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이 불러올 3가지 혁신 (Feat. 증권사 경쟁 구조 변화, 해외 실제 사례)

user-image
INF 크립토랩
Researcher/
INF 크립토랩
2023.12.14

[Xangle Digest]

※해당 컨텐츠는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목차

I. 토큰증권발행 (STO)의 모든 것
II. STO가 불러올 3가지 혁신
III. 한국 증권사는 STO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까?
IV. STO 플랫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V. 미국의 STO 사례 살펴보기
VI. 마무리
Appendix

 

 

 

I. 토큰증권발행(STO)의 모든 것

1. 토큰증권발행(STO)이란? 

STO(Security Token Offering)는 ‘증권 토큰 발행’의 약자로,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화된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발행하는 것을 뜻한다. STO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S(Security, 증권이 뭔지?), T(Token, 토큰증권이 뭔지?), O(Offering, 발행이 뭔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1) S(Security)

STO에서 S는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뜻한다. 증권이란 재산상의 권리와 의무에 관해 작성된 계약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채권과 같이 지급청구권이 표시되어 있는 채무증권, 주식과 같이 자본에 투자하는 지분증권, DR과 같이 실제 투자자를 대신해 원주식의 보관, 주주권 행사 등을 수탁기관이 대행해주는 증권예탁증권, ELS와 같이 파생금융상품이 결합된 파생결합증권, 펀드와 같이 운용을 타인에게 신탁한 경우 그 수익을 받는 권리를 표시한 수익증권이 대표적이다. 또한 최근에는 특정 투자자가 다른 사람이 하는 공동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하고 결과에 따라 손익을 귀속 받는 권리가 표시된 투자계약 증권도 주목받고 있다.

STO에서의 S는 자본시장법상 증권이며 세부적으로는 수익증권이나 투자계약증권이 대부분이다. 반면, 크립토 시장에서 ST 관련 토큰으로 언급되는 프로젝트들을 한국의 ST와는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S는 자본시장법 상 증권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규제를 적용 받지 않는 크립토 회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현행법상 ST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Figure 1. 증권의 분류

참고로 해외의 토큰증권 규제 방향성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미국은 2017년 4월 이미 최초의 토큰증권(블록체인캐피탈)을 발행하였고, 이미 존재하는 Regulation.D(사모 규정)를 통해 규제 영역 내에서 토큰증권 발행이 가능하다. 유럽도 비슷한 상황이며 800만유로까지는 증권신고서 없이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 있다.

해외는 기존의 법률 안에서 토큰증권을 발행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자본시장법 규제 대상인 증권임은 분명히 하되 별도의 가이드라인(토큰증권가이드라인, 조각투자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시장을 형성하겠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이 차이 때문에 KKR ST 펀드, 메이커다오의 미국 국채 토큰화와 같은 크립토 업계에서의 ST 발행, RWA(Real World Asset) 토큰화가 우리나라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Figure 2. 미국의 STO 건수 추이, Figure 3. RWA Token Holders

 

2) T(Token)

증권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종이론 된 증권은 실물 증권이며, 서버(중앙화 원장)에 기재된 증권은 전자증권이다. 한국 정부는 2019년 9월 전자증권제도를 도입하며 상장사의 실물 증권을 금지하고 전자증권을 통해서 주식, 채권 등의 증권을 발행 및 유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반면 토큰증권은 분산원장에 기재된 증권을 뜻한다. 전자증권이 중앙화 원장인 서버에서 처리된다면, 토큰증권은 분산원장인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처리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위원회의 비유에 따르면 실물증권, 전자증권, 토큰증권은 그릇과 같고, 그 그릇에 채무증권, 지분증권, 투자계약증권 등 각종 증권을 담을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토큰증권에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비정형증권인 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을 담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물론 토큰증권에 다른 증권들도 담을 수 있고, 수익증권이나 투자계약증권을 전자증권에 담는 것도 가능하다.

