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Dig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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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론
기나긴 암흑기를 지나 정부 주도 성장으로 오기까지
웹3 산업 육성 전략이 떠오른 이유에 대하여
일본의 웹3 소비자 이해하기
웹3 산업의 형성 구도: IP 및 금융 산업 중심의 발전
일본 창업자와 기업 문화의 특징
일본 웹3 시장, 자본은 어디에서 흐르고 있을까
일본 시장에 대한 투자 전망 및 해시드의 생각
결론
서론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웹3 산업에서는 여타 소프트웨어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을 필두로 한 서구가 산업 발전의 중심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내 여러 사건 사고와 불확실한 규제 등으로 질서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고, 몇 년 전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한 번 아시아로 산업의 무게추가 기운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언급되고 있는 요즘이다.
우리도 최근 이러한 눈에 띄는 변화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몇 년째 큰 움직임이 없었던 일본 시장의 급격한 개화이다. 최근 일본에서 사업을 영위하거나, 일본을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꼽는 회사들에 대한 투자 집행이 늘고 있음을 체감한다. 또한 상당 부분의 기투자 기업들도 일본 시장의 분위기 변화를 인지하고 진입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며 일본 시장에 대한 분석 및 펀드로서의 가설과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일본 연례 최대 크립토 행사 중 하나로 기대되는 IVS 크립토(IVS Crypto 2023) 참여연사로 초대받은 기회를 활용해 시장에 대한 보다 면밀한 관찰을 하기로 했다.
출처: 해시드 / IVS 크립토 2023
이번 방문을 통해 최근 투자를 결정한 일본 관련 프로젝트와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기투자사 중에서 이미 일본 사업을 영위하는 곳들을 만나 현지의 상황을 전해들었다. 또한 해시드 포트폴리오 회사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잠재적 협업 대상자 및 잠재적 현지 투자 기업 발굴도 이루어졌다. 정부 관계자, 주요 기업 및 펀드, 일본 내 주요 레이어1 프로젝트들과도 만남을 가지며 일본 시장의 실상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는 시간을 보내고 왔다.
기나긴 암흑기를 지나 정부 주도 성장으로 오기까지
일본 시장은 사실 ‘웹3’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한참 전, 이렇다 할 생태계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어쩌면 가장 먼저 부흥기를 겪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거래량을 기록하던 중앙화 거래소 ‘마운트 곡스(Mt. Gox)의 소재지가 바로 일본 시부야였고, 일본은 이 때문에 10년 전 가장 큰 사건 중 하나였던 5억 달러 규모의 마운트 곡스 해킹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되었던 경험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ICO 붐이 일며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발을 들이던 2017~18년 시절,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가상자산 산업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킨 나라 중 하나로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걸고 있었으나, 최대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체크(CoinCheck)가 또다시 5억 달러를 넘기는 더 큰 규모의 해킹에 시달리며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규제장벽 및 네거티브 여론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새로운 웹3 애플리케이션이 매일같이 등장하던 2020~22년 시기, 일본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는 법이다. 2022년 웹3 업계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동안 일본은 기존에 마련된 강력한 규제 등으로 활동이 제한되어 큰 피해를 입지 않았고, 리스크 관리의 부재로 일어난 각종 실패를 한 발짝 뒤에 서서 바라보며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간을 충분히 가졌다. 그리고 침체기의 시작과 맞물려 모두가 웹3 산업에서 뒷걸음치기 시작한 작년 하반기부터 웹3 백서를 승인하고 웹3 정책추진실을 별도 신설하는 등 오히려 웹3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강화하며 나서기 시작했다.
웹3 산업 육성 전략이 떠오른 이유에 대하여
그렇다면 일본이 이렇게까지 웹3 산업을 주요 국가 산업 어젠다 중 하나로 설정하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먼저 일본은 잃어버린 30년 기간 동안 여타 선진국이 인터넷 및 모바일 물결로 수혜를 입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이렇다 할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일본의 내수 시장 사이즈를 감안했을 때 많은 창업자들이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요인이 없었고, 일본 주식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등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기업가치를 키우지 않고도 수백억 원 수준으로 기업공개(IPO)가 가능해 작은 엑싯이 많이 이루어졌다.
이렇듯 일본의 창업 생태계는 플랫폼 전략을 통해 버티컬 산업을 통째로 얻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J커브를 이루는 미국식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생태계와는 상이한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기시다 내각 재편 이후 일본 정부는 5년내 스타트업 수를 10배인 10만개로 늘리고, 유니콘 100개를 목표로 10조엔을 투입한다는 보다 공격적인 지원 방침을 공표했고, 이에 따라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금씩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돌고 있다.
손꼽히는 선진국 중 하나로서 웹2의 큰 기회를 완벽히 놓쳐버린 상황, 매력적인 시장으로 이미지 변환을 꽤하고 있는 일본은 최근 기시다 총리가 직접 IVS 크립토 및 웹X(WebX Japan) 등 웹3 중심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웹3의 선두를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암호화폐 시장의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발언도 눈에 띈다. 위에서 언급한 정책적 지원 및 창업의 상당 부분이 다음 세대의 인터넷인 웹3 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드는 이유이다.