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Digest]
※해당 컨텐츠는 10월 17일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목차
Executive Summary
크립토 결제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
Mass Adoption을 앞당기는 핵심 변수
1. 크립토자산으로 급여를 받는 사람들
2.모바일 앱으로 들어온 크립토자산 (Grab, PayPal)
3. 일본, 천조엔 결제시장 열린다
스테이블코인 성장이 기존 산업에 미칠 영향
1. 은행산업 영향
2. 카드산업 영향
3. 가상자산 거래소 영향 (CEX vs. DEX)
4. On-Chain 시장 영향 (유동성 효과, RWAs)
Executive Summary
- 모바일 월렛으로 사용자 접근성↑ 지갑 간 거래 활성화 계기
그랩, 페이팔 등 글로벌 이용자 기반을 갖춘 기업들이 앱 내 크립토 모바일 월렛 서비스 제공하기 시작. 개인키 대신 PIN CODE 설정으로 기존 개인지갑 관리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접근성을 높임에 따라 제3자에게 자산을 맡기지 않고 스스로 보관하려는 수요 높아질 전망. 월렛 간 송금이 간편해지고 앱 내 주요 크립토자산 매매도 가능해짐에 따라 기존 거래소의 독점적 지위는 다소 약화될 소지 - 스테이블코인 발행 증가로 On-Chain 시장 유동성 확대
일본 자금결제법 개정으로 6월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해짐. 미쓰비시 신탁은행의 개별 프로젝트로시작된 Progmat사는 올해 10월 독립법인으로 분리. 일본 214개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하는 등 토큰화 전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일본 등 금융기관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본격화되면서 On-Chain 시장 유동성과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확대, Staking·RWAs에 대한 관심 높아질 전망 -
산업 간 경계 약화로 새로운 금융 · 경제 질서 마련될 전망
HR 플랫폼 Deel에 따르면 크립토자산으로 급여를 받는 비중은 22년 하반기 총 급여의 4%기록. 금융인프라가 부족한 신흥국 근로자들이 다수. 크립토자산으로 급여를 받을 경우 은행 급여계좌 없이 개인지갑 주소만으로 수령 가능. 전세계 인구의 26% 차지하는 Digital Native 세대가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금융, 경제 질서 마련될 전망. 은행, 카드사 등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경쟁력 유지할 필요
크립토 결제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
거대한 Mass Adoption을 향한 여정의 시작
실생활에서 경험하는 크립토 경제
2022년 테라-루나 사태와 FTX 거래소 파산, 2023년 실버게이트, SVB 은행 연쇄 파산 등을 겪으며 크립토 시장은 말 그대로 ‘인고의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Coingecko 기준 글로벌 크립토자산의 총 시가총액은 2021년 11월 2.8조 달러로 정점을 기록한 후 약 2년이 흐른 현재(10/17) 1.1조 달러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흐름과 달리 최근 블록체인 산업에서는 역사적으로 분기점이 될만한 중요한 시도들이 있었고,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에 대한 내용을 다루어 보았습니다. 최근의 변화들은 향후 크립토 경제 Mass adoption을 앞당긴 계기들로 기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Mass Adoption이 현실화되지 못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형 가산자산 거래소의 파산으로 제3자 수탁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고 개인 스스로 자산을 관리하기에는 니모닉 보관의 어려움과 콜드월렛 휴대의 불편함 등이 개인지갑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트레이딩 목적을 제외하면 실물시장에서 Use case가 제한된 점도 Mass Adoption을 가로막는 배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그랩, 페이팔 등 글로벌 사용자 기반을 갖춘 기업들이 자사 앱에 크립토 월렛을 탑재해 크립토자산 관리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대폭 높였고, 일본 미쓰비시UFG는 내년 초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공식 시작할 예정입니다. 일련의 변화들은 대중화를 가로막았던 장애물들을 해소해 접근성을 높이고 크립토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주요국과 글로벌 기업들이 크립토 결제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
모바일 지갑으로 들어온 크립토자산
동남아시아권에서 약 1.8억명의 액티브 사용자를 보유한 그랩(Grab)앱은 지난 9월 14일 NFT를 보관 및 전송할 수 있는 Web3 지갑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 월렛에 필요한 기술 제공은 USDC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Circle사가 담당했습니다. 시범적으로 싱가폴에 한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인데, 주목할 점은 싱가폴 통화청이 여기에 동참했다는 것입니다. 싱가폴 통화청은 CBDC 개발의 첫 단계로 특수목적화폐(Purpose Bound money, PBM)를 개발, 그랩 앱을 통해 PBM 형태의 NFT를 보관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싱가폴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NFT를 결제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험을 갖게 될 전망입니다.