Figure 4. 삼성전자 실물증권, Figure 5. 전자증권제도 전면 시행Figure 6. 증권별 발행 형태 예시

 

3) O(Offering)

Offering은 발행을 의미한다. 발행을 한다는 것은 증권이 거래되거나 판매될 수 있도록 기관이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등록하는 것을 뜻한다. 각각의 발행 방식은 다르지만 주식, 토큰증권, 코인 등이 모두 발행될 수 있다. 

우선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비상장기업이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해 그 주식을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팔고 재무내용을 공시하는 것이다. 투자자의 엄격한 심사를 거치고, 투자자의 권리가 보장되고, 법률에 따라 정보가 공개된다.

ICO(Initial Coin Offering)는 사업자가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래소에서 진행하면 IEO(Initial Exchange Offering), 탈중앙화 플랫폼에서 진행하면 IDO(Initial Dex Offering)이라고 하고, 단순히 토큰을 생성하는 것은 TGE(Token Generation Event)라고 한다.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24시간 거래, 분산소유 등이 가능하며 발행 과정이 간소하지만 IPO 대비 규제준수나 투자자보호는 미흡하다.

STO(Security Token Offering)는 토큰증권을 발행하는 것을 뜻한다.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분산소유가 가능하고, 기존의 증권대비 더 새로운 형태의 계약을 담을 수 있다. IPO 대비 낮은 규제를 적용 받지만 일정 수준의 투자자보호와 정보공개 의무가 부여된다.

한국에서는 ICO를 통한 많은 사기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ICO를 통해 코인으로 발행되던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와 투자 기회들을 규제의 틀 안으로 가져와 STO를 통해 토큰증권의 형태로 발행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예상된다.

Figure 7. ICO, STO, IPO 비교

 

2. 토큰증권발행 예시

토큰증권발행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자의 자본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IPO 방식은 투자자가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형태를 갖는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하이브(352820 KRX)의 주식을 매수한다면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아티스트에게 투자한 것과 같다. 하이브에서 새롭게 데뷔시킨 케이팝 그룹 NewJeans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고 싶어서 하이브 주식을 매수했으나, 하이브 산하의 BTS, SEVENTEEN 등에 더 높은 비중을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STO 방식을 이용한다면, 투자자는 하이브의 NewJeans가 향후 5년간 벌어들이는 매출액의 30%, 또는 특정 앨범의 판매 수익 등 원하는 곳에 더 직접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그리고 회사는 회사 전체의 지분을 희석하면서 자금 조달을 받는 것이 아니라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특정 권리를 토큰증권으로 만들어 자금 조달을 받을 수 있다.

토큰증권의 자본효율성 재고는 금융 시장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금융시장에는 20~80%의 자회사 할인율이 존재한다. 상장된 모회사가 100억원 가치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투자자에게 그 자회사의 가치는 20~80억원으로 평가된다는 의미다. 지배구조가 복잡할수록 할인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토큰증권은 이러한 할인율을 제거해줄 수 있을 것이다.

Figure 8. IPO를 통한 자금 조달 사례, Figure 9. STO를 통한 자금 조달 사례

 

토큰증권발행의 또다른 장점은 기존에 상장할 방법이 없던 다양한 자산들(주차장, IP 등)을 토큰증권을 통해 상장하고 유동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다양한 자산이 유동화 된다면 시장 참여자간 거래에 따라 가격이 형성될 것이고, 이는 우리 자본 시장을 새롭게 자극하며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던 비유동 자산들이 시장에 등장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하나의 관광 명소 앞 주차장이 토큰증권으로 유동화 되어 그 가치가 세상에 알려진다면 더 많은 주차장 주인들이 자신의 주차장을 유동화하고 싶을 것이다.

이 외에도 현존하는 다양한 투자 방식과 차별점이 존재한다. 참고로 한국은 조각투자에 대해서금융규제 샌드박스를 부여받은 소수의 업체들에게 허용하고 있으나 토큰증권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모든 업체가 증권사를 통해 다양한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 있을 것이다.

