시 인피니티의 NFT 거래량은 1,000배 이상 성장, 그야말로 Web3 게임의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는 듯했다.
Figure 2. 엑시 인피니티 DAU 추이
Source: Chain Debrief, INF CryptoLab
Figure 3. 엑시 인피니티 거래량
Source: Dapp Radar, INF CryptoLab
통계적인 수치를 떠나서, 당시 엑시 인피니티의 인기에 대한 설명은 아래의 사진 한장으로 전부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무슨 말이 더 필요해).
Figure 4. 엑시 인피니티 밈
Source: Axie-Infinity meme
결과적으로 엑시 인피니티는 매월 $20m(약 26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세계 최대의 웹3 게임으로 성장하게 되었으며, 제2의 엑시 인피니티를 꿈꾸는 수많은 투자자들과 개발자들이 웹3 게임 생태계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웹3 게임의 전성기가 열리는 듯했다. “P2E 게임이 웹2 게임을 넘어설 것이다!”, “웹3 게임이 게임 시장의 주류로 자리 매김할 때가 왔다!”와 같은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고, 웹3 게임의 미래는 더할 나위 없이 밝아 보였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이러한 기대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6개월 동안의 꿈 같던 성장 이후 엑시 인피니티를 필두로 한 웹3 게임은 가파른 내리막 길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Figure 5. 엑시 인피니티 차트
Source: Coinmarketcap
그야말로 한 여름밤의 꿈 같던 웹3 게임의 전성기였다.
물론 실패와는 별개로 엑시 인피니티가 블록체인 게임 산업에 던진 메시지는 강력했다. 웹3 게임 혹은 P2E 게임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이를 통해 100배, 아니 1,000배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었다.
그렇게 2021년, 2022년 그리고 2023년에 제2의 엑시 인피니티를 꿈꾸는 수 많은 투자자들이 웹3 게임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셀 수도 없는 P2E, 혹은 비슷한 종류의 게임들의 런칭되기 시작했다.
Figure 6. 블록체인 게임 투자 추이
Source: InvestGame Global Report
2021년과 2022년 한 분기의 블록체인 게임 투자 금액이 2020년의 블록체인 금액의 총합을 넘어가는 수준이었으니 그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상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드디어 성공 사례가 생겼다!” 라는 문장이 만들어낸 희망과 욕심은 그만큼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어찌보면 엑시 인피니티라는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 원피스의 골 D. 로저의 “원피스는 실존한다!”와 같은 파급력을 가진 한 마디를 블록체인 시장에 던졌다고 볼 수 있다.
Figure 7. 엑시 인피니티가 던진 한 마디
Source: 원피스
찾기만 한다면 블록체인 시장의 전부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웹3 게임의 원피스, 그렇게 원피스를 찾기 위한 웹3 게임의 대항해 시대가 2022년부터 펼쳐졌다.
III. 낭만과 다른 현실, 웹3 게임에 원피스는 없었다
2021년, 2022년 그리고 2023년, 엑시 인피니티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웹3 게임을 향한 수많은 투자와 새로운 시도들이 진행됐다. 단순한 게임 개발을 넘어 새로운 게임 전용 블록체인이 수도 없이 생겨났고, 수천억 원이 넘는 자금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웹3 게임의 원피스를 향한 향해의 현실은 냉정했고, 결과는 참혹했다.
Figure 8. 대부분 실패한 블록체인 게임
Source: CoinGecko, Footprint Analytics
2022년, 그리고 2023년 원피스를 찾아 새롭게 출시된 웹3 게임의 75%, 즉 4개 중 3개는 완전히 실패하였다. 말 그대로 프로젝트가 통째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나머지 25%도 성공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즉 생존만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Figure 9. 비활성 게임 프로젝트의 증가
Source: Footprint Analytics
2021년 엑시 인피니티와 함께 가속화된 웹3 게임 런칭은 매 해 지날수록 줄어들었다. 2024년, 현재, 유저들이 유입되어 활성화되어 있는 웹3 게임의 개수는 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출시 이후 활성화에 실패하여 운영을 중단한 프로젝트의 개수도 약 4배 이상 증가하면서, 황폐화된 현재 웹3 게임 시장의 현실을 여실 없이 보여주고 있다.