그간 스테이블코인 등 크립토자산은 온체인 상에서 주로 트레이딩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투자자산 중 하나 정도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날마다 사용하는 앱에서 음식배달이나 택시 결제수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또는, 은행계좌 없이 모바일 크립토 월렛만으로 실시간 자금이체가 가능해진다면 앞으로 은행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크립토자산이 온체인과 Real world에서 모두 화폐의 기능을 갖게 된다면 테크, 금융, 결제 등 여러 산업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면서 새로운 금융의 형태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짜여질 새 판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자 글로벌 기업과 정부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랩, 텔레그램, 페이팔이 모바일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웹3 지갑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사용자들의 크립토자산 접근성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일본은 올해 6월 자금결제법 개정으로 자격을 갖춘 금융기관들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가능해졌습니다. 한국은행도 지난 10월4일 금융위, 금감원과 ‘CBDC 활용성 테스트‘ 계획을 발표,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Mass Adoption을 앞당기는 핵심 변수
Mass Adoption를 앞당길 수 있는 변수는 다음 3가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변수 중 일부는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거나 변화의 시작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Key Drivers for Mass Adoption
- 크립토자산으로 급여를 받는 사람들의 증가
- 모바일 앱 지갑을 통한 손쉬운 보관 및 관리 (Seamless Access)
- 정부와 대형금융기관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증가
1. 크립토자산으로 급여를 받는 사람들
글로벌 HR 플랫폼으로 채용, 급여정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Deel사는 최근 글로벌 채용 시장에서 흥미로운 트렌드를 포착해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전 세계 150여개 국가에서 체결된 10만 건 이상의 채용 계약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2년 상반기 동안 Deel 플랫폼에서 처리된 월 급여 지급총액 중 약 5%가 크립토 자산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1년 하반기 대비 3%p 높아진 것인데 가격 변동 효과는 제거했기 때문에(market-agnostic) 가격 상승이 아닌 순수하게 크립토 자산을 급여로 받는 비중이 높아졌음을 의미합니다.
Digital Native 세대 등장과 크립토자산
Gig Workers Digital Natives
2022년 하반기 이 비중은 4%로 소폭 줄어들었는데, 해당 기간동안 FTX 파산 등 극심한 혼란이 있었음을 고려하면 1%p 감소폭은 오히려 크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급여로 지급된 크립토자산 비중은 비트코인(47%), USDC(29%), 이더리움(14%), 솔라나(8%) 순이었습니다.
앞으로 크립토자산으로 급여를 받는 근로자들은 점점 더 많아질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최근 글로벌 채용 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Gig workers라는 새로운 근로자 그룹이 등장해 근무 방식 등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인데 “Gig”이란 단어는 1920년대 미국에서 여러 재즈 바들을 돌며 공연하던 공연팀을 Gig이라 부른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맥킨지 컨설팅은 Gig을 “디지털시장에서 거래되는 기간제 근로”라고 정의합니다. Gig workers는 더 높은 근무 유연성(Flexibility)와 독립성(Independence),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를 추구하는 사람들로, 자발적으로 계약직을 희망하며 디자인, IT, 개발, 번역 등 대부분 전문직이란 점에서 ‘비정규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스스로 자신의 일정을 계획하길 원하며 휴식이 필요할 때 쉴 수 있고,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은 채 스스로 1인 기업가 또는 프리랜서 형태(Being their own bosses)의 근무를 선호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Gig worker는 자율성과 업무 유연성을 선호하는 MZ세대의 등장과 함께 빠르게 증가하면서 고용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Gig workers들의 약 50%가 급여의 일부 또는 전체를 크립토자산으로 받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점입니다. 지난 2022년 8월 버크셔해서웨이의 조사에 따르면 특히 프리랜서 작가, 디자이너, 개발자 등에서 그 의향이 더 높았고(62%), Drivers(56%), Grocery shoppers(55%)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이 크립토자산 급여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실시간으로 이체가 가능한 편리성 때문이었습니다.
신용카드보다 모바일 간편 결제가 익숙한 Z세대
세계 인구의 26% Z세대, 새로운 경제질서 구축
크립토자산으로 급여를 받는 데에 열려있는 Gig workers의 등장은 디지털 시스템에 익숙한 MZ세대의 성장과 맞물려 있습니다. 특히 1990년대 후반~202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는 최초의 Digital Natives 세대로 정의됩니다. 이들은 영유아 때부터 컴퓨터와 모바일을 자연스럽게 접해왔기에 모바일을 통한 경제활동을 기존 세대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특성을 보입니다.