Figure 10. 토큰증권, 부동산 조각투자, 리츠, 부동산펀드 비교Figure 11. 조각투자를 통해 각종 영화와 전시회에 투자할 수 있는 펀더풀

 

 

 

 

II. STO가 불러올 3가지 혁신

INF크립토랩은 STO를 통해 3가지 혁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첫째는 금융 상품의 혁신이다. STO를 통해 새롭게 포장된 금융 상품이 등장할 것이다. 예를 들어 26주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26주 펀드, 행운의 숫자 7로 구성된 코스피 상위 77개 기업 분산 투자 상품 등이 있다. 적금이라는 금융 상품은 50년 전에도 있던 고리타분한 금융 상품이었다. 하지만 2018년 카카오뱅크라는 인터넷 은행이 새롭게 출시한 26주 적금(26주간 적립식으로 적금을 넣는 상품)은 마케팅에 성공하며 출시 5년만에 누적 개설 계좌 수 2천만개를 달성했다. 소비자 니즈에 맞추어 새롭게 포장된 STO 금융 상품은 시장에 새로운 영향을 줄 것이다.

둘째는 증권 발행의 혁신이다. 기존에는 증권을 통해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의 지분에 투자해야 했다. 하지만 일반 주주는 의결권 행사도 어렵고, 충분한 배당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STO를 통해 비즈니스에 직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탄생할 것이다. 횡성 한우 목장에 우선주로 투자하는 방식이나 매월 배당을 받는 주차장 수익권 등이 그 예시다.

셋째는 자산 유동화의 혁신이다. 토큰증권이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에 잘 다뤄지지 않던 무거운 자산들, 중산층이 투자하기 어려웠던 사치재들이 쪼개지면서 조각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기관 투자자에게만 주어졌던 투자 기회들이 리테일 투자자에게 새롭게 열릴 것이다.

Figure 12. 상품의 혁신

리테일 투자자의 투자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토큰 증권이 거래되며 토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될 수 있다. 또한 테슬라(TSLA US) 5주, 삼성전자(005930 KRX) 10주와 같은 수량 개념이 테슬라(TSLA US)300만원어치, 삼성전자(005930 KRX) 100만원어치와 같은 양의 개념으로 바뀔 수 있다. 마지막으로 회사 이름이나 티커(종목번호)로 인식되는 투자처가 전기차 1등 회사, 반도체 관련 주 등 아이디어로 인식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주식에 대한 마케팅 문구도 기존의스타벅스 주식 사세요. 올해 매출액이 작년대비 10% 증가했고, PER 30배라서 저렴해요.”에서매일 아침 스타벅스 1잔 대신, 커피 토큰에 1만원씩 적립 투자하세요.”로 바뀔 수 있다. 펀드 역시 기존의중국 우량주 2호 펀드 사세요. 작년 수익률이 15%에요.”에서주차비가 걱정인 당신, 월 배당형 용산역 주차장 토큰으로 평생 주차비 무료.”로 바뀔 수 있다.

Figure 13. 주식에 대한 마케팅 변화, Figure 14. 펀드에 대한 마케팅 변화

 

 

 

III. 한국 증권사는 STO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까?

1. STO를 통한 증권사 모객 방식의 변화

증권사들은 주식, 펀드 등을 똑같은 금융 상품을 판매하며 경쟁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선 삼성전자(005930 KRX) 주식을 한국투자증권에서 사거나, 하나증권에서 사는 것이 동일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마케팅비를 지출하거나, 수수료를 낮추거나, UX 개선을 통해 고객을 유치해왔다.

이러한 현상은 STO 시장 개화와 함께 바뀔 수 있다. 특정 증권사가 경쟁력이 있고, 아이디어가 있는 토큰 증권 상품을 조기에 발굴하여 발행한다면, 고객은 해당 증권사 플랫폼을 통해서만 해당 상품에 청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기업이 제공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기반으로 해자를 쌓을 때, 높은 멀티플을 인정받으며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달성할 수 있다. 현재의 증권사는 마치 영화관과 같다. 모든 영화관에서 같은 영화를 상영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관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비용을 지출한다. 더 좋은 의자를 설치하고, 가격을 할인하는 것이다. 그 결과 PER 10배에 불과한 저성장, 저평가 회사로 전락하는 것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콘텐츠로 승부한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나만의 콘텐츠를 이용해 경쟁하는 것이다. 그 결과 40배 이상의 PER을 달성할 수 있었다.