웹3 게임 매출액도 70% 이상 감소하였으며, 일일 활성화 유저(DAU)가 1천명 이상인 게임들은 현재 상위 5% 정도의 웹3 게임들을 제외하고서는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힘든 상태이다.
Figure 10. 2021년 6월 당시 블록체인 게임 유저 현황
Source: Crypto Dep, DappRadar
위의 이미지는 2021년 9월 당시 가장 많은 UA (유저 활동)을 가지고 있던 게임들의 리스트이다. 위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각자 원피스를 위해 야심찬 항해를 시작했지만 과연 이 중에 몇 명이나 살아남았을까? 현재 이미지에 보이는, 2021년 당시 가장 많은 유저를 보유했던 게임들 중에서도 생존자가 많이 없는 상황인데, 기타 10위권 아래의 게임들이 현재 어떻게 되었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Figure 11. 야심을 갖고 시작했던 프로젝트들은…
Source: 원피스
IV. 웹3 게임에 원피스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
그렇다면 블록체인 게임에서 모두가 찾던 원피스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필자는 원피스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항로 설정이 잘못되었다고 본다. 쉬운 비유로 원피스를 찾기 위해 위대한 항로(Grand Line)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웹3 게임’이라고 불리는 반대편 바닷가에서 목적 없이 무수히 많은 모험만 진행한 것이다.
Figure 12. 항로 설정이 중요하다
Source: 원피스
필자는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는 웹3 게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위대한 항로는 웹2.5 게임에 있으며 2022년과 2023년의 블록체인 게임들은 위대한 항로에 들어가기 위한 실험에 불과했다고 본다.
웹2.5 게임과 우리가 찾는 진짜 원피스에 대한 이야기를 뒤에서 다뤄보겠다. 이에 앞서 웹3 게임에 왜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가 없는지 그 이유를 먼저 이야기하자면…
1. “재미”가 없다 (퀄리티의 부재)
소닉(Sonic)의 개발사이자 세계의 가장 큰 게임 업계 중 하나인 세가 (SEGA)의 CEO인 우츄미 슈지는 인터뷰에서 “P2E 게임은 지루하다 (Action in P2E Games is boring)”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추가로 “게임이 재미없으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 (What’s the point if games are no fun?)”라는 짧고 강력한 한마디를 남겼다.
Figure 13. 세가 CEO 우츄미 슈지
Source: GamesRadar
반박하기 어려운 말이다. 결론적으로 웹3 게임의 역사는 짧다. 우리가 아는 웹2 게임의 스토리텔링, 탄탄한 기획력, 그리고 게임 플레이를 구현한 웹3 게임은 사실상 0.1%채 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자면 당연한 이야기일수도 있다. 현재 웹3 게임을 위한 인프라는 웹2 게임과 비교해서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웹3 게임 개발자들 역시 웹3 게임이라는 산업 자체가 생긴지 얼마 안되었기에 웹2 게임들에 비해 인재 밀집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Figure 14. 웹3 게임의 제작 수준
Source: Game 7 Research
2023년 3분기 기준 전체 웹3 게임 중 불과 1%가 AAA급 퀄리티의 게임으로 취급되었으며, 이 마저도 과거에 비해 크게 성장한 수치다. 기존 웹2게임에서 약 4~5% 이상의 게임이 AAA게임으로 취급된다라는 점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이다.
Figure 15. 픽셀 게임
Source: opengameart
웹3 게임하면 머리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단순한 픽셀 P2E 게임이라는 것만 봐도 그렇다. 모두가 생각하는 PC RPG 게임과 웹3 RGP 게임의 게임 퀄리티 차이는 극과 극이다.