그런데 비자카드의 분석에 따르면 기존 세대가 신용카드와 은행을 주로 이용해온 것과 달리, Z세대는 모바일 결제 앱을 통한 결제를 선호하며, 크립토자산과 같은 대안적인 결제방식에 대해서도 훨씬 포용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Z세대는 현재 20대 초,중반 연령으로 2025년이 되면 전 세계 근로자의 27%를 차지하게 될 전망입니다. 약 1/3 가까운 비중으로 성장할 Z세대들이 더 이상 신용카드를 선호하지 않고 모바일 결제만 사용한다면, 그들의 급여 중 상당부분이 크립토자산으로 지급된다면, 은행 급여계좌 개설 없이 모바일 월렛만으로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가능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전통 금융기관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와있습니다.
전세계 26% Digital Native 세대는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어 나갈 것
Z세대는 현재 20억 명에 이르며 전 세계 인구의 2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과 같이 빠른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로 Z세대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잘 체감되지 않지만, 인구 2.2억 명의 나이지리아 등의 인구구조를 보면 한국의 1960년대 구조와 흡사합니다. 브라질은 한국 1990년대 구조와 유사합니다. 14세 이하 인구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아프리카는 디지털 뱅킹 경험 없이 모바일 결제로 넘어온 사례입니다. 이들이 경제활동을 시작할 무렵 전 세계의 경제, 금융, 일의 방식 등 많은 부분들은 현재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 될 것입니다.
2. 모바일 앱으로 들어온 크립토자산
동남아시아 최대 모빌리티/결제 서비스 Grab, Web3 지갑 추가
Grab과 Circle 파트너쉽
지난 9월 싱가폴에서 개최된 TOKEN2049 컨퍼런스에서는 Circle사의 주목할만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동남아시아 최대 배송/결제/모빌리티 서비스인 그랩(Grab) 앱을 통해 크립토 지갑 서비스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인데, Circle은 USDC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기업으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기준 Tether USDT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랩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앱 중 하나로 싱가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8개국을 대상으로 차량 공유 및 배송, 전자상거래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재 약 1억 8천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Circle과의 공식 협업 발표가 있기 전 그랩은 “그랩 페이 월렛”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그랩 페이 월렛은 예금이나 신용카드로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입니다.
이번에 선보인 “웹3 월렛”은 크립토자산 거래를 지원하는 지갑으로 블록체인(폴리곤) 상에서 거래과정이 처리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gas fee)는 그랩의 지원으로 이용자들에게 부과되지 않으며 전통적인 크립토 월렛과 달리 개인키를 저장할 필요가 없이 PIN code를 사용해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현재 그랩의 웹3 월렛에서는 싱가폴 정부가 시범적으로 지정한 NFT만 사용이 가능하나 향후 싱가폴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결제가 가능해질 가능성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싱가폴은 지난 8월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싱가폴 통화청, 그랩 앱 통해 CBDC 상용화 가능성 테스트
싱가폴, Grab 앱으로 CBDC 테스트
그랩 앱에서 직접 웹3 월렛을 생성해 본 결과 방법은 매우 간단했습니다. Web3 버튼을 누르고 SG Pitstop Pack에 관한 설명을 확인한 후 웹3 지갑 생성을 진행하고 지갑 PIN 번호를 설정하면 지갑 설정이 완료됩니다. 현재 그랩의 Web3 지갑은 신원인증을 마친(Identity Verification) 싱가폴 거주자에게만 서비스되어 싱가폴을 떠나면 지갑에 액세스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례는 Real world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앱에 크립토자산 결제를 결합시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싱가폴 당국이 향후 CBDC 도입을 위한 테스트 단계로 그랩 앱 Web3 지갑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싱가폴 통화청은 지난 6월 CBDC 구축을 위한 첫 단계로 특수목적화폐(Purpose Bound Money, PBM)의 개념을 구상해 처음 공개했습니다. PBM이란 디지털 화폐를 보내는 사람이 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유효기간과 이용 가능한 상점 등의 조건을 지정할 수 있는 화폐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그랩 앱 웹3 지갑이 지원하는 NFT도 특정 상점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PBM 성격의 크립토 자산이었습니다.
이에 EU에서는 화폐 사용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는데 향후 통화의 세계는 기간과 사용처가 제한된 PBM과 같은 화폐만 존재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싱가폴 정부가 예상하는 특수목적화폐 Use Case
싱가폴, 특수목적화폐 Use case 상정
탈중앙화, P2P 활성화 등을 고려할 때 미래에는 여러 자산들이 공존하면서 편의성과 매력도에 따라 이용자들이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용에 제약이 많고 불편하다면 그 통화를 보유하려는 유인은 자연스럽게 약화될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싱가폴 정부는 PBM이 사용될 수 있는 경우들을 다음과 같이 예상하고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1) 정부 제공 바우처(또는 보조금), 2) 기업이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바우처, 3) 정부기관에 대한 자금 지급 4) 교육 보조금 지급 등이며 현재 그랩 웹3 지갑에서 사용 가능한 NFT는 싱가폴 그랑프리 포뮬러 F1 대회에 맞춰 기획한, 사용처가 지정되어 있는 NFT로 위 구분에서 2)에 해당합니다.