증권사들이 STO를 통해 다른 곳에서 구할 수 없는 독점적인 금융 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한다면 지금의 경쟁 구도는 새롭게 재편될 것이다. 상품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쟁이 시작될 것이고, 이것이 금융 시장의 발전과 혁신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Figure 15. 금융사의 핵심인 ‘상품’의 기반으로 경쟁이 시작될 것

독점 콘텐츠(상품)이 없는 영화관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비용을 지출한다. 그리고 그 비용은 일회성으로 역할을 한 뒤 사라진다. 반면, 독점 콘텐츠(상품)가 있는 OTT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무형자산에 투자한다. 그리고 그 투자금은 무형 자산으로 바뀌어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누적된다. 그렇게 누적된 무형 자산이 경쟁력이 되며 기업의 해자로 작용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STO의 등장으로 모객 방식이 변화할 것이며, 이를 잘 활용하여 비용(마케팅비)을 무형자산(투자비)으로 잘 전환시키는 증권사가 새로운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Figure 16. 영화관 광고(부가 서비스를 홍보), Figure 17. 넷플릭스 광고(독점 콘텐츠를 홍보)

이 외에도 IPO를 기반으로 기업 네트워크를 확보한 뒤 ECM(주식자본시장), DCM(주식부채자본시장)을 통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하는 것처럼, STO 영업을 통해 기존에 확보하지 못하던 새로운 기업 고객을 확보하여 부가 수익을 발생시킬 가능성도 상존한다.

 

2. 국내 증권 업계 현황

STO에 대한 논의는 2018년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국회가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지 못하자 행정부 자체적으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부터 본격적인 제도 시행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전자증권법,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안과 세부 요건 정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증권사들은 신규 사업 기회로 STO를 검토하며 관련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증권은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 전부터 사업 준비에 돌입했고, 이어서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신한증권 등이 컨설팅을 받거나 블록체인 업체와 협업해 PoC (Proof of Concept)를 수행했다. 관련하여 INF컨설팅은 증권사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모두 수행하며 금융과 블록체인 전문 컨설팅 업체로 입지를 굳혔고, 기술 업체로는 SK C&C, 람다256 등이 관련 PoC를 수행했다. 

모든 증권사들은 STO 관련 얼라이언스를 출범하며 좋은 상품을 조기에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은행 계열사 보유 유무에 따라 증권사간 차이는 존재한다. 은행 계열의 증권사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금융 그룹 내 은행, 카드 계열사와 협업하여 새로운 기존 투자자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인 반면, 은행이 없는 증권사는 부동산, 미술품, 크라우드펀딩 상품 등을 통해 투자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고객 차별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3. STO 플랫폼 본구축을 결정한 첫번째 증권사 등장 - 하나증권

2023년 11월 하나증권은 아이티센의 계열사 INF컨설팅을 STO(토큰증권) 플랫폼 구축 주사업자로 선정하며 본격적인 플랫폼 구축을 시작했다. 주사업자의 수주 금액은 백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STO 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전 컨설팅을 진행한 데 이어 주사업자를 선정하며 STO 비즈니스에 자금을 본격적으로 투자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플랫폼 구축 기간은 약 1년이며 발행부터 유통까지 토큰증권 전체 영역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하나증권은 STO 플랫폼을 통해 하나금융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이 은행 산업 선두주자인 것 대비 하나증권은 증권사 순위나 고객수에서 경쟁사들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새로운 자산인 토큰증권을 통해서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STO 플랫폼 구축과 활성화에는 수 백억원 비용이 소모된다. 이런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면서 토큰증권에 베팅하는 첫번째 증권사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나증권 이후에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순으로 STO 플랫폼 구축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Figure 18. 하나증권, INF를 주사업자로 선정하며 STO 플랫폼 구축 시작

 

 

 

IV. STO 플랫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1. 단계별 접근

현재 STO에 대한 제도와 법률이 확정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여 단계별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상품 차별화를 통한 비즈니스 차별화를 도출하기 위해 자체 장외 상품 출시를 위한 발행 플랫폼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기본에 보유하고 있는 기간계와의 연결을 통해 중복 투자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타증권사와의 노드 연결, 퍼블릭 체인의 기술 발전과 검증에 따른 레이어2 기술(서브넷 등) 도입을 고려해 초기 골격을 구축해야 한다.