Figure 16. 웹3 게임 설문 조사
Source: Blockchaingamer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의 가장 큰 성장 장애물이 무엇이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 30% 이상이 낮은 게임 퀄리티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이다.
게임의 본질은 SEGA의 CEO가 이야기했다시피, 결국 재미이다. 그리고 그 재미를 만드는 것은 단순한 아이디어일수도 있지만, 보통의 경우 대부분 게임의 스토리의 구성, 게임 플레이의 퀄리티, 그래픽 그리고 기획력에서 나온다. 탄생한지 얼마 안된 웹3 업계에서 웹2 게임만큼의 기획을 기대하는 것은 어찌보면 현재 불가능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게이머들이 과연 리그오브레전드, 디아블로, 배틀그라운드, GTA5와 같은 게임을 즐길까 아니면 픽셀과 단순한 롤플레잉으로 구성된 웹3 게임들을 즐길까? 게이머들에게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2. 채굴자만 존재하는 게임 (토크노믹스의 실패)
위의 내용과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다. 결국 재미가 없는 게임에서는 게이머들은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이다. 웹3 게임이 재미가 없다면 결국 게이머들의 소비는 일어나지 않고, 오로지 P2E 혹은 채굴만을 위해 남는 ‘생산자’ 유저들만 존재하는 게임이 된다.
쉬운 예시로 생각해보자.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은 국내에서 현재에도 가장 활발하게 현금 거래가 이뤄지는 게임 중 하나이다. 흔히 말하는 ‘쌀먹’ 유저들도 있으며 반대로 무리한 과금을 하며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가 존재해 서로 균형을 이루는 게임이다.
Figure 17. 유명한 게임인 메이플스토리
Source: Maple Story
Figure 18. 메이플스토리에서도 돈을 벌 수 있어
Source: 숑쿵 in YouTube
필자 역시 메이플스토리에서 상당한 과금을 한 경험이 있다. 과금을 한 이유는 명확하다. 게임이 ‘재밌고’, ‘내가 더 강해져서 더 많은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라는 단순한 이유에 소비자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반대로 소비자들에게 판매를 하기 위해 게임을 돈벌이로 접근하는 생산자 역시 존재하며 이를 통한 균형이 토큰(메소)노믹스를 통해 달성된다.
웹3 게임에서는 위와 같은 현상이 보기 힘들다. 재미가 없는 게임에는 결국 생산자만 남게 되며, 프로젝트의 직접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생산자를 대상으로 한 소비 활동을 임시로 유지할 수 있지만 결국 토크노믹스는 무너지게 된다. 이는 수많은 P2E 게임의 재화 가격 차트를 본 독자들 역시 실감하고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3. 게임을 “할 사람”이 없다 (유저 타게팅의 문제점)
21세기 현재 세계의 게이머 인구는 30억 명 이상이다. 이 숫자는 매년 성장하고 있는 상태이며 수많은 웹2 모바일, PC, 콘솔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Figure 19. 글로벌 게임 유저
Source: Newzoo
Figure 20. 글로벌 게임 시장
Source: Newzoo
게임 산업의 크기는 그 이상이다. 전체 게임 산업의 크기는 $245b (3천 2백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매년 가파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이렇듯 ‘게이머’라는 유저 풀 (User-Pool)이 가진 잠재력은 측정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게임 산업의 미래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웹3 게임은 현재 성장하는 게임 산업의 수혜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심지어 게임을 테스트하고 플레이해줄 유저마저 부족한 상태이다. 믿기는가?
이유는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 대부분의 웹3 게임은 유저 타겟팅을 ‘게임을 하는 웹3 유저’, 즉 암호화폐 혹은 웹3 생태계 안에 있는 집합과 게이머의 교집합을 타겟팅한다.