- 싱가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규제
지난 8월 15일 싱가폴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싱가폴에서 공식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최소 자본금 및 유동자산을 보유해야 하며 액면가 환매 의무, 공시 의무 등을 충족해야만 한다. 싱가폴 달러 및 G10 통화를 기반으로 싱가폴에서 발행된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이 규제의 대상이 된다. (SCS, Single currency stablecoin)
싱가폴은 지난 2019년 이미 Payment Service Act 2019(PS Act)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을 디지털 결제 토큰(DPTs)으로 규정했고 DPT 서비스 제공자에게 자금세탁, 테러 방지, 금융 리스크 관련 규제가 적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가치 안정성에 대한 부분은 올해 8월 규제 프레임워크를 통해 마련되었다. 싱가폴 통화청은 MPI 라이센스 발급을 통해 싱가폴 통화청이 규제하는 스테이블코인을 구분짓고 있다.
4억명 이상 사용하는 페이팔,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작
페이팔, PYUSD 발행 시작
지난 7월에는 글로벌 모바일 지급 및 송금서비스 업체인 페이팔이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 페이팔USD(PYUSD)를 출시했습니다. 202개 국가에서 4억 3천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팔이 스테이블코인을 최초로 선보이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페이팔은 글로벌 간편결제서비스 결제액 기준 애플페이, 알리페이, G페이에 이어 4위이며, 미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 80% 이상의 가맹점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페이팔은 1988년 창립된 나스닥 상장사로 간편결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입니다.
페이팔 – 벤모 월렛 간 크립토자산 전송 수수료 무료
벤모-페이팔 외부 월렛 간 전송 가능
페이팔 매출의 대부분은 결제 수수료이며, 전체 매출액의 약 85%가 이베이를 비롯한 온라인 커머스 결제 수수료에 해당합니다. 소액대출, 신용결제, 쇼핑에 이르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매출의 대부분은 여전히 결제 관련이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 등 크립토 결제가 광범위하게 확산될 경우 이에 대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매출의 상당부분을 잃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페이팔은 일찍부터 크립토자산 구입 및 송금 서비스를 지원해왔습니다. 2020년 미국인 대상 크립토자산 거래 서비스를 시작으로 2021년 3월에는 크립토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는 자회사인 벤모(Venmo) 결제 앱을 통해서 구입한 크립토자산을 다른 벤모 이용자 뿐 아니라 페이팔 이용자, 외부 월렛, 하드웨어 월렛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벤모는 2013년 페이팔이 인수한 송금/결제 앱으로, 벤모 월렛과 페이팔 월렛 간 실시간 크립토자산 전송 기능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지난 8월 페이팔 CEO인 Dan Schulman은 보도자료를 통해 “디지털 통화로의 전환을 대비해, 디지털 기반이면서 미달러와 같은 법정통화와 쉽게 연결되는 안정적 도구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이후 이더리움 체인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PYUSD) 발행이 시작되었습니다.
PYUSD의 발행 및 준비자산 관리는 뉴욕금융당국(NYDFS)의 규제를 받는 신탁회사인 팍소스(Paxos Trust Company)가 담당하며 준비자산은 미국 단기국채 및 예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게 됩니다.