Figure 19. 금융사의 핵심인 ‘상품’의 기반으로 경쟁이 시작될 것

 

2. 초기 STO 플랫폼의 방향성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 STO 플랫폼 표준 모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마다 각기 다른 IT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나, STO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유사한 문제와 정책 결정 이슈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고객 서비스 매체를 무엇을 할 것인지? 원장 생성은 기간계에서 할 것인지, STO 플랫폼에서 할 것인지? 계좌 체계는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상품 정보는 통합으로 관리할지, 별도로 관리할지? 주문업무와 평가업무의 처리 위치는 어디로 할지? 등등이다. 우리는 1단계에서 필요한 시스템 구성을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

Figure 20. 1단계 To-Be STO 시스템 구성도

구체적으로 기존 레거시 시스템 활용에 따라 연계가 필요하다고 예상되는 영역은 고객정보, 계약정보, 종합계좌(계좌개설), 출납(입출금), 회계, 결제 업무이며 ST 시스템과는 API 방식 등으로 연계하는 것을 권고한다. 또한 현금관리 업무처리를 위하여 평가(ST원장), 지급결제 등의 기능 사용이 필요하고 회계처리를 위한 회계(총계정원장) 및 재무회계 시스템 I/F가 예상된다. 1단계에서는 노후화된 레거시 시스템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STO플랫폼을 레거시 시스템에 연결하여 단기간에 빠른 시장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3. 제언

성공적인 STO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는 3가지 핵심 요소를 인지하고, 장기적인 방향성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는 STO 플랫폼의 목표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STO 플랫폼은 단기적인 수익 창출이나 즉각적인 서비스 효과 확보를 목표로 하는 Value-chain 모델이 아니라, 고객을 확보하는 새로운 전략이자 앞으로 확대될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교두보이다.

둘째로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명확한 목표 시스템 정의가 필요하다. 자기발행과 대행, 장내거래와 장외거래시 필요한 기능과 외부 시스템(KRX, KSD 등)과의 연계를 고려하여 MVP를 먼저 구축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플랫폼을 발전시켜야 한다.

셋째로는 Agile 방식의 서비스 검증이 필요하다. “과제 정의 → To-Be 프로세스 수립 → 구축”에 이르는 Waterfall 방식이 아니라, Biz 방향성 수립과 To-Be 프로세스 정의, 시스템 구축을 동시에 진행하는 Agile 방식을 선택하여 바르게 변화하는 STO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단순히 STO에 국한된 전략이 아닌, STO를 발판으로 크립토 시장 진출까지 염두한 방향성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크립토 시장에는 암호화폐, NFT, 디파이, CBDC 등 다양한 사업 기회가 있다. 기업은 크립토 비즈니스를 통해 고객 획득 비용 절감, 글로벌 진출, 보유 무형 자산 가치 상승, 인력 확보 등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업가치 제고 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Figure 21. 장기적인 방향성

 

 

 

V. 미국의 STO 사례 살펴보기

1. 미국 최초 증권형 토큰, BCAP(블록체인 캐피털 펀드 토큰)

미국의 STO 발행은 한국보다 훨씬 일찍 시작되었다. 미국의 첫 STO 사례는 2017년 블록체인캐피탈(Blockchain Capital)의 BCAP 토큰이다. BCAP 토큰은 ERC-20의 형태로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발행되었고, 블록체인캐피털의 세번째 펀드(Blockchain Capital III Digital Liquid Venture Fund)의 지분과 권리가 부여되었다.