아무리 웹3 시장이 커졌다고 해도 다른 웹2 시장과 비교해서 정말 작은 시장 크기를 가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안 그래도 부족한 초기 시장의 유동 인원에서 게이머라는 교집합까지 가진 유저들을 타겟팅하고 있으니, 대부분의 웹3 게임이 얼마나 작은 유저풀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인지 실감이 되시리라 생각한다.
Figure 21. 웹3 게임의 유저 타겟팅
Source: INF CryptoLab
말 그대로 적은 숫자에서 또 나아가 더 적은 유저들만을 타겟팅하는 것이 현재 웹3 게임의 현실이다.
어쩌면 지금 웹3와 게이머의 교집합 인구 전부가 합심하여 “야 우리는 이제 웹3 게임은 이거 하나만 한다!”라고 접근해도 잘 나가는 웹2 게임 하나의 DAU를 넘기기 힘든, 어찌 보면 우리가 찾는 원피스가 절대로 존재할 수 없는 환경같다.
4. 너무나 불편하다 (UI/UX의 실패)
웹3 게임의 UI/UX는 너무나도 불편하고 불친절하다. 이는 사실 초창기의 DEFI에서도 늘 언급되던 문제였다. 그러나 DEFI 섹터의 UI/UX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되었다. 다양한 오더북 DEX, 쉽고 편한 랜딩 Dapp, 계정 추상화가 적용된 다양한 모바일 및 PC 지갑들, 스테이킹 플랫폼 등 많은 플랫폼들이 훨씬 더 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출시가 되고 있다.
매일같이 더 편리해지는 오더북 DEX, 계정 추상화 지갑들, 스테이킹 플랫폼들이 어떻게 계속 발전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정답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바로 기존의 웹2의 플랫폼들을 벤치마킹하여 같은 편리함을 탈중앙화된 환경에서 제공한 것이다.
게임 섹터의 경우 여전히 이러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 현재 존재하는 수많은 웹3 게임들은 우리가 아는 WOW, LOL등 게임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퀄리티의 UI/UX를 가지고 있고 유저들이 접근하기에도 너무나 불편하다.
사촌동생에게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을 소개시켜주고 게임플레이를 알려준다면 무척이나 쉽게 이를 알려줄 수 있지만, 웹3 게임을 소개시켜주고 알려주고자 한다면 지갑 설치, 토큰 구매, 전송, NFT 활용 등 너무나도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알려주어야 하며 단기간에는 이를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5. 갑작스러운 변화를 반가워하는 게이머는 없다 (웹3으로의 성급한 전환)
마지막으로, 갑작스러운 변화를 반가워하는 게이머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기존의 플레이하던 카운터 스트라이크, 리그오브레전드, 그리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놔두고 복잡하고 퀄리티 낮은 웹3 게임으로 와서 ‘게임 플레이로 수익을 내보세요’라는 설득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암호화폐에 무척이나 익숙한 필자조차도 아직까지도 웹2 게임에서 웹3 게임으로 넘어가는 것에는 너무나도 큰 부담감과 불편함이 동반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 웹3 게임은 ‘작은 변화’를 통해 게이머들을 차츰 익숙하게 만들어 온보딩 할 생각보다는 ‘획기적인 차이점’만을 강조하며 스스로가 게이머들과 더 멀어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V. 우리가 찾던 원피스는 웹2.5 게임에 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웹3 게임의 출현과 함께 개발자들과 플레이어들은 그 끝에 있는 원피스를 찾아 떠났지만 결론적으로 앞서 이야기한 부분들에서 막다른 길에 도달하게 되었다. 항로 설정 자체가 잘못되었던 것이다.