페이팔 앱 내에서 PYUSD 매매, 결제, 송금, 스왑 가능
다소 높은 수수료는 부담
페이팔 앱을 통해서 PYUSD를 사고 팔거나, 다른 자산과의 교환(수수료 적용), 온라인 스토어에서의 결제, 미국 내 수수료 없이 PYUSD 송금 및 수취가 가능합니다. 페이팔 고객은 별도 수수료 없이 PYUSD와 USD 달러를 1대1 고정비율로 매입 및 매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PYUSD를 제외한 다른 가상자산을 매입, 매도시에는 거래 금액 규모에 따라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 거래금액 1~200 USD : 수수료 0.5~2.5 USD / 거래금액 1,000 USD 초과 시 수수료 1.5%
사용자는 페이팔 앱 내에서 PYUSD를 4개의 크립토자산들과 교환(스왑)이 가능하나, 수수료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거래 수수료 대비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거래 수수료 0.1% vs. 페이팔 1~200 USD 수수료 0.5~2.5 USD, 1,000 USD 초과 시 수수료 1.5%
페이팔에 따르면 PYUSD 지급, 송금 서비스는 미국내 이용자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제공될 계획입니다. 다만 향후 서비스 지역, 이용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으로서 영향력을 갖게 될 경우 국가 간 규제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3. 일본, 천조엔 결제시장 열린다
일본, 스테이블코인 발행 본격화
자금결제법 개정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
일본은 주요국 중 가장 먼저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일본 정부는 2014년 마운트곡스 거래소 해킹과 2018년 코인체크 거래소 해킹 사고를 겪으며 규제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체감했고 2022년 6월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습니다. 2023년 6월에는 자금결제법 개정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전자결제수단’으로 정의되면서 일본 시중은행 및 일정 요건을 갖춘 신탁회사도 법정통화와 연동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금결제법 개정으로 일본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가능해짐에 따라 현지에서는 기업 간 결제에 스테이블코인이 우선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 내 기업 간 결제 시장은 1,000조 엔(약 9,489조원) 규모로 기업-개인 거래 시장의 3배 정도입니다. 연 1천조엔 지급결제 시장에 접근이 가능해진 일본 금융기관들은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금융그룹(MUFG)은 자회사인 Progmat(프로그마)를 통해 자국 뿐 아니라 해외를 대상으로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습니다.
Progmat는 원래 2016년 12월 MUFJ 신탁은행 내에 FinTech 추진실로 시작된 기업입니다. 2018년 금융기관의 가상화폐 취급이 금지되자 “자산토큰화” 프로젝트로 방향을 바꾸고 2019년 Progmat로 프로젝트명을 변경합니다. 2021년 일본 최초의 공모형 부동산 토큰화증권을 발행했고 2023년 10월에는 Progmat Inc 이라는 독립된 기업으로 분리해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일본 214개 기업이 참여한 Progmat 컨소시엄
다양한 기업들과 컨소시엄 구성
프로그마 기업 이름은 Programmable한 신뢰(Trust)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미로, 그 이름과 같이 기업의 미션은 Programmable Network로 사회를 연결하고, 모든 가치를 디지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Progmat = Programmable Trust = Programmable한 신뢰를 만들어 나간다
프로그마 기업의 비지니스 모델은 1) 라이센스 수수료, 2) 거래 수수료로 나뉩니다. 라이센스 수수료(License Fee)는 월 정액 고정요금으로 시스템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매출이 많아지는 구조이며, 토큰 이전이 많아질수록 거래수수료가 늘어 매출이 늘게 됩니다.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회사가 많아지고, 토큰화되는 Real World Asset(RWA) 규모가 확대될수록, RWA 토큰의 소액화가 활발해질수록 프로그마 회사 매출 증가의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배경이 바탕이 되어 프로그마가 구성한 컨소시엄에는 총 214개의 다양한 일본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토큰 발행사들(증권사, 부동산기업 등), 금융 및 결제기관, 거래소, 기술기업, 로펌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Progmat를 통한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바이낸스, Progmat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
지난 9월26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MUFG와 파트너십을 맺고 법정통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중인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바이낸스 재팬과 MUFG는 엔화를 포함한 다수의 법정통화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목표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두 회사는 관련 규제 승인 후 내년 말 스테이블코인 운영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최근 Progmat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료에 따르면 향후 바이낸스를 통한 스테이블코인 매입, 신탁은행과 Progmat를 통한 발행 절차는 아래 그림과 같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먼저 스테이블코인을 매입하려는 이용자는 바이낸스 중개사(거래소)에 매입대금을 지불하고, 바이낸스는 매입 신청에 따라 엔화 또는 외화를 미쓰비시UFJ 신탁은행에 금전신탁 합니다. 신탁은행의 대차대조표 자산 쪽에는 엔화 및 외화가 계상되어 금융기관을 통해 운용되고, 부채 쪽에는 스테이블코인이 계상됩니다. Progmat 시스템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이용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이전받는 프로세스입니다.