펀드는 BCAP 토큰을 통해 모집된 자금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펀드가 투자금 회수를 완료하였을 때 투자 수익을 배분받는 형식의 에버그린형 펀드(Evergreen Fund) 토큰이다. 펀드 수익의 25%와 매니지먼트 수수료 3.5%는 블록체인 캐피탈에 배정되고, 나머지 투자 수익의 50%는 펀드 재투자, 남은 50%는 펀드 매니저의 결정에 따라 토큰 홀더들에게 배분된다.

Figure 22. 블록체인 캐피털 BCAP 토큰, Figure 23. 블록체인 캐피털 BCAP 토큰 세일Figure 24. BCAP 토큰 SEC 증권 등록

블록체인캐피탈은 아르곤 그룹(Argon Group)과의 협업을 통해 토큰헙(Token Hub)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천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모집하였는데, 발표 6시간 만에 펀드가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BCAP 토큰의 판매와 분배를 중개한 토큰헙은 다양한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투자금으로 블록체인 캐피탈의 펀드에 LP 지분율을 매입한 뒤, 이를 기반으로 투자자에게 토큰을 배분하는 방식을 취했다.

Figure 25. 블록체인 캐피털과 토큰헙 토큰 증권 판매 구조

BCAP는 미국의 증권 신고 절차 안에서 진행되었으며, 미국의 인증된 투자자들(Accredited Investors)에게만 판매 가능한 Regulation D의 Rule506(c), 그리고 별도의 SEC 등록 절차가 생략 및 간소화되는 미국 외의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Regulation S로 판매가 진행되었다. 

$10m 개의 토큰이 각 1$의 가격으로 판매되었으며, 총 모집 금액은 $10m, 그리고 참여한 투자자들은 SEC에 등록 서류 제출 당시 745명으로 확인이 된다. 이중 미국의 인증된 투자자 비중이 얼마인지 밝혀지진 않았으나 대부분의 투자는 Regulation S를 통해 미국 외 투자자로부터 집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Figure 26. BCAP 토큰 투자 모집 금액과 투자자들

 

2023 3분기 블록체인 캐피탈의 BCAP 토큰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블록체인 캐피탈의 번째 펀드는 서클(Circle), 오픈씨(Open-Sea), 리플사(Ripple)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NAV(순자산가치) 초기 모집 금액의 14.1, BCAP 토큰의 NAV 역시 판매 당시 가격의 14.1배인 14.1달러인 것을 확인할 있다. 

Figure 27. BCAP 토큰의 현황(2023년)

BCAP가 미국의 최초 증권형 토큰 사례인 만큼 다양한 비판의 시작도 존재한다. 각종 법률적 이슈, 수익 분배의 불투명성, 토큰 홀더들의 권리 등이 주요 쟁점이다. 특히 에버그린형 펀드를 증권 토큰 방식으로 발행하였기에 만기가 존재하지 않고, 홀더와 블록체인 캐피탈 간 법률적 조항들을 블록체인 캐피탈이 자체적으로 수정할 수 있어 투자자 권리 측면에서도 각종 이슈가 있었다. 

하지만 초기 토큰 증권의 단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BCAP 토큰은 역사적으로 미국 증권형 토큰의 시작을 열었고,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새롭게 발행되는 증권형 토큰들은 BCAP의 단점들을 보완하여 훨씬 진화된 형태로 발행 및 유통되고 있다.

 

2. 주식 형태로 발행된 INX 토큰

벤처 펀드의 형태가 아닌 주식의 형태로 발행되어 수익과 배당에 대한 권리를 보유할 수 있는 토큰 증권의 대표 사례는 INX 토큰이다. 

INX는 SEC의 정식 브로커로 등록된 토큰증권(ST) 거래 플랫폼이자 IPO 플랫폼이며, INX 토큰은 INX 토큰 증권 플랫폼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탄생하게 된 증권형 토큰이며, 향후 회사가 흑자 구간에 진입하면 토큰 홀더들이 회사 수익의 40%를 배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토큰 증권이다.