Figure 22. 웹3 게임에 주어진 숙명
Source: 원피스
필자는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는 웹3가 아닌 ‘웹2.5’에 있다고 본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추구하는 웹3는 너무나도 과격한 변화이고 이는 현재로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현재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하나의 MAU가 180m (1억 8천명)이 넘어간다. 그에 비해 웹3 게임은 DappRadar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 가장 높은 UAW를 가진 게임이 527k, 웹3게임 산업 전체의 총 UAW를 합쳐도 2m (200만명) 이하로 추정되고 있다.
Figure 23.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유저
Source: Priori Data
Figure 24. 주요 웹3 게임의 게임 유저
Source: Dappradar
냉정하게 본다면 웹3 게임 유저를 모두 합쳐도 리그 오브레전드 게임 하나의 1.5%~2%의 유저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웹2 게이머와 웹3 게이머의 총 숫자를 비교하게 된다면 이 수치는 0.1% 이하로 떨어질 것이다. 이처럼 웹3 게임 시장의 파이는 굉장히 작고, 성공 가능성도 낮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웹3 게임들은 작디작은 웹3 게이머라는 유저풀을 공략하기 위해 각자 새로운 토크노믹스, 투자 방식, P2E, W2E 등의 방식들을 제시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의 핵심은 웹3, 탈중앙화, 새로운 P2E가 아닌 웹2 유저들의 온보딩이다. 단 0.5% 혹은 1%의 웹2 게이머들이 블록체인이 도입된 게임을 즐기기만 시작해도 그 게임은 현재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에서 부동적인 지위를 가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웹3 게임이 아닌, 기존의 웹2 게임의 퀄리티, UI/UX, 기획력을 담은채로, 오히려 웹3 요소는 단순한 NFT 1개와 아이템 시장, 혹은 온체인 ID 생성 등 정말 작은 부분의 도입에서부터 발전이 시작되어야 한다. 즉 웹3가 아닌 오히려 웹 2.5라고 불리는 게임에서부터 그 시작점이 생겨나야 한다.
90% 이상이 기존의 웹2 게임의 모습이지만 단지 10%의 요소만을 블록체인으로 활용하는 웹2.5 게임들을 보고 많은 크립토 유저들이 이는 단순한 '무늬만 웹3'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탈중앙화, 혹은 웹3 정신과는 위반되는 게임들이라고 주장하지만 필자는 향후 10년동안 블록체인 게임을 지배하는 게임들은 이러한 접근방식을 가진 게임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것은 혁신적이고 굉장히 충격적인 웹3 게임들이 아니라, 단순한 웹2 게임 회사들이 가지고 있던 개발력, 기획력, UI/UX를 활용하고 블록체인의 기능을 아주 조금씩 감미하는 웹2.5게임들이 아닐까 싶다.
VI. 오아시스,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에 도전하다!
필자는 엑시 인피니티 이후, 웹3 게임의 초창기부터, 사실상 웹2.5 게임이 실질적으로 우리가 찾는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라고 생각하였던 입장이었기에 웹3 게임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지낸지 꽤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2022년 생각치도 못한 소식들이 들려왔다. SEGA와 Ubisoft의 참여하에 새로운 게이밍 블록체인이 탄생한다는 소식이다. 웹2 게임이 웹3에 온보딩되는 웹2.5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기다려왔던 입장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은 이제 시작이야!’라고 외치는 듯한 내용이었다.
1. 오아시스의 소식이 불러온 새로운 기대감
Figure 25. 오아시스 초기 밸리데이터
Source: Oasys
필자가 그리던 웹2.5의 시작 그림은 단순했다. 기존의 웹2 게임사들이 가지고 있던 게임 개발, 퀄리티, 스토리텔링의 기획력과 웹3의 요소들을 선택적으로 반영해서 웹2와 웹3 유저를 모두 온보딩하는 시작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각 게임사들의 개발, 게임 설정 자유도가 필수적이다. 기존의 블록체인들은 이러한 방식이 인프라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하는데 거부감을 느끼던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도 이러한 부분 때문이 아니었을까 예상해본다.