Progmat 플랫폼의 비즈니스 영역 보다 확장될 가능성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리 인프라 Progmat
MUFG의 개별 프로젝트로 시작된 Progmat는 현재 일본 214개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본 자산 토큰화의 선두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경우 엔화 뿐만 아니라 달러 등 다양한 법정통화 발행을 고려하고 있고 멀티체인을 통해 범용적으로 결제가 가능한 기반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발행 의뢰 고객을 일본 기업만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외 기업이더라도 일본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를 준수한다면 Progmat를 통해 발행이 가능해 향후 비즈니스가 확장될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성장이 기존 산업에 미칠 영향
1. 은행 산업 영향
은행의 환전, 대출, 예금기능 분산
모바일 간편 결제서비스의 편의성이 높아짐에 따라 대부분의 이체, 결제, 예금 보관 등의 활동들은 이미 결제사 플랫폼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첫 경제활동을 모바일 결제시스템으로 시작한 MZ 세대들은 은행 지점에 방문하는 것보다 비대면 채널을 통한 금융거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22년 10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MZ 세대의 10명 중 6명은 최근 3개월 간 은행 영업점을 방문한 적이 없고, 87%는 평소 금융거래 시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이미 모바일을 통한 경제활동에 익숙한 가운데 모바일 앱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보관 및 결제, 송금 등이 간편해지고,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늘어난다면 은행에서 신규로 계좌를 개설하는 숫자는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보유한 계좌만으로도 모바일 결제 등이 가능한 데다가,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된다면 모바일 크립토자산 개인 월렛은 사실상 은행 계좌를 대체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는 환전, 대출, 예금과 같이 은행이 독점적으로 가져왔던 비즈니스 영역들이 크립토 관련 서비스들로 분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환전이 필요한 경우 과거에는 은행에서만 환전이 가능했지만, 각국 통화들로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해당 스테이블코인을 교환하기 위해서 P2P 월렛 간 교환하거나 Defi 등 거래소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금의 경우 크립토자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Staking이 예금 수요의 일부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더리움 스테이킹 규모는 2022년 연초 대비 약 3배로 증가해 현재 2,768만 ETH (약 58조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Staking, 이자 및 배당 수요 일부 대체
이더리움 외에도 솔라나, 카르다노 등 POS(Proof of Staking) 체인의 Staking yield는 과거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연 3~7%대의 수익률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크립토자산이 내포한 Risk를 감안할 필요가 있지만 이더리움과 같이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은 체인의 Staking은 주식 배당과 비슷한 성격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은행 대출의 경우에도 크립토 담보, 크립토 P2P 대출 등 대안이 등장하며 은행의 독점력이 약화될 수 있어 대응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반면에 은행들이 블록체인 경제의 성장 속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미쓰비시 신탁은행과 같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과정에 참여하거나, 예금 토큰화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은행들은 크립토 기관들과 달리 이미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 거래방지 장치를 갖추고 있고, 예금자보호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이용자들의 우려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카드 산업 영향
미국 카드사, 네트워크 수수료 의존도 높아
카드사의 기본 비즈니스 모델은 카드 보유자와 가맹점 사이에서 발생하는 카드 결제금액에 대해 가맹점 수수료를 받거나 해외 카드사의 경우 결제 네트워크 수수료를 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간매개자(Middleman)를 필요치 않는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카드산업은 직접적인 수익의 타격을 입는 업종 중 하나입니다.
미국 신용카드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Visa와 MasterCard 결제 시스템은 아래 그림과 같이 4-party(당사자) 모델입니다. 카드 회원은 발급사로부터 카드를 발급받고, 카드결제가 발생하면 가맹점은 매입사에 가맹점 수수료를 지급합니다. 매입사와 카드발급사는 Visa, MasterCard에 네트워크 수수료를 지급하는데 이 수수료가 카드사의 주 수입원이 됩니다.
국내 카드사의 결제 시스템은 카드회원과 가맹점, 카드사로 이루어진 3-party 모델입니다. 가맹점이 결제대금을 카드사에 지급하고, 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국내와 해외 모두 블록체인을 통해 카드회원과 가맹점 간에 직접 송금을 통한 결제가 증가할 경우 카드사는 매입사와 발급사,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네트워크 수수료, 가맹점 수수료 수익을 잃게 되므로 카드사들은 위기의식과 긴장감을 가지고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VISA, 매입사와 가맹점 간 온체인을 통한 크립토자산 송금
가맹점 네트워크 이탈 막기 위한 VISA의 노력