INX 역시 통상 해외 기업이 증권 등록을 할 때 사용되는 Form F-1을 통해 SEC에 정식 등록 절차를 거쳐(증권과 토큰 증권을 별개로 다루는 한국과 다르게) 8,500만달러를 미국 외 투자자로부터 성공적으로 모집한 이력이 있다. 현재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업과 프로젝트들의 IPO를 지원하고 있으며, 브로커 등록을 완료한 토큰 증권 거래소인 INXONE도 운영하고 있다.

Figure 28. INX 토큰, Figure 29. INX 토큰 SEC 등록

관련해 최근 발표된 소식도 있다. SEC 등록 투자사인 리퍼블릭 (Republic)의 펀드와 지분,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 리퍼블릭 노트(Republic Note)이다. 리퍼블릭 노트(Republic Note)는 리퍼블릭의 에버그린형 펀드에 존재하는 623개의 회사와 765개의 자산, 그리고 배당금에 대한 권리를 분배하는 토큰증권으로 12월 6일에 INX 플랫폼에서 미국 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업이나 펀드 외에도 부동산, NFT, 고가의 미술 작품, 태양열 패널 등 다양한 곳에 토큰 증권이 접목된 사례가 있다.

 

 

 

VI. 마무리

토큰증권은 아직까지 초기 단계이고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진정한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들이 단순히 소수의 암호화폐 지지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기술이 아닌, 다양한 금융권, Web2 기업들 그리고 일반 대중을 위한 기술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현재 수많은 RWA 자산들,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 등을 블록체인과 접목시키기 위해 많은 서비스들이 탄생하고 있다. SWIFT 결제망을 도입해 블록체인에 현재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자산을 온보딩하기 위해 노력하는 체인링크의 CCIP부터 미 채권 수익을 분배하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실행하고 있는 메이커다오, 다양한 RWA 솔루션 업체들 그리고 국가 단위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CBDC 사업들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STO는 금융 시장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줄, 블록체인과 금융 기관을 연결해줄, 대중에게 토큰에 대한 경험을 선사해줄 혁신의 아이템이다. 이번 글에서 다룬 3가지 혁신과 더불어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STO 시장 발전되길 기대한다.

 

Appendix

  • 토큰 증권의 발행은 발행인 또는 계좌관리기관(증권사, 은행 등)이 수행하고, KSD의 심사와 관리를 거쳐 KRX에서 유통이 이루어지는 구조임
  • 발행: ① 예탁원 등록 심사 → ② 발행인·계좌관리기관의 토큰 생성·이전 → ③ 예탁원 관리
  • 유통: ④ 장외시장(증권사/장외거래 중개업자 중개) / ⑤ 장내시장(KRX) → ⑥ 예탁원 결제

Figure 30. 토큰 증권의 발행·유통 분리 구조

-> '토큰증권이 불러올 3가지 혁신 (Feat. 증권사 경쟁 구조 변화, 해외 실제 사례)' 원문 보러가기

주의사항
본 글에 기재된 내용들은 작성자 본인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작성된 내용은 작성자 본인의 견해이며, (주)크로스앵글의 공식 입장이나 의견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배포되는 자료입니다. 본 글은 투자 자문이나 투자권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별도로 명시되지 않은 경우, 투자 및 투자전략, 또는 기타 상품이나 서비스 사용에 대한 결정 및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으며 투자 목적, 개인적 상황, 재정적 상황을 고려하여 투자 결정은 사용자 본인이 직접 해야 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금융관련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십시오. 과거 수익률이나 전망이 반드시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제휴 파트너에 의해 제공된 것으로, (주)크로스앵글은 본 글에 대한 편집 통제권을 가지지 않고 본 글에 포함된 정보의 정확성 및 적시성에 대해 보증하지 않습니다. 본 글에는 제3자 웹사이트에 대한 링크가 포함될 수 있으나 (주)크로스앵글은 제3자 웹사이트에 대해 통제하거나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본 제작 자료 및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자사 또는 제휴 파트너에게 있으며, 저작권에 위배되는 편집이나 무단 복제 및 무단 전재, 재배포 시 사전 경고 없이 형사고발 조치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