Figure 26. 오아시스, 게이머를 위한 블록체인 구조
Source: Oasys
오아시스는 이에 대해서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었다. 각 게임사들이 게임 특화된 자신들만의 체인, 즉 OP Stack의 레이어2의 형태로 각자 원하는 모습대로 체인 (Verse)를 구성하고 이를 운영하며 자신들의 게임을 퍼블리싱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심지어 게임 자체는 오히려 Verse의 더 윗단에서 구동되며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필요한 블록체인의 트랜잭션들만 각자 만들어낸 자신들의 체인 위에서 실행하면 되는 이상적인 환경이다.
자신들의 체인을 자유롭게 설정하며 기존에 존재하던 서버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쉽게 Verse에 연결하여 웹2와 웹3 유저 모두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오아시스의 메인 레이어 (Hub)에서 오아시스 팀이 이를 모두 연결해주는 하나의 게임 전용 대형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 오아시스의 이야기였다.
이론적으로 기존의 웹2 AAA 게임들이 원하는 블록체인 요소를 자유롭게 접목시키고, 이에 대한 초기 설정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그리고 또한 극소수의 유저풀을 가진 ‘웹3 게임 유저’들이 아닌 웹3와 웹2의 게이머들이 모두 접근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정말 이상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추가적으로 게임 체인들 (Verse)들의 경우 가스비마저 모두 무료로 제공하여 가장 쾌적한 환경과 웹3 혹은 코인을 잘 모르는 유저들의 온보딩마저 실현시키겠다는 커다란 포부를 내세웠다.
개인적으로 기대하던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 웹2.5 게임의 미래에 충족하는 모든 요소들을 가졌기에 기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물론 비판적인 시각에서는 비전과는 별개로 결과적으로 중요한 것은 실행력과 실제 구현 능력이기에 얼만큼 이를 실현시키는지 지켜보기로 하였다.
2. 2022년과 2023년 오아시스의 전초작업
그렇게 2022년 3분기에 오아시스 메인넷이 런칭되었고 초기의 하이프와 함께 꽤나 힘을 받는 듯하였다. 메인넷 이전에 스퀘어 에닉스, 이후 넥슨, MIXI, KDDI와 같은 대형 기업들이 오아시스의 벨리데이터로 합류하면서 게임, 통신, 소셜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후 가장 중점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과연 오아시스가 웹2.5게임이라는 원피스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추가적인 인프라 요소 (UI/UX, 유저 온보딩) 그리고 정말로 블록체인 기술이 일부 접목된 대형 웹2 게임들을 온보딩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2022년말과 2023년 초기에는 오아시스는 좀 더 넓은 파트너쉽과 시장 확장에 집중을 한 모습이었다면, 이후부터 오아시스는 인프라와 개발자 발전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아시스는 기존의 블록체인 UI/UX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간편화된 지갑인 오아시스 Passport를 시장에 출시하였다. 직접 사용해보니 규제의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현금 이동에는 불편함이 존재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나, UI/UX 측면에서는 기존의 웹2 게이머들이 쉽게 접근하여 단순한 QR코드만으로도 오아시스에 온보딩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인프라를 다져 놓은 모습이었다. 추가로 가스비가 없는 오아시스의 Verse들에서는 어쩌면 블록체인에 대한 지식, 혹은 토큰 전송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충분히 오아시스에 온보딩 될 수 있도록 준비해둔 모습이었다.
추가로 Singularity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현금 결제 시스템을 현재 추가하여 웹2의 유저들이 쉽게 오아시스의 웹3 게임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기존에 웹2 게임에서 손쉽게 캐시결제를 하듯이 블록체인 게임에서도 이를 할 수 있는 미래가 “이제 정말 시작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경험들이었다.