특히 해외카드사의 경우 국내 카드사들이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현실과 달리, 현재까지 전 세계 7천 만개 이상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안정적인 네트워크 수수료 수익을 누려왔습니다. 한번 구축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큰 유지비용 없이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됨에 따라 2022년 VISA의 영업이익률은 67%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카드 회원과 가맹점 간에 블록체인을 통한 온체인 결제가 직접 이뤄질 경우 평균 3일 소요되던 가맹점 결제대금 입금시간이 초, 분 단위로 짧아지고 중개기관이 없어 수수료가 저렴해짐에 따라 가맹점들이 카드사 네트워크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을 이해하고 있는 해외 카드사들은 비트코인 등 크립토자산을 2020년부터 결제수단으로 추가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결제를 지원하는 등 가맹점과 카드 사용자들이 크립토 결제에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VISA는 2021년 3월 스테이블코인 USDC를 결제 수단으로 추가했고 2023년 9월에는 이더리움에 이어 솔라나 블록체인 결제를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능을 카드 매입사인 Worldpay, Nuvei로 확대하고 매입사가 온체인으로 자금을 입금받도록 하여 결제시간을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카드 소유자가 크립토자산으로 결제하더라도 이를 법정통화로 환전하는 과정을 거쳐 가맹점에 입금되었고 국경간 결제의 경우 환전과 국제송금비용도 소요되었으나 이제는 결제대금이 USDC로 온체인을 통해 매입사에서 가맹점으로 전달되면서 시간과 비용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내카드사, 해외보다는 가맹점 수수료 의존도 낮아
국내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장기간 인하
국내 카드사는 3-party 구조로 카드사가 네트워크사, 발급사, 매입사 역할을 모두 수행하고 있어 네트워크 제공 뿐 아니라 카드 발급, 가맹점 및 회원관리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내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13년간 14번에 걸친 수수료 인하로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49%에서 2021년 35%로 낮아졌습니다. 현재 가맹점의 75%는 최저 요율인 0.5%를 적용받고 있어 카드 실적이 많아도 관련 부문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다양해진 결제 수단과 높아진 경쟁도 국내 카드사들이 안고 있는 부담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2년 간편결제 이용금액 7,326억원 중 신용카드를 통한 결제는 3,511억원으로 전년대비 17% 증가한 반면 삼성 등 휴대폰 제조사 간편결제는 1,853억원으로 동 기간 35% 증가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선불전자지급 서비스를 통한 결제는 8,289억원으로 전년비 25% 늘었습니다. 카드산업을 둘러싼 여건들이 녹록치 않지만 국내 카드사들은 줄어든 가맹점 수수료를 대출 등 기타부문을 통해 충당해오고 있어 향후 온체인 결제 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은 해외사보다는 체감 정도가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카드사들은 블록체인을 결제에 직접 활용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NFT를 활용한 부가 서비스 제공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3. 가상자산 거래소 영향
CEX의 독점적인 사업 지위 약화
CEX, 독점력과 수익성 약화
중앙화 거래소(CEX) : 전세계적으로 중앙화 거래소는 개인지갑 보유 증가 추세, 알트 코인 가격 변동성 감소에 따른 거래량 감소, SEC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수익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향후 스테이블코인 및 몇몇 메이저 코인들이 실물 자산을 매입하는 데 결제의 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실제 유용성 또는 가치를 가진 코인과 그렇지 못한 코인으로 인식의 구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텔레그램, 페이팔 크립토 월렛의 경우 지원하는 코인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 등 일부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고 결제의 수단으로 통용되는지 여부에 따라 해당 코인에 대한 재평가와 수요의 쏠림 또는 소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지갑을 통해 자기 자산의 보안을 지킨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제3자에게 자산을 수탁하는 행위가 덜 선호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아래 차트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거래소에서 빠져나왔거나 거래소로 유입된 금액은 모두 컸지만 그 차이(Source of funds-Destination of funds) 만큼이 개인 지갑으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온체인 경제활동 증가로 DEX, DeFi 시장 확대
탈중앙화 거래소(DEX) : 모바일 웹 지갑을 통해 주요 크립토 자산 간 스왑, 매매가 가능해질 경우 DEX도 마찬가지로 거래량이 모바일 지갑들로 분산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CEX와 달리 DEX와 DeFi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이 온체인 상에서의 스테이킹, 예치, 대출 등 경제활동 확장을 견인하면서 스왑/매매 거래 감소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체이널리시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진 가상자산 거래소 숫자는 20% 가까이 감소한 반면 개인 지갑 수는 2021년 이후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4. On-chain 시장 영향
스테이블코인 간의 경쟁 심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각 플랫폼에서 얼마나 채택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서클의 USDC, 페이팔의 PYUSD 등은 다수의 이용자 기반을 갖춘 플랫폼에서 채택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 넓은 유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Real World 기업들과 손을 잡으려는 발행사들의 노력이 이어질 것입니다.