Figure 27. 오아시스 UI/UX
Source: Altlayer
마지막으로 대형 유저풀과 기술력을 갖춘 웹2 게임사들이 손쉽게 자신들의 오아시스 Verse를 만들 수 있도록 Altlayer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원클릭 Verse를 최근에 도입한 상태이다. 현재 파트너쉽을 맺은 게임사들이 자신들의 Verse를 통해 쉽게 게임이 온보딩되는 준비 작업을 현재 완료한 상태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 발전 상황이었다.
3. 2024년 오아시스,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를 향한 출사표
이제 인프라 작업도 마지막 단계에 접어드는 것 같다, 마지막에 남은 것은 결국 실제 이 인프라를 활용하여 오아시스와 파트너쉽에 있는 SEGA, Ubisoft 등의 대형 웹2 게임들을 온보딩 작업이다.
Figure 28. 오아시스 초기 벨리데이터
Source: Oasys
가장 중요한 단계이고, 타이틀 게임들의 온보딩과 함께 오아시스가 과연 꿈꾸던 웹2.5 게임의 원피스가 될 수 있을지가 결정이 나는 단계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에 GESO Verse 온보딩을 공식화하며 현재 약 360만명 이상의 유저를 보유한 Gesoten by GMO 게임 플랫폼의 유저를 오아시스에 온보딩하겠다고 공지를 한 상태이며,
Figure 29. GESO Verse 온보딩
Source: Oasys
추가적으로 2022년부터 오아시스에 온보딩이 확정난 유럽 대형 게임사인 Ubisoft의 첫 블록체인 게임인 Champions Tactics 역시 2024년에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티저 영상을 보았는데 굉장히 기대가 많이 되며 과연 Ubisoft가 “Ubisoft 했다”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타이틀 웹3 게임이 될지 상당히 관심이 많이 가는 게임 출시 중 하나이다.
Figure 30. 유비소프트 게임 - Ubisoft의 Champions Tactics
Source: Ubisoft
SEGA의 블록체인 게임인 Battle of Three Kingdoms 역시 올해 출시 예정이다. 삼국지 IP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Figure 31. SEGA의 삼국지 IP 게임
Source: SEGA
이처럼 2022년, 2023년의 전초작업이 완료된 이후 오아시스는 2024년에 준비된 인프라와 파트너십을 통해 전면적인 웹2.5 게임 플랫폼으로의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당연한 말이지만 오아시스의 타이틀 게임들이 어떠한 성공 혹은 실패를 거둘지는 예측 불가능한 영역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를 향해 가는 위대한 항로의 탐험을 시작한 프로젝트들이 오아시스를 포함하여 손에 꼽을 정도라고 생각하기에, 그 중 하나인 오아시스가 과연 2024년 타이틀 게임들이 출시와 함께 앞서 이야기하였던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 웹2.5 게임의 독점적인 포지션을 가져갈 수 있을지를 굉장히 관심 깊게 지켜볼 예정이다.
VII. 마무리
블록체인 게임의 원피스인 웹2.5 게임을 장악하는 미래의 프로젝트가 정말 원피스에서 골드 D.로저가 외쳤듯이 ‘블록체인 게임의 모든 것을 가져가는’ 미래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시장을 장악하는 웹2.5 게임이야말로 웹2와 웹3 사이에서 향후 10년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블록체인 대중화의 과도기’의 기간에서 가장 빛이 나는 블록체인 게임들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에게 이제 남은 일은 과연 어떠한 프로젝트가 블록체인 대중화의 과도기에서 웹2 게이머들이 웹3 게임으로 온보딩되는 게이트웨이의 역할을 할 것인지, 그 주인공을 선별하는 작업만이 남지 않았나 싶다. 과연 오아시스가 그 주인공이 될지, 혹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프로젝트가 그 자리를 차지할지는 알 수 없지만 2024년의 블록체인 게임씬은 굉장히 흥미롭고, 그리고 수많은 기회와 변화가 생기게 될 시장일 것 같다고 감히 예상해본다.
-> '웹3 게임의 "원피스"는 웹2.5 게임에 있다' 원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