규제 당국과 발행기업 간의 원활한 교감과 투명성 제고도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는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입니다. 지난 5월 29일 MakerDAO는 투표를 통해 Reserve에서 USDP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MakerDAO가 보유한 물량은 USDP 전체 공급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였기에 발행사인 Paxos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뉴욕 규제당국이 지난 2월 Paxos가 운영하는 Binance USD 발행을 중단하도록 요구한 이후 나온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미국 규제당국의 요구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발행사들은 시장 지위를 상실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이를 충족하고 공시 등을 통해 투명성과 신뢰를 쌓은 스테이블코인은 상대적으로 경쟁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자 미지급 Stablecoins, Tokenized Treasury 수요 견인 요인
일본, 싱가폴 등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마련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향후 1~2년간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본격화되면서 온체인 시장 유동성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지난 4월 입법된 EU 디지털자산 규제법안 MiCA(Markets in Crypto Assets)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이자지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MiCA에 DeFi 관련 규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DeFi를 통한 스테이블코인 이자지급도 금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정통화를 은행에 예치 시 은행 이자를 받는 것과 달리 법정통화를 담보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은 이자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인데 이러한 차이는 은행 예금
보다 높은 안전성을 제공하는 미국채 토큰화증권(Tokenized Treasury)으로의 자금유입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자지급이 허용되지 않는 것은 해당 통화에 대한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럽 규제당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이자지급을 유사수신행위로 판단하고 금지시킨 것인데,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늘어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해도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대안으로 이자를 얻을 수 있는 미국채 토큰화 증권에 대한 투자수요가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뿐만 아니라 풍부해진 온체인 유동성은 Native tokens를 포함한 크립토자산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 미국 연준이 달러 제로금리 정책을 취하자 달러 보유 유인이 낮아지고 미국 국채와 주식 가격이 상승한 것과 비슷한 논리입니다.
Tokenized Treasury, 최근 RWA 시장 성장을 견인
토큰화 미국채, RWA 성장 견인
On-Chain에서 거래되는 RWA(Real World Assets) 시가총액은 2023년 9월 말 기준 24억 달러를 기록해, 올해 들어 10억5천만 달러가 증가했습니다. 증가분의 56%는 국채 및 회사채 토큰화에서 비롯되었고 여타 자산군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국채를 토큰화한 시장가치는 9월 말 기준 6억 7천만 달러로 1월 대비 4.9배로 성장했습니다. 미국 단기국채 토큰 상위 발행사는 Ondo Finance, Franklin Templeton, Matrixdock이며 이 3개사가 토큰화한 미 국채는 총 5억 7,205만 달러로 전체 토큰화 국채+회사채의 8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5.5%로 올해 스테이블코인 평균 Deposit yield인 3% 대비 2.5%p 높습니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는 상당기간 현재와 같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어 미국 단기국채 토큰의 높은 금리 메리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크립토 자산 시장 유동성 증가, 시가총액 확대 예상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최소 3배 이상 성장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6개 주요 스테이블코인 합산 기준 약 1,500억 달러 규모로 전체 크립토 시장 1조 달러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스테이블코인 성장을 견인할 드라이버는 주요국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과 금융기관들의 참여,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과 EU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가장 먼저 마련했고 기준을 충족하는 기관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국경간 무역결제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 결제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수개월 내 다른 국가들도 이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글로벌 모바일 결제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은 궤를 같이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바일 앱 결제에 익숙한 MZ 세대 비중이 고용시장에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고, 이들 중 일부는 급여를 크립토자산으로 받는 등 일상에서 크립토자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페이팔 등 글로벌 유저기반을 갖춘 기업들은 모바일 앱 결제 수단에 크립토자산을 추가하며 자연스러운 사용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성장 정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향후 글로벌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가 연 평균 15%씩 성장한다는 보수적인 가정 하에 모바일 결제시장 대비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6%에서 10%~20%로 확대되는 상황을 가정하여 대략적인 수치를 산정하여 보았습니다. 22년 기준 글로벌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2.1조 달러이며, 연 15%씩 성장한다면 5년 뒤인 2028년 약 5조 달러 시장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모바일 결제시장의 성장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 비중이 현재 6%에서 10%로 소폭 성장할 경우 시가총액은 약 5천억 달러로 현재 대비 3배, 20% 성장 시 1조 달러로 현재 대비 약 7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 활용하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인프라 마련
기술의 장점 활용하여 새로운 성장 발판 삼아야
현재 1달러 이상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주소 수는 약 2,500만개이며 이 중 약 80% 주소는 1~100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을 보유중입니다. 계좌 수 기준으로 미국 5대 은행에 준하는 규모입니다. 대다수 주소가 스테이블코인을 소액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기존 금융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잠재력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중개자가 없는 블록체인 기술의 부상은 금융에서 소외되었던 계층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기존 금융 시장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주체들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경제주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기업, 정부, 학계가 지혜를 모아 어떻게 대비하고 대안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사회 구성원 간의 연결성과 사회 참여율을 높이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와 지원을 마련해 나간다면 블록체인 경제는 개개인들의 능력이 더 잘 발휘되고 자원과 자본이 더 적절히 배분